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6, No. 4

[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6, No. 4, pp. 211-229
Abbreviation: jss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5
Received 20 Aug 2025 Revised 29 Sep 2025 Accepted 15 Oct 2025
DOI: https://doi.org/10.16881/jss.2025.10.36.4.211

광고 규제 비대칭성의 정책 패러독스 분석: 지상파와 OTT 광고를 중심으로
송영아
한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Analyzing the Policy Paradox of Advertising Regulation Asymmetry: Focusing on Terrestrial Broadcasting and OTT
Young-A Song
Department of Advertising and PR, Hallym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송영아, 한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조교수,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한림대학길 1 E-mail : song.younga@gmail.com


초록

본 연구는 지상파 방송과 OTT 간 광고 규제의 불균형 문제를 Stone의 정책 패러독스 이론을 적용하여 분석했다. OTT는 급격히 성장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지상파는 방송법에 따른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반면 OTT는 자율규제에 머물러 있어 규제 불일치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정책 패러독스 틀을 활용해 규제 체계의 모순을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네 가지 정책적 제언을 제시하였다. 첫째, 송출 주체가 아닌 콘텐츠를 기준으로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 둘째, OTT에도 아동·청소년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셋째, 지상파 광고 규제는 산업 경쟁력과 공공성의 균형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재조정되어야 한다. 넷째, 미국과 EU 사례를 토대로 국제적 정합성을 갖춘 규제 조화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OTT 시대에 적합한 광고 규제 패러다임을 탐색함으로써 학문적으로는 미디어 규제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고, 실무적으로는 산업 경쟁력과 이용자 보호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regulatory imbalance between terrestrial broadcasting and over-the-top (OTT) platforms in Korea by applying Stone’s policy paradox framework. While terrestrial broadcasters remain subject to strict advertising regulations under the Broadcasting Act, OTT platforms are largely self-regulated. This has intensified the inconsistencies in the current regulatory system. Such disparities generate multiple challenges, including violations of fairness, inefficiency in the advertising market, conflicts between the values of freedom and safety, and the expansion of regulatory blind spots. To address these issues, this study proposes four policy recommendations. First, advertising regulations should be applied on a content-based rather than a platform-based standard, ensuring parity in the rules for similar content. Second, OTT platforms should have minimum legal safeguards to enhance youth protection and social responsibility. Third, terrestrial broadcasting regulations should be rationally readjusted to balance industrial competitiveness with public interest. Fourth, Korea should establish an internationally coherent regulatory model by benchmarking the experiences of the United States and the European Union. By exploring an advertising regulatory paradigm suited to the OTT era, this study contributes to expanding the theoretical scope of research in media regulation, providing practical policy alternatives that simultaneously promote industrial growth while protecting consumer rights.


Keywords: TV Advertising Regulation, OTT Advertising Regulation, Policy Goals, Policy Paradox
키워드: 지상파 광고 규제, OTT 광고 규제, 정책분석, 정책패러독스

1. 서 론

디지털 미디어 환경으로의 전환은 방송 산업의 구조와 광고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OTT(Over-The-Top) 서비스는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 행태를 빠르게 재편하며 새로운 광고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4.99조 원으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6.5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Statista, 2025). OTT 이용률 또한 2022년 72%에서 2023년 77%로 증가하는 등 대중적 확산세가 두드러진다(유선실, 2024). 반면, 지상파 방송은 시청률 하락과 광고 수익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2025)에 따르면 지상파 광고 매출은 2023년 1조 3,254억 원에서 2025년 1조 1,529억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통적 방송광고시장이 구조적 축소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시장 수급의 결과가 아니라, 제도적 규제 체계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지상파 방송은 방송법 제73조, 방송법 시행령 제59조,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등에 따라 광고 시간, 총량, 형식에서 다층적 규제를 받는다. 예컨대 주류광고는 오전 7시와 밤 10시 사이 편성이 금지되며, 중간광고의 횟수와 형식은 프로그램 길이에 따라 제한된다. 또한 간접광고, 가상광고, 협찬광고 등은 사전 고지와 형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제재 대상이 된다. 반면 OTT 광고는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아 사실상 자율 규제 상태에 놓여 있으며, 동일한 콘텐츠임에도 송출 플랫폼에 따라 광고 규제가 달라지는 모순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지상파에서는 금지되는 주류광고가 OTT에서는 허용되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은 규제의 본래 목적이었던 시청자 보호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플랫폼 간 형평성과 공정 경쟁 기반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김남심, 2021; 이종관, 2025).

국내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불균형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김남심(2021)은 지상파 방송이 규제에 묶여 광고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지체되는 반면, OTT는 유연한 규제 환경 속에서 광고시장을 확대한다고 분석하였다. 이종관(2025)은 현행 방송법이 아날로그 시청 행태를 전제로 설계되어 디지털 환경과 괴리된다고 지적하며, OTT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이희복(2024)은 OTT와 지상파 간 규제 격차가 광고주의 플랫폼 이동을 가속화하고 지상파 광고시장 위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해외에서는 ‘동일서비스 동일규제(same rules for same service)’ 원칙이 중요한 기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에 따른 전통적인 방송사와의 경쟁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Audiovisual Media Services Directive(AVMSD)를 개정해 규제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기도 했다(European Commission, 2025). 방송사와 OTT 서비스가 동일한 규제 틀 안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개정은 단순히 산업 간 형평성을 맞추려는 조치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 보호, 공정 경쟁, 미디어 다양성 보장 등의 공익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정책적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는 규제의 정당성을 단순한 산업 보호 차원을 넘어 사회적 가치 균형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려는 흐름을 반영한다. 이와 같이 OTT-지상파 규제 불균형은 국내외적으로 학문적·정책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규제 체계 전반에 걸쳐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논의들은 주로 법학적·행정학적 관점에서 규제 제도의 정합성이나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예컨대 방송법 개정 논의, 광고 총량 규제 합리화, 금지품목 제도의 개선 방안 등이 주로 다루어졌다(권예지, 2024; 김남심, 2021; 이종관, 2025). 물론 이러한 논의는 규제 체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기여를 하지만, 규제 현상이 내포하는 사회적 가치 충돌과 정책적 딜레마를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실제로 규제 완화는 산업적 효율성과 표현의 자유를 확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청소년 보호와 사회적 형평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규제 강화는 형평성과 안전을 보장하지만, 효율성과 자유를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처럼 정책은 단일한 목표의 합리적 산출물이 아니라 상충하는 가치들이 경쟁과 타협을 거쳐 형성되는 정치적 과정이라는 점에서(Stone, 2012), 기존 연구의 접근은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이에 본 연구는 Stone(2012)의 정책목표 분석틀을 적용하여 OTT-지상파 광고 규제 불균형 문제를 다차원적 가치 갈등의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Stone은 정책 과정의 핵심 가치로 형평성(equity), 효율성(efficiency), 자유(liberty), 안전(security)을 제시하며, 이들이 정책 결정에서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충돌적 관계를 맺는다고 설명한다. Stone의 분석틀은 정책을 단순히 합리적 선택의 산출물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간 권력 관계와 가치 갈등 속에서 형성되는 정치적·사회적 산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본 연구는 이 분석틀을 토대로 현행 OTT-지상파 광고 규제 체계가 어떠한 가치 충돌을 드러내는지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1) 지상파-OTT 광고 규제 불균형 현황

