코로나19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 분석: 인구통계학적 배경, 정치성향, 코로나19 관련 인식, 사회 신뢰, 커뮤니케이션 행동 변수를 중심으로
초록
본 연구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수용, 주저, 거부하는 집단의 특성을 인구통계학적 배경, 정치이념 성향, 코로나19관련 인식(방역수칙준수 인식, 감염가능성 인식, 위중성 인식 등), 사회 및 기관 신뢰(정부신뢰, 의료기관신뢰 등), 커뮤니케이션 행동(다양한 유형의 미디어 이용 빈도)의 측면에서 탐구하였다. 특히 세 유형의 집단 중 백신접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도 거부하지도 않는 주저집단의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는 데 집중하였다. 데이터는 백신접종이 확산된 시점부터 세 차례에 걸쳐 조사한 대규모 패널 설문조사(N1차 = 5,889)에 기반하였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백신접종 주저집단은 수용집단 및 거부집단 대비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었으며 부양해야 할 가족 구성원의 수가 많았고, 보수적인 성향을 나타냈다. 또한, 자신의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사회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낮고, 전통 언론사 의존 경향이 높다는 특징을 보였다. 이러한 특성들에 기반하여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시민들에게 협조를 이끌어 내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메시지 개발에 대한 함의를 논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characteristics of groups of people who accepted, hesitated to take, or refused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vaccination based on their demographic background, political ideology, COVID-19-related perceptions (compliance with quarantine rules, susceptibility, severity, etc.), social and institutional trust (trust in government, trust in medical institutions, etc.) and communication behavior (frequency of various types of media use). The main focus of the present study was to explore the characteristics of the vaccine-hesitant group that neither actively accepted nor rejected vaccination. Data were collected from a large-scale three-wave panel survey (Nw1=5,889) in South Korea. The results revealed that compared to the vaccine-acceptance or vaccine-refusal group, the vaccine-hesitant group comprised members who were relatively younger, had a large number of family members to support, and had a conservative ideology. In addition, the vaccine-hesitant group, compared to the vaccine-acceptance or vaccine-refusal group was more likely to perceive a higher possibility of COVID-19 virus infection, showed a lower level of social trust, and relied on traditional media outlets. Based on these findings, message characteristics that can help induce cooperation among vaccine-hesitant individuals were discussed.
Keywords:
COVID19, Pandemic, Vaccination, Caccine Acceptance, Vaccine Hesitancy, Vaccine Refusal키워드:
코로나19 팬데믹, 백신접종, 백신수용, 백신주저, 백신거부1. 서 론
2019년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전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이후 ‘코로나19’로 약칭)는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전대미문의 감염병에 대처하는 초창기에는 격리(quarantine), 이동제한(lockdown) 등의 방역조치가 진행되었으며, 2020년 하반기부터 서방 선진국들을 시작으로 백신접종을 장려하는 정책이 실시되었다. 한국은 2021년 상반기부터 고령층 및 기저질환자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국내외의 공중보건기구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를 완전 종식시키지는 못하더라도, 항체를 형성시켜 감염을 예방하거나 감염시 위중증 진행을 방지함으로써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전달하며 코로나19 백신접종을 권장하였다(질병관리청, 2022).
백신접종은 개인적 수준은 물론 사회적 수준에서도 감염병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MacDonald, 2015; Olagoke, Olagoke, & Hughes, 2021).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백신접종에 주저하지 않고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Piltch-Loeb & DiClemente, 2022). 한국의 경우 다른 서구 국가들과 달리 백신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이 적은 편이었으며(한국갤럽, 2021), 백신접종을 보급한 지 6개월만에 성인 1차 접종률 80%를 달성하였다(질병관리청, 202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시민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발생시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와 불신을 나타냈던 것이 사실이다(박혜인, 심민영, 2021; 유기훈, 김옥주, 2022; Killgore, Cloonan, Taylor, & Dailey, 2021; Robinson, Jones, & Daly, 2021). 건강 상태나 정치 성향과 같은 개인적 요인을 비롯하여, 백신접종을 둘러싼 허위정보나 언론을 통한 부작용 사례 보도와 같은 외부적 요인에 따라서 개개인이 느끼는 백신에 대한 거부감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김영욱, 김혜정, 소담이, 2022; 김한나, 장한일, 장승진, 2021; Chadwick et al., 2021; Gerretsen et al., 2021). 공중보건 차원에서 백신접종에 대한 효과적인 설득을 위해서는 백신접종을 수용하거나 주저하는 집단을 타당하게 구분하고, 각 집단이 어떠한 근거에 기반하여 접종에 대한 저항감을 다른 수준으로 나타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정준호, 2022; Danabal, Magesh, Saravanan, & Gopichandran, 2021; Dube et al., 2013).
백신접종과 관련된 선행연구에서는 사람들을 접종 수용(acceptance), 거부(refusal), 주저(hesitancy)라는 세 가지 유형의 집단으로 분류한다(Dube et al., 2013; MacDonald, 2015). 첫째, 접종 수용집단은 백신접종에 거부감이 없으며 자발적으로 백신접종에 나서거나 백신접종기회가 제공되면 백신접종에 응하는 사람들이다(Lazarus et al., 2021). 접종 수용집단은 백신의 안정성을 신뢰하며, 이는 백신접종행동으로 이어진다. 둘째, 접종 거부집단은 특정한 이유를 근거로 백신접종을 거부하며 저항하는 사람들이다(Hornsey, Harris, & Fielding, 2018). 백신거부의 이유에는 의학적으로 타당하거나 납득가능한 경우(이를테면, 알레르기 환자나 임산부 등)도 있지만, 근거없는 허위정보를 토대로 한 경우(예를 들어, ‘안아키’ 혹은 백신접종이 자폐증을 유도한다는 주장 등)도 있다(강병철, 2017; Ciacchella et al., 2022). 접종 거부집단은 백신접종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심지어 반(反)-백신(anti-vax) 활동을 통해 타인의 백신접종을 막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도 한다(Chadwick et al., 2021; Germani & Biller-Andorno, 2021). 셋째, 접종주저 집단은 백신접종을 수용할지 아니면 거부할지 뚜렷하게 입장을 정하지 못하는 집단으로 수용집단과 거부집단의 특성을 모두 보여준다(MacDonald, 2015; Dube et al., 2013). 접종 주저집단은 백신의 안정성이나 효능에 대해 수용집단만큼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거부집단처럼 철저하게 백신을 거부하지도 않는다(Danabal et al., 2021).
아쉽게도 상당수의 국내외 연구들은 주저집단과 거부집단을 구분하지 않거나, 모호하게 구분하는 것이 보통이다(예를 들어, 김한나 외, 2021; 황선재, 길정아, 최슬기, 2021; Karlsson et al., 2021). 선행연구에서 주저집단과 거부집단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상당수의 선행연구들은 실제 백신접종 시작 전이나 시작 직후 시점에서 진행되었으며, 실제 접종행동이 아닌 접종의도나 백신에 대한 태도를 측정한 것이 보통이다. 앞서 설명하였듯, 주저집단은 백신에 대해 완전하게 신뢰하지 못하며 백신수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거부집단과 매우 유사하다(배수연, 김희주, 2021). 무엇보다 접종의도나 태도를 연속형 변수로 가정하여 분석에 투입하는 회귀모형으로는 수용집단이나 거부집단과 질적으로 구분되는 주저집단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둘째, 몇몇 선행연구에서는 리커트 타입의 측정방식으로 측정된 백신태도나 접종의도 관련 응답지들 중 명확한 수용집단(이를테면 “반드시 접종할 것이다”) 혹은 거부집단(이를테면 “절대로 접종하지 않을 것이다”)을 뺀 나머지 응답자들을 주저집단(이를테면 “아마도 접종할 것이다” 혹은 “아마도 접종하지 않을 것이다”)으로 분류하기도 한다(예를 들어, 배수연, 김희주, 2021; 홍민지, 이유진, 이경미, 허종호, 윤난희, 2022; 홍주나, 안순태, 2022; Lazarus et al., 2021).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수용집단이나 거부집단을 실제보다 과소추정하고, 주저집단을 과대추정하기 쉽다. 특히 다른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개발 기간이 짧았으며, 국내에 도입된 mRNA 방식의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다르게 제조되었다는 점에서 일반국민들은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Kim et al., 2021), 리커트 타입으로 측정할 때 상대적으로 유보적 응답이 더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와는 차별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첫째, 선행연구들이 특정시점에 한정된 횡단연구(cross-sectional study) 설계를 택한 반면, 본 연구는 종단연구(longitudinal study) 설계를 택하였다. 즉 백신도입 이전이나 초기의 특정 순간에만 집중한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에서는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확산된 시점부터 세 차례에 걸쳐 조사한 대규모 패널 설문조사(three-wave panel survey, N1차 = 5,889)를 실시하였다. 둘째, 백신태도나 접종의향에 집중했던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에서는 ‘접종여부’라는 실제행동을 기반으로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을 분류하였다. 이를 통해 백신접종이 가능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늦춘 사람은 누구이며,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은 어떤 특성을 갖는지에 대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아울러, 분석과정에서 다중투입(multiple imputation) 기법을 통해 패널 설문조사에서 나타나는 표본마멸로 인한 결측 데이터 문제에 대처하였으며(Little & Rubin, 2020; van Buuren, 2018), 접종 주저집단과 거부집단의 차이점을 바탕으로 향후 닥쳐올지 모를 감염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시사점과 함의에 대해 논의하였다.
