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시 차폐가 시각탐색과제 수행에 미치는 영향
초록
본 연구는 주변시 제한유무에 따라 시각탐색과제에서의 반응시간과 뇌파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실험 1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주변시의 차폐유무와 방해자극조건에 따른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 주의포착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사용된 자극에 근거하여 시각탐색과제와 몇 가지 유형의 방해자극을 새로이 개발하고, 실험참가자들에게 제시되는 방해자극 조건에 따른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과 주변시 차폐유무에 따른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선명한 방해자극 조건이 선명하지 못한 방해자극 조건보다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이 빨랐다. 이와 달리 주변시 차폐유무에 따른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은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지만 주변시 차폐유무에 따라 집단을 구분하고 방해자극 조건들에서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을 살펴보면, 모든 방해자극조건에서 주변시를 차폐한 조건의 반응시간이 일관성 있게 빠른 경향성이 나타났다. 실험 2는 시각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동안 주변시 차폐 안경의 착용 전후의 뇌 신호 변화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주변시 차폐 안경을 착용한 경우, 뇌의 작업부하 정도가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들은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적절하게 시각장의 범위를 제한하면 주의를 비롯한 개인의 정보처리과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험적 증거로 고려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whether masking the peripheral visual field has an influence on reaction time and brain waves during visual search tasks. In the first experiment, we examined the effects of masking the peripheral visual field and distractor conditions that increased reaction time to detect target. For this, we devised a visual search task employing well-known characters from various cartoons as distractors consistent with previous research. Results of experiment 1 found reaction time was faster in the condition in which clear distractors were employed than in the blurred distractor condition. Although the effect of masking the peripheral visual field on reaction time was not significant, decreased reaction times were observed in all distractor conditions. In the second experiment, we observed brain wave activity when participants wore the min's A glasses which produced masking the peripheral range of the visual field. Results of experiment 2 showed that work load of brain activities significantly decreased for participants wearing the min's A glasses. Consequently, our results provide empirical evidence of the positive effect of properly adjusting the visual field on visual information processing during visual search tasks.
Keywords:
Peripheral Visual Field, Distractor, Brain Wave, Visual Search Task키워드:
주변시, 주의포착, 방해자극, 시각장1. 서 론
주의(attention)는 외부 자극을 처리하는 정보처리과정에서 나타나는 기본적 과정이며 모든 지각적 작용과 인지적 과정에서 핵심이 된다(Chun, Golomb & Turk-Browne, 2011). 이러한 주의의 특징 중 하나는 목표자극을 정확히 탐지하기 위해서 한정된 처리 용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Pashler, Johnston & Ruthruff, 2001). 시각장(FOV: field of view)은 눈동자 혹은 목을 움직이지 않고 정지된 상태에서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이다(신동은, 2011). 대부분의 개인은 제시된 자극을 볼 때, 시선이 집중되는 방향에 있는 것은 뚜렷하게 보이지만 그 주변에 있는 것은 불완전한 형태로 인식한다. 특히, 인간의 시야 범위는 단안 시야일 경우와 양안 시야에 따라 중심시와 주변시의 범위가 각각 다르다. 더욱이 인간의 시각장 범위는, 수평 200°에서 수직 130°의 범위에 해당하고, 한 곳을 집중해서 응시할 경우 약 3°의 인식 범위를 갖는다(Patterson, Winterbottom & Pierce, 2006). 이처럼 주의는 시각장 범위 내에서 제시되는 방해자극의 유형이나 그것의 출현빈도 등에 따라 목표자극을 탐지하는 데 많은 영향을 받는다(손민지, 문범석, 유승헌, 2015).
