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마이닝 의사결정나무 분석을 활용한 미혼남녀의 동거의도 예측모형 탐색
초록
본 연구는 미혼남녀의 동거의도를 살펴보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동거의 대안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가족구조와 우리 사회 혼인제도와 문화, 동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녀 출산에 대한 가치관 등을 중심으로 미혼남녀의 동거의도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데이터마이닝 의사결정나무 분석을 활용하였다. 그 결과 출산에 대한 태도는 동거의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별에 따라 동거의도의 차이가 있었고 남성이 여성보다 동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남성과 여성의 동거의도에 여러 가지 영향 요인이 있음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성의 경우, 동거에 대한 사회적 태도, 가족 구조 및 교육 등이 동거의도를 예측하는 중요 요인으로 밝혀졌다. 여성은 자녀 출산에 대한 태도, 결혼 제도에 대한 견해 및 고용 상태가 여성의 동거의도를 예측하는 중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미혼남녀의 동거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해야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relations between opinions about marriage system, family system, and public attitude on cohabitation in Korean society, attitudes to childbirth in cohabitation and intention of cohabitation among the single population. The study found that sex, opinion about public attitude of cohabitation in society, opinion about the marriage system, and family structure are influential to single people's intention of cohabitation. Especially, attitudes of childbirth in cohabitation are strongly related to intention of cohabitation, and single males show a larger intention of cohabitation than single females. The study also found that there are different influential factors in intentions of cohabitation between the male and female single population. For males, opinions about public attitude of cohabitation in society, family structure and educational attainment are influential to intention of cohabitation. On the other hand, attitudes toward childbirth in cohabitation, opinions about the marriage system and employment status affect intentions of cohabitation for females. As it is expected that people who chose cohabitation over marriage will increase, we should proactively discuss about various social issues related to cohabitation.
Keywords:
Decision Tree Analysis, Cohabitation, Marriage System and Culture키워드:
의사결정나무 분석, 동거의도, 혼인제도와 문화1. 서 론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결혼의 당위성이나 결혼을 하는 시기, 그리고 가족의 모습과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2015, 2016, 2017) 조사에서도 결혼을 당연한 생애 과업으로 여겼던 과거와 달리, 개인의 사회적 상황이나 가치관에 따라 결혼을 포기하기도 하고 제도에 얽메이지 않으려는 인식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경제·사회적으로 개인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결혼을 선택하는 것은 미래의 경제적 위험을 떠안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이연주, 2008a; Becker, 1973).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은 결혼을 하나의 시장으로 간주하여 그로 인한 혜택과 비용을 계산하게 되고 그 손익에 따라 결혼을 선택하기 때문에 필요충분조건에 맞지 않을 경우 결혼이 다닌 다른 대안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문선희, 2012).
하지만,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단순히 경제적 상황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들은 문화와 경제 그리고 인구이동의 세계화로 서구의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유입되면서 결혼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이 약화된 결과 결혼과 가족 또는 출산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나타났다고 본다(신승배, 이정환, 2015). 이는 1980년대 서구유럽이 진보와 개인주의 규범으로 급격하게 시대가 변화하면서 결혼과 부모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Van de Kaa, 1987), 1986년 Lesthaeghe와 Van de Kaa가 공동으로 두 번째 인구변동(SDT)을 제정하면서 1970 년대 이후 경제성장과 산업의 발전 및 사회구조적 변화가 결혼 이외의 다양한 생활 준비 및 결혼과 출산의 연결고리 단절을 예견한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Lesthaeghe, 2014). 이렇듯 결혼과 전통적 가족주의에 대한 가치관 변화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출현을 이미 예견하였고, 그 중 동거가족은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보았다(이연주, 2008a).
동거는 법적으로 부부가 아닌 남녀가 한 집에서 결혼한 부부와 같은 관계를 가지면서 생활하는 것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내연의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김양희 외, 2011), 혈연관계나 친족관계가 아닌 성인 남녀가 혼인신고 혹은 혼인 의사와 상관없이 공동생활을 하는 것을 말한다(강승묵, 2015). 과거 동거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행해졌거나 일부 진보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만의 특별한 행위로 인식되었다. 때문에 결혼을 통한 제도적 가족형태를 정상적인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에서 동거는 매우 불안정한 가족으로 여겨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 편견이 강했다.