1) 백신접종 행동을 설명하는 모형 및 코로나19 백신접종 관련 집단 구분의 필요성
백신접종 행동을 분석한 여러 모형들(이를테면, 3C 모형, 5C 모형, 5A 모형 등)은 백신수급 관련 ‘객관적 조건’과 백신접종에 협조하려는 사람들의 ‘주관적 상태’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백신접종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Betsch et al., 2018; MacDonald, 2015; Thompson, Robinson, & Vallée-Tourangeau, 2016). 먼저 맥도널드(MacDonald, 2015)의 ‘3C 모형’은 공중보건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이 손쉽게 백신접종에 접근하도록 보장하고(convenience), 사람들이 감염병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complacency), 백신의 안정성을 신뢰(confidence)할 때 백신접종률이 높아진다고 제시한다. 이후, 벳취 등(Betsch et al., 2018)은 3C 모형을 확장하여, 사람들의 백신관련 정보탐색(calculation)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collective responsibility)의 두 가지를 추가한 ‘5C 모형’을 제안하였다.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맥락에서 톰슨 등(Thompson et al., 2016)은 ‘5A 모형’을 통해 사람들이 백신에 쉽게 접근가능하며(access), 백신이 저렴하게 보급되고 있으며(affordability), 사람들이 백신의 접종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는 상황에서(awareness), 백신접종 의욕이 활성화되면(activation), 사람들은 백신접종을 수용하게 된다(acceptance)고 주장하였다. 3C·5C 모형이든 5A 모형이든 활용된 개념과 용어가 조금씩 다르지만, 백신접종률을 증가시키기 위한 요건을 큰 틀에서 ‘객관적 상황’과 ‘주관적 태도’ 두 가지로 분류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원활한 백신수급과 편리한 백신접종(convenience, access, affordability)은 ‘객관적 상황’에 해당되며, 백신이 감염병 피해로부터 당사자는 물론 공동체를 보호하기 때문에 백신접종이 필요하고 안전하다는 생각(complacency, calculation, collective responsibility, awareness, activation)은 ‘주관적 태도’에 해당된다(Betsch et al., 2018; MacDonald, 2015; Thompson et al., 2016).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의 차이도 크게 ‘객관적 상황’과 ‘주관적 태도’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의 국제적 비교연구에서 여러 차례 지적된 백신 불평등 문제는 본질적으로 백신수급 상황에서의 국가 간 차이를 다루고 있다. 국가의 의료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소위 선진국의 경우 백신을 저장·관리하는 시설과 백신접종을 실시할 의료전문가들이 충분하지만, 저개발 국가의 경우 백신을 저장·보관할 수 있는 냉동·냉장설비는 물론 의료전문인력도 태부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Robinson et al., 2021; Sabahelzain, Hartigan-Go, & Larson, 2021). 즉. 저개발 국가의 백신 미접종자는 백신접종의 ‘객관적 상황’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나타난 현상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선진국의 백신 미접종자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으로 주저하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백신접종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등 ‘주관적 태도’ 요인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Danabal et al., 2021; Karafillakis & Larson, 2017).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는 한국의 백신 미접종 원인 역시 의료 인프라의 부족과 같은 객관적 환경 요인보다는 효능성에 대한 불신이나 안전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과 같은 사람들의 주관적 태도에 의해 주로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김대중, 허중연, 김현수, 2022; 배수연, 김희주, 2021).
이런 점에서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 선행연구에서는 충분한 백신수급 상황에서 백신접종 행동에 따라 사람들을 ‘수용’, ‘거부’, ‘주저’의 세 가지 집단유형으로 분류한다(정준호, 2022; Dube et al., 2013). 첫째, 수용집단은 백신접종을 위한 객관적 조건이 갖추어진 경우,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 집단이다(Lazarus et al., 2021). 물론 연구자에 따라 수용집단을 적극적 수용(active demand) 집단과 소극적 수용(passive acceptance) 집단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Dube et al., 2013), 한국처럼 백신수급이 원활한 상황인 경우 백신접종을 완료했다는 점에서 두 집단은 동일하다. 수용집단은 방역당국의 백신접종 메시지에 협력하려는 모습을 보인다(Dube et al., 2013).
둘째, 거부집단은 자신의 신념과 의지에 따라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집단이다(Hornsey et al., 2018). 백신거부 집단은 코로나19 백신은 물론 인플루엔자 백신 등과 같은 성인용 백신접종도 주체적으로 거부한다. 더 나아가, 자녀들에 대한 홍역, MMR 백신접종을 거부하며, 때로는 반-백신 운동(anti-vaccination movement)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차혜경, 하은호, 2013; Germani, & Biller-Andorno, 2021). 특히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여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허위정보를 유포하면서, 백신에 대한 근거없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감염병의 위험성을 증폭시켜 공중보건의 위기를 초래하는 집단으로 지목받고 있다(이미나, 홍주현, 2021; Al-Uqdah, Franklin, Chiu, & Boyd, 2022; Chadwick et al., 2021). 이들은 백신접종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동시에,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의 접종의지를 약화시킴으로써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끼친다(Germani & Biller-Andorno, 2021; Kata, 2010). 거부집단은 자신만의 건강신념을 기반으로 방역당국의 백신접종 메시지를 정면으로 거부하기 때문에 공중보건 캠페인 메시지로 백신접종을 설득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Hornsey et al., 2018; Nyhan, Reifler, Richey, & Freed, 2014). 이런 점에서 해외 선행연구에서는 방역당국이 거부집단이 내세우는 반-백신 허위정보를 반박하여 이들의 허위정보가 다른 사람들에게 백신불안감을 조성하여 접종률이 낮아지는 악영향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Hughes et al., 2021; MacDonald, 2015).
셋째, 본 연구에서 가장 집중하는 집단인 주저집단은 수용집단과 거부집단의 특징을 일정부분 공유하는 집단이며, 구체적으로는 “백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접종을 수용할지 거부할지 결정을 유예(delay in acceptance or refusal of vaccination despite availability of vaccination services)”(MacDonald, 2015, p. 4161)하는 집단으로 정의된다. 주저집단은 거부집단과 달리 감염병의 위험성과 백신의 효능성을 적극적으로 부정하지 않지만, 백신의 안전성이 충분하게 만족할만한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백신접종을 머뭇거린다는 점에서 수용집단과 구분된다(Dube et al., 2013). 주저집단은 수용집단처럼 백신접종을 받아들일 준비상태에 놓여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거부집단과 달리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성에 대한 충분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정보를 접하거나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 뒤늦게라도 백신접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집단이다(Dube et al., 2013; MacDonald, 2015). 백신접종으로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방역당국은 주저집단이 느끼는 백신관련 불안과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며, 이들이 거부집단이 전파하는 반-백신 메시지에 노출되었다면 허위정보를 반박하는 메시지를 제시하여야 한다(MacDonald, 2015).
앞서 논의하였듯 공중보건을 위한 충분한 규모의 백신접종률을 달성하기 위해 방역당국에서는 각 집단의 특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방역당국 입장에서 수용집단은 백신접종에 가장 잘 협력하는 집단이다. 이들에게는 백신접종 기회와 관련된 정보, 즉 어디서 어떻게 백신접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제공해야 한다(Karlsson et al., 2021). 반면 방역당국이 거부집단을 백신접종으로 유도하기란 매우 쉽지 않다. 그러나 거부집단이 갖고 있는 잘못된 지식과 믿음이 무엇이며 어떠한 허위정보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어떤 채널을 통해 누구에게 허위정보가 흘러들어가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Jennings et al., 2021; Wilson & Wiysonge, 2020). 끝으로 방역당국이 가장 주목해야 할 집단은 주저집단일 것이다. 왜냐하면 주저집단의 경우 백신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확신하게 되면 백신을 접종하지만, 거부집단의 허위정보에 노출될 경우 백신접종을 단념해버릴, 다시 말해 백신 수용과 거부 사이에 놓인 유동적 집단이기 때문이다(Dube et al., 2013; Kreps, Dasgupta, Brownstein, Hswen, & Kriner, 2021). 즉, 일정 수준의 백신접종률 달성을 통해 감염병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수용집단은 물론 주저집단의 백신접종 가능성을 대폭 증대해야 하는 동시에, 거부집단이 유포하는 허위정보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집단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으며 왜 백신접종과 관련한 태도나 행동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2) 코로나19 백신접종 주저집단의 특성
코로나19 팬데믹 이외의 맥락에서도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은 존재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접종 주저집단은 백신개발과정, 백신을 둘러싼 사회정치적 양극화 상황, 백신관련 정보의 유통방식이라는 점에서 과거 백신접종의 주저집단과 구분된다. 먼저 해외 선행연구에서 주목하고 있는 특성들 중 국내상황에도 적용가능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오랜 시간에 걸쳐 개발되고 사용되던 기존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전례없는 속도로 개발되었다.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라는 프로젝트 이름에서 잘 나타나듯,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신속하게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보급하였다. 일례로 초고속 작전의 재정지원을 받아 개발된 모더나 백신의 경우 2020년 1월에 백신개발에 착수하여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2020년 12월에 미국 식약청(FDA)의 사용승인을 받았다(Kim et al., 2021). 상황은 화이자 백신이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마찬가지며, 러시아와 중국에서 개발된 백신 역시도 백신개발과 테스트 기간이 매우 짧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유래없는 팬데믹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과도하게 백신접종을 서두르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였으며, 이로 인해 일반인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했다(Lazarus et al., 2021).