최근에 개인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방해자극 때문에 목표자극보다 방해자극으로 주의가 옮겨가는 주의포착(attentional capture)에 관한 연구(Booth, Carlson & Tucker, 2007; Forster & Lavie, 2008a, 2008b; Zehetleitner, Goschy & Muller, 2012)가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주의포착은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실, 복잡한 도로에서 자동차 운전 등의 상황에서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이러한 주의포착 연구는 목표자극과 관련 없는 어떤 자극 유형들이 목표 자극을 탐지할 때 주는 주의를 방해하는지와 어느 상황에서 방해자극을 무시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즉, 주의포착 연구의 중심 주제는 탐색과제를 수행할 때 방해가 되는 자극의 속성이나 방해자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향을 받지 않고 탐색과제를 수행하는 조건을 밝히는 데 있다. 이러한 주의포착 연구는 주의가 목표자극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동하는 목표-지향적 주의와 달리 주의를 두지 않았던 위치의 자극에 의해 주의가 포착되는 자극-주도적 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Bressler, Tang, Sylvester, Shulman, Corbetta(2008)는 실험참가자들에게 시각적 주의 과제를 실시하고 뇌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개념 주도적(top-down) 주의는 전전두엽이, 자료 주도적(bottom-up) 주의는 두정엽 영역이 관여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Yantis(2000)는 과제 수행 동안 갑작스럽게 나타는 방해자극이 현저한 자극이 아니더라도 매우 단순한 자극에 의해서 주의가 옮겨 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이유는 여러 자극들 중에서 목표자극을 탐색하는 동안, 단일한 속성의 방해자극이 제시될 때, 과제관련 자극들보다 단순한 방해자극에 쉽게 주의를 빼앗기기 때문이다(Yantis & Jonides, 1990; Yantis, 2000). 예를 들면, 다양한 유형의 사각형 도형들 중에서 하나의 정사각형을 탐지하는 과제의 경우, 다른 자극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원’ 모양이 방해자극으로 제시되면, 방해자극으로 주의가 이동하여 정사각형을 탐지하는 속도가 느려진다. 또한 방해자극에 의한 주의포착 현상은 탐색과제의 난이도나 탐색과제에 대한 개인의 동기 및 몰입 상태(한건환, 민윤기, 2016)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Belopolsky & Theeuwes, 2010). 더욱이 주의포착을 이끌어낸 방해자극도 탐색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빈도가 증가하면 그 방해자극에 대한 주의포착이 감소한다(Zehetleitner, Goschy & Muller 2012).
전두엽은 시각에서의 공간적 정보 및 주의통제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isley & Goldberg, 2010; Connor, Egeth & Yantis, 2004). 자극들의 상향(bottom-up) 정보들은 시각피질에서 먼저 처리가 되고, 이후 처리된 정보들이 전두엽에 도달하게 된다. 반대로 주의통제와 같은 하향(top-down) 기제는 전두엽에서 시작되어 시각피질로 전달된다(Buschman & Miller, 2007). 전전두엽에서 나타나는 뇌파는 푸리에 분석을 통해 다섯 가지 종류, 즉 뇌파의 주파수에 따라 쎄타파, 알파파, SMR파, 로우 베타, 하이 베타, 감마파로 분류된다. 빠른 뇌파는 깨어 있고 활발하며 고도의 집중된 상태일 때 주로 발생한다. 깨어 있는 휴지 상태에는 알파파가 가장 많이 나타나며 잠들어 있거나 몽롱한 상태에는 쎄타파가 많이 관찰된다. 깨어 있는 상태에 쎄타파가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긴장도가 높고 각성 수준이 높은 경우에는 감마파, 베타파 등의 뇌파가 두드러지게 관찰된다(장재경, 김호성, 2011). 휴지 상태에서의 강한 쎄타파의 발견은 산만함 혹은 낮은 집중력의 지표가 될 수 있으나 항상 부정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Grunwald, Weiss, Krause, Beyer, Rost, Gutberlet, Gertz(1999)는 전전두엽에서 나타나는 강한 쎄타파가 촉각적 정보들을 회상하는 동안 나타난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그 외의 연구에서도 강한 쎄타파가 인지과제 수행이나 기억과제 수행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Klimesch, 1999). 이 같은 연구들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인지적으로나 지각적 부하가 높은 탐색과제를 사용할 때, 뇌파에서 여러 변화들이 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Antonenko, Paas, Grabner & Van Gog, 2010).
