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5 , No. 4

[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5, No. 4, pp. 91-107
Abbreviation: jss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3
Received 19 May 2024 Revised 20 Sep 2024 Accepted 15 Oct 2024
DOI: https://doi.org/10.16881/jss.2024.10.35.4.91

20대 성인남녀의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와 가스라이팅의 관계
김지혜 ; 권동주 ; 양난미
경상국립대학교 심리학과

The Relationship between Codependence, Self-esteem, Social Support and Gaslighting among Adults in their 20s
Ji-Hye Kim ; Dong-Ju Kwon ; Nan-Mee Yang
Department of Psychology, Gyeonsang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양난미, 경상국립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대로 501, E-mail : behelper@gnu.ac.kr
김지혜, 경상국립대학교 심리학과 학부생(제1저자)권동주, 경상국립대학교 심리학과 석사과정(공동저자)


초록

본 연구는 최근에 대두된 사회적 문제인 가스라이팅과 관련된 심리적 변인들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선행연구에 근거해서 성별과 가스라이팅 유무를 통제하고,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와 가스라이팅의 관계를 확인하였다. 전국 20대 남녀 250명을 대상으로 자기보고식 설문지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분석에는 위계적 회귀분석을 사용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위계적 회귀분석 1단계 통제변인인 성별과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는 가스라이팅 피해 인지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 2단계 종속의존성, 3단계 자아존중감, 4단계 사회적지지를 순차적으로 추가하였을 때 각 모형은 가스라이팅 피해 인지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최종 4단계 모형에서는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종속의존성, 사회적지지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아존중감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본 연구를 통해 가스라이팅,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의 관련성을 확인하여 이를 가스라이팅 피해 예방과 사후개입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제언, 후속 연구의 방향성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psychological variables related to gaslighting, a social problem that has recently emerged. Based on previous studies, gender and gaslighting experience were the control variables, and the relationships among codependence, self-esteem, social support and gaslighting were examined using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a self-report questionnaires from 250 men and women in their 20s from all over Korea, and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 was used for the analysis. The main results are as follows: In the first stage of a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 the control variables (gender and gaslighting experience) had a significant effect on recognition of gaslighting damage. In the second stage, codependency was added, in the third stage, self-esteem, and in the fourth stage, social support was added, and each model had a significant effect on recognition of gaslighting damage. On the other hand, self-esteem did not have a significant effect. Through this study, the relationship between gaslighting, codependency, self-esteem, and social support was confirmed, it can be utilized in counseling and intervention for gaslighting victims. Finally, based on the results, and the limitations of this study, suggestions, and directions for future research are discussed.


Keywords: Gaslighting, Codependence, Self-esteem, Social support
키워드: 가스라이팅,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

1. 서 론

가스라이팅은 2021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가장 많이 조회된 단어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다(딕씨, 2024). 이 용어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가평 용소 계곡 살인사건이다(이한나, 2024). 이 사건에서 검찰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하여 4m 높이의 계곡에서 강제로 다이빙하게 한 것이 직접 살인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외에도 일가족을 19년간 가스라이팅하여 수억 원을 갈취하며 남매간 부적절한 성관계까지 강요한 무속인 부부의 사례, 가해자가 피해자 서로를 죽이도록 조종한 여수 졸음 쉼터 살인사건 등 가스라이팅은 우리 주변의 가족, 친구, 연인, 직장 등 다양한 관계 내에서 발생한다.

가스라이팅은 Ingrid Bergman 주연의 ‘가스등(Gaslight: 1944)’이라는 영화에서 유래된 용어로, 이 영화에서 가해자인 남편은 끊임없이 주인공인 아내를 스스로 미쳤다고 의심하게 만들어, 아내의 현실감각, 판단력, 기억력에 영향을 끼쳤다. 이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약해진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정신적 조종을 당하는 것이 가스라이팅이다(Cho, 2017). 가스라이팅에는 두 가지 역할이 존재하는데, 상황이나 상대의 마음을 통제하고 조작하여 가스라이팅을 가하는 사람을 가스라이터(Gaslighter)라 하고, 가스라이터의 조종에 반응하는 사람을 가스라이티(Gaslightee)라고 한다(신고은, 2022).

