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 경험
초록
최근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중년 여성의 비율이 급증했다. 그와 관련해서 본 연구에서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 경험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기 위하여 질적 연구방법에 따라 논의하였다. 특히 연구목적에 관해 자세히 탐구하고자 1인가구이면서 40대 비혼인 한 여성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했으며, 약 900분가량 개별 심층면담을 실시하여 자료를 수집했다. 이에 대해서는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제안한 내러티브 탐구의 방법에 따라 사회성, 시간성, 공간성의 세 가지 맥락을 고려하면서 자세히 해석하였다. 연구결과,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경험은 ‘쓸쓸함 벗 삼아 일구는 일상’, ‘스스로 책임지며 세월 갈수록 견고해지는 혼자의 순간들’, ‘1인가구라도 사람이란 언제나 서로의 삶 지탱할 버팀목’이라는 3개의 상위범주와 함께 재구성되었다. 즉, 그녀의 삶은 고독과 외로움이 압도하는 일상 안에서 홀로서기 하는 자신을 지키는 순간의 연속이었음에도, 유의미한 관계들과 상호작용하며 더불어 사는 가치를 일깨우는 연결망 아래 전개되었다. 끝으로, 이러한 발견점과 결부해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 인구집단을 사회복지적으로 지원할 정책 및 실천적 제언을 제시하였다.
Abstract
The proportion of middle-aged single women living alone has increased significantly in recent years. This study used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to understand the significance of the social isolation experiences of unmarried woman in her 40s in one-person household. Unmarried woman in her 40s in one-person household was selected as research participant, and individual comprehensive interviews lasting more than 900 min were conducted The data were interpreted based on three contexts according to the narrative-inquiry method of Clandinin and Connelly (2000): social, temporal, and spatial. The analysis showed that the experiences of unmarried woman in her 40s in one-person household were reconstructed under the main categories of ‘Daily life cultivated with loneliness as a companion,’ ‘Moments of solitary that strengthens with time as one cares for herself,’ and ‘Support for one another’s life even for those in one-person households.’ Although her daily life is overwhelmed by solitude and loneliness as well as successive self-protective moments, it is developed within a network that conjures the value of both interactions with meaningful connections and living together. Finally, policies and practical suggestions were presented to support the social welfare of unmarried women in their 40s in one-person households.
Keywords:
One-Person Household, in One’s 40s, Unmarried Women, Social Isolation, Narrative Inquiry키워드: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 사회적 고립, 내러티브 탐구1. 서 론
디지털 시대의 시작으로 일상생활에서 편리성과 효율성은 향상되었으나 사람들의 대면 소통 기회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과 사회적 관계 및 사회환경 사이의 연결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사회적 고립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은 집단 또는 개인이 사회환경 안에 통합되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Burnette, Ye, Cheng, & Ruan, 2021),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거나 사회적 지지가 결핍된 상태를 의미한다(Marsden, 1987). 특히 이는 고립된 상태, 즉 개인이 물리적 혹은 심리적으로 타인과 떨어진 것에서 나아가, 사회적 관계 자체가 객관적으로 부재한 경우를 말한다. 또한, 사회적 고립은 함께 지낼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느끼는 주관적 감정까지도 포함한다(Goldman, Khanna, El Asmar, Qualter, & El-Osta, 2024). 그러므로 사회적 고립은 물리적 단절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까지도 단절된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다. 최근 학자들은 사회적 고립이 현대사회 구성원의 심리정서적 부적응이나 발달상의 제약을 초래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한목소리로 우려하였다(김성아, 2022; Banerjee, 2021; Kim et al., 2021; Rohde, D’Ambrosio, Tang, & Rao, 2016).
선행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은 중독이나 흡연 등의 위험과 맞먹을 정도로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House, 2001; Wang et al., 2023). 이는 정신 질환, 심혈관 질환, 전반적인 사망률 증가 등 다양한 건강 문제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차현재, 김준혁, 오혜인, 2023; Wang et al., 2023). 더욱이 사회적 고립은 개인이 사회와 단절되어 지지체계가 결여된 상태이기 때문에(유민상, 신동훈, 이민정, 2021), 이런 고립의 상황은 특정 시점만이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신체·심리적 건강과 높은 상관관계를 지닌다(Banerjee, 2021). 예컨대, 사회적 고립은 우울, 인지 능력 저하, 무력감 등 일상생활 적응의 제약을 초래하거나(Kuiper et al., 2015), 독거노인의 자살 및 고독사 위험 증가, 청년의 정신건강 문제와 취업 어려움 등 사회 시스템의 붕괴와 공공 자원의 과도한 지출을 유발하는 조건으로 분석되기도 한다(유민상 외, 2021; 임승자, 2019; Rohde et al., 2016).
한편, 사회적 고립은 재난이나 위기 상황으로 인해 심화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팬데믹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면서 사회적 거리와 자가 격리 조치가 시행되었고, 이는 사람들 사이의 교류와 소통 단절을 격화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지대한 변화를 초래했다(성미애, 진미정, 장영은, 손서희, 2020). 당시 많은 사람들은 대면 활동을 자제해야 했고, 사회적 연결망 형성이나 전인적 차원의 건강한 발달은 장기간 유예되었다.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매우 심각해졌다(박찬웅, 김노을, 유부원, 윤민지, 2020). 최근에는 가족구조 변화와 생활방식 급변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1인가구가 사회적 고립의 위험에 직면하였다(박선희, 최영화, 2020; 박찬웅 외, 2020). 그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인 것이다.
가족구조 변동 측면에서도 전체 유형 중 1인가구가 매우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사회적 고립 위험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1인가구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2년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3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2021년의 33.4%에서 상승한 수치이다(통계청, 2023). 일례로, 박민진과 김성아(2022)의 연구에서는 1인가구의 사회적 고립 비율이 13.6%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학자들은 그러한 현실에 관해 1인가구가 다인가구에 비해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지지체계의 열악성 때문에 사회적 연결망이 약한 경향이 크다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성미애 외, 2020). 즉, 1인가구는 다른 유형의 가족구조보다 자원이 부족해 이웃, 지역사회, 가족 등으로부터 사회적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사회적 지지의 열악성은 심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에도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노혜진, 2018; 배은석, 박상미, 박해긍, 2022; Hawkley & Cacioppo, 2010; Kim et al., 2021).
1인가구의 여러 유형 중에서도 중년 여성, 특히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이 두드러지는 실정이다. 통계수치에 따르면 40대 독거 여성 중 결혼 의향이 있는 19.95%에 그친 반면, 결혼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80.05%로 나타났다(국제통계포털, 2022). 1인가구가 다인가구에 비해 낮은 소득수준, 불안정한 주거 및 고용 상태, 높은 사회적 고립 등 여러 측면에서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보여준다(강은나, 이민홍, 2016; 이여봉, 2017). 여성 1인가구는 생활 방식과 사회적 환경의 제약으로 인해 사회활동 참여 시간이 적어져, 특히 중년 여성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면서 사회적 네트워크가 축소되는 경향도 있다(조선미, 임연규, 2021).
중년기인 40대 여성의 경우 스스로의 삶에 대한 분명한 가치관이나 방향성을 이미 확고히 수립한 상황일 수 있고, 결혼제도를 자신의 인생에 수용할지를 독립적으로 판단할 가능성도 높다. 즉, 이들의 사회적 고립을 이해하기 위해서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 결혼 여부나 성별, 혹은 가구 유형 등 중에서 어느 한 단면에만 주목해서 논의해서는 부족하다. 이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면서 이들의 사회적 고립 실상을 심도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참고로, ‘미혼(未婚)’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반면, ‘비혼(非婚)’은 결혼하지 않기로 한 자발적 선택을 의미한다(한혜림, 이지민, 2020). 본 연구에서는 ‘비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자발적 선택과 생활방식을 존중하고자 한다.
통상 중년기는 개인의 능력이 가장 절정에 달하는 중요한 생애 단계로 여겨지지만(문경아, 조원지, 2021), 도전과 변화가 넘치는 시기이기도 하다(Giuntella et al., 2023). 1인가구 중년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들은 건강이나 사회적 역할 변화는 물론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나 유리천장 등의 사회환경적 제약 아래 다양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김현화, 2023). 실제로 젊은 1인가구와 비교할 때, 중년 여성인 1인가구는 부모 및 형제자매와의 상호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이성과의 사회적 관계망도 점차 축소되는 경향을 보인다(박건, 김연재, 2016). 따라서 혼자 사는 중년 여성은 다인가구에 비해 건강 문제를 호소할 가능성이 크고(이하나, 조영태, 2019), 사회적 관계가 확장되기보다 오히려 축소되면서 박탈감이 심화하고 고립과 소외, 심리정서적 부적응을 겪게 되기도 한다(임유진, 박미현, 2018).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혼이나 미혼으로 인해 형성된 1인가구 중년 여성의 경우, 낮은 고용률과 높은 실업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어 사회적 고립감이 더욱 심화하는 경향이 발견된다는 사실이다(배은석 외, 2022; 정유림, 한삼성, 2021; Surkalim et al., 2023).
중년 여성이 무조건 부정적인 발달과 적응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사회적 편견에 직면하면서도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일과 일상생활 전반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밝혀지기도 했다(김서현, 임주원, 2023; 채재희, 2015). 이러한 점은 이들의 삶이 단순히 소외와 고립으로만 특징지어지지 않으며, 자유와 도전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추구하는 과정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지만 선행연구는 개인의 삶의 맥락에 구체적으로 다가가기보다는 일상생활 적응을 결정하는 요인이나 특징 등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사회적 고립의 의미에 관해서는 충분하게 다루지 않았다. 1인가구 증가, 그리고 중년기 발달을 연령적으로 세분화하여 접근할 필요성 대두, 비혼여성의 삶에 대한 관심 등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와 같이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에도 깊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연구의 필요성에 따라,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 경험에 관해 인간 고유의 주관적 경험과 인식에 깊이 있게 접근하는 내러티브 탐구로써 이해하고자 한다. 본 연구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참여자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고립의 실상을 자세히 이해하고, 둘째,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책을 사회복지 정책과 실천 측면에서 제언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1인가구의 다양성과 이질성에 대한 사회적 환기의 기회가 될 것이며, 해당 인구집단 지원을 위한 근거자료 제공이라는 사회복지적 함의를 지닌다. 본 연구질문은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이 겪는 사회적 고립의 경험이 어떠한 의미로 밝혀질 것이며, 이를 Clandinin과 Connelly (2000)가 제시한 내러티브의 3차원적 공간에 입각해 자세히 탐구한다면 어떻게 재구성될 것인가?’이다.
