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5 , No. 3

[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5, No. 2, pp. 55-80
Abbreviation: jss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4
Received 16 Feb 2024 Revised 30 Mar 2024 Accepted 15 Apr 2024
DOI: https://doi.org/10.16881/jss.2024.04.35.2.55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사회적 상상: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요양시설에 대한 미디어 재현 연구
양은경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Social Imaginary of Life and Death in Old Age: A Study of Media Representation of Nursing Home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Eun-Kyung Yang
Dept. of Communication,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양은경,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 E-mail : ekyang@cnu.ac.kr

Funding Information ▼

초록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서 주목받은 요양시설 거주 노인들의 삶과 죽음이 언론에서 어떻게 의미화되는지 살펴보았다. 이론적으로는 2000년대 접어들어 노년의 삶이 ‘노쇠’ 개념을 중심으로 제3기 인생과 제4기 인생으로 구분되어 의미화되는 양상들을 살펴보고, 미디어 재현에서 제4기 인생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화와 타자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이데올로기 개념과 함께 ‘사회적 상상’의 개념을 활용하여 살펴보았다. 역학적 관점에서 가장 취약한 노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 인구관리의 관점에서 노인을 경제와 사회를 고갈시킬 위험집단으로 간주하는 입장과 접합되면서 노인과 요양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화와 타자화가 더욱 심화되는 과정에 주목하였다. 코로나19 감염병의 위험에 처한 노인에 대한 재현에서 뉴스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상상은 감염병의 위험과 공포가 아니라 늙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이며,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로서의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노쇠하고 병약한 노년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누구에게라도 찾아올 수 있는 죽음보다 더 두려운 막장 인생을 의탁하게 될 요양시설의 삶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다.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examine how the lives and deaths of elderly people living in nursing facilities are meaningfully represented in the media during the coronavirus disease-2019 (COVID-19) pandemic. The study used the concept of ‘social imaginary’ in conjunction with the concept of ideology to examine the negative signification and othering of the Fourth Age in media representations. The COVID-19 pandemic can be seen as a very important opportunity to frame public perceptions about the elderly and care facilities for them, amidst the conflicting stances of protecting the most vulnerable elderly from an epidemiological perspective and the reduction and privatization of social care for the elderly from the perspective of population management, which has been prevalent before COVID-19. In its representation of older people at risk from the COVID-19 pandemic, the social imaginary that the news creates is not one of infectious disease risk and fear, but of fear and dread of old age as a strange and alien entity of being frail and sickly, and of a life in a nursing home, which can happen to anyone.


Keywords: COVID-19, Older People, Old Age, Care Homes, Media Representation, Ageism, Social Imaginar, Fourth Age
키워드: 코로나19, 노인, 노년, 요양시설, 미디어 재현, 연령주의, 사회적 상상, 제4기 인생

1. 서 론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전부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매우 강렬하고 공포스러운 방식으로 대면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령화 시대 노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팬데믹의 위기에서 노인 관리는 사회적으로 가시화된 문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한국 정부와 보건당국 또한 ‘65세 이상이거나 만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고위험군으로 명시하고, 고령층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집단거주 시설인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을 감염 취약시설로 집중 관리의 대상으로 취급했다.

요양시설들이 우리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부터 요양시설 관련 뉴스량이 크게 증가하였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다(백지은, 2022).1) 이는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된 이후 노인돌봄의 시설화와 민영화가 급진전되면서 노인요양시설들의 수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고 이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추론해볼 수 있다. 특히 노인을 돈벌이수단으로만 보고 방치하며 학대하는 사건 관련 뉴스들이 꾸준히 생산되어온 가운데, 2020년은 이러한 흐름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노인요양시설 관련 뉴스는 코로나 19 감염병의 초기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엔데믹이 선언되기까지 3여 년에 걸쳐 현저히 많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이는 고령층이 코로나19에 높은 치명률을 보였고, 요양시설의 집단감염이 현실화되면서 사람들의 고조된 위험인식이 이들에 대한 주목을 낳았고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관련 뉴스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반영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구성주의적 관점을 통해 미디어의 보도 양상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성주의적 접근은 모든 재현은 본질적으로 그리고 필연적으로 현실의 일부 요소에 대한 선택적이고 특정한 묘사이며, 항상 특정한 의미를 생성하고 다른 의미를 배제하는 구성이라는 관점을 견지한다(Orgad, 2012, pp. 20-21). 이와 유사한 관점으로서 위험의 사회구성적 성격에 주목하는 더글라스(Douglas, 2002)와 럽톤(Lupton, 2012) 등에 따르면, 실제 위험은 존재하지만, 이것이 어떤 위험인가를 정의하고 누가 가해자이며 피해자인지와 같은 책임을 묻는 담론들은 사회적으로 구조화되어있다. 즉 위험의 등장 이전부터 사회 구조적으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신념과 가치체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의 주류 미디어에서 노인과 요양시설에 대한 재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와 관련하여 기존의 연구들에서 제시된 주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는 ‘연령주의(ageism)’이다(Jen et al., 2021; Skoss et al., 2022; Zhang & Liu, 2021). 이들의 요지 가운데 하나는 모호하고 느슨한 연령 단위로 묶여진 채 방역관리의 핵심 대상이 된 고령층 관련 정책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미디어 재현을 통해 노인차별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노인 연구에서 이데올로기로서의 연령주의가 다소 모호하고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회적 상상(social imaginary)’ 개념을 검토하고자 한다. 특히 노쇠와 질병의 노년기에 대한 부정적 연령주의를 ‘제4기에 대한 사회적 상상’으로 접근하면서, 노쇠와 의존의 삶으로서의 노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경멸과 혐오를 낳는 이데올로기의 작동을 설명한 길라드와 힉스(Gilleard & Higgs, 2010a; Gilleard & Higgs, 2010b; Gilleard & Higgs, 2013; Higgs & Gilleard, 2020; Higgs & Gilleard, 2021)의 논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한편, 코로나19 감염병의 위험에 직면하여 노인, 특히 요양시설 거주 노인집단은 역학적 관점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서 보호해야 하는 대상으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부터 지속되어온 고령화 시대의 인구학적 관점에서 볼 때 노인 인구는 경제와 사회를 고갈시킬 위험이 있는 집단으로 간주되어왔다. 따라서 팬데믹의 위기 국면은 노인을 둘러싼 이 두 가지 관점이 사회의 가시적 영역으로 끌어올려져 상호 경쟁하고 충돌을 일으키면서 요양시설 거주 노인에 대한 다양한 담론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살펴볼 수 있는 매우 독특한 기회가 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점들에 주목하면서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국내의 주류 언론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 4개 일간지에서 노인과 노년, 요양시설이 어떻게 의미화되고, 이를 통해 특정한 관념과 감정들을 만들어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 이론적 논의
1) 미디어 재현과 타자화

홀과 그의 동료들(Hall, Evans, & Nixon, 2013, p. xix)에 따르면, 우리는 사물에 대해 사용하는 단어, 사물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 사물에 대한 이미지, 사물에 연관된 감정, 분류 및 개념화 방식, 사물에 부여하는 가치 등 사물을 재현하는 방식에 따라 사물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관점에 기반하여 미디어 재현 연구는 신문과 TV를 비롯해 소셜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가 특정한 관념, 사물, 사건, 개인 및 공동체 집단을 재현하는 방식을 탐구해왔으며(Orgad, 2012, p. 17), 지난 수십 년 동안 노년층 그리고 노화, 노년기의 삶에 대한 미디어 재현 연구가 증가해왔다.

실버스톤(Silverston, 2007, p. 19)은 미디어의 주요 문화적 역할은 ‘경계 작업’, 즉 차이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재현의 핵심은 차이의 상징적 생산과 경계의 상징적 표시이기 때문에 재현은 권력의 현장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홀 등(2013)은 인종, 성별, 섹슈얼리티, 민족성 및 기타 차이와 정체성의 차원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타자의 생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타자에 대한 지식은 자기 정체성을 깨닫고 표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개인과 집단(공동체, 국가 등)으로서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정의하기 위해서는 관계 맺고 구별할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차이의 의미생산은 동시에 위협적이며 타자에 대한 적대감과 불안의 현장이기도 하다(Hall et al., 2013). 차이는 종종 타자성으로 번역되며(Pickering, 2001), 타자는 실존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타자, ‘범죄자’, ‘바람직하지 않은’, ‘더럽고’, ‘비합리적인’ 등 재편된 집단적 범주나 고정관념 속에 갇힌 문화적 이방인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타자화’의 상징적 과정은 타자를 이해 너머, 인간성 너머에 위치시켜 대화, 상호작용 또는 변화를 거부한다(Silverstone, 2007).