OTT 서비스의 확산은 지상파 방송광고 시장의 위축과 함께 국내 광고시장의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미디어 소비 패턴의 이동 때문만이 아니라, 방송법과 하위 규정이 지상파에는 엄격하게 적용되는 반면 OTT에는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적용되는 규제 비대칭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의 불균형 문제는 산업 경쟁 구도의 변화를 넘어, 제도 설계 자체의 정합성을 재검토해야 할 학문적·정책적 과제로 제기된다.

(1) 규제 체계의 구조적 차이

지상파 방송광고 규제는 방송이 공공재라는 인식을 전제로 시청자 보호와 사회적 책임 이행을 목적으로 제도화되어 왔다. 특히 지상파 방송광고는 시간, 총량, 형식 모두 법적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규제는 「방송법」 제73조, 「방송법 시행령」 제59조,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다. 「방송법」 제73조1)는 광고의 편성 시간·횟수·방법 등에 관한 기본사항을 명시하고 있으며, 구체적 기준은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다. 이에 따라 「방송법 시행령」 제59조2)는 지상파 방송이 편성할 수 있는 광고의 총량을 방송 프로그램 편성시간 당 방송광고 시간의 비율을 20% 이내, 채널별 하루 평균 비율을 17%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상한은 단순한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법적 구속력을 지니며, 지상파 방송이 광고수익을 확대하려 하더라도 제도적으로 한계가 작용한다.

또한, 지상파 방송에는 특정 광고 품목에 대한 시간대별 편성 제한이 적용된다.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제43조의23)는 주류광고의 경우 텔레비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라디오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주류광고 편성이 가능한 시간대라도 어린이나 청소년을 주 시청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전후에는 해당 광고가 제한된다. 동일 조항은 대부업 광고, 청소년 유해매체물 광고, 특정 의약품 광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는 청소년 보호 및 사회적 유해요인 차단을 위한 규제 장치로 기능하지만, 실제로는 플랫폼별 차별적 적용으로 인해 플랫폼 간 불균형을 초래한다.

지상파 방송광고에서는 중간광고 편성 제한도 중요한 규제 장치이다. 시행령 제59조4)는 프로그램 길이에 따라 중간광고 허용 횟수를 차등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45분 이상 60분 미만의 프로그램은 1회, 180분 이상의 프로그램은 최대 6회까지 허용된다. 더불어 광고 시작 직전에는 반드시 자막이나 음성으로 이를 고지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시청자가 중간광고 여부를 명확하게 인지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규제는 시청자의 시청 흐름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갖지만, 실제로는 광고 상품 개발의 유연성을 제한해 OTT에 비해 경쟁상 불리한 구조를 형성한다.

나아가 간접광고(PPL), 가상광고, 협찬광고에도 지상파 방송광고의 세부적 규제가 적용된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6조와 제47조5)는 프로그램 내 상품 노출을 광고효과로 간주하며, 간접광고의 반복적 삽입이나 특정 장면 혹은 기능의 과도한 부각을 금지한다. 협찬광고는 반드시 사전에 협찬 내용을 고지할 의무가 부과되며, 프로그램의 흐름을 저해하거나 특정 기업의 이해를 과도하게 반영하는 경우에도 규제 대상이 된다. 동일한 규정 제48조6)는 가상광고 역시 자연스러운 연출 범위를 넘어서는 방식은 허용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반면, OTT 플랫폼은 전기통신사업법 상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되어 방송법 규제의 직접적 적용을 받지 않는다.7) 따라서 광고의 총량, 시간대, 품목, 형식에 관한 제한은 존재하지 않으며,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나 「청소년보호법」 등 일반법의 적용만 받을 뿐이다. OTT 광고는 개별 사업자의 자율규제나 업계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되고, 프리롤, 미드롤, 타깃팅 광고 등 다양한 광고 형식을 자유롭게 도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동일한 영상 콘텐츠라도 지상파를 통해 송출될 경우에는 엄격한 규제 대상이 되어 광고 편성에 제약을 받지만, OTT를 통해 제공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구조가 형성된다.

결국, 현행 규제체계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플랫폼 기준의 이원적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 이는 공정경쟁 원칙을 훼손할 뿐 아니라 시청자 보호라는 규제 목적 자체의 실효성을 약화시킨다. 이러한 불균형은 지상파 방송이 공공성이라는 사회적 명분 아래 과도한 규제 부담을 지는 반면, OTT는 규제 공백 속에서 광고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만든다. 따라서 지상파와 OTT 간 규제 차이는 단순한 제도적 차별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직결되는 구조적 문제라 할 수 있다.

(2) 불균형한 규제 적용 결과

지상파와 OTT 간 규제 구조의 차이는 단순히 제도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광고 편성과 시청자의 시청 경험에 구체적인 차이를 발생시킨다. 지상파 방송은 앞서 살펴본 여러 규제에 따라 다양한 광고상품 기획의 자율성에 큰 제약을 받는다. 반면 OTT는 지상파 방송이 제약을 받는 광고 총량, 시간대, 품목, 형식 등에 대한 법적 제한이 사실상 없다. 이러한 차이는 플랫폼 간 규제 불균형이 형식적 차원을 넘어 실질적 경쟁 조건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플랫폼에 따라 광고 편성 조건과 수익 구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불균형한 규제 적용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동일 콘텐츠에서의 이질적 광고 경험이다. 동일한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플랫폼에 따라 적용되는 규제 범위가 달라지면 광고 편성의 자유도와 시청자가 노출되는 광고 환경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동일한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광고 경험을 발생시킨다. 규제 불균형의 실질적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상파 방송사와 OTT 플랫폼이 저녁 시간대에 동일한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지상파 방송사는 방송광고심의 상 주류 광고를 송출할 수 없지만, OTT 플랫폼에서는 주류 광고를 제약없이 송출할 수 있는 것이다.8) 이러한 사례는 동일한 콘텐츠임에도 플랫폼의 법적 지위 차이에 따라 광고 규제 맥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규제 체계의 형평성과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진다.

