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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5, No. 4, pp. 69-89 | |
Abbreviation: jss | |
ISSN: 1976-2984 (Print) | |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3 | |
Received 13 Aug 2024 Revised 29 Sep 2024 Accepted 15 Oct 2024 | |
DOI: https://doi.org/10.16881/jss.2024.10.35.4.69 | |
융복합교육을 위한 학습자중심의 교수법 시론 | |
김상민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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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 |
A Study on the Learner-centered Teaching Method for Convergence Education | |
Sangmin Kim ; Jong-Seo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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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gnam National University | |
Correspondence to : †김종성, 충남대학교 도시자치융합학과 교수, 대전시 유성구 대학로 99, E-mail : rambokjs@cnu.ac.kr 김상민, 충남대학교 도시자치융합학과 조교수(공동저자) | |
Funding Information ▼ |
최근 정부와 대학에서는 융복합 인재의 양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융복합적 지식의 탐구에 집중되고 있으며, 융복합교육에 있어서는 그 개념이나 방향도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채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융복합의 개념 정립을 통해 지식의 융복합과 융복합교육을 구분하였으며, 융복합교육의 중심에는 기존의 교수자 중심의 강의방식이 아닌 학습자중심의 교수법이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다양한 교수법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시론적이나마 한 학기 동안의 수업진행방식을 제안하였다. 학습자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서로 다른 생각과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의 토론을 통해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배운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체화시키는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교수자와 학습자간의 정서적 교감을 확대하고 학습자의 의견과 요구를 적극 수용하며 직면한 사회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성찰을 할 수 있는 과제를 부과하는 등의 예시적 교수법을 제시해보았다. 다만 이러한 교수법은 주관적 경험과 강의평가에 입각한 예시적 시론에 불과한 것이며, 추후 과학적 검증과 분석을 통하여 수정·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The government and universities have been striving in recent times to cultivate convergent talents. These attempts have been focused on the exploration of convergence knowledge. However, in convergence education, the concept or direction has not been properly established. In this paper, we divided knowledge convergence and convergence education by establishing the concept of convergence and compared and analyzed the advantages and disadvantages of various teaching methods under the premise that learner-centered teaching methods are needed rather than existing instructor-centered teaching methods. Education should be conducted in a way that thinks for itself based on the voluntary participation of learners, redefines values through discussions with colleagues with different thoughts and backgrounds, and systematically organizes and embodies the learned knowledge. To this end, an exemplary teaching method for a semester was presented. This comprised expanding emotional communication between instructors and learners in various ways, actively accepting learners' opinions and needs, and imposing tasks that allow in-depth reflection on social problems faced. However, this teaching method is merely an exemplary poetic theory based on subjective experience and lecture evaluation, and it should be revised and supplemented through scientific verification and analysis in the future.
Keywords: Convergence education, Learner-centered, Teaching methods, Excellent lecture 키워드: 융복합교육, 학습자중심, 교수법, 우수강의 |
최근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융복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이다. 교육부의 각종 재정지원사업(BK21, ACE, CORE, CK, 글로컬30 등)에서도 “융복합적인 인재 양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 대학에서도 학과간 통합, 학과간 협동과정, 연계전공 또는 새로운 융합학과의 신설이 급증하고 있으며, 융복합 교과목의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1)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에 대하여 자신있게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 있어서 “융복합”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이며, 지식의 융복합과 융복합교육이 어떠한 관련이 있으며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명쾌하게 제시한 논문도 거의 없다.
주지하다시피 융복합교육의 출발은 미국과학재단(NSF)에서 1990년대에 미래형 융합인재교육인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matics)’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시건 대학의 Global Change Course Sequence Model, 스탠포드 대학교의 D-School, 옥스퍼드 대학의 PPE(Philosophy, Politics and Economics), 하트포드 대학의 All University Curriculum 등 유명한 모델이 개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2011년에 ‘초중등 STEAM교육 강화방안’을 발표하였고, 이어서 2013년에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문·이과 완전 융합안”을 제시하였으며, 2015년의 개정교육과정에서 인재상을 창의융합형 인재로 설정하였다(김미경, 권미애, 2022; 한혜정, 2014).
이러한 추세에 따라 국내 대학에서는 다양한 융합전공(학과)을 신설하였다. 교양수준에서는 서강대 지식융합학부,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충남대 자유전공학부 등이 설치되었으며, 전공수준에서는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한국기술교육대 융합학과 글로벌창의융합전공, 대구대 IT융합학과, 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충남대 반도체융합학과, 건국대 녹색기술융합학과, 인하대 반도체산업융합학과,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강원대 소프트웨어융합전공 등 수많은 전공(학과)이 설치되었다.2)
또한 각 대학마다 융복합교과목의 개발을 추진하였다. ○○대학에서는 2022년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 융복합 교육과정 개발을 통한 인재 양성, 융복합적인 접근방법의 연구와 교과목 개설 및 운영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창의·융합 연구인재 양성 체제 마련 및 학사과정의 유연성 확보, 학과(전공)간 융합을 통해 대학(원)생들의 글로벌 역량과 융복합 소양을 제고함으로써 전공지식을 심화하고 타 학문분야에 대한 이해력 증진”이라는 목표 하에 융복합교과목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신청자가 적어서 3차 추가공모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추진되고 있는 국내 대학의 융복합교육에 대하여는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허영주(2013; 조원겸, 2022에서 재인용)는 인재상의 부재, 교육목표의 모호성, 병렬적 팀티칭방식의 피상적인 융합, 낮은 활용도, 운영과 평가의 체계성 미흡 등을 지적하였다. 이예다나와 손승현(2019)은 교육방법 및 교육내용의 양적 부담, 교육내용의 난이도 등으로 인하여 융합교육에 대하여 학생들의 거부감이 크다고 지적했으며, 진명화와 이형주(2020)는 학생 전공 선택의 어려움 및 고유 전공의 약화, 불확실한 전공명으로 인한 진로 설계의 어려움 등을 지적했다. 그리고 대학 내부적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외부기관 내지 정부의 요구에 의한 하향식 추진(박일우, 2016; 홍병선, 2016), 교수자의 수업전략이나 교과목 운영방식의 변화 없이 융합지식의 단순 전달(정성호, 2015), 융합교육의 철학과 필요성에 대한 학생과 교수의 이해도 미흡(김대영, 2016; 신현석, 이상향, 2022), 학생들의 낮은 교육 만족도(이경화, 유경훈, 김은경, 2014), 융합적 교과목 개발에도 불구하고 일방적 강의에 의한 운영(이미나, 이화선, 최인수, 2012) 등도 지적되었다. 전영미(2022)에 따르면, 교수자와 학습자간에 대학의 융합교육에 대하여 현격한 인식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융합교육의 목적 달성이 매우 어렵다고 하였다.
