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보이스를 활용한 청소년 성소수자의 커밍아웃과 아웃팅 경험 분석
초록
청소년 성소수자는 오랜 고민과 탐색의 과정을 통하여 스스로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받아들이게 되며, 이러한 정체성을 주변과 공유하기 위하여 커밍아웃이라는 관문을 마주하게 되며 아웃팅이라는 위험에 드러나게 된다. 본 연구는 포토보이스 방법론을 적용하여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과 아웃팅의 역동성을 사진과 이야기로 구성하여 담아내고자 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청소년기에 스스로 성소수자로 정체화한 만 17세에서 21세까지의 4인이며, 자료수집은 2018년 3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었다. 포토보이스는 연구참여자가 사진을 촬영하고 집단으로 논의하는 과정을 통하여 역량을 증진 시키는 참여적 실천 연구의 일환이다. 성소수자 당사자의 시각에서 각각 고유한 경험을 사진에 담고 자신들을 향한 사회의 조명, 감정의 흐름, 기대하는 삶의 이야기의 공통된 의미를 구성하여 청소년 성소수자의 커밍아웃과 아웃팅 경험 이야기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 결과의 주제는 “숨어서도 상처받는 내 모습”, “커밍아웃: 두렵지만 후회는 없는”, “아웃팅: 가장 피하고 싶은 날카로운 칼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속으로”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 성소수자의 역량 강화와 건강한 성장을 위하여 학교 및 사회 환경의 중요성,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역할, 제도적 장치 마련의 중요성을 제안하였다.
Abstract
Sexual minority youths have long been exposed to the pervasive history of discrimination in South Korea. Studies have consistently reported that sexual minority individuals, compared to their heterosexual counterparts, are more likely to experience verbal abuse from family members, and to be suffered by violent behaviors, such as bullying, teasing, harassment, and physical assault in the process of education. In this study, a photvoice method was used to illustrate the experiences of coming out and outing experiences of LGBT youth. Four participants who acknowledged themselves to be sexual minorities are cases for the qualitative analysis based on the description and labeling of their photographs, individual experiences, notes, and recordings. An analysis of the data collected from each participant showed four major themes observed across the cases: “Hiding myself: It hurts”, “Coming out: Fear but no regret”, “Outing: The sharpest blade I want to avoid”, “No matter what: Move forward.” This finding highlights the importance of school environment, including teachers and peers, asks the critical role of sexual minority rights organization, and claims for immediate legislation of the Anti-discrimination law in South Korea in order to promise the healthy development of sexual minority youth.
Keywords:
Sexual Minority Youth, Coming Out, Outing, Photovoice키워드:
청소년 성소수자, 커밍아웃, 아웃팅, 포토보이스1. 서 론
청소년이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고민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구하면서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형성하고,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발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의 고민과 탐색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청소년 성소수자는 자신의 존재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환경에서 불안과 두려움에 좌절하게 되고, 자신을 숨기고 외로움과 죄책감의 일상을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청소년 성소수자는 가까이에 있는 사랑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고자 커밍아웃을 시도하게 되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된다.
커밍아웃은 성소수자에게 정체성의 형성과 발달과 신체 및 정신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이며(Baiocco et al., 2018), 나아가 커밍아웃의 수용적인 경험은 그 경험 자체만으로도 성소수자의 심리·정서적 건강의 증진에 큰 역할을 한다(Morrow, 1993). 성소수자는 커밍아웃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던 시간들 속에서 경험한 수치심, 죄책감, 답답함과 같은 감정들을 부분적으로나마 해소하게 된다(정현영, 2018). 또한, 커밍아웃은 성소수자들에게 새롭게 태어난 느낌, 자유, 유대감, 스트레스 감소와 같은 순기능을 하고 있다(Branscombe, Schmitt, & Harvey, 1999; Brown, Sellers, Brown, & Jackson, 1999; Crocker & Major, 1989). 이처럼 커밍아웃은 성소수자가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커밍아웃으로부터의 거부를 경험한 경우에는 이러한 경험이 청소년 성소수자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로 남아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이 되며, 가족, 학교 내에서 따돌림, 차별 및 편견, 심지어 아웃팅의 위험에까지 노출되기도 한다(Frost, Lehart, & Meyer, 2015; Guzzo et al., 2013; Sterzing, Auslander, & Goldbach, 2014).
아웃팅은 타인이 성소수자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공개하는 행위이며, 커밍아웃과의 차이는 당사자가 공개에 동의하였는지 여부이다. 아웃팅 경험은 그 자체로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며, 청소년 성소수자는 아웃팅을 ‘폭력’, ‘두려움’, ‘사회적 살인’과 같다고 설명한다(O'Malley et al., 2014).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사회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 자체를 부정적으로 각인하고, 이러한 사회적 환경에서 청소년 성소수자는 자율적이고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한 시민으로 성장하기에 어려움이 많다(전상진, 2006).
성소수자에 관한 논의가 다양하게 개진되고 있는 해외의 학문적 환경에 비하면 국내의 성소수자 연구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2000년대 이후의 국내의 성소수자 연구는 점진적인 성과 또한 이룬 점도 사실이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정신건강에 관한 연구(강병철, 하경희, 2005; 이호림, 2015), 성소수자의 인권을 주로 다루는 법이나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차별 및 폭력에 한 연구(이가희, 2010; 이은진, 2015; 홍기옥, 2016), 성소수자의 가족에 관한 연구(김진이, 2017; 이지하, 김혜선, 2017), 성소수자와 종교에 관한 연구(김영표, 2009; 김재용, 2010; 정시우, 2016) 등이 기존 국내 연구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 성소수자의 커밍아웃과 아웃팅이라는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서사가 충분히 논의된 연구는 부족한 현실이다.