둘째, 북미와 서유럽에서 주로 사용되던 코로나19 백신들 중 일부(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는 기존 백신 제조방식과는 전혀 다른 mRNA 백신이었으며, 기존에는 시도되지 않은 제조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일반인에게 불안감을 야기하기도 했다(Kim et al., 2021). 물론 mRNA 백신과 기존 백신은 백신면역을 생성시키는 기제라는 측면에서 면역학 관점에서 동일하며, 기존 방식으로 제작된 백신들과 비교할 때 예방율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Kim et al., 2021). 그러나 백신을 통한 면역 생성과정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는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제조방식 그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위험요소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실제로 mRNA 백신 접종자들 중 젊은 남성들에게서 심낭염과 심근염 증세가 보고됨에 따라 새로운 제조방식으로 인해 불안감이 더 증폭되기도 하였다(Gerretsen et al., 2021).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백신접종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mRNA 백신공급이 주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북미나 서유럽 국가들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셋째,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둘러싸고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매우 두드러졌는데, 이는 기존의 감염병(두창, 소아마비 등)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모습이다(Kata, 2010).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거의 모든 국가들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 정책을 실시하였으며, 이러한 방역정책은 일정 수준 시민권을 제한하는 시도일 수밖에 없었다(정준호, 2022).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보건약자인 노약자와 기저질환자의 생명과 공중보건에 가치를 두는 정치세력과 개인의 자유와 시민권을 중시하는 정치세력의 갈등은 거의 모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나타났다(Troiano & Nardi, 2021). 백신접종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보수적인 정치이념을 갖는 사람일수록 보건당국의 백신접종 권유를 ‘선택의 자유 침해’ 혹은 ‘기본권 제한’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강했다(Gerretsen et al., 2021; Hornsey et al., 2018; Troiano & Nardi, 2021). 북미나 유럽 국가들에서 나타난 갈등에 비하면 약하지만, 국내에서도 당시 문재인 정권을 불신하던 시민들은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김한나 외, 2021; 황선재 외, 2021). 양가감정(ambivalence)이 의사결정을 지연시킨다는 점에서(van Harreveld, van der Pligt, & de Liver, 2009), 개인과 공동체의 건강과 생명이라는 가치와 선택의 자유와 같은 자유민주주의적 가치 두 가지를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백신접종을 주저하기 쉬울 것이다. 예컨대, 공동체 모두의 건강이라는 가치만을 생각한다면 백신접종에 협조하겠다는 결정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겠지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개인의 자유의지에도 동일한 가치를 부여한다면 두 가치의 대립으로 인해 백신접종 행동을 결정하는 데 더욱 많은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
한국은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서 나타났던 코로나19 백신접종 관련 논란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재현되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고유한 특성을 나타냈다. 첫째, 서구 국가들보다 백신도입 시점이 다소 늦었다. 즉 한국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접종 부작용이 미미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확인한 후 백신이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둘러싼 논란보다 ‘어떤 백신’을 접종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란이 더 컸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것은 가장 먼저 도입되었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특히 AZ 백신은 이후 보급된 mRNA 백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상대적으로 효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AZ 백신접종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널리 퍼졌다(김경수, 2021.4.8).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자체를 주저하기보다 특정 백신(즉, AZ 백신)을 주저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둘째, 다른 서구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백신관련 허위정보의 폐해는 심각하지 않았던 반면, 제도권 미디어(legacy media)의 부정확한 백신 부작용 사례보도가 논란이 되었다. 특히 백신접종 후 나타난 부작용 의심사례를 보도할 때, 과학적 인과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한 시간적 선후 관계만을 단정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김영욱 외, 2022; 장미경, 민영, 2021; 홍주나, 안순태, 2022). 또한 부정확한 보도의 출처가 소셜미디어와 같은 사적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아닌 제도권 미디어였다는 점에서 뉴스 수용자는 보도내용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공신력을 부여하였을 가능성이 높다(서강 헬스커뮤니케이션 센터, 2021). 미디어가 전달하는 백신 부작용 사례 보도에 노출되었을 때, 백신의 안정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접종을 주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백신 주저집단과 미디어 이용의 관계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정준호, 2022; 황선재 외, 2021; Hornsey, 2018).
3) 코로나19 백신접종 행동 예측모형 구성
앞서 설명하였듯 백신접종을 통해 감염병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어떠한 맥락에서든 백신접종을 거부하거나 주저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개발과정과 사회적·정치적 상황 요인으로 인해 주저집단의 규모가 더욱 컸다(Karlsson et al., 2021).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방역당국은 주저집단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로나19 백신접종 관련 대부분의 국내외 선행연구들은 백신접종 거부집단과 주저집단을 구분하지 않거나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일회성의 횡단 설문조사(cross-sectional survey) 기법에 의존하고 있으며, 응답자들에게 백신접종 의향을 물어보는 방식으로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을 구분하려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측정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확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응답자들은 백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을지라도 이러한 생각을 타인에게 알리는 것을 꺼려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와 같은 서유럽 국가에서 진행된 백신접종의향 설문조사의 경우 수용집단 규모를 대략 70%정도로 추정하였지만, 실제 백신접종 수용집단은 50%정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Robinson et al., 2021). 반면 국내의 경우 백신도입 이전에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는 백신 수용집단 규모가 71%였지만 (한국갤럽, 2021), 실제 수용집단은 이를 크게 상회하였다. 다시 말해 백신접종 의향과 백신접종 행동의 관계는 사회적·문화적 상황에 따라 상관관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접종의향 보다는 실제 접종행동 측정치를 바탕으로 백신접종 집단을 구분하는 것이 타당도와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 더욱 적절한 방법이다.
백신접종 의향을 횡단 설문조사 방법으로 측정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선행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반복측정된 패널설문조사 방법으로 조사시점별 백신접종 여부 응답을 바탕으로 백신접종 집단을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21년 11월(1차조사)부터 2022년 3월(3차조사)까지 1차접종 또는 2차접종을 완료했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수용집단’으로, ‘3차조사 종료시점까지 백신접종을 시도하지 않은 사람들’을 ‘거부집단’으로, ‘조사 시작시점에는 접종을 하지 않다가 3차조사 종료시점 이전에 백신접종을 수용한 사람들’을 ‘주저집단’으로 개념화하였다. 아울러 이들 집단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1) 인구통계학적 배경, (2) 정치성향, (3) 코로나19 관련 인식, (4) 사회 및 기관신뢰, (5) 커뮤니케이션 행동을 예측변수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예측변수들은 앞서 논의했던 백신접종 행동을 설명하는 모형들(이를테면, 3C 모형, 5C 모형, 5A 모형 등)이 제시한 ‘주관적 태도’를 대변하거나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를 포함한 다양한 백신접종 행동을 탐구한 선행연구에서는 ‘주관적 태도’를 나타내는 변수로서 크게 ‘인구통계학적 변수’와 ‘사회심리학적 변수(예를 들어, 정치성향, 건강위협에 대한 인식, 공동체에 대한 신뢰 등)’의 효과를 탐구해왔다. 또한, 미디어를 통한 정보량 획득 및 허위정보 접촉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의 백신접종 행동 관련 연구는 미디어 이용 행동 또한 중요한 변수로 탐구하고 있는 추세다(예를 들어, 이미나, 홍주현, 2021; 홍주나, 안순태, 2022; Chadwick et al., 2021; Germani & Biller-Andorno, 2021). 본 연구는 백신접종 행동 관련 주관적 태도를 설명하는 연구 체계에 기반하여 위에 제시한 다섯 가지 유형의 변수들이 백신접종 수용집단, 거부집단, 그리고 주저집단과 어떠한 관계를 보이는지 분석하였다. 선행연구에 기반하여 살펴본 각 변수들과 백신접종 행동 간 관계 및 본 연구에서 설정한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통계학적 측면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노년층보다는 청년층이, 학력 및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백신접종을 꺼리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선행연구들에서는 인구통계학적 변수들과 백신접종 의향이나 태도의 관련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성별의 경우,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건강위협요인을 더욱 크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Paul, Steptoe, & Fancourt, 2021), 여성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론 코로나19 백신 역시 건강위협요인이라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Danabal et al., 2021; Robinson et al., 2021; Troiano & Nardi, 2021). 연령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사례가 노년층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젊은이의 경우 코로나19 백신접종 동기가 낮다(Robinson et al., 2021; Troiano & Nardi, 2021). 아울러 저학력층과 저소득층의 경우 백신의 효능을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방역당국·의료기구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백신접종을 꺼리는 경향이 높다(Ciacchella et al., 2022; Danabal, et al., 2021; Paul et al., 2021; Robinson et al., 2021; Troiano & Nardi, 2021). 그러나 아쉽게도 선행연구에서는 백신접종 의향의 수준이나 백신접종 여부를 설명할 뿐, 백신접종 거부집단과 주저집단이 인구통계학적 측면에서 어떻게 서로 구분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들에서 주목했던 성별, 연령, 학력, 소득과 같은 변수와 함께, 코로나19 감염병 위험성이 높은 인구밀집 지역인 대도심 지역 거주 여부 및 동거하는 가족 구성원 수가 백신접종 행동과 갖는 관계를 추가로 살펴보았다.
∙연구문제1: 코로나19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은 성, 연령, 대도심거주 여부, 교육 수준, 소득 수준, 가구 구성원 수를 포함한 인구통계학적 배경에 따라 어떻게 구분되는가?