또한 교수법에 관한 연구도 매우 미흡하다. 김미성, 최명숙과 이성하(2021)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대학융합교육에 관한 110편의 논문 중에서 교수학습법에 관한 논문은 단 2편(1.8%)에 불과하였다.3)
현실적으로도 대부분의 대학에서 (특히 개론 성격의 교양교과목에 대하여) 2명 이상의 서로 다른 분야의 교수가 몇 주씩 순환하여 수업하는 방식을 이른바 ‘팀티칭’이라는 명칭으로 융복합교육의 하나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본질적 의미에서의 팀티칭도 아니고 융복합교육은 더더욱 아니며 교수자간 단순한 역할분담일 뿐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융복합’의 개념에 대한 상이한 해석, 그리고 융복합 연구와 융복합 교육의 차이점에 대한 인식의 부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대학에서의 융복합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융복합의 개념과 융복합 교육방식에 관하여 이론적 측면에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학기동안의 수업방식에 대한 시론(試論)을 제시하고자 한다. 다만 시론적 교수법을 제안하는 것에 주된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융복합교육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이나 교육시스템과 인프라 등의 개선방안은 논외로 하며, 교육과정개발이나 교수자의 역량교육 등에 관한 내용도 제외한다.
그리고 이 논문은 심오한 이론에 관한 지식의 탐구도 아니고 복잡한 사회현상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아니며, 오랫동안의 강의평가 결과를 정리하고 학습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서 일종의 매뉴얼 성격의 시론이라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대학에서는 일상적으로 “융복합”이라는 용어를 하나의 단어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사전적으로 다른 의미를 가진 융합과 복합이라는 2개의 단어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우선 융합convergence)이란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 지거나 그렇게 만드는 일로 정의되며, 복합(complex)은 두 가지 이상을 하나로 합치는 것으로 정의된다(네이버 국어사전). 즉 융합은 화학적 결합이며, 복합은 물리적 결합의 성격이 강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학문 표준분류체계의 중계열 이상의 학문단위를 합하여 만든 새로운 학문을 ‘융합’으로, 소계열 이상의 학문단위를 합하여 만든 학문을 ‘복합’이라고 분류하고 있다(김미경, 권미애, 2022).4)
융복합과 유사한 용어로서 통합(integration)은 이전의 특징들이 유지된 채 결합이 된 상태(주미경, 문종은, 송륜진, 2012; 홍성욱, 2012; 박영석, 2012에서 재인용), 또는 물리적으로 합쳐진 것으로 진짜로 섞어지 않은 상태(김진수, 2012; 최재천, 2012; 박영석, 2012에서 재인용)이다. 또한 통섭(consilience)은 학문들 사이를 두루 넘나드는 것으로 원래 학문은 그대로 있으면서 학문들 간에 잦은 소통을 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최재천, 2012; 박영석, 2012에서 재인용).
한편 Drake와 Burns(2004; 이수민, 2021에서 재인용)는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학문영역을 학제성(學際性)의 정도에 따라, 단학문(discipline), 다학문(multidisciplinary), 복합학문(pluridisciplinary), 교차학문(cross-disciplinary), 간학문(interdisciplinary),5) 초학문(transdisciplinary)으로 구분하였다. ‘단학문’은 기존의 분절적 학문영역이며, ‘다학문’은 특정 주제에 대하여 통합이 없는 여러 학문의 다양한 관점을 연속적으로 제시하는 것이고, ‘복합학문’은 하나의 주제에 대한 여러 학문의 비교·대조가 이루어지지만 여전히 통합되지 않은 것이며, ‘교차학문’은 특징적인 주제를 가진 하나의 학문에 다른 학문을 적용하여 새로운 통찰력을 얻지만 완전한 통합은 아니며, ‘간학문’은 특정 주제에 대한 여러 학문의 관점을 하나의 전체적인 관점으로 통합하여 보다 큰 통찰력을 가진 것이다. ‘초학문’은 실제 상황에서 기존의 전문적 학문단위뿐 아니라 비전문적인 지식과 기술까지도 포함하여 고도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지식의 재구성 및 생산을 의미한다.
이러한 학문에서의 융복합을 교육과 연결시킬 경우에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융복합학문의 교육적 실천이 융복합교육인 바, 융복합교육의 목적은 융복합적 지성능력의 배양과 융복합적 인재양성에 있다(이하준, 2014). 융복합적 지성능력이란 특정 주제에 대하여 중층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바탕으로 한 융복합적 문제인식능력, 접근방법 및 문제해결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융복합교육은 이러한 지성능력을 계발함으로써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사회에 적응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함승환 등(2013)은 융복합교육을 “교과 내·외적 주제나 개념을 중심으로 관련성이 있는 다양한 교과의 학습 내용·요소를 학생에게 의미 충실한 실세계 맥락과 연결 짓는 학습활동을 통하여 학생이 스스로의 관점에서 탐구하고 표현할 수 있는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교수활동 및 행정지원 체계”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융복합교육이 추구하여야 할 핵심적 원리로서 합목적성, 능동성, 다양성, 협력성, 통합성, 맥락성 등을 제시하였다. 즉 융복합교육은 다양한 학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수준의 통합뿐 아니라 인지능력, 창의성, 인성 등을 포함하는 역량의 다양성, 그리고 학생들이 각자의 학습과정에서 서로 다른 고유한 지식형성과정을 경험하는 각자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학습 환경과 경험이 제공되어야 하며, 학습 경험은 지식과 학생, 교수 사이의 긴밀한 관계형성을 통해 궁극적으로 학생이 자신의 삶과 유관한 지식체계를 추구하면서 아울러 자신의 전인적 성장과 사회적 기여를 통한 자아실현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문영역에서의 융복합과 융복합적 인재를 양성하는 융복합교육은 다소 초점이 상이하며, 융복합교육은 교수법에서도 융복합적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새로운 방식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융복합교육의 유형에 대하여 신재한(2013)은 융합방식, 융합요소, 융합적 사고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우선 융합방식에 있어서는 주제중심형, 요소중심형, 개념중심형, 문제해결중심형으로 분류하고, 융합요소에 있어서는 부분융합형과 전체융합형으로 구분하며, 융합적 사고에 있어서는 귀납형 방법과 연역적 방법으로 구분하고 있다.