가스라이팅은 부부, 가족, 연인관계 등과 같은 친밀한 관계 내에서 권력과 통제로 인해 발생한다(Knapp, 2019). Roberts와 Andrews(2013)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은 정서적 학대의 한 형태로, 가스라이터는 가스라이티를 조종하여 육체적, 재정적, 심리적 또는 사회적으로 해를 끼쳐 자신의 이익을 획득한다고 한다. 또한, 가스라이터는 누군가의 사랑, 공감 능력, 직업에 대한 실질적인 의존성, 내면화된 성차별을 이용하여 가스라이티가 독립적으로 도덕적 결정을 할 수 없도록 조종한다(Abramson, 2014). 가스라이티 개인의 심리, 사회적 피해뿐만 아니라 가스라이팅 범죄로 인한 가해와 피해 정도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미비하여 가스라이팅과 관련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오세연, 송혜진, 2021; 이수정, 2022). 특히 가스라이팅은 심리적인 조종임에도 불구하고 가스라이팅의 심리적 기제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기에, 가스라이팅과 관련되고 이를 심화시키는 요인 및 과정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스라이팅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특징으로 성별과 가스라이팅 유무를 고려해볼 수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권력을 가지지 못한 남성도 가스라이팅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Klein & Wood, 2023),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여성의 심리적 학대에는 언어폭력과 가스라이팅도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Lysova & Hanson, 2023). 이러한 결과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가스라이팅이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임나경(2023)의 연구에서는 가스라이팅 피해 정도가 ‘없다’고 응답한 대상자의 가스라이팅 평균은 24.99점이었고, 가스라이팅 피해 정도가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의 가스라이팅 평균은 51.79점으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용소계곡 사건 등 여러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이 가스라이팅 피해에 대한 인지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스라이팅이 발생하는 기제에 어떤 심리적 특성이 작용하는지 살펴볼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의존성이다. 가스라이팅과 같은 강요(coercion)는 대상의 취약성을 이용하여 의존성을 만들고 대상의 저항을 약화시키는 단계적인 준비과정으로 구성된다(Raven, 1993). 또한 건강한 관계에서는 상호 간의 정서적으로 성숙한 의존성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반대로 한 사람이 일방적이고 불균형적인 정서적 의존성을 가질 때 덜 의존적인 다른 사람은 그 관계에서 큰 힘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Dutton & Goodman, 2005) 가스라이팅이 발생하는 기제에 어떤 심리적 특성이 작용하는지 살펴볼 때 의존성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의존이란 다른 사람의 도움, 신체적 접촉, 승인 등을 구하거나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끄는 것 등과 관련된 반응으로(김춘경,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2016), 의존성이 높은 사람들은 삶의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대신해주고 도와주는 대상이 존재하는 한 제대로 기능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해주는 대상이 없으면 심각한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된다(민병배, 남기숙, 2016). 또한 이들은 자기주장을 하지 않고 상대방의 주장을 따르기만 하는데, 이것은 자기를 도와주는 사람과의 관계가 깨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이정균, 김용식, 2000). 이들이 타인에게 의존적인 데에는 버림받는 것에 대한 과도한 공포가 있기 때문으로 이들은 소외와 외로움을 피하고 대상을 잃지 않기 위해서 고분고분해지는 것은 물론 심지어 모욕까지도 감수한다(민병배, 남기숙, 2016). 따라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의 지시나 원조가 없을 때 하기 어려워하는 의존성이 높은 개인은 가스라이팅에 취약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의존성을 측정하기 위한 종속의존성은 영어로 ‘Co-dependency’, ‘Co-dependence’, ‘Co-dependent’이고 국내에서는 ‘공동의존성’, ‘병리적의존성’, ‘상호의존성’, ‘유사의존성’, ‘종속의존성’, ‘편향적의존성’ 등 다양한 용어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다(이서윤, 2014; 김지은, 송현주, 2015). 건강한 의존성은 사람들이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자기 삶을 살 수 있도록 돕지만, 건강하지 못한 의존성은 자기 삶을 타인에게 얽매이게 하는 의존적 성향으로 관계와 삶을 힘겹게 만든다(이서윤, 2014). Favorini(1995)는 종속의존성을 자기 정의가 부족하고 외부관계를 통해 정체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이는 중독자 주변에서 발생하는 과정이고, 중독에 빠져 시달리는 다른 사람, 집단, 기관 문화, 혹은 어느 사건에 극심하게 의존하는 것이 특징이다(김현진, 2006). 종속의존성을 지닌 사람들이 심하게 집착하여 문제가 되는 환경이나 사람과의 밀접한 관계를 지속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오랜 시간 희생자의 고정된 역할을 해오며 형성되는 문제로 볼 수 있다(김지은, 송현주, 2015). 이성희와 김성회(2009)는 종속의존성을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자신보다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타인의 요구나 행동에 중점을 두게 되고 자기희생적 돌봄과 과도한 책임감, 강박적 행동으로 인해 관계의 어려움을 겪게 되며 자신의 감정을 부인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유사하게 김혜련(1998)은 낮은 자존감, 정체성의 상실, 자아의 방임, 불안전한 자기개발로 정의하고 있다. 여러 선행연구를 살펴보았을 때, 종속의존성이 높을수록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된다는 점에서 종속의존성이 높을수록 가스라이팅 경향도 함께 높아지는 것을 예상할 수 있지만, 종속의존성과 가스라이팅 간 관계를 직접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종속의존성과 가스라이팅의 관계를 경험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가스라이팅과 관련된 또 다른 변인으로 본 연구는 개인 심리적 변인으로 자아존중감과 사회적 맥락변인으로 사회적지지를 고려하였다. 자아존중감(Self-esteem)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 또는 긍정적 평가로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정도를 의미한다(Rosenberg, 1979). 그리고 자아존중감은 자아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태도로서 개인이 성취하고자 하는 미래의 삶에 영향을 준다(박희수, 문승연, 2014). 일반적으로 자아존중감이 낮을수록 불확실성, 열등감, 무력감 및 자신의 판단과 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자신을 부정적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높아지게 된다(정미라, 장영숙, 김순규, 2011).