미디어 재현에 관한 풍부한 연구의 가장 큰 공헌은 모든 재현이 근본적으로 권력 관계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는 통찰력이다. 대부분의 미디어 재현 연구들은 다양한 유형의 미디어 재현이 계급, 성별, 인종, 성, 민족, 연령, 국적 등 권력 관계와 불평등의 재생산 및/또는 경쟁에 미묘하고 잠재적이며 매우 정교한 방식으로 관여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Orgad, 2021, p. 25).

코로나 팬데믹의 위험과 관련하여 미디어 재현방식을 연구한 기존 논문들에 따르면, 다양한 집단과 개인들에 위험의 책임을 전가하고 비정상적이고 부도덕한 사람들로 타자화하는 보도들이 많았다. 먼저, 중국의 우한이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지목되면서 언론들은 일제히 발병 의심 지역명이 들어간 ‘우한 폐렴’ 또는 ‘우한 코로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과 우한지역의 책임을 추궁하고 비난하는 보도들을 했다. 김수경(2020)손달임(2020)은 뉴스 언어 분석을 통해, 한국 언론이 우한 교민과 중국 유학생을 비롯해 중국을 겨냥한 위험 프레임과 공포 마케팅을 통해 우리 사회에 감염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고 나아가 반중, 혐중 정서를 확산시켰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대구지역 확진자의 대다수가 신천지 교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요 신문들이 신천지를 비정통, 비이성, 비정상적인 집단이자 바이러스 이미지로 재현하는 담론 생산에 적극 개입하였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들도 수행되었다(ex. 서도원, 하태현, 2021; 이진우, 2020). 이태원 클럽이 연관된 확진자가 발생하자 언론이 성 소수자 집단 전체를 겨냥한 차별과 혐오의 담론들을 양산하였다(ex. 이진우, 2020; 정의철, 2021). 그밖에도 콜센터와 물류 센터 같은 특정 직업군, 대구나 광주와 같은 특정 지역, 그리고 코로나 확진 사실을 숨기고 제주여행을 감행한 ‘강남 모녀’ 등 많은 집단과 개인들이 위험한 사람들로 이름 붙여지고 비난과 처벌의 대상으로 담론화되었다.

2) 노인의 타자화 담론의 두 갈래

지난 몇십 년 동안, 다른 사회집단들과 달리 노인에 대한 재현을 둘러싸고 외견상 상반되어 보이는 두 갈래의 담론들이 어떤 것이 특히 지배적 위치를 점하지 않은 채 나란히 공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는 더 전통적인 것으로서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이고(강진숙, 2012; 김숙, 박주연, 2014; 양정혜, 2014; 오현정, 신경아, 2019 참조), 다른 하나는 비교적 최근 등장한 것으로서 활동성과 독립성, 자율성 등을 강조하는 ‘신노년’의 이미지이다(김은준, 2017; 양은경, 2016; 최희경, 2010; 한경혜, 윤성은, 2007 참조).

노년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버틀러(Butler, 1969; Butler, 1980)는 노인을 의존적이며 사회의 부담이라고 간주하는 사회적 인식을 ‘연령주의(ageism)’로 개념화하고 이를 편견과 고정관념이라고 비판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연령주의’에 대한 반의어이자 해독제로서 ‘생산적 노화’ 개념을 제안하면서 노년의 긍정적인 측면과 잠재력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여기서 ‘생산적’이란 자원봉사, 공개적인 지지와 옹호, 행동주의, 지역과 사회 참여, 자아실현 활동 등을 포함하는 것이다. ‘생산적 노화’ 개념은 이후 ‘활동적 노화’, ‘건강한 노화’, ‘성공적 노화’ 등 유사한 개념들을 파생시키면서 노년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Holmerova et al., 2012).

최근 몇십 년 사이 여러 나라들에서 고령화 시대의 인구정책의 주요한 이념적 토대로서 ‘생산적 노화’가 강조되고 노인의 독립성과 생산성, 젊음과 활동의 잠재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고 자기계발을 통해 노년의 삶을 적극적인 관리하도록 촉구하는 학술적 글들과 미디어 콘텐츠들이 널리 생산되었다(김은준, 2017; 양은경, 2016; 최희경, 2010; 한경혜, 윤성은, 2007).

한편, ‘생산적 노화’ 개념에 대한 비판 작업들도 활발히 이루어졌다(ex. 김은준, 2017; 김정석, 조현연, 2017; 박선권, 2013; 최희경, 2010). 주요한 비판 가운데 하나는 이와 같은 ‘신노년’ 담론의 근간에 성인에 대한 사회적 돌봄을 축소하고 민영화하는 신자유주의적 정치와 시장 지향적 논리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김은준, 2017; 김정석, 조현연, 2017; 박선권, 2013, 최희경, 2010). 또한 생산적 노화 이론은 생산적 능력을 갖춘 노인과 그렇지 못한 노인 사이의 이분법을 만들어내고, 고령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태도를 낳고 연령주의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한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박선권, 2013).

버틀러가 제안한 ‘생산적 노화’와 ‘연령주의’의 이분법을 탈식민주의적 통찰력을 토대로 비판하는 논의들도 이루어졌다. 반 다이크(van Dyk, 2016)는 ‘생산적 노화’와 ‘연령주의’를 각각 ‘미화 또는 경멸에 의한 타자화 과정’이라고 규정한다. 그에 따르면, 이 두 가지 타자화 과정은 라슬렛(Laslett, 1989)이 제안한 ‘생애주기 4단계론’의 ‘제3기 인생’과 ‘제4기 인생’에 해당한다. 라슬렛은 <삶의 새로운 지도>라는 저서를 통해 노년을 두 단계로 나누고 은퇴 이후의 ‘젊은 노년’인 제3기 인생을 80대 중반 이후의 쇠퇴와 질병의 시기인 제4기 인생의 불명예로부터 구하고자 했다(Laslett, 1989). 그러나 반 다이크는 라슬렛 이후, 젊은 노년기로 구분되는 제3기 인생에 대해 중년의 연장선상에서 긍정적 함의를 부여하는 주류 노인학의 관점, 그리고 이를 중년기와 대조되는 고유한 다른 속성을 지닌 인생의 단계로서 미화하는 관점 둘 다를 ‘미화에 의한 타자화’로 비판한다(van Dyk, 2016). 같은 맥락에서 노톤 등(Naughton, Padeiro, & Santana, 2021)은 이러한 이분법적 범주에 반대하며, 노년과 노화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모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더 인간적이고 지저분하고 모호하고 우리의 모든 약점을 포용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주장한다.

또한 일군의 학자들은 ‘의존으로서의 노년’과 ‘성공으로서의 노년’이라는 상반된 두 비유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있으며 양자와 관련된 이미지를 더욱 극적으로 양극화시키는지에 주목한다. 피카드(Picard, 2019)는 이 두 비유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서, 성공적 노화의 이데올로기는 끊임없이 의존으로서의 노화의 부정적 결과를 피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부터 설득력을 얻는다고 설명한다. 길라드와 힉스(Gillard & Higgs, 2013, p. 372)는 “제3기 인생을 비추는 불빛이 밝을수록 제4기 인생에 드리우는 어둠은 짙어진다”고 비유하면서 오늘날 제4기 인생을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부정적인 의미화를 ‘사회적 상상’의 개념을 통해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Gillard & Higgs, 2013; Higgs & Gilleard, 2020; Higgs & Gilleard, 2021). 이들에 따르면, 제4기 인생에 대한 사회적 상상을 통한 노년기의 적극적인 ‘타자화’는 소비시장의 성장, 라이프스타일의 차별화, 선택, 주체적 행동, 자기표현 등의 가치화 등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아울러 제4기로 구분되어 제3기와 대조적으로 재현되는 노년기의 ‘어두운 면’이 이러한 문화의 결과물이 아니라 이러한 문화의 증폭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Gillard & Higgs, 2013; Higgs & Gilleard, 2020; Higgs & Gilleard, 2021).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의 국면에서 일련의 노년 연구자들은 연령주의의 부활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다양한 배경과 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고령층이라는 지나치게 일반화된 틀에 묶고, 다양한 특성 가운데 특히 건강상의 취약성을 압도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연령주의적 태도와 고정관념을 강화했다고 비판했다(최동용 외, 2020; 최성훈, 2021; Jen et al., 2021; Skoss et al., 2022; Zhang & Liu, 2021). 중국의 코로나19 미디어 보도에 대한 연구에서 장과 리우(Zhang & Liu, 2021)는 중국 미디어가 노년층을 동질화되고 수동적이며 취약한 집단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연령주의에 대한 비판들은 많은 노인들이 젊은이들만큼 건강하고 튼튼하다고 주장하는 것의 이면에서 이뤄지는 암묵적인 ‘타자화’에 대해 외면해왔다. 제3기 인생에 대한 열망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기 위해 더 비참하고 두려운 제4기의 상상이 만들어졌으며, 코로나 팬데믹은 이러한 상상을 더욱 심화하는 계기로서 주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3) 제4기 인생에 대한 사회적 상상

길라드와 힉스(Gillard & Higgs, 2010a; Gillard & Higgs, 2010b; Gillard & Higgs, 2013)에 따르면, 고령화 시대에 ‘제3기 인생’과 ‘제4기 인생’ 사이의 구분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인생 후반부를 이 두 단계로 나누는데 가장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는 바로 ‘노쇠(frailty)’다. 서울대학교 병원의 의학정보에 따르면, ‘노쇠’는 “노화에 따른 신체 및 인지기능 저하로 장애나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취약한 상태”로 정의된다(네이버 지식백과). 생의학적 노년학에서 ‘노쇠’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7년이며, 이후 1990년까지 제목에 ‘노쇠’가 포함된 논문이 10편 미만이었던 반면, 2004년 97편, 2008년 102편으로 증가했다(Gilliard & Higgs, 2010b, p. 12). 이렇게 노쇠 개념이 자주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단지 의학적 함의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노년사회학에서 획기적인 관점의 전환과 관련된다.

