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재현되는 청년세대의 음주문화: 타자 지향적 소비와 가치 소비를 중심으로
초록
이 연구는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생성되고 있는 청년세대의 음주문화에 주목하였다. 우선 음주문화와 관련된 미디어 재현을 살펴보고자 MBC의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을 선정해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텍스트 분석을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출연진들에게 술은 자신을 위로하는 유용한 수단이자 일종의 취향문화로 기능하였다. 특히, 와인과 위스키는 과시적 여가로 소비되기보다는 새롭고 신선한 문화적 경험으로 재현되고 있었다. 또한, 미디어 텍스트에 대한 수용과 문화적 실천을 상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주류 산업에 종사하는 청년과 비종사자 총 10명을 선정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최근 유행하는 다른 문화들이 그러하듯, 청년세대의 음주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SNS였는데, 이에 영향을 받거나 이용을 위해 소비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음주문화는 타자 지향적이었다. 동시에, 청년들은 가치 소비를 즐기는 경향이 발견되었는데 가치는 자신의 취미와 여가, 힐링의 실천 과정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과 연관되었다. 그 외의 분야에서는 다소 극단적으로 절약하는 청년세대의 양면적 소비 특성은 산업의 중간 포지션을 사라지게 만들기도 했다.
Abstract
This study focused on the drinking culture of the younger generation that has been newly created since COVID-19. First, in order to examine the media representation of drinking culture, MBC's <I Live Alone> and <Point of Omniscient Interfere> were selected and text analysis of TV reality programs was conducted. The results of the study showed that alcohol was a useful means of self-comfort and a type of taste culture for the cast. In particular, wine and whiskey were reproduced as new and fresh cultural experiences rather than being consumed as ostentatious leisure activities. In addition, in order to complementarily examine the acceptance of media texts and cultural practices, we selected 10 young people working in the liquor industry and non-working people and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Social Network Service had a major impact on the drinking consumption of the younger generation, and in that consumption was influenced by it or was made for its use, the drinking culture of the younger generation was oriented toward others. At the same time, it was found that young people tend to enjoy value consumption, and value is related to experiencing something different in the process of practicing hobbies and leisure. In other areas, the ambivalent consumption characteristics of the young generation, who are extremely frugal, have also caused the middle position of the industry to disappear.
Keywords:
Drinking culture, The younger generation, Reality program, Other-oriented consumption, Symbolic consumption키워드:
음주문화, 청년세대, 리얼리티 프로그램, 타자 지향적 소비, 기호 소비1. 들어가며
최근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술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적 현상들이 생성되고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예컨대, 위스키를 사기 위해 매장이 열리기 전부터 줄을 서는 행위인 이른바 ‘오픈런’에 관한 기사들이 보도되고, SNS상에서는 고가의 술들을 고급 레스토랑뿐 아니라 혼술 혹은 홈(home)술하는 인증샷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오늘날 청년세대의 이러한 음주문화는 갑자기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술이 지니는 사회적 함의 외에 어느새 청년세대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가 된 SNS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러한 문맥에서 이 연구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새롭게 생성·변화하는 음주문화를 청년세대, 그리고 이들의 독특한 소비 특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세대의 문화는 사회 변화에 발맞추어 함께 변화해 왔다. 1970-80년대의 청년세대는 정치적 불안정과 급속한 민주화 과정에서 국가와 이전 세대에 대한 저항정신으로 독특한 대중문화를 만들어내었다. 이러한 정치사회적 의제가 형식적으로나마 달성되었다고 여겨진 1990년대의 청년들은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함께 냉전 체제의 종식 후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 문화 속에서 소비지향적 성향을 지니게 되었다. X세대라고도 불렸던 이들은 본인의 개성을 중시하며 자기표현에도 과감했는데, 이를 통해 대중문화의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체제가 정치 경제를 비롯한 한국 사회 전반에 스며들면서 청년들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묘사되었다.