2. 문헌고찰
1) 가족구조 변동과 1인가구 증가의 현실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간 인구와 가족구조상의 급격한 변화를 겪었으며, 그중 1인가구의 급증이 가장 두드러진다(김연옥, 2016; 노용환, 2023). 통상 1인가구란 혼자서 생활하며, 생계, 취사, 취침 등 독립해서 일상생활을 하는 가구를 말한다(통계청, 2024). 현대사회의 1인가구 증가의 주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문화적 요인이다. 대표적인 것이 결혼제도에 대한 인식 변화이다. 이는 급격한 문화적 변동으로 인해 젊은 세대가 기존과 다른 결혼 가치관을 확립하게 된 측면과 관계가 깊으며, 사회현상적으로는 만혼 또는 비혼의 경향과 결부된다(반정호, 2012). 그에 관해 An과 동료들(2022)은 과거와 달리 결혼이 사회 제도로서의 매력적이지 못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가치관의 변화로 개인의 시간과 자유를 더욱 중시하게 되어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약화되었으며(이여봉, 2017), 교육 수준의 향상과 생활 질에 대한 인식 증대도 이러한 경향을 가속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젊은 세대, 특히 고학력자 집단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결혼과 가족에 대한 인식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강소현, 박정윤, 2020; 이성림, 김기옥, 2009). 이러한 사실은 1인가구 증가가 단지 개인의 선택에 그치기보다는 사회환경 변동과 구성원의 가치관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됨을 보여준다. 둘째, 경제적 요인도 1인가구 증가를 촉발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에 관해 학자들은 교육과 직업으로 인한 지리적 이동 증가, 경제적 불안정성, 그리고 노년층의 독립적 생활 증가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다각적으로 분석했다(김연옥, 2016; 노용환, 2023; 이여봉, 2017). 즉,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젊은 세대는 결혼하여 다세대를 꾸리기보다는 개인의 생존과 자아실현을 먼저 고려한다는 것이다(노법래, 양경은, 2020; 박수선, 2018; An et al., 2022).
그에 더해, 사회적 다수의 삶의 양식 변화가 1인가구 증가와 밀접하게 관련된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선행연구에서는 가족구조의 변화, 이혼율의 상승, 고령화 인구의 증가로 인해 이혼 후 독신가구와 독거노인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고립이 전반적으로 심화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1인가구로 살겠다는 선택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확인된다(김연옥, 2016; 조소연, 김선숙, 진재찬, 2024).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현대사회의 개인주의 경향의 강화, 가족 기능의 약화가 상호작용을 이루어 1인가구가 자꾸만 급증한다고 파악된다(노용환, 2023; 이지아, 송해란, 조광래, 2024).
사회 문제적 측면에서 1인가구 급증은 고립의 심화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학자들은 그와 관련하여 1인가구가 다인가구에 비해 우울, 고립, 외로움 등 심리적 건강 문제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극히 우려하였다(노용환, 2023; 박민진, 김성아, 2022). 이는 결과적으로 신체적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박민진, 김성아, 2022; 서지원, 송혜림, 김정은, 박정윤, 2024; 정여원, 강경림, 이병주, 2020). 또한, 경제적 측면에서 1인가구는 빈곤에 빠지기 쉬우며, 특히 직업, 장애 또는 질병으로 인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이러한 경제적 취약성은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조소연 외, 2024). 국외 연구에서도 유사한 점이 확인되는바, 경제적 지위가 낮거나 여성이나 취약계층 등 각종 불리한 조건의 사람이 고독과 사회적 고립을 겪을 소지가 크고 사회적 지원도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Kung, Pudney, & Shields, 2022; Yoon & Kwon, 2024). 아울러 기존 연구에서는 가족이라는 기본적 지지체계의 부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1인가구는 사회적 고립에 더욱 취약할 수 있으며, 이는 다양한 사회 문제의 원인이라는 점도 확인된다(박미석, 전지원, 2017).
한편, 사회적 고립은 인생의 한 시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상 다른 발달단계의 적응에도 연관될 수 있다(김성아, 노현주, 2024; 이은희, 이양수, 2023). 이 사실을 통해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생활 질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다양한 부정적 파급효과를 지닌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배은석 외, 2022). 예를 들어, 고립된 1인가구 급증은 사회 통합 저해와 사회적 비용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이여봉, 2017). 또한, 사회적 고립은 개인의 생산성 저하를 유발해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거나, 극단적일 경우 독거 사망과 같은 부정적 현상을 발생시키기도 한다(서윤정, 윤주영, 박한나, 2023; Valtorta, Kanaan, Gilbody, Ronzi, & Hanratty, 2016). 다만, 학자들은 1인가구 급증과 사회적 고립 심화의 문제가 서로 나선형적 영향 관계에 있지만, 사회적 고립을 선제적으로 해소한다면 1인가구의 심리적, 신체적, 경제적 문제가 상대적으로 완화되면서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을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임정숙, 정세미, 최성문, 2020; Burnette et al., 2021). 따라서 1인가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사회적 고립의 해결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로서,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나 경제적 요인으로만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인 현상임에 유념해야 한다. 또한, 이들의 삶의 질 지원을 통해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고 1인가구의 행복을 증진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2)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과 일상 적응 실태
우리 사회의 1인가구 증가 원인에는 비혼여성의 비중 급증이 크게 결부되었으며, 이 때문에 최근 학자들은 1인가구면서 중년인 자 내지는 비혼여성인 이들에 주목하고 있다(김현화, 2023; 김혜정, 2015; 한혜림, 이지민, 2020). 대다수 개인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고독을 경험하는데, 특히 1인가구로 나이 들며 겪는 고립의 문제는 장기적이고 고통스러운 경험이 되거나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신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Umberson & Donnelly, 2023). 더욱 주지할 점은 고독감 자체도 성별이나 나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Hutten et al., 2022). 그와 관련해서, Kim과 동료들(2021)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사회 내 고립감과 고독감의 발생률이 각각 17.8%와 4.1%에 이른다면서, 이러한 경험에도 성차가 있음을 지적했다. Adlington과 동료들(2023)의 보고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을 강하게 느끼며 우울증과 사회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기 쉽다는 점이 알려졌다. 20∼65세 고학력 여성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도 혼자 사는 이들이 원가족과의 관계 단절, 사회적 관계망 축소로 인해 고독감을 경험하기 쉬우며, 이는 사회적 편견뿐만 아니라 성차별적 사회구조와도 관련 있다고 보고했다(조소연 외, 2024).
연령적으로 볼 때, 중년기의 인생은 결혼, 이혼, 은퇴 등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며, 이러한 생애사적 사건 속에서 사회적 관계의 질과 양이 달라지면서 고독감과 사회적 고립이 촉발하기도 한다(Thomas, Mitchell, & Woods, 2018; Weldrick & Grenier, 2018). 예컨대, 중년 비혼여성들은 결혼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관계망이 축소되는 반면, 이혼이나 사별을 경험한 기혼 1인가구는 자녀나 친족 관계를 통해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강은택, 강정구, 마강래, 2016). 비혼여성들은 고립감이 심화됨에 따라 우울 위험이 증가하며, 특히 경제적·사회적 자원이 부족한 경우 삶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강보민, 이기영, 2020). 반면, 사회적 지지체계를 강화하면 중년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독감이 줄어들 수 있음도 알려졌다. 일례로, Child와 Lawton(2019)의 연구에서는 결혼과 유사한 동거 및 동반자 관계가 중년 여성의 고독감과 사회적 고립감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인의 친밀한 관계에 대한 기대가 나이에 따라 변할 수 있음도 확인된다. 이는 중년 여성의 경우 저연령 세대에 비해 안정적이거나 가치관, 생각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대상과의 관계 맺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큼을 보여주며, 이러한 기대는 고독감에 대한 인식이나 비혼 결심 등과도 결부된다(Qualter et al., 2015).
다만, 전문가들은 중년기 비혼여성이 다른 유형의 혼자 살게 된 경우 경제와 주거, 건강과 사회적 관계 등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고 공통되게 지적했다. 예를 들어, 결혼 중심의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질병 발생 시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지원 부족에 직면하기도 쉽다는 것이다(김혜정, 2015). 이는 사회적 인식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30∼40대의 자발적 비혼여성들은 사회로부터 비혼 생활방식을 이해받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한혜림, 이지민, 2020). 실제로 21세기에 진입하였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팽배하고 결혼에 의한 가족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주류를 이룬다. 그와 관련해서, 김미숙(2016)은 한국 비수도권 지역에서 중년 비혼여성이 경제적 문제와 사회적 편견에 직면하며 살 수밖에 없는 맥락을 보고한 바 있다.
이렇듯 사회적 고립은 현대사회의 중요한 이슈임이 분명하나, 중년기 이슈 부상 중에도 연령대마다 다른 특성을 고려해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삶의 맥락에 다가간 선행연구는 부족하다. 특히 중년 비혼여성이 겪는 고립 경험은 사회복지에서 거의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못하였다(이경아, 2019). 그렇지만 중년기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므로, 이 기간의 경험이 성인기 전반의 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주지하여 중년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 문제를 눈여겨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 경험을 논하고자 한다. 한편으로는 결혼 중심 사회에서 소외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비혼 문화와의 간극(間隙)을 겪고 있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경험을 이해하는 것은 사회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더 많은 구성원을 존중하여 포용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안예슬, 2023).
3. 연구방법
1) 내러티브 연구
본 연구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질적 연구 중에서도 Clandinin과 Connelly(2000)의 내러티브 탐구를 적용하여 논하였다. 이들이 제안한 내러티브 탐구는 개인의 경험을 파악하는 데에 매우 적합한 것으로 선호되며, 사회복지학은 물론 여성학, 인류학, 역사학,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Bedford & Landry, 2010). 이 방법의 특징은 첫째, 연구자가 연구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텍스트를 생성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지서영, 양지웅, 2017). 둘째, 내러티브 탐구에서는 각 개인의 경험을 자세히 기술하는 데 중점을 둔다(Clandinin & Connelly, 1998). 셋째, 내러티브 탐구는 인간이 자신의 경험을 의미 있는 단일체로서 구성 및 표현하는 방식이자 그 결과이다(Polkinghorne, 2007).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이러한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다음의 핵심 요소를 필두로 분석을 전개하라고 조언했다. 첫째로는 시간의 연속성을 고려하면서 논의하라는 것이다. 둘째로는 각 개인이 사회와 상호작용하거나 교류하는 양상에 주안을 두라고 했다. 셋째로는 어떠한 공간에서 인간 존재의 경험이 구성되는지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점을 분석의 틀로 참고하여, 본 연구는 사회적 고립의 개념이 정적인 현상이 아닌 동적인 과정과 연관된다고 보면서 개인의 시간, 환경적 변화, 공간적 조건 등을 고려한 내러티브 접근에 따라 논의하고자 했다(Cacioppo & Hawkley, 2003; Cornwell & Waite, 2009). 특히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제시한 공간, 시간과 사회적 상호작용이라는 3차원적 틀을 기준으로 삼아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 경험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담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내러티브 연구 방법은 개인의 경험 자체뿐만 아니라 그에 결부된 현상과 맥락이 특정한 사회문화적 배경 아래 어떠한 의미를 구성하는지에도 중점을 둔다(Chase, 2018). 따라서, 이 방법은 문화적 배경이 개인의 경험과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할 수 있게 하여 문화 간 연구에서 특히 효과적이다(Smith & Sparkes, 2009). 1인가구에 대한 연구에서도 이 방법을 활용하면 비혼여성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도전과 전략, 그리고 이를 통한 개인의 성장을 이해하는 데에 유용하리라고 사료된다(권애림, 김갑숙, 2021; 임은주, 이근매, 2022; Josselson, 2009).