커밍아웃과 아웃팅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건강한 성장 및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에 대한 지지와 아웃팅에 대한 보호를 위한 개인 및 사회의 노력은 절실하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포토보이스 연구 방법론을 활용하여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과 아웃팅 경험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포토보이스는 다양한 학문적 영역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연구방법에 참여하고 사진을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당면한 사회문제에 관하여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임정아, 진영선, 2017; Sutton-Brown, 2014). 본 연구를 통하여 청소년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커밍아웃과 아웃팅을 사진과 구술로 기록하여 참여자가 묘사하는 커밍아웃과 아웃팅의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경험의 중요성과 의미를 탐구하고 나아가 사회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포용적인 환경 조성을 위한 학문적·정책적·실천적 제언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문헌고찰
1) 청소년 성소수자
성소수자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등을 포함하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성특징 등이 사회에서 주류로 여겨지는 사람들과 구별되는 집단”을 지칭하는 용어이다(한국성소수자연구회, 2019, 12쪽). 성소수자는 미국의 경우 인구의 대략 4.5% 정도이며, 이 중 18세 이상 24세 이하의 청소년 성소수자는 전체 성소수자 인구의 약 30%라고 보고되었다(LGBT Demographic Data Interactive, 2019). 중국은 고등학생의 4.1% 정도가 자신을 성소수자라고 인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Huang et al., 2018). 국내 연구에서 성소수자 또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수를 추정을 시도한 연구는 2000년대 수행된 연구가 존재하는데, 청소년의 5.8%(강병철, 김지혜, 2006), 12.7%(이영식 외, 2005)가 동성애 성향이 있다고 보고되었으며 또한, 청소년 중 11%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장재홍 외, 2003). 이처럼 국내에서는 청소년 성소수자가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대한 시도가 존재해왔지만 정확한 최근 수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청소년기는 2차 성장이 진행되는 시기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자신의 성정체성에 관심과 의문을 갖게 되는 시기이다(Williams, Connolly, Pepler, & Craig, 2005). 이와 같이 발달 단계상 성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에 청소년 성소수자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위험 요인에 노출이 되어있다. 청소년 성소수자가 일상을 영위하는 가정이나 학교는 낙인과 폭력이 만연한 사회적 환경의 단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의 가족들은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무지한 편이며, 대다수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뿐 아니라, 청소년 성소수자 자녀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심지어 어떤 가족은 가족의 일원인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김진이, 2017). 또한,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간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에 의하면, 연구에 참여한 청소년 성소수자 가운데 거의 절반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다른 학생으로부터 놀림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었으며, 온라인에서 따돌림이나 험담을 당한 청소년이 17%, 성소수자임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겠다는 협박을 당한 청소년이 13%(장서연, 2014) 등으로 학교나 또래로부터 경험하는 차별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2) 커밍아웃
커밍아웃이란 ‘Coming out of the closet’, 즉 ‘벽장에서 나오다’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는 성소수자가 성적지향을 숨기며 살아가는 벽장같은 시간과 공간 밖으로 문을 열고 나온다는 의미이며, 스스로 성소수자라고 정체화한 후에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가족, 친구, 사회 등에 공표하는 것을 말한다. 커밍아웃은 자신의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의식을 가지고 도전하는 행위이자 일생에 거쳐 이루어지는 과정이다(정현영, 2018; Manning, 2015). Cass(1979)는 성소수자 정체성 발달과정에서 중 ‘정체성 수용기(Identity acceptance)’를 설명하며, 이 시기에는 자신의 성적지향과 정체성에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게 되고 성소수자 커뮤니티와의 교류가 점차 증가하면서 가족이나 비성소수자 지인들에게 커밍아웃을 시도하는 시기라고 설명하고 있다(Cass, 1979; 1996). 국내에서는 자신의 성적지향이나 성정체성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커밍아웃을 시도하는데 성소수자로서 스스로 정체화 하는 시기는 주로 청소년기 및 성인 초기에 걸쳐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이호림, 2014). 커밍아웃 여부와 빈도는 성소수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방식이 굉장히 다양하며 커밍아웃 자체를 희망하지 않는 성소수자도 있고 성소수자 개개인 마다 커밍아웃을 하는 시기도 각기 다르다(강혜경, 2018). 커밍아웃을 한번 경험한 이후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성소수자도 있는 반면, 커밍아웃을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성소수자도 있으며, 어떤 사람은 한 번 공개하고 많은 상처를 입은 후에 다시 자취를 감추며 커밍아웃을 기피하기도 한다(민경자, 2002).
커밍아웃은 성소수자가 스스로를 숨기며 긴장해야하는 일상에서의 해방을 의미하므로, 성소수자는 커밍아웃이라는 선언적인 행위를 통하여 좀 더 진실되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며, 더 큰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끼며,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위험에서 점차 벗어나게 될 수 있다(Solomon, McAbee, Åsberg, & McGee, 2015; Meyer, 2003). 커밍아웃에 대한 지지와 수용은 성소수자가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영위하도록 기여하며, 성소수가 커밍아웃을 하는 대상과 유대감과 친밀감을 향상시키는 순기능을 한다(박의주, 2011; 한연경, 2014; Heatherington et al., 2008). 또한, 커밍아웃의 긍정적인 기능은 사회적 수용으로 인한 긍정적인 자아정체성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Gamets & Kimmel, 1993). 특히,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있어서 커밍아웃의 수용 경험은 자존감을 높이고, 소외, 고립과 같은 심리적 불안감을 감소시키며, 실제로 커밍아웃한 대상의 수용정도에 따라 성소수자의 자살 생각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정현영, 2018; 허정은, 2004; Jordan & Deluty, 1998; Morris, Waldo, & Rothblum, 2001). 이와 같이, 국내외 연구 결과는 커밍아웃의 수용적 경험이 공통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커밍아웃에는 긍정적인 측면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 성소수자 경우 자신의 성소수자 정체성으로 인하여 스스로 사회와 단절을 시도하기도 하며 커밍아웃 이후 어색한 교우관계로 고민하기도 한다(한연경, 2014). 청소년 성소수자는 커밍아웃을 하여 거부당한 이후 사회적 고립과 소외를 경험하며, 충격에 빠지거나, 폭력이나 공격의 위협 및 실제적인 공격으로 고통 받기도 한다(Hershberger & D'Augelli, 1995; Russell & Joyner, 2001). 커밍아웃 이후 가족의 지지마저 받지 못하면 고립감에 빠지게 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실하고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단절시키게 된다(Savin-Williams, 1990; Hatzenbuehler, 2010). 부모가 커밍아웃에 대하여 수용적이지 않은 경우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되어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죄책감을 경험하게 되며 가출을 하기도 하고 극단적인 경우 집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발생한다(강병철, 2011; 박수현, 2010; 정현희, 2013; Ettinghoff, 2014). 대부분의 성소수자들이 청소년 시기에 커밍아웃을 시도한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러한 커밍아웃으로 인한 부정적인 경험은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심리·사회·정신적 위축과 스트레스로 신체·정신적 건강에 장기적이고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강병철, 하경희, 2012; Anderson, Zou, & Blosnich, 2015; O'Malley et al., 2014).