임정훈(2020)은 교과목 중심, 문제 중심, 학생 중심으로 구분하고 있다. 교과목 중심의 융합은 교수자가 학문의 논리적 또는 조직적 체계에 맞추어 융합된 교육내용을 재조직화하여 제공하는 방식이고, 문제 중심의 융합은 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의 향상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문제중심학습, 프로젝트기반학습, 사례기반학습 등이 있다. 학생 중심의 융합은 학생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나 경험, 흥미 등에 따라 교육내용을 스스로 선택하고 자율적으로 학습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경험의 축적에 따라 학생의 사고체계에서 융합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으로서 학생설계전공이 그 예이다.
한편 신현석과 이상향(2022)도 이와 유사하게 융복합교육의 운영유형을 교과목 수준, 전공 수준, 학생 중심으로 교과목과 전공을 혼합하는 수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교과목 수준에서는 2개 이상의 학문내용을 통합하여 하나의 교과목으로 제공하는 것이고, 전공 수준에서는 부전공, 복수전공, 연계전공, 협동과정 등이 그 사례이며, 학생 중심에서는 자유전공학부, 자기설계전공, 자율연구, 자기설계학기 등이 있다.
이러한 유형구분은 학문으로서의 융복합을 교육에서의 융복합과 엄격히 구분하지 않는 것으로서 대체로 교육내용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교육방식 즉 교수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 본 논문에서는 융복합의 내용보다는 교수법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다시 한번 밝혀둔다.
우선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PPE과정과 EEM과정이 있다. PPE(Philosophy, Politics and Economics)과정은 1920년에 설립된 것으로 주로 공직분야에 진출할 엘리트를 위한 과정으로, 학생들은 철학, 정치학, 경제학에 대한 기본적 교육과 함께 고전 읽기와 토론 및 글쓰기 등에 대한 심화교육을 받는다. 매 학년말에 시험을 보며 1학년말에 3개, 2학년 말에 5개, 3학년 말에 8개의 보고서를 제출한다. 특히 전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학생들간의 토론에서 하나의 주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상대의 주장에 반박하는 방법을 배운다(김선, 2019). 이와 유사한 EEM(Engineering, Economics and Management)과정은 공학과 경제 및 경영학을 학습함으로써 제조업기반의 기업에서 공학행정을 수행할 인재를 양성한다(김혜영, 2013).
미국 하버드 대학의 사회연구(social studies) 융합과정은 사학,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인류학 등의 학제적 연구(interdisciplinary studies)를 통하여 복잡한 사회현실에 종합적으로 접근하여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다. 예컨대 “미국 교육시스템의 불평등성”이라는 졸업논문을 제출한 학생은 연구과정에서 ‘미국교육사’, ‘아프리카 및 미국의 흑인 연구’, ‘미국 형벌제도 연구’, ‘세계 속의 미국’, ‘미국 중등 교육에서의 평등성과 수월성 딜레마’, ‘여성, 사회적 성, 그리고 생물학적 성’, ‘미국의 교육, 인종, 그리고 사회적 성’ 등의 과목을 수강하였다(서민규, 서덕희, 이희용, 2014).
스탠포드 대학의 D-School은 공학을 인문·사회과학과 접목시킨 것으로서,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가르치고 실생활에 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진행되는 수업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워크숍, 현장실습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다양한 학문을 전공한 여러 학생들로 팀을 구성하며, 교수진 또한 여러 분야의 교수들이 참여하는 팀티칭방식을 취한다(홍성기 외, 2014).
이 외에도 펜실베니아 대학에는 철학·정치학·경제학·법학 융합전공(PPE), 인지과학전공, 국제비지니스전공, 과학기술사회전공(STS) 등이 개설되어 있고, 코넬 대학에는 정보과학전공, 생물학 및 사회전공(생물학·사회학·정치학·윤리학), BEE(생명공학·환경공학), 디자인과 환경분석전공 등의 융합전공이 개설되어 있으며 인문계열 전공자는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홍병선, 2016).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외국대학의 융복합교육에서는 융합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교수법의 적용, 여러 분야 교수들의 팀티칭 등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기존 지식전달 중심의 강의보다는 워크숍, 현장실습 등 특정한 학습주제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수업 중에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참여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금주(2021)는 교수자의 유형을 학생배려중심형, 지식전달중심형, 학생생활밀착형으로 구분한 바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어느 하나의 유형에 속하기보다는 다양한 역할을 균형있게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는 지식의 전달자로서 기본적인 지식에 대하여 예시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질문에 대해 성실하고 상세하게 답변하는 것이며, 둘째는 학생들간 토론의 사회자로서 특정 주제에 대하여 학생들간에 찬반의 토론이 이루어질 경우에,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회자의 입장을 견지하되, 소수이거나 논리가 다소 부족한 학생들에 대하여는 약간의 조언을 통하여 비교적 균형있는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고, 셋째는 평가자인 동시에 튜터로서 모든 과제와 시험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장점과 단점을 전달함으로써,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발전할 수 있는지를 상세하게 지도하는 것이며, 넷째는 진로모색의 조언자로서 수업 이외의 시간(예: 오찬, 상담, 회식 등)에 공공, 준공공, 민간 부문의 조직 및 직업적 특성을 설명하고, 상담학생의 성격과 매칭시킴으로써, 적성에 맞는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전반적인 대학생활의 상담자로서 연구실 전화번호, 핸드폰 번호, 연구실 위치, 이메일주소 등을 모두 공개하여, 학생들이 수업과 관련이 있건 없건 간에 언제든지 대학생활에 대하여 상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수강의자의 기본적 역할과 구분되는 우수강의 자체의 특성에 대하여, 선행연구의 결과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학자 | 우수강의의 특성 |
---|---|
Borich(2000) | 명료성, 수업활동에의 전념, 다양한 수업방법의 활용, 학생의 적극적 참여 유도, 학습성공률의 제고 |
이은실(2001) | 용이한 이해, 조직적이고 계획성 있는 수업, 동기유발, 실습위주, 비전 제시, 다양한 퀴즈 제공 |
이희원, 강호선, 정연순, 허은녕 (2005) | 목표지향적 수업, 깊이 있는 전공지식, 대화가 많은 수업, 응용력의 제고 |
Johnson & Farmer(2009) |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의사소통, 다양한 수업전략의 활용, 학생의 적극적 질문과 학습 유도 |
이용숙(2011) | 기억에 남는 수업, 수업의 질적 개선, 학습동기 유발 |
안지혜(2014) | 다양한 사례 제공, 명확한 설명, 활발한 소통 |
조용개, 김은주 (2018) | - 강의구성: 도입단계, 주의집중, 마무리 - 강의진행: 강의에 대한 열의, 적절한 시간활용 - 강의방법: 호기심 유발, 다양한 교수매체 활용 |
한현우, 송민옥, 김경미(2020) | 학생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 학습동기 부여, 피드백 제공 |
다만 우수강의 내지 좋은 수업에 대하여 교수자와 학습자간에는 명확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정은이(2010)에 따르면, 교수자는 학습자와 상호작용이 활발하고 학습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업, 학습자는 재미있고 유익한 지식을 전달해주는 수업이 좋은 수업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박금주(2022)에 따르면, 교수자는 정확한 전문 지식 및 정보 전달, 효과적인 수업, 학습동기부여, 학습목표 달성, 학습자의 완벽한 이해를 위해 어려운 수업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수업, 학습자는 교수자와의 상호작용과 대화, 교수자의 피드백을 원하고 수업은 학습자 눈높이에 맞춘, 학습자의 참여가 있는 재미있고 집중이 잘 되는 수업을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우수한 강의를 위해서는 교수자와 학습자의 상이한 인식을 모두 고려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학습자중심의 교수기법으로는 문제중심학습(problem based learning), 프로젝트학습(project based learning),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혼합학습(blended learning), 액션 러닝(action learning), 원격수업, 사전학습을 통한 개별화 학습(individual learning), 팀기반학습 등이 알려져 있다(김선희, 조영식, 김보영, 한용수, 2021; 김인숙, 2021; 이하준, 2014; 전희정, 원효헌, 황희숙, 이정화, 2021).