2) 연구참여자
연구참여자로는 다음의 선정기준에 따른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을 신중히 선택하였다. 먼저, 연령적으로는 현재 40대인 사람을 찾았다. 전 생애적으로 볼 때 40대는 인생의 중간 지점으로,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이 비교적 안정된 시기이다. 또한, 이 시기의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강한 사회적 스트레스 속에서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기대 사이의 갈등을 경험하기도 한다(Thomas et al., 2018). 따라서 이러한 생애과업이 어느 정도 해결된 50대와 다른 40대의 특성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서 이 나이대의 연구참여자를 만나고자 했다. 둘째, 1년 이상 혼자 사는 여성이다. 이 조건은 전과 다른 생활 맥락이나 상황에 정서적으로 적응하려면 최소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선행연구(Healy, 1989)를 참고한 것이자, 학자들의 지적에 따라 독립생활이 안정되는 데에도 이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김선희, 2022; 김혜정, 2015; 조소연 외, 2024). 단, 이전 성인기에 다인가구 생활을 해본 적이 있어서 1인가구인 현재와 과거 경험을 수월하게 비교할 수 있는 조건인 사람을 찾고자 하였다. 셋째, 자발적으로 혼자 살기로 결정한 비혼여성이다. 결혼과 가족 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여전히 잔존하는 속에서도 최근에는 자발적으로 비혼을 선택한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Choi & Qian, 2023). 이러한 여성들의 경험은 젠더적 특수성은 물론 결혼제도 밖에서의 삶의 추동에 대한 면모를 밝힐 수 있어 논의의 가치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 넷째, 일상생활 중에 주관적으로 사회적 고립감을 느낀다고 인식하는 여성과 접촉하려 했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사전에 사회적 고립에 대한 학자들의 개념을 광범위하게 확인하였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은 개인이 사회적 관계부터 경제적, 문화적 등 여러 측면에서 단절된 상태로(권혁철, 2019; 김혜정, 2015; Valtorta et al., 2016), 연구참여자와 사전 면담을 실시해 상황을 파악한 후 최종 선택 여부를 결정하였다. 다섯째, 광범위한 연구를 위해 직업, 경제 수준 등은 제한하지 않았다.
연구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유의 표집 방법을 실시했다. 먼저 Facebook과 Instagram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모집 공고문을 공유했다. 그와 더불어, 디지털 플랫폼 공모를 통해 원하는 예비 연구참여자를 찾지 못하였을 경우 3개 이상의 지역사회복지관에 모집문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모집 지역을 확대했다. 모집문에는 이번 연구목적과 연구참여자의 조건 등을 명확히 설명했다. 연구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연구자에게 전화나 이메일로 참여 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안내했다. 그리고 전화 상담으로 연구참여자가 연구 조건과 기준을 확인했다. 연구참여자 모집 및 선정 과정은 개인정보를 보호할 목적에서 철저히 주의해서 진행했다.
이에 따라 최종 선택된 연구참여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연구참여자는 40대 중반 비혼여성이었다. 둘째, 현재까지 2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한 이력이 있는 여성이었다. 셋째, 연구참여자는 최초 면담 기준으로 양친과 3년 전 사별하였고, 그 이후 혼자 살게 되었다. 독립생활을 지속하는 동안 사회적 고립감이 심화하였으나 현재는 서서히 회복 중인 것을 확인했다. 넷째, 연구참여자가 혼자 산 기간은 3년 정도로, 연구참여자 선정기준에서 수립한 다인가구였던 시점과 1인가구로서의 경험을 모두 지닌 비혼여성이었다. 특히 그녀는 독거 상태로 지내는 40대 생활과 다인가구로 살았던 30대 경험을 풍부하게 비교할 수 있는 상태였다. 다섯째, 그녀는 주로 직장과 집을 오가는 형태의 생활패턴을 유지하였으며, 직장 근무 이외에는 사회적 활동이 적극적이지 않은 편으로 확인되었다.
3) 연구수행 과정
본 연구에서는 2024년 3월부터 6월까지 심층 면담을 진행하여 자료를 수집했다. 연구자는 약 900분가량 총 11차례를 일대일로 직접 만나 대화하였다. 또한, 본 면담 회기 외에도 전화나 SNS로 소통한다든지 같이 다과를 나누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장 텍스트를 작성하였다. 특히 연구참여자가 거주하는 집이나 평소 자주 방문하는 커피숍, 근무지 인근 식당 등 조용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생활 공간에서 만나는 방식으로 내러티브가 구성되는 현장 안에 함께하려 했다. 특히 연구자는 평소 연구참여자가 위치한 시간과 사회적 관계, 공간적인 경험과 맥락을 고려하면서 인간적 교류와 공감을 하고자 노력했다.
먼저 연구참여자가 현재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 고민하거나 겪는 일상적 이야기를 나누며 현장에 익숙해지고자 했다. 연구참여자는 한 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였는데, 여성복지나 취약계층 원조 등에 관한 관심이 연구자와 유사하여 라포를 형성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연구참여자의 사회복지사로서의 경험은 본 연구주제인 사회적 고립에 대한 전문적 이해를 제공할 수 있었으므로 여러 차례 대화하기에 적합했다. 연구자는 본 면담 전 수개월간 연구참여자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였고, 장기간 충분히 그녀의 삶의 태도나 상황을 경청한 뒤 최종적으로 연구에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그 이후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에게 편안한 커피숍에서 연구주제, 목적, 연구참여자의 이익 및 불이익 등을 설명하였고 연구참여자는 연구 내용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연구자는 심층 면담 진행 전 구두와 서면으로 연구참여자의 자발적 참여를 확보했고, 동반자적 관계로서 연구의 전 과정에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현장에서의 자료수집을 위해 연구자는 되도록 부담 없는 이야기를 비구조화 형식으로 나누고자 했다. 그녀가 편안하게 연구주제와 관련한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구체적이기보다는 큰 범위의 질문을 던졌으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필두로 대화했다. 즉, 연구자는 ‘1인가구로 사는 경험은 어떠한가요?’, ‘혼자 지내는 일상은 어떤 느낌인가요?’, ‘1인가구로서 평소에 주로 어떤 경험을 하며, 그 안에서 불편함이나 유리함 등을 겪었다면 어떠한가요?’, ‘결혼하지 않은 40대 여성에 대한 시선을 어떻게 느끼시나요?’, ‘1인가구 40대 여성으로서의 본인의 상황을 어떻게 묘사하실 수 있나요?’ 등을 질의했다. 전체 면담의 흐름은 우선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 연구참여자가 직면한 현재 상황과 사회적 고립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중반 이후에는 구체적인 관계나 사건 중심으로 대화를 심화했다. 후반부에는 연구주제와 관련한 삶의 전환기나 가장 특징적인 시점 전후 변화, 성찰이나 적응 등의 면모를 자세하게 이야기하며 사회적 고립 경험의 의미를 나누고자 했다.
연구참여자를 처음 만난 곳은 그녀의 집이었다. 이는 1인가구로서 사는 현재에 대해 생생하게 이해하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이후 2회기부터는 일상생활은 물론 과거 회상 등에 관한 내용을 나누기 위해서 연구참여자 집 주변 조용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의 안전과 안정감에 주안을 두면서, 사생활 보호를 철저히 하고자 주의했다. 대화는 심층면담 방식이었으므로 평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났고, 장기간 자료수집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연구참여자의 건강 상태를 참작해 그 기간을 조율하기도 했다. 한편, 심층면담은 왜곡이나 누락 방지 차원에서 연구참여자의 동의 아래 모두 녹음했고, 면담 당일 바로 전사 작업을 실시했다. 면담 과정 중에 현장 메모도 작성하였고 이를 분석과정에서 수시로 참고했다. 또한, 녹취록 내용을 반복적으로 확인하였으며, 부족하거나 누락한 점은 연구참여자에게 전화하여 면담에서의 응답을 보완했다.
자료는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제시한 3차원적 내러티브 탐구 방법에 입각하여 분석하고자 했다. 이는 연구주제와 관련한 당사자 경험이 펼쳐지는 내러티브의 배경과 맥락이 각 탐구영역과 결부해 어떻게 특징화되는지를 세세히 찾아내는 작업으로, 연구참여자가 겪은 현실을 내러티브의 구조와 의미 파악을 통해 접근하기에 유용한 방식이다. 우선, 연구자는 녹취록을 꼼꼼히 읽으며 연구참여자가 제공한 내러티브를 분석했다. 분석과정에서는 내러티브 탐구의 사회성, 시간성, 공간성이라는 세 가지 탐구 공간을 고려하였다. 즉, 연구참여자가 언급한 내용을 어린 시절부터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 지내는 현재까지의 상황을 시간성의 측면에서 재구성하였고, 그 과정에서 중요했던 대인관계와 각종 사건, 그러한 상황이 발생한 장소나 삶에 영향을 끼치며 의미 있게 기억되는 회고의 공간 등에 관해서도 주의하면서 경험을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분석 중에 연구참여자가 자주 중첩되게 언급하거나 강조하는 내용은 별도로 리스트화하여 범주의 명명화 과정에 참고했다. 또한, 연구 텍스트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동연구자와 수시로 소통하며 심층면담의 내용을 재차 점검 및 대조하면서 분석결과의 타당성을 제고하고자 했다.