둘째, 과거 전염병 맥락에서의 백신접종 환경과는 달리 코로나19 백신접종은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진행되었다(장경은, 백영민, 2022). 특히 북미와 유럽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진행된 감염병 예방목적의 ‘정보수집’, ‘이동제한’, ‘집합금지’ 등은 시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부당한 간섭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대두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은 ‘백신접종’은 개인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는 주장을 근거로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Gerretsen et al., 2021; Troiano & Nardi, 2021) 이는 국내에서도 비슷하였으며, 방역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했던 당시의 집권세력을 불신하는 보수적 시민들일수록 백신접종에 더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김영욱 외, 2022; 김한나 외, 2021). 본 연구에서는 4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종단설문 연구를 통해 백신접종을 수용, 주저, 거부하는 집단이 정치적 이념성향에 따라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났는지 보다 면밀하게 관찰하였다.
∙연구문제2: 코로나19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은 정치적 이념성향에 따라 어떻게 구분되는가?
셋째, 코로나19 감염가능성 및 위중성 인식은 백신접종 태도 및 접종여부와 관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선행연구에서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으며 코로나19 감염시 건강이 위중한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백신접종에 적극적이며 실제로 접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들을 제시한다(Karlsson et al., 2021; Troiano & Nardi, 2021). 이러한 결과들은 코로나19 백신접종 수용집단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지만, 주저집단과 거부집단에서는 코로나19 감염가능성과 위중성 인식이 다르게 나타날지, 또 다르게 나타난다면 두 집단이 서로 어떠한 양상으로 구분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감염가능성과 위증성 인식과 함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방역수칙을 얼마나 잘 준수하는지에 대한 자기인식이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에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연구문제3: 코로나19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은 방역수칙준수 인식, 감염가능성 인식, 위중성 인식을 포함한 코로나19 관련 인식에 따라 어떻게 구분되는가?
넷째, 코로나19 백신접종과 관련하여 국내외 선행연구들에서는 사회신뢰 및 코로나19 관련 기관신뢰 변수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Jennings et al., 2021; Karlsson et al., 2021). 백신관련 선행연구에서 강조하듯, 백신접종 동기에는 감염병으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이기적 동기와 함께 자신이 타인에게 감염병을 전파하는 것을 막는 이타적 동기, 두 가지가 존재한다(Jordan, Yoeli, & Rand, 2021). 사회신뢰, 즉 일반적 타자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이 자신을 위한 행동을 취할 것으로 기대하며, 자신도 공동체 구성원을 위해 행동할 동기를 부여한다(Babcicky & Seebauer, 2020). 선행연구에 따르면 사회신뢰가 높을수록 백신접종의향이 높으며, 사회신뢰 수준이 높은 지역의 경우 백신접종률이 높게 나타난다(Jennings et al., 2021). 또한 백신수급 정책을 세우는 정부에 대한 신뢰 및 현장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진과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는 백신을 수용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다(황선재 외, 2021; Karafillakis & Larson, 2017). 그러나 선행연구에서는 사회신뢰 및 기관신뢰가 백신수용여부에 미치는 효과에 집중할 뿐,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사람과 주저하는 사람이 어떻게 구분되는가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메우기 위해 본 연구는 사회신뢰와 정부신뢰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유통되는 미디어 기관, 보다 구체적으로 신문·방송으로 대표되는 기성 언론사와 소셜 미디어로 대표될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신뢰 정도를 추가적으로 고려하였다.
∙연구문제4: 코로나19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은 사회신뢰, 정부신뢰, 의료기관신뢰, 언론사신뢰, 플랫폼신뢰를 포함한 사회 및 기관신뢰 수준에 따라 어떻게 구분되는가?
끝으로 코로나19 백신관련 정보가 유통되는 수단인 커뮤니케이션 행동 역시 백신접종 의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선행연구에서는 백신관련 허위정보의 주요 출처인 SNS를 백신을 거부하거나 혹은 백신관련 불안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Chadwick et al., 2021; Kata, 2010). 그러나 백신접종관련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역할과 관련 국내와 해외 사정은 사뭇 다르다. 우선 해외 연구에서는 4chan이나 8chan과 같은 온라인 웹사이트나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코로나19 혹은 백신 관련 음모론과 허위정보의 부작용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Al-Uqdah et al., 2022; Germani & Biller-Andorno, 2021; Signorini, Ceruso, Aiello, Zullo, & De Vito, 2022; Smith & Graham, 2019; Wilson & Wiysonge, 2020). 반면 국내의 경우 온라인 사이트나 SNS의 폐해보다는 주류 언론보도의 코로나19 확산 혹은 백신수급 및 부작용 관련 보도의 문제점이 두드러지게 지목되었다(장미경, 민영, 2021; 홍주나, 안순태, 2022). 특히 백신 부작용에 대한 주류 언론의 선정적 보도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백신의 효능성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이며, 백신 부작용에 대한 선정적 보도는 백신을 거부하지 않는 사람조차도 백신접종을 주저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장미경, 민영, 2021; Karlsson et al., 2021). 예를 들어, 젊은 남성에게서 드물게 나타났던 심낭염 관련 부작용 사례나 여성의 생리불순 부작용 등의 경우는 젊은 남녀들이 백신접종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된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홍민기, 2021.8.18). 특히 코로나19 의 치명율이 젊은이들에게는 높지 않았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건강위협보다 코로나19 백신부작용으로 인한 건강위협을 더 크게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정준호, 2022). 백신과 관련된 정보가 유통되는 통로에 접촉하는 빈도에 따라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결과적으로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장미경, 민영, 2021; 홍주나, 안순태, 2022; 서강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 2021), 본 연구에서는 사람들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채널별 이용빈도와 접종관련 집단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주요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유형은 ‘코로나19 뉴스 이용빈도’와 같이 구체적인 맥락을 포함한 변수를 비롯하여, 특정한 맥락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뉴스 및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대인커뮤니케이션, SNS, 포털사이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빈도를 모두 포함하여 살펴보았다.
∙연구문제5: 코로나19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은 코로나19 뉴스 이용빈도, 대인커뮤니케이션 빈도, 전통미디어 이용빈도, 포털 이용빈도, SNS 이용빈도,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빈도를 포함한 커뮤니케이션 행동 수준에 따라 어떻게 구분되는가?
2. 방 법
1) 연구표본
백신접종집단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반복측정 패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조사전문업체 엠브레인(Embrain)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 이용자 패널을 대상으로 진행하였으며, 응답자의 성별, 세대, 거주지역을 층화변수로 활용한 할당표집(quota sampling) 기법을 적용하여 2021년 11월 18일부터 29일에 걸쳐 1차조사 설문표본을 수집하였다. 표집은 만 18세부터 만 69세에 해당하는 대한민국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하였고, 총 47,589건의 온라인 설문조사 참여 요청메일을 엠브레인 이용자 패널에게 발송하였다. 해당 메일을 읽어본 8,196명 중 설문응답을 완료한 응답자는 5,889명으로서, 1차조사에 대한 응답자의 참여율(즉, 온라인 설문조사 초청에 응하여 설문응답을 완료한 응답자 비율)은 17%였다. 이후 2022년 1월 20일부터 25일에 걸쳐 2차조사를, 2022년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차조사를 실시하였다. 각 조사시점별 한국 전체인구(51,364,693명 기준) 백신접종 완료자(2차접종 완료기준)비율 변화는 <그림 1>과 같다. 백신접종 완료자 비율은 1차조사 기간에 79∼80%, 2차조사 기간에 85%, 3차조사 기간에는 87%였으며 이 수치는 현재까지 큰 변동없이 지속되고 있다(원고작성시점인 2022년 9월 9일 현재 87%1)). 다시 말해 백신접종을 원하는 사람들은 패널 설문조사가 시작되기전 큰 문제없이 백신접종을 받을 수 있었으며,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향후에도 접종하지 않을 것임을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쉽게도 본 연구의 패널설문 표본 역시 통상적인 패널설문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표본마멸(attrition)로 인한 결측치 발생 문제가 뚜렷하게 확인되었다. 총 5,889명으로 시작한 1차조사 설문응답자들 중, 2차조사 응답자는 3,795명(1차대비 64%)이었으며, 3차조사 응답자는 2,581명(1차대비 44%)였으며, 세 차례 조사에 모두 응답한 인원은 2,213명(1차대비 38%)에 불과했다.
반복측정 패널설문 데이터에서 고질적으로 나타나는 결측 데이터 문제가 본 조사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데이터 분석에 앞서 ‘마멸표본(1차조사에는 참여했지만 2차조사나 3차조사에는 참여하지 않은 응답자)’과 ‘결측제거표본(세 차례 설문조사에 모두 참여한 응답자)’을 먼저 면밀히 비교하였다. 본 연구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주요 변수들에서 마멸표본과 결측제거표본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한 결과는 ‘3 결과’ 첫부분에 제시하였다. 앞서 설명하였듯 전체표본 중 결측제거표본의 비율은 44%에 불과하다. 따라서 결측데이터를 제거한 후 얻은 분석결과는 효율성(통계적 검증력)이 낮으며 분석결과의 대표성 역시 훼손된 편향된 분석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결측데이터로 인한 분석결과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중투입(MI, multiple imputation)’ 기법을 활용하였다.