3) 아웃팅
커밍아웃이 당사자의 자발적인 결정이라면, 아웃팅(outing)은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이 밝혀지는 경우를 말한다. 아웃팅은 대부분 성소수자가 스스로 준비되지 않았을 때 발생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에서 아웃팅 경험의 응답자는 24.5%로 네명 중 한명에 달했다(장서연, 2014). 커밍아웃의 경우에는 당사자가 상대방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데에 반해, 아웃팅의 경우에 특히 청소년 성소수자는 사회적인 통념에 의한 혐오적 발언이나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기 쉽다(강병철, 김지혜, 2006; Salvin-Williams, 1994). 아웃팅 위험은 성소수자 주변에 늘 존재하며 청소년 성소수자는 학교에서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아웃팅을 당할 수 있다.
청소년기는 자의식이 점차 강해지고 인지적으로 성숙해지면서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시기인데, 이러한 시기에 성소수자가 아웃팅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 심각한 수치심, 충격, 우울감, 분노, 수면 장애 등 정서적·신체적 피해를 경험하며, 나아가 자아정체성 및 사회적 관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D'Augelli, Pilkington, & Hershberger(2002).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청소년 성소수자의 가장 큰 문제 중 한가지가 아웃팅에 대한 두려움(Human Rights Campaign, 2018)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갑작스럽고 공포스러운 아웃팅으로 인해 스스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한 청소년 성소수자는 자신감이 결여되고 스스로 위축되어 사회적으로 고립을 경험한다. 동시에 사회에 ‘버려졌다’는 절망감 및 소외감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퇴출됐다는 공포마저 경험한다. 청소년 성소수자는 아웃팅으로 인한 수치심 때문에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가치가 없는 존재로 인식하여 자살을 고민하거나 시도하는 경우가 비성소수자 청소년 집단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아웃팅을 당한 청소년 성소수자는 협박성 성폭행, 따돌림, 퇴학을 당하기도 하며 자해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Bouris, Everett, Heath, Elsaesser, & Neilands, 2016; Ettinghoff, 2014; Savin-Williams, 1994). 이와 같이, 아웃팅은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치명적이고 장기적인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아웃팅으로부터의 보호와 커밍아웃의 수용을 함께 고민하는 사회를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외에서 사회적 소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하여 사진을 도구로 공유된 경험을 연구하는 포토보이스 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가감없는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서 커밍아웃과 아웃팅이라는 경험과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도전에 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3. 연구 방법
1) 포토보이스 연구방법
포토보이스 연구는 참여적 실천 연구(Participatory Action Research)의 한 형태로, 연구참여자가 일상생활 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을 다양하게 논의하는 과정을 통하여 개인, 집단 및 커뮤니티의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 연구 방법이다(Wang & Burris, 1994, 1997; Cluley, 2017; Latz, 2018). 포토보이스는 집단 및 커뮤니티의 공통된 관심 의제를 구성원들이 직접 사진 촬영을 하고 이를 매개로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전달하며, 일련의 토의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에 접근하여 참여자들이 제시한 대안이 프로그램 및 정책에 반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현하는 과정이다(Wang & Burris, 1994, 1997). 포토보이스는 정책가들에게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도구로서 지역사회 발전 및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포토보이스는 ‘사진으로 이야기한다’라는 접근을 바탕으로 하여 발전하게 된 연구 방법론으로 Wang과 Burris에 의하여 1994년 시작되었다(Latz, 2018). 포토보이스의 학문적 토대는 임파워먼트 교육이론(empowerment education), 페미니스트 이론(feminist theory), 기록사진 이론(documentary photography) 등 이다(Carlson, Engebretson, & Chamberlain, 2006). 이 세 가지 이론의 공통점은 사회적 참여와 사회적 행동을 촉구한다는 점이다(Wang & Burris, 1994). 첫째, 임파워먼트 교육이론은 연구참여자들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하여 장기적으로 연구참여자들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제도적인 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개발하게 하는데 집중한다. 둘째, 페미니스트 이론은 여성 참여자, 여성 연구자, 여성 옹호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여성의 경험과 사회 변화의 작용에 주목한다. 여성의 지적 능력과 가치가 제도적인 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Wang et al., 1996). 마지막으로, 기록 사진 이론은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이야기와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여성, 아이, 노인들이 의사결정자가 되어 사진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도록 한다. 포토보이스의 특징과 장점을 나열하면 유연한 연구 방식, 정확성이 높은 정보 수집, 연구참여의 접근성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진은 설문조사 보다 좀 더 생생하고 상세한 참여자들의 시각과 생각 및 심리적인 영역의 정보 수집을 용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양혜진, 2016), 이러한 검증된 정보를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지역사회기반 참여연구(CBPR, Community-Based Participatory Research)의 평가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Hergenrather, Rhodes, Cowan, Bardhoshi, & Pula, 2009).