4) 연구의 윤리적 고려
첫째, 연구의 윤리적 수행을 위해 연구자는 소속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로부터 승인을 받았고(2024-01-001-002), 정기적으로 온라인 연구윤리교육을 이수했다. 또한,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에게 연구목적, 면담 진행 중에 불이익 및 이익 부분과 관련하여 자세히 설명한 후 연구참여동의서를 함께 작성하며 자발적 참여의사를 획득했다. 둘째, 면담 과정 중에 연구참여자의 심리 상태를 지속해서 관찰하였으며,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협력적인 분위기에서 대화했다. 셋째, 연구참여자와 연구자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이 연구에 임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렸으며, 연구자는 연구참여자가 자기 삶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게 경청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특히 연구참여자의 이야기를 최대한 존중하고 당사자의 경험과 관점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주의했으며, 면담 중 추가 질문을 통해 그의 표현이나 감정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했다. 넷째, 연구참여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자 사생활이 보호되는 편안한 장소에서 면담했다. 그 외에, 연구참여자에게는 삶의 경험을 나누는 것에 따른 감사함을 표시하기 위해 회기마다 사례했다.
5) 연구의 엄격성 고려
본 연구의 엄격성을 구하고자 Lincoln과 Guba(1985)의 기준을 참고하였다. 첫째,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와 친숙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면담 전부터 수 개월가량 자주 만나 식사하거나 차를 함께 나누었다. 또한, 연구 맥락 밖에서도 연구참여자를 수차례 만나며 그의 일상적 시간이나 공간을 공유하며 삶의 현장에 함께하고자 했다. 둘째, 공동연구자 체제로 연구하여 주관적 해석이나 편향적 관점이 분석결과에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했다. 또한,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은 평소 외로움이 심할 것이다’,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반기지 않을 것이다’,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은 경제적 어려움이 클 것이다’ 등과 같은 연구자들의 고정관념을 사전에 확인하고 연구 과정에서 주의하고자 했다. 셋째, 연구참여자에게 녹취록과 분석결과를 보여주고 검토를 요청하였다. 이를 통해 연구자가 잘못 이해했거나 추가적인 소통이 필요한 내용을 보강하였으며, 오해했거나 왜곡이 있는 부분은 즉시 수정하여 분석 결과의 정확성과 명확성을 갖추고자 했다. 그밖에, 익명화한 분석결과를 전문 질적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논문연구 세미나에서 공유하고 동료 피드백을 교환하였으며, 수십 편 이상 질적 연구 발표 경험이 있는 교수 1인의 조언을 받아 해석의 편향성을 수정 및 보완했다.
4. 연구결과
1) 박혜나1)의 삶의 이야기 풀어내기
박혜나(가명)는 세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성장기 내내 원가정 안에서 다인가구로 생활한 기억은 현재 1인가구이자 40대 비혼여성으로서의 삶에 관한 구술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내러티브의 주요 배경이다. 예컨대,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자주 이사를 했지만, 한적한 곳에서 가족들과 보낸 행복하고 즐거웠던 유년 시절을 ‘그리움’으로 반복해서 묘사했다. 특히 다인가구로 부모의 보호를 받으며 지냈던 과거에는 어떠한 걱정이나 고민도 없이 순수함을 유지하며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아동기 내러티브의 전경은 그녀가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인 현재를 비교하는 기준점으로서도 지속적으로 언급되었다.
그러던 박혜나의 삶은 가족의 경제활동 터전이 변화하면서 조금씩 균열되기 시작했다. 평온했던 아동기의 삶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온 가족이 아버지의 직장 문제로 A 지역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전혀 다른 성질의 것으로 변모한다. 그녀는 대도시로 떠나와 삭막한 환경과 조우했다면서, 당시 느꼈던 도시의 삶은 현재까지도 ‘편안함’, ‘따뜻함’, ‘온화함’, ‘자유로움’과는 전혀 다른 어둡고 침울한 색채적 감정과 더불어 기억된다고 말했다. 낯선 환경에 놓인 박혜나는 자기 자신을 잃었다고 회고했다. 기존의 긍정적 성격은 물론 안정감과 소속감마저 상실하게 되었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동시에 사춘기까지 겪으며, 온갖 혼돈 속에서 그녀는 돛을 잃은 배처럼 삶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더군다나 도시 안에서 다인가구가 생활했던 공간은 불편투성이였다. 현재 1인가구로서 모든 장소를 온전히 혼자 영위하는 상황과는 완전히 달랐다. 생활비 문제로 생활하는 공간은 극히 비좁았고, 가족 구성원이 많아 혼자 누릴 수 있는 장소는 거의 없었다. 당시 질병으로 고생했던 할머니 때문에 가족의 부담은 더욱 컸다. 그때 그녀는 청소년이라 학업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머니의 곁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동생의 모습을 보며 깊은 자책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녀는 다인가족으로 힘들었던 점을 돌이켜보며 돌봄의 압박이 제일 심했다고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만약 동생처럼 가정을 위해 책임을 분담했더라면 부모님의 꾸중이나 내면의 죄책감이 적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박혜나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본 사회복지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마치 앞으로의 인생을 이끌 한 줄기의 빛처럼 다가왔고, 성인이 되어갈수록 사회복지에 관한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개인적 흥미는 1인가구이자 40대 비혼여성으로 사회적 고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주춧돌처럼 작용했다. 그와 관련해서, 박혜나는 대도시에 사는 다인가족이자 할머니를 부양하는 가족의 일원이었고, 또한 유리천장을 경험하는 여성의 위치에서 삶의 질 문제에 이끌릴 수밖에 없었다는 소회도 밝혔다. 대학생 시절, 박혜나는 사회복지학과를 주전공으로 공부하였고 졸업 후에는 아동복지시설에서 근무하였다. 일하면서 직업인으로서 겪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큰 격차를 느껴 좌절하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신만의 리듬을 찾으며 전문 능력을 키워갔다. 사회적 이슈나 가족구조의 변동 등 그녀가 바라보는 삶은 항상 예상 밖, 다시 말해 예외적이고 우연적인 일로 가득했다.
서른 살 이후, 그녀의 부모님의 질병은 잇따라 심각해졌다. 박혜나는 점점 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부담감에 허우적댔다. 부모와 자신의 가족 안에서의 역할이 전환되는 시기였다. 더는 부모를 의지할 수 없었고, 결혼으로 독립한 두 남매를 대신해 그들을 보살펴야 했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으로서 부모 돌봄은 당연한 책무라고도 여겼다. 그렇지만 직장생활과 부모 부양을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바쁜 일과를 마치고 돌봄에 전념하다 보니 사회적 교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직업적 교류를 제외하고는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다만, 박혜나는 다인가구로 가족을 돌보던 시간이 그처럼 힘들고 쉴 틈이 없었지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더라도 마음속으로는 부모님의 연이은 죽음을 준비해야만 했다.
부모와의 사별은 그녀에게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었다. 바야흐로 사회적 고립의 본격적 시작이었다. 그녀는 부모 사별을 기점으로 1인가구로서의 삶이 자연스럽게 시작되었고, 특히 결혼하지 않은 중년 여성의 처지 내지는 혼자 일구는 인생에 관해 시시각각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예컨대, 힘든 일을 겪은 그녀는 마음의 문을 닫고 다른 사람과의 교류도 최소화하기로 다짐했다. 주말에는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있기 일쑤였고,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 없다 보니 평소 일하느라 좁은 편이었던 사회적 관계는 점점 더 줄어들었다. 혼자 방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0대 이후에는 중년기에 따른 신체적 기능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시력이 점점 저하되고 종종 불면증에 시달렸으며, 체중이 증가하고 생리 주기가 불규칙적이었다. 또한 식습관이 불규칙적이다 보니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가 많아졌다.
부모 사별 이후 1년 동안 지속된 이러한 생활로 그녀는 점점 더 폐쇄적으로 변했다. 스스로를 좁은 공간 안으로 몰아넣었다. 마치 작은 쇠사슬이 껄끄럽고 아프게 몸과 마음을 속박하는 듯 박혜나는 점점 더 예민해졌고 자신감마저 잃게 되었다. 일례로, 그녀는 특별히 직장 동료들이 언질 주지 않았지만, 결혼한 상대방으로부터 무시당하거나 오해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여자 혼자 산다고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때문에 위축되었고, 비주류가 되었다는 자괴감에 괴로웠다. 이러한 자기 의심은 악순환이 되어 다른 사람과의 관계 형성을 회피하도록 만들었다. 비록 동년배들과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적도 있었지만, 각자의 삶과 가정이 있다 보니 대화의 주제나 내용이 깊지 못하였다.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점점 사교 활동에 관심을 잃어갔다. 이런 폐쇄적 생활 상태로는 버티기가 불가능함을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1년 이상이 걸렸다. 사별의 아픔이 희미해지던 때에 공교롭게도 사회적 고립의 고통에 잠식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수개월이 흐른 후 그녀는 삶을 다시 세워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신체적 기능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매일 저녁 아버지께서 남겨주신 자전거를 타며 운동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10분에 그쳤던 운동시간을 조금씩 늘려갔고, 저녁에 규칙적으로 운동한 덕분에 불면증을 완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에만 머무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그녀는 퇴근 후 학원도 등록했다. 심층면담 진행 당시 박혜나는 샌드위치나 도시락 등을 만드는 쿠킹 클래스에 다니고 있었으며, 이제는 자신을 위해 집에서도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기쁜 듯 이야기했다. 사회적 고립의 상황에서도 다시 능동적으로 삶을 일으키며 변화를 꾀하는 중이었다.
이러한 움직임이 토대가 되어, 박혜나는 자신의 작은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친구들과도 자주 연락하게 되었다. 삶을 적극적으로 영위하기 위한 노력은 시간과 장소, 관계성 측면 전반의 활력을 촉진했다. 물론 매 순간 행복하지는 않았다. 1인가구라서, 혹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라서, 아니면 혼자 사는 중년이라서 사회적 고립에 처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현실 조건은 여전히 잔존했다. 때로는 갑자기 외로워지고 마음 구석에 고독감이 압도했다. 혼자 있는 공간이 무서워지거나 적적할 때도 있었다. 명절이나 연말이 되면 휴대폰의 연락처를 들여다보며 하릴없이 지난 인연들을 되뇌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삶의 주체성을 더욱 견고히 만들어가고자 애썼다. 분명 달라진 면이었다. 그리고 변화를 체감하며 외부의 시선마저 내부의 단단함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현재 박혜나는 두 명의 남매와 함께 여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같이 살지는 않지만 마음으로 연결된 가족은 매우 소중한 지지처이다. 부모를 잃은 슬픔을 지워가고 경제적 어려움과 병간호로 지쳤던 다인가구 여성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뒤로하며, 그녀는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서 세상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2) 박혜나가 경험한 사회적 고립의 의미
박혜나의 삶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을 이해하기 위해 내러티브 방법으로 수집한 자료를 자세히 탐구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참여자의 경험을 밝히는 총 9개 하위범주와 3개 상위범주를 확인하였다. 그중 상위범주는 ‘쓸쓸함 벗 삼아 일구는 일상’, ‘스스로 책임지며 세월 갈수록 견고해지는 혼자의 순간들’, ‘1인가구라도 사람이란 언제나 서로의 삶 지탱할 버팀목’로 드러났다. 다음에는 연구참여자의 삶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각 상위범주마다 해당하는 하위범주에 대해 인용구와 더불어 순서대로 제시하도록 한다.