노쇠와 관련하여 주목할 개념들이 만성질환과 장애 개념이다. 국내의 경우, 2003년 대한내과학회가 만성질환 대신 ‘생활습관병’이라는 용어를 채택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식습관, 운동습관, 흡연, 음주 등의 잘못된 생활습관이 사람들의 질병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고,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만성질환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난 것을 의미한다(강진경, 2003; 김영환, 2004). ‘생활습관병’으로 지칭되는 질병의 종류는 점점 더 확장되어서,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심지어 치매조차도 더 이상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개선해서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양은경, 2016, 57쪽). 이는 노년의 삶이 의료체계의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포섭되는, 이른바 ‘노년 삶의 의료화’가 급진전되는 양상의 일환으로, 이제 노화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병리적이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분류되어 장애와 만성질환을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극복할 과제가 노인 인구들에 주어진 것이다.

길라드와 힉스(2010b)는 이전까지 노년의 삶을 구성하는 개념으로서 장애나 만성질환이 극복할 수 있는 과제로서 신노년의 새로운 내러티브를 얻고 노후의 위치를 확보하게 된 반면, 뒤에 남겨지게 된 ‘노쇠’는 여전히 주변적이고 부정적인 속성들을 지닌 채, 이제는 ‘지위’나 ‘행위성’의 요소마저도 박탈당하게 되어 정체성도 아니고 안정적인 사회적 위치도 아닌 취약성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에게는 어떤 정치적 저항도, 집단적 인정의 기회도, ‘사회적 상상(social imaginary)’을 벗어나기 위한 해방적, 초월적 서사도 없다”(Gilleard & Higgs, 2010b, pp. 10-12).

특정한 문화적 지표나 사회적 지위를 획득한 제3기 인생과 달리, 제4기 인생에 해당하는 노쇠한 자는 영구적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들, 단지 육체적 취약성뿐만 아니라 시민권의 상실, 문명의 상실에 처한 것으로 간주된다. 노쇠의 문제는 진보적인 사회정책이나 정체성의 정치학에서도 배제되고 무시되며, 개인적 서사를 통해서도 보완되지 않는다(Gilleard & Higgs, 2010b).

길라드와 힉스(2010a, b, 2020, 2021)는 제4기 인생의 성격을 잘 이해하기 위하여 사회적 상상이라는 개념을 끌어오는 것이 연령주의 이데올로기나 담론과 같은 다른 개념보다 더 풍부한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고 보았다. 이데올로기에 대한 전통적 관점의 하나는 ‘지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의미가 동원되는 방식’으로서, 계급, 젠더, 인종, 섹슈얼리티 등을 둘러싼 지배 관계가 어떻게 그로부터 가장 적은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고 불가피하며 심지어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도록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Thompson, 1995).

반면, ‘사회적 상상’ 개념에 대한 핵심사상가인 카스토리아디스(Castoriadis, 1987, p. 39)에 따르면, 사회 제도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발명품이기 때문에, 그 특정한 기능들은 필연적으로 사회의 더 넓은 구조 안에서 그 기능을 이해하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는다. 카스토리아디스의 ‘상상’은 어떤 주어진 지배 체계 내에 위치하는 것도 아니고 권력관계를 은폐하는 담론으로 축소되지도 않는다(Gilliard & Higgs, 2013, p. 370). 이데올로기가 권력구조에 의해 결정되는 담론, 내러티브, 설명으로서, 불평등한 사회관계의 근본을 가리는 부정적인 특징들을 갖는 반면, 사회적 상상은 사회를 만드는 필수적이고 영구적인 의미의 망이다. 상상은 사회적인 것의 존재에 중심적이라 할 수 있는 개인적 의미체계를 통해 사회적인 것을 담아내고 표현하는 필수적인 수단이다(Gilliard & Higgs, 2013, p. 370).

카스토리아디스에 영향을 받은 워너(Warner, 2002)는 ‘낯선 이’(stranger)가 공적 영역에 등장하고 포함되는 방식에 미디어의 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워너에 따르면, 인쇄 저널리즘의 발전으로 ‘낯선 이’는 더 이상 외계의 존재나 이국적인 것으로 간주되지 않고, 미디어를 통해 저자와 독자들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그들을 상상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그들은 대중의 사회적 상상의 일부가 되었다(Warner, 2002, p. 57). 이러한 맥락에서 노년은 대부분의 사회구성원에게 ‘타자’로 남아있는 낯선 것에 해당한다. 노년을 둘러싼 ‘타자성’은 신체적 타자성일 뿐만 아니라 시간적 타자성, 즉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재적 관심사와 시간적으로 거리가 있는 낯선 것으로서, 이들은 사회적 상상을 통해 대중의 일부가 된다.

‘사회적 상상’ 이론을 서구 근대성의 역사적 형성과 관련하여 확장한 이론가로서 테일러(Taylor, 2003)는 서구 근대가 동등한 개인 간의 상호성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상상들이 역사적으로 등장함으로써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이 사회적 상상들은 시장경제, 공론장, 인민 주권 등이며, 이를 통해 근대성의 도덕적 기반이 형성될 수 있었고 다시 그런 기반 위에 공동체와 집합 정체성이 구축될 수 있었다고 본다. 사회가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소규모 대면 상호작용의 범위를 넘어 확장되면 공통의 이해, 사회적 관계와 신뢰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엘리트의 권력을 숨기려는 시도 때문이 아니라, 끊임없이 확장되는 공동의 영역 내에서 사회적인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유된 이해를 소통하고 전달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며, 일상적 대면 상호작용의 매개체를 통해 운반할 수 없는 것들을 운반하기 위해 사회적 상상이 필요하게 된다(Taylor, 2003).

길라드와 힉스는 사회적 상상이 카스토리아디스나 테일러가 언급한 ‘신뢰’와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역할 외에도 소외와 거리감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제4기 인생의 상상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낯선 사람이 바로 우리 자신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낳는다(Gillard & Higgs, 2013, p. 375). 끔찍하지만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전망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서구에서 수백년 간 사회적 상상의 일부로서 자리잡아왔고 다시 현대에 불러들여져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 개념인 ‘노쇠’는 정신적, 육체적 굴욕의 두려운 미래, 기댈 곳이라고는 타인의 개인적 친절함밖에 없는 고아가 된 몸이라는, 제4기 인생의 사회적 상상이 될 수 있는 모든 자질을 갖추고 있다(Gillard & Higgs, 2010b).

제4기 인생을 사회적 상상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한 길라드의 힉스의 관점은 노인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제3기의 인생과 제4기 인생에 대한 담론이 단순히 평행선을 그리면서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빛과 그림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각각의 의미를 낳는데 둘 사이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 상상으로서 제4기 인생을 살펴보는 것은 이 인생의 단계가 미디어에서 어떤 비유와 은유, 내러티브들을 통해 노년기의 갈라치기로 만들어지고 비참한 집단으로 구성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3. 연구방법
1) 분석대상의 선정

본 연구에서는 팬데믹 시기에 대중들의 위험인식이 고조된 가운데 공적인 정보원으로서 주류언론의 뉴스에 대한 관심도 커졌을 것으로 추론하여 국내 주요 일간지들을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제공하는 뉴스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BIGKinds)를 사용하여 검색식은 “코로나 AND 요양시설”로, 기간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로, 언론사는 다양한 정치적 성향의 신문들이 골고루 반영될 수 있도록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 4개 일간지를 선정하였다.

검색 결과, 2020년 434건, 2021년 355건, 2022년 138건으로 총 927건이 검색되었으며, 신문별로는 <조선일보> 395건, <중앙일보> 293건, <한겨레신문> 117건, <경향신문> 122건이었다. 전국일간지로 분류된 11개 언론사 가운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기사량에서 1위와 2위였으며,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7위와 8위였다.2) 이 기사들에 대한 1차 읽기를 통해 노인 및 요양시설이 중심 토픽으로 사용된 기사를 선별하여 최종 분석대상으로 <조선일보> 88건, <중앙일보> 75건, <한겨레신문> 30건, <경향신문>, 32건 등 총 225건의 기사를 선정하였다.