둘째, 광고주 선택과 광고비 배분의 불균형이다. 광고주는 규제 강도가 높은 지상파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광고 상품 기획과 편성이 가능한 OTT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23년 지상파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9% 감소하여 1조 1,094 억원, 온라인 광고는 전체 광고비의 56.6%인 9조 3,653억 원을 차지했다(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025). 광고비의 흐름이 구조적으로 OTT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매출 격차를 넘어, 지상파의 광고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방송 산업 전반의 균형 발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광고주 입장에서 지상파는 법적 규제에 따른 한계로 인해 매체로서의 매력이 점차 감소하는 반면, OTT는 데이터 기반 타깃팅과 다양한 광고 형식을 활용할 수 있어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정책 목표의 실효성을 동시에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셋째, 정책 목표 달성의 실효성 약화이다. 지상파 광고 규제는 본래 청소년 보호, 사회적 유해요인 차단, 시청 흐름 보존 등 공익적 목적을 정당화 근거로 삼아왔다. 그러나 동일한 규제가 OTT에는 적용되지 않으면서 정책 효과가 현저히 약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특정 품목 광고를 지상파에서 제한하거나 금지하더라도, 동일 광고가 OTT 플랫폼을 통해 무제한적으로 노출될 수 있으며, 시간대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시청자는 실제로 보호받지 못하며, 규제의 정당성 또한 훼손된다. 결국 규제의 편중은 공익 가치 보호라는 본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지상파의 경쟁력만 약화시키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한다.

결과적으로 OTT와 지상파의 규제 불균형은 단순히 제도적 차이를 넘어 시청자 경험, 광고주 선택, 정책 실효성이라는 세 차원에서 구체적 결과를 낳는다. 이는 규제가 지상파에 편중됨으로써 오히려 공정경쟁과 사회적 보호라는 본래 목적을 저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 불균형이 초래하는 복합적인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일한 가치나 제도 설계 논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형평성, 효율성, 자유, 안전이라는 다차원적 가치들이 상호 충돌하거나 보완되는 과정을 분석해야 하며, 이러한 가치 갈등을 설명하는 틀로서 Stone(2012)의 정책분석 모형이 유용하다. 본 연구는 이 분석틀을 적용하여 OTT-지상파 광고 규제 불균형 문제를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한다.

2) Stone의 정책분석틀

지상파-OTT 광고 규제 비대칭성 문제는 단순한 제도 설계나 법률 해석을 넘어, 산업 경쟁력·공정 거래·사회적 형평성·안전 보장등 복합적인 가치 갈등을 내포한다. 기존 광고 규제 연구는 법학·행정학 분야에서 조문 분석과 법리 해석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e.g., 박희경, 2024; 배효성, 2023; 이승민, 2025; 최성경, 2024).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규제의 사회적·정치적 맥락과 가치 선택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정책은 사실상 단일 목표의 효율적인 달성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와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타협하는 정치적 과정이기 때문이다(Stone, 2012). 이와 관련하여 Stone(2012)은 이해관계자 간의 가치 충돌과 권력 관계를 분석하는 틀을 제시했다. 본 연구는 Stone의 정책분석틀을 지상파-OTT 광고 규제의 비대칭성 문제에 적용함으로써, 규제 개선 논의가 효율성 혹은 형평성이라는 단일 가치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가치의 균형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정책은 합리적 선택의 결과물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패러독스(paradox)속에서 형성된다(Stone, 2012). 이는 특정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는 조치가 다른 목표를 훼손하거나, 동일한 목표라도 상황에 따라 상반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규제 완화나 강화 여부는 기술적 판단을 넘어 정치적·사회적 선택의 결과이며, 이해관계자들이 중시하는 가치의 우선순위에 따라 정책 방향이 달라진다(윤견수, 2014). 규제 완화는 효율성과 자유를 확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형평성과 안전을 약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규제 강화는 형평성과 안전을 보호하지만, 효율성과 자유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가치 간의 상호의존성과 긴장은 정책 과정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이를 분석하는 것이 Stone 틀의 핵심이다.

Stone(2102)의 분석틀은 이러한 패러독스 구조를 해석하기 위해 두 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한다. 첫째,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시장모델(Market Model)과 폴리스모델(Polis Model)로 구분하여, 규제 논리의 가치 기반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둘째, 정책 목표를 형평성(equity), 효율성(efficiency), 자유(liberty), 안전(security)이라는 네 가지 범주로 제시하여, 정책 선택에서 발생하는 가치 간 갈등 구조를 분석할 수 있게 한다.

(1) Stone의 정책 모형과 정책 패러독스

Stone(2012)은 정책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두 가지 대조적인 사회 모델인 시장모델(Market Model)과 폴리스모델(Polis Model)을 제시했다. 현실 정책에서 이 두 모델을 순수한 형태로 존재할 수 없으며, 정책 분석은 항상 이 두 모델 간의 긴장 관계를 전제해야 한다(윤견수, 2014). 시장모델은 경제학적 합리성에 기반하여 개인의 이익 극대화를 강조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선택한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시장은 경쟁과 자율성이 개인의 선택을 조율하고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달성하게 한다고 본다. 따라서 시장모델에서 정책 목표는 규제 최소화, 자원 배분의 효율성 극대화, 개인의 선택 자유 보장에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시장모델은 이상으로서 실제 현실에는 사실상 존재할 수 없다(사득환, 박보식, 2013). 이에 대한 대안적 모델이 바로 폴리스 모델이다.

폴리스모델은 사회를 상호의존적인 공동체로 인식한다. 따라서 구성원들은 단순한 경제적 계산을 넘어, 규범·가치·정체성에 의해 행동하며, 공익과 공동체의 안정을 중시한다(Stone, 2012). 따라서 폴리스모델에서 정책은 단순히 효율성을 달성하는 기술적인 수단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간 경쟁과 협력을 통해 가치와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과정이다(신현석, 강재혁, 양성훈, 2021a). 따라서 자원 배분은 효율성보다 형평성과 안전을 우선한다. 정부의 개입 혹은 규제는 사회적 약자 보호와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여겨지며, 규제의 정당성은 공동체 가치 실현 여부에 의해 판단된다(윤견수, 2014).