가스라이팅과 자아존중감의 관련성을 직접 연구한 임나경(2023)은 자아존중감은 가스라이팅과 부적 상관이 있음을 밝혔고 자아존중감은 불확실성의 인내력 부족, 우울과 함께 가스라이팅에 유의한 영향력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또한, Benson(1994)은 가스라이팅 피해자가 자신의 의도적인 행동을 규제하거나 승인하는 능력에 아무런 방해 없이, 자유를 잃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를 Allen(2008)은 특정 선택을 내림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고, 의도한 바를 얻기 위한 충분한 자아존중감이 부족하다고 해석하였다. 따라서 자아존중감이 낮을수록 가스라이팅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사회적지지(Social support)는 관계에 의해 제공되는 지원 자원으로(Cohen & Hoberman, 1983)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문제를 중재하고 심리적 적응에 도움을 준다(Dubow & Ulman, 1989). Kaplan 등(1977)에 따르면, 영장류와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충족되는 기본적인 욕구가 있으며, 사회적지지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적지지는 사람의 기본적인 사회적 욕구인 승인, 존중 숙원 등을 충족시키며 중요한 타인들로부터 자원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개인에게 사회적지지가 있다면 피해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지지를 가스라이팅에 영향을 주는 마지막 변인으로 고려하였다.

사회적지지와 가스라이팅 간의 관계를 직접 검증한 연구는 많지 않지만, 대부분 부적 관련성을 보고하였다. 고립된 유색인종 여성교수을 대상으로 한 Rodrigues, Mendenhall과 Clancy(2021)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가스라이팅을 내면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회적지지를 충분히 받는 경우에는 친구와 동료 등의 주변인들을 통해 자신에게 실제로 무례하고 괴롭히는 경험이 있었고 이는 개인적인 잘못 때문이 아니었음을 인식함으로써 가스라이팅을 당할 가능성이 낮아짐을 확인하여 사회적지지와 가스라이팅이 부적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Shousha(2023)는 회복 중인 가스라이팅 피해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가족과 친구의 지지는 학대적인 관계를 회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적지지와 가스라이팅 간의 관계가 부적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수민(2017)하수홍과 장문선(2013)의 연구에서는 사회적지지가 정서적 학대와 부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송영주와 장현아(2017)의 연구에서는 사회적지지가 애착 외상과 데이트 폭력 피해와 부적 상관을 보였다. 김혜진(2018)의 연구에서는 아동기 정서적 학대 경험을 가진 대학생 중 사회적지지 경험이 높은 경우, 데이트 폭력 피해 경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가스라이팅과 사회적지지 역시 부적 관련이 있을 것으로 가정하였다.

청소년기와 성인 초기 사이에 끼인 성인진입기(Arnett & Adolescence, 2010)에 해당하는 20대는 정체감을 탐색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불안정하고 자기초점적인 시기로, 성인기에 비해 가스라이팅을 당할 가능성이 높고 그 피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20대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과 사회적지지의 수준이 가스라이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가스라이팅은 심각한 사회문제이나 경험적으로 검증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기존 연구는 직장내 가스라이팅에 대한 사례 연구(오세연, 송혜진, 2021), 가스라이팅 개념이나 이론모형연구(오세연, 신현주, 2021; 이재영, 2021; 백지수, 2024)가 주로 이루어져 경험적으로 어떤 변인들이 가스라이팅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론적으로 가스라이팅에 영향을 준다고 밝혀진 변인을 중심으로 가설적 모형을 설정하여 이들 변인과 가스라이팅의 관련을 경험적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가스라이팅의 심리적 기제를 탐색하고 가스라이팅을 예방하고,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구체적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통제변인(성별, 가스라이팅 유무)는 가스라이팅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통제 변인을 통제하고 종속의존성은 가스라이팅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가? 셋째, 자아존중감은 가스라이팅에 추가적인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가? 넷째, 사회적지지는 가스라이팅에 추가적인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가?