가족 관련 정책이나 제도가 전통적인 가족 유형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우리 사회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아우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동거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현실에도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점진적으로 증가하였고(통계청, 2008), 결혼할 생각이 있다면 함께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변수정 외, 2016)는 견해는 동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인식변화는 우리 사회 가족형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 사회에서 동거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동거가족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그 사회는 이전의 사회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동거가족의 증가는 시간의 문제일 뿐 지속적으로 전진하게 된다(Kiernan, 2001). 이에 Kiernan(2001)은 한 사회에서 동거가 확대되는 과정에는 일정한 단계가 있다고 보았다. 동거가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일탈적인 현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첫 번째 단계이고, 이 시기를 지나 두 번째 단계에 이르면 동거가 결혼 전에 서막이 되거나 둘의 관계를 테스트하는 시험적인 기간이 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사회가 동거를 점진적으로 받아들이고 결혼의 대안으로 인식하는 단계를 지나면 마지막 네 번째, 사회에서 동거와 결혼의 구분이 불분명한 단계에 이르게 되고 동거 관계에서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이 여타 결혼한 부부와 다를 것이 없어 결국 동거가 결혼의 대안으로 작용하거나 최소한 결혼의 한 형태가 된다고 보았다(Kiernan, 2001; 변수정 외, 2016 재인용). Kiernan(2001)의 주장을 근거로 볼 때 우리 사회는 이미 결혼의 서막으로 동거를 선택하는 두 번째 단계 어딘가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동거는 점진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깊이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동거와 동거가족에 대해 부정적 편견만 갖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이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학계에서도 이러한 시류에 주목하였고 동거가족 형성배경과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기존 연구를 종합하면 우리 사회 동거가족 출현은 크게 세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결혼을 전제로 한 동거, 두 번째는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동거, 마지막으로 연애과정의 일부로 행해지는 동거이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결혼을 전제로 하는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이를 통해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유화정, 2015; 권미경, 지영숙, 2005). 즉,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선택하는 경우, 결혼생활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문제를 비롯하여 성역할 변화에 대해 보다 수용적인 태도를 숙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혼의 제도권에서 행하는 모든 활동을 함께 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부부로 인정받고 더 나아가 서로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결혼 후 이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유화정, 2015). 그러나 결혼을 전제로 한 동거를 해도 결혼 후 2년 미만의 이혼율이 높다는 통계청(2015) 조사는 동거와 이혼율 간 관계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한편, 결혼을 전제하지 않는 동거를 하는 경우는 결혼제도에 대해 거부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미혼이나 이혼한 경우가 이에 속한다(함인희, 2002; 이연주, 2008a). 특히 이혼한 경우 결혼의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초혼보다 더 높아지면서 동거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는 이혼의 과정동안 힘들었던 결혼생활에 대한 두려움, 즉, 역기능적 가족기능과 결혼이라는 제도가 가져오는 구속감 등이 결혼에 대해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권미경, 지영숙, 2005; 이연주, 2008a; 김해란, 김계하, 2010; 양수진, 임춘희, 2012). 더욱이 이혼의 경험이 있는 경우 기존 가족들과 관계, 자녀문제 그리고 재산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들로 인해 결혼보다 동거를 선택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연애의 과정으로 동거를 선택한다고 주장한 연구들은 이러한 유형은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연령이 낮을수록 결혼에 대한 부담감과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 낮으며 결혼을 생각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동거와 결혼을 결부시키지 않고 연애의 수단으로 동거를 선택한다는 것이다(허은주, 2004; 우남식, 2005; 양수진, 임춘희, 2012; 유화정, 2015). 이러한 동거는 다시 개인의 심리적 불안감이나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한 동거와 편의동거로 구분되는데, 개인의 심리적 불안감이나 외로움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거를 선택하는 유형의 경우 상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혹은 ‘외로워서’ 동거를 한다(권미정, 지영숙, 2005; 김해란, 김계하, 2010; 양수진, 임춘희, 2012). 이들의 동거는 개인의 정서적 안정감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동거는 연애의 지속일 뿐 결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김해란, 김계하, 2005; 권미정, 지영숙, 2005). 또한 이 유형은 주변에 동거하는 친구들과 접촉빈도가 높고 성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거나 연애기간이 길 때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양수진, 임춘희, 2012). 반면, 편의동거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하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경제적 독립을 준비하는 서구사회 젊은이들에 반해, 우리 사회 젊은이들은 대학 진학 이후 처음 부모와 떨어져 생활 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고,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나 개인의 경제적 자립이 낮을수록 동거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권미경, 지영숙, 2005; 우남식, 2005; 허은주, 2004; Perry-Jenkins et al., 2001). 이 경우는 우리 사회 고용불안정성과 청년실업의 증가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등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김해란, 김계하, 2010; 함인희, 2002).