분석대상으로 4개 신문을 선정한 이유는 정파성에 따라 언론사들의 재현이 크게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지만, 분석의 초점은 정파성의 차이를 보는 것에 두지 않았다. 4개 신문 가운데 팬데믹 시기 동안 노인 및 요양시설 관련 뉴스가 이전 시기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였으며,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코로나 전후의 보도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코로나19의 위험과 관련하여 노인과 요양시설의 위험을 사회적으로 가시화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여 본 연구의 주요한 분석 대상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적으로 뉴스의 토픽 분류를 해 본 결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그리고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각각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토픽에서 차이를 보였다.

분석대상 기사들에서 주요 토픽 중심으로 분류해본 결과, 1) 정부와 방역당국의 방역조치 실행 2) 감염 및 사망자 현황 보고 3) 요양시설의 집단감염과 사망의 비극 4) 요양시설 면회 금지 및 장례 금지로 인한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 5) 백신의 우선접종 대상 선정 및 안전성 논란 6) 코로나 완치자들에 대한 소개 7) 정부의 무리한 방역정책 및 요양시설의 열악한 자원, 인력, 환경에 대한 비판 8) 노인돌봄 관련 신기술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소개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었다.

언론사별로 보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경우 1) 정부의 방역조치 현황들을 알리고, 2) 감염의 현황 보고를 통해 시설 노인들의 집단 감염과 치명률의 심각성을 보여주며, 3) 요양시설의 집단 사망의 사례들을 비극으로 보도하고 5) 백신접종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쟁점과 논란 등을 보도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반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토픽 7) 정부의 방역 정책 및 열악한 요양시설 실태에 대한 비판기사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2)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뉴스 텍스트 분석을 위하여 기호학과 담론분석 방법론의 분석 도구들을 다양하게 참조하였다. 이 방법론들에서 공통적인 것은 텍스트에서 특정한 단어의 선택과 수사법의 활용을 통해 현실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위험’과 관련하여 어떤 위험으로서 정의하고 있으며, 어떤 행위자들과 사건들이 언급되고 있는가, 그리고 이들은 어떤 언어 및 사진 이미지를 통해 특정한 방식으로 묘사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Fairclough, 2003; Fairclough & Wodak, 2004; Hall et al., 2013). 이와 관련해 은유의 사용에 특히 중점을 두었다. 기존의 감염병 연구들에서 ‘전쟁’의 은유를 사용하는 것의 함의를 보여준 것처럼, 은유는 묘사되는 사건에 대하여 보고 생각하는 특정한 방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수사법이다(Sontag, 1978; Hart, 2008).

또한 본 연구가 노인에 대한 타자화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호학 방법론으로서 ‘이항대립’과 ‘고정관념’이 분석대상 텍스트들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항대립은 개념이나 단어의 의미를 반대 개념과 관련하여 정의하는 방식이다(Hall et al., 2013, pp. 16-17).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위험에서 위험의 가해자와 피해자, 도움을 주는 자와 도움을 받는 자의 이분법이 이에 해당한다. 고정관념은 “한 사람에 대해 ‘단순하고, 생생하고, 기억에 남고, 쉽게 이해되고, 널리 알려진’ 몇 가지 특성을 붙잡고,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그 특성으로 축소하고, 과장하고 단순화하여 변화나 발전 없이 영원히 고정시키는 것”이다. 고정관념은 ‘정상’과 ‘비정상’, ‘정상’과 ‘병리적인 것’, ‘수용 가능한 것’과 ‘수용 불가능한 것’, ‘속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내부자’와 ‘외부자’, ‘우리’와 ‘그들’ 사이에 상징적 경계를 설정하여 상징적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작용한다(Hall et al., 2013, p. 278).

한편,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상상’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뉴스 텍스트의 분석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특히 주목하고자 한다.

첫째, 이데올로기나 담론들에서 구조화, 일관성, 의도성, 계산성이 강조된다면, 상상은 이러한 성격들이 덜하다는 것이다. 상상은 완전한 이데올로기라기보다는 서로 경쟁하기도 하는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자원들과 담론들의 집합들로 떠받쳐진다(Orgad, 2012, pp. 49-5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노인과 요양시설에 대한 뉴스들에서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담론들의 경합과 충돌, 모순 등을 살펴보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둘째, 이데올로기와 담론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세계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의 틀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둔다면, 상상은 ‘일들이 통상 어떻게 진행되는가’ 뿐만 아니라 ‘어떻게 진행되기를 바라는가’ 또는 ‘어떻게 되어야만 하는가’에도 적용된다(Orgad, 2012, pp. 49-50). 이러한 관점은 “사람들의 막연한 관념, 기대, 희망, 감정, 욕망” 등을 포괄하여 뉴스 텍스트가 불러일으키는 것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이정엽, 2021, 14쪽).

셋째, 공적이고 거시적인 이슈와 관련된 뉴스나 정치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보다 정서적이고 의례적이며 상상적인 장르로 여겨지는 영화, 광고, 토크쇼가 별개의 영역으로 이데올로기와 담론 연구의 대상으로 다뤄져 왔다면, 상상의 개념은 이 두 영역을 아우르는 상호작용과 경합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Orgad, 2012, pp. 49-50).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관점을 통해 뉴스에서 어떻게 다른 장르에 특징적인 표상들, 예를 들어 아포칼립스나 공포 영화의 장면화가 활용되는지를 짚어보았다.

마지막으로, 이데올로기와 담론 연구가 텍스트 분석, 즉 언어적 표현들에 초점을 맞춘 반면, 상상의 개념은 보다 시각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서 현대 미디어 분석에서 더욱 중요해지는 시각적 표현들의 분석에 강점을 가진다는 것이다(Orgad, 2012, pp. 49-50). 따라서 분석대상 텍스트들에서 사진 이미지의 사용뿐만 아니라 언어를 통해서도 공포의 시각화가 이루어지는 것들에 주목하였다.


4. 분석 결과
1) 익명의 군중으로 죽어가기: 노인과 노년의 타자화

뉴스에서 노년기의 특정 이미지를 형성하고 강조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첫째, 감염병에 취약한 노쇠한 몸의 생존의 문제, 둘째, 통계와 숫자로 표기되며, 얼굴도, 목소리도, 이름도 없는 익명의 집단, 셋째, 사회적 ‘비용’, 사회적 부담으로서의 노인과 노년이 그것이다.

(1) 노쇠한 몸의 취약성을 강조하기

‘취약성(vulnerability)’ 개념은 오늘날 정책, 학술, 미디어 담론 등에서 중요한 단어로 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다양한 맥락에서 상이한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Brown, 2017; Vasara et al., 2023). 브라운(Brown, 2017)에 따르면, 취약성 개념은 ‘정치적, 도덕적, 실천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어서 이러한 개념의 규범적인 사용이 의도치 않게 특정 집단을 낙인찍고 사회적 분열을 고착화하는 것에 기여하는 측면들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동안 방역정책 담론과 미디어 담론들에서 건강상, 경제적, 사회문화적으로 다양한 취약성과 집단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팬데믹의 위기 상황에서 바이러스로부터 인명을 구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받아들여진 가운데, 정부와 보건당국에 의해 건강상의 취약성 문제가 가장 강조되었으며, 특히 고령층이 핵심적인 건강상의 취약집단으로 지목되었다. 보건당국이 감염과 사망의 고위험군으로 ‘65세 이상이거나 만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으로 명시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고령층과 만성 기저 질환자를 일관되게 함께 묶어서 취급하는 것은 질병에 취약한 신체로서의 노년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나이가 코로나19 사망률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것은 큰 반론의 여지 없이 받아들여지는 사실이었지만, ‘65세 이상의 고령자’, ‘60세 이상의 고령층’, ‘60대 이상 확진자’, ‘80대 치명률’ 등 정확하지 않고 계속 바뀌며 느슨하고 모호하게 적용된 연령경계가 위험을 이해하는 지배적인 범주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연령주의적 태도와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것으로서 많은 학자들에 의해 비판되었다(ex. 최동용 외, 2020; 최성훈, 2021; Jen et al., 2021; Skipper & Rose, 2021; Zhang & Liu, 2021).