2. 방 법
1) 연구대상 및 절차

본 연구는 온라인 설문 조사를 통해 진행하였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전국 20대 남녀 250명의 자료를 최종 분석하였다. 참여자들은 20대 남성 130명(52.0%), 20대 여성 120명(48.0%)이었고 연령의 평균은 25.72세(SD=2.718)이었다. 직업 분포는 학생이 87명(34.8%), 직장인 121명(48.4%), 기타 42명(16.8%)이었다. 학생의 분포는 학사 과정이 82명(94.3%), 대학원 과정 이상이 5명(5.7%)이었다. 직장인 분포는 공무원 8명(6.6%), 기관 및 기업체 108명(90.5%), 기타 5명(4.1%)이었다. 기타 현재 상황의 분포는 취업 준비생 31명(73.8%), 시간제 근로자 및 기타 11명(26.2%)이었다. 거주 지역은 특별시 75명(30.0%), 광역시 69명(27.6%), 도(시) 100명(40.0%), 도(군) 4명(2.0%), 특별자치도 1명(0.4%)이었다. 또한 연구 대상자에게 과거 가스라이팅 경험을 확인하였는데 경험이 있는 대상자가 114명(45.6%), 경험이 없는 대상자가 136명(54.4%)로 나타났다.

연구진행은 경상국립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은 후 설문조사 업체를 통해 전국 20대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승인번호: GIRB-A23-NY-0089). 설문을 시작하기 전에 모든 참여자에게 연구에 대한 설명과 설문 내용의 비밀보장, 연구 외의 목적으로 자료를 사용하지 않을 것, 자료의 보관 및 폐기에 관해 설명하고, 연구에 설문이 사용되는 것에 동의하는지를 물었으며 이후 연구 참여에 동의한 설문자료만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설문은 2024년 1월 19일부터 2024년 1월 21일까지 3일간 실시되었으며, 설문 응답 시간은 약 15~20분 정도였다. 설문에 참여한 대상자에게는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가 계약에 따라 소정의 포인트를 지급하였다.

2) 측정도구
(1) 통제 변인

대상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성별(1: 남, 2: 여), 연령, 직업,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1: 유, 2: 무, 예, 당신은 대인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등을 측정하였고 이 중 선행연구에서 관련성이 밝혀진 성별과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를 통제변인으로 사용하였다.

(2) 가스라이팅

본 연구에서는 가스라이팅 피해 정도를 측정하고자 Bhatti 등(2023)이 개발한 Victim gaslighting questionnaire(VGQ)를 임나경(2023)이 타당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2개 하위요인 총 1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기 신뢰 상실(5문항, 예, 그들은 내 관점을 무시하거나 완전히 “틀렸다”고 한다.), 동료 간 불일치(9문항, 예, 그들과의 의견불일치로 인해 나의 의사결정능력에 확신이 없다.)로 구성되었다. 응답유형은 리커트 5점 척도(1: 전혀 아니다. ~ 5: 매우 그렇다.)로 점수가 높을수록 가스라이팅 인지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전체 .95, 자기신뢰상실 .85, 동료 간 불일치 .95로 나타났다.

(3) 종속의존성

본 연구는 종속의존성을 측정하기 위하여 Cermak(1986)의 기존의 종속의존성 척도를 토대로 이성희와 김성회(2009)가 개발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3개 하위요인 총 3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존감(15문항, 예, 나는 나 자신이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계와 감정 표현(14문항, 예, 나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나를 덜 좋아하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내 감정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책임감과 강박적 행동(7문항, 예, 나는 지나치게 의무감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등으로 구성되었다. 응답유형은 리커트 5점 척도(1: 전혀 아니다. ~ 5: 매우 그렇다.)로 점수가 높을수록 종속의존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매개변인으로 자아존중감을 설정하였기에 다중공선성이 높은 자존감 하위요인을 제외하고 관계와 감정 표현 및 책임감과 강박적 행동 2개 하위요인만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전체 .95, 관계와 감정 표현 .91, 책임감과 강박적 행동 .80으로 나타났다.

(4) 자아존중감

본 연구는 자아존중감을 측정하기 위하여 Rosenberg(1965)가 개발하여 이훈진과 원호택(1995)이 번안한 한국판 척도를 이세연(2007)이 사용한 설문지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대표적인 문항으로는 ‘나는 나 자신에게 아주 만족하고 있다.’이다. 응답유형은 리커트 5점 척도(1: 전혀 아니다. ~ 5: 매우 그렇다.)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88로 나타났다.