OTT-지상파 광고 규제 사례는 위에서 언급한 정책의 핵심 가치 충돌의 전형적인 예다. 시장모델은 OTT 광고 규제를 완화하여 창의성과 산업 경쟁력, 광고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을 지지한다. 이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국내 OTT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광고주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에, 폴리스모델은 광고 규제 완화를 산업 경쟁력 논리로만 접근하는 것에 비판적이며, 청소년 보호, 공정 경쟁, 미디어 다양성 확보와 같은 공익 가치 강화를 우선시하여 공동체 가치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일한 정책 사안이라도 어떤 모델을 우선하는지에 따라 상이한 규제 방향이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가는 이해관계자 간의 협상과 권력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윤견수, 2014; Stone, 2012).

이처럼 시장모델은 규제 완화를 통해 효율성과 자유의 극대화를 지향하지만, 폴리스모델은 사회적 형평성 보장과 안전 확보라는 공익적 목표를 우선시한다. 두 모델이 서로 정책 목표와 수단 선택에서 본질적으로 상반되는 가치를 우선 순위로 하는 것이다(Stone, 2012). Stone(2012)은 정책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들 간의 긴장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가치의 충돌은 정책을 단순한 기술적 판단이나 최적화 문제를 넘어, 정치적·윤리적 판단이 필요한 선택의 문제로 만든다(윤견수, 2014; Stone, 2012). 이와 같이 정책 형성과 집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치의 충돌을 정책 패러독스(policy paradox)라고 정의한다(Stone, 2012). 이 개념은 정책이 단일한 목표를 향해 합리적으로 설계·집행된다는 전통적 합리모형과 달리, 실제 정치·사회 맥락에서는 서로 다른 가치들이 상충하며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즉, 정책이 명시적으로는 특정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설계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상반되는 가치가 희생되거나 왜곡되는 역설적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Stone(2012)은 정책 패러독스를 설명하기 위해 정책의 네 가지 핵심가치인 형평성(equity), 효율성(efficiency), 자유(liberty), 안전(security)을 제시했다. 이 핵심 가치들은 정책목표 분석틀로서 역할을 한다. 각각의 가치는 정책 논쟁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가치로서 정책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 가치들은 종종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관계에 놓이며, 정책 과정에서 서로 충돌하거나 타협을 이루게 된다(윤견수, 2014). 이러한 가치 간의 상충은 정책 대안 선택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며, 정책의 목적과 수단 사이에 모순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정책 패러독스 개념은 단순한 가치 평가를 넘어, 정책이 직면하는 복합적인 딜레마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Stone의 네 가지 정책목표의 개념과 상호관계를 분석틀로 활용하여 OTT와 지상파 간 광고 규제에서 발생하는 가치 충돌과 패러독스를 탐구하고자 한다.

(2) Stone의 정책목표 분석틀

Stone(2012)이 제안한 첫 번째 정책목표는 형평성이다. 형평성은 자원, 기회, 부담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관한 가치 판단으로, 단순한 동일한 분배 대신 ‘누가 무엇을 얼마만큼 가져야 하는가’라는 공평성을 고려한 공정한 분배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신현석, 안희진, 강민수, 2021b). 이때 공정함의 기준은 사회·문화·정치적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신현석 외, 2021a). 예를 들어 동일한 혜택을 모든 집단에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을 형평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는 반면, 사회적 약자나 취약계층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하는 것을 형평으로 해석하는 관점도 존재한다. 따라서 형평성은 규제나 제도를 마련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집단 간 불균형 여부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정책 과정에서 형평성은 공정한 분배와 자원의 최적 활용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다음에 언급할 효율성과 종종 충돌하기도 한다(윤견수, 2014; Stone, 2012).

효율성은 사전적 의미로 주어진 자원으로 최대의 성과를 도출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정책 과정에서는 효율성 역시 정치적이며, 단순한 경제적 산출 대비 투입의 비율이 아닌 성과의 질과 분배 방식까지 포함해 해석해야 한다(Stone, 2012). 이는 효율성을 사회 전체의 산출 극대화로만 이해할 경우 형평성이나 안전과 같은 정책의 다른 목표를 희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윤견수, 2014). 따라서 어떤 형태의 산출물을 가장 바람직한 결과로 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이해관계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즉, 어떤 정책이 경제적 비용을 줄이더라도 사회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면 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교육비 경감정책을 고려하는 데 있어서 효율성은 단순 재정 절감이 아니라,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자원 배분의 적정성 여부로 평가되는 식이다(신현석 외, 2021a).

자유는 개인이나 집단이 외부의 부당한 간섭 없이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권리와 능력을 의미한다. 정책목표로서의 자유는 소극적 자유(negative liberty)와 적극적 자유(positive liberty)로 구분할 수 있다(신현석 외, 2021b; Stone, 2012). 소극적 자유는 타인의 간섭이나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상태, 즉 방해받지 않을 자유를 의미한다. 반면 적극적 자유는 단순히 방해가 없는 상태를 넘어, 개인이나 집단이 실제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조건을 포함하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자유를 지칭한다. 따라서 정책 논의에서 자유는 규제 완화라는 차원뿐 아니라, 필요한 제도를 마련하여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차원에서도 이해될 수 있다. 자유의 이 두 차원은 때로 충돌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특정 조직에 자율성이 부여되었을 때, 조직의 구성원이 자율성의 주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상충된 해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유경훈(2014)은 혁신 고등학교 운영에 있어서 학교의 많은 부분에서 자율성이 보장되었는데 소속 교사들이 학교라는 조직이 아닌 교사 개인에게 주어진 자율성으로 해석하는 경우 정책이 추구하는 가치가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안전은 사회 구성원이 물리적·경제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책과정에서 안전은 단순한 위험의 회피가 아니라, 장기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개념으로 확장할 수 있다(Stone, 2012). 안전은 사회적 신뢰와도 연관성이 있다. 정책은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지만, 위험이 관리 가능하다고 시민이 믿게 만드는 예측 가능성(predictability)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Stone, 2012). 따라서 안전은 물리적 재해 예방뿐 아니라 건강, 청소년 보호, 사회 질서 유지, 정보 환경 관리 등 다차원적 영역에 적용될 수 있으며, 특정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가치로서의 역할을 한다(윤견수, 2014).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확장으로 인해 안전 개념이 더욱 넓게 이해해야 한다. 단순히 범죄나 재난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넘어, 허위·과장 광고로부터의 소비자 보호, 청소년 유해 정보 차단, 개인정보 및 데이터 안전 보장까지 포함할 수 있다. 따라서 광고 규제 맥락에서의 안전은 공중의 물리적·심리적·정보적 안정성을 포괄하며, 규제 완화나 강화 논의에서 중요한 정당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Stone(2012)의 정책목표 분석틀은 단일한 가치가 아니라 상호 보완하거나 충돌할 수 있는 다차원적 개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책 대상과 맥락에 따라 우선순위와 해석이 달라진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 분석틀을 활용하여 OTT와 지상파 광고 규제 체계를 검토하고, 형평성, 효율성, 자유, 안전 측면에서의 나타나는 규제 불균형과 정책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3. 문제점 분석