우선 문제중심학습은 학습자가 실제적이고 상황맥락적인 문제를 가지고 팀 내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과정을 거치며 해결안을 찾아가는 방법(장연주, 김은영, 2022)으로서, 문제 해결력과 자기주도적 학습을 촉진하고 종합적 사고력을 향상시켜준다. 다만 자기주도학습이 익숙하지 않거나 팀 구성원간의 협력이 원활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문제중심학습을 어려워 하거나 잘못된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학습자가 잘못된 해결방안을 도출하지 않도록 교수자가 필요한 자료가 무엇이고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그리고 팀내의 협력이 원활하도록 상세한 안내와 지도를 해야 한다(장선영, 이명규, 2012).
프로젝트학습은 문제중심학습과 유사하게 학습자가 실제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배운 지식을 직접 적용하고 확장해 나가며, 상호 간 협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조성범, 2018).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유사하지만, 문제중심학습은 보통 하나의 주제에 대한 사례나 시나리오를 가지고 학습을 하며 문서화된 보고서를 결과로 제출하고, 프로젝트학습에서는 대체로 가시적인 시제품, 모형 또는 퍼포먼스와 같은 형태의 결과물을 제출한다(이수민, 2021).
또한 캡스톤 디자인도 학부과정 내내 배운 전공지식과 이론을 바탕으로 주로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과제 내지 주제에 대하여 직접 기획부터 제작까지 수행하는 종합설계교육프로그램으로서, 창의력, 실무능력, 팀웤, 리더십 등을 배양할 수 있다. 대체로 캡스톤 디자인의 결과물은 졸업논문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교육 위주의 프로젝트학습이나 문제중심학습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액션 러닝도 위의 방법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4-6명을 한 팀으로 구성하여 현장에서 발생하는 현실적 문제를 팀원들간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해결대안을 탐색하며 직접 문제에 적용하여 해결하는 공동학습의 한 형태이다(박성희 외, 2013). 교수자는 전통적인 이론 중심의 학자가 아니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이며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수행한다. 위의 방법들과 유사하지만, 가상의 사례나 주제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실천하면서 배워나간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플립드 러닝, 일명 거꾸로 학습법은 유대교의 ‘하브루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교수자가 사전에 제공하는 동영상이나 자료를 통하여 학습자가 미리 개념과 원리를 자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업시간에는 팀별로 토론을 통해 심화학습을 하거나 주어진 과제를 풀어가는 형태의 기법이다(Bergman & Sams, 2014; 변지현, 2022에서 재인용). 전통적 강의방식에 비하여 학업 성취도 향상, 종합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 증진, 창의력 향상,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 학습동기 제고, 소통과 토론 능력 향상 등의 장점이 있으나, 사전에 제공되는 동영상이나 자료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와 집중의 부족, 사전 학습과 수업활동 간의 불합치, 팀원들간의 불화와 알력, 다른 팀원들의 성과에 무임승차하려는 안이함, 팀간의 격차, 각 팀에 대한 교수자의 균질적 지도의 어려움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길양숙, 2022; 변지현, 2022). 2011-2015년에 수행된 31개의 실험연구들을 메타분석한 서미옥(2016)에 따르면, 플립드 러닝의 전체 평균효과의 크기는 0.47로 중간 정도의 효과를 보이며, 학업성취에 대한 효과는 0.30으로 상대적으로 적고, 다만, 학습동기(0.61)와 학습태도(0.63)에 대한 효과가 높았다. 그리고 플립드 러닝은 고등학생 이상, 실험집단이 30명 미만, 처치기간이 7주 이상일 때에만 효과가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났다.
원격수업은 전통적인 대면출석학습이 아니라, 교수자가 제공하는 인쇄물, 실시간 방송, 동영상 파일 등의 매체를 통하여 학습자가 스스로 혼자서 학습하는 형태로서, 학습자의 시·공간적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다양한 교육 컨텐츠의 제공이 가능하다(강황성, 남영옥, 2020). 다만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때 경험한 것처럼, 학습자의 집중력 저하, 고립된 학습환경으로 인한 소외감, 동료와의 소통과 토론의 부재로 인한 사회성 결핍, 그리고 이로 인한 학습 동기의 저하, 교수자의 학습자에 대한 개별적 배려의 결여, 형식적인 수업 참여와 이에 대한 체계적 관리의 어려움 등은 매우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원칙적으로 혼합학습은 다양한 교수방법론을 결합시키는 것이지만, 교육공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온라인-오프라인(대면-원격) 교육을 혼용하는 것을 지칭한다(이하준, 2014).7) 즉 교수자가 사이버 캠퍼스를 통해 제공하는 수업자료를 학습자가 사전에 학습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질문 또는 자료에 대한 리뷰 등을 수업 전에 제출하며, 교수자는 이러한 내용을 검토하여 오프라인수업의 내용과 방식과 수준 등을 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플립드 러닝과 유사하지만, 팀별로 토론을 통해 심화학습을 하거나 주어진 과제를 풀어가는 플립드 러닝과 달리, 혼합학습은 전통적인 강의형태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것에 불과하다.