이 외에도 여성이 남성보다 동거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양수진, 임춘희, 2012; 이연주, 2008a), 교육수준이 낮고 고용불안정성이 높을수록 동거를 선택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이연주, 2008a). 또한 여성의 학력이 높고 전통적 가족주의 가치관이 약할수록(안호용, 김홍주, 2000; 유계숙, 2005; 김정석, 2006; 이연주, 2008a; 주영희, 정은숙, 심문숙, 2013) 동거는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동거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낙인이 있는 만큼 여전히 동거에 대한 두려움은 여성이 더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김지영, 2005), 이는 우리 사회가 동거에 있어 여성과 남성에게 각기 다른 이중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동거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한 사회에 동거가 유입되고 확산되면 다시는 이 전 단계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변수정 외, 2016). 특히 결혼식은 하였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거나 법적인 제도권에 속하지 않는 동거가족의 증가(권미경, 지영숙, 2005; 이연주, 2008a)는 우리 사회 결혼과 가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대변할 뿐만 아니라 동거가족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기존 학자들의 견해를 입증한다.
우리 사회에서 동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아 이를 깊이 있게 논의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적어도 동거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동거가 결혼의 잔여(residue)적 지위에서 결혼의 대체 혹은 대안적 가족 구성의 선택지로 변화하는 추세지만(김원정, 김순남, 2018) 지금까지 연구는 이러한 시각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즉, 기존 연구들은 우리 사회가 동거에 대해 주목하는데 기여를 했지만 앞에서 논한 것과 같이 대부분 연구들이 동거를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하거나, 동거에서 결혼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여 최근의 동거변화의 흐름을 밝히는데 제약이 있다. 뿐만 아니라 동거와 관련된 상당수 연구들이 20·30대 젊은 층을 대상(박정윤, 장영은, 이희윤, 2016)으로 단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 사회 전반적인 동거현상을 대변하는데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대부분 연구들이 제한된 변인으로 인과관계를 밝히는데 머무르고 있고 통일된 결과를 제시하지 못해 미혼남녀의 동거의도와 관련된 주요 변인을 도출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동거가족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제도적 접근을 위한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 못한 점이 있다.
세계적인 추세나 우리 사회의 변화를 보더라도 동거 인구는 꾸준히 존재할 것이고, 국민들의 동거에 대한 태도 역시 변할 것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동거를 대안적 가족 구성의 한 형태로 보고 이들에 대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의 사례는 동거를 단순히 경제 혹은 문화적 차원이 아닌 새로운 가족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따라서 동거를 단순히 결혼의 선택적 영역에서 한정적으로 고찰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과 출산의도 까지 포함하여 새로운 가족의 형태로 동거의도를 예측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미혼남녀의 동거의도 예측요인을 살펴보아 동거가족을 위한 제도적 실천적 대안을 위한 근거기반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마이닝 의사결정나무 분석을 활용하고자 한다.
의사결정나무 분석은 회귀분석이나 판별분석이 이루어지기 전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변인을 도출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분석방법으로 동거관련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우리 사회에서 동거의도와 관련된 주요 변인을 도출할 수 있어 후속연구 및 정책 대안의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를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 ㆍ연구문제 1. 미혼남녀의 동거에 대한 태도를 예측하는 요인은 어떠한가?
- ㆍ연구문제 2. 성별에 따라 미혼남녀의 동거의도를 예측하는 요인은 어떠한가?