지금까지 주의포착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은 시각장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단순한 방해자극의 노출에 중점을 두어왔다. 최근 시각적 정보처리에서 시각장의 크기(범위)나 시각장과의 거리가 개인의 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두는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신동은, 2011; 손민지, 문범석, 유승헌, 2015). 이에 본 연구는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할 때 시각장의 범위를 제한할 때 개인의 한정된 주의 용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인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즉 시각장에서 주변시의 범위를 제한하여 중심시에 과제를 집중시키도록 시각장의 범위를 조절하여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할 때, 과제 수행의 효율성이 증가할지, 그리고 뇌의 인지적 부하가 변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주변시의 제한여부에 따라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과 뇌파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과제와 무관한 주변시 방해자극들을 차폐했을 때 과제 수행이 향상될지를 살펴보는 실험 1과 주변시 제한여부에 따라 과제수행 시에 나타나는 전두엽 뇌 신호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 2를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주의포착 연구에서 사용될 자극을 새로이 개발하고 주변시를 차폐할 수 있는 안경착용에 따른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과 뇌파의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 1과 실험 2를 각각 실시하였다.
2. 실험 1
실험 1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주변시의 차폐유무가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진행되었다.
1) 실험참가자
대전광역시의 C대 대학생 41명(남성 19명, 여성 22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참가자들은 모두 정상 시력 또는 정상 교정시력을 보유하였다. 본 실험 절차는 C대학교 윤리위원회의 승인(201702-SB-012-01)을 획득하여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에게는 실험 종료 후 소정의 참가 사례비를 지급하였다.
2) 실험도구 및 절차
실험자극은 1920 × 1080 해상도의 17인치 LED 모니터 상에 제시 되었고 실험참가자와 화면과의 거리는 54cm로 고정하였다. 실험 1에서는 주변시의 차폐를 통제하려고 시각장의 영역들을 적절하게 차폐하도록 특수제작 된 안경(더 민스A안경)을 사용하였다(<그림 1> 참조). 주변시 차폐 안경을 착용하였을 때의 시각장을 Goldmann 시야검사로 측정한 결과<그림 2>는 중심시야 상방 40°, 좌 우 각각 60°, 하방 70°내의 중심시야만 보이고 그 외의 시각장은 차폐되었다(Kuyk, Liu & Fuhr, 2005). 실험 자극의 제시와 반응기록을 위해 Psychopy로 제작된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Peirce, 2007).
한편 주변시 차폐와 무관하게 탐색과제를 수행하는 중에 주의분산효과를 유도하기 위해 두 유형의 방해자극(선명한 방해자극과 흐릿한 방해자극)을 제시하였다(<그림 3> 참조). 각 방해자극들은 매 8 시행마다 3번씩 무선 할당되어서 출현하였으며, 전체시행(총 640 시행)중 37.5% 비율(총 240 시행)로 제시되었다. 시각탐색과제는 ‘F’ 나 ‘H’가 제시되는 도형들 중에서 상이한 패턴을 찾아 반응하는 것이다. <그림 3>의 (a)는 ‘H’를 (b)는 ‘F‘를 누르도록 지시한 예를 보여준다(정확반응). 방해자극은 총 네 종류(피카츄, 카카오톡 프렌즈 캐릭터 라이언, 뽀로로, 스파이더맨)가 무선적으로 사용되었다. 실험자는 실험을 시작하기 전 참가자들에게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하는 방법과 양손을 모두 사용하여 키보드로 반응하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그런 다음 실험참가자들은 대략 30회의 연습시행을 한 후 본 실험을 진행하였다. 시각탐색과제가 제시될 때 실험참가자가 3초 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다음 시행이 시작되었고 실험참가자들이 반응을 하면 즉각적으로 다음화면이 제시되었다. 수집된 자료들 중에서 반응시간이 2초 이상 걸린 시행들과 각 조건에서 평균보다 2 표준편차 느린 시행들은 극단치로 간주하여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3) 연구결과 및 논의