위에서 살펴본 여러 가지 교수법들은 전통적 강의방식을 대신하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방식이지만, 대학에서 한 학기동안 이루어지는 전체적인 수업내용이나 방식을 완전히 포괄하는 것은 아니다. 한 학기의 수업에 있어서 학습자의 의견을 어떻게 청취하며 학습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학습자의 성취도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등등의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들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이에 이하에서는 한 학기동안의 수업과정 전반에 걸쳐서 예시적이나마 상세한 수업방식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예시는 주로 실험/실습과목이 아닌 이론 위주의 수업을 상정하고 만든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첫째는 ‘학습자의 자발적 참여를 권장하는 수업’이다. 학습자가 특별한 이유없이 결석하거나,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교수자의 책임이기 때문에 특별한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질문할 경우에도, 답변자를 특별히 지정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답변하도록 하며, 답변에 대한 추가적 질문과 답변을 통하여, 교수자가 의도한 정답을 학습자가 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모든 질의, 발표, 토론을 존중하고 격려함으로써 적극적·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한다.
둘째는 ‘생각하게 만드는 수업’이다. 일반적으로 인문·사회과학은 정답이 아닌 과정, 결과가 아닌 절차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모든 지식에 대하여 “과연 그런가, 왜 그런가, 반드시 그런가”를 질문하여 깊이있는 생각을 하도록 한다. 단순한 지식의 암기보다는 근본에 대한 회의와 비판을 통해 이해하고 체화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조직의 확대는 분권화를 야기한다”는 원리에 대하여 설명한 후에, 그 이유를 물어보고, 그 다음엔 “과연, 반드시” 그러한가에 대해 추가적으로 질문하여 지식의 폭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셋째는 ‘즐겁고 편안한 수업’이다. 학습자가 졸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교수자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수업이 재미있고 유익하면, 듣지 말라고 해도 듣고, 결석하라고 해도 출석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조는 것보다는 차라리 푹 자고 일어나서 다시 수업에 집중하라고 권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자유로운 복장과 자세, 핸드폰 문자의 허용, 수업도중 외부출입 허용, 수업중 취침 허용 등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수업에 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업과 관련이 없는 사소한 질문도 허용하고 이에 대하여 성실하게 답변함으로써, 수업 중의 모든 발언에 대해 학습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함으로써 적극적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한다.
넷째는 ‘토론을 통한 가치관의 재정립’이다. 입시 위주의 중등교육에서는 자기주도적이기보다는 주입식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도덕교과서에서 배운 가치관이 아니라 본인만의 주관적인 가치관을 정립하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정부 내지 공공의 역할과 관련하여,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축에 대하여 단편적으로 알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 외의 다양한 이념축을 결합시킴으로써, 다양한 가치관이 있음을 이해하도록 해야 하며, 다양한 가치관 속에서 본인의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교육, 경제, 노동, 복지, 환경 등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근본에서부터 조금씩 정립하도록 지도한다.
다섯째는 ‘지식의 체계화’로서, 지난 수업과 이번 수업과 다음 수업의 논리적 연계성을 주지시키고 지식의 체계화를 도모한다. 예를 들면 조직, 인사, 재무, 정책, 지방 행정 등의 행정학 지식을 단편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국가-공동체-개인이라는 큰 틀 속에서 체계화시킴으로써, 개별적 지식의 맥락과 근거를 확인함으로써, 다양한 사회상황에 응용할 수 있는 통합적 지식의 체계를 구축하도록 한다. 지식의 체계화를 통하여 배우지 않아도 알 수 있고, 경험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참다운 지성인을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수업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은 역시 상세하고 구체적인 강의계획서의 작성이다. 수업에 주로 사용되는 주교재와 부교재 및 기타 참고문헌, 주차별 수업내용개요, 성적평가의 방법과 기준, 과제의 유형과 부과일정, 교수자의 연락처 등을 상세하게 제시한 강의계획서를 사전에 작성하여 사이버캠퍼스에 게시함으로써, 학습자가 수업에 대한 사전적 정보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수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강의계획서와는 별도로 수업에서 활용될 강의안 파일도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학습자에게 제공한다. 대부분의 교수자가 수업에서 파워포인트(PPT)로 작성된 파일을 사용하고 있으며, PPT파일은 입체적이어서 가독성이 좋고 표와 그림 등을 활용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한글파일도 학습자의 독자적인 편집과 첨삭이 용이하며, 강의노트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의안 파일에는 수업에서 학습할 이론에 대한 단순한 요약뿐 아니라, 학습자의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관련 사례를 포함하여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학습자뿐 아니라 교수자에게도 즉흥적으로 관련 사례를 생각해내지 않아도 되게 함으로써 원활한 수업에 도움이 된다. 물론 수업 도중에도 추가적인 최근의 사례를 통해 학습자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강의안 파일에는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이론강의를 보완하기 위해 관련되는 유튜브를 비롯한 짧은 동영상의 링크를 포함시킨다. 그리고 각종 연구기관에서 발행하는 간단한 이슈페이퍼(예: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행하는 NARS info, 한국행정연구원에서 발행하는 행정포커스, 이슈페이퍼, 데이터 브리프, 정부디자인Issue,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 발행하는 리서치트렌드 등)를 계속 수집하고 축적하여, 매 수업마다 관련되는 자료를 참고로 제공함으로써 지식의 깊이와 폭을 확대시킨다.
매 학기 첫 시간에는 반드시 정장을 입고 수업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장은 다소 형식적인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교수자의 정장은 학습자들에게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교수자로부터 존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은 학습자들로 하여금 수업에 더욱 충실하게 만들고 진지한 자세로 강의를 듣게 만든다. 다만 둘째 시간부터는 학습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편안한 복장으로 수업에 임해도 될 것이다.
그리고 수업 첫 시간에는 모든 교수자가 그러하듯이 전반적인 교과목 개요, 수업진행방식, 과제의 내용과 방식, 중간 및 기말 평가의 방식과 배점 등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학습자의 교육수요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다. 왜 이 수업을 신청했는지, 이 수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장래의 희망진로와 이 수업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수업의 방식·내용·수준 등에 관하여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이 수업과 관련하여 이미 이수한 과목은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학습자의 의견을 청취한다. 이를 통하여 교수자가 개강 전에 의도한 수업의 방향이나 방식이 적합한지, 수업의 심도와 수준은 적절한지 등을 검토하고 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자들의 의견은 취합하여 다른 학습자에게도 공개함으로써, 본인의 의도 내지 생각과의 유사점과 상이점을 점검하고, 이를 통하여 다른 적절한 수업으로 수강 변경을 할 기회를 부여한다.