OTT와 지상파의 광고 규제 차이는 제도적 구조의 차원을 넘어, 실제 규제 목적의 달성과 산업 전반의 균형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규제의 불균형은 공정경쟁, 시장 효율성, 시청자의 권리 보장, 공익적 보호라는 정책의 핵심 가치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훼손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본 연구는 규제 불균형의 현실적 함의를 검토하기 위해 Stone(2012)의 네 가지 정책 목표 분석틀을 적용하여 현행 제도에서 드러나는 가치 훼손과 충돌 양상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1) 형평성의 훼손

앞서 살펴본 방송광고 규제 체계는 지상파와 OTT 간에 동일한 광고 서비스임에도 전혀 다른 규제가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제도적 차이는 단순한 규제 강도의 불균형을 넘어, 형평성 가치의 관점에서 구조적 불공정을 드러낸다. 형평성이란 자원의 분배나 규제의 적용이 동일한 조건에 놓인 집단 간에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이다(Stone, 2012). 그러나 현재 광고 시장에서 지상파는 법적 규제에 묶여 있는 반면, OTT는 사실상 자율에 맡겨져 있어 동일한 광고 상품이라 하더라도 적용 기준이 다르게 설정된다. 이러한 불균형은 단순히 제도 설계 차원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 간 공정 경쟁 기반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플랫폼 간 경쟁 조건의 불균형에 의해 지상파 방송사는 법적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광고 상품 개발과 편성에서 구조적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OTT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품 개발과 편성이 가능해 광고주 유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시청자의 광고 경험이 불일치를 가져온다. 동일한 스포츠 경기나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지상파에서는 총량·시간대·품목 제한에 따라 광고가 엄격히 관리되지만, OTT에서는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노출 강도와 형식이 상이하게 나타난다. 시청자의 광고 경험 불일치는 이용자 보호 기준의 불일치로 해석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구조는 결국 규제가 적용되는 지상파 방송만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역차별을 제도적으로 고착화한다.

따라서 OTT-지상파 간 광고 규제 불균형은 형평성 가치의 핵심인 ‘동일한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흔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도적 차이를 넘어, 시장 참여자 간 공정 경쟁의 조건을 왜곡하고 시청자 권익 보호라는 제도의 정당성을 약화시킨다. 다시 말해, 형평성의 훼손은 다른 정책 목표들—효율성, 자유, 안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토대가 되며, 후속 논의로 이어지는 구조적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2) 효율성의 저해

효율성은 주어진 자원을 활용하여 최대의 사회적 산출을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Stone, 2012). 그러나 현행 방송 광고 규제 체계는 동일한 광고 시장 내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지상파 방송은 광고 총량·시간·형식 규제를 엄격히 준수해야 하므로, 실제 수요가 있더라도 광고를 편성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힌다. 이는 활용 가능한 자원이 규제 장벽에 의해 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OTT는 법적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시장 수요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흡수하며, 자원의 흐름을 편향적으로 재편한다. 단기적으로 산업적 효율성을 확대하고 산업 성장과 광고 집행 효율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효율성이 오히려 저해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가 미비한 환경에서는 과도한 상업화와 선정적·자극적 광고가 노출될 수 있고, 이는 시청자의 신뢰를 약화시키며 결과적으로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

광고주의 선택 또한 효율성 문제와 직결된다. 광고주는 도달률과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매체를 선호하기 때문에 규제 제약이 큰 지상파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OTT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광고주 입장에서 지상파보다는 OTT가 비교적 자유롭고 전략적 선택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상파 광고 시장은 축소되고 OTT 광고 시장은 과도하게 팽창하면서, 전체 광고 생태계의 균형 있는 성장이 저해된다. 최근 수년간 지상파 광고 매출은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온라인 및 OTT 광고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025).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산업의 자원 배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광고 예산이 OTT로 이동함에 따라 지상파의 광고 수익은 감소하게 되고 이는 지상파 콘텐츠 제작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양문희, 2019). 이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품질이 약화되고, 이는 다시 시청자 선택지를 줄이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반면 OTT는 규제 차이로 인한 상대적 유연성을 활용해 광고 수익을 콘텐츠 재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장 경쟁에서 점차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효율성을 위한 자원의 최적 배분이 달성되지 못하고, 산업생태계가 약화되어 방송 및 광고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저해된다.

3) 자유의 제약

자유는 개인이나 집단이 외부의 부당한 간섭 없이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권리이자 능력을 의미한다. 먼저 규제로부터 방해받지 않을 자유를 뜻하는 소극적 자유 측면에서 살펴보면, 지상파 방송사는 광고 편성 등과 관련하여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음으로써 소극적 자유가 제한된다. 반면 OTT는 동일한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법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라 소극적 자유가 상대적으로 넓게 보장된다. 그 결과, 동일한 광고 행위임에도 규제 강도의 차이가 존재함으로써 자유의 가치가 균형 있게 실현되지 못하는 불균형이 발생한다.

적극적 자유의 측면에서도 문제는 드러난다. 적극적 자유는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조건을 확보하는 자유를 의미한다. 지상파 방송은 규제의 제약으로 인해 새로운 광고 상품 개발이나 혁신적 편성 전략을 실험할 수 있는 여지가 적어 적극적 자유가 제한된다. 그리고 그 결과 시장에서 창의적으로 경쟁할 자유가 줄어든다. 반대로 OTT는 다양한 광고 모델을 도입하며 적극적 자유를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2025년 말까지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 속 배경에 브랜드 제품을 자연스럽게 삽입하는 광고 방식을 도입할 계획을 발표했다(The Verge, 2025). 이는 전통적 중간광고와 달리 시청 경험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몰입도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변화는 OTT 플랫폼이 규제 유연성을 기반으로 적극적 자유를 혁신적 실천으로 전환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의 확장이 특정 플랫폼에만 편중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매체 간 형평성을 저해하고 나아가 제도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유라는 가치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플랫폼 간 균형 있는 보장을 통해 시장 질서의 왜곡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윤견수, 2014).