주변시 차폐유무와 방해자극의 조건에 따라 시각탐색과제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우선,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주변시 차폐 조건을 위해 주변시 차폐안경을 착용한 집단(masking 집단)과 착용하지 않은 집단(non-masking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그런 다음 각 집단을 대상으로 세 가지 방해자극 조건을 제시하고 각 조건에 따른 시각탐색과제의 평균반응시간을 분석하기 위해 2(masking vs. non-masking) x 3(3가지 방해자극조건) 혼합분산분석(Mixed-ANOVA)를 실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표 1> 참조), 방해자극 조건과 주변시 차폐유무 조건간의 상호작용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해자극 조건의 주효과(F(1.340, 50.936)=65.962, p<.001)는 유의미하였다. 이러한 주효과를 더 살펴보기 위해 사후분석을 실시한 결과, 방해자극이 나타나는 조건은 방해자극이 나타나지 않는 조건보다 목표자극을 탐지하는 데 걸리는 반응시간이 더 길었다. 또한 뚜렷하고 선명한 방해자극조건은 뚜렷하지 않고 흐리게 제시된 방해자극 조건보다 목표자극을 탐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시 차폐유무에 따른 집단간 주효과(F(1, 38)=2.647, p<.11)는 .05 수준에서는 유의미하지 않았지만, <그림 4>를 살펴보면, 주변시 차폐유무, 즉 주변시 차폐안경 착용집단이 주변시 차폐안경 미착용집단보다 시각탐색과제에서 더 빠르게 반응하는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고, 느슨하게는 .10 수준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실험 1의 연구결과는 방해자극에 의한 주의포착 현상을 다룬 Forster와 Lavie(2008a, 2008b)의 연구결과와 일치하고 있다. 즉, 탐색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매우 단순한 속성의 방해자극에 유발되는 주의포착 현상이 본 실험 1에서도 나타났다. 방해자극의 선명도의 정도에 따라 목표자극을 탐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주의포착 과정이 자료주도적 처리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Booth, Carlson, Tucker(2007)의 연구 및 Forster와 Lavie(2008a, 2008b)의 연구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Zehetleitner, Goschy, Muller(2012)의 연구와 Bressler 등(2008)의 연구는 개념주도적 처리 과정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두 견해를 고려해 볼 때, 방해자극의 선명도가 자료주도적 처리에 영향을 더 받는지 아니면 개념주도적 처리의 영향을 더 받는지를 밝히는 후속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주변시 제한여부에 따라 시각탐색과제에서의 효과성을 살펴본 결과, 주변시를 제한한 조건(masking 조건)에서 더 빠른 반응시간 경향성을 보여주었다. .05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실험참가자의 연령대, 실험참가자의 수, 실험과제의 난이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또한 주변시 차폐 안경을 착용하고 1회의 실험을 통해 과제를 수행하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 불편감이 작용했을 수 있다. 따라서 수일에서 한달 정도 주변시 차폐 안경을 지속적으로 착용하게 한 다음, 실험을 진행한다면 좀 더 예상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결과가 실험연구라는 점을 고려하고, .10 수준에 가까운 결과의 유의미성을 용인하면, 주변시를 제한할 때, 시각과제(예: 독서) 수행 시 주의력 및 집중력을 증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3. 실험 2
실험 2는 시각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동안 주변시 차폐 안경의 착용 유무에 따른 뇌 신호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1) 실험참가자
실험 2는 총 16명(남성 12명, 여성 4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모두 정상 시력 또는 정상 교정시력을 보유 하였다. 실험 2의 절차와 방법도 실험 1과 마찬가지로 C 대학교 윤리위원회의 승인(201702-SB-012-01)을 얻어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에게는 실험 종료 후 소정의 참가 사례비를 지급하였다.
2) 실험도구 및 절차
실험 2에서는 인지적, 지각적 부하가 높은 탐색과제로 알려져 있는 신속순차제시(rapid serial visual presentation, RSVP)를 사용하였다(Raymond, Shapiro & Arnell, 1992). 각 RSVP들에서는 비목표자극으로 총 8개의 숫자(‘2’ ~ ‘9’)가 사용되었으며, 탐색목표자극으로는 4개의 한글(‘가’, ‘나’, ‘다’, ‘라’)이 사용되었다. 만약 표적자극으로 한글 ‘가’가 제시되면, 참가자는 ‘가’로 지정된 반응키를 빠르게 누르도록 하였다(‘나’, ‘다’, ‘라’에 각각 할당된 반응키가 있음). 모든 자극들은 0.2 초의 간격으로 무선적으로 제시되었으며 탐색목표자극들은 한 화면에서 세 개의 RSVP 중 하나에서만 무선 선택되어 나타났다. 한 시행은 24초 동안 지속되었으며 목표자극들은 한 시행에서 8번 제시되었다. 각 목표자극들은 2초 혹은 4초의 시간간격을 두고 나타났다(<그림 5> 참조). 실험 시작 전에 모든 실험참가자들의 기저선 뇌파를 측정하였고, 이후 총 64시행의 RSVP 과제가 실시된 후에 전전두엽의 뇌부하량을 측정하기 위해 1분 간 뇌파를 재 측정하였다. 다만 한 집단은 기저선 뇌파를 측정한 후에, 주변시 차폐 안경을 착용하고 과제를 수행하였다.