(5) 사회적지지

본 연구는 사회적지지를 측정하기 위하여 Shakespeare-Finch와 Obst(2011)가 개발한 2-way Social Support Scale(2-way SSS)을 이상준(2023)이 국내 실정에 맞게 타당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2개 하위요인 총 19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회적지지 수혜(11문항, 예, 내 삶의 부담에 관해 이야기 나눌 사람이 있다.), 사회적지지 제공(8문항, 예, 나는 다른 사람의 고민을 잘 들어준다.)으로 구성되었다. 응답유형은 리커트 5점 척도(1: 전혀 그렇지 않다. ~ 5점: 항상 그렇다.)로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적지지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전체 .95, 사회적지지 수혜 .94, 사회적지지 제공 .89로 나타났다.

3) 분석방법

본 연구는 변인 간의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가스라이팅을 종속변인으로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를 독립변인으로 하여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고, 분석에는 IBM SPSS Statistics 27.0을 사용하였다. 자세한 분석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빈도분석하였고 각 변인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내적 일치도 계수(Cronbach’s α)를 산출하였다. 둘째, 연구 변인의 일반적인 특성을 기술통계를 통해 확인하였고 상관분석을 통해 각 변인 간의 상관관계 및 다중공선성 문제를 확인하였다. 셋째, 각 변인 간의 영향력을 단계적 회귀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3. 결 과
1) 주요 변수들의 기술통계 및 상관분석 결과

주요 변수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 최대값과 최소값, 왜도와 첨도를 <표 1>에 제시하였다. 왜도의 절대값이 3을 넘지 않고(.081~.245) 첨도의 절대값이 7을 넘지 않으므로(.138~2.010) 각 변수가 정규 분포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배병렬, 2017). 변인 간 상관분석 결과, 가스라이팅 인지 정도는 종속의존성과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r=.393, p<.001) 자아존중감(r=-.323, p<.001)과 사회적지지(r=-.263, p<.001)와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 종속의존성은 자아존중감(r=-.391, p<.001)과는 부적 상관이 나타났으나 사회적지지(r=-.100, p>.058)와는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다. 자아존중감과 사회적지지 간의 관계에서는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r=.577, p<.001). 통제 변인인 성별은 가스라이팅과는 부적 상관이(r=-.159, p<.01), 사회적지지와는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r=.170, p<.01). 나머지 변인들과는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다. 가스라이팅 경험은 종속의존성(r=-.206, p<.01), 가스라이팅(r=-.248, p<.001)과는 부적상관이, 나머지 변인들과는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변인의 다중공선성을 검토한 결과, 변인 간 상관계수의 절대값이 .80 미만으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는 기준 10 이하에 해당하였다(김효창, 2013).

<표 1> 
주요 변수들의 기술통계 및 상관분석 결과
1 2 3 4 5 6
1. 가스라이팅 -
2. 종속의존성 .393*** -
3. 자아존중감 -.323*** -.391*** -
4. 사회적지지 -.263*** -.100 .577*** -
5. 성별 -.159** .007 .094 .170** -
6. 가스라이팅 경험 -.248*** -.206** .103 .025 -.037 -
최소값, 최대값 1.07, 4.71 1.57, 4.67 1.00, 5.00 1.53, 5.00 1.00, 2.00 1.00, 2.00
평균(표준편차) 2.422(.878) 3.123(.616) 3.236(.697) 3.756(.630) 1.48(.501) 1.54(.499)
왜도 .245 -.041 -.186 -.298 .081 -.178
첨도 -.769 -.168 .823 .138 -2.010 -1.984
*p<.05, **p<.01, ***p<.001

2)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가 가스라이팅에 미치는 영향

각각의 변수인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가 가스라이팅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하여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모델 1은 통제변인인 성별과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가 가스라이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고, 모델 2에서는 종속의존성을, 모델 3은 자아존중감, 모델4는 사회적지지를 추가하여, 각 단계 모델 간의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모델의 차이에 따라 각 변수의 설명력이 어떻게 변하는지와 어느 모델의 설명력이 더 좋은지를 살펴보았다.

<표 2>에서 나타난 것처럼, 모든 모델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모델 1, 2, 3, 4는 F값이 각각 12.234, 22.051, 19.204, 16.684로 p<.00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회귀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모델 1의 설명력은 전체 변량 중 9%로 나타났다. 다음 단계로 모델 2의 설명력은 전체 변량 중 21.2%로 나타났으며, 모델 2는 모델 1에 비해 12.2%의 추가변량을 설명하였다. 그다음 단계로 모델 3의 설명력은 전체 변량 중 23.9%로 나타났으며, 모델 3은 모델 2에 비해 2.7%의 추가변량을 설명하였다. 마지막 단계로 모델 4의 설명력은 전체 변량 중 25.5%로 나타났으며, 모델 4는 모델 3에 비해 1.6% 추가변량을 설명하였기 때문에 다른 모델보다 연구모형을 더 잘 설명하고 있었다. 즉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가 포함된 모델4가 모델 1, 2, 3보다 가스라이팅을 더 잘 설명하고 있었다. 모든 모형의 VIF는 10 이하이므로 다중공성문제가 없으며(김효창, 2013), Durbin-Watson의 결과 2에 가깝고 자기상관이 없으므로 잔차의 독립성 조건이 만족되었다. 따라서 모든 변수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의수준은 p<.05를 기준으로 하였다.

