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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4, No. 1, pp.61-80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Jan 2023
Received 26 Aug 2022 Revised 28 Sep 2022 Accepted 14 Jan 2023
DOI: https://doi.org/10.16881/jss.2023.01.34.1.61

컵라면 이미지의 상징화 연구: 구의역과 태안화력 사고에 대한 퍼스 기호학적 분석

정수지 ; 손병우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A Study on Symbolizing the Image of Instant Cup Noodles
Su-Ji Jeong ; Byung Woo Sohn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손병우,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대전시 유성구 대학로 99, E-mail : sohn@cnu.ac.kr 정수지,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석사(제1저자)

초록

본 연구는 2016년 구의역 참사와 2018년 태안화력 참사 이후 유품사진 속 컵라면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과 깊은 연관성을 맺게 된 사회 현상에 주목하여, ‘컵라면’을 퍼스 기호학으로 조망해 이미지의 상징화 과정을 살펴본다. 이를 위해 한국 사회 속 컵라면의 합의된 의미인 코멘스를 검토하며 컵라면으로 사회의 시선이 수렴된 이유를 검토했다. 이어서 컵라면 기호가 도상, 지표 그리고 상징의 차원에서 어떤 대상을 어떻게 재현하는지 확인하며, 컵라면의 상징화 과정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상징이 된 컵라면의 의미 생성 양상을 커뮤니케이션 주체별로 나눠 역동적인 의미 경합 양상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컵라면 기호는 한국 사회에서 편리성과 간편성의 키워드로 요약되었고, 자원의 궁핍이라는 즉각적인 의미 전달과 함께 특정 감정 공유 및 동일시가 가능한 기호였다. 두 김 군의 죽음 이후 컵라면 기호는 존재적 층위에서 도상 기호로서 ‘현실 세계’를 대신하고, 행위적 층위에서 지표 기호로서 ‘열악한 노동환경’과 ‘죽음’을 대신하며, 해석적 층위에서 상징 기호로서 ‘비정규직’을 대신했다. 이처럼 비정규직의 상징이 된 컵라면을 우리 사회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은 다각도에서 해석하며 무한한 의미 생성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하나의 상징이 된 컵라면 이미지는 고정된 의미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해석되는 역동적인 과정 그 자체로 이해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symbolization of images based on a survey of ‘instant cup noodles’ by Peirce’s semiotics, while paying attention to the social phenomenon in which instant cup noodles found in the pictures of the belongings of the deceased became deeply related to the deaths of irregular workers after the 2016 Guui Station accident and 2018 Taean Power Plant tragedy. To this end, this study reviews commens, the agreed meaning of instant cup noodles in Korean society, and analyses why instant cup noodles became the focus of all eyes. Subsequently, the study specifically analyzes the symbolization process of instant cup noodles by checking how the ‘instant cup noodles’ sign represents objects in terms of icon, index and symbol. Finally, this study examines how instant cup noodles as a symbol, create meanings by looking at various communication subjects, and reveal the dynamic aspects of the competition of social meanings. As a result of the analysis, the ‘instant cup noodles’ sign was summarized as a keyword of handiness and convenience in Korean society. It was also a sign that could share and identify specific emotions along with the immediate transmission of the meaning of a resource shortage. After the death of the two Kims, the ‘instant cup noodles’ sign replaces the ‘real world’ at the existential level as an ‘icon’, the ‘poor working environment’ and ‘death’ at the behavioral level as an ‘index’, and the ‘irregular workers’ at the interpretive level as a ‘symbol’. As such, instant cup noodles, which have become a symbol of non-regular workers, have been interpreted from various angles by our social communication subjects and have continued to produce infinite meanings to date. In other words, instant cup noodle image which has become a symbol of irregular workers in Korean society, does not exist in a fixed sense but can be understood as a dynamic process by itself that continues to find new interpretations.

Keywords:

Image, Peirce’s Semiotics, Icon, Index, Symbol, Semiosis, Symbolizing of the image, Instant cup noodles

키워드:

이미지, 퍼스 기호학, 도상, 지표, 상징, 세미오시스, 이미지의 상징화, 컵라면

1. 문제제기

때때로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이미지가 더 강렬하게 각인된다. 사람들은 발레리나 강수진의 울퉁불퉁하고 휘어진 발 사진을 보며 그녀가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행했던 끝없는 노력을 연상한다.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진 당일 아침 출근길에 포착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머리에 있던 두 개의 헤어롤 사진은 패러디로 재탄생하는 등 여러 의미 생산의 중심이 되었다. 이때 이미지는 비단 시각적으로 인지되는 물질적 대상에 국한하지 않고, 일정 단어로부터 연상되는 심상(心象)의 의미도 포함한다. 2020년 인천 미추홀구 화재 사건은 ‘라면 형제 사건’으로 명명되었다. 사람들은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화재로 유명을 달리한 형제를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나, 실제 경찰이 발표한 화재 원인은 라면이 아닌 불장난이었다. 그러나 발표 전까지 우리 사회는 라면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방치된 아이들에게 벌어진 비극서사를 만들어 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람들이 생성하고 공유함으로써 증폭되고 있는 라면의 특정 이미지이다.

이 사례들은 이미지가 텍스트를 압도하며 사람들에게 풍부한 맥락을 제공하고 공통의 정신을 전달하는 힘이 있음을 대변한다. 사건과 주장을 응축한 이미지는 단지 강렬한 인상을 각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구성원들의 소통에 적극 개입하여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나의 이미지가 유일무이한 의미를 갖는 게 아니듯이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에 의해 다양한 의미로 변주 확산된다. 가령 사람들은 두 개의 헤어롤 모양과 헌법재판관 수 8 내지는 (탄핵) ‘인용’의 초성(ㅇㅇ)을 연결 짓기도 했다(김수미, 2017).

이처럼 이미지가 사회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벌이는 다양한 의미 생산 과정을 나타낸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 구성원들은 이미지가 만든 소통의 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여러 의미를 생산하고, 더 나아가 그 이미지에 여러 의미를 함축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발전시켜가기도 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생동 현상을 조망하기 위해 이 연구는 젊은 노동자들의 죽음 이후 남겨진 유품 사진이 21세기 대한민국 사회를 들끓게 했던 현상을 고찰한다.

고용노동부의 <2019 산업재해 현황분석>에 따르면 사망재해자는 2010년대 매해 1,800명 이상이 발생했고 그 가운데 업무상 사고 사망자 수는 연간 최소 964명에서 최대 1,134명이었다. 2016년 5월 28일 당시 19세 김 군은 구의역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김 군은 ‘고장 접수 후 1시간 이내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사내 규정 때문에 끼니를 거르는 일이 많았다. 2인 1조 작업이나 역무원의 현장 참여 등의 안전 확보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사고 당시 김 군의 가방에는 그의 분주했던 상황을 반영하는 듯한 컵라면 하나가 들어있었다. 그로부터 약 2년 뒤인 2018년 12월 10일 야간에 홀로 태안화력발전소의 석탄운송설비 컨베이어벨트 순찰 작업을 하던 당시 24세 김용균 씨는 다음 날 11일 오전 3시 23분쯤 숨진 채 발견되었다. 입사 3개월 차인 김용균의 작업 현장에서도 2인 1조 근무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직원들이 4조 2교대로 12시간씩 일하는데, 야간에는 근무자가 적어 더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김용균의 유품에서는 그가 작업 중 늘 끓여 먹었다던 컵라면이 나왔다.

수많은 시민들은 구의역 현장에 컵라면을 비롯한 케이크, 즉석밥 등을 놓고 애도를 표했다. 언론은 두 김 군의 공통 유품인 컵라면을 키워드로 한 보도를 이어 갔다. 동료들은 김 군들이 남기고 떠난 컵라면을 들고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행진에 나섰다(박진주, 2018). 컵라면은 두 김 군의 죽음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우리 사회가 안타까움과 슬픔의 감정을 공유하도록 이끄는 채널이 되었다. 또한 컵라면 이미지는 ‘너는 나다’, ‘천천히 먹어’, ‘내가 김용균이다’ 등의 문장과 병치됨으로써 슬픔의 감정과 열악한 노동조건이라는 의미를 결합시켰다. 컵라면은 하나의 사물 이미지로 시작해 우리 사회에서 특정 의미를 압축하는 강렬한 상징이 되어갔다.