포토보이스는 교육 및 의학을 시작으로 청소년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에서 사용되면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였고(Latz, 2018), 사회에서 주변화되어 평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을 학문적으로 반영하고 있다(Wang, 1999). 소외된 집단의 생생한 목소리를 사회에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포토보이스 연구방법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성공적인 연구방법으로 자리매김하였다(Latz, 2018; Stanczak, 2007; Jing & Yun, 2007; Strack, Magill, & McDonagh, 2004; Kuo, 2007). 국내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 지적장애 청소년, 다문화 청소년, 학교폭력 청소년, 자살로 부모를 잃은 청소년 등 힘든 사회적으로 소외된 소수자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되어 왔다(김민아 외, 2017; 서청희, 김경미, 2017; 양혜진, 2016; 이재희, 김기현, 라미영, 2019). 성소수자와 관련한 포토보이스 연구는 해외에는 존재하지만 국내에서는 찾기 어려운 실정이며, 성소수자부모 대상의 포토보이스 연구가 진행은 되었지만 학술적인 결과물이 아직까지는 존재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집단인 청소년 성수자의 관점이나 경험 등을 사진을 통하여 상징적 또는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포토보이스를 적용하여 연구참여자의 개인 역량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되고자 연구를 수행하였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는 2018년 3월부터 4월에 걸쳐서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SNS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공고를 게시하여 연구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스스로 성소수자라고 정체화하고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17세 이상 24세 이하로 모집하였다. 연구 진행 중 2명의 중도 하차로 최종적인 연구참여 인원은 4명이다. 본 연구에 기재된 연구참여자들의 이름은 가명으로 기재 되었으며, 연구 대상자의 개인적인 특성은 <표 1>과 같다. 참여자들의 성정체성은 트랜스젠더 1명과 시스젠더 3명이었고 생물학적 성별은 남성 1명, 여성 3명으로 분류 되었다. 성적지향은 바이섹슈얼 2명, 팬섹슈얼 1명, 레즈비언 1명이다. 연구참여자 모두가 커밍아웃과 아웃팅 경험이 있었다.
3) 자료 수집 및 분석
포토보이스 연구는 2018년 4월 15일부터 2018년 6월 9일까지 총 4회기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매 회기마다 2 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이후 정확한 정보의 획득 및 확인을 위하여 개별 인터뷰 2회를 추가로 진행하였다. 첫 번째 회기에서는 오리엔테이션과 주제 선정을 위한 집단 논의가 이루어졌다. 진행자는 포토보이스 연구의 목적 및 방법, 참여 규칙에 대해 참고자료를 배포하고 상세한 설명을 반복하여 제공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자기소개 및 공유를 하고. 공통적으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회기별 주제를 선정하였다. 연구진행자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고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 경험과 관련한 주제를 선정할 수 있도록 참여자들의 주체적인 역할을 지원하였다. 연구진은 두 번째 회기부터 일주일 정도 간격으로 사진을 찍고 이를 분석하는 과제를 부여하였다. 사진 주제는 참여자들이 청소년 성소수자로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로 정하였으며 주제 또한 참여자들이 선정하였으며, 각 주제는 커밍아웃과 아웃팅이었다. 각 주제별로 사진 촬영을 한 이후 2-3개의 대표적인 사진을 선정, 사진별 제목, 촬영 일시, 사진 선정의 이유를 개별 노트에 작성하도록 안내하였으며, 궁금한 사항에 있어서는 연구자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지속적으로 피드백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회기별 모임 이전에 촬영된 사진과 관련 내용을 전송받았으며, 회기별 모임에서는 각 주제에 대한 개인별 발표와 토론을 실시하였고, 매 회기마다 평가 및 참여소감을 나누었다. 회기별로 모든 대화 내용은 녹음하였고 연구진이 참여자들의 말을 모두 구분하여 전사하였다. 전사한 자료를 가지고 녹음내용을 비교하여 연구자들이 검수하는 과정을 거쳤다.
포토보이스는 참여적 실행연구 방법론 중 하나로써 연구자료는 참여적 데이터 분석(Participatory Data Analysis)을 기반으로 분석되었다. 참여적 데이터 분석은 연구자가 연구의 대주제를 정하여 제시하면, 대주제를 기반으로 연구참여자들이 소주제를 정하여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들은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사진으로 찍어서 표현하고 발표한다. 첫 번째 단계는 연구자와 연구참여자가 참여한 집단 인터뷰로, 연구참여자가 각각 촬영한 사진을 집단에서 공유하며 사진의 의미, 장소에 대한 의미, 촬영의 이유, 촬영상의 어려움 등 촬영 당사자의 생각을 진술하고 집단으로 논의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이다(Nind, 2011). 이와 더불어 본 연구는 필요한 경우 개별 인터뷰를 추가로 진행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녹음된 인터뷰 내용을 녹취록을 작성하는 과정이다. 세 번째 단계는 연구자가 녹취내용을 코딩하는 과정으로, 연구참여자들이 인식하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커밍아웃과 아웃팅의 의미와 경험을 분석하는 과정으로 진행하였다.
자료의 진실성을 위해 연구진은 오래된 관여, 삼각검증, 추적 감사, 그리고 연구자 성찰 과정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였다. 제2저자는 숙련된 질적 연구자로서 지난 10년간 다수의 질적 연구와 포토보이스 방법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한 바 있으며, 교신저자는 청소년 및 소수자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온 연구자이다. 주연구자는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 관련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대학원생으로서 2017년에 포토보이스를 활용한 성소수자 부모에 관한 연구에서 보조 연구자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후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레즈비언 자조 모임, 성소수자 인권포럼, 퀴어 퍼레이드에 참석하여 청소년 성소수자 2명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청소년 성소수자 삶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추가적으로 성소수자가 사회에서 경험하는 차별과 그들이 바라고 있는 개선점에 대해 성인 성소수자 3명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며 연구역량을 수련하였다. 또한, 질적연구학회의 세미나와 대학원 및 연구소의 질적연구방법론 수강, 질적 연구자 연구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삼각검증의 경우 연구진의 다각적인 관점과 자료 출처의 다양성을 통해 이루어졌다. 두 명의 연구진은 매 회기마다 커밍아웃과 아웃팅의 과정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연구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이를 기록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는 연구참여자들이 촬영한 사진, 집단 논의 과정의 녹취록 전사본, 개인별 인터뷰 전사본, 연구진의 연구노트이다. 연구 자료는 사진과 집단 및 개별인터뷰의 내용을 주제화하고 범주화하는 작업이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지속적 비교분석방법을 통하여 분석되었다. 연구진은 매 회기마다 집단 논의 과정 중에서 사진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경험을 사례 내 분석과 사례 간 분석을 반복하여 분석하였으며, 연구참여자의 경험의 서사를 맥락화하는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주제로 도출하였다. 최종적 분석 결과는 연구참여자들과 개인적으로 공유되어 피드백을 받은 후 연구 결과에 반영하였다.