2.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변수정 외(2016)에서 실시한 「비혼 동거에 관한 인식조사」의 원자료를 활용하여 동거의도를 분석하였다. 「비혼 동거에 관한 인식조사」의 대상은 총 1,013명으로 2016년 7월 주민등록인구통계 상 17개 시·도별 20명을 우선 할당 후, 시·도별, 성별, 연령별로 비례배분법을 적용하여 추출하였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전문조사원이 전화조사를 실시하였고, 조사기간은 2016년 8월 19일부터 8월 22일까지이다(변수정 외, 2016, 재인용). 이 중 미혼남녀의 동거에 대한 태도를 알아보기 위해 배우자가 있는 경우, 사별, 이혼 등의 결혼 경력이 있는 응답자를 제외하고 한 번도 결혼을 하지 않은 18~44세 사이 미혼의 데이터만 추출하여 최종 280명의 응답이 분석에 사용되었다.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2) 연구도구
종속변수는 동거 가능성에 대한 태도이다. 동거에 대한 의도를 알아보는 질문으로 일반적으로 동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보다는 본인이 어떠한 상황에 의해 동거를 해야 한다면 선택할 것인지를 물어보아 본인이 마주한 상황서의 결정을 묻는 동거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알아보았다. 이렇게 개발된 문항은 크게 동거의도, 결혼에 대한 생각, 인구학적 요인과 경제적 요인으로 구분된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표 1>에 제시하였다.
동거의도를 위해 “귀하는 결혼 상대자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할 의향이 있습니까?” 단일문항으로 질문하였고, ‘있다’와 ‘없다’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이를 의사결정나무 분석에 적용하기 위해 있다0 없다 1로 더미처리하여 분석하였다.
동거의도에 대한 예측변수는 ‘혼인제도와 문화’, ‘동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녀 출산에 대한 가치관’, ‘인구학적 변인’을 예측변수로 투입하였다.
혼인제도와 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우리나라는 법적 혼인신고를 해야 부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귀하는 우리나라의 이러한 혼인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질문하였고 ① 합리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 - ③ 불편하기 때문에 바뀌어야 한다 3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부부가 되는 시점”의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남녀가 부부가 되는 시점은 언제라고 생각는가?’를 질문하였고, ① 결혼식과 혼인신고를 모두 마쳐야 부부다 - ⑤ 결혼의도가 없어도 함께 살기 시작하면 부부다 5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동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는 동거가족에 대해 호의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 전혀 호의적이지 않다 - ④ 매우 호의적이다 4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동거가족에 대한 사회적 수용방향을 살펴보기 위해 “귀하는 향후 우리 사회가 동거가족을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 현재 너무 많이 수용하고 있어 덜 수용하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 ③ 현재보다 더 수용하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3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자녀 출산에 대한 가치관을 살펴보기 위해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항으로 질문하였고 ① 매우 반대 - ④ 매우찬성의 4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인구학적 변인”은 성별, 연령, 학력, 가족구조를 살펴보았다.
인구학적 변인은 성별, 연령, 학력, 가족구조로 구분하여 살펴보았고, 더미변수로 생성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표 2>에 제시하였다.
3) 자료분석
이 연구는 데이터 내에 존재하는 관계와 패턴, 규칙 등을 탐색하고 추출하여 모형화하는 의사결정나무분석을 사용하여 미혼남녀의 동거태도를 예측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SPSS 23.0 program을 활용하여 의사결정나무 분석(Decision Tree Analysis)을 수행하였다.
의사결정나무 분석은 의사결정규칙을 나무 구조로 도표화 하여 분류와 예측을 수행하는 것으로(강현철 외, 2006), 그 결과가 나무구조에 의한 추론규칙(induction rule)에 의해 표현되기 때문에 연구자가 그 과정을 쉽게 이해하여 설명할 수 있고 종속변수를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변인 간 상호작용들을 모두 고려한다는 장점이 있다(강현철 외, 2010; 이경은, 이주리, 2010). 따라서 아직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미혼남녀의 동거태도를 예측하는 변인을 도출하는데 이 분석방법이 매우 유용하다고 본다.