이처럼 시민, 유가족, 언론, 노조 등 여러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컵라면 이미지가 상징이 되기까지 어떠한 역동적인 과정들이 존재했는가. 이미지는 만 마디의 말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사람들이 이미지를 접했을 때 저마다의 주관적인 해석을 이야기할 수 있으나, 그 바탕에는 우리 사회에서 축적된 이미지의 의미가 자리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은 해당 이미지의 공통 정신이자 보편적인 맥락을 짚으며, 상징으로 향하는 일련의 역동적인 의미 생산 과정으로 나아간다. 그렇다면 컵라면 이미지는 어떠한 연유로 그들의 죽음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 이미지로 선택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상징이 되었는가. 본 연구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미지가 상징이 되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그 역동적인 단계를 따라간다. 이 작업은 이미지가 이끄는 우리 사회의 활발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확인하는 동시에 이미지가 갖는 변화 추동의 힘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2. 선행연구의 검토와 연구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두 노동자의 유품들 가운데 컵라면이 그들의 죽음과 깊은 연관성을 맺는 이미지 기호로 선택되고, 현 우리 사회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미지가 상징이 되어 가는 역동적인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미지의 상징화 개념을 짚어 보고, 주로 퍼스(C. S. Peirce) 기호학의 관점에서 컵라면의 상징화 현상을 분석한다.

상징(symbol)은 어원적으로 동전이나 메달의 쪼개진 반쪽을 뜻한다. 다른 반쪽과 짝을 맞춤으로써 무엇을 대신하여 나타내는 신표, 증표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징은 기호 일반이 가지는 이런 대신함의 기능뿐만 아니라 지적인 능력과 사회적 약정을 필요로 한다. 어떤 기호나 그림이 특정한 사물의 재현이나 기술을 뛰어넘어 상징이 되려면 해석자들의 유추(analogy)를 거쳐 상징으로 읽혀야 된다(Eco, 1984; 김용직, 1988). 이로부터 우리는 상징에서 대신하는 것과 대신되는 것 사이에 연결이 이루어진 최종적 단계보다 그 연결의 동학을 중요하게 보고자 한다. 선택, 모방, 비유의 연결을 거쳐 상징으로 진화하는 과정 속에 사회적 맥락과 구성원의 실천들이 역동적으로 나타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기존 연구들은 여러 성과와 함께 일정한 한계를 안고 있다. 상징의 매개물과 유형(황홍섭, 1997; 정교진, 2017), 상징을 통한 커뮤니케이션과 상호작용(임채형, 2009; 송진원 외, 2021) 등 상징의 개념적 구성에 바탕을 둔 연구들이 있고,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상징의 기능을 논의한 연구들이 있다. 평화의 소녀상을 통해 소통을 이끌어내는 상징의 기능에 주목한 연구(송진원, 안병학, 2019; 윤지환, 2019), 세월호 4.16과 관련하여 노란리본을 중심으로 한 대중의 실천(이재원, 김해원, 2017), 집단적 추모 속에 등장하는 상징들(고유식, 2017), 유가족의 단식에 대하여 가한 극우단체의 도발(강태수, 신진욱, 2019), 그리고 촛불집회(김자림, 2019), 붉은악마(김영갑, 2005), 안중근(진진아, 최영복, 2019) 등이다. 이 연구들은 상징에 담긴 의미와 역사성에 대한 관심에서 의미 있는 분석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종적인 상징 이미지에만 착목하고 있다.

본 연구는 현재의 시점에서 한국사회 내 축적된 의미와 감정을 생생하게 반영하면서 구체화되어가는 상징의 역동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사회 속 상징은 사회 구성체 내에서의 활발한 상호작용과 의미화 및 해석 작용의 생생한 결과물이다. 때문에 현 사회의 상징을 읽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를 세밀하게 이해하며, 그 안으로 한 층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다수의 이미지들 속에서 어떤 이미지가 중심에 서게 되는지, 그리고 여러 의미와 감정을 함축한 상징으로 진화하는지, 이미지의 상징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이 연구의 주된 관심사이다. 컵라면 이미지는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머물지 않고 시간이 가면서 한국사회 안에서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중심된 상징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판단하여, 한국 사회에서 하나의 이미지가 상징이 되어가는 과정과 구조에 대하여 파악하기 위해 컵라면 이미지의 상징화에 대해 분석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구의역 김 군1)과 태안화력 김용균이 남긴 유품들 가운데 컵라면이 유품 사진의 일부로 그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닌 일련의 과정을 통한 사회적 합의에 의해 상징이 되었음에 주목한다. 때문에 컵라면이 그들의 죽음과 깊은 관련을 맺는 이미지로 선택되고 상징이 되어가는 과정을 고찰한다. 다양한 이미지들 가운데 특정 이미지가 선택된 메커니즘은 무엇이었는지, 이러한 이미지는 어떠한 과정을 거치며 하나의 상징으로 탄생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 상징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은 세 단계로 진행할 것이다. 먼저 컵라면 이미지의 선택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어째서 다른 기호가 아닌 컵라면에 주목했고 컵라면이 두 김 군의 죽음을 대표하는 강력한 상관관계를 맺기까지, 기존 컵라면의 의미가 어떻게 누적되며 일정 방향으로 좁혀졌는지 살펴보겠다. 유품 사진 속 컵라면은 우연히 선택된 것이 아니라, 이미 사회 안에서 공유된 의미의 좌표 안에 연결 가능성이 잠재해있을 것이다.

퍼스는 ‘대상이 그것의 코멘스(commens)와의 관계에 놓여 있지 않는 한, 어떠한 대상도 외시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코멘스는 발화자와 해석자 사이의 융합된 공통 정신을 의미하는데, 발화자와 해석자 사이에 잘 합의된 공통의 기반으로 구성된 코멘스가 있어야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강나원, 2015). 만일 우리 사회 공동체 안에서 컵라면과 관련되어 형성된 공통의 지식과 경험이 없었다면 두 김 군의 죽음 이후 컵라면 기호는 그 무엇도 의미할 수 없었을 것이다. 코멘스는 기호와 그 체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도록 하는 공통의 토대이자 지식이기 때문이다(조창연, 2015). 우리 사회 속에서 컵라면에 대해 누적되고 일정 방향으로 굳혀진 의미가 코멘스일 때, 이를 본격적으로 파헤쳐 다른 대상들이 아닌 컵라면이 선택된 이유를 짚어 보는 것이 첫 번째 해결과제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 유품 사진을 통해 처음으로 등장한 컵라면이 어떠한 일련의 단계를 거치며 상징이 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파악하고자 한다. 앞서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상징 이미지 연구들이 역동적인 전개 과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결과론적인 접근이 주를 이뤘음을 확인했다. 이미지의 상징화가 갖는 역동성을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는 퍼스의 기호학을 사용할 것이다. 퍼스는 기호의 재현 과정을 일차성, 이차성, 삼차성의 범주 개념으로 설명한다. 일차성 범주는 다른 어떤 것과의 관련성 없이 독립적으로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으로 느낌이며 감각이고 가능성의 세계이다. 이차성 범주는 다른 어떤 것과의 관계를 통해 존재하는 것으로 비교와 대조이며 지각이고, 실재하는 세계이다. 삼차성 범주는 두 번째 것과 첫 번째 것을 연결하는 중재 기능을 한다. 이것은 관계를 맺게 하는 해석과 재현이며, 법과 규칙의 세계이자 잠재성, 개연성, 필연성의 세계이다. 이러한 범주론은 기호이론으로 연결되는데, 도상은 일차성, 지표는 이차성, 상징은 삼차성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기호의 재현 과정에서 삼차성은 이차성을 통해 발현되고, 이차성은 일차성을 포함하는 삼원적 관계 속에서 기능하는데, 각각의 요소는 환원됨 없이 상호의존적으로 작동한다(이윤희, 2009). 여기서는 컵라면 이미지가 도상, 지표, 상징의 각각의 차원에서 나타내는 의미와 함께 그렇게 단계를 거치며 나타나는 의미의 함축을 분석할 것이다.