4)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진이 소속된 연구기관의 생명윤리 위원회 심의 승인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였다.1). 연구참여자의 익명성 보장을 위해 지정되고 개인적인 공간에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초상권에 대해서는 연구참여자 뿐 아니라 사진 속 인물에도 초상권은 적용된다는 점 또한 설명하였다. 연구참여 중단에 대한 불이익이 없다는 점, 연구 과정에서 본인 선택의 우선 존중을 강조하여 설명하였다. 연구에 대한 모든 설명을 마친 이후 연구참여당사자에게 서면으로 연구참여에 대한 동의와 연구참여자가 촬영하여 제출한 사진을 연구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본 연구에서 연구참여자가 직접 사진을 선정하고 사진의 의미와 배경을 제공하는 과정은 연구의 진실성 확보에 기여한다. 연구참여자간의 협의와 검토를 통하여 연구참여자의 경험 자체를 보다 정확하고 풍부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하여 참여적 실행연구의 본질에도 충실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연구진은 연구의 해석에 개인적인 편견과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하여 연구 과정에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노출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4. 연구 결과
총 4회기의 포토보이스 세션를 통하여 연구참여자들이 제시한 사진과 경험에 대한 서사와 더불어 개별 인터뷰, 연구 기록 노트 등을 분석한 결과는 <표 2>와 같이 정리 되었다. 본 연구 결과의 대주제는 “숨어서도 상처받는 내 모습”, “커밍아웃: 두렵지만 후회는 없는”, “아웃팅: 가장 피하고 싶은 날카로운 칼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속으로”로 총 4가지로 도출되었다.
1) 숨어서도 상처받는 내 모습
<표 3>의 사진은 결코 적지 않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연구참여자들은 성소수자로서 자신을 숨겨야 하므로 언제나 반쪽짜리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를 ‘낮달’으로 표현했다. 밤에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달은 사실 낮에도 항상 떠 있는 사실을 떠올리며, 숨어서 성소수자인 자신을 드러내고 일상에서는 마치 없는 듯 빛을 숨겨야 하는 낮달은 마치 자신을 숨기려고 노력하는 자신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표 4>에서 연구참여자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편견이나 혐오로 고통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경험을 사진과 진술로 표현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사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접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잘못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혼돈을 안고 제자리에서 휘청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청소년 시기의 성소수자는 친구들로부터 자신의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이 수용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기초하여 쉽게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드러내지 못하고 숨기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청소년기의 성소수자는 비밀을 만들게 되고 결국 일상의 불편함과 깊은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주며 심리적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박임효, 2008).
또한 참여자들은 편견과 혐오로 인한 폭력의 경험을 공유하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폭력, 따돌림을 당해야 했고 일상적인 성희롱에 노출된 경험을 토로하였다.
“여자는 어떻게 해?’이런 말 (성인) 남자들한테 진짜 많이 받아요.” (한별)
“이제 저한테 대시를 하니까 ‘아, 나 근데 동성애자야.’ 하고 딱 잘라냈어요. 그랬더니 ‘아 동성애자야? 근데 나 여자 쓰리썸 해보는 게 소원인데.’ 또 그거 진짜 많이 들어봤어요. ‘나 여자랑 해보고 싶은데 해보면 안 돼?’ 14살 때 성인 남자한테 들었어요.” (미르)
<표 5>는 성소수자임을 드러내기 어려운 한국 사회에서 연구참여자들이 스스로를 부정하는 거짓말들로 자신을 보호해야하는 상황을 표현한 사진이다. 이러한 일상화된 거짓말과 비밀 속에서 행복, 인정, 수용의 결핍은 더해져 가고, 이 거짓말이 발각되면 어떡하지 하면서 일상화된 불안과 가족 및 지인들에게 죄책감 또한 품고 일상을 보내게 된다. <표 6>에서 연구참여자는 사회를 등지고 살아가는 스스로를 표현하였다. 가짜로 살아가며 거짓말이 생활화되며 스스로가 희미해지는 만큼 참여자들은 스스로 사회에게 등을 돌리게 되었다. 참여자들이 돌린 등은 도움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닌 더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었다. 동시에 오히려 사회를 향한 도움이 절실하다는 힘없는 표현이었다.
“커밍아웃은 뜀틀과 같이 넘으면 뿌듯한 것이며 시도했을 때 넘을 수도 있고 걸릴 수도 있잖아요. 커밍아웃도 그런 것 같아요. 넘기면 신나는데 걸리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새라)
“우선은 커밍아웃을 할 때 지금 제일 걱정 되는 건 사회에 나가서 내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짤리는 거 아닐지 아리면 남들과 다른 대우를 받는 건 아닐지 그게 걱정되어서 아무데도 안 나가고 창업을 하려고요.” (미르)
2) 커밍아웃: 두렵지만 후회는 없는
“커밍아웃 순간에 두려움은 있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미르)
커밍아웃 시기와 방법은 모두가 다르지만, 연구참여자들에게는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말 못하면 죽을 것 같은’ 시기가 있다(참여자, 한별). 그동안 너무 갉히고 숨겼어야 했기에 두렵지만, 도저히 참지 못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본 연구참여자들에게는 “준비형”과 “돌발형” 두가지의 커밍아웃 형태가 나타났다. 연구참여자들은 각자가 다른 커밍아웃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준비형” 참여자들은 많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커밍아웃 할 대상과 상황을 고려하기도 하는 반면, “돌발형”의 경우에는 아예 대중에게 ‘질러버리는’ 우발적인 전율을 선택하기로 한 참여자도 있었다. 준비형의 경우는 지지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커밍아웃의 방법이나 주변 반응에 대응하는 방법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경험을 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돌발형의 경우 보다 급격하고 부정적인 결과 및 대응에 대한 대처가 유연한 편이다.