이 연구의 종속변수는 더미 처리하여 생성된 이산형 변수이므로 의사결정나무 분석은 x2 적합성 검정에 근거한 CHAID(Chi-Sqared Automatic Interaction Detection) 방법을 적용하였다(Kass, 1980). 독립변인들의 분리(splitting)와 병합(merging)의 기준은 0.05(level of significance alpha= 0.05)수준으로 설정하였고, Type Ⅰ error(alpha)를 조절하기 위해 Bonferroni correction 기법을 활용하였으며 상위노드와 하위노드를 생성하기 위한 조건으로 상위노드 10과 하위노드 3을 각각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의사결정모형의 적합성을 판별하기 위해 위험도표와 교차분석을 수행하였다. 의사결정모형의 적합성은 위험도표 추정치와 교차타당성이 낮을수록 모형의 타당성을 확보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전체 미혼남녀의 위험도표 추정치는 .321, 표준오차 .028, 교차타당성 추정치는 .393, 표준오차 .029로 나타났다. 성별을 구분하여 살펴보았을 때 남성의 위험도표 추정치는 .296, 표준오차 .027이고 교차타당성 추정치는 .368, 표준오차 .029로 나타났고, 여성의 위험도표 추정치는 .280, 표준오차 .041, 교차타당성 추정치는 .322 표준오차 .043으로 나타났다. 전체 미혼남녀를 비롯하여 남성과 여성 모두 위험도표 추정치와 표준오차 그리고 교차타당성의 값이 낮아 모형의 적합성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3. 결 과
1) 미혼남녀의 동거의도 예측요인
전체 미혼남녀의 동거의도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 <그림 1>과 같다. 아무런 예측변인이 투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체 미혼남녀의 56.8%가 동거의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혼인제도’, ‘가족문화’, ‘동거에 대한 우리 사회 분위기’,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 ‘자녀 출산에 대한 태도’, ‘가족구조’, ‘연령’, ‘학력’ 등 예측변인이 투입되었을 때 전체 미혼남녀의 동거태도를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변인은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 ‘성별’,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한 생각’ 순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높을수록 동거의도는 71.3%로 증가하였고,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높고, ‘남성’인 경우 동거의도는 80%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높으면서 ‘여성’인 경우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한 생각’이 불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동거의도는 70.7%로 나타났다.
반면,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낮지만, ‘남녀가 부부가 되는 시점’에 대해 결혼의도가 없어도 함께 살기 시작하면 부부라고 생각에 가까울수록 동거의도는 50.5%로 증가하였고, ‘남녀가 부부가 되는 시점’에 대해 전통적 견해를 고수하고 있더라도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생각할수록 동거의도는 75.0%로 증가하였다.
전체 미혼남녀의 동거의도에 대한 최종 결과는 <표 3>의 이익도표로 확인한다. 가장 상단의 5번 마디는 가장 높은 기대빈도(95명 33.9%)를 의미하며 동거의도가 가장 높은 집단을 의미한다. 즉, 전체 미혼남녀의 동거의도가 가장 높은 경우는 5번 마디로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높고 남성인 조합의 동거의도가 예측변인이 투입되지 않은 상태의 전체 동거의도와 비교했을 때 1.40(140.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번 마디는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에 대한 생각이 낮고, ‘남녀가 부부가 되는 시점’에 대해 전통적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동거의도가 1.32(132.1%)배 증가하였다. 10번 마디는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에 대한 생각이 높으면서 여성인 경우 ‘우리나라 혼인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의식이 높은 조합인 경우 동거의도가 전체 동거의도 보다 1.24(124,6%)배 증가하였다. 4번 마디는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에 대한 생각이 낮고 ‘남녀가 부부가 되는 시점’에 있어서 함께 살면 부부가 된다는 견해를 가진 경우 전체 동거의도 58.8%에서 50.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번 마디는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높고 ‘여성’이면서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해 전통적 가치관을 고수하는 경우 동거의도가 33.3%로 전체 동거의도 보다 낮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7번 마디는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낮고 ‘남녀가 부부가 되는 시점’과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해 전통적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경우 동거의도가 10.3%로 전체 동거의도 58.8%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 미혼남성의 동거의도 예측요인
미혼남성의 동거의도 예측요인을 분석한 결과는 <그림 2>와 같다. 아무런 예측변인이 투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혼남성의 동거의도는 67.3%로 높게 나타났다. ‘성별’, ‘혼인제도’, ‘가족문화’, ‘동거에 대한 우리 사회 분위기’,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 ‘자녀 출산에 대한 태도’, ‘가족구조’, ‘연령’, ‘학력’ 등 예측변인이 투입되었을 때 미혼남성의 동거의도를 가장 높게 예측하는 변인은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 ‘가족구조’, ‘동거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 분위기’, ‘학력’ 순으로 나타났다.