그러나 신체적 취약성에 국한하여 고령층의 예외적인 취약성을 강조하는 언론의 보도 방식이 낳는 더욱 심각한 문제점은 이러한 보도들이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취약한 노인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한다는 점에 있다. 언론이 신체적 취약성과 고령층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수사법들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걸리면 10명 중 4명은 죽는다”(조선일보, 2020, 4, 23), “80대 이상 치명률, 중국 넘어섰다 ⋯ 확진 10명 중 2명꼴 사망”(중앙일보, 2020, 3, 31), “사망률이 3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선일보, 2020, 4, 23)와 같은 표현에서 보듯이 총 사망자 숫자나 기저질환의 유무 등과 같은 중요한 정보를 생략하고 단순화해서 고령층의 사망률을 과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아래 기사에서 보듯이 정확한 통계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사망자 가운데 80%가 노인이라는 점, ‘바이러스판 고려장’의 은유, “내년까지 6억 명이 감염될 수 있다”는 추정을 통해 노인 취약성을 강조한다.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 54만 명 중 80%가 노인이다. 바이러스판 고려장인 셈이다. 전파가 빨라져 지금 추세라면 내년까지 6억 명이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조선일보, 2020, 7, 7).

다른 연령 집단과의 비교를 사용하여 고령층의 사망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노인의 예외적 취약성’을 강조하는 보도들도 이루어졌다.

코로나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사람들이다. 코로나 국내 사망률이 전 연령대에선 0.91%지만 70대는 5.27%, 80대는 9.26%나 된다(조선일보, 2020, 3, 19).

이처럼 감염병을 노인에게 특히 위험한 것으로 강조하는 것은 ‘노인이거나 기저질환을 앓고 있지 않다면 크게 걱정하거나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고령층의 감염과 높은 사망률에 대한 기사가 지속됨으로써 노인의 감염과 죽음은 예측가능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따라서 덜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며, 반대로 취약하지 않은 사람들의 죽음은 ‘부자연스러운’ 것이고 더 주목할 만한 사건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보도 방식은 죽음에 대한 위계적 인식을 낳는다.

또한 이러한 인식은, 아래에서 보다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감염병의 확산에 따른 의료자원의 고갈 상황에서 노인의 생명을 덜 중요한 것으로 간주하는 담론들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즉 감염병의 위험은 고령층의 신체적 취약성에서 비롯되는 위험이기 때문에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인식을 강화한다. 요양시설들이 집중적인 격리와 봉쇄의 대상이 되면서 시설 내 집단감염과 사망자 속출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정부가 이러한 코호트 격리 정책을 계속 강행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연스럽고 덜 중요한 죽음’에 대한 인식들이 널리 공유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

한편, 죽을 운명에 처한 고령의 확진자들과 대조되는 토픽으로 초고령의 완치자 뉴스를 들 수 있다. 이 뉴스들의 특징은 완치자들의 예외적이고 특별한 삶을 강조하고 노인이 발화자로서 등장한다는 점이다. 완치 노인의 자전에 대한 소개에서 ‘스페인 독감’이나 ‘1차 세계대전’과 같이 특별한 역사적 사건이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해외의 완치자 사례가 많이 소개되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스페인 독감과 암 이겨낸 美 102세 할머니, 코로나도 완치”(조선일보, 2020, 4, 29).

“108세 英 할머니 1차 세계대전에 비하면 코로나 아무것도 아냐”(조선일보, 2021, 8, 13).

앞서 ‘취약한 신체의 고령층’의 사례가 집단적인 연령 범주로서, 그리고 사망률의 수치로만 제시될 뿐 독자들과의 인간적 동질성의 어떤 속성도 배제되었던 것과 달리, 완치자의 뉴스는 개인의 구체적인 서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 뉴스들에서 등장하는 구체적인 개인들은 그들의 이국성, 예외성, 특별함이 부각됨으로써 동질감과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노인의 이미지라기보다는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사람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로서 소모되기 쉽다.

(2) 추상화된 숫자로 기록되는 죽음

앞서 살펴보았듯이 뉴스에서 노인은 얼굴도 목소리도 이름도 없는 익명성의 집단이다. 감염과 사망 뉴스에서 제시되는 정보는 나이와 기저질환의 유무, 요양시설의 이름과 소재지에 국한된다. 성별이나 계급적 배경, 교육수준과 같은 사회적 정체성의 표식이나 특성들은 생략되고 치명률, 사망자 수, 그리고 그 외 다양한 위험지표의 통계화된 데이터로서만 등장한다.

성남의 분당제생병원, 의정부의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입원환자 등 감염자 31명 가운데 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또 요양원에서는 군포 효사랑 요양원, 광주 행복한 요양원 입소 노인 24명이 감염돼 9명이 사망했다. 이들 4개 의료기관과 요양원에서 감염된 환자ㆍ입소자 55명 가운데 32.7%가 사망한 셈이다. 또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하듯 경기도 내 70대 감염자의 치명률은 9.68%(확진자 62명에 사망자 6명), 80대 이상은 26.53%(확진자 49명에 사망자 13명)나 됐다(조선일보, 2020, 6, 24).

이러한 재현의 방식들은 현대 사회의 위험관리 담론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카스텔(Castel, 1991)에 따르면, 현대 사회의 사회복지, 보건사업의 위험관리 전략의 핵심은 “주체라는 관념, 혹은 구체적인 개인을 해체하고, 그 자리를 요인들, 즉 위험요인들의 조합으로 대체하는 것”이다(405쪽). “‘도움받는 주체’와의 직접적 관계가 끊어져”(414쪽), “더 이상 주체와의 직접적인 관계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416쪽). “새로운 예방정책은 일차적으로 개인이 아니라 요인들, 즉 이질적 요소들의 통계적 상관관계를 겨냥한다.”(416쪽).

기사에 활용된 대부분의 사진 이미지에서도 노인의 모습은 볼 수 없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전형적인 사진 이미지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시설의 간판이 가장 잘 보이도록 찍은 건물 사진, 사람은 한 명도 없거나, 또는 방역소독을 하는 드론이 띄어져 있거나, 또는 건물을 배경으로 하얀 방역복을 입고 서 있는 두세 명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것들이며, 이들도 역시 방역복을 입었기 때문에 얼굴을 볼 수 없다.

매우 드물게 요양시설 내부를 배경으로 거주자들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이미지가 사용된 사례가 있었다. <한겨레신문>이 청도 대남병원의 집단감염에 대해 열악한 거주환경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로 방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웅크리고 앉아있는 환자들 사이로 방역복을 입은 대원 2명이 방역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헤드라인) 재난 때마다 ‘위험의 불평등한 재분배’ ⋯ 완화할 방안은?
5층 폐쇄병동 수용자들은 침대가 아닌 방바닥에 매트리스를 펴고 생활했는데, 매트리스는 성인이 누우면 다리가 삐져나올 정도로 작았고 매트리스 사이 폭도 한두뼘에 불과했다.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는 이런 환경에서 20년 넘게 생활하던 수용자였다(한겨레신문, 2020, 3, 6).

그러나 사진에서 서류와 체온계를 들고 한가운데 서 있는 방역대원 그리고 환자들 가운데 쪼그리고 앉아 있지만 안정적인 자세로 서류에 기록을 하는 방역대원과 대조적으로, 곧 쓰러질 것 같은 불안정한 자세로 앉아있는 여성, 멍한 표정으로 방역대원을 쳐다보고 있는 남성, 그리고 얼굴이 사진 프레임 밖으로 잘려나간 채 두 손을 모으고 앉아있는 인물 등을 통해 노인 환자들은 자신의 운명을 다른 사람의 처분에 맡긴 무기력한 존재로서 그려진다.

또한 노인 사망자 규모를 강조하는 뉴스는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듯이 매일 치명률과 사망자 수 등 숫자 기록을 업데이트하는 형식을 사용하였으며, 한국과 중국의 치명률을 비교하는 뉴스 또는 요양병원들 간의 감염자 비교 뉴스를 통해 경기의 경쟁자들처럼 비추기도 하였다.

“80세 이상 코로나 환자 치명률 15.2%, 중국 2월 치명률보다 높아”(조선일보, 2020, 3, 27).

“80대 이상 치명률, 중국 넘어섰다 ⋯ 확진 10명 중 2명꼴 사망”(중앙일보, 2020, 3, 31).

“대구 한사랑요양병원도 대남병원 넘었다 ⋯ 121명 감염”(중앙일보, 2020, 4, 1).

시설 거주자들의 집단감염과 사망자 현황을 제시하고, 국가별 치명률을 비교하는 기사 유형은 전체 분석대상 기사 가운데 가장 빈도수가 높았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중심으로 요양시설 기사가 급증한 데는 이 토픽의 기사 비중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기사들은 노인 감염자와 사망자의 급속한 증가 추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면서 노인들이 처한 위험과 곤경을 긴박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매일 갱신되는 기록판의 숫자들을 통해 표현되는 노인의 죽음, 얼굴도 없고 목소리도 없으며 이름도 없이 익명으로 죽어가는 죽음이 어떤 사회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것인지는 모호하다.