그렇다면 상징에 도달한 컵라면 이미지는 더 이상의 변화 가능성이 사라지고 의미가 확정될까? 이 연구는 커뮤니케이션 주체별로 상징화 단계 이후에도 계속되는 해석체 생산과 의미생성 현상을 분석할 것이다. 퍼스 기호학에서 해석체는 개인의 심리적인 차원이 아니라 삼원적 기호관계에서 작동하는 기호작용의 논리적 측면의 결과이고 공동체와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퍼스 기호학은 기호의 생산과정과 수용 문맥을 중시하여 기호의 정태적 구조보다는 역동적 작용에 초점을 둔다(이지언, 2010; 강나원, 2015). 상징 기호로서 컵라면이 어떠한 방식으로 소통에 사용되고 의미의 경합이 지속되는지 우리는 상징화 이후에도 열려있는 의미생성의 양상에까지 다가가고자 한다. 그리하여 연쇄적으로 등장하는 컵라면의 무한한 해석 과정인 세미오시스 양상을 언론과 유가족 및 노조, 시민 그리고 예술 영역에서 검토한다. 이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속 등장하는 발언과 메시지, 언론 보도, 전시회, 인터뷰 자료 등 컵라면과 두 김 군의 죽음을 둘러싼 의미생성에 활용되고 있는 다방면의 자료를 비교 분석한다. 특정 매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부문에서 양산되는 기호들을 수용하고 여러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의 의미 경합을 살펴봄으로써 컵라면의 기호화의 역동성에 최대한 접근하고자 한다.


3. 컵라면의 상징화

1) 이미지 선택의 전제, 컵라면의 코멘스

구의역 김 군과 태안화력 김용균이 컵라면과 함께 남긴 때 묻은 수첩, 충전기, 방향제, 고장 난 손전등과 건전지 등 유품들은 고된 작업 환경 속에서 바쁘게 일해야 했던 두 사람의 생전 상황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시민들과 언론, 노조 동료들과 유가족은 ‘컵라면’에 주목했다. 퍼스는 기호와 그 체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지평, 즉 집합적 경험으로서 공통의 세계지식을 언급한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코멘스, 즉 발화자와 해석자 사이에 공통의 지식체계가 존재할 때 가능하다(조창연, 2015). 따라서 컵라면이 중요한 이미지로 선택된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공유하고 있는 컵라면의 코멘스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1) 공식적 정의; 간편, 즉석, 대체

컵라면에 대한 국어사전들의 정의에 공통되게 등장하는 속성은 간편성, 간단함, 편리성이다.2) 여기서 두 가지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바쁨과 컵라면이 맺고 있는 인과관계이고, 두 번째는 컵라면과 대응되는 동사가 ‘먹다’가 아닌 ‘때우다’인 것이다. 즉, 컵라면은 진정한 식사를 대신하는 간단한 음식으로 정의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컵라면은 ‘즉석섭취·편의식품류’ 가운데 단순가열 과정을 거치는 ‘즉석조리식품’에 해당한다. 또한 식약처 ‘식품유형 분류 원칙’에서 컵라면은 제품의 용도를 기준으로 ‘간편식류’에 해당된다. 즉, “한 끼의 식사를 대체할 수 있도록...간단히 조리하여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여기서 컵라면을 규정하는 핵심 속성들은 즉석, 간편, 대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심 홈페이지 ‘라면피디아’와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 등에서는 포장 형태에 따라 봉지면과 구분하여 용기면에 대해 “불과 냄비 없이 온수만 있으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취사가 불편한 다양한 장소에서 이용”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즉, 취사 용이성과 간편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렇게 공식적 차원의 여러 정의에서 컵라면은 간편성이 강조되고 있고, 여기에 즉석조리와 대체식 등의 속성이 포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 광고의 소구점; 신속성, 간편성, 저렴성

광고 메시지는 판매의 극대화를 목표로 삼기 때문에 폭넓은 대중적 의미와 매력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 1972년 국내 최초의 용기면으로 기록된 삼양 컵라면의 광고 문구는 “끓이지 않고 3분이면 OK!”, “남비나 불을 이용하여 요리하는 번거러움을 덜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이었다. 처음 등장할 때부터 신속성과 간편성을 내세웠음을 알 수 있다. 그 뒤 1982년 농심 사발면, 1985년 팔도 육개장컵라면 등으로 이어진 브랜드마다 모두 간편성과 신속성을 앞세워 광고했고, 이런 흐름은 2016년 팔도 왕뚜껑 ‘안전하게 빠르게 맛있게 편리하게’ 등 장기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처음 제시된 컵라면의 장점이 시장에서 분명하게 받아들여졌음을 나타낸다.

한편 컵라면은 다른 제품 광고에서 비유대상으로 빈번하게 활용된다. 이는 컵라면이 신속성과 간편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음을 나타내는 현상이다. 편의점 택배의 신속성을 나타내는 광고, 컵라면 익는 동안 3분 만에 끝낸다는 딥 클렌징 화장품 광고, 3분이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고 ‘컵라면 대출’로 이름 붙인 은행 비대면대출 홍보 등 다양하다(이윤혜, 2019; 곽종현, 2019). 컵라면이 신속함이라는 속성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상관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에서 많이 사용되는 컵라면의 또 하나의 특징은 싼 가격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서 2021년 큰사발면(114g)의 평균 가격은 1,084원이고,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가장 작은 진라면(65g)은 230원, 가장 큰 팔도 왕뚜껑(110g)은 820원이다. 그래서 컵라면은 저렴한 가격을 강조할 때에도 효과적인 비유 대상이 된다. 비트코인의 진입장벽을 낮춰 중·고교생에게 거래소 가입을 독려하는 광고에서도 “컵라면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비트코인”이라 비유하고 있다(이승윤, 2017).

이러한 저렴성을 바탕으로 컵라면은 빈곤, 불쌍함, 연민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적극 활용된다. 컵라면은 자선 단체의 후원금 모집 캠페인의 단골 소재이다.

컵라면과 익은 김치, 눌은밥 한 공기는 일주일 내내 변함없는 아이들의 저녁 메뉴입니다. (굿네이버스)
급식카드로 산 편의점 김밥과 컵라면. 불균형한 식사로 또래보다 왜소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3) 사회적 수용; TV 드라마

영상 이미지는 예술 장르의 고유한 관습 안에서 일정한 의미나 감정을 전달하는 매체로 사용될 수 있다. TV 드라마에서 컵라면이 등장하는 맥락을 분석하면 대중적으로 공유된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다. 다섯 가지 유형의 드라마(의학, 타임 슬립, 가족, 재벌, 청춘 드라마)에서 컵라면이 활용되는 특성은 이렇다.

첫째, 의학 드라마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언제나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한다. 드라마 속 의사들은 시간에 쫓겨 한 끼를 빨리 때우고자 컵라면을 짧은 시간 내에 급하게 먹는다. 즉 바쁘고 긴박한 상황에 놓인 직업적 특징을 대변하는 용도로 컵라면이 활용된다.

둘째, 타임슬립 드라마(tvN <명불허전>, SBS <옥탑방 왕세자>)에서 컵라면은 과거인의 눈으로 마주하는 현대의 놀라움을 담아내는 장치이다. 뜨거운 물만 받으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마법성을 통해 현대 기술의 상대적 우월성을 부각한다. 그 반면 과거와 비교하여 여유 없고 바쁜 현대인의 삶을 대변하기도 한다.