이러한 두 가지 유형은 커밍아웃의 당사자 뿐만 아니라 커밍아웃의 대상이 되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커밍아웃에 대처하는 능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여자들은 본인이 선택한 방식으로 커밍아웃을 하며 가족, 친구, 사회에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알린다. 참여자들은 너무 외로워서 커밍아웃을 하였으며 이전보다는 스스로 성장했다고 이야기 한다.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커밍아웃 자체에서 ‘해방감’, ‘속 시원함’을 느꼈으며, 나아가 커밍아웃을 통하여 성장하고 사회에 당차게 맞설 수 있는 용기 또한 얻게 되었다. 이처럼 커밍아웃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고 애정을 가지기 시작하는 성장의 동력이며,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사회에서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용기와 성취감을 선사하는 순기능을 선사한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연구참여자들은 심리적 해방감·안도감을 동반한 스스로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되며, 다른 성소수자를 만나면서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정체화한다. 일상에서 성소수자인 자신을 거부당하면서 참여자들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통해 성소수자로서 자신을 드러내며,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자신들과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다수의 성소수자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 성소수자 삶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제공과 상담의 기능을 한다(손소연, 이지하, 2016). 이처럼 연구참여자들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로부터의 받아들여지는 ‘수용’을 경험하게 되며, 이러한 경험으로 용기와 자신감을 얻어서 커밍아웃에 도전하게 된다.
커밍아웃 이후 연구참여자들은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고 그것을 표현했을 때 말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느낀다. 하지만 커밍아웃을 하여 나의 성적지향/성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이나 친구와의 하루하루가 편하지만은 않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부모님과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참여자 새라), 가족에게 성소수자인 것을 고치라는 강요를 받기도 하였다(참여자 한별). 한편 친구들로부터 커밍아웃의 수용적이고 지지적인 반응에 위안받고 안심하게 된다. 하지만 친구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어느날 돌변하기도 하는 상반된 경험을 하면서 큰 상처를 받아 실망하기도 하며 아웃팅 위험에 사로잡히기도 한다(참여자 미르). 커밍아웃이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오히려 실망하고 위험에 노출이 되어 혐오의 대상이 되고 가족 및 친구와 갈등 관계에 놓이게 되며 더 큰 상처가 되기도 한다. 연구참여자들에게 커밍아웃은 후회 없는 선택이었지만 커밍아웃을 함으로써 감내해야 할 어려움들은 아직도 아픔으로 남아있다.
“오빠는 솔직히 좀 별로였어요. 반응이. (중략) 저보고 ‘고치라’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농담으로 어떻게 고치냐고 넌 그럼 여자 만나는 거 고칠 수 있냐고 했다가 엄청 싸우고.” (한별)
“아 퇴학이 아니고 자살까지 생각했거든요 그때 너무 힘들어서 자살 생각까지 했었는데 아무 일 없으니까. 또 친구들한테 커밍아웃을 했거든요. 그 다음날인가 근데 친구들이 아무 반응이 없는 거예요. 아 그래서 어? 뭐지? 그런데 그때 침묵 하다가 며칠 뒤에 갑자기 저한테 와서 ‘성기 떼버린다.’ 하고 뭐 그런 혐오 발언을 날렸죠.” (새라)
3) 아웃팅: 가장 피하고 싶은 날카로운 칼날
연구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피하고 싶었던 것은 아웃팅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성적지향을 모르는 누군가가 ‘야 너 게이지?’라고 물어오는 말에 충격과 소름으로 머리가 쭈뼛 선다(참여자 새라). 아웃팅은 연구참여자들에게 날카로운 칼날과 같이 다가왔고, 그 아웃팅은 참여자들을 도마 위로 내몰았다. 연구참여자들은 아웃팅의 경험을 독을 가진 복어가 잡혀서 도마에 올려지는 상황으로 설명하였다. <표 10>의 사진은 연구참여자가 요리 수업에서 복어를 조리하기 위해서 독을 제거해야 하는 사실을 배우면서,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며 사진으로 표현하였다.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스스로의 처지가 사회적으로 독(毒)과 같이 취급되는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아등바등 살아가다가 결국 잡혀서 무기력하게 도마 위에 놓여진채 꼼짝없이 모두 드러나게 되는 이러한 아웃팅 상황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깊게 공감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이 이야기하는 아웃팅의 경험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성소수자 혐오 표현으로 아웃팅을 당한 경험도 있으며, ‘나한테 성소수자 친구가 있다’는 말로 아웃팅을 시키기도 하였다. 이 경우 성소수자 혐오 표현과는 다른 유형의 아웃팅으로 성소수자를 친구로서 생각해 이야기하는 경우였다.
“제가 아웃팅을 당했는데 그게 어떻게 하다 됐냐면 인스타로 친하게 지내던 이쪽 지인이 있어요. (중략) ‘한별이 레즈’ 그렇게 되어버린 셈이에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아니? 난 아웃팅 시킨 적 없고 그냥 레즈비언 얘기하다가 네가 내 친구라고 했는데’ 이러는 거예요. 걔는 아웃팅 개념을 모르는 건지.” (한별)
아웃팅은 가족 구성원 내에서도 발생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 성소수자들에게 가족은 커밍아웃을 하기에 가장 어려운 대상 중 하나로, 많은 성소수자들이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하기 위해 기나긴 시간과 노력으로 커밍아웃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참여자 미르의 경우처럼 엄마에게 커밍아웃을 생각하다가 갑자기 아웃팅을 당한 경우 더 큰 좌절을 경험하고 어긋난 관계의 회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와 같이 아웃팅의 단면은 매우 복합적으로 비자발적인 드러냄을 시작으로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좌절과 고통의 상처를 남기고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러니까 제가 올해 초에 가출을 했었어요. 그래서 가출을 했다가 독립이 되었던 건데 가출을 했을 때 아버지가 화가 많이 나셔서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네 딸년 지금 동성 연애하고 돌아다니면서 집을 나갔다. 네가 데리고 살아라.’라고 말을 하셨던 거 같아요. 그런데 엄마가 저를 보러 부산에서 서울에서 올라오신 거예요. ‘만나서 하시는 말씀이 너 무슨 동성연애 같은 거 한다며?’ 이러는 거예요. 근데 이제 저 그걸 이제 아버지가 제 동의 없이 말했다는 게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그거 때문에 패닉이 온 거예요. 왜냐하면 어머니한테 커밍아웃 할 생각이었고 그걸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일이 갑자기 막⋯.” (미르)