매 수업마다 출석 확인을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다. 2015년부터 고려대학교에서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 하에 3無 정책을 통하여 상대평가, 시험감독과 함께 출석부를 폐지하여 화제가 된 바가 있다.8) 일부 대학에서는 전자출결시스템을 통해 일일이 출석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체크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출석 체크는 책임감의 확보, 정보의 수집, 소속감 강화, 안전과 보안 확보 등의 순기능도 있지만, 과도한 시간 소요, 자발적 참여의 저해, 자율적 판단에 기초한 책임의식 저하, 대리출석 등의 비리 조장, 수업에의 집중보다 출석 여부에 집중하는 동조과잉(同調過剩: overcomformity), 권위주의적 통제의 조장 등의 부작용도 있다. 오랜 강의경험에 비추어볼 때 매 시간마다 출석 여부를 확인하는 것보다 충실하고 재미있고 유익한 강의가 되도록 노력하면 굳이 출석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출석할 것이다. 자발적인 출석이야말로 교수자가 아닌 학습자중심의 교육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개강후 2-3주가 지나면 수업 중간점검을 실시한다. 중간점검은 지금까지 수업의 내용, 방식, 수준 등에 대하여 적절한지에 대하여 학습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다. 수업 첫 시간에 이미 학습자의 기대와 의견을 청취하였지만, 실제로 수업을 들어보고 참여하면서 처음의 생각과 많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학습자뿐 아니라 교수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중간점검을 통해 수업의 내용과 방식, 수준 등을 다시 한번 조정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중간고사 직후에 강의중간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이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수업의 방향이나 수준은 학기 초반에 적절하게 수정 내지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주 수업 시작과 함께 지난 주의 수업내용을 요약·정리하여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이번 수업내용과의 연관성을 설명함으로써 기억을 되살리는 동시에 당일 수업에의 집중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전체적인 맥락에 대한 이해를 통해 단순 암기가 아닌 체계적인 이해를 도모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수업때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보충 설명이나, 이해가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질의 응답을 통해 지난 수업내용을 보완한다.
대체로 많은 학습자가 수업내용에 대해 수업 도중에 공개적으로 교수자에게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 이유는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일까봐, 쓸데없는 질문이 될까봐, 너무 나대는 모습으로 비춰질까봐 또는 교수자에게 면박을 당할까봐 등이다. 따라서 질문을 하는 학습자는 수업 도중이 아니라 수업이 끝난 후에 개별적으로 교수자에게 질문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우에 당연히 친절하고 상세하게 답변을 해주어야 하지만, 그 질문을 다음 수업시간에 다른 학습자에게도 공개하고 자발적인 답변을 유도한다. 대부분의 다른 학습자들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당초의 질문자는 본인만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추후 수업내용에 대한 질문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지난 수업에 대한 요약·정리시간에 학습자의 자발적 질문이 없는 경우에 대비하여 학술세미나에서의 지정토론자처럼 ‘의무적 질문자(devil’s advocate)’를 2-3명 정도 사전에 지정해놓는 방법을 활용한다. 의무적 질문자는 질문을 하기 위하여 지난 주의 수업내용에 대해 면밀하게 복습하고 다른 학습자들에게도 도움을 구할 것이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수업 주차가 진행될수록 의무적 질문자 외의 자발적 질문자가 늘어나게 되면 수업 중반부터는 의무적 질문자를 지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발적 질문자가 늘어날수록 이러한 질의와 응답을 통해 학습자들의 자기주도적 수업 참여가 제고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공개적인 질의응답의 통로 또한 활성화시켜야 한다. 공개적인 질의에 대하여 아무리 동기를 부여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어도 성격상 공개석상에서 발언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학습자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문자나 카카오톡, 이메일, 사이버캠퍼스 질의응답 등과 같이 익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유롭게 질의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개인적 질의응답은 교수자와 학습자간의 정서적 교감에도 상당한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비공개적 질의응답에 대하여도 다음 수업시간에 질문자의 익명성은 유지한채로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하여 유사한 의문을 가지고 있던 다른 학습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추후의 추가적 질의에 대한 자신감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한 지난 수업에 대한 요약·정리시간에 간단한 퀴즈를 실시한다. 이 퀴즈는 평가를 위한 쪽지시험적 성격이 아니라, 학습자들의 이해도를 점검하기 위한 단순한 구두질문의 형태이다. 학습자들이 퀴즈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설명을 통하여 이해를 증진시킨다. 이 퀴즈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점수로 반영하기보다는 간단한 기념품이나 음료수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상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그리고 개강 전에 제공했던 강의안 파일의 내용도 매주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강 이전에 관련 법령과 제도 등의 개정내용을 충분히 확인하여 강의안을 작성하였더라도, 학기 도중에 새로운 제도의 시행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기사를 검색하여 계속적으로 강의안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특히 시사성있는 내용의 경우에는 개강 전에 강의안에 수록했던 사례보다는 최근 사례를 발굴하여 추가하여야 학생들의 이해가 보다 용이할 수 있으며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우선 매 수업을 시작할 때와 끝마칠 때에 교수자는 학습자에게 정중하게 목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정중한 인사를 통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강의평가를 보고 나서 상당수의 교수자가 학습자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교수자가 수업 중에 존대말을 써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학습자 개인과의 대화가 아니라 공식적인 수업이고 다수를 상대하는 것이므로, 학습자의 연령과는 상관없이 당연히 존대말로 수업을 진행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교수자와 학습자간의 정서적 교감은 학습자의 학습욕구나 수업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인지능력과 사고력 증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강황선, 남영옥, 2020). 이에 따라 박금주(2021)는 교수자의 카카오톡, 코칭, 이메일, 흥미 유발, 용이한 이해 제고, 개별적 도움, 존중, 다정하게 이야기, 개별적 관심, 친절, 간식 등을 강조한다.
정서적 교감을 증진시키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주당 3시간의 수업을 1.5시간씩 나누어 일주일에 이틀에 걸쳐서 수업을 하고 있다. 이 경우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점심이나 저녁 식사 직전에 수업을 마치게 된다. 따라서 매주 수업이 끝난 후에 3-5명의 학습자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수업내용이나 방법에 대한 의견뿐 아니라 진로에 대한 상담 등 전반적인 대화를 통하여 교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 1회에 3-5명씩 식사를 하면 한 학기동안 거의 모든 학생들과 1번 이상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각자 개인적 일정이 있을 수도 있고 교수자나 학습자의 심적·물질적 부담을 줄이고 접근의 편의를 높이기 위하여 식사장소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서적 교감을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단체 회식이다. 학기 초와 학기 말에 각각 1회씩 회식을 실시하되, 학습자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학교 인근의 저렴한 식당에서 편안한 분위기의 단체회식을 실시한다. 학기 초의 회식을 통해 수업의 내용과 방향과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이후의 수업에 반영하며, 학기 말의 회식을 통해 전반적인 강의평가의견을 청취한다. 학기 초의 회식을 경험한 후에는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친밀도가 급격하게 상승하여 수업 중에 학습자의 질의가 매우 활발해지며 주도적,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 급증하는 것을 오랫동안 경험한 바가 있다.