실험 2에서는 Omni C와 S Ins.가 개발한 헤어밴드 형 뇌파 수집기계인 neuroNicle FX2을 사용하여 뇌파를 측정하였다(<그림 6> 참조). 전극은 국제 전극배치법(international 10/20 electrode system)에 따라서 전전두엽(prefrontal lobe) 부위의 머리표면인 각 눈 위의 이마 부위(Fp1, Fp2)에 부착되었으며, 맥파센서(PPG)는 오른쪽 귓불에 부착하였다. 뇌파를 측정하고 분석을 하는 데 있어서 1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됨을 고려하여 뇌파의 측정은 주의과제를 실시하기 전을 기저선으로 하여 측정 하고 주의과제를 실시한 후에 재 측정하여 비교 분석하였다(<그림 5> 참조). 그 외에 실험을 진행하기 위한 모니터와 주변시 차폐를 위해 주변시 차폐안경이 실험 1과 동일하게 사용되었다. 본 실험에서도 주변시가 차폐된 안경을 착용한 집단과 주변시가 차폐되지 않은 안경 미착용 집단으로 구분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주변시 차폐 조건, 즉 주변시 차폐안경 착용집단과 주변시 차폐안경 미착용집단의 참가자들 모두 90% 이상의 정확률을 보였다.
3) 연구결과 및 논의
시각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동안 주변시의 방해자극을 차폐하는 주변시 차폐안경의 착용 유무에 따른 인지과제 수행 전후에 뇌파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실험 1과 같이 우선,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주변시 차폐 조건인 주변시 차폐안경을 착용한 집단(masking 집단)과 착용하지 않은 집단(non-masking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그런 다음 각 집단을 대상으로 과제 수행 이전의 사전 뇌파의 변화를 측정하고 주변시 차폐안경 착용유무조건에서 과제 수행 이후 뇌파의 변화를 측정한 두 값을 비교분석하여 <표 2>에 제시하였다. <표 2>의 결과에 따르면, 시각탐색과제 수행 전의 뇌의 작업부하 정도와 주변시 차폐안경을 착용 상태에서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한 후 측정된 작업부하 정도를 비교했을 때, 주변시 차폐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한 후에는 뇌의 작업 부하 정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하였다(t(7) = 2.742, p <.05). 그러나 주변시 차폐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그러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차폐유무 조건에 따라 뇌의 작업부하변화를 <그림 7>에 제시하였다.
실험 2의 결과는 주변시에 나타나는 방해자극을 차단하는 것이 개인의 시각적 정보처리에 영향을 준다는 경험적 증거를 뇌파의 변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주변시 차폐안경을 착용한 집단의 경우,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인지적 부하(Antonenko et al., 2010)가 감소하는 결과는 주변시를 적절하게 통제하면 방해자극으로부터 발생하는 주의 분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해준다. 더욱이 이 결과는 전두엽은 시각에서의 공간적 정보와 주의통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Bisley와 Goldberg(2010)의 연구와 Connor, Egeth, Yantis(2004)의 연구의 견해와도 일치한다. 따라서 실험 2는 시각탐색과제 수행 시 적절하게 주변시를 차단하면 정보처리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음을 제시하는 경험적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실험 2는 한 종류의 RSVP과제만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 결과의 교차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연령대의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종류의 RSVP과제를 추가적으로 적용하는 후속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4. 논 의
본 연구는 시각적 정보에 대한 처리 과정에서 시각장의 크기가 개인의 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인위적으로 시각장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에 영향을 주는지와 여러 방해자극이 제시 될 때, 개인의 주의가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시각적 정보처리과정동안 시각장의 범위를 제한하려고 주변시를 차단했을 때, 뇌의 작업부하가 감소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뇌파의 변화를 알아보았다. 이러한 두 가지 연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다양한 방해자극들이 나타나는 주변시를 차폐 했을 때의 반응시간을 살펴보는 실험 1과 주변시 차폐유무에 따라 시각탐색과제 수행 시의 뇌의 작업부하 감소 여부를 알아보는 실험 2를 진행하였다.