2) 변수측정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조사시점별 패널설문 응답자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여부’(‘접종’ 대 ‘미접종’)이며, 시간변화에 따른 응답자의 백신접종 상태 변화를 통해 백신수용, 백신주저, 백신거부 중 하나로 구분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집단’ 두 가지다. 여기서 ‘백신접종 여부’는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응답자의 백신접종 완료 여부를 의미하며, 각 조사시점에서 1차접종 또는 2차접종을 완료했다고 응답한 경우 ‘백신접종’, 그렇지 않은 경우 ‘백신미접종’으로 분류하였다. ‘백신접종 집단’은 세 차례 측정된 백신접종 여부를 토대로 3차례 조사 모두에서 1차접종 또는 2차접종을 완료한 상태인 경우 ‘백신수용’, 3차례 조사 모두에서 백신미접종 상태인 경우 ‘백신거부’, 1차조사에서는 백신미접종 상태였으나 2차조사 또는 3차조사에서 백신접종 상태인 경우는 ‘백신주저’로 분류하였다. ‘백신주저’에 대한 조작화는 백신주저 집단을 “백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접종을 수용할지 거부할지 결정을 유예(delay in acceptance or refusal of vaccination despite availability of vaccination services)”(MacDonald, 2015, p. 4161)하는 집단으로 특정하는 개념적 정의에 기반하였다. <그림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본 연구의 1차 조사 시점에 백신접종률이 약 80%에 도달할 정도로 백신 서비스 이용이 원활했음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하지 않다가 그로부터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접종을 했다는 것은 해당 응답자가 백신접종 수용 및 거부에 대한 결정을 유예했다가 최종적으로 접종결정을 내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종속변수에 대한 자세한 기술통계치는 ‘4. 결과’의 ‘2) 백신접종집단 구분 및 집단간 비교’에 보고하였다.
응답자의 백신접종집단별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인구통계학적 특성, 정치성향, 코로나19 인식, 신뢰, 커뮤니케이션 행동이라는 다섯 가지 유형으로 변수를 분류하였으며, 다섯 가지 유형에 포함되는 개별변수는 다음과 같이 총 21개였다.
첫째, 인구통계학적 특성에는 응답자의 ‘성별’, ‘연령’, ‘대도심거주 여부’, ‘교육수준’, ‘소득수준’, ‘가구원 수’의 여섯 가지 변수가 포함된다. 이 중 첫 번째 네 가지 변수의 경우 조사시점별 변동이 없었지만, ‘소득수준’과 ‘동거인 수’의 경우 조사시점별 응답이 조금씩 달랐다. 성별의 경우 남성을 ‘0’, 여성을 ‘1’로 하는 더미변수로, 연령의 경우 1차조사 시점 기준 응답자의 만연령을 측정하였으며, ‘대도심거주 여부’는 응답자가 수도권(서울 및 경기도)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할 경우 ‘1’ 그렇지 않을 경우 ‘0’의 값을 부여하는 이분변수로, 교육수준은 ‘고졸미만’(‘1’)부터 ‘대학원 졸업이상’(‘5’)으로 측정하였다. 소득의 경우 ‘100만원 미만’(‘1’)을 최솟값, ‘1,100만원 이상’(‘12’)을 최댓값으로 100만원 단위로 증가하면서 1씩 증가하는 값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측정하였으며, 세 차례 측정된 소득은 매우 강한 내적 일관성을 보였다(α = .96). 가구원 수의 경우 1차와 3차조사에서만 측정되었으며, 두 측정시점 간 가구원 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r = .91, p <.001).
둘째, 정치성향은 응답자에게 “귀하는 자신이 정치적으로 어느 정도 진보적 또는 보수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자의 자기응답을 통상적 리커트 7점 척도(‘1’=‘매우 진보적’, ‘7’=‘매우 보수적’)로 세 차례에 걸쳐 측정하였으며, 측정값들은 매우 강한 내적 일관성을 보였다(α = .93). 정치성향의 경우 중간값인 4점이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중간값인 ‘4’를 선택한 응답자를 ‘중도층’으로 ‘4’보다 작은 값을 선택한 응답자를 ‘진보층’으로, ‘4’보다 큰 값을 선택한 응답자를 ‘보수층’으로 리코딩한 범주형 변수로 변환하였으며, 중도층을 준거집단으로 하는 두 개의 더미변수(‘진보층’과 ‘보수층’)를 분석에 투입하였다.
셋째, 코로나19 인식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된 응답자의 자기인식을 의미하여 여기에는 ‘방역수칙준수 인식’, ‘감염가능성 인식’, ‘위중성 인식’의 세 변수가 포함된다. 먼저 방역수칙준수 인식은 응답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수칙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에 대한 자기인식을 의미하며, “귀하는 본인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을 얼마나 잘 지킨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제시한 후 통상적 리커트 7점 척도(‘1’=‘전혀 지키지 않는다’; ‘7’=‘매우 철저하게 지킨다’)를 활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세 차례 조사의 측정값들은 충분한 내적 일관성을 보였다(α = .78). 다음으로 감염가능성 인식은 응답자에게 “귀하는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얼마나 높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제시한 후, 통상적 리커트 7점 척도(‘1’=‘전혀 가능성이 없다’, ‘7’=‘매우 가능성이 높다’)를 통해 각 조사시점마다 측정하였으며, 충분한 내적 일관성을 보였다(α = .74). 끝으로 위중성 인식은 응답자에게 “귀하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건강상태가 얼마나 위중해질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을 제시한 후, 통상적 리커트 7점 척도(‘1’=‘전혀 위중하지 않을 것이다’, ‘7’=‘매우 위중할 것이다’)를 통해 세 차례 조사시점마다 측정하였으며 측정치들은 충분한 내적 일관성을 보였다(α = .75).
넷째, 응답자가 생각하는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사회신뢰’)와 국내의 코로나19 관련 여러 조직들에 대한 신뢰(‘기관신뢰’)를 측정하였다. 먼저 사회신뢰는 응답자에게 세 진술문(“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체로 신뢰할 수 있다”, “내 이웃 사람들은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기꺼이 도와주려 한다”, “우리 사회는 믿을만한 사회다”)을 제시한 후, 각 진술문에 대한 주관적 동의수준을 통상적 리커트 7점 척도(‘1’=‘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7’=‘매우 동의한다’)로 1차조사(α = .84)와 3차조사(α = .84)에서 측정하였다. 두 측정시점 간 사회신뢰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r = .64, p <.001). 기관신뢰의 경우, 응답자들에게 “다음은 우리나라의 주요 사회기관들입니다. 귀하는 이 기관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을 얼마나 신뢰하십니까?”라는 문항을 제시한 후, ‘중앙정부’, ‘지방정부’, ‘의료계’, ‘신문 및 방송사’, ‘플랫폼 기업(네이버, 카카오 등)’을 제시한 후, 통상적 리커트 7점 척도(‘1’=‘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7’=‘매우 신뢰한다’)로 1차조사와 3차조사에서 측정하였다. 이들 중 중앙정부 신뢰와 지방정부 신뢰를 평균하여 ‘정부신뢰’라는 변수를 생성했으며(1차조사, r = .82, p <.001; 3차조사, r = .83, p <.001), 나머지 기관신뢰의 경우 차례대로 ‘의료기관 신뢰’, ‘언론사 신뢰’, ‘플랫폼 신뢰’라는 명칭의 변수로 사용하였다. 네 가지 기관신뢰 모두 1차와 3차 측정치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정부 신뢰, r = .68, p <.001; 의료기관 신뢰, r = .60, p <.001; 언론사 신뢰, r = .65 p <.001; 플랫폼 신뢰, r = .60, p <.001).
다섯째, 커뮤니케이션 행동에는 ‘코로나19 뉴스 이용빈도’, ‘대인커뮤니케이션 빈도’, ‘전통미디어 이용빈도’, ‘포털 이용빈도’, ‘SNS 이용빈도’,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빈도’의 여섯 가지 변수들이 포함된다. 대인커뮤니케이션 빈도는 응답자가 주위사람들과 얼마나 자주 대화를 나누는지를 뜻하며, 코로나19 뉴스이용빈도의 경우 응답자들에게 “지난 한 달 간 귀하는 코로나 19 관련 뉴스를 얼마나 자주 접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을 제시한 후, 리커트 9점 척도(‘1’=‘전혀 안했다’, ‘9’=‘한 시간에 여러 번’)를 이용하여 세 조사시점 모두 측정하였으며, 세 측정치들은 충분한 내적 일관성을 보였다(α = .72). 대인커뮤니케이션 빈도의 경우, 응답자들에게 “지난 한 달 평균 귀하는 다음의 사람들과 얼마나 자주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셨습니까?”라는 문항을 제시한 후,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 ‘가족 혹은 친척(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제외)’, ‘지인, 친구 및 동료들과 업무나 학업 등의 목적으로’, ‘지인, 친구 및 동료들과 사적인 목적으로’의 네 항목을 각각 제시한 후, 리커트 9점 척도(‘1’=‘전혀 안했다’, ‘9’=‘한 시간에 여러 번’)로 1차조사(α = .58), 2차조사(α = .60), 3차조사(α = .60) 모두 조사하였으며, 조사시점 간 측정치들은 충분한 내적 일관성을 보였다(α = .79).