즉,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에 대한 생각이 평균보다 높은 경우 동거의도는 81.6%로 증가하였고, 보통수준인 경우 동거의도는 62%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에 대한 생각이 보통수준이라고 해도 ‘가족구조’가 독신가구인 경우 동거의도는 83.3%로 증가하였다.‘동거에 대한 수용방향에 대한 생각’이 보통수준이고 ‘가족구조’가 독신가구이면서 ‘동거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 분위기’에 대한 인식이 보다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높을수록 동거의도는 100%수준으로 증가하였다. 한편, ‘동거에 대한 수용방향’이 보통수준이지만,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으면서 ‘학력’이 대졸인 경우 동거의도는 65.5%로 증가하였다.
미혼남성의 동거의도에 대한 최종 결과는 <표 4>의 이익도표로 확인한다. 상단의 9번 마디는 가장 높은 기대빈도(14명 8.6%)를 의미 하며 동거의도가 가장 높은 집단을 의미한다. 즉, 미혼남성의 동거의도가 가장 높은 경우는 9번 마디로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이 보통수준이면서 ‘가족구조’가 혼자생활하면서 ‘동거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수용적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의 경우 동거의도가 1.48(148.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번 마디는 ‘동거가족의 수용방향’이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응답한 경우 동거의도가 전체 동거의도 보다 1.21(121.2%)배 증가하였다. 6번 마디는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이 현재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가족구조’가 부모 형제 혹은 친인척과 동거하며 ‘학력’이 대졸인 경우 동거의도가 전체 동거의도 67.3%에서 65.5%로 감소하였다. 8번 마디는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이 현재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면서 ‘가족구조’에서 혼자 생활하고 ‘동거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허용적이지 않다는 생각에 가까울수록 전체 동거의도 67.3%에서 50.0%로 감소하였다. 7번 마디는 ‘동거자고에 대한 수용방향’이 보통수준이고 ‘가족구조’에서 다른 가족와 함께 동거하면서 ‘학력’이 고졸인 경우 동거의도가 전체 동거의도가 27.8%로 감소하였다. 마지막으로 1번 마디는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이 현재 너무 많이 수용하고 있어 덜 수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까울수록 동거의도가 전체 동거의도 67.3%보다 20.0%로 감소하였다.
3) 미혼여성의 동거의도 예측요인
미혼여성의 동거의도 예측요인을 분석한 결과는 <그림 3>과 같다. 아무런 예측변인이 투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혼여성의 동거의도는 42.4%로 나타났다. ‘성별’, ‘혼인제도’, ‘가족문화’, ‘동거에 대한 우리 사회 분위기’, ‘동거가족에 대한 수용방향’, ‘자녀 출산에 대한 태도’, ‘가족구조’, ‘연령’, ‘학력’ 등 예측변인이 투입되었을 때 미혼여성의 동거의도를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변인은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한 생각’, ‘고용형태’ 순으로 동거의도가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높을수록 동거의도는 58.1% 증가하였고,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높으면서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한 생각’이 개방적일수록 동거의도는 70.7%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높고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한 생각’이 전통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고용형태’가 비정규직인 경우 동거의도가 50.0%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 문제가 동거의도에 깊이 관여한다는 기존 연구들과 일정 부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낮은 경우 동거의도는 25.0%로 나타났지만, ‘남녀가 부부가 되는 시점’에 대해 결혼할 의도가 없어도 함께 살기 시작하면 부부가 된다는 생각이 높을수록 동거의도가 38.2%로 증가하였다.