실험 1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방해자극의 조건에 따라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할 때 Fortser와 Lavie(2008a, 2008b)의 연구에서 보여준 주의포착 현상이 나타났다. 즉 방해자극이 나타나는 조건이 방해자극이 나타나지 않는 조건보다 목표자극을 탐지하는 반응시간이 느렸다. 그리고 선명한 방해자극조건이 선명하지 않은 방해자극 조건보다 반응시간이 느려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결과는 서론에서 언급한 주의에 관한 일반적인 특성(Chun, Golomb & Turk-Browne, 2011; Pashler, Johnston & Ruthruff, 2001)을 지지해준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방해자극의 선명도 정도에 따른 주의포착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방해자극의 선명도 조건에 따른 주의포착 현상을 다룬 연구는 없었다. 이 결과는 주의포착 과정이 자료 주도적 처리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Booth, Carlson, Tucker(2007)와 Forster와 Lavie(2008a, 2008b)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주의포착 현상이 개념주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Zehetleitner, Goschy, Muller(2012)의 연구와 Bressler 등(2008)의 연구를 고려해 볼 때, 방해자극의 선명도 조건이 자료주도적인지 개념주도적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주변시 차폐안경의 착용여부에 따른 주변시 차폐유무조건이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엄격한 기준에서 통계적 유의미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실제적 유의미성은 발견할 수 있었다. 더욱이 실험참가자들이 주변시 차폐안경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실험 1의 조건을 감안하면, 만약 실험참가자들이 충분히 주변시 차폐안경에 익숙한 상황이었다면 시각탐색과제 수행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어진다. 주변시 차폐유무 집단을 기준으로 방해자극 조건에 따라 시각탐색과제의 반응시간을 살펴보면, 방해자극조건 모두에서 주변시 차폐조건의 반응시간이 일관성 있게 빠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시각정보처리 과정에서 시각장 범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신동은(2011)의 연구와 손문지, 문범석, 유승헌(2015)의 연구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또한 이 결과는 시각정보처리 과정에서 개인의 한정된 처리 용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주의력이 향상되어 목표자극을 정확히 탐지한다는 Pashler, Johnston, Ruthruff(2001)의 연구를 지지한다.
실험 2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시각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동안 주변시의 방해자극을 차폐하는 주변시 차폐안경의 착용 유무에 따른 뇌의 작업부하의 감소 여부를 살펴보았다. 뇌의 작업부하 조건과 주변시 차폐안경 착용유무의 두 조건을 분석한 결과, 주변시 차폐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한 경우가 뇌의 작업부하 정도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이 결과는 주변시에 나타나는 방해자극을 차단하는 것이 개인의 시각적 정보처리에 영향을 준다는 경험적 증거를 제시한다. 따라서 주변시 차폐안경을 착용한 집단에서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인지적 부하(Antonenko et al., 2010)가 감소된 것은 과제수행동안 주변시를 차단함으로서 방해자극으로부터 발생하는 주의분산을 차단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시각탐색과제를 수행할 때 적절하게 주변시를 차단하면 정보처리과정의 효율성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기본적 과정인 주의(attention)는 한정된 처리 용량으로 인하여 목표자극을 탐지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주의는 특정한 시각자극이나 청각자극 등에 주의 집중하는 능력, 연속적이거나 반복적인 활동을 지속하는 능력, 적절한 반응억제와 요구되는 인지틀을 유지하는 능력 및 작업기억과 관련되는 작업주의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주의특성과 관련하여, 실험 1과 실험 2의 결과를 종합해 보면, 시각탐색과제 동안 주변시를 차폐하는 것은 개인의 주의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어 과제수행에 도움이 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유형의 주의인가를 설명하기에는 실험 1과 실험 2의 결과로는 부족한 점이 있다. 또한 실험 1과 실험 2에서 사용된 과제만으로 주변시 차폐가 과제 수행에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려면, 다양한 실험참가자들과 자극을 사용한 후속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후속연구는 다양한 주의들에 대해 주변시 차폐가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연구설계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는 주의집중에 흔히 실패하는 ADHD 아동들이나 주변자극에 흔히 주의를 쉽게 빼앗기는 개인들에게 과제 수행동안 적절하게 시각장의 범위를 제한하는 도구는 그들의 주의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17년 충남대학교 CNU 학술연구비에 의해 지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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