전통미디어 이용빈도, 포털 이용빈도, SNS 이용빈도,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빈도는 6개 항목을 제시한 후 각 항목에 대한 이용빈도를 측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응답자에게 “귀하는 지난 한 달 간 아래 각 매체를 통해 얼마나 자주 뉴스/정보를 이용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을 제시한 후, ‘① TV뉴스’, ‘② 라디오’, ‘③ 종이신문’, ‘④ 인터넷 포털/언론사 홈페이지’, ‘⑤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 ‘⑥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를 포함하는 여섯 가지 세부문항에 대한 응답을 구하였다. 여섯가지 문항에 대한 응답은 리커트 9점 척도(‘1’=‘전혀 안했다’, ‘9’=‘한 시간에 여러 번’)를 이용하여 세 번의 조사시점에서 모두 측정하였다. 여섯가지 문항 중 TV뉴스, 라디오, 종이신문을 포함하는 세 문항에 대한 답변은 평균합산 후 ‘전통미디어 이용빈도’라는 변수를 생성하였다. TV뉴스, 라디오, 종이신문을 제외한 나머지 문항에 대해서는 각 단일 문항에 대한 응답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조사시점 간 측정치들은 모두 높은 내적 일관성을 보였다(전통미디어 이용빈도, α = .90; 포털사이트 이용빈도, α = .74; SNS 이용빈도, α = .88;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빈도, α = .82).
세 조사시점 간 측정치들의 상관관계가 매우 혹은 충분히 강하다는 점, 그리고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백신접종 집단을 측정시점에서의 백신접종 상태 변화를 통해 도출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연구문제에 답을 구하기 위한 분석을 실행할 때 조사시점별 관측값의 평균값을 취하였다. 예를 들어, 사회신뢰의 경우 1차조사와 3차조사의 두 측정치 평균값을, 대인커뮤니케이션빈도의 경우 1차∼3차 조사의 세 측정치 평균값을 투입하였다. 독립변수에 대한 자세한 기술통계치는 ‘3. 결과’의 <표 1>에 구체적으로 보고하였다.
3) 분석방법
앞서 소개하였듯, 패널 데이터는 시계열적으로 응답자의 상태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표본마멸에 따른 결측데이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본 연구에서는 다중투입(multiple imputation, MI) 기법을 기반으로 결측 데이터 문제에 대처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MI기법들 중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연쇄방정식 기반 다중투입(multiple imputation using chained equations, MICE; van Buuren, 2018; van Buuren et al., 2006) 알고리즘을 사용하였다. 결측 데이터 분석기법에서는 결측 데이터의 발생을 결측이 발생하지 않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확률적으로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는 MAR(missing at random) 가정을 취하는데, 본 연구에서도 데이터 내의 어떤 변수에서 발생한 결측값이 다른 변수들의 실측값을 통해 확률적으로 추정될 수 있다는 MAR 가정을 취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MAR 가정을 통해 2차조사 및 3차조사에서 발생한 결측 데이터를 20개의 대체투입 데이터(imputed data)를 생성한 후, 바나드·루빈 공식(Barnard & Rubin, 1999; Rubin, 1987)을 기반으로 각각의 대체투입 데이터에서 얻은 모형추정 결과를 통합하면서 결측 데이터로 인한 불확실성을 모수추정 결과에 반영하였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MAR 가정이 유효할 경우,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결측제거(listwise deletion) 기법으로 얻은 모수추정치와 비교할 때, MI 기법을 통해 얻은 모수추정치는 추정편향(bias)이 발생하지 않으며 통계치의 효율성, 즉 통계적 검증력(statistical power)도 보다 높다. 본 연구에서는 오픈소스 컴퓨터언어인 R의 mice 패키지(version 3.14.0; van Buuren & Groothuis-Oudshoorn, 2021)를 이용하여 MI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MI 기법을 적용하여 추정한 분석결과와 함께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결측제거 기법을 통해 얻은 분석결과도 함께 제시하였다. 결측 데이터를 제거한 결과와 결측 데이터를 대체추정하여 얻은 결과를 함께 제시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MI 기법을 적용한 데이터의 경우 알고리즘 유형이나 대체투입 횟수 등에 따라 그 결과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완벽하게 재현되기 어려운 반면, 결측제거 기법으로 얻은 모수추정치의 경우 추정결과의 편향성이나 낮은 효율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재현가능하다(Graham et al., 2007; Little & Rubin, 2020). 둘째, 비록 현재와 같은 MI 기법이 1980년대에 소개되었지만, 아직까지 사회과학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반면, 결측제거 기법의 경우 사회과학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익숙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측제거 기법으로 얻은 추정결과와 MI 기법에 익숙하지 않아 모형추정결과를 비교한다면 독자들은 결측데이터 제거의 결과가 무엇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끝으로 백신접종집단을 설명하기 위한 다항로지스틱 회귀모형을 추정할 때는 독립변수들의 효과크기를 효과적으로 비교하기 위하여 연속형 변수들은 모두 0부터 1의 범위를 갖도록 재척도화 작업을 실행하였다.
4. 결 과
1) 마멸표본의 특성
본 연구에서는 연구문제에 대한 실증적 답을 구하기에 전에 패널 설문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마멸표본과 결측제거표본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표 1>은 2차·3차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마멸표본과 모든 설문에 응답한 결측제거표본을 대상으로 주요변수의 기술통계치를 비교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또한, 이들 두 집단을 판별하기 위해 1차조사에서 측정된 변수들을 독립변수로, 마멸여부(마멸표본 = 1; 결측제거표본 = 0)를 종속변수로 하는 이항로지스틱 회귀모형 추정결과도 함께 제시하였다.
<표 1>의 이항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에서 제시하였듯, 마멸표본에서 백신미접종자 비율이 결측제거표본(7%)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지만(9%), 이는 표본마멸여부와 밀접하게 연결되지는 않았다(b = 0.13, p = .21). 반면, 표본 마멸현상을 나타내는 변수들의 특성은 여성(b = 0.18, p < .01), 젊은 연령(b = -0.03, p < .001), 낮은 교육수준(b = -0.16, p < .001), 높은 코로나19 위중성 인식(b = 0.06, p < .01), 낮은 코로나19 뉴스 이용빈도(b = -0.07, p < .01), 낮은 포털뉴스 이용빈도(b = -0.06, p < .001), 높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빈도(b = 0.04, p < .0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성들은 표본마멸로 인한 결측데이터 발생이 완전 무작위(completely random)로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과를 암시한다. 따라서 전체표본 중 62%를 차지하는 결측 데이터를 제거하는 통상적 데이터 분석기법으로는 추정결과의 편향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고, 약 2/3에 육박하는 사례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통계적 검증의 효율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2) 백신접종집단 구분 및 집단 간 비교
다음으로 세 차례 조사시점별 응답자의 백신접종여부에 따라 응답자를 백신수용, 백신주저, 백신거부의 세 집단으로 구분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표 2>에서 볼 수 있듯, 백신 수용집단(62%)이나 거부집단(65%) 대비 주저집단(73%)은 표본마멸이 발생할 가능성이 뚜렷하게 높게 나타났다.
<표 2>의 결과 역시, 사람들의 백신접종 관련 행동을 예측할 때, 결측 데이터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백신을 수용할지 거부할지 망설이는 행동경향을 보이는 집단과 관련된 기술통계치나 모수추정치의 편향성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백신접종관련 세 집단을 대상으로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분석을 살펴본 결과는 <표 3>에 보고하였다. 결측제거 기법을 적용한 집단비교 결과와 다중투입 기법을 적용한 집단비교 결과는 전반적으로 유사하지만, 두 가지 두드러진 차이점이 존재한다. 첫째, 집단간 평균값 및 비율의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앞서 <표 1>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전체적으로 결측제거 기법을 적용한 결과와 적용하지 않은 결과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예를 들어 연령의 경우, 백신주저 집단이 백신수용·백신거부 집단에 비해 나이가 젊은 현상은 결측제거 기법을 적용하든(각각 평균 39.3세, 47.4세, 45.8세), 다중투입 기법을 적용하든(각각 평균 37.5세, 44.2세, 42.7세)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다중투입 기법을 적용하였을 때 결측제거 기법을 적용했을 때보다 세 집단 모두에서 평균연령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집단 간 평균차이를 나타내는 테스트 통계치의 경우, 전반적으로 결측제거 기법을 적용할 때보다 다중투입을 적용할 때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예를 들어 연령의 경우, 결측제거 기법을 적용할 경우 백신 수용집단(평균 47.4세)은 백신 거부집단(평균 45.8세) 보다 약 1.4세 가량 평균연령이 높았으나 유의미한 평균차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과를 얻었다. 반면 다중투입 기법을 적용할 경우, 백신 수용집단(평균 44.2세)은 백신 거부집단(평균 42.7세)과 비슷한 평균연령 차이(약 1.5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구 구성원 수’와 ‘포털 이용빈도’의 경우 통계적 의사결정 과정이 달라질 정도로 기법 간 차이에서 발생하는 결과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전반적으로 결측제거 기법에 비해 다중투입 기법의 통계적 검증력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결측제거 기법을 사용할 경우 백신접종 집단 간 기술통계치의 차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각 집단에서 나타난 결측값이 제거되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기술통계치에 변화가 발생하며, 또한 결측사례들을 제거할 경우 통계적 검증력이 낮아진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표 1>, <표 2>, <표 3>에서 살펴보았듯, 결측제거 기법을 적용할 경우 특정 성향 응답자가 체계적으로 배제되며, 전체 응답자들 중 2/3 가량을 분석에서 고려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결측제거 기법을 적용할 경우, 접종 주저집단이 고작 37명만 분석에서 고려된다는 점에서 모형추정결과는 불안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King & Zeng, 2001).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결측제거 기법과 다중대체투입 기법을 적용한 분석결과를 모두 제시하되, 결과를 해석할 때에는 다중대체투입 기법을 통한 모형추정 결과에 기반하여 기술하였다.