그리고 학기 초에 모든 학습자들이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며 스스로 별명을 부여하게 하고, 교수자는 각 학습자들의 특징과 배경을 기억하고 수업 중에 별명을 불러줌으로써, 교수자와 학습자간의 정서적 교감을 형성한다. 다만 학습자의 기존 별명은 본인이 선호하지 않는 것일 수 있으므로, 스스로 원하는 별명을 붙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에서는 대부분의 교수자가 학기 말까지 보고서 형태의 과제물을 부과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경우 기말고사에 대한 부담과 겹쳐서 학생들에게 과중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과제물에 대한 집중과 노력 투입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기말보다는 학기 중에 다양한 과제를 부과하여 학생들의 관심과 노력 투입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제물은 이슈페이퍼, 자원봉사활동, 토론 보고서 등 간단하고 다양한 형태로 부과하여야 학생들의 피로감과 부담감을 경감시킬 수 있다. 우선 이슈 페이퍼는 학기 중 2-3차례에 걸쳐서 국내 연구기관에서 발행하는 간단한 자료(예: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행하는 NARS info, 한국행정연구원에서 발행하는 행정포커스, 이슈페이퍼, 데이터 브리프, 정부디자인 Issue,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 발행하는 리서치트렌드 등) 중에서 수업 내용과 관련이 있는 시사적인 자료를 선정하여 학습자에게 배포하고 소감을 1-2쪽으로 제출하게 한다. 10-20쪽 정도의 기말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기존 보고서나 언론기사 등을 복사하여 분량을 채우는 경우가 많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과 진솔한 느낌을 직접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과제물의 분량은 1-2쪽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분량을 1-2쪽으로 제한하더라도 교수자는 배경-현황-문제점-개선방안 등의 체계를 통해 학습자가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게끔 지도한다. 과제를 부과할 경우에는 사전에 작성과 채점의 기준을 제시하고, 과제 마감 이후에 바로 다음 번 수업때에 채점 결과를 공개하고 우수과제물을 게시하여 설명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과제물과 비교하여 부족한 부분을 체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채점 결과에 대한 이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재평가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개별적인 피드백으로 활용한다.
자원봉사과제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서비스러닝의 한 방법으로서, 최윤희와 김진선(2022)에 따르면, 서비스러닝은 강의실에서의 교육과 지역사회봉사를 접목한 교수법으로 학습자가 교실과 현장 연계의 체험을 통해 배운 전문지식을 심화하고 이를 적용한 봉사활동을 경험하도록 봉사(service)와 학습(learning)을 통합시킨 교수-학습 방법이다. 이 방법은 봉사를 통해 학습을, 학습을 통해 봉사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상호연계시키는 유형으로, 일반적인 봉사 및 경험 학습들과 구별되는 서비스러닝의 핵심 요소로는 반성적 사고를 통한 성찰(reflection)과 호혜성(reciprocity)을 들 수 있다. 성찰을 통해 학습자는 학습 내용과 경험을 연결 지으며 연계된 학습경험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고, 자기 발전과 성장의 정도를 확인해 봄으로써 봉사활동의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또한 지역사회의 필요만을 충족시키거나 학생들의 학습효과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 연계되어 양쪽이 다 혜택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학기 중 1회 이상의 자원봉사실적을 증빙파일로 제출하게 하며, 자원봉사의 유형은 구분하지 아니한다. 예컨대 헌혈, 심폐소생술 교육이수, 쓰레기 줍기, 사회복지기관에서의 봉사, 교내 봉사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모두 인정하며, 제출된 과제에 대하여는 참여도와 노력도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다만 자원봉사단체에 금전을 기부하는 것은 직접적인 봉사활동이 아니므로 인정하지 아니한다.
토론 보고서는 학습자의 비판적 사고능력 배양, 자발적 참여의식 제고, 공감대의 형성, 지식의 확장 등에 도움이 되는 과제형태이다. 수업 중의 토론도 매우 중요하고 장려하여야 하지만 대부분 서너 명의 적극적인 학습자 위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4-5명의 팀을 구성하여 특정한 주제에 대해 개별적으로 자율적인 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각자 보고서로 제출하게 한다. 자율 토론을 통해, 강의식 수업방식에서 미흡했던 학습자 간의 직접적인 대면토론을 경험하게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넓히게 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연습을 하고, 토론 전후의 생각 차이를 경험하게 하여, 토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토론주제는 찬반이 골고루 나올 수 있는 시사성 있는 것이 좋으며, 교수자가 예시적으로 10여개를 제시하여도 좋고, 팀별로 자율적으로 주제를 선정하는 것도 허용한다. 토론팀의 구성은 학습자들의 자율에 맡기지 말고, 교수자의 재량으로 학번별로 골고루 섞든지 무작위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습자의 자율에 맡기면 친한 친구들끼리 팀을 구성하게 되어 주제의 토론에 집중하기보다는 유흥과 재미 위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각 팀에서 토론의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시간을 통하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는 직소(jigsaw)토의의 한 형태로서 수업내용과 관련되는 주제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내재화에 도움이 된다.9)
<문제> 우리나라 공무원 정원은 1980년대 초까지 산업화와 함께 급격하게 증가하다가 1980년대 중반에 다소 안정세를 유지하였으며,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또다시 급격하게 증가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대대적으로 줄어들었던 공무원 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다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는 다른 OECD 회원국들의 평균에 비하여 1/4에 불과하다. 물론 공무원의 범위를 산정하는 기준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공무원 수는 비교적 많지 아니한 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아래의 질문에 답하시오(50점). 1. 정부 규모의 측정지표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기술하시오. 2. 공무원 수의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지 기술하시오. 3. 앞으로 정부 인력규모는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또한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
<채점기준> 1. 정부규모의 측정지표(10점) - 공공부문 인력규모, 공공사업규모, 행정기구 수, 재정규모, 법규정 수 등 2. 공무원 수 증감의 영향요인(30점) - 이론(15점): 파킨슨의 법칙, 예산극대화 모형 등 - 현상(15점): 정책지향의 차이, 공공서비스의 수요, 공공부문 운영의 효율성 등 3. 정부 인력규모의 방향과 이유(10점) - 공공서비스 수요의 지속적 증대와 공공부문 비효율의 축소 노력간의 조화 필요 |