① 홀로서기를 연습하는 공간으로서의 직장
박혜나에게 직장생활은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의 삶을 지탱하도록 하는 핵심축이다. 그녀는 직업이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안정되었고, 다행히 사회적 고립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도 여긴다.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혜나는 올해로 직업 경력이 20년 정도가 되었다. 그녀는 첫 직장을 아동복지 유관 시설에서 시작했고, 그 이후로 줄곧 사회복지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스스로도 크게 성장했다. 특히 다양한 사업계획서를 직접 작성하고 성과를 거두면서 직업인으로서 큰 성취감도 느꼈다. 그 과정에서 사람과 세상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예컨대, 폭넓은 사례를 접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마음이 커졌고, 그들을 위해 자신의 힘을 나눈다는 사실에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약했던 마음도 점차 강해졌다.
그렇지만, 직장은 또 다른 차원의 사회적 고립의 공간이었다. 박혜나는 직업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직장에서 투명 인간 취급을 받는다고 인식했다. 특히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더욱 예민해졌고, 혼자가 되자 동료와의 소통이 어려워졌다. 그에 대해, 그녀는 직장에서 가정의 부담을 안고 있는 결혼한 동료들이 받는 배려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신입 직원이 받는 각별한 보호도 받지 못했다는 점에 불만을 토로한다. 예를 들어 가족 수당이나 육아휴직 등 복리 후생제도가 기혼자 중심으로 적용되는 터라 제도로부터 배제된다고 느꼈다. 이처럼 직장은 사회로 연결되는 공간이었지만, 동시에 심리적으로는 사회적 고립감이 깊어지는 장소였던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동료들이 자신의 삶을 위로할 때마다 불편했고,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인 자신을 향한 시선에 편견이 숨어 있다고 받아들인다. 오해와 갈등 때문에 그녀는 직장 동료들과 소통을 꺼리게 되고, 반응하기 싫어서 자신만의 동굴에 숨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그녀는 현재 가장 큰 스트레스가 동료와의 관계라고도 말한다.
남들이 나를 무시하는 느낌도 받았어요. 특히 작년 아빠까지 돌아가신 후에는 세상에 나 혼자라는 생각이 좀 들면서, 모두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남한테 공격 적일 때가 종종 있었거든요. (혼자 살면서) 눈물의 시간을 보낸 적도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계속 나만의 동굴로 들어가다 보니, 다른 사람과 소통이 안 되고, 나의 자존감도 계속 떨어졌어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위로를 얻기 위해 나한테 말을 거는 데, 제가 그 사람에게 위로를 주지 못하는 거예요.
박혜나가 가장 싫어하는 직장 내 활동 중 하나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이다. 느긋하고 즐거운 분위기라면 괜찮지만, 대부분의 회식 자리에서는 결혼 이야기가 나오거나 혼자 사는 여성의 현실에 대해 걱정하는 상황이 조장된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부모님을 잃은 후에는 불편감이 심화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회식을 일찍 떠나고 싶거나 건강 문제로 술을 마시지 못할 때, 동료들은 그녀를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혼자 사니 집에 가도 할 일이 없을 텐데 왜 자리를 일찍 뜨려고 하느냐’라는 질책을 받을 때는 속상함과 답답함, 불쾌감이 깊어졌다. 즉, 서로 친해지고 즐거워야 할 술자리에서 박혜나는 사회적 고립감이 가장 극대화된다고 여겼다. 또한,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인 현실에 대해 억울함을 넘어 스트레스가 깊어지면서 사회적 고립감 그 자체에 스스로를 가두게 되기도 했다. 상사가 다른 동료들 앞에서 그녀의 가치관이나 인생 태도를 비난할 때면 난처하였고, 개인적 공간이나 행동을 존중받지 못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심정도 털어놓았다. 이렇게 박혜나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삶에 관해 죄책감과 자괴감을 종용하는 주변 반응에 불편감을 재차 표현했다.
혼자 됐을 때, 전에는 아빠가 있었으니까, ‘아빠가 아파서 일찍 들어가 봐야 해요’라고 했는데, 지금은 몸도 안 좋고 해도, 상대방이 이해를 안 해주는 거예요. ‘약속도 없는데, 없으면 앉아 있다가 가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니까.
② 혼자라 자유롭지만 고독이 압도하는 나의 집
박혜나는 1인가구로 자율성과 도전이 넘나드는 상황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녀가 느끼는 사회적 고립은 자유로움과 고독의 치열한 대립, 그리고 순환적 조응이라는 아이러니로 펼쳐졌다. 특히 독립된 공간에서 1인가구로서 누리는 삶은 타인의 방해 없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그녀는 원하는 때에 누구의 지시나 요구 없이 오로지 마음 내키는 대로 생활한다는 점에 만족했다. 하지만 혼자 명절이나 연휴를 맞이한다든지 늦은 밤 불 꺼진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에는 혼자라는 사실에 고립감이 깊어졌다. 아파도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도 인정하기 힘든 적적함이었다.
박혜나는 자유롭지만 고독이 압도하는 집 안에서 수시로 인생이 무엇인지, 행복이란 어떤 것인지, 혼자라는 사실이 어떠한 의미인지 등을 끊임없이 떠올렸다. 분명 다인가구로 지낼 때와는 다른 상념이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만의 행복을 재정의해야만 하는 순간이 당도했다고 느꼈다. 과거와 같은 기준을 충족하려면 행복할 수 없겠다고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박혜나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 사는 삶 속에서 행복해지려 분투했다. 사회적 평판에 압도되지 않고, 현재 보유한 자원과 자본으로 만족하겠다고 다짐한 적도 많았다. 소수의 소중한 친구를 만나 마음을 맞잡고 서로를 위로했고, 결혼이 아닌 방식으로 삶을 채워갈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려고 분투했다.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주눅 들기보다는 독립적인 삶을 살겠다는 포부로 새로운 행복을 느끼고자 했다. 박혜나에게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의 사회적 고립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동력이었다.
예전보다 자주 만난다고 하기보다, (친구들하고 과거보다) 얘기를, 좀 진솔한 얘기를 나누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삶도 나쁘지 않아요. 근데 가끔 외로움도 느낄 때가 많죠. 예를 들어서 벚꽃 폈는데 데이트를 할 수 없고 하니까, 외로움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서, ‘남자랑 결혼해야겠다’, 이런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
③ 사방의 편견 속에서 지켜가는 자기인식
중년 비혼여성으로서 박혜나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잦은 비판을 받았다. 돌이켜보면 친밀하지 않은 사람들조차 비혼이 미완성 상태이며 실패한 것이라고 비난하는 듯했다. ‘나이 든 여자 혼자 살아서 힘들다’라는 사회적 편견도 수시로 그녀의 삶의 맥락에 침투했다. 박혜나는 평범한 일상을 나누면서도 ‘왜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느냐’는 질문이 항상 오고 갔고, 직접 물어보지 않더라도 그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상대방의 심정이 느껴져서 답답하다고도 했다. 배우자가 없는 삶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단정 짓는 이들도 많았다. 그렇게 40세가 넘을 때까지 결혼을 안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다그치듯 물어보는 사람들 앞에 설 때마다 그녀는 차라리 아무 대답도 하기 싫어졌다. 자신보다 더 심각하게 그녀의 미래를 걱정하고 부정적으로 재단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 때문에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외딴곳에 혼자 존재하는 것처럼 사회적 고립을 느꼈다. 이러한 경험은 연구참여자의 사회적 고립이 반드시 혼자만의 공간에서만 발생하는 감정이 아니며, 생각이나 관점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심화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박혜나는 그렇지만 사람들의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는 없기에, 그저 사회적 교류를 줄이고 혼자 있기를 선택해야 했다.
이게 큰 잘못인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할 때가 있어요. 사람들이 대화할 때, ‘너는 불쌍한 사람이야 뭔가 잘못됐어!’, 이런 느낌을 받을 때 뭔가 위축된다고 해야 하나? 내 삶이 뭔가 잘못됐나? 이렇게 살아가는 미래에 두려움이 같이 공존하는 것 같아요.
비혼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달라짐에도 불구하고(강은영, 진미정, 옥선화, 2010), 박혜나는 아직도 한국 사회에는 성별에 따른 편견이 만연하다고 여긴다. 그녀는 자주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들과 불통을 경험하였으며, 남성과는 다르게 결혼하지 않은 1인가구 여성에 관해서 부정적으로 취급하는 반응이 많았다고 인식했다. 또한, 남성들의 경우에는 중년이나 심지어 노년기에 접어들어도 결혼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중년 여성은 결혼이나 출산 가능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불평등한 성별 이데올로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녀는 나이와 출산에 대한 제약 때문에 자유롭고 활발하게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기 어렵고, 자기 계발과 발전을 도모하기보다는 자꾸 사회적 고립이 심화된다고도 여겼다. 비혼여성인 친구들도 자신과 똑같이 결혼과 출산에 대해 압박을 받는다고 이야기하면서, 자기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편견에 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때로는 그 같은 편견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며, 저항하기보다는 가치관을 숨기고 숨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박혜나는 스스로가 원하는 인생을 떠올리며 끊임없이 자기인식과 성찰을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라면 40대라도 애기 낳을 수 있어요. 요즘에는 외국 여자들이랑 결혼하니까, 남자들은 40대, 50대, 60대가 돼도 ‘내가 결혼해야겠다!’, 그러면 한국 여자가 아니고도 국제결혼 해요. (남자는) 애도 언제든지 낳을 수 있어요. 60대도 애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잖아요. 남자도 여자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① 먼저 떠난 부모와의 이별로 더 단단해지는 자립의 시간
박혜나의 인생 궤적은 40대 중반 양부모가 잇달아 세상 떠나게 되면서 사회적 고립 심화의 가도로 전환되었다. 먼저 어머니가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2년 후 아버지 역시 병환으로 사망했다. 즉, 부모와의 사별은 슬픈 경험에 그치지 않았고, 이후의 삶 전체에 큰 파장을 초래한 사건이었다. 그녀는 사별에 따른 상실감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부모의 건강 상태가 점차 악화하면서 수년에 걸쳐 점차 축적되었다고도 설명했다. 특히 아픈 부모를 돌보며 길고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면서 점차로 스트레스와 불안이 심화했고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었다. 이미 사회적 고립의 전초가 당시 조성되고 있었던 것으로도 풀이된다. 박혜나는 사별이 현실이 되기 전 퇴근 후 부모님을 보살피며 지냈는데, 그 과정에서 누적된 스트레스는 정신과 신체적 위기 모두로 이어졌다. 당시 박혜나의 생활은 직장, 집, 그리고 병원을 오가는 반복적인 일상으로 축소됐다. 또한, 직장생활과 부모 돌봄을 병행하며 지쳐갔다. 다른 남자 형제들과 달리 여성인 자신이 그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느끼면서도,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당연히 돌봄은 여성이 행해야 하는 일이라고도 위로하며 이중적인 심정으로 그 시절을 감내했다. 다만, 그러한 고단한 생활이 상당 기간 지속되었음에도, 박혜나는 이 시간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도 받아들였다. 부모와 보내는 시간을 회상하며, 신체와 정서적으로 지쳤음에도 서로 보듬어줄 가족구성원이 있다는 것이 소중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녀는 부모와 사별하여 과거 다인가족으로 책무를 다했던 기억을 자주 회상했음에도, 혼자인 순간을 다시 일으키면서 고립감에만 억눌리지 않으며 스스로의 과거 행적을 다독이고 단단하게 버티고자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4년 전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는, 그래도 나와 함께하는 아빠가 있어서 극복할 수 있었는데⋯, 아빠마저 돌아가셨을 때는 ‘이제 나 혼자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결혼을 했거나 아이라도 있었으면, 받아들이고, 잘 극복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물론 오빠나 동생도 있지만, 따로 살기도 하고, 자기만의 가정이 있기 때문에, 이제 저 혼자가 된 거잖아요.