아웃팅은 공포와 충격 그 자체이며 청소년 성소수자를 무기력과 눈물의 동굴로 몰아 넣었다(참여자 윤슬). 연구참여자들은 아웃팅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쳐야만 했으며, 아웃팅을 당한 연구참여자들은 사회가 자신들을 공격한다고 느끼며 죄책감, 고립감, 수치심 등을 겪었다. 결국 아웃팅으로 인해 연구참여자들은 스스로의 존재감을 상실하게되어 무기력의 상태로 남기도 한다. 여전히 침묵해야만 하는 답답하고 무기력한 상황에서 연구참여자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무게와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무게 모두 의미 없이 사라져버릴 깃털과도 같다고 생각하였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속으로
연구참여자들 모두 다양한 방법으로 지지를 받은 경험을 공유하였다. 참여자 윤슬, 한별, 미르는 친구들의 지지를 꾸준히 받고 있었고, 반면 새라의 경우는 담임선생님이 울타리가 되어주어 친구들의 지지를 유도하기도 하였다. 특히 연구참여자 윤슬은 어벤져스와 같은 친구들을 소개하는 사진을 공유하며 친구의 지지를 강조하였다. 친구들이 없었다면 어떤 형태로든 무너질 수 있었을 것 같던 때, 친구들의 지지를 받음으로써 자신감이 생기고 스스로를 당당하게 여기며 지낼 수 있었으며 친구들의 지지와 긍정적인 반응에 고마움을 표현하였다. 이처럼 청소년 성소수자 경우 친구로부터 지지와 긍정적인 반응은 건강하고 확고한 자아존중감과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또한, 커밍아웃에 대한 부모님 혹은 친구,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수용적 태도로 참여자들은 안정감을 경험하였다. 커밍아웃했을 때 ‘그래도 내 딸인 건 안 변하고’, ‘걱정하지 말라’는 주변 어른들의 말은 참여자들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주었다. 참여자들은 사회적 수용과 지지는 가기 힘든 곳이더라도 가족과 함께라면 안전하다고 느낄 정도로 참여자들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특히 가족은 성소수자인 자신을 지지하는 것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주었고 사회에서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들어도 나를 알고 믿어주는 든든한 존재라고 표현하였다.
“제가 어디서 욕을 먹고 와도 집에 있는 사람들이 다 알고 믿어주니까 편한 것 같아요. 엄마한테 제가 커밍아웃했을 때 ‘그래도 내 딸인 건 안 변하고’ (중략) ‘걱정하지 말라고 누가 뭐라 하면’ 엄마한테 말하라고.” (한별)
“제 친구가 제가 커밍아웃할 때 도와줬거든요. 제가 전화로 커밍아웃하는데 옆에서 손잡아주고 있고 제가 너무 긴장해가지고 어쨌든 오만가지 감정이 다 들어서 말을 못하고 운거예요. 나중엔 아버지도 저한테 ‘걔가 얘기를 되게 좋게 하더라. 무조건 네 입장에서 보는 게 아니라 내 입장도 생각해주면서 말해주더라 고마웠다 잘 지내봐라.’ 하셨죠. 이게 되게 큰 도움이 됐었고 용기도 많이 됐었어요.” (미르)
“같은 성소수자 분들도 저를 지지했고 성소수자 아닌 분들도 저를 지지해 줬어요. (중략). 제가 좋아하는 그 친구도 저를 많이 도와주고 지지해주고 그리고 또 같은 퀴어들 끼리 톡방이 있어요. 거기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새라)
연구참여자들은 학교라는 사회에서 성소수자로서의 정체화 과정을 치열하게 겪었고 커밍아웃와 아웃팅도 경험하였다. 동시에 수용과 지지, 혐오와 차별도 경험하였다. 분명한 것은 성소수자라서 그저 자유롭지는 못하였다는 사실이다. 참여자들이 겪은 사회는 성소수자라서, 청소년이라서 혹은 청소년 성소수자라서 겪게 되는 몇몇 성인들의 성희롱적인 발언들을 수차례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경험했던 사회가 녹록치 않았기에 나아가야할 더 큰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은 아직은 청소년인 이들에게는 버거운 일이었다. 연구참여자 새라는 청소년으로 올라야하는 산에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이 눈으로 덮여 얼어있는 산까지 더하여 스스로의 처지를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놓여진 미래를 눈으로 덮여 얼어붙은 산으로 표현하였다. 청소년으로 가져야하는 정체성의 혼란과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 또한 고민하는 다중적인 위치를 잘 드러낸 표현이다. 궁극적으로, 연구참여자들은 앞으로 만날 사회에서는 성소수자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세상에서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기를 희망했다. 지금은 눈 덮인 길에 햇볕이 들어 위험한 얼음이 녹아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뛰어다닐 수 있기를 소망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참여자들은 어우러짐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연구참여자 새라는 달라 보이는 성소수자는 다른 누구와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하며, 공공자전거 따릉이2)의 사진을 공유하였다. 따릉이가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설치 및 이용에 반대도 하고 이용률도 저조한 시기를 거쳤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중요한 교통수단임을 사례로 들며, 따릉이도 버스, 오토바이, 트럭, 택시와 모두 함께 달린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성소수자들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같이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각자의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5.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포토보이스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청소년 성소수자의 커밍아웃과 아웃팅의 경험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커밍아웃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들은 가족, 친구, 학교, 사회에서 수용이나 갈등을 경험하였고 아웃팅으로 인해 가족 간 갈등, 가출, 학교 내 따돌림, 폭력 또한 경험하였다. 연구 결과는 “숨어서도 상처받는 내 모습”, “커밍아웃: 두렵지만 후회없는”, “아웃팅: 가장 피하고 싶은 날카로운 칼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속으로” 4개의 대주제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논의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참여자들은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 혐오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가를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참여자들은 커밍아웃 이전부터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로 혼자 상처 받는다. 청소년 성소수자는 이성애 중심의 사회에서 성소수자를 향한 적대적인 인식에 직간접적으로 항상 노출 되어있다(이호림, 2015). 그러므로, 쏟아지는 혐오와 차별 속에서 버티며 거짓말을 하는 일상에 지쳐가고 ‘나’라는 존재가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숨어서 불안한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경험을 한다.