셋째, 가족 드라마(SBS <맛 좀 보실래요>, JTBC <SKY 캐슬>)에서 컵라면은 가족 구성과 기능의 해체를 나타낼 때 쓰인다. 갈등이나 불화 혹은 소외 등의 이유로 밥 한 끼 못 얻어먹을 때 컵라면이 등장한다. 초라한 처지를 나타낼 때 다른 패스트푸드나 배달음식보다 더 선호된다.

넷째, 재벌 드라마(MBC <쇼핑왕 루이>, <압구정 백야>) 속 컵라면은 고급스러움, 풍요로움과 극명하게 대비되어 가난, 비참, 구질구질함 내지 검소, 소박함 등을 강조할 때 사용된다. 사고로 기억을 잃고 노숙자가 된 재벌 상속자가 처음 먹어보는 믹스 커피와 컵라면에 “딱 내 스타일이야!”라며 환호성을 지르는 설정에서 보듯이 역설적인 상황을 나타낼 때도 활용된다.

다섯째, 청춘 직장 드라마(tvN <미생>) 속 컵라면은 젊은이들의 궁핍한 사정이나 피곤한 처지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취업 준비생일 때는 돈이 없어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다가, 직장인이 되어서는 과중한 업무로 시간이 없어서 컵라면으로 때우는 장면이 주로 나온다.

이렇게 TV 드라마의 다양한 맥락을 통해 컵라면의 관습적인 수용 양태를 통해 우리는 기호로서의 컵라면이 어떤 상황 설정에서도 효과적이고 명료하게 의미를 생성해냄을 알 수 있다. 즉, ‘간편함과 신속성’이라는 기능적 의미에서부터 ‘경제적 시간적 궁핍’이라는 사회적 함의까지 포괄하고, 그 공유의 폭도 넓다는 것을 증명한다.

(4) 컵라면 선택의 기제; 즉각성과 공감성

한국 사회가 두 김 군의 죽음 이후 시선을 향했던 곳이 다른 유품들이 아닌 컵라면인 이유는 앞서 분석에서 나타나듯이 명료한 의미가 두텁게 쌓인 코멘스 기반 위에 형성된 즉각성(immediacy)과 공감성(sympathy)이라는 두 메커니즘에서 비롯된다.

먼저 즉각성은 명시적인 의미를 직접적으로 전한다는 뜻과 신속한 이해와 파악이라는 뜻을 포괄하는 차원에서 쓰인다. 세 가지 요인들의 연계 작용을 얘기할 수 있다. 첫째, 대중에게 익숙한 오브제라는 점. 둘째, 도상적 선명함을 갖추고 있다는 점. 셋째, 단순한 의미로 빠른 연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컵라면은 너무도 익숙한 기호다.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1인당 라면 소비량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인 가운데 컵라면은 2013년 30%를 차지하며 빠르게 늘고 있다. 구의역 김 군이 남기고 간 농심 ‘육개장 사발면’은 2011년부터 용기면 시장 1위, 편의점 컵라면 1위를 차지했는데, 여기엔 가장 저렴한 가격에 양은 더 많다는 요인이 있다.3) 둘째, 육개장 사발면은 초록, 주황, 파랑의 3가지 색상의 보색효과를 통해 멀리서도 인지되는 선명성을 갖고 있다. 구의역 김 군이 남기고 간 ‘육개장 사발면’은 위에 놓인 수저에 상표명이 가려져 있었지만 그 색감만으로도 바로 식별할 만큼 대중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시각적 이미지이다.

셋째, 앞의 코멘스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컵라면의 의미는 단순하고 선명하다. 신속, 편리, 저렴, 궁핍 등 우리 사회에서 컵라면에 부착된 의미의 공유 범위는 매우 넓고 오래된 것이어서, 즉각적으로 바로 전달되고 빠르게 이해된다. 그러한 의미 전달의 즉각성으로 인해 다른 상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객관상관물로 활용되기도 하고, 인천 라면형제 사고와 86아시안게임 3관왕 임춘애 선수의 경우처럼 와전된 보도가 대중들에게 한 동안 유통되기도 하는 것이다. 두 김 군이 남긴 컵라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에서도 이런 즉각성 메커니즘이 발동된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공감성이다. 앞서 살펴본 즉각성이 의미에 대한 객관적이고 인지적 차원의 범주라면, 공감성은 자기 일처럼 느끼는 동일시와 감정적 차원의 범주라고 할 것이다. 인지적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전달되는 컵라면 이미지가 부유함, 여유로움의 정반대 편에서 궁핍함과 바쁨을 나타냈다고 했는데, 이는 동정, 안타까움 등의 감정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라면 형제 사건’이라는 명명이 ‘2020년 인천 미추홀구 임대주택 화재 사고’보다 대중들에게 더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런 공감성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언론의 표현도 “배를 곯던 아이들”처럼 감정을 유발하는 것들이었다(김새봄, 2021). 이렇게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컵라면에 대한 일련의 감정을 공유한다. 이러한 이유로 두 김 군의 유품 속에 컵라면이 등장했을 때 대중은 슬픔과 안타까움의 감정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언론도 컵라면을 둘러싼 감정을 전달하였고(한겨레, 2018.12.15.; 국민일보, 12.16.; 노컷뉴스, 12.17.), 문재인 대통령도 회의에서 컵라면을 언급했다(전상천, 2018).

공감성에는 감정과 함께 동일시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공감이란 서로의 삶에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수단이고 생각과 느낌, 행동에서 청자와 화자의 하나됨으로 정의된다(신정아, 2015). 시민들이 구의역 김 군과 태안화력 김용균에게 벌어진 사건을 자신과도 유관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 컵라면은 핵심적인 매개체로 표현되고 있다.

끼니 때울 시간 없어 컵라면 하나로 시장기를 달래며 쓸쓸히 일하던 힘없는 너는 나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finesse3/222208422879)
김 군이 사망했을 때 그의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을 보고 청년들이 “너는 나다”라고 절규한 것도 김 군의 모습에 투영된 자신들의 자화상을 본 건 아니었을까? (최원영, 2020)
나도 너와 같이 라면을 먹고 일을 한 적이 많아. 그런데 난 그게 내 탓이라 생각했고 당연하다 여겼어... 밥 먹어. 라면 먹지 말구. (서상범, 이정아, 2016)

특히 이와 같은 동일시는 젊은 세대와 부모 세대에서 주로 나타났다(김혜미, 2016; 장지선, 2018; 공선옥, 2018).

컵라면은 즉각적으로 인식하기 쉬운 기호이자 특정 방향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일정하고 통일된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는 기호이다. 유품들 가운데 유독 컵라면으로 사회의 시선이 수렴된 이유는 한국 사회에 기존에 형성된 코멘스가 자리하고 있었으며, 이를 토대로 형성된 즉각성과 공감성 메커니즘이 작동했기 때문이다.4) 이런 과정을 통해 컵라면은 하나의 유품에서 시대적 상징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연 것으로 보인다.

2) 컵라면의 도상, 지표, 상징 분석

(1) 도상; 두 컵라면의 연결

컵라면의 첫 등장은 현실 세계를 잠재적으로 보여주는 가능성을 지닌 일차성의 도상 기호였다. 도상은 표현 대상과 기호 사이의 유사성에 바탕을 둔다. 구의역 김 군과 태안화력 김용균의 각 유품 사진 속에 등장하는 컵라면은 그 자체를 재현한다. 그런데 이때 컵라면 기호가 재현하고 있는 대상은 컵라면을 둘러싼 현실 세계이다. 퍼스의 도상이 표상하는 것은 개체가 아니라 보편적 유형으로, 도상은 구체적 존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 개념을 지칭한다(하옥선, 2017). 때문에 재현되고 있는 것은 컵라면의 형상만이 아니고, 컵라면으로 대표되는 현실 세계이다.