3) 연구문제 분석결과
연구문제에서 제시한 예측변수들에 따른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통계학적 변수들 중 연령의 경우 백신접종 주저집단은 다른 두 집단보다 젊은 특징을 보였다(M주저 = 37.46 < M거부 = 42.66 < M수용 = 44.17). 또한, 주저집단은 수용집단보다 교육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M주저 = 3.38 < M수용 = 3.60), 거부집단은 나머지 두 집단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M거부 = 3.49). 소득의 경우, 백신접종 수용집단이 이 주저집단 및 거부집단보다 높은 소득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M거부 = 4.68 ≈ M주저 = 4.79 < M수용 = 5.46). 가구 구성원 수의 측면에서 백신접종 거부집단은 수용집단이나 주저집단보다 같이 사는 가구원의 규모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M거부 = 2.65 < M수용 = 2.91 ≈ M주저 = 3.02).
둘째, 정치 이념성향에 기반한 특성을 살펴보면 백신접종 수용집단은 나머지 두 집단에 비해 진보층의 분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양상을 보였다. 반대로, 백신접종 주저집단 및 거부집단은 수용집단 대비 보수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셋째, 코로나19 관련 인식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위중증 인식은 세 집단 모두 엇비슷하게 나타났다(M수용 = 3.93 ≈ M거부 = 3.98 ≈ M수용 = 3.98). 응답자 스스로 평가한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인식의 경우, 주저집단이 가장 낮았으며, 거부집단은 그 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고, 수용집단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M주저 = 5.52 < M거부 = 5.87 < M수용 = 6.00). 반면, 코로나19 감염가능성에 대한 인식의 경우 거부집단이 가장 낮은 값을 보였으며, 주저집단이 그 보다 높은 값을 보였고, 수용집단이 감염가능성을 가장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M거부 = 3.70 < M주저 = 4.02 < M수용 = 4.25).
넷째, 신뢰 관련 변수의 경우, 언론사 신뢰수준은 세 집단에서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M수용 = 2.96 ≈ M거부 = 2.80 ≈ M수용 = 3.00). 반면, 다른 신뢰 항목들의 경우, 세 집단 중 거부집단이 일관적으로 낮은 평균값을 보였다. 특히, 정부신뢰의 경우, 거부, 주저, 수용 집단의 순으로 신뢰의 정도가 높아지는 경향성이 발견되었다(M거부 = 2.87 < M주저 = 3.30 < M수용 = 3.52). 사회신뢰는 백신수용자 집단의 평균값이 가장 높은 가운데, 거부집단과 주저집단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으며(M거부 = 3.66 ≈ M주저 = 3.77 < M수용 = 4.17),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 또한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났다(M거부 = 3.73 ≈ M주저 = 3.94 < M수용 = 4.17). 네이버 및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기업에 대한 신뢰의 정도는 거부집단 대비 주저집단과 수용집단에서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M거부 = 3.12 < M주저 = 3.41 ≈ M수용 = 3.41). 끝으로 커뮤니케이션 행동을 나타내는 변수들의 경우, SNS 이용빈도(M거부 = 4.49 ≈ M수용 = 4.65 ≈ M주저 = 4.72) 및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빈도(M주저 = 5.50 ≈ M수용 = 5.56 ≈ M거부 = 5.65)에서는 세 집단들 간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백신접종 수용집단은 다른 두 집단 대비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이용하는 빈도가 더욱 높은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뉴스를 이용한 빈도는 주저집단이 가장 낮았고, 그 다음으로 거부집단, 수용집단의 순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M주저 = 5.73 < M거부 = 6.05 < M수용 = 6.22). 대인 커뮤니케이션 빈도의 경우, 거부집단이 가장 낮은 가운데, 주저집단과 수용집단은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M거부 = 4.00 < M주저 = 4.45 ≈ M수용 = 4.45), 전통미디어 이용 빈도 또한 거부집단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낮은 값을 보였다(M거부 = 3.45 < M수용 = 3.74 ≈ M주저 = 3.78). 포털 사이트 이용빈도는 주저집단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M주저 = 5.35 < M수용 = 5.70 ≈ M거부 = 5.83).
<표 3>에서 나타난 세 집단의 차이를 보다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백신접종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으로 구분된 범주형 변수를 종속변수로 투입한 다항로지스틱 회귀모형(준거집단은 수용집단)을 추정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에 제시된 바와 같이 백신접종 주저집단은 수용집단 대비 연령이 낮으며(b = -1.75, p < .001),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고 있지 않다고 인식하는 가운데(b = -2.18, p < .01),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을 더욱 낮게 인식하며(b = -1.54, p < .05,), 한국사회에 대한 신뢰수준이 낮고(b = -1.60, p < .05), 전통미디어 이용빈도가 높은(b = 1.89, p < .01) 특징을 보였다. 반면,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집단의 경우, 수용집단 대비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b = -1.55, p < .01), 자신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낮다고 인식하는 가운데(b = -2.94, p < .001), 만약 코로나19에 감염된다면 위중한 상황에 빠질 것으로 믿는 정도가 더욱 높았다(b = 1.16, p < .01). 또한, 백신접종 거부집단은 수용집단보다 코로나19 방역정책을 계획·집행하는 정부(b = -1.96, p < .001)와 의료기관(b = -1.11, p < .05)을 불신하며, 전반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대면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빈도가 적으면서(b = -1.53, p < .01), 언론사에 대한 신뢰가 높고(b = 1.66, p < .01)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빈번하게 이용하는(b = 1.62, p < .001) 특징을 보였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백신접종 주저집단과 거부집단의 회귀계수 간 차이를 테스트한 결과다. <표 4>의 가장 오른쪽 세로줄에서 나타나듯, 백신접종 주저집단은 거부집단과 비교할 때 뚜렷하게 연령이 낮았고(Wald χ2 = 5.94, p < .05) 전통미디어를 더욱 빈번하게 이용하는 양상을 보였다(Wald χ2 = 9.14, p < .01). 또한, 거부집단은 주저집단에 비해 뚜렷하게 낮은 정부신뢰를 보였으며(Wald χ2 = 4.35, p < .05)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더욱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Wald χ2 = 5.08, p < .05).
5. 논 의
1) 연구결과
백신접종은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개인적·사회적 요인에 따라서 접종을 회피하는 집단이 존재한다.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백신접종을 회피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타당하게 구분하고, 각 집단이 어떠한 근거에 기반하여 접종에 대한 두려움이나 저항감을 나타내는지 살펴보아야 적절한 설득 메시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본 연구는 코로나19 맥락에서 백신접종을 수용, 주저, 거부하는 집단으로 시민들을 분류하고, 세 가지 유형의 집단이 인구통계학적 배경, 정치 이념성향, 코로나19 관련 인식, 사회 신뢰, 커뮤니케이션 행동의 측면에서 어떠한 특성을 나타내는지 탐구하였다. 연구의 주요 결과 및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통계학적 특성에서 살펴본 연구 결과는 대부분 선행연구의 발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즉, 노년층일수록, 그리고 교육 및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백신접종을 더욱 잘 수용하는 경향성이 본 연구에서도 발견되었다. 본 연구에서 강조되어야 할 발견은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의 연령이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연령보다 낮았다는 것이다. 특히, 백신 주저집단의 평균연령이 약 37.5세임을 감안한다면, 부양해야 할 어린 자녀 및 부모님이 있는 청장년층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건강위협보다 백신 부작용으로 건강위협을 더 크게 인식하기에 백신접종에 대한 의사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백신 주저집단과 수용집단의 경우, 거부집단보다 가구 구성원 수가 더욱 많은 양상을 보였다. 즉, 함께 사는 가족의 수가 증가할수록 감염위협을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접종 행동을 할 가능성과 접종의 두려움으로 인한 망설임의 가능성이 모두 증가한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백신접종 주저집단의 시각에서 본다면, 부양해야 할 가족 구성원의 수가 증가할수록 백신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둘째, 정치적 이념성향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백신접종 거부 및 주저 집단에서는 수용집단 대비 보수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선행연구들이 일관적으로 제시했던 결과들과 맥을 같이 한다(Gerretsen et al., 2021; Hornsey et al., 2018; Troiano & Nardi, 2021). 즉,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중요하게 여기며 손실에 대한 두려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보수적 가치관이 백신접종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성이 본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셋째, 코로나19 관련 인식의 측면에서, 백신접종 거부 및 주저 집단은 수용집단 대비 스스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준수한다고 인식하는 정도가 낮았고, 감염가능성도 더욱 낮은 수준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신접종 주저집단은 다른 집단들 대비 감염가능성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인식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결과는 사람들이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원인이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자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 자체를 낮게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표 4> 참조)에 기반하면, 백신접종 거부집단은 수용집단에 비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시 위중성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내 보건당국은 백신접종을 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시 증세가 위중하게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제시해 왔다(질병관리청, 2022). 그렇다면, 백신접종 거부집단은 이러한 설득 방식이 크게 소구되지 않는 시민들로서, 자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되면 위중할 것이라고 예상하더라도 접종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큰 집단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백신접종 거부집단은 강력한 신념에 기반하여 저항감을 갖기 때문에 공중보건 캠페인 메시지로 설득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해외 선행연구 결과(Hornsey et al., 2018; Nyhan et al., 2014)가 본 연구에서도 실증되었다.