어머니의 죽음은 인생 전반을 위축시키고 변화를 촉발했으나, 아픈 아버지라도 곁에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박혜나는 완전한 고독과 상실감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갑작스럽고 완전한 상실은 감정적 차원의 깊은 충격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삶의 어느 시점에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박혜나는 부모가 없이 새로운 세계를 맞이해야 했고, ‘세상을 혼자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이 된 느낌을 받았다. 그녀에게는 오빠와 동생이 있지만, 그들 모두 자신의 가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그럴수록 박혜나는 단단하게 자립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혼자 있어야 하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는 날도 있었는데, 최근 그녀는 이런 상태로는 인생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절감한 것으로 확인했다. 점차 변화한 삶에 적응하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부모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인정하고,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켜 세상으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집 앞을 산책하거나 편의점이라도 가는 등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어려움에 빠져 지내지만은 않겠다고 여겼다.
주말에는 집에만, 그러니까 어떨 때는 토요일하고 일요일 있잖아요. 말을 한마디도 안 했을 때가 있더라고요. 밖을 안 나가니까 그래서 한 번 나가자라고 했을 때, 그냥 식당에서 밥 살 때 ‘얼마예요?’, 겨우 그 한마디만 하고, 그게 진짜, 그래서 제가 정말, ‘이렇게 집에만 있으면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몇 번 했었어도, 나가기가 쉽지가 않은데 요즘에는 쉴 때는 비가 안 오면 그냥 00천이 있거든요. 한 2시간 정도 걷고 오려고 해요.
② 시시각각 불확실성과 대치해도 꿋꿋하게 버텨내는 중년기
박혜나의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의 일상생활은 경제적 독립의 무게와 얽혀있었다. 모든 생계를 오롯이 혼자 감당하는 일은 큰 부담이었다. 1인가구인 현재 자신의 역할을 대신해줄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경제적 지원이 사라진 후 경제적 어려움을 더욱 심하게 절감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사회적 고립과 맞물려 고통으로 다가왔다. 이사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주저했다. 그런데, 박혜나는 이런 상황이 개선되리라고 기대하기보다는 나이가 들수록 열악해질 것으로 내다보았으며, 지금 이 순간도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 불확실성과 시시각각 대치하고 있음을 토로하였다. 그녀는 이에 대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비혼여성들 역시 특수한 전문직이나 여유가 있는 이들이 아닐 경우 대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하였고, 이러한 문제를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사안이라고 받아들였다.
이사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어요. 돈이 많이 드니까, 여유가 없고, 제가 돈 벌어서 혼자 살아야 하니까, 쉽지 않죠.
박혜나는 최근 중년기 발달에 따른 여러 문제를 체감하는 중이었다. 이전보다 건강 문제가 심화하였는데, 직장에서 조금이라도 무리를 하면 며칠씩 힘에 부쳤다. 더 큰 어려움은 이런 상태를 보조해 줄 사람이 부재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운동하는 시간을 늘리고 되도록 영양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등의 자체적인 노력으로 중년기 건강 문제를 해소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습관을 들여도 노화 자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렇게 박혜나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취약점이 단지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나이 듦 그 자체에도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전보다 나이 드니까 소화도 잘 안되고, 자꾸 피곤하고요, 생리도 불규칙해졌고, 그게 40대가 다 겪는 일이라고는 생각하는데, 그래서 제가 또 운동도 시작하고 하지만, 그런 노력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는 거죠.
박혜나는 과거 부모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릴수록 그리움과 상실이 깊어진다고 느꼈다. 그렇지만 사별 이후에 전개되는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드리워진 불행을 줄여가려고 노력하였다. 예전에는 집과 직장에서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사회적 고립감을 느꼈지만, 이제는 혼자서도 주체성을 기르는 중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단순해 보이는 삶일지라도 더욱 견고하게 다져갈 수 있으며, 가볍던 행동을 줄이고 특별한 인생 목적을 향해 자신을 단단히 만들어가게 되었다고 인식했다.
③ 혼자 갑자기 죽을까 봐 불현듯 두려운 미래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박혜나는 혼자 사는 것에 점차로 적응하게 되었음에도, 집에 머무는 시간에 자주 깊은 사회적 고립을 느꼈다. 특히 아플 때에는 혼자 죽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깊어졌다. 지병으로 돌아가신 양친을 떠올리며, 자신 역시도 건강 때문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될 수도 있겠다며 불안해했다. 박혜나는 염증과 빈혈 때문에 갑자기 열이 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동생들에게 연락하고 싶지만 늘 망설여졌다. 다른 사람의 관심이 필요하면서도, 폐를 끼치게 될까 봐 걱정되어 스스로 건강 문제를 해결하려고 버둥댔다. 어느 날 밤에는 감기 몸살로 무척 아팠는데, 침대에 누워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가’라고 낙담했던 기억도 난다고 했다. 그녀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 사는 삶이 결국 혼자 아프다가 아무도 몰래 죽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하게 될 때면 두려움이 엄습한다고 회고했다.
혼자 갑자기 이렇게 아파서 누워 있을 때 있잖아요. 갑자기 열이 막 올라가지고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혼자서 죽었을 때 내가 이렇게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누가 나를 발견할까?, ‘내가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여 있구나’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박혜나는 두려운 미래 앞에 그래도 자신을 챙겨주는 동료나 멀리 사는 동생 가족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현재 자신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가까이에서 걱정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직장 동료이다. 또한, 코로나로 격리되어 활동을 중단해야 했을 때, 오랜만에 동생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사회적 연결을 경험했다. 다만, 대체로 그녀는 건강 문제로 사회적 고립이 심화할 수 있는 가능성과 끊임없이 대적하였으며, 불안감과 공포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① 미약한 여성으로 희미하게 잇는 사회적 연결
박혜나는 부모 병간호 시절부터 사회적 고립이 시작되었으며,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 살면서 그러한 상황이 심화했다고 인식했다. 처음 혼자 살기 시작한 시점에는 친구들과 연락하는 일이 매우 희소하였고, 자기가 먼저 연락한 적은 더더욱 없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사별의 슬픔으로 다른 이들과의 교류나 외출이 오랫동안 내키지 않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와 다시 관계를 맺어보려고 시도하였지만, 그전까지는 친구가 초대해도 가기 싫어했고 거절하기 급급했다. 하지만 지금의 박혜나는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하거나 친구의 초대도 흔쾌히 수락하는 등 조금씩 사회활동의 폭을 늘리는 중이었다. 일터 밖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수다를 떠는 횟수도 많아졌다. 이제 박혜나는 이러한 과정을 즐기려 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은 또 다른 측면의 사회적 관계 구축이고 고립으로부터 스스로를 꺼내는 자발적 노력이라고도 이야기했다.
연락을 안 했던 친구들하고도 연락하려고 노력했어요. 원래 친구들이 부르면 안 나갔거든요. 근데 지금은 친구들이 이렇게 한 번씩 ‘나와라’ 하면, 나가서 같이 이야기하고 술도 마시고, 그렇게 하면서 몇 년은 그렇게 버텼던 것 같아요.
박혜나는 다른 사람들과 먼저 소통하기보다는 혼자 지내는 날이 많았다. 소수의 친구와 교류했을 뿐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일은 별로 없었다. 그녀는 그 이유에 대해 두 가지를 들어 설명했는데, 하나는 내향형인 개인적 성격이었고, 또 하나는 타인과의 반응에서 공감의 부재 때문이었다. 특히 후자에 대해 그녀는 자신이 부정적 심리정서를 호소할 때 주변에서 상황을 납득하거나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공감이 힘들기 때문에 차라리 혼자 있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생각을 품고 있는 이상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수도 없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병환과 사망 등 일련의 사건을 경험하며,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 하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느끼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면서 공감은 받으려고만 해서는 안 되고, 자기 스스로 먼저 공감을 하면서 서로를 인간적으로 받아들이며 존중할 수 있게 된다고 확신하였음을 확인했다.
그러니까 계속 나만의 동굴로 들어가다 보니까, 다른 사람하고도 소통도 잘 안되고, 나는 자존감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사람은 이제 위로가 되고 싶어서 나한테 얘기를 한 걸 텐데, 나는 그 사람한테 위로로 못 해주는 거예요. (중략)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예요. 소통이 안 되는 거죠. 소통도 안 되고, 그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비록 박혜나는 여전히 사회적 관계가 적은 편에 해당하였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소소하게나마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가 있으며 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친구들은 대부분 나이가 비슷했다. 각자 가정과 자녀가 있거나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만나는 횟수 자체는 적었다. 그렇지만 문자나 전화 등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진솔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일은 큰 도전이고 때로는 어려움이었지만, 반대로 그녀는 오래된 관계일수록 정성을 들이고 마음을 다해야 한다고 믿으며 친구 사이를 지속하고자 했다. 옛 친구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우정의 깊이는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깊어진다고도 자부했다. 그러면서 박혜나는 인생이란 원래 고통의 연속이어도, 다행히 친구라는 존재가 진통제 역할을 해주고 생활에 정서적 지지를 보내 주기 때문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많지는 않고, 연락되는 친구는 있어요. 이제 제 친구들도 40대잖아요. 그래서 자녀들도 있고 하니까, 친구들, 이제 연락이 되거나 여유가 되거나, 이러면 만나고 연락하고, 이제 요즘에는, 또 꼭 굳이 만나지 않아도, 카톡으로 대화 나누고 하니까.