2016년 5월 28일 오후 5시 57분 발생한 구의역 사고 이후 최초로 김 군의 유품 사진이 공개된 것은 이틀 후였다.5) 해당 유품 사진 속 일부로부터 시작된 컵라면 이미지는 “대상의 형태를 인간의 눈으로 직접 보듯 똑같이 재현”(주형일, 2006)한 것이었다. 대상의 의미는 맥락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생성된다. 캠핑과 재해의 맥락이 다르고, 간식과 끼니의 의미는 다를 수밖에 없다. 구의역 김 군의 컵라면이 어떤 맥락에 놓이는 것인지 도상 단계에서 명확한 답은 알 수 없다. 컵라면 이미지는 여러 가능성을 함축한 존재로서, 현실 속에 존재하는 ‘육개장 사발면’을 재현한 도상 기호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약 2년 뒤인 2018년 12월 11일 새벽 김용균 씨 사망 후 방송 뉴스는 일제히 ‘컵라면’에 주목했다(<표 1> 참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의 컵라면은 2년 전 구의역 사고로 숨진 19살 비정규직 김 군의 유품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고, 김용균의 컵라면은 구의역 컵라면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김용균의 컵라면은 김 군의 컵라면을 소환했다. 도상 기호로서의 컵라면을 통해 두 사건이 겹쳐졌다.

두 컵라면을 공통분모로 보도한 기사 제목들

이때 맺어진 대상체 ‘현실세계’와 표상체 ‘컵라면’의 유사성의 관계는 열린 가능성의 해석체를 생성한다. 도상 기호 컵라면이 먼저 연결되면서 구의역 김 군과 태안화력 김용균의 다른 유사성들이 주목받았다. 어린 나이에 숨졌다는 점,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였다는 점, 사망 당시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 등 여러 교집합을 고찰하도록 이끈다. 궁극적으로 교집합은 컵라면을 유품으로 남길 수밖에 없는 사회 현실에 시선을 돌리도록 만든다.

그렇다면 2016년 구의역 김 군과 2018년 태안화력 김용균은 컵라면이라는 유사성을 통해 실제 현실 세계 속의 어떤 면을 재현하는가? 그 세계는 두 김 군에게 어떠한 맥락에서 컵라면을 손에 쥐도록 했는가? 사진은 모사적 재현성 때문에 대상에 관하여 말해주는 기호라 오해되기 쉽다. 하지만 도상 기호는 대상의 존재를 보여줄 뿐 그것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주형일, 2006). 도상은 지표성 없이 자질로 존재할 뿐이고, 해석 없이 추상적 형식으로만 남아 있다. 컵라면은 다른 어떤 것과의 연관을 통해 지표로서의 가능성을 확보하게 된다.

(2) 지표; 노동환경과 죽음의 소환

퍼스의 지표는 범주적으로 1차적 도상을 변환하여 대상체를 의미화시켜 나타내는 2차성 기호이고, 경험과 인과성을 통해 2차 범주적 관계를 맺게 한다(서준호, 2019; 권동은, 2017). 컵라면은 두 가지 차원에서 2차성의 지표 기호가 된다. 즉, 컵라면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과관계를 맺는 기호이자, 유품이라는 특성으로 ‘죽음’을 전제하는 기호이다.

앞서 컵라면의 코멘스와 관련된 논의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컵라면은 식사시간의 여유도 없는 사정을 나타내는 기호다. 열악한 근로조건과 필연적 인과성이 확보된 기호로, 지표 기호 컵라면은 그들의 삶의 결과물이다. 한국 사회에 고착화된 컵라면의 코멘스 가운데 일부인 신속성과 편리성에 비추어, 컵라면 기호를 접한 사람들은 구의역 김 군과 태안화력 김용균이 겪었을 촉박한 상황을 연상했다. 구의역 고장 신고 접수 후 김 군은 규정된 1시간에 6분을 남기고 도착했고, 2인1조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기에 결국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다. ‘1시간 도착’ 조건은 공구 가방에 늘 컵라면을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곽동건, 2016). 김용균 씨 사망 이후 동일하게 열악한 근무환경이 드러났고 <표 1>에서 보듯 동일한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컵라면 기호는 열악한 급여 실태의 결과이기도 했다. 태안화력은 야간 근무 시 야식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구의역 김 군의 급여명세서 속 식대는 하루 4,000원 조금 넘는 비용으로 점심 저녁 두 끼를 챙겨야 했다(안승진, 2018; 임재희, 2016).

사실 관계들이 드러남에 따라 컵라면은 가능성으로만 존재했던 도상 기호에서 시간적 경제적 자원의 궁핍을 아우르는 열악한 근로 조건과 필연적인 관계를 맺는 지표 기호로 넘어왔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8년의 컵라면과 2016년의 컵라면이 도상 기호로서 ‘컵라면을 갖고 다닌 사실’을 재현했다면, 지표 기호로서 컵라면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2년의 시간이 흘러도 개선되지 않았음’을 동시에 지시한다.

‘뜯지 못한 컵라면’은 죽음의 지표로도 기능한다. 유품 사진 속 사물들은 소유자의 부재를 드러내는 지표 기호이다. 주형일(2014)에 따르면 사진은 본질적으로 인물이 살아 있음이 아니라 살아 있었음을 보여준다. 사진이 포착한 순간은 과거의 순간이며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었음의 흔적으로서 죽음의 지표로 여겨지는 사진의 본질에서 더 나가 두 김 군의 컵라면 사진들은 유품으로 제시되면서 구체적 죽음을 가리킨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 ‘뜯지 못한 컵라면’에 일제히 주목했다.6) 여기서 ‘뜯지 못한’이란 표현은 주체의 행위 의지에 반하여 행위를 실행할 수 없는 사정을 강조하면서 글쓴이들의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

지표는 대상의 존재를 증명하고, 대상을 지시하며, 주의를 집중시키는 세 가지 기능을 한다(배니나, 2015). 지표 기호로서 컵라면 이미지와 ‘뜯지 못한’이라는 수식어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그들의 부재 곧, 죽음을 지시하며 사회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3) 상징; 비정규직 노동자

개념과 사고 체계를 주로 이항 관계로 전개한 소쉬르의 기호학과 비교하여 퍼스는 삼원적 관계로 기호 이론을 전개함으로써 역동적 사유를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퍼스의 현상학에서 자질로서의 가능성은 1의 성질로, 사실로서 실제성은 2, 그 둘을 이어주는 사고로 일반성을 나타내는 것은 3의 성질로 표시하는데, 이로부터 기호의 세 가지 존재 양식이 연결된다. 즉, 도상기호는 유사성에서 기호의 자격을 얻고 있지만 일원적 존재로서 아직 가능성의 자질로 남아있다. 지표기호는 대상과의 물리적 인접성이라는 실제하는 사실로서 이원적 관계 속에 있다. 따라서 이 둘은 아직 불완전한 기호이다. 퍼스 기호학에서 기호, 대상, 해석체의 온전한 삼원적 관계로 구성된 기호는 상징이다. 사고를 통해 도상의 가능성과 지표의 실제성을 연결하고 포괄하는 해석활동이 바로 상징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호의 과정을 퍼스는 세미오시스라고 부른다(이윤희, 2015).

도상으로서 컵라면은 그것 자체를 나타내는 가능성의 기호였다. 증언과 취재를 통해 구의역 김 군과 태안화력 김용균이 겪은 현실이 드러남에 따라 컵라면 기호는 일차성에서 이차성의 차원으로 넘어온다. 지표로서 컵라면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죽음’의 인과관계 중 결과에 해당하며 실제의 세계를 고발하는 연결성을 갖는다. 이로부터 사회적인 습관, 법칙, 문화가 반영된 해석활동을 통해 컵라면은 상징 기호가 된다. 컵라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코멘스와 함께 도상의 유사성과 지표적 인과관계를 통해 어떤 기호 과정을 거쳐 왔는지를 분석한 앞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컵라면의 상징화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김 군의 유품과 김용균의 유품에서 ‘육개장 사발면’이 발견되었다. 그 첫 단계에서 나타난 두 개의 이미지는 특정한 상품의 외형을 한 개별적 도상 기호였다. 그런데 도상적 일치성으로 인해 두 개의 컵라면은 하나로 겹쳐졌고, 서로를 지칭하는 지표적 기능을 획득했다. 그리고 두 개의 개별 사건은 긴밀하게 연결되었다. 여기에 우리사회에 형성되어 있던 컵라면의 코멘스가 작동했다. 한국인들에게 폭넓게 공유되고 있는 컵라면의 속성은 신속, 간편, 저렴, 대체이다. 이로부터 김 군과 김용균의 공통된 현실 상황의 지표 기호로서 컵라면의 속성이 의미화하였다. 신속성은 시간에 쫓기는 극한의 노동조건, 저렴함은 저임금, 대체성은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니라 임시로 때우는 열악한 삶의 조건을 지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간편하게 휴대하고 작업 현장으로 다닐 수 있었기에 두 사람의 유품에 공통되게 들어 있었다. 육개장 사발면 이미지는 특정 상표의 도상성과 특정 사건의 지표성을 뛰어넘어 한국사회 노동현실의 일반성을 나타내는 상징 기호로 해석되었다.