<표 2> 
회귀모형에 대한 분산분석 (N=250)
모델 비표준화
계수
표준화
계수
t 유의
확률
공선성
통계량
B 표준화
오류
β VIF
모델1 (상수) 3.551 .238 14.903 .000 12.234***
(.000)
성별 -.296 .106 -.169 -2.776 .006** 1.001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448 .107 -.255 -4.193 .000*** 1.001
모델2 (상수) 1.764 .365 4.829 .000*** 22.051***
(.000)
성별 -.295 .099 -.168 -2.972 .003** 1.001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319 .102 -.181 -3.133 .002** 1.046
종속의존성 .508 .082 .357 6.166 .000*** 1.044
모델3 (상수) 2.740 .490 5.592 .000 19.204***
(.000)
성별 -.265 .098 -.151 -2.691 .008** 1.013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310 .100 -.176 -3.093 .002** 1.046
종속의존성 .410 .088 .288 4.670 .000*** 1.222
자아존중감 -.225 .077 -.179 -2.935 .004** 1.194
모델4 (상수) 3.026 .502 6.034 .000 16.684***
(.000)
성별 -.234 .098 -.133 -2.377 .018* 1.032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312 .099 -.177 -3.137 .002** 1.046
종속의존성 .442 .088 .310 5.013 .000*** 1.253
자아존중감 -.101 .093 -.080 -1.078 .282 1.802
사회적지지 -.221 .096 -.159 -2.295 .023* 1.570
모델 R R2 adj. R* 추정값의
표준오차
△R2 F 변화량 유의확률 Durbin-
Watson
모델1 .300 .090 .083 .841 .090 12.234 .000
모델2 .460 .212 .202 .784 .122 38.019 .000
모델3 .489 .239 .226 .772 .027 8.614 .004
모델4 .505 .255 .240 .766 .016 5.265 .023 2.030
*p<.05, **p<.01, ***p<.001

모델 1을 살펴보면, 가스라이팅에 유의한 영향을 준 변인은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이다. 먼저 성별은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보다 여성이 가스라이팅의 인지 정도가 낮았다(t=-2.776, p<.01).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는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스라이팅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있는 사람보다 가스라이팅의 인지 정도가 낮았다(t=-4.193, p<.001).

모델 2를 살펴보면, 가스라이팅에 유의한 영향을 준 변인은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그리고 종속의존성이다. 먼저 성별은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보다 여성이 가스라이팅의 인지 정도가 낮았다(t=-2.972, p<.01).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는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스라이팅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있는 사람보다 가스라이팅의 인지 정도가 낮았다(t=-3.133, p<.01). 종속의존성은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종속의존성이 높을수록 가스라이팅을 인지하는 정도가 높았다(t=6.166, p<.001).

모델 3을 살펴보면, 가스라이팅에 유의한 영향을 준 변인은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이다. 먼저 성별은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보다 여성의 가스라이팅 인지 정도가 낮았다(t=-2.691, p<.01).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는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스라이팅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있는 사람보다 가스라이팅의 인지 정도가 낮았다(t=-3.093, p<.01). 종속의존성은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종속의존성이 높을수록 가스라이팅을 인지하는 정도가 높았다(t=4.670, p<.001). 자아존중감은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가스라이팅의 인지 정도가 낮았다(t=-2.935, p<.01).

모델 4를 살펴보면, 가스라이팅에 유의한 영향을 준 변인은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종속의존성, 사회적지지이다. 먼저 성별은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보다 여성이 가스라이팅의 인지 정도가 낮았다(t=-2.377, p<.05).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는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스라이팅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있는 사람보다 가스라이팅의 인지 정도가 낮았다(t=-3.137, p<.01). 종속의존성은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종속의존성이 높을수록 가스라이팅을 인지하는 정도가 높았다(t=5.013, p<.001). 사회적지지는 가스라이팅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지지가 높을수록 가스라이팅의 인지 정도가 낮았다(t=-2.295, p<.05). 모델 4 결과, 가스라이팅에 유의하지 않은 변인은 자아존중감(t=-1.078, p>.05)이었다.