넷째, 사회 신뢰의 측면에서, 백신접종 거부 및 주저 집단은 수용집단 대비 사회구성원, 정부, 의료기관을 전반적으로 덜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백신접종 거부집단의 경우 수용집단에 비해 언론사를 신뢰하는 정도는 높았는데(<표 4> 참조), 이는 백신접종 거부집단이 정부 및 의료기관 담당자가 직접 전달하는 메시지보다는 언론사의 기자들이 직접 취재를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에 더욱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 결과 또한 백신접종 거부자들이 보건당국의 공식적인 메시지보다는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메시지에 선택적으로 접근하여 확증편향을 강화해 나간다는 선행연구의 발견과 동일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Germani & Biller-Andorno, 2021; Hornsey et al., 2018; Smith & Graham, 2019).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 행동의 측면에서 본다면, 백신접종 수용집단은 다른 집단들 대비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이용하는 빈도가 더욱 높은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각 변수들의 효과를 통제하고 살펴본 다항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는 백신접종 주저집단이 거부집단 대비 전통미디어를 빈번하게 이용한 반면, 거부집단은 주저집단에 비해 포털뉴스를 더욱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저집단의 경우 전통언론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거부집단의 경우 포털뉴스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저집단은 전통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 메시지에 수동적으로 영향을 받는 반면, 백신 거부집단은 자신이 원하는 기사를 포털사이트에서 능동적으로, 선택적으로 찾아보는 시민들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국내 백신 부작용 사례에 대한 보도 과정에서 언론이 국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심어주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이미나, 홍주현, 2021; 장미경, 민영, 2021; 홍주나, 안순태, 2022), 주저집단은 이러한 언론보도에 영향을 받고, 거부집단은 이러한 보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보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화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2) 연구의 함의
본 연구에서 발견한 결과들은 이론적, 실무적, 방법론적 관점에서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국내외 선행연구에서 제시되지 않았던 새로운 발견들이 관찰되었다. 대표적으로는 청장년층 및 가족구성원 수가 많은 사람들일수록 백신접종을 주저한다는 것이다. 부양해야 할 가족 구성원의 수가 증가할수록 백신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추측이 백신접종 회피의 원인으로서 짐작되긴 했지만(정준호, 2022), 본 연구에서는 대규모 표본에 기반하여 해당 현상을 실증하였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행동 관련하여 선행연구(예를 들어, 이미나, 홍주현, 2021; 홍주나, 안순태, 2022; Chadwick et al., 2021; Germani & Biller-Andorno, 2021)에서는 허위정보 접촉 행위와 그 결과에 주로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 달리 본 연구에서는 백신접종 주저집단은 전통언론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거부집단은 포털뉴스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본 연구는 백신접종 관련 ‘주관적 태도’를 설명하는 연구의 틀(framework)로 제시되어 온 ‘인구통계적’ 및 ‘사회심리적’ 요인의 효과에 대한 신선한 발견점을 제시함으로써 연구의 이론적 확장에 보탬이 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의 결과들은 백신접종 행동 관련 대응책, 특히 백신접종 설득 메시지 전략을 설계할 때 실무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함의를 제공한다. 먼저 큰 틀에서 본다면 본 연구는 백신접종 설득 대상을 주저집단으로 한정하는 것이 효율적임을 시사한다. 바꿔 말하면, 백신접종 거부집단을 설득의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근거는 백신접종 거부집단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위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다른 집단보다 크게 보이면서도 접종은 하지 않는 행태를 보인다는 점과 온라인 뉴스를 통해 선택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확증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거부집단을 설득시키는 것 보다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논박하는 정보를 제공하여 다른 사람들이 거부집단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접근방법이 될 것이다(MacDonald, 2015).
그렇다면, 백신접종 주저집단에게는 어떠한 설득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가? 본 연구는 주저집단의 특징을 보여주는 다면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다각적인 메시지를 고안할 것을 제안한다. 정치적 이념성향의 측면에서 백신접종 주저집단에는 보수적 성향의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하고 있다. 자율적 의사결정과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의사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보수성향 시민의 고유한 태도를 메시지로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대신, 보수적 성향의 시민들이 추구하는 자기결정의 자율성, 경제활동의 자유, 경제성장, 국가안보와 같은 가치를 부각하는 메시지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예컨대,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보수 성향의 시민들에게는 백신접종이 직장으로의 빠른 복귀, 경제활동 진작, 국가적 안전성 강화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며 궁극적으로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다른 규제들도 해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메시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백신접종 주저집단이 다른 집단들 대비 감염가능성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인식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발견은 주저집단이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서 느슨하게 인식하지 않도록 경고를 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예컨대, 또한, 백신접종을 계속 미룬다면 결국 감염의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으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된다면 위중한 증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일종의 공포소구를 주저집단을 타겟으로 한 메시지에서는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백신접종 주저집단이 수용집단 대비 사회신뢰의 정도가 낮게 나타났다는 결과(<표 4> 참조)는 사회구성원 및 기관 모두가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협력하는 존재라는 메시지, 즉 공동체적 가치를 부각하는 메시지를 통해 백신접종 주저집단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시도가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선행연구에서 일관적으로 제시되었듯, 전국가적 위기상황에서는 시민들이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 및 기관들을 신뢰할 수 있을 때 더 큰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Jennings et al., 2021; Karafillakis & Larson, 2017).
설득 메시지 개발과 더불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에 대해서도 깊게 고려되어야 한다. 백신접종 주저집단이 전통언론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본 연구결과는 보건당국의 공식적인 입장과 언론사의 보도 내용 간 차이가 발생할 때 주저집단이 전통언론사의 메시지를 더욱 신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언론기관과 협력하여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상반된 주장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즉각적으로 반박하는 메시지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방법론적 접근방식에서 학문적·실무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있다. 백신접종 행동 맥락에서 백신도입 이전이나 초기의 특정 순간에만 집중하여 횡적으로 탐구한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는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확산된 시점부터 세 차례에 걸쳐 조사한 대규모 패널 설문조사에 기반하였다. 또한, 백신태도나 접종의향에 의존했던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는 ‘접종여부’라는 실제행동을 기반으로 수용집단, 주저집단, 거부집단을 분류하였다. 실제 행동에 기반한 세 가지 집단의 구분은 4개월에 걸쳐 응답자들이 백신접종 관련 어떠한 선택을 하는지 관측하였기에 산출가능한 결과였다. 코로나19처럼 장기간동안 유지되는 팬데믹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행동 예측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종단연구를 통한 추적관찰이 더욱 중요하다. 시계열에 따른 실제 행동 관측에 기반하여 백신접종 관련 행동을 분석한 연구라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 제시한 결과물은 백신접종 관련 후속연구 및 정책설계에 설득력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결측표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추정결과의 편향성과 통계적 검증력 저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중대체투입 기법을 사용하였다. 아울러 패널설문 데이터를 온전히 활용하고 편견이 배제된 결과를 제시하고자 결측치제거 기법과 다중대체투입 기법을 사용한 분석결과를 함께 제시하였다. 각 기법을 사용했을 때의 분석결과 차이와 각 기법의 장단점 또한 간결하게나마 기술하였다. 결측 데이터를 처리하는 두 가지 기법 간 차이를 파악하는 것이 본 연구의 주된 목적은 아니다. 하지만, 공중보건 맥락에서 특정 행동을 취한 사람들의 분포가 마멸표본에서 두드러지게 편향성을 보이는 경우 고려할 수 있는 데이터 처리방식과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방법론적 접근방식이 후속 연구에 도움이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3) 연구의 한계
본 연구의 의미있는 발견 및 함의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먼저, 사람들이 백신접종을 주저하거나 거부하는 데에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Killgore et al., 2021) 이를 직접적으로 관측하지 못하였다. 응답자 개개인이 백신 부작용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의 정도 및 부작용과 관련된 정보를 획득한 통로를 측정하였다면, 백신을 수용, 주저, 거부하는 원인과 대응책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아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경험,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이 단기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백신접종을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하였다. 팬데믹 맥락에서 진행하는 후속 연구에서는 백신접종을 수용, 주저, 거부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포괄적으로 관찰하여 더욱 통찰력있는 함의점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4) 결론
본 연구는 백신접종이 확산된 시점부터 정점에 달하는 시점까지 수집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백신접종 주저집단의 특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백신접종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들 대비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 속하며 부양해야 할 가족 구성원의 수가 많다는 점, 보수적인 성향을 취한다는 점, 자신의 감염 가능성을 낮은 수준으로 인식한다는 점, 사회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낮고, 전통 언론사 의존 경향이 높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백신접종 행동 관련 집단을 실제행동에 근거하여 조작화하고 이들의 특성을 포괄적으로 관측한 연구를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발견은 백신접종 행동과 관련된 현황 파악 및 정책적 대응에 실질적인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본 연구는 주저집단의 특성에 기반하여 백신접종을 주저하는 시민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예컨대, 보수적 성향의 시민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부각하는 메시지, 감염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 공동체적 가치를 강조하는 메시지 등과 같은 접근방식을 제시하였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은 여타 백신과 제조방식이 다르고 개발기간도 짧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두드러지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특수성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외의 맥락(이를테면, 인플루엔자, 홍역, MMR 등)에서도 백신수용을 주저하거나 거부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이 백신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차혜경, 하은호, 2013; Germani, & Biller-Andorno, 2021; Killgore et al., 2021), 본 연구의 발견 및 함의점은 다른 백신접종 맥락에서도 일반화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접종 서비스 이용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시민 개개인의 주관적인 태도가 백신접종을 지체시키는 공중보건 맥락에서 본 연구가 제시한 접근방식이 정책적·실무적 대응 방안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S1A3A2A02090597).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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