어째서 두 김 군은 시간적·경제적 자원의 궁핍에 놓일 수밖에 없었으며, 이러한 열악한 근무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았는가하는 질문이 이어졌고 조사가 진행됐다. 두 사람 모두 외주 하청업체 비정규직이었다는 점이 핵심 요인으로 제시되었다. 구의역 김 군은 서울메트로 안전문 관리용역업체 은성PSD의 비정규직 노동자였고, 태안화력 김용균은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하청구조와 비정규직 고용 상황에서 ‘2인1조’ 같은 안전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비용 절감’이 더 절대적인 원칙이었기 때문이다(현소은, 2016).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조사보고서 ‘위험의 외주화, 이제 그만!’에 따르면 정부와 서울시가 안전 업무 외주화를 정책적으로 독려하고 확산시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함으로써 안전사고의 일상적 위험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하청업체 비정규직이 담당했던 곳에서만 중대재해인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위험의 외주화 현상을 재확인시킨다. 2019년 8월 기준, 대한민국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36.4% 이다(장세희, 2019).

컵라면의 의미는 기존 형성된 코멘스를 토대로, 우리 사회 속에 고착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위험한 작업 환경과 열악한 처우 등 현실이 만나 상징기호가 되었고 사회적 소통에 활용된다. 상징으로서 컵라면이 표상체(기호)라면, 대상체는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이에 대한 해석체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고단한 일상, 그리고 안타까운 죽음 등 다양하게 풀이된다.

이후 컵라면은 비정규직을 상징하는 기호로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끌며 의미와 영향력을 확장해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여금 차별(정다솜, 2020), 택배노동자의 과로 상황, 이천 물류창고 노동자들의 마지막 점심 등 컵라면은 상징 이미지로 광범하게 활용되고 있다. 2019년 12월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근무 중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유품에서 또다시 컵라면이 발견되면서 유족과 동료들의 SNS를 통해 컵라면의 상징성은 더욱 두터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정다솜, 2020; 김문희, 2020; 이승현, 2020; 장호영, 2019).

TV 드라마에도 컵라면은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등장했다. SBS <닥터탐정>은 구의역 김군을 모델로 한 외주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다뤘고, KBS2 <뷰티풀 마인드>는 에어컨 설치기사가 홀로 작업하다 추락사하는 상황을 전개했으며, NETFLIX <무브 투 헤븐>은 공장 인턴청년이 홀로 잔업을 하다 중상을 입고 고시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세 드라마는 모두 가방 속 유품으로 컵라면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하나의 이미지는 역동적인 과정 속에 그 사회 현실과 상호 작용하며 상징으로 발전한 이후에도 계속 움직이며 새로운 맥락과 두터운 의미를 만들어간다. 퍼스의 세미오시스는 그런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이다.

3) 컵라면 기호의 세미오시스 분석

퍼스 기호학에서 세미오시스는 의미해석을 위한 탐구 과정이자, 기호생성의 과정인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황영삼, 2020; 신소연, 장혜진, 2017; 조창연, 2015). 기호와 상징은 단지 존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단히 성장한다. 두 김 군이 남긴 유품들 중 하나였던 컵라면이 사람들의 공감 속에 비정규직을 의미하는 상징이 되고,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역동적인 과정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선 컵라면을 둘러싼 여러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의 의미 생성 양상인 세미오시스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컵라면이 단순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상징이 된 지점에 멈추지 않고, 해석체 생산의 다기한 양상들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1) 양면성의 기로; 언론의 컵라면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한 주체로서 언론은 비정규직의 상징이 된 컵라면을 통해 양면적 모습을 보인다. 한편으로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과 비판을 통해 비정규직의 현실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정규직 노동자와의 임금 격차(더 스쿠프, 2019.2.20.), 외주화와 함께 늘어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 사망을 보도하면서(경향신문, 2018.12.16.), 개인의 비극적인 사연에 국한하지 않고 더 근본적인 사회문제를 재조명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그 반면 언론은 컵라면 기호에 ‘갓 스물’, ‘피어 보지도 못한’, ‘열 아홉’, ‘스물 넷’ 등 젊은 나이와 죽음을 연결함으로써 특정 세대로 한정해 기호의 함의를 축소시키거나,7) 컵라면과 연결하여 비정규직의 이미지를 감정적으로 대상화하고, 피상적이고 단편적으로 소비하기도 했다.8) 한편 비정규직의 상황을 정규직 노동자와 하청업체 임원들 비판에 활용하는 보도와,9) 구의역 김 군을 ‘컵라면 청년’이라 명명하여 컵라면의 상징성을 개인적 사연 수준으로 박제화하는 보도들도 있었다.10)

언론이 생성하는 컵라면의 해석체는 여러 방면에서 양면성을 갖는다. 비정규직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고발하는 한편으로 그저 동정의 대상으로만 한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은 컵라면의 상징성을 내세우며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을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킨 의의와 동시에, 컵라면 기호를 센세이셔널하게 소비하기도 했다. 언론 속 비정규직의 상징 컵라면이 갖는 해석체는 특정 방향으로 향하는 의미 생성 경로를 갖는 게 아닌,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입체적인 성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언론이 생성하는 비정규직의 상징 컵라면의 해석체를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비롯한 사회 변화를 이끌 새로운 주체로 읽을 것인지, 아니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심화된 간극으로 요약되는 현 체제 속에서 희생되는 대상으로서 안타까움과 동정이 유발되는 객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열어 둔 채 기로에 서있다.

(2) 감정과 의지; 유가족과 노조의 컵라면

가족과 동료는 가장 밀접한 커뮤니케이션 주체이다. 이들은 사태 초반에는 언론과 비슷한 현실 고발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점차 당사자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구의역 김 군 어머니는 사고 책임을 아들에게 넘기는 회사 측의 태도에 원통함을 표현했고, 정확한 진상 규명과 대책을 촉구했다. 가장 밀접한 당사자로서의 행동양식은 언론의 객관적 거리두기와 비교해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노조에서는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는데,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는 점에서 언론과 달랐다. 가족과 노조의 소통 방식은 기자회견, 인터뷰, 성명서 낭독 등 직접적인 발언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사고 사흘 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에 대해 오히려 김 군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는 점을 비판하며, 시설 유지보수 관리규정, 외주 관행, 사내 하청 등이 사고의 근본 원인임을 지적했다(한국경제, 2016.5.31.). 김 군의 어머니는 컵라면을 매개로 아들에 대한 불쌍함, 회사의 처사에 대한 원통함을 표현했다(서울신문, 2016.5.31.). 김 군의 아버지도 <KBS>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끼니와 컵라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11)

2018월 12월 29일 광화문광장 범국민 추모제에서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 역시 아들에게 쓴 편지 낭독을 통해 아들의 불쌍함과 억울함에 통곡하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조했다(한겨레, 2018.12.19.). 이후 김미숙 씨는 인권위원회 토론회 등 적극적인 참여와 발언을 이어갔다(한겨레, 2019.12.11.). 여러 노동조합에서는 범국민 추모제를 개최하면서 비정규직 노동현실 고발과 개선의 상징으로 안전모와 함께 컵라면을 사용하기 시작했다.12)

컵라면은 계속되는 집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하나로 묶는 상징 역할을 했고, 새로운 노동조합이 탄생할 때도 비슷한 의미 생성 경로를 따라갔다. 2018년 12월 18일 민주노총 신입 조합원 연대가 발표한 성명서에는 상징 기호 ‘컵라면’을 해석하는 노조 및 유가족의 의미 생성 경로를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13) 지표 기호로서 컵라면이 재현하는 비정규직의 열악한 환경이 먼저 연결되고, ‘우리’를 대표하는 동일시 영역으로 확장되며, 컵라면의 해석체로 감정과 의지의 고양과 사회 변화를 향한 적극적인 행동의 다짐을 담는다. 양가적 태도의 언론과 달리, 유가족과 노조가 표현한 컵라면의 의미는 당사자의 감정과 의지를 담는 직접적 관계 속에 있었다.