4. 논 의

본 연구는 가스라이팅에 관련이 있는 심리적 기제를 이해하기 위해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 성별과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와 가스라이팅의 관련성을 검증하였다. 또한 위계적 회귀분석을 통하여 성별,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과 사회적지지가 가스라이팅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였다. 연구 문제를 중심으로 주요 결과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별과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는 두 변인 모두 가스라이팅에 유의한 관련성을 확인하였다. 이는 성별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기존에 가스라이팅을 받은 경험이 있었던 개인이 없었던 개인보다 가스라이팅 피해 인지 수준이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결과는 일반적으로 가스라이팅 관계에서 남성이 가해자이고 여성이 가스라이팅의 대상이 된다는(Stern, 2008; Stark, 2019) 선행연구와는 일치되지 않는 결과로, 남성이 여성보다 가스라이팅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장설영(2024)의 연구에 따르면 군대는 다른 민간의 조직과는 다른 가치관과 생활양식, 소통양식 등이 요구되고, 상부로부터 내려오는 명령이 수직적으로 전달되어 명령하는 사람의 권위에 굴복하게 되는 구조를 가져 권위적인 상황에의 노출이 더 흔하다. 이는 가스라이팅에서 성별 이외에도 사회적 권력 등의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Stark, 2019; Klein & Wood, 2023). 예를 들어 조사의 대상인 우리나라 20대 남성의 대부분은 군대를 다녀왔거나 다녀올 예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과정 중에서 권위적 상황을 이용한 가스라이팅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서 20대의 남성이 권위를 이용한 가스라이팅을 더 많이 경험했음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가스라이팅을 기존에 경험하지 않았던 개인보다 경험한 개인이 가스라이팅 피해 인지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라이팅은 심리적인 의존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관계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가스라이팅에 대해 인지하는 수준이 낮을 뿐더러(오세연, 송혜진, 2021)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심리적 변인들인 종속의존성이나 다른 심리적 변인을 가지고 있어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피해를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스라이팅을 경험한 개인이 가스라이팅의 피해 인지 수준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둘째, 종속의존성은 가스라이팅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여러 선행연구(김혜련, 1998; 이성희, 김성회, 2009)에서 종속의존성과 가스라이팅의 관련성이 시사되었지만 이를 경험적으로 확인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본 연구에서는 종속의존성과 가스라이팅의 관련을 직접 확인함으로써 종속의존성이 가스라이팅과 관련이 있는 심리적 특성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종속의존성이 높은 개인은 관계에서 자신감이 부족하여 감정을 숨기고, 자기를 표현하지 않으며 눈치를 보거나 지나치게 걱정을 많이 하는 등 건강하지 않은 관계의 특징을 보이는데, 이는 연인관계나 조직 사회 내에서 심리적, 사회적 손해를 감수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등 가스라이터에게 조종당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종속의존성이 높은 개인에게 자기표현과 주장을 훈련시키고 관계에 대한 강박적인 걱정을 합리적인 사고로 대치하는 등 개인이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스라이팅 예방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사회적지지는 가스라이팅을 예방하는 변인으로 사회적지지가 낮을수록 가스라이팅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짐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지지와 가스라이팅의 부적상관이 있다는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Rodrigues et al., 2021; Shousha, 2023), 사회적지지가 낮은 개인일수록 가스라이팅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주변의 지지를 받거나 도움을 받기 어려울 수 있어 이 점을 파고들어 새로운 가스라이티들을 물색하는 가스라이터들의 대상이 되기가 쉽다. 따라서 이들에게 사회적 기술을 훈련시키고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넷째, 자아존중감은 가스라이팅과 부적상관이 나타나 자아존중감을 높이면, 가스라이팅을 당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기존 선행연구를 재확인하는 결과였다(송남두, 2000; 최민수, 석현숙, 정영희, 2002; 정휘경, 손선주, 2018; 임나경, 2023). 선행연구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은 가스라이터가 정신적 학대를 통해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반복적인 세뇌를 가함으로써 가스라이팅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Stern, 2008). 특히, 가스라이팅은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범죄이기에 자신이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과 보호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가스라이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개입이 효과적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지지를 함께 고려하는 4단계 모형에서 자아존중감의 유의한 영향력이 나타나지 않아, 자아존중감은 종속의존성이나 사회적지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자아존중감과 가스라이팅의 관계를 매개하거나 조절하는 변인을 확인함으로써 두 변인 간의 관계를 보다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결과를 통해 나타난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스라이팅은 연인관계에서 여성이 남성인 가스라이터의 대상이 되어 가스라이팅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선행연구의 결과가 있다(Stern, 2008). 하지만 이는 모두 국외에서 진행된 선행연구의 사례로 가스라이팅은 직장이나 친구, 지인과 같은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고, 국내에서 경험적으로 성별에 따라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에 있어서의 차이와 관련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본 연구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가스라이팅의 피해 인지 수준이 높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탐색적으로 가스라아팅 경험 유무에서 성별 차를 추가적으로 확인해 보았고, 그 결과 가스라이팅을 경험하는데 있어서 남녀 성차는 나타나지 않아 기존에 국내에서는 검증되지 않았던 남녀 성별에서의 가스라이팅 경험 차이가 없음을 검증하였다는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국내에서 진행된 경험적 가스라이팅 연구는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연구가 진행되었는데(최준민, 2021; 임나경, 2023), 본 연구 결과는 남성으로 대상을 확장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최준민(2021)의 가스라이팅 피해자에 대한 사례연구에서는 피해자들의 어린 시절 양육 환경에서의 정서적 학대가 자아존중감, 정서 조절의 어려움,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유약한 심리적 상태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즉 가스라이팅 피해자들의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심리적 상태가 단순히 생물학적 성별인 남녀의 차이보다도 가스라이팅을 경험하는데 있어서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측되고 본 연구에서 이를 경험적으로 밝혔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둘째,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는 가스라이팅 변인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나경(2023)의 연구에서 가스라이팅 경험이 ‘있다’라고 응답한 대상자들의 가스라이팅을 받을 가능성의 평균이 가스라이팅 경험이 ‘없다’라고 응답한 대상자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임나경(2023)은 가스라이팅을 이전에 경험한 개인은 가스라이팅을 다시 경험할 때 더 쉽게 알아차리는 것으로 해석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도 이와 일치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가스라이팅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당하는 것을 알지만 본인이 보유한 심리적 특성 혹은 상황적 요인으로 인해 이를 회피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상담 장면에서 가스라이팅 피해를 받는 내담자들에 대한 개입을 할 때, 적절한 사회적 대처 기술 훈련을 통해 내담자들이 가스라이팅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현재까지 가스라이팅에 관한 연구는 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나 사례분석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면, 본 연구에서는 20대가 가지고 있는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가 가스라이팅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특히 현재 국내에서는 가스라이팅을 주제로 다루어진 연구는 물론 가스라이팅과 다른 심리적 변인과의 관계나 보호 요인을 탐색하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타인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인 종속의존성, 가스라이팅,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 상관관계를 검증하였다는 것에서 의의가 있다.