② 따로 살아도 서로 의지하는 형제들
박혜나는 오빠, 그리고 남동생과의 유대관계를 위해 매년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실천했다. 되도록 자주 연락하면서 지난날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애틋한 감정을 키워나갔다. 비록 어린 시절처럼 같이 살지는 않지만, 원가정 남매 사이는 이해와 정으로 가득하다고 인식했다. 그들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다만, 아무리 남매일지라도 박혜나는 그 속에서 고립감을 느끼기도 했다. 예를 들어, 두 남자 형제는 독립해서 각자 가정을 꾸리며 살았는데, 그 사실만으로도 박혜나는 외롭고 적적해졌다. 가족 모임을 할 때마다 다른 생애주기를 보이는 동생 가족의 발달을 목격하면서, 뒤처진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위축되었다. 마치 그들과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세 남매의 정은 그 어느 것보다 깊었지만, 그들과 구별되게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이라는 그녀만의 독특한 정체성은 가족 구성원과의 유대감 안으로 진솔하게 녹아들 수 없게 만들었고, 언제나 일상을 함께하는 고립감 때문에 생각과 감정이 온전히 자유롭지 못하였다.
저희가, 부모님이 오랜 기간 아프시고 투병 생활이 길다 보니까, 삼 남매가 소통하는 일이 많았었어요. 결정해야 할 상황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수술해야 할지, 아니면 약을 투여할 때 어떻게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그래서 세 남매가 소통을 많이 했었고, 그리고 또 엄마 아빠 병원 간호할 때 세 남매가 또 나눠서 같이 하다 보니까 소통 기회가 많았었고요. 지금 평소에도 단톡방으로 서로 얘기 나누고, 또 축하할 일이 있으면 서로 축하해 주고, 함께 나누고 있어요.
박혜나는 비록 혼자 지내면서 사회적 고립을 느낄 때가 많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순간마다 가족의 지지를 떠올린다. 특히 조카들이 열심히 사는 것을 볼 때 자신 역시도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했다. 또한, 서로를 향한 지지를 확신하며 다시 인생을 추동할 동력을 얻게 된다고도 말했다. 한국에서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 사회적 고립을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놓였음을 알지만, 그녀는 외롭거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 스스로를 일으키기 위해서 일부러라도 떨어져 지내는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려고 했다.
아직도 다른 사람한테서 힘을 얻는다고 하면, 조카들이나 가족에서 얻죠. ‘우리 조카들이 지금 열심히 하고 있구나!’, 이러면 ‘나도 이제 힘을 내서 내 삶을 진짜 열심히 살아봐야지’, 힘을 내야 하는 거지, 아직은 누가 제 삶에 힘을 내게끔 해주는 건, 좌절할 때쯤 힘을 낼 수 있는 것들을 보게 하는 것 같긴 해요. 예를 들어서 조카가 열심히 공부한다거나, 조금 힘을 얻을 그런 계기들, 하나씩은 눈에 보여주는 것 같아, ‘나도 저런 삶을 살아야지, 조카들도 열심히 사는데’, 막 이런 마음가짐을 다잡게 되고⋯.
③ 혼자 지내는 중에 새기는 더불어 사는 인생
박혜나는 슬픔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점차 더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외로움을 덜기 위한 차원에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한 몸부림은 자아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간이자 혼자 사는 삶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찾기 위한 도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박혜나는 인간관계 구축과 확장의 중요성을 더욱 강하게 느낀다고 했다. 사회적 고립이 오히려 사회적 연결로 이어지는 듯하다고도 설명했다. 그녀는 혼자 묵묵히 외로움을 이겨내려 했다. 사회와 단절하는 것보다 함께 소통하고 즐거움을 공유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다. 고독에 빠져서 삶을 후퇴시키기보다는, 살아 있음을 나누고 어려움을 분산시키며 에너지를 조절하는 편이 현명하다고도 조언했다.
그 때문에 그녀는 최근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실속 있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자격증 시험 준비에도 몰입하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상태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도 노력 중이다. 이것저것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자기 자신을 계발하는 과정에서 즐거움도 경험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잠재력을 발견하기도 한다. 박혜나는 일상에서 변화를 찾으려 할수록 사회적 고립이 전혀 다른 차원의 기회일 수 있음을 느낀다. 스스로의 생활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그리고 건강을 지키고 감정을 조절하며 위기를 통제하기 위해 분투하면서, 그녀는 과거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자신의 강점이 생동하게 된 듯하다고 여겼다.
지속해서 사람과 관계를 맺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중략) 자격증 공부를 하자 생각을 하며 시도했는데, (예전에는) 이제 감정적으로 올라오니까 이게 잘 안됐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조금, 어느 정도 나는, 지금 감정이 이런 상태지, 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학원 같은 것도 찾아봤어요.
비록 박혜나는 여전히 업무 중 수많은 인간관계 문제와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생활방식을 구성해가고 있었다. 동료나 친구, 남자 형제들과의 관계를 토대로 지지처를 확보하며 사회적 고립을 해소해 갔다. 자신이 애정과 호의를 보일수록 주변 사람들은 그녀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냈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관계가 선순환하여 결과적으로는 서로를 향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직장에서도 동료들과 불필요한 충돌이나 감정 소모가 줄어들었고, 직무상 성취가 늘자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확신도 깊어졌다. 박혜나는 사회적 고립에서부터 자발적으로 나오려는 노력만이 삶의 빛을 다시 찾는 방법임을 재차 언급했다. 산책하고 학원에 다닌다든지 사람들과 연결되어 존재감을 인식하는 소소한 행동들이 세상으로부터 홀로되지 않으면서도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구성해 나가는 방편이라고도 여겼다. 혼자 지내 생긴 고통은 아이러니하게도 더불어 살겠다는 각오와 함께 희미해져 갔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가 아플 때 제일 빨리 아는 사람은 직장 동료들, 그러다 보니까 직장 동료들한테 격려를 받거나 그럴 때가 있죠. 또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게 됐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항상 감사함을 잃지 말자’는 그런 생각들을 갖게 해준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잘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노력하면서 잘 적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혼자 이렇게 미래를 맞이해야 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이제 이런 것들을 혼자서도 잘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는 방편으로서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제시한 내러티브 탐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라포 형성을 기본으로 오랜 시간 일대일 심층면담을 진행해 연구참여자의 삶의 이야기에 다가갔으며, 3차원적 내러티브 탐구공간에 따라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 어떠한 도전과 적응, 발달을 일구는지를 구체적으로 탐험하였다. 분석에 따르면, 연구참여자의 내러티브는 ‘쓸쓸함 벗 삼아 일구는 일상’, ‘스스로 책임지며 세월 갈수록 견고해지는 혼자의 순간들’, ‘1인가구라도 사람이란 언제나 서로의 삶 지탱할 버팀목’이라는 상위범주에 따라 확인되었다. 다음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약술하고, 그와 관련해 연구참여자와 유사한 상황의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을 지원할 방법에 대해 제언하도록 한다.
첫째, 본 연구의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은 일상의 거의 모든 공간에서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주어진 환경에서 그러한 심리정서를 고유한 삶의 의미로 재해석하고 있었다. 이러한 태도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 사는 삶의 새로운 전략이자 내적 동력을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풀이된다. 특히 이 연구참여자는 경제활동을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 중이었는데, 1인가구이자 중년여성이면서 동시에 비혼인 조건 때문에 오히려 사회적 관계 속에서 다중적인 차별을 경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기혼 동료들이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연구참여자의 가치관을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현재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며 불편했음을 토로했다. 이는 중년 1인가구 비혼여성들이 사회적 편견으로 직장 내에서 차별받는 경우가 많다(박건, 김연재, 2016)는 사실을 다른 맥락에서 반영한다. 실제로 이 연구참여자에게 직장은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이자 사회적으로 연결된 곳임에도, 동시에 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딴섬에 갇힌 듯 이질적이고 고립되어 지내야 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또한, 연구참여자는 집에서 혼자 자유를 만끽하며 편안함을 느꼈음에도, 동시에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는 적막함 속에 사회적 고립이 깊어진다고 인식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직장 내에서의 고립감은 직장에서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회복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소로도 분석된다(김성아, 2022; Wright & Silard, 2022). 본 연구참여자 역시도 이를 경험한바, 그러한 결과는 국내외 여성 직장인의 불편한 일상생활 경험(박건, 김연재, 2016; Wright & Silard, 2022)에서 밝혀진 사실과도 관계 깊다.
둘째, 연구참여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건강 문제와 함께 경제적 압박에 직면하였다. 특히 혼자 늙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노화와 함께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등으로 불안했다. 그녀는 미래를 새로운 도전이나 기대감으로 그리기도 했지만, 동시에 부족한 지지체계로 인해 어둡고 절망적으로 인식하기도 하였다. 다만, 미래에 대한 걱정이 오히려 현재를 열심히 살도록 하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이는 예컨대, 친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거나 열심히 운동하는 등 현재의 악조건을 적극적으로 개선하여 결과적으로는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하였다. 이 결과는 중년에 이른 비혼여성이 사회 규범에 적응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재해석하며 스스로의 위치를 정립해 나가는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기대와 개인적 목표 사이의 긴장을 극복하려고 분투하며 한편으로는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특성을 보여준다(Manalo, Ng, Yu, & Ilac, 2022).
셋째,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 사는 삶 속에서도 사회적 관계는 안정되고 건강한 인생 영위에 중요한 것으로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참여자의 사회적 교류는 부모와의 사별이라는 생애사적 사건 전후 급감하였지만,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해질수록 외톨이와 같이 고립된 상태로부터 일어나 건강한 자립을 일구는 방향으로 선회하였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 고립을 극복하면서 자립심이 강화할 수 있음을 제사한 기존 연구 결과와도 관련된다(김효영, 2016). 실제로 본 연구참여자는 친구들의 초대를 거절하고 새로운 사람을 사귀기 주저했었음에도, 다시 우울과 스트레스에만 빠져 있지 않겠다는 각오로 지인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오빠와 남동생 가족과도 친밀히 소통하고 지지를 나누는 등, 유의미한 타자와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와 같은 변화는 사회적 고립으로 더불어 살지 못했던 삶의 맥락이 의미 있고 소중한 관계와 함께 재구성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시 말해,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은 다른 차원의 연결을 촉진하기도 했다고 해석된다. 이 결과는 중장년 남성 1인가구가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고 확장하려는 적극성이 낮으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고립 상태가 더욱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한 기존 연구(박승곤, 2021; Choi & Lee, 2022)와는 다른 현상을 보여준다. 즉, 1인가구 여성이 사회적 고립감을 완화하고 정서적 지지를 얻기 위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음(Shahrak, Brand, & Taghizadeh, 2021)을 국내 사례 맥락에서 반영한다.