(3) 공감부터 변화 촉구까지; 시민의 표현

두 명의 김 군의 죽음은 컵라면을 매개로 한 공감성 메커니즘의 작동 현상으로 이어졌다. 수많은 시민들은 다양한 매체와 경로를 통해 추모와 슬픔과 동일시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구의역 사고 이후 김 군을 추모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과 함께 추모 메시지를 엮은 책도 발간했다.14) 김용균 씨 사망 이후 약 일주일 동안 대구 시민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은 약 2천여 명이었으며, 62일 만에 열린 영결식에는 3천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15)

커뮤니케이션 주체로서 시민들이 행한 컵라면의 의미화 실천은 두 국면에서 이루어졌다. 그것은 포스트잇과 SNS이다. 서울메트로 보고 자료에 따르면 구의역 사망일로부터 사흘이 지난 6월 1일까지 추모 포스트잇은 3천 80장에 달했다(연합뉴스, 2016.6.30.). 매년 돌아오는 추모제에도 포스트잇 현상이 이어졌다. 포스트잇을 통한 의사표현방식의 의미는 자발적으로 현장에 가서 직접 써붙인다는 데 있다(하병학, 강미영, 2017). 여기에 시민의 주체성과 실천성이 담겨있는 것이다. 포스트잇은 화자의 익명성에서 진정성을 담은 목소리와 감정이 담길 수 있고, 한 장 한 장 개별적인 메시지의 전달과 동시에 수많은 노란 종이들이 이루는 전체 모습은 작은 목소리들이 거대한 의지와 염원으로 결집해 있음을 장엄하게 시각화한다.

<경향신문>과 <헤럴드경제>에서 수집한 포스트잇에 담긴 내용들을 분석하여 범주화하면 이렇다.16) ① 감정 표현 ② 현실 인지 및 사회 변화에 대한 의지 ③ 컵라면 말고 제대로 된 식사 메시지 ④ 장소, 사물, 명복기원 등이다. 또한 <경향신문>이 입수한 2016에서 2020년까지 구의역 1만여 개 포스트잇 데이터에 따르면 해마다 메시지들은 비슷한 가운데 변화를 보였다. 1·2주기에는 ‘미안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같은 추모글이 많았고, 3주기부터 안전하지 못한 구조를 지적하는 글이 늘어났는데, 4주기에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구체적 요구들이 등장했다. 추모를 넘어 법제화를 통한 사회변화의 공론이 형성되어온 것이다(경향신문, 2020.5.28.).

SNS에서 시민들은 좀 더 긴 내용 속에 분석적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컵라면을 통해 비정규직으로서 경험했던 시간을 반추하며, 비정규직의 노동현실과 사회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종합해 보면, 시민들은 컵라면을 마주했을 때 1차적인 감정으로 안타깝고 슬픈 연민의 감정을 공유한다. 이는 컵라면 선택의 주요 메커니즘인 공감성과 연계됨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그 감정 안에만 매몰되거나 감정적인 연계에 머물지 않고, 현실 직시와 변화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었다. 이는 유가족 및 노조의 의미 생성과 유사한 양상을 띤다. 유가족과 노조의 슬픔은 가족과 동료를 잃은 ‘나’의 슬픔이라면, 시민이 생성하고 있는 슬픔의 차원은 ‘너’의 슬픔으로부터 ‘우리’의 슬픔으로 범위를 확장했다. 또한 이들의 슬픔은 감정적인 공감을 넘어 이성적인 의식의 공유로 뻗어가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진전을 보이고 있었다.

(4) 다양한 장르 속 변주, 컵라면과 예술

컵라면은 시, 노래 등 다양한 예술 장르와 양식으로 표현되었다. 추모시가 가장 많이 창작되었는데, 김용균 씨의 분향소 앞 광화문광장에서 2019년 1월 7일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동시분과 주최로 ‘고 김용균 노동자 추모 시낭송회’가 열렸다. 이날 강기원 시인은 컵라면으로 때워야 했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과 죽음을 애도했다(서울경제, 2019.1.7.). 이병철 시인은 두 김 군의 죽음 앞에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를 변주해 신문에 게재했다. 그밖에도 이시랑 시인의 ‘반지의 제왕’, 박시교 시인의 ‘우리 모두 죄인이다2’, 김건영 시인의 ‘난 爭議가 쏘아 올린 작은 鳳’ 등 다양한 성격의 시들이 창작되었다.17)

노래로는 ‘워커스 파이트(Workers Fight)’의 <너는 나다>가 컵라면을 통해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비정규직의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MC스나이퍼의 <who’s got the money>에도 구의역 김 군과 컵라면이 등장한다.

상징 기호가 된 컵라면은 3차원 공간에서도 표현된다. 2017년 2월 24일 대치동 특검 앞에서 개최된 집회 퍼포먼스에 등장한 패러디 컵라면 ‘아푸면 싸우장’ 조형물은 구의역 김 군의 유품 ‘육개장 사발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었다(프레시안, 2017.2.28.). 2021년 ‘현대불교미술전-空’의 윤동천 교수의 설치작품 <너는 나다(You are Me)>는 태안화력 김용균의 가방에서 나온 유품들을 오브제로 표현했다. 특히 이 작품은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듯 박물관 내 가장 소외된 공간인 계단 아래쪽 바닥 한편에 설치됐다.18)

신수원 감독은 영화 <젊은이의 양지(2019)>의 시발점이 구의역 김 군이 남긴 유품 사진의 잔상이라 밝히기도 했다(국제신문, 2020.12.21.).

이처럼 컵라면 기호는 음악과 시, 조형물 등 다양한 장르 속의 변주를 이어오며, 상징으로서 의미화의 가지를 더욱 넓게 펼쳐가고 있다. 유가족 및 노조와 시민이 생성하는 상징 기호 컵라면의 해석체가 사회 변화 요구에 수렴되었다면, 예술 영역 속 컵라면은 단일 의미로 고정되지 않았다.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통해 컵라면은 무한한 기호 과정으로 차원을 달리하여 전개되고 있다.


4. 결 론

지금까지 컵라면 이미지의 상징화 과정을 퍼스 기호학에 비추어 분석했다. 본 연구는 이미지가 상징이 되어가는 역동적인 과정을 퍼스의 기호학 개념 중 코멘스, 도상, 지표, 상징 그리고 세미오시스를 통해 분석했다. 일차성과 이차성을 넘어서 삼차성의 차원에서 컵라면 기호는 도상과 지표와 보다 면밀한 관계를 맺고 종합적으로 해석되는 상징 기호가 되어,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한국 사회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되었다. 또한 비정규직의 상징이 된 기호 컵라면에 대한 사회적 의미 생성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답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주체별 상징 기호 컵라면의 세미오시스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 결과 컵라면이 비정규직의 상징이 된 이후에도 다양한 경로의 의미 생성 과정을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세미오시스의 역동성 속에 상징 이미지 컵라면은 단일하지 않은 양가적 의미망 안에서 움직이기도 하고(언론),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의 다양한 목소리의 경합과 공존 속에서 의미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문학과 예술 작품 안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기도 한다. 이렇게 컵라면 이미지는 당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살아있는 상징이 되었다.