넷째, 본 연구는 가스라이팅,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의 관련성을 살펴본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연관성을 통해 가스라이팅과 본 연구에서 다룬 변인 이외에 종속의존성, 사회적지지와 관련이 있는 다른 심리적 변인과의 관련성도 시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내담자에게 개입할 때, 종속의존성 극복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면, 지나친 의존성으로부터 벗어나 내담자가 가스라이팅을 받을 위험도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지지는 가족, 친구 등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받는 긍정적 자원으로 개인이 이러한 지지를 받게 된다면 대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김민정, 현명호, 2010),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내담자에게 사회적지지를 높일 수 있도록 개입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실제 상담 장면에서 종속의존성 극복 및 사회적지지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가스라이팅 피해자의 상담 및 개입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향후 연구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20대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로 일반화에 어려움이 있어서 추후 연구에서 연령대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가스라이팅에 미치는 심리적 변인들의 간의 관계를 밝혀내고자 20대를 대상으로 연구하였으며, 종속의존성,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가 가스라이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에 진행될 연구에서 30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로 연구한다면 연구 결과의 일반화가 가능할 것이다. 둘째, 가스라이팅의 이론적 배경이 부족하다. 가스라이팅은 정서적 학대와 구분하기 어려우며, 가스라이팅 연구보다는 정서적 학대 연구와 혼재되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스라이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점차 가스라이팅에 대한 이론적 이해가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가스라이팅 연구가 확대될 필요가 있으며 이론적인 개념화를 통해 면밀히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본 연구에서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를 측정할 때, 적절한 상황을 제시하여 측정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단순히 가스라이팅 경험 유무만 측정하여 개인별로 서로 다른 경험을 떠올려서 측정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 이에 가족관계, 연인관계 등 적절한 상황을 제시하여 경험 유무를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넷째, 본 연구에서 사용된 가스라이팅 척도는 외국의 선행연구에서 개발한 척도를 번안하여 사용한 것을 재인용하여 사용하였다. 본래 척도는 Bhatti 등(2023)이 파키스탄의 15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제작하였다. 이는 외국의 정서를 반영하여 만든 척도이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연구의 대상 또한 여성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본 연구의 대상인 20대 남녀와 차이가 있어 결과의 일반화에 있어 제한점이 존재한다. 추후 연구를 통하여 연구의 대상으로 남성과 여성 모두 포함하고 문화적 차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는 한국판 가스라이팅 도구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독립변수로 설정한 종속의존성을 측정할 때 하위 요인에 포함된 자존감을 제외하고 관계와 감정 표현, 책임감과 강박적 행동의 2개 하위요인으로만 종속의존성을 측정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에서 다른 독립변인으로 포함된 자아존중감과의 다중공선성 문제로 인하여 이러한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였고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를 해석하고 일반화할 때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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