광고 규제의 불균형은 시청자가 누려야 할 자유 가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적극적 자유 관점에서 시청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선택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행 규제 아래 시청자는 동일한 콘텐츠를 접하더라도 광고를 통해 얻는 정보의 종류와 양이 플랫폼별로 달라질 수 있다. 지상파 방송은 광고 형식과 내용이 법적 규제에 의해 엄격히 제한되므로, 시청자가 접하는 광고 정보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축소된다. 반면 OTT는 규제 제한이 적어 더 다양한 유형의 광고가 노출되며, 이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와 선택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따라서 지상파 시청자는 제도적 규제로 인해 정보 접근 기회가 제약되는 반면, OTT 시청자는 더 폭넓은 정보에 노출됨으로써 적극적 자유가 비대칭적으로 실현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처럼 규제의 비대칭성은 한편에서는 자유의 확대처럼 보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자유의 제약으로 이어지는 역설을 낳는다. 따라서 자유라는 정책 목표는 단일한 가치가 아니라 플랫폼 간과 이해관계자 간 균형 속에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4) 안전의 약화

안전은 사회 구성원이 물리적·경제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 상태를 의미하며, 정책 과정에서 중요한 정당화 근거가 된다(Stone, 2012). 국내 방송업계는 광고 규제 체계 속에서 청소년 보호, 유해 정보 차단, 시청자 권익 보장 등을 목적으로 일정한 안전 장치를 마련해왔다(김남심, 2021). 예를 들어, 방송법 제73조와 시행령 제59조는 광고 편성 시간과 총량에 대한 상한선을 정하고 있으며, 방송광고심의 규정 제43조의2는 주류·대부업 광고의 시간대 제한을, 제46조-48조는 과도한 간접광고·가상광고를 제한한다. 이러한 조항들은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전후 광고 금지,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 명확화, 과도한 상업적 효과 차단 등을 통해 시청자의 물리적·심리적 안전을 보전하고, 나아가 방송 전반의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반면에 OTT는 방송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광고 규제가 자유적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로 인해 안전 가치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특정 OTT 플랫폼에서는 주류나 사행성 광고가 지상파 방송에서는 제한되는 시간대에도 노출될 수 있으며, PPL·브랜드 콘텐츠와 같은 광고 형식이 시청자가 인지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삽입되는 경우도 많다. 고와 콘텐츠의 경계가 흐려질수록 청소년이나 취약 계층의 보호는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며, 소비자 권익 측면에서도 사후적 대응이나 플랫폼 내부 규제에 의존하는 한계를 가진다. 결국 동일한 콘텐츠를 시청하더라도 지상파에서는 제도적 규제를 통한 보호가 제공되는 반면, OTT에서는 사업자 자율에 의존하는 방식이 적용되어 시청자 안전 보장의 수준이 플랫폼 별로 상이하게 나타나는 구조적 불균형이 형성된다.

이처럼 규제의 비대칭성은 산업적 효율성과 자유의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동시에 안전 가치의 훼손이라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안전이라는 정책 목표는 단순한 위험 회피 차원을 넘어, 플랫폼 간 일관된 보호 기준과 제도적 정당성을 통해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서만 시청자의 권익 보호와 사회적 신뢰 확보라는 규제의 본래 취지가 실질적으로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5) 정책 패러독스

앞서 살펴본 네 가지 정책 목표는 각각의 차원에서 지상파-OTT 광고 규제 불균형의 문제를 드러냈지만, 실제 정책 과정에서는 이들이 독립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서로 맞물리며 충돌한다(Stone, 2012). 이러한 가치 간 긴장은 복합적인 역설을 형성하며, 정책의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갈등 구조로 나타난다. 첫째, 형평성과 효율성은 동일한 광고 시장에서 적용되는 규제 수준의 불균형을 통해 상호 대립한다. OTT는 규제 적용의 부재로 산업적 효율성과 성장을 얻는 반면, 지상파는 엄격한 규제로 인해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이는 단순한 제도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목표 아래 산업 진흥 논리가 공정 경쟁 논리보다 우선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자유와 안전 역시 모순적 관계를 보인다. OTT 광고 규제 적용의 부재는 제작자와 광고주의 표현의 자유를 넓히지만, 청소년 보호·유해 광고 차단과 같은 사회적 안전 가치는 희생된다. 이러한 모순적 관계는 OTT 기업이 창의성과 자율성을 내세우는 담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반면, 국내 규제기관과 시민단체가 청소년 보호와 공익을 우선시하는 맥락의 차이에서 잘 드러난다. 정책 선택 과정에서 ‘누구의 자유를 보장할 것인가, 누구의 안전을 우선시할 것인가’라는 가치 판단이 불가피하게 정치적 논쟁으로 귀결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셋째, 단기적 효율성과 장기적 안전 사이에도 갈등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Stone(2012)은 효율성의 극대화가 장기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OTT 규제 현황은 이러한 경고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규제 적용의 부재는 단기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지만, 과도한 상업화와 신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기업과 광고주가 즉각적인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장기적 관점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요구가 제도적 차원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정치적 선택의 결과이다.

이처럼 OTT-지상파 광고 규제의 불균형은 단순한 법률적·제도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맥락 속에서 특정 가치가 선택 및 강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정책 패러독스이다. 즉, 이해관계자 간 협상과 권력관계, 정책결정자의 가치 우선순위에 따라 효율성, 자유, 안전, 형평성 가운데 어떤 가치가 부각될지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규제 개선 논의는 단순히 규제 완화나 강화 여부를 넘어, 가치 간 균형과 우선순위 설정 과정 자체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4. 정책적 제언

지상파와 OTT 간 광고 규제의 불균형은 단순히 매체별 차이를 넘어 산업 경쟁력 약화, 이용자 보호 기준 불일치,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 체계의 전환, OTT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 부과, 지상파 규제의 합리적 조정, 그리고 국제적 조화를 통한 규제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1) 콘텐츠 기준의 규제 전환