다음으로는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 지원 차원에서 제언하도록 한다. 첫째, 이들을 초점화한 발달주기별 1인가구 비혼여성 대상 주거 지원 정책이 확충되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기 때문에 다인가구보다 소득수준이 낮을 수도 있고, 새로운 환경을 확보하는 데에 있어 조력 자원이 부족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나 저소득층인 경우에는 주거 문제가 더욱 열악한 편이다. 현재 우리 정부에서는 영구임대주택, 행복주택, 기존주택, 매입임대주택 등 다양한 유형의 주거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청년, 신혼부부, 노년층에 집중 되어있는 상황이다(기윤환, 2022; 박순미, 김유진, 박소정, 2017). 최근 중년층 대상으로도 사회적 지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하였지만, 주거 정책 측면에서는 여전히 가족 중심의 지원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본 연구참여자와 유사한 조건의 사회 구성원에 대해서도 주거 상황을 개선하려면 지자체 중심으로 맞춤형 사업을 설계 및 적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안전하고 저렴한 중년층 전용 1인가구 주택을 제공한다거나 해당 인구집단 특별 월세 지원책을 보충하는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연구참여자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 다양한 안전 관련 불안을 경험하고 있었음을 고려하여 주거환경 보완이 요구된다. 혼자 아플 때 두려움을 느낀다거나 응급상황과 고독사 발생에 대한 우려도 크다는 점을 주지해야 하는 것이다. 본 연구참여자도 이에 대한 경험을 두루 언급하였으므로, 1인가구 중년여성 대상의 범죄 예방책뿐만 아니라 일상적 위기 대응 전략 강화 차원에서 종합적 주거환경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예컨대, 1인가구 중년 여성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안심귀가길 확대, 경비 인력 확충, CCTV 및 최신 기술 접목 보호 체계 구축 등의 시스템 개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안전한 주거환경 향유를 위한 보완책 모색에 더해, 지역사회 곳곳에 도서관, 카페, 운동시설 등 공공 활동 공간을 마련하여 일상적 소통과 교류가 안전하게 이루어지도록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그 밖에도, 사회복지 유관 기관의 사업 확충이나 공동생활 공간 마련 등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도모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둘째,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애 사건을 고려한 건강 증진 지원책 확충이 시급하다. 40대는 본격적으로 중년기가 시작되는 시기로, 노화를 비롯한 신체 변화가 본격화한다. 특히나 본 연구참여자와 같이 주변의 지지체계가 부족하거나 조력 자원이 부재한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건강관리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거나 이를 도울 방편이 미흡하여 나이가 들수록 건강 불평등 상태에 놓이게 되기 쉽다. 실제로 40대 여성이 경험하는 건강 문제와 그로 인한 불안과 고통은 정여원 등(2020)의 연구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그러므로, 1인가구 중년 비혼여성의 생애주기나 생활 양식을 고려한 운동프로그램 개발과 적용,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건강관리 및 컨설팅 기회 확대 등으로 이들의 삶의 질을 대폭 지원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국가건강검진에서는 2년 한 번씩 20세 이상 여성에게 자궁경부, 유방촬영 검사를 예방 검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지만 40대 이후 여성의 경우 그 외에도 특수한 건강 차원의 욕구나 문제를 호소할 수 있으므로, 이들의 고유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지원책을 적극 보강해야 한다.
특히 상술한 일반적인 건강 증진 대책과 더불어, 이들의 생애주기 발달과업 수행을 고려한 신체 건강 지원체계가 확대되어야 한다. 일례로, 1인가구 중년 비혼여성의 경우 부모 부양이나 돌봄 부담 등을 겪을 수 있음을 고려하여, 가족돌봄의 책무나 어려움 등 생애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문제에도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혼자 사는 여성이 가족 내 성역할 이행이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겪는 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예컨대, 본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가 가정 내 부모의 병시중과 돌봄 역할을 전담하면서 1인가구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막상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전환적 모습을 확인했다(선미정, 장정은, 김진영, 2022). 부모님의 건강이 악화함에 따라 직장생활과 돌봄을 병행해야 했으며, 바쁜 일상에서 가족돌봄을 이유로 자신의 건강은 전혀 챙길 수 없었다. 이 상황이 중년기 신체변화와 맞물리면서 악순환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자 사회활동은 더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여러 학자들이 문제로 제기한 것처럼 이 여성 역시도 직장 내 가족돌봄휴직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웠으며(송다영, 2022; 정여진, 권순범, 2023). 대체돌봄서비스(respite care)는커녕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할 방편을 거의 모르고 버텨야만 했다(김아롱, 정익중, 2023; 최희경, 2024). 이 결과는 관련 제도와 서비스 자체의 홍보와 활용 극대화의 노력뿐만 아니라 여성 스스로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과 실천의 비중을 높이도록 지원해야 함을 보여준다. 즉, 이제 40대를 위시한 1인가구 중년 비혼여성의 건강증진 지원에는 생애사적 사건이나 비동거 가족돌봄 책무 등을 두루 고려한 개입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 생활하면서도 사회적으로 활발히 연결될 수 있도록 심리정서 상담 서비스가 강화되어야 한다. 본 연구참여자의 경우에는 가정 내 유일한 여성 자녀로서 부모의 돌봄을 사별 시점까지 책임졌고, 1인가구가 되어서는 관계 단절에 따른 외상은 물론 사회적 고립 심화로 인한 심리정서적 문제가 심각했다. 직장과 집, 지역사회 어디서도 의지할 사람이 부족하였고, 깊은 심리적 공허함에 삶의 의욕이 저하된 적도 있었다. 이는 김성원(2023)의 연구에서 밝혀진 부모 사별 이후의 심리정서적 어려움과는 다른 차원으로, 본 연구참여자의 내러티브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으로서의 중첩적인 소외감과 취약성이 집약된 상태를 반영한다. 또한, 신현주(2018)가 언급하였듯이, 1인가구가 고독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본 연구참여자 역시 인식하였으며, 죽음에 대한 우려로 사회적 고립이 더욱 극심해졌음을 확인하였다. 삶을 살아내기 두려울수록 본 연구참여자는 자존감이 낮아졌으며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사회적 연결을 끊어버리기도 했는데, 이러한 태도는 타인과 함께 존재하는 직장이나 지역사회 등의 공간에서도 유사했다. Jones과 Martini(2023)의 연구에 따르면 큰 상처를 입은 슬픔, 사회적 고립, 낮은 자존감을 보이게 되며, 이러한 감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움과 고립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므로, 사회적 고립을 호소하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을 초점화하여 정신건강상담센터나 심리상담 유관 기관에서의 사례 발굴과 관리, 당사자 간 자조모임 등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온라인 디지털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원하는 시간에 이동하지 않고도 쉽게 심리정서적 지원을 받도록 할 수도 있다. 예컨대, 매일의 정서변화를 일지화하여 프로그램에 기록하고, 이를 전문가가 관리하여 시의적절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개입 전략 적용도 가능할 것이다.
넷째,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재고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직장 안에서의 중년 비혼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여성 자녀의 부모 돌봄 부담, 결혼과 출산하지 않은 여성에 대한 부정적 시선 등이 모두 확인되었다. 그러한 사회적 편견은 사회 환경 안에서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가로막는 제약이었으며, 연구참여자 스스로가 사회적 고립을 자처하거나 그 안에 갇히도록 종용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현실에 관해 다시 한번 주목하여 편견에 따른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자신의 가치관에 의해 결혼하지 않는 비혼주의자가 증가하였음에도(한혜림, 이지민, 2020), 이들에 대한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비혼으로 사는 삶에는 늘 편견과의 대적, 혹은 고정관념과 대치되는 결정에 따른 기회비용이 따른다는 것이다(김미숙, 2016). 그뿐만 아니라, 연구참여자의 내러티브에서는 결혼이나 출산, 자녀 양육의 문제는 남녀에게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이는 한국의 가족주의나 가부장적인 경향성과도 관련된 현상이다(Byoun, Choi, & Kim, 2021). 그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별 불평등을 조장하는 제도적 차별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성별 및 혼인 상태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남녀고용평등법, 2024). 그러나 1인가구의 경우 직장에서 채용, 승진, 업무 배치 등과 관련한 불이익을 경험하기도 하여 가구 형태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 보완이 시급히 요구된다. 또한 복리후생제도를 1인가구 친화적으로 재설계하여, 가족 동반 행사나 가족 수당 중심의 복지제도를 개인 단위의 포괄적 지원으로 전환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한 구조적 변화의 토대 위에서, 본 연구참여자와 유사한 조건의 사회 구성원들을 위한 대대적인 인식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SNS를 비롯한 인터넷이나 방송매체는 물론,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과거와 다른 가족 형태, 혹은 가구의 일상에 대해 편견 없이 조망하려는 변화가 필요하다.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삶을 희화화하거나 예외적인 것으로 바라보지 않으면서도, 가족 단위가 아닌 개개인의 고유성과 가치에 관심을 기울이려는 관점의 전환 역시도 요구된다. 직장은 물론 가정과 지역사회 체계 전반에 걸쳐 이들이 가족구성, 연령, 혹은 성별로서 차별받지 않으며 삶의 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포용일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연구의 의의를 확인하고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 관련 후속과제의 활성화를 위해 제언하도록 한다. 본 연구는 1인가구 40대 비혼여성의 사회적 고립 경험에 주목함으로써, 당사자의 삶의 세계 속에서 어떠한 사건이나 관계, 변화와 적응 등이 구성되는지를 총체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1인가구의 이질성에 주목하여 사회적 고립을 논함으로써, 그 다중적인 독특성을 자세히 밝혀낸 학문적 의의가 있다. 또한, 중년기 지원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강소현, 박정윤, 2020; 김서현, 임주원, 2023), 1인가구면서 40대 비혼여성인 당사자 경험을 내러티브 접근으로 확인한 가치도 크다. 하지만 본 연구참여자는 현재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중년 여성이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빈곤한 경우를 반영하지는 못했다. 차후 더 다양한 대상의 내러티브를 경청하여 맞춤형 지원을 늘려가야 할 것이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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