바우만(Bauman, 2006, 76쪽)은 현대 사회에서 죽음의 공포가 다루어지는 방식으로 3인칭의 사용을 든다. 인구학적/통계적 개념만 있으며, 그 소멸의 숫자가 아무리 크게 나타나더라도 죽음은 우리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실로 느껴지지 않으며, 그런 죽음의 소식을 듣고 우리는 그 소식을 우리가 잃을지 모르는 어떤 것과도 결부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오직 한 가지 종류의 죽음, ‘그대’의 죽음, ‘3인칭’이 아닌 ‘2인칭’의 소멸, 내게 가깝고 내가 아끼는 사람의 상실, 나의 삶과 한데 얽혀있는 사람의 영원한 부재만이 ‘특별한 철학적 경험’으로 이어진다. 그런 죽음은 내게 죽음의 종말성을, 회복 불가능성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무려 삼 년 이상 동안 언론은 쉴 새 없이 노인들의 죽음을 보도하였고, 코로나19의 최대 희생자는 요양시설 거주자들이었다는 것을 통계치들은 여실히 보여주지만, 죽음의 규모와 말해진 빈도수에 비추어볼 때 이들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불러일으킨 반향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할 수 있다.

(3) 도움에 의존하고 부담을 주는 존재로서의 노인

취약한 노인의 생명을 보호하는 과제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과 중요한 다른 사회집단의 희생이 동원된다는 의미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이와 관련된 것으로, 팬데믹 기간 동안 의료진의 희생을 강조하고 영웅으로 그려내는 담론의 생산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코로나와 싸우는 14명의 전사들’이라는 아래 기사의 헤드라인에서 보듯이 의료진이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표현하지만, 본문을 들여다보면 사투의 대상은 코로나가 아니라 104세 할머니 환자로 그려지고 있다. 뉴스는 한 명의 노인을 살리기 위해 14명의 의료진이 투입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손짓 발짓까지 필요’하고 ‘새벽에도 중간중간 몸을 돌려 눕히고’, ‘하루 7-8번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귀가 어둡고 누워만 있는 할머니를 간병하는 일의 어려움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헤드라인) “104세 할머니를 살려라” ⋯ 코로나와 싸우는 14명의 전사들
주치의 1명,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13명이 2시간 간격으로 ‘몸은 괜찮으세요’, ‘오늘 날씨 좋죠’라고 말을 걸었다. 방호복을 입으면 걸어만 다녀도 땀이 나는데, 귀가 어두운 할머니의 말동무가 되기 위해선 손짓 발짓까지 필요했다. (⋯) 누워만 있는 할머니의 등에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새벽에도 중간중간 몸을 돌려 눕히고, 하루 7-8번 대소변을 받아내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었다(조선일보, 2020, 3, 28).

“방호복 입고 할머니 환자와 화투 ⋯ 네티즌 울린 한 장의 사진”(조선일보, 2021, 8, 2) 기사는 더운 여름날 방호복을 입은 채 할머니와 화투를 치고 있는 의료진의 사진 이미지를 통해 노인에 대한 의료진의 보살핌의 범위가 업무를 수행하는 차원을 넘어서 함께 놀아주는 일까지 포함된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만든다. 이 의료진의 자발성과 이타적인 행위가 매우 강조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노인은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려고 큰 희생을 치르는 의료진의 이타적 결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서, 일방적인 도움을 받기만 하는 의존적인 존재라는 특성이 더욱 부각된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의료시스템에도 과부하가 발생하게 되자 노인 보호에 드는 사회적 부담과 비용 문제를 논란거리로 제기하는 뉴스들이 등장했다. 아래 기사는 병원 의사의 목소리를 빌어 요양원에서 코로나 걸린 환자들이 상급병원에 이송되어 치료받는 통에 수도권 병상이 부족하고 60대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주장을 보도함으로써, 의료자원 및 생존율 관리와 효율성이라는 관점에서 60대 환자와 그보다 더 고령의 노인을 구별하고 생명 가치를 위계화하는 것을 보여준다. 기사에서는 정책 결정자들의 결정에서 고려해야 할 더 중요한 집단과 덜 중요한 집단이 있으며, ‘60대’ 환자는 치료를 통해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 더 중요한 집단이지만, 노인은 죽음이 불가피한 사람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방해가 되는 집단이라는 암묵적 가정이 전제되어있다. 또한 ‘대선이 세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는 문장을 통해 고령 환자의 치료를 우선하는 정부의 결정이 역학적 합리성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는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선택일 수 있음을 암시함으로써 불순한 의도에 기반한 결정이라는 의미를 만들어낸다.

“요양원에 입원하면 입원비를 내지요? 그런데 거기서 코로나에 걸려 상급병원으로 이송되면 그때부터는 무상치료가 됩니다. 자녀들 입장에서는 입원 치료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그렇게 해서 지금 수도권 병상이 꽉 찹니다. 60대 중증 사망자가 속출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 결국 더 많은 자원을 쓰고, 생존율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의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대선이 세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더 그렇다(조선일보, 2021, 12, 10).

이러한 의미화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생산성의 측면에서 가치있는 사람들과 덜 가치있는 사람들을 위계화하고 죽어가는 생명을 돌보는 것, 즉 다시 회복되리라는 기대가 없는 생명을 돌보는 것을 시간낭비로 보는 관점과 맞닿아있다. 나아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없는 사람들, 즉 덜 가치있는 타인에 대한 증오와 경멸의 감정들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신자유주의의 감정문화적 맥락에서(하홍규, 2022; Hoggett et al., 2013), ‘젊은 노인’과 ‘늙은 노인’의 목숨을 위계화하는 언론의 의미화 방식이 노인에 대한 사회적 감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을 추론해볼 수 있다.

2) 요양시설의 타자화: 종말론의 내러티브
(1) 요양병원 아포칼립스

언론에서 요양시설과 관련하여 사용된 은유들을 살펴보면, 이 공간이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의 두려움과 공포가 투사된 부정적 이미지의 집약체로 의미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은유로는 ‘슈퍼전파지’, ‘코로나 공장’, ‘코로나 감옥’, ‘감염공장’, ‘감염온실’, ‘감염크루즈선’, ‘침몰하는 배’, ‘집단면역의 실험장’, ‘생지옥’, ‘죽음의 전쟁터’, ‘핵심전쟁터’, ‘집단총살’, ‘사회적 무덤’, ‘고려장 무덤’ 등을 들 수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에도 요양시설 관련 기사들은 주로 노인 학대와 폭력 등이 사건 뉴스가 주를 이룬 것에서 보듯이 노쇠와 질병의 노년을 상징하는 대표적 공간이었다. 코로나 19의 집단감염이 현실화되면서 <조선일보>에 <중앙일보>에서는 이 공간을 종말론의 내러티브를 차용하여 더욱 끔찍하고 공포스럽게 묘사하는 기사들이 많이 등장했다.

(헤드라인) “여기는 미쳐 돌아가고 있다 ⋯ 뉴욕 요양원서만 2500명 숨져”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뉴저지주의 한 요양원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 뉴저지 북서부 앤도버의 한 요양원에서 익명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이 요양원 내 영안실에서 총 17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시신들은 4구를 수용할 수 있는 협소한 장소에 쌓여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중앙일보, 2020, 4, 17).

“미쳐 돌아가고”, “의심되는”, “익명의 신고”, “출동한 현지 경찰”, “시신을 발견했다” 등의 표현들은 독자들에게 요양원을 불가사의한 범죄나 불법이 저질러진 현장을 직접 보고 있는 것처럼 시각화함으로써 공포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익명의 신고”라는 표현을 제외하고는 기사에서 요양원이 사람들이 거주하는 삶의 공간이라는 것을 연상시키는 단어들이 없다. 반대로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협소한 장소에 쌓여있었던 것” 등의 표현들을 통해 죽임을 당하고 방치, 은닉된 시체들로 가득한 공간으로 묘사된다.

다른 기사들에서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도 모른다”, “침묵에 쌓여있다”, “공포에 포박된 듯 고요했다”, “요양병원 주변은 적막했다” 등과 같은 표현에서 삶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낯설고, 의심스러우며, 위험한 현장으로 비춰진다.

한편, 기사에서는 왜 집단사망이 발생했는지, 누가 이 시신들을 방치하였는지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목소리도 없다. 이는 이러한 상황이 매우 낯설고 공포스럽게 그려지지만 의외는 아니라는 것, 즉 예견된 비극이라는 함의를 가진다.