플랫폼 기준이 아닌 콘텐츠 기준의 규제 전환이 요구된다. 현행 광고 규제 체계는 송출 주체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지상파는 방송법과 방송광고심의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규제받는 반면, OTT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되어 자율규제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시청자는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를 기준으로 미디어를 소비한다. 동일한 드라마나 스포츠 중계가 지상파를 통해 송출되면 주류 광고가 금지되지만, OTT에서는 같은 시간대에 자유롭게 허용되는 사례는 대표적 불일치다. 이는 규제의 본래 목적이었던 이용자 보호 취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규제를 성실히 준수하는 매체가 오히려 불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동일한 콘텐츠, 동일한 규제”라는 원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해외 사례는 이러한 원칙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미국은 자율규제를 기본으로 하지만,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중심으로 광고 전반에 대해 진실성 및 기만성 여부를 공통된 기준으로 적용한다. 광고가 사실에 기반해야 하며 소비자를 기만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플랫폼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CTA(Children’s Television Act)에 기반하여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는 광고 시간 총량 제한과 교육적 콘텐츠 편성 의무가 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이는 플랫폼 종류와 무관하게 소비자 보호라는 가치에 따라 집행된다. 구체적으로 어린이 프로그램 광고 시간을 평일 12분, 주말 10.5분으로 제한하여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 성격에 따라 일관된 규제를 시행한다. 이러한 미국의 사례는 콘텐츠 성격과 수용자 보호를 기준으로 규제를 일관되게 적용하는 접근을 보여준다.

유럽연합(EU)은 더욱 적극적인 방식으로 형평성을 확보하고 있다. 2018년 개정된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지침(AVMSD)」은 ‘같은 서비스, 같은 규제’ 원칙을 선언하고,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OTT에도 전통 방송사와 동일한 광고 규제를 적용하였다. 특히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고열량 식품·주류 광고 제한을 강화하고, 모든 시청각 미디어에서 동일하게 광고 총량과 시간 제한을 두도록 하였다. 나아가 EU는 광고 규제 방식을 기존의 포괄적 금지에서 ‘네거티브 규제 방식(포괄적 허용·예외적 금지)’으로 전환하여, 산업 자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균형적 접근을 취했다(김수원, 김대원, 2019). 이러한 해외 사례는 규제를 플랫폼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한국 역시 광고 금지 품목, 청소년 보호 기준, 광고 식별성 요건 등을 콘텐츠 기준으로 일원화한다면, OTT와 지상파 간 공정 경쟁을 보장할 뿐 아니라, 이용자 보호와 공공성 확보라는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2) 최소한의 사회적 규제 장치 마련

OTT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규제 장치 도입이 필요하다. 이러한 최소 규제는 자유와 안전 간 균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OTT는 초기에 산업 활성화를 위해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운영되었으나, 현재는 시장의 주요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상파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는 OTT 광고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을 부여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보호, 주류·도박·대부업 등 유해 광고 규제, 개인정보 보호와 광고 투명성 확보 문제는 공공성 차원에서 반드시 공적 규범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

해외 사례는 OTT에도 사회적 책임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EU의 AVMSD는 OTT에도 광고 규제와 콘텐츠 투자 의무를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특히 아동·청소년 보호를 강화하였다. 아동 프로그램에서의 광고 금지, 건강에 해로운 식음료 광고 제한, 광고 시간 총량 제한 등이 OTT에 그대로 적용된다. 이러한 규정은 방송사와 OTT가 동일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제도적으로 명시한 사례다.

이와 더불어, EU는 어린이·청소년 보호, 광고 식별성, 개인정보 보호, 허위·기만 광고 방지 등의 분야에서 단일시장의 통합과 효과적인 규제 체계 구축을 위해 자율규제와 공동규제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EESC, 2015). 자율규제는 산업계, 시민사회 등 민간 주체가 스스로 지침이나 행동강령을 제정하고 이를 이행하는 방식으로, 신속성과 유연성이라는 장점을 지닌다. 반면 이행 강제력이 약하다는 점에서 규범의 질과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 공동규제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규제 기준을 설정하고 집행하는 형태로, 민간의 자율성과 정부의 공공성을 결합함으로써 규제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EU는 AVMSD 개정을 통해 아동·청소년 보호와 사회적 민감 광고 분야에서 공동규제의 적용을 권고했다. 예컨대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는 광고 시간 총량 제한과 콘텐츠·광고 분리 원칙이 강화되었고, 주류·도박 등 청소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광고는 공동규제 체계 속에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결국 자율규제와 공동규제의 결합은 OTT 시대에도 청소년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는 산업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균형적 접근이다.

따라서 한국 역시 자율규제와 공동규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규제 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특정 민감 광고 분야에는 공동규제를 적용하고, 그 외 영역은 업계의 자율규제에 맡기되, 정부가 감독과 평가를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보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체계는 OTT 산업의 자율성과 혁신을 존중하면서도 이용자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미국 역시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하지만,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광고의 진실성·기만성 여부를 모든 플랫폼에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어린이 텔레비전법(Children’s Television Act)」을 통해 광고 시간 제한과 교육적 콘텐츠 의무 편성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OTT에도 적용 가능성을 논의 중이다. 또한 FCC는 방송사에는 외설·선정성 규제를 적용하지만, OTT에는 적용하지 않아 규제 불균형이 발생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이 OTT에 최소한의 규제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결국 한국에서도 OTT의 혁신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되, 아동·청소년 보호, 허위·기만 광고 방지, 개인정보 보호 등과 관련한 최소한의 사회적 규제의 법제화는 불가피하다. 이는 산업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보장하기 위한 균형적 접근이 될 것이다.