둘째, 스스로를 숨기는 일상에서 청소년 성소수자는 ‘말 못하면 죽을 것 같은 그 순간’에 자신의 성적지향이나 성정체성을 드러내는 커밍아웃을 감행한다. 커밍아웃은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행복, 해방 그리고 성취의 기쁨을 선사한다(Meyer, 2003). 이러한 커밍아웃의 과정에는 청소년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교류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며 커밍아웃의 과정을 함께하기도 하며 주변의 지지로 인하여 또 다른 커밍아웃에 도전하기도 한다. 또한, 참여자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인정해주는 친구와 가족이 있다는 것에 상당한 안정감을 경험하였다. 이처럼 커밍아웃에 대한 지지와 수용은 성소수자가 행복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기여하며, 사회적 관계를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한연경, 2014; 박의주, 2011; Heatherington et al., 2008). 반면 커밍아웃 이후 가족과 친구들의 거부를 경험한 참여자들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였으며 자퇴 및 자살 시도를 감행하였다. 이처럼 커밍아웃이 무시 또는 거부당하는 경우, 갈등, 고립 심지어는 폭력에도 노출되며 심지어 자살을 초래하는 요인이 된다(Frost, Lehart, & Meyer, 2015; Guzzo et al., 2014, Sterzing, Auslander, & Goldbach, 2014). 또한, 연구진이 주목한 부분은 청소년 참여자들에게 커밍아웃의 두가지 유형 즉, “준비형”과 “돌발형”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모든 성소수자가 각각 다른 커밍아웃 이야기와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두 가지 유형은 커밍아웃의 당사자 뿐만 아니라 커밍아웃의 대상이 되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커밍아웃에 대처하는 능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아웃팅은 모든 성소수자에게 가장 원하지 않는 피하고만 싶은 칼날이다. 본 연구에서 아웃팅의 경험은 ‘독이 있는 복어’로 구현되어,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나의 성소수자 정체성을 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단면을 신랄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아웃팅의 순간은 잡히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지만 결국에는 잡혀서 도마 위에 올라가서 칼질을 당하는 것과 같은 상처와 고통으로 기억되고 있다. 나아가 아웃팅의 결과, 연구에 참여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아웃팅으로 인하여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생각이 들수록 무기력해가고 자신감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존재가 정말 스스로에게는 힘겹지만 타인에게는 깃털처럼 가벼운 의미없는 존재로 여겨지는 경험을 하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아웃팅의 상처를 등한시하고 아웃팅 자체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는 태도에 연구참여자들은 또다시 좌절하게 된다. 기존의 연구에서도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아웃팅은 ‘폭력’, ‘두려움’, ‘사회적 살인’으로 각인 된다고 설명한다(O'Malley et al., 2014). 이처럼 아웃팅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며, 이들은 주어진 힘겨운 상황속에서 한없이 가볍기만 한 자신의 존재를 부여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넷째, 커밍아웃은 참여자들에게 ‘해방감’, ‘속 시원함’을 선사하였고 아웃팅은 이들에게 공포와 절망을 주었지만, 수용적인 친구와 가족, 그리고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성숙한 태도가 함께 있어서 많은 것들을 버티어 낼 수 있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앞날에는 눈이 와서 얼음이 얼어있는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다. 청소년으로서의 성장의 과업으로의 산과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이 눈으로 내려 얼어붙은 빙판은 청소년 성소수자가 넘어야 할 산이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세상 속에 어우러지며 이 얼어붙은 산을 넘어가기를 소망한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이러한 소망도 이 사회에서 편견과 차별에 겹겹이 놓여있는 여타의 사회적 소수자의 바람과 다르지 않다. 결국에는 청소년 성소수자들도 차별없는 수용적인 사회에서 제 몫을 감당하여 살아가기를 꿈꾸고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성소수자에 대한 근거 없는 차별과 혐오에 대해서는 학교 내에서 교사와 또래의 태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는 교육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었듯이, 커밍아웃과 아웃팅으로 인한 많은 상처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없는 데에서 기인하고 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 추측을 자제하고 질문과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창구의 마련이 필요하며, 이러한 학교 내 교육이 정착된다면 이는 교사 및 또래 뿐 만 아니라 부모, 사회 전반으로 확장되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현재 성소수자 인권단체는 청소년 성소수자가 커밍아웃과 아웃팅으로 고민하거나 고통받는 경우,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하여 성소수자들이 일차적으로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문지기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기능을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특성화된 방향으로 활성화하여 안전한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성소수자 인권단체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교육계나 복지계 등의 적극적인 지원과 공조 또한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다양한 대안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청소년 성소수자가 커밍아웃과 아웃팅으로 차별을 받는 경우에 대한 제도적인 접근이다. 본 연구의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본인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으며, 상처받고 다시 일어서는 이러한 성장의 과정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인생을 설계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원동력에 주목하여 청소년 성소수자를 일탈이나 문제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가능성의 존재로 인식하는 사회적 시선의 변화와 법적·제도적 안전망이 또한 필요하다.
본 연구에 참여한 성소수자는 트렌스젠더,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팬섹슈얼 등 다양한 유형의 성소수자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차별성을 본 연구에서 섬세하게 드러내지 못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후속 연구에서는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팬섹슈얼 등 성소수자 집단 내에도 존재하는 각각의 유형별 고유한 성향과 욕구를 반영하여 각각 경험하는 커밍아웃과 아웃팅 대한 이야기를 구분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소수의 청소년 성소수자의 경험을 사진 중심으로 기록하였기 때문에, 연구 결과가 대다수의 청소년 성소수자의 경험으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미처 발견하지 못한 청소년 성소수자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담아내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론으로의 학문적 접근 또한 필요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본 연구의 결과물은 아직 매체나 전시 등을 통하여 사회적으로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사회적인 변화와 옹호 활동에의 기여는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청소년 성소수자의 가족, 학교 및 사회에서의 커밍아웃과 아웃팅에 대한 내용을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 지역사회 지지체계와 성소수자 및 청소년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확대되길 기대한다. 후속 연구에서는 가출, 자살, 학교 폭력과 같은 본 연구에서도 간략하게 언급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직면한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논의가 풍부해져서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실천적·정책적 논의가 건설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 본 연구는 주저자의 2019년도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축약 및 수정한 것이며, 이 연구는 2016년도 숭실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융합연구)에 의한 연구임.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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