미혼여성의 동거의도에 대한 최종 결과는 <표 5>의 이익도표로 확인한다. 상단의 6번 마디는 가장 높은 기대빈도(41명 34.7%)를 의미 하며 동거의도가 가장 높은 집단을 의미한다. 즉, 미혼여성의 동거의도가 가장 높은 경우는 6번 마디로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높고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경우 동거의도가 전체 동거의도보다 1.67(166.9%)배 증가하였다. 8번 마디는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높고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해 합리적이라는 생각에 가까운 경우 동거의도가 전체 동거의도 보다
1.18(118.0%)배 증가하였다. 4번 마디는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는 생각 낮고 ‘남녀가 부부가 되는 시점’에 대해 결혼식과 혼인신고를 모두 마쳐야 부부라는 생각에 가까울수록 동거의도가 전체 동거의도 42.4%에서 38.2%로 감소하였다. 3번 마디는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낮지만 ‘남녀가 부부가 되는 시점’에 대해 결혼의도가 없어도 함께 살면 부부라는 생각에 가까운 경우 동거의도가 전체 동거의도 42.4%에서 45%로 증가하였다.
4. 결론 및 논의
동거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개방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을 여러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동거 인구의 모집단이 존재하지 않고 자료의 부재로 동거 선택의 이유나 특징 등 동거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혼인율이나 혼인 건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층이 결혼 대신 또는 결혼 전에 동거를 택하는 경향은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혼 인구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혼인제도 및 가족제도, 동거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태도, 또는 향후 방향성과 동거에 대한 태도 사이의 관련성을 살펴보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 인구의 동거 가능성에 대한 태도를 예측해 보았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동거 가능성에 대한 태도에는 성별, 동거에 대한 우리 사회의 향후 수용 방향, 우리나라 혼인제도에 대한 생각, 가족 구조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라는 자녀 출산에 대한 생각이 전체 미혼남녀의 동거의도를 가장 잘 예측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전통적 결혼규범에 영향을 주어 동거를 선택하게 된다는 Lichter와 그의 동료들(2002)의 견해와 맥락을 함께한다. 또한 동거의도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남성이 여성보다 동거에 대해 허용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양수진과 임춘희(2012)의 견해와 일치한다. 해외 국가들과 달리 우리 사회에는 아직 결혼을 선택하게 되는 강력한 혼인제도가 존재하고, 결혼하지 않은 관계에서의 출산은 매우 드문 일로 결혼과 출산 사이의 연결고리가 매우 강하다. 두 성인이 택하는 동거는 자신들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을 인식하고 택한 것으로 그에 따른 불편함은 어느 정도 예견하거나 감수할 준비를 하지만, 본인들이 선택한 삶으로 인해 자녀가 사회적 차별이나 어려움을 경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출산 이행 시에는 대부분 결혼이라는 제도권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가 동거의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도출된 것은 우리 사회 미혼남녀의 결혼과 가족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혼인제도에서 벗어난 동거관계의 출산이 현재는 많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한 사회에서 동거가 확산되면 그 사회에서 동거는 다음단계로 발전한다는 Kiernan(2001)의 주장을 근거로 볼 때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출산 할 수 있다’는 것은 결혼과 출산이 더 이상 하나의 연결고리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할 수도 있다. 최근 정부에서 가족형태에 따른 차별이 없는 출산 및 사회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혼인 제도로부터 자유로운 동거 형태의 가족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해 볼 수 있다. 또한 출산에 대한 태도(‘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가 동거의도를 가장 잘 예측한다는 본 연구결과는 미혼남녀의 자녀에 대한 가치관이 약화될수록 결혼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반면, 자녀 출산에 대한 가치관이 높을수록 결혼에 근접하게 된다는 이삼식(2005)의 주장과는 조금 상이할 뿐만 아니라 동거가 결혼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기존연구(유화정, 2015; 권미경, 지영숙, 2005; Hiekel & Castro-Martn, 2014)의 주장과도 차이가 있다. 이는 우리 사회 동거의 이유가 다양화 되고, 단순히 결혼 전 단계로만의 동거가 아닌 결혼의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동거가족에 대해 더욱 다양하고 면밀한 연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둘째, 동거에 대한 의도를 결정하는 요인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는데, 남성은 ‘우리 사회 동거에 대한 수용 정도’가 동거의도를 가장 높게 예측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우리 사회가 동거에 대한 수용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할수록 동거의도가 높아졌다. 또는 동거를 하고 있는 남성은 우리 사회가 동거를 많이 수용하고 있다고 느낄 가능성도 함께 보여준다. 그 다음으로 남성의 동거의도를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은 가족구조였는데, 혼자 생활할수록 동거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가족과 친밀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낮고 심리적 외로움이 높을수록 동거관계에 보다 수용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김해란과 김계하(2010)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여성의 경우, 전체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난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가 여성의 동거의도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고, 그다음으로는 혼인제도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할수록 동거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남성과 여성의 동거의도 결정 요인은 매우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기존 연구들(유화정, 2015; 이연주, 2008b; 김지영, 2008)은 여성의 동거 요인으로 경제적 변인을 중요하게 보았지만, 본 연구에서 고용형태가 나무구조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도출된 것은 경제적 요인이 동거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기존 연구와 차이를 보인다. 이는 경제적 문제가 동거현상의 본질로 부각되면서 연구자로 하여금 다양한 동거 동기에 대한 탐색을 멈추게 한다는 송인하와 임춘희(2014)의 주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동거와 관련된 연구가 보다 다각적인 차원에서 풍부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준다.