3) 지상파 광고 규제의 합리적 조정

셋째, 지상파 광고 규제의 합리적 조정이 시급하다. 현행 지상파 광고 규제는 ‘공공재로서의 지상파 방송’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해 광고 시간, 총량, 형식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지상파 광고 규제는 여전히 20~30년 전의 방송 환경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어 변화한 미디어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지상파의 광고 경쟁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규제 사항들은 지상파의 광고 상품을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만들었고, 결국 광고 예산은 규제가 덜한 OTT로 이동하고, 지상파는 수익 감소와 콘텐츠 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기존 방송 규제의 합리적 조정을 통해 산업 경쟁력과 공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EU는 2016년 시장 변화에 따른 방송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간당 광고 총량 규제를 폐지하고, 일일 총량 규제(07~23시 20% 이하)로의 전환과 중간광고 규제 완화로 규제 유연화를 추진하여 방송사의 광고 편성 자율성을 높였다(정은진, 2016). 또한 영화, 드라마, 뉴스에도 20분마다 1회 중간광고를 허용하여, 간접광고도 원칙적으로 허용하면서 산업 활력을 보장하였다. 대신 아동·종교·뉴스 프로그램에서는 금지하여 공공성을 지켰다. 공공성 확보를 위해 어린이 보호 규제와 광고 식별성 강화는 유지한 것이다. 이는 산업적 활력을 보장하면서도 사회적 가치 훼손을 최소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미국은 CTA를 통해 어린이 프로그램의 광고 시간을 제한하는 등 지상파에 특화된 사회적 책임을 유지하면서도, 성인 대상 프로그램에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 역시 지상파 광고 규제를 단순히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광고 총량 제한을 일부 완화하되, 청소년 보호 시간대나 어린이 프로그램에는 엄격한 제한을 유지할 수 있다. 중간광고 횟수 규제도 글로벌 기준에 맞추어 완화하되, 시청자 고지 의무와 과잉 광고 삽입 방지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간접광고는 허용 범위를 확대하되,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는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공적 책임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지상파 규제는 면제가 아닌 현실화에 초점을 두고 산업 경쟁력 확보와 시청자 권익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4) 국제적 규제 조화 모델 구축

국제적 규제 조화 모델의 구축이 필요하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이 이미 초국경적 구조로 작동하는 상황에서, 국제적 규제 원칙과의 정합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내 산업은 규제 불균형과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외 주요국의 규제 모델을 참고하여 한국적 맥락에 적합한 국제적 규제 조화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자율규제를 선호하지만, 특정 민감 분야에 대해서는 강력한 공적 규제를 유지한다. 연방거래위원회는 모든 광고에 대해 “진실성, 기만성 금지, 근거 제시” 원칙을 플랫폼 구분 없이 적용한다. 동시에 어린이 텔레비전법을 통해 어린이 프로그램의 광고 시간을 제한(평일 시간당 12분, 주말 10.5분)하고 있으며, Safe Harbor Rule에 따라 전통 방송에서는 외설적, 선정적 콘텐츠가 아동이 시청할 가능성이 있는 시간대(오전 6시~오후 10시)에는 송출되지 않도록 규제한다. 또한 「스폰서십 명시 규칙(Sponsorship Identification Rules)」은 방송에서 협찬 여부를 명확히 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들은 주로 전통 방송에 적용되며, OTT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규제 불균형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EU는 “같은 서비스, 같은 규제”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방송사와 OTT 등 플랫폼 간 형평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했다. 2018년 AVMSD 개정은 방송사뿐 아니라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에도 동일한 광고 규제를 적용하였다. 구체적으로 광고 총량 및 중간광고 규제, 아동·청소년 보호 규정, 광고 식별성 강화가 모든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에 공통 적용된다(정은진, 2016). 아울러 EU는 자율규제와 공동규제를 제도적으로 장려하여, 민간의 유연성과 공공적 책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협치형 규제 체계를 마련했다(EESC, 2015).

국내 방송업계는 이들 사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콘텐츠 기준 규제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플랫폼 구분이 아닌 콘텐츠 성격에 따른 동일 규제, OTT에도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 부과, 지상파 규제의 합리적 현실화, 정부·산업·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규제 체계 도입 등을 포괄하는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은 OTT와 지상파 간 형평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국제적 규제 환경과 발맞춰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5. 결 론

본 연구는 지상파 방송과 OTT 간 광고 규제 불균형 문제를 Stone의 정책 패러독스 틀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현행 광고 규제 체계는 플랫폼별로 상이한 규제 적용으로 인해 형평성이 저해되고, 광고 시장의 효율성이 떨어지며, 자유와 안전이라는 규범적 가치가 충돌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불균형은 동일한 광고 시장에서 활동하는 지상파와 OTT 간의 법적·제도적 차이를 심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공공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저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토대로 본 연구는 네 가지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였다. 첫째, 송출 주체가 아닌 콘텐츠를 기준으로 규제를 적용하는 콘텐츠 기준 규제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OTT 플랫폼에도 아동 및 청소년 보호와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규제 장치가 도입되어야 한다. 셋째, 지상파 광고 규제는 단순한 완화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공공성의 균형을 고려한 합리적 재조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넷째, 미국과 EU의 제도적 경험을 토대로 한국적 맥락에 적합한 국제적 규제 조화 모델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학문적 의의는 기존 광고 규제 연구가 지상파 중심에 국한되어 있던 한계를 넘어, OTT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규제 연구의 분석 범위로 확장하였다는 점에 있다. 특히 Stone의 정책 패러독스 틀을 활용하여 규제의 가치 충돌을 다층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미디어 규제 연구의 이론적 외연을 한층 심화했다.

실무적 함의는 한국의 광고 규제가 단순히 매체 간 형평성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경쟁력·이용자 보호·사회적 책임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균형적 체계로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이는 향후 규제 당국이 광고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정책적 지침이 될 수 있다.

물론 본 연구는 법·제도적 분석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광고 수용자의 인식이나 광고 효과 차원에서의 실증적 검증은 수행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수용자 조사와 산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험적 근거를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정교한 규제 대안의 도출이 가능할 것이다.

종합하면, 지상파와 OTT 간 광고 규제 불균형은 단순한 제도적 불일치를 넘어 한국 미디어 산업의 공정 경쟁 질서와 사회적 가치, 나아가 광고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따라서 한국은 플랫폼 중심 규제에서 벗어나 콘텐츠 중심의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하며, 이는 국제적 규제 환경과의 정합성을 확보할 때 비로소 효과적인 정책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1) 「방송법」 제73조(방송광고 등)
2) 「방송법 시행령」 제59조(방송광고)
3)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제43조의2(방송광고 시간의 제한)
4) 「방송법 시행령」 제59조(방송광고) 제2항제1호나목
5)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제46조(광고효과), 제47조(간접광고)
6)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제48조(가상광고)
7)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정의)제12의2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제12호에 따른 비디오물 등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역무를 말한다.
8) 최근 쿠팡플레이는 <2026년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실시간 중계하면서 하프타임에 주류광고를 집행했다. 집행 시간은 오후 8시 55분으로 방송심의상 주류광고가 불가능한 시간대였지만, 법적 제약은 없었다. 이후 <국가대표 축구 아시아 3차 예선> 생중계에서도 저녁 8시대 하프타임에 맥주와 치킨광고를 연달아 집행했다. 이는 OTT 플랫폼이 규제 없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광고 상품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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