아래의 기사는 의사가 쓴 칼럼으로, 요양병원의 비극을 초래한 책임이 코호트 발동 때문이라고 지적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책임을 묻는 글로 추론해볼 수 있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나이가 많고 기저질환이 많은’, ‘옴짝달싹할 수 없는’ 고령 환자들의 신체적 취약성을 강조하면서 ‘그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다고’라는 표현처럼 집단사망은 예견 가능한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헤드라인) 부실투성이 요양병원에 코호트 발동하는 잔인한 사회
최근 요양병원에서 코로나가 유행 중이다. (⋯) 구성원은 거동이 불편하고 취약한 환자들이고. 이런 곳에 코호트 격리가 이루어진다? 똥오줌 시중까지 들어야 하는 판국일 텐데, 의료진 한둘이 수십 명의 환자를 보호구를 입은 채 감당한다?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다. (⋯) 코호트 격리가 발동된 순간 그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말 그대로 집단면역의 실험장이다. 가장 나이가 많고 기저질환이 많은 노인을 대상으로. 옴짝달싹할 수 없는 환경, 하루하루 조여오는 감염병, 한 명 한 명 유명을 달리하는 사람들 ⋯. 상상만으로 몸서리가 쳐진다. 살아있는 지옥이 따로 없다. 이토록 끔찍한 설정은 어느 공포 영화도 감히 시도하지 못하리라(중앙일보, 2021, 1, 11).

한편, <한겨레신문>의 경우는 요양시설에 대한 코호트 격리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종사자들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기사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요양시설을 끔찍하고 절망적인 공간으로 묘사하는 단어와 시각화 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종말론의 내러티브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어르신ㆍ보호사 상호 감염에 아비규환” ⋯ 요양시설 ‘돌봄 붕괴’, 가래 묻은 마스크도 갈아주지 못해”(한겨레신문, 2022, 3, 30).

무더기로 격리하고 돌봄공백 방치 ⋯ ‘사회적 무덤’ 된 요양병원(한겨레신문, 2022, 5, 16).

(2) 감시와 통제의 대상으로서 요양시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요양시설 관련 뉴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토픽 가운데 하나는 요양시설 관련 조사, 검사, 격리, 면회금지 등의 방역조치와 관련된 것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요양시설은 선제적 코호트 격리를 비롯해서 시설 거주자의 전수조사, 선제조사, 수시 표본검사, 면회금지 등 가장 엄격한 관찰과 규제, 통제가 이루어졌다. 이와 관련하여 언론은 첫째, 요양시설은 지역사회에 위험을 가하는 시설이라는 이미지를 구성하고, 둘째, 시설 종사자들이 신뢰하기 힘들거나 부도덕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감시와 통제 중심의 방역정책을 정당화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먼저, 요양시설의 집단감염이 주변 지역 상권이나 주민들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을 제시하는 뉴스들이 많았다. 요양시설 감염자의 정보와 상황은 통계 수치로 보여주는 반면, 감염과 지역 상권의 피해를 걱정하는 지역 주민의 목소리는 직접 인용을 통해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다. 요양시설의 집단 감염이 주변에 직접적인 감염 또는 경제적 피해를 끼쳤는지에 대한 정보는 기사에서 제시되지 않지만, 지역민들의 걱정스럽고 불안하다는 진술을 통해 요양시설이 주변에 피해를 끼치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헤드라인) ‘75명 감염’ 대구 한사랑요양병원...주민 “또 시작일까 걱정”
인근 주민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 옆 식당 주인은 “최근 대구 신규확진자 발생이 두 자릿수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집단 감염 사례가 바로 옆에서 나왔다고 하니 또 시작일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근처 회사를 다니는 20대 직장인은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중앙일보, 2020, 3, 18).

관련 뉴스들에서 요양시설의 이름과 소재지가 분명하게 표기되고, 활용되는 사진 이미지들은 대부분 건물의 간판이 잘 보이도록 찍힌 외관 모습 중심으로, 또는 건물 앞에 방역복을 입고 서 있는 사람들이 포함된 것들이다.

뉴스가 요양시설을 감시와 통제가 필요한 위험공간으로 의미화하는 두 번째 방식은 시설 종사자들을 믿을 수 없고 부도덕한 사람들로 암시하는 것이다. 중국의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우한, 중국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비난들이 쏟아졌는데, 뉴스들은 국내 요양시설의 간병인들 다수가 중국동포라는 사실을 환기시키면서 ‘중국에서 바이러스를 운반해오는 사람’들이 근무하는 요양시설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같은 맥락에서,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감염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시설의 요양보호사들도 신천지 교인들일 수 있다는 지적을 통해 요양시설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방식을 취한다.

요양병원 직원들의 무책임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에 요양병원ㆍ요양원이 7,000곳이나 된다. 간병인, 요양보호사가 20만명이다. 코로나 사태 후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적지 않은 숫자가 중국 동포다. 신천지 신도들도 있다(조선일보, 2020, 3, 19).

요양시설 종사들의 부도덕성과 무책임함을 강조하는 뉴스들도 많았다. 요양원 운영자들의 경우는 ‘사적 이득에 눈이 먼’, ‘사기꾼’, ‘장사꾼’이라는 표현들이 사용되었다.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감염이 두려워 노인을 방치하고 도망가는 무책임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많았다.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들’,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는 표현 등을 통해 노인 집단사망의 책임을 요양원 종사자들에게 돌리면서 공권력의 감시와 처벌이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암시한다.

의료진들이 큰 희생을 감내하면서도 노인 환자의 곁을 지키는 영웅들로 묘사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요양시설의 종사자들은 노인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노쇠하고 병든 노인들을 돌보는 무가치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시설 종사자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생산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현대판 고려장’으로서의 요양시설

요양시설 관련 토픽 가운데 뉴스량이 많았던 것 중의 하나는 시설에 모신 부모의 면회와 관련된 것이다. 5월 어버이날과 명절 전후로 생산된 기사들로서 면회금지로 부모를 직접 볼 수 없는 자식들의 안타까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유리창 너머로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짓는 가족들이나 멀리서 절을 하는 모습들을 담은 사진 이미지가 사용되었고, 사진에서 노인 이미지는 휠체어에 앉은 뒷모습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다른 하나는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한 부모의 임종을 하지 못하고 장례 역시 참관을 하지 못한다는 뉴스 토픽들이다.

이 토픽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요양시설에 대한 은유는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표현이다. 이 표현은 몇 가지의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데 첫째, 부모를 요양시설에 보내는 것이 노인을 유기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뉴스는 면회금지 조치의 여파보다는 부모를 버렸다는 가족들의 죄의식과 안타까운 감정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스는 요양시설에 부모를 보낸 가족들의 사연을 때로는 가족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때로는 비정한 선택으로 다양하게 묘사하지만, 이들 뉴스에서 공통적인 것은 부모를 요양시설에 보내고 죄책감을 느끼든지 아니면 집에서 모시면서 힘든 간병의 고통을 감내하든지의 딜레마가 강조된다는 것이다.

또한 ‘고려장’, ‘무덤’ 등의 은유는 요양시설이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공간임을 암시하고 있다. 죽음보다 더 두려운 막장의 이미지, 가족과 사회로부터 단절되는 공간, 사회적 죽음의 공간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노인은 요양병원에 가면서 이렇게 말한다. “죽으러 가는 기분이야. 동네 사람들 요양병원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 아무도 없어.” 10월 중순 KBS 뉴스의 요양병원 고발 리포트의 한 장면이다. 80세 전후로 보이는 남자 노인은 휠체어에 앉은 채 승합차 뒤쪽으로 승차한다. 쉰 듯한 목소리, 정확하지 않은 발음이 앞날을 예측하는 듯하다. 그의 말대로 요즘 요양병원이 ‘현대판 고려장’처럼 비치고 있다(중앙일보, 2020, 12, 30).

한편, 요양시설은 경제력이나 교육수준 등 사회적 배경과 상관없이 나이가 들어 병을 얻으면 누구나 가게 되는, 자신의 의지나 노력과 상관없이 연루될 수 있는 공간임을 보여주는 뉴스들도 있다. 아래의 뉴스는 대학교수를 지냈으나 치매가 걸렸고 본인은 거부했지만 결국 요양원에 모셔지고 거기서 생을 마감한 이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이 뉴스는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환이 누구에게나 무작위로 찾아올 수 있고, 시설 입소 역시 노인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암시하기 때문에 개인적 배경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헤드라인) 가지 않겠다는 부모 요양원 보내고 미국 돌아간 아들
대학교수를 정년퇴직한 지인이 부인과 사별한 후 홀로 지내다가 경증의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그의 아들이 친척으로부터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했다. 며칠 아버지와 생활하던 그가 귀국 일자가 다가오자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기로 마음먹고 그 뜻을 전했다. 아버지는 그곳에 가면 마음대로 외출할 수 없다며 가지 않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자식을 이기는 아버지가 어디 있으랴. 그는 결국 요양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중앙일보, 2021, 1, 15).