성별에 따른 결과 차이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남성은 우리 사회가 동거라는 삶의 형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와 본인의 현재 생활형태가 중요한 반면, 여성은 동거 사이에서 출산도 괜찮다는 본인의 의식과 우리 사회의 혼인제도의 비합리성이 동거의도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의 동거의도에는 제도적인 측면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혼인제도 안에서의 출산에 대해 얼마나 자유로운가, 혼인제도는 얼마나 합리적이지 않은가에 대한 기준이 여성의 동거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동거를 택하더라도 남성은 우리 사회가 나의 삶의 방식을 개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또는 부모나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있지 않은가와 같이 타인의 인식과 관련된 요인들이 관계가 있고, 여성은 혼인제도 밖의 출산에 대한 태도 또는 제도의 비합리성과 불편함 등 사회 제도와 연관된 요인들이 중요하다는 차이가 나타난다.
현재는 동거 사이 출산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우리의 사회적 상황을 고려할 때, 동거의도에 있어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출산까지 고려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인 것은 중요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동거 관계 사이의 출산이 될 수도 있고, 결혼생활은 하고 싶지 않지만 자녀를 키우고 싶어 하는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결과와 여성의 결과에서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가 동거의도에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난 것은 최근에 가족을 바라보는 다양한 변화를 감안할 때 혼인관계 내에서만 출산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관념이 약화되는 어느 시점부터는 동거 관계와 그 사이의 출산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동거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젊은 층에서 결혼이 줄어들고 있는 현시점에서 동거라는 삶의 형태가 과거보다 자주 논의 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미혼인구의 동거에 대한 의도를 알아보는 것은 향후 우리 사회의 가족 형태를 예견해 보기 위해 중요한 일일 것이다. 과거에는 동거를 선택한다는 것이 경제적으로 결혼할 준비가 안돼서, 집안의 승낙을 못 받아서 등 결혼을 하고 싶지만 자신을 둘러싼 조건들이 부족해서 동거를 택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하지만 본 연구 결과는 최근 젊은 층에서 일어나는 동거는 경제적인 여건이나 가족 환경 등에 의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가진 가치관에 의한 선택이 더욱 강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동거는 어떠한 특정 계층에서 선택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라 다양한 조건의 커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 또한 제한적인 조건이 해결되면 혼인제도 안으로 들어가는 결혼 전 단계의 동거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혼인제도와 관련해 불편함을 느끼는 등 가치관에 의해 선택된 동거 방식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동거가 결혼의 한 형태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젊은 층에서의 변화에 따라 우리 사회는 가족 형태에 따른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며, 동거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동거의도가 발현되는 다양한 변인 즉, 성적 친밀감과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적 요인 그리고 개인의 심리적 요인들을 포함하고 있지 않고, 각 변인 간의 인과관계를 살펴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는 향후 후속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밝혀내고자 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다양한 가족의 출산 및 양육실태와 정책과제: 비혼 동거가족을 중심으로” 연구에서 조사된 data를 사용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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