퍼스에게 기호는 단일한 분리된 사건이 아니고, 이전의 기호로부터의 번역이며 다른 것으로 번역되는 것이다. 즉 고립된 기호는 없으며 모든 사고는 그 이전의 사고에 의해 자극 받아, 그것을 해석하는 또 다른 사고를 촉발시킨다. 이렇게 보면 기호과정은 이론상으로 무한하게 이어진다. 이처럼 세미오시스는 잠재적으로는 무한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일정한 한계가 그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 속에 어떤 지점에서 특정한 해석에 멈춰 선다. 즉, 무한한 세미오시스라고 해서 모든 해석체가 다 허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주체에 따라 세미오시스는 일정 단계에서 특정 해석으로 고정되기도 하고, 양면적으로 소비되기도 하고, 불규칙한 확장 가능성을 보이기도 한다.

컵라면의 의미가 우리 사회 속에서 특정 의미로 확고히 수렴되었다고 확정 짓기 어렵다. 두 김 군의 죽음 이후 컵라면 기호는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을 재현하는 상징 기호가 되었으나, 해석체는 최종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역동적 경합이 이어지는 현재 진행형에 놓여 있다. 현재 한국 사회 속 컵라면 기호는 더 적절한 해석체들로 산출되는 목적론적 과정 안에서 생동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컵라면 기호는 비정규직이라는 대상체와 유사성이나 인접성이 아닌 관례적인 관계를 맺고 이를 상징하고 있으나, 해석체는 단일 의미로 합의되지 않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 한국 사회 속 컵라면 상징의 세미오시스는 닫힌 상태가 아닌, 열린 상태로 존재한다.

태안화력 참사를 계기로 안전 규제를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26년 만인 2021년 통과되었다. 이후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제기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10만 명 이상의 국민의 동의를 얻어 2021년 1월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법 제도 마련, 재발 방지 의지 등의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망자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구의역 참사 주기마다 컵라면이 계속 올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컵라면은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고 있는 사회를 압축한 이미지이고 시민들의 변화 의지를 상징하는 이미지이다. 컵라면 상징 기호의 세미오시스는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상징이 된 컵라면은 폭발적인 힘을 품은 현재 진행형으로서, 21세기 한국 사회 공동체의 의지와 과제를 나타낸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제1저자의 석사학위논문을 축약, 수정 및 보완한 것임.

이 논문은 2020 CNU 학술연구비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음.

Notes

1)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PSD 1지회 명의 입장문에 따라 본 연구 역시 구의역 김 군이라 칭하고자 한다. 류인선(2020.12.22.) ‘구의역 김군’ 동료들의 분노...“사과한다고? 사퇴하라” <뉴시스>.
2)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원(2009),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국립국어연구원(2000) 「표준국어대사전」.
3) <MBN>(2014.12.21.), “한국인 1인당 라면소비,⋯세계 1위 수준”. <뉴데일리>(2016.5.31.), “누가 스크린도어 청년을 죽였나”.
4) 김정민(2016.07.04.), <이데일리> [데스크 칼럼]구의역 먹지 못한 컵라면이 남긴 것. <파이낸셜뉴스> ‘갈색 가방만 남았던 ‘구의역 사고’. 용역업체 대표 집행유예(2018.06.08.)’. <조선비즈> “김군 죽음이 실수라니 부끄럽지도 않나” ‘갈색가방’ 컵라면 소환한 정의당(2020.12.18.). <세계일보> “태안화력 김용균씨 유품엔 컵라면·사비로 산 손전등(2018.12.15.).” <민중의소리> “고장 난 손전등, 탄가루 묻은 신발...故 김용균 씨가 남긴 것들(2018.12.15.).”
5) <한겨레> “나홀로 작업에 날아간 ‘19살의 꿈’”(2016.5.30.). 최초 보도는 특정하기 어렵지만 <뉴스1> “구의역서 스크린도어에 사람 끼어⋯열차운행 ‘재개’(2보)”가 2016년 5월 28일 18시 36분으로 확인된다.
6) <한겨레> ‘9-4 승강장’ 덮은 포스트잇⋯‘구의역 김군’ 잊지 않는 시민들, (2021.05.28.), <KBS> ‘뜯지 못한 컵라면’⋯‘구의역 김 군’ 4년(2020.05.27.), <YTN> ‘뜯지 못한 컵라면’...19세 수리공 참사 추모 물결(2016.05.31.), <SBS> ‘뜯지 못한 컵라면만⋯밥 먹을 새도 없었다’(2016.05.30.), <KBS> ‘뜯지 못한 컵라면⋯19살 수리공 추모 물결(2016.05.31.)’, <아시아경제의 ‘구의역 사고’ 직원 가방 열어보니⋯‘뜯지 못한’ 컵라면이 덩그러니(2016.05.31.)’, <채널A> ‘뜯지 못한 컵라면만⋯“밥 먹을 새도 없었다”(2016.05.31.)’, <SBS> ‘뜯지도 못한 컵라면⋯스크린도어 참변 추모 물결(2016.05.31.)’, <MBN> ‘[뉴스 파이터] 구의역 사고, 직원 가방 속엔 뜯지 못한 컵라면이⋯(2016.05.30.)’ 등.
7) 갓 스물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어야 하는(<오마이뉴스> 2016.07.22.). 열아홉 살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비정규직 기간제 청년이...(<경향신문> 2016.08.15.). 컵라면은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드러내며 (<국민일보> 2020.12.19.). 컵라면을 먹으며 비정규직 업무를 하다가 세상을 떠난 구의역 청년(<동아일보> 2016.06.24.). 24살의 안타까운 죽음(<YTN> 2019.12.08.).
8) 시간에 쫓겨 컵라면을 상비하고..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프레시안> 2016.12.26.).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정규직의 부푼 꿈 하나로 어둠의 공포와 고된 작업의 고달픔을 이겨보려 했던 꽃다운 젊은이(<KBS 뉴스> 2016.07.01.).
9) 손가영(2016.06.09.), “누구는 시간쪼개 컵라면, 누구는 막걸리 마시고 등산가고⋯”, <미디어오늘>. 강지은(2017.05.25.), 비정규직부터 메피아까지⋯ <뉴시스>. 이창수(2016.07.14.), “김군은 컵라면만 먹었는데⋯” 은성PSD 임원들 자녀 이름으로 수천만원 횡령, <세계일보>.
10) 신은정(2016.06.02.)벌점과 피켓⋯ ‘컵라면 청년’ 죽음이 더 슬픈 이유 2가지, <국민일보>, URL: http://m.kmib.co.kr/view.asp?arcid=0010669154. <JTBC> 유선의(2016.05.31.). <연합뉴스> URL: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5564670&memberNo=5246326
14) <연합뉴스> (2016.08.23.),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guuiscreendoor?form=MY01SV&OCID=MY01SV
15) <평화뉴스> (2018.12.24.), <노컷뉴스> (2019.02.09.).
16) <경향신문>은 1·3주기(151건·201건)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보관하고 있던 포스트잇을 입수했고, 4주기(282건)는 당일 낮 12시 기준으로 현장 취재해 기록, 2주기(47건)는 분실돼 당시 언론 보도와 사진에서 식별 가능한 것들을 기록했다고 한다. 참사 당시를 제외하고 1~4주기는 텍스트 전문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는데, 참사 당시는 200~300개만 추렸다고 한다. 헤럴드의 뉴미디어 HOOC은 시민들의 마음이 담긴 포스트잇을 모두 촬영한 후, 문자화했다. 9-4 플랫폼은 물론, 구의역 역무실까지 덮은 시민들의 편지는 1,000건이 훌쩍 넘었는데, 그 중 528건을 고른 것은, 김 군의 사고가 있었던 5월 28일을 잊지 말자는 의미라고 한다.
18) 도재기(2021.04.14.), 천주교와 불교, 순교 성지에서 미술작품으로 만난 까닭은?, <경향신문>, URL: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104141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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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두 컵라면을 공통분모로 보도한 기사 제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