5. 요약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서 규정된 요양시설 거주 노인들의 삶과 죽음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의미화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이론적으로는 2000년대 접어들어 노년의 삶이 ‘노쇠’ 개념을 중심으로 제3기 인생과 제4기 인생으로 구분되어 의미화되는 양상들을 살펴보고, 제4기 인생의 전형적 집단으로서 요양시설 거주 노인들이 국내 언론의 코로나19 보도를 통해 부정적으로 의미화되고 타자화되는 양상을 이데올로기 개념과 함께 ‘사회적 상상’의 개념을 활용하여 분석해보았다.

언론 보도의 분석 결과를 요약해보면, 기사들은 노인의 신체적 취약성을 강조하고 이를 노인집단의 예외적 취약성으로 묘사하며, 나이를 기준으로 동질화되는 집단, 그리고 확진자 수나 치명률과 같은 통계수치로 환원되는 존재들로 그리고 있다. 또한 노인은 보다 가치있는 다른 집단의 희생을 통해 보호되고, 이들의 이타적인 선의에 맡겨진 의존적 존재로서, 그리고 보호를 위해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지만 효율성은 높지 않은 존재로 재현되었다.

요양시설은 도덕적으로나 실존적으로 ‘우리’ 밖에 있는, 낯설고 적대적이며 위험한 현장으로 그려졌다. 이는 노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투사되는 부정적 이미지의 집약체로 그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감염공장’, ‘감염온실’, ‘집단총살’, ‘시체가 무더기로 쌓여있는’ 등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은유들과 시각적인 공포심을 자극하는 묘사들이 주를 이루었다. 또 집단감염으로 인한 시설 거주 노인들의 애로사항과 고통들이 묘사되는 뉴스는 드물었고 요양시설이 주변지역에 해를 끼칠 가능성, 요양시설 종사자들의 신뢰할 수 없는 배경이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성향들로 인해 방역당국의 강력한 감시와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를 생산한다. 아울러 요양시설은 ‘현대판 고려장’ 등의 은유를 통해 가족들이 부모를 유기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부여받으며, 가족들의 선택지는 부모를 요양시설에 보내고 죄책감에 시달리든지 또는 직접 돌보면서 고통을 겪을 것인지의 딜레마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요양시설은 가족과 단절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한번 들어가면 결국 죽어서 나올 수밖에 없는 공간, 막장의 이미지로 구성된다.

노인에 대해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지만 동시에 치료와 돌봄을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다른 사람들이 희생이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함께 부각시키는 것은 제한된 방역자원의 활용에서 사회적으로 더 중요한 목숨과 노인의 덜 중요한 목숨의 위계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정당화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노인을 동질화된 집단으로 표현하고 이들의 감염과 죽음을 통계수치로 제공하는 뉴스는 대중들에게 동정과 연민과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힘들고 이들의 죽음에 무감각해지도록 만들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감염병의 위험에 처한 노인에 대한 재현에서 뉴스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상상은 감염병의 위험과 공포가 아니라 늙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이며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로서의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노쇠하고 병약한 노년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누구에게라도 찾아올 수 있는 죽음보다 더 두려운 막장 인생을 의탁하게 될 요양시설의 삶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다.

쇠약해지고 병든 노년으로서 제4기 인생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그러한 삶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본인의 삶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싶어하는 대중들의 열망을 더욱 강렬하게 함으로써, 반대항으로서 제3기 인생, 즉 성공적, 생산적, 활동적 노화의 담론들을 강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코로나 감염병의 위험은 사회 저변에 넓고 깊게 뿌리내리고 있던 질병과 허약함의 노년에 대한 상상을 가시성의 영역으로 끌어올렸고 강렬한 언어들을 통해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을 활성화시키는 계기로서 자리매김하면서 올바른 선택과 자기통제와 노력을 통해 건강을 달성하도록 격려하는 신자유주의의 신념을 내면화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노년의 삶의 대한 상상에는 노인의 취약성, 일방적인 의존과 희생, 관계의 단절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는 모든 인간 삶의 기본적인 취약성, 관계성, 사회적 상호의존성이 무시되고 억압된다. 노쇠하고 다른 이들에게 의존하는 삶은 죽음보다 더 수치스럽고 두려운 삶이라는 인식은 기존의 연령주의 비판에서 주목하는 것보다 훨씬 더 해롭고 위험한 차별적 신념과 감정을 낳는 이데올로기이며 상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이데올로기는 반론을 제기하고 대항담론을 만들고 저항의 행동으로 나설 수 있는 주체적 행위성이 결여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특정한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늙음과 노쇠함을 필연적으로 맞이하는 모든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를 자원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노년에 대한 상상은 우리 사회의 노인 돌봄의 다양한 제도와 관행들로 구현된다는 점에서 관념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일례로 최희경(2018)은 2008년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노인 돌봄의 국가적 책임을 제도화하고 노년기의 돌봄에 대한 권리를 사회적 차원에서 인정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돌봄 수혜자인 노인의 목소리가 배제되는 한계를 지닌다는 점을 지적한다. 연구자는 돌봄 수혜자인 노인이 ‘의존자’로서만 취급되지 않고, 자신이 받을 서비스의 성격을 결정하는 데 참여하고 의사결정에서 더 큰 자율성을 요구하는 것이 사회적 자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권을 회복하고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돌봄 정의(caring justice)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연령주의, 타자화, 낙인찍힌 정체성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없이 취약성을 인정하고 자신의 필요를 말할 수 있도록 하는(Vasara et al., 2023) 사회적 상상을 계속 생산해내야 한다. 다음의 몇 가지 사례들은 우리가 만들어갈 대안적 상상들이 어떤 내용과 방향성을 지향할 것인지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먼저 드라마의 사례로서, 양선희(2020)는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통해 기존의 노인 재현과 차별화된 새로운 재현의 방식들에 주목하였다. 연구자에 따르면, 치매에 걸린 주인공 혜자는 신체적 노쇠함과 질병, 죽음, 경제적 빈곤, 가족과의 갈등과 관계 단절 등 노인이 직면한 현실적 문제를 갖고 있지만, 드라마는 혜자의 시선과 기억으로 자신의 삶을 이상적으로 미화하거나 비극적이거나의 이분법으로 다루지 않고 때로는 유쾌하게 또 때로는 가슴 아프게 풀어나감으로써 청년 세대의 공감을 유도하고, 노인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장을 제공하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상상을 제시한 예로 조한진희(2019)의 책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는 질병과 치유의 과정에서 저자가 아픈 몸을 수치스러운 몸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인식에 반론을 제기하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 “타인으로부터 적극적 돌봄을 받아야 하는 몸을 무기력과 수치감으로만 여기는 사회에서 그런 ‘수치스러운 몸’이 된다는 공포는 죽음보다 삶을 두렵게 만든다. 이런 혐오는 건강한 표준의 몸만을 올바른 몸으로 설정하는 건강중심사회의 필연일 뿐이고, 건강한 몸에 대한 찬양이 강할수록 아프고 나약한 몸에 대한 그림자가 짙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은 본 연구의 문제의식과 맞닿아있다.

조기현과 홍종원(2024)의 책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는 직접 부모 돌봄 노동을 하는 저자와 홈닥터 활동을 하는 의사가 그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反)돌봄윤리, 신자유주의 체제가 강화하는 인간상, 즉 독립적인 인간상을 넘어 아무도 돌보지 않는, 그래도 되는 인간상에 대하여 비판하면서 협력, 돌봄, 배려를 인정하는 사회시스템에 대한 모색을 시도하고 있다.

탈식민주의의 관점에서 노톤 등(Naughton et al., 2021. p. 9)은 노년을 둘러싼 두 가지 타자화 즉 ‘미화하거나 경멸하거나’의 이분법을 넘어서 “상호의존을 통한 상호연결, 취약성을 통한 감사, 물리적 한계를 통한 즐거운 포기, 고독을 통한 심오한 사색”이라는 새로운 길을 나서기를 촉구하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한편으로는 나이먹어도 늙지 않는 영원한 젊음으로서의 노년,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신체적 취약성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이라는, 제3기 인생과 제4기 인생을 둘러싼 이분법적이고 빈곤한 사고와 상상을 넘어서는 새로운 상상을 위한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 보수지와 진보지를 대표하는 4개 신문을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으나, 정파성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았고, 결과 또한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도량에 있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분석 결과 또한 대체로 이 언론사들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정파적 차이 또한 나타나서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돌봄의 민영화와 시설화로 인한 문제점들을 구조적으로 진단하는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러한 기사들의 함의가 본 연구에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을 밝힌다.


Notes
1) 백지은(2022)에 따르면, 1990년대와 비교해볼 때 2010년대에 11개의 전국일간지에서 검색어 ‘노인요양시설’을 포함하고 있는 기사 수는 30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코로나 19가 시작된 해인 2020년은 2019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2) 전국일간지로 분류된 11개 언론사 가운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기사량에서 1위와 2위였으며,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7위와 8위였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충남대학교(교육ㆍ연구 및 학생지도비)에 의해 지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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