이희용, 서민규와 김재득(2016)에 따르면, 평가방식은 개별 상대평가, 개별 절대평가, 조별 절대평가, 과락 형태의 P/F 평가, 학생상호평가, 그리고 앞의 여러 방식을 혼합하는 형태가 있다. 어떠한 방식이든 장단점이 있으나, 평가방식의 선정보다 중요한 것은 평가기준의 공개와 학습자의 의견 반영이다. 평가에 있어서 객관성과 공정성의 담보가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피평가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이유는 평가결과에 대한 순응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기 초에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물, 출석점수, 수업참여도, 기타의 평가항목간 점수 반영비율을 공개하고, 학습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일부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필기시험의 경우 대부분의 학습자는 공정한 평가를 위하여 서술형보다는 선다형이나 단답형 시험방식을 선호한다(박금주, 2021). 그러나 자신의 사고와의견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기술하는 능력도 대학에서 함양해야 할 매우 중요한 것이므로 서술형 시험방식도 필요하다. 따라서 선다형, 단답형, 약술형, 서술형 등의 문제를 혼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험 실시 후에는 즉시 정답을 공개한다. 선다형이나 단답형의 경우에는 정답의 공개가 용이하지만, 서술형 문제의 경우에도 세부항목별 채점기준을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이 스스로 각자의 답안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하는 동시에 교수자의 평가결과에 대한 이의의 소지를 불식하여 평가의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
필기시험이 끝나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채점을 하고, 바로 채점결과와 채점기준을 공개하는 동시에 문제 풀이와 강평을 실시함으로써,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시험을 통한 학습의 효과를 도모한다. 또한 강평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답안작성능력을 함양한다. 시험 실시후 문제풀이 및 강평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기말고사를 학기 마지막 주가 아닌 그 전 주에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험 결과에 대한 전체적인 강평과는 별도로 모든 과제나 시험의 결과물에 대하여 모든 학습자들에게 개별적인 코멘트도 하여야 한다. 물론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개개인에 대하여 어떤 부분은 잘 작성되었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에 대하여 피드백해주는 것은 학습자로 하여금 본인의 단점을 깨닫고 추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한 자신의 답안지를 교수자가 꼼꼼하고 성실하게 읽어보고 평가하였다는 것을 알게 함으로써, 평가 결과에 대한 순응도 제고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교수자의 강의에 대하여 학기 중간과 기말에 각각 학습자들로 하여금 평가하게 한다. 기말의 강의평가에 대하여는 학습자에게 피드백을 할 시간이 없으나 중간강의평가에 대하여는 학습자에게 평가결과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즉 교수자의 수업에 대한 중간평가의 결과를 통합정보시스템의 화면 그대로 학습자에게 공개하여 익명성이 충분히 보장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주지시키고, 중간평가에 대한 교수자의 소감과 추후의 개선방향에 대하여 설명함으로써 학생들이 중간평가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학습자들의 강의평가의견에 대한 존중과 교수자의 개선노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확약하는 것이다. 또한 다른 학습자들의 강의평가와 본인의 평가를 비교함으로써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신뢰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기본방향 | 개강전 | 개강 직후 | 학기중 | 과제부과 | 성적평가 | 피드백 |
---|---|---|---|---|---|---|
자발적 참여 | 수업방향 협의 (교육수요 점검) 출석체크 생략 |
질의응답 익명성 보장 | 다양한 자원봉사 | 시험일정 협의 | 강의평가 결과 공개 | |
생각하는 수업 | 교육수요 조사 | 사회적 이슈 제공 지속적 토론과 논의 |
과제분량 제한 (1쪽) 시사적 과제 부과 |
복합문제 출제 | 채점기준 공개 우수답안 공개 개별성적 공지 |
|
즐겁고 편안한 수업 | 동영상을 포함한 입체적 강의안 | 정장 인사 학습자 개인 소개 |
정중한 목례 간단한 퀴즈실시 조별 식사 단체 회식 |
다양한 자원봉사 | 개인성적 비공개 | 강의평가 익명성 보장 |
토론을 통한 가치관 재정립 | 수업방향과 수준 협의 | 지속적 토론과 논의 | 조별 자율토론보고서 | 강의평가결과 공개 및 논의 | ||
지식의 체계화 | 상세한 강의계획서 강의안 파일 제공 | 직전수업 요약정리 | 채점기준 및 우수답안 공개 |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하여 정부에서는 창의융합형 인재의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각 대학에서도 수많은 융복합 학과(또는 전공)의 설립, 융복합적 지식의 탐구, 융복합 교과목의 개발 등을 통하여 정부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노력들이 기존의 학문과 지식을 물리적으로 결합시켜 놓았을 뿐이며 화학적으로 융합을 이루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거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여 산업현장에서 혁신적 개발을 주도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정부재정지원사업이 그렇듯이, 각 대학에서는 실질적인 융합형 인재의 양성보다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기 위한 형식적 요건의 충족에 급급하고 있으며, 학습자의 입장에서 융복합 교육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에 대하여는 별로 관심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융복합적 지식이나 기술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이것을 학습자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가 없다.
융복합적 지식의 탐구와 융복합 교육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며, 기존의 강의식 교육방식으로는 학습자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그나마 하나의 전공지식마저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식의 넓고 얕은 지식만을 간직한 채로 산업현장에 뛰어들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융복합 지식의 전달은 교수자의 입장이 아닌 학습자의 입장에서 내용과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학습자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서로 다른 생각과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의 토론을 통해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배운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체화시키는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교수자와 학습자간의 정서적 교감을 확대하고 학습자의 의견과 요구를 적극 수용하며 직면한 사회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성찰을 할 수 있는 과제를 부과하는 등의 교수법을 한 학기동안의 예시적 수업방식을 제시해보았다.
다만 이러한 교수법은 교수자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의 투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과도한 업적평가의 경쟁 속에서 과중한 교육·연구·봉사의 부담을 안고 있는 교수자들이 완벽하게 실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구 못지않게 교육도 대학의 본질적 기능임을 감안하면 모든 교수자들이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수법은 주관적 경험과 강의평가에 입각한 예시적 시론에 불과한 것이며, 추후 과학적 검증과 분석을 통하여 수정·보완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혀둔다.
이 연구는 충남대학교(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에 의해 지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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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김미영 (2006). 대학수업 적용을 위한 처방적 혼합학습 설계모형에 관한 연구. 충남대학교 교육학 박사학위논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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