구체적으로 개인과 기업의 자율성을 지향하는 전 지구적 신자유주의 체제는 과도한 경쟁과 불안정한 사회를 낳았고, 그 결과 청년들에게는 이전의 이미지와는 사뭇 상반되는 ‘포기’라는 단어가 그들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조어가 되었다. 한 예로, 2010년 이후의 청년들은 ‘88만 원 세대’와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경제적 약자로 집단적으로 명명되었으며(김선기, 2016, 41쪽),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 ‘힐링’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였다. 미디어는 청년들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힐링을 필요로 하는 존재로 묘사하였고, 각박한 사회에서 개개인을 치유하고 위로해주는 다양한 상품의 등장은 2010년대 힐링 산업의 유행을 만들었다.
2020년대에 들어서고 청년들에 대한 묘사는 또 다시 변화하였다. 2020년대의 가장 큰 시대적 배경으로는 코로나19라는 펜데믹을 들 수 있는데, 오늘날의 청년세대는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면 주저하지 않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불안정한 경제와 취업난 속 안정적인 직장이 선호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들은 구직 과정에서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시하며,1) 주식과 가상화폐, 부동산 등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소비의 경우에도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가령 고광열(2020)은 1990년대생의 대표적인 소비 트렌드로 ‘선택과 집중’을 말하는데,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에 큰돈을 쓰는 대신 그 외의 부분에서 아끼는 방식이다(228쪽).2)
그러나 신자유주의를 배경으로 한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청년세대의 이러한 특성은 기업의 타깃(target)이 되곤 한다. 기민한 자본은 유행에 민감한 청년세대를 겨냥하여 다양한 기호를 생성하고 있으며 미디어는 이를 충실하게 재현하는데, 이는 청년세대의 소비와 문화로 이어지곤 한다. 예컨대, 워라밸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청년세대에게 여가를 잘 보내는 것은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코로나 이전까지 이들이 여가 활동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였는데(김형주, 2021),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제한되자 드넓은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골프가 미디어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성공한 프로그램의 포맷을 중심으로 유사한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한국의 미디어산업 구조 하에서 골프 프로그램은 지상파와 유튜브 할 것 없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그 결과 2020년대 초반 골프 붐이 일어났다. 과거 상류 계급, 특히 중년 남성들의 성공을 상징하는 스포츠였던 골프가 청년세대 사이에서 주류적 흐름이 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다수의 언론보도와 연구들은 이러한 일상을 SNS에 업로드하고 싶은 과시적 욕구가 이러한 유행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음주문화 역시 새롭게 부상하는 문화라 볼 수 있다. 대중의 일상, 노동 및 여가, 취향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술(酒)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는 점에서 하나의 여가로 보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과거 기성세대의 음주문화와 비교해 오늘날 청년세대의 음주문화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와인과 위스키의 대중화를 꼽을 수 있다. 과거 상위계급이 고급스러운 와인과 위스키를 즐기며 자신의 경제적 수준과 사회적 지위를 드러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늘날 와인과 위스키는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가령, 펍(pub)과 바(bar)에는 한잔에 몇 천 원 정도 하는 글래스(glass) 와인이 판매되고 있다. 2022년 국내의 위스키 소비량은 전년 대비 세계 최대 상승 폭을 보일 정도로 시장이 성장하기도 하였는데,3)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청년세대가 술을 소비하는 방식이 있다.
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변화하였다. 괴로움을 달래주는 수단으로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되었던 과거와 달리, 술은 오늘날의 미디어에 빈번하며 긍정적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으며, 술과 관련한 대중음악이나 최근 국내의 지역 명을 건 다양한 술 관련 축제가 흥행하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또한, 혼술(혼자 마시는 술)은 과거에 몹시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일인 가구의 증가와 장기화한 경제 불황으로 인해 개인주의적 분위기가 강화되었고, 과거 인간관계나 사회화를 매개하는 집단적인 음주 문화 대신, 혼자서 조용하게 술을 마시며 위안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였다.
상술한 바와 같이, 청년세대의 지배적 문화는 사회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다양한 외적 요인들에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청년세대의 문화에서 현상적·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독특한 특성뿐 아니라 특정 문화를 둘러싸고 이를 가능케 하는 사회의 여러 요소나 힘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맥에서 이 연구는 2020년대 새롭게 생성되는 음주와 관련된 다채로운 현상들을 청년들의 소비 특성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현대적인 술의 함의와 청년세대의 소비문화에 관한 논의들을 살펴보고, 미디어 텍스트와 심층 인터뷰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 분석하여 미디어에 등장하는 술이 청년세대의 음주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텍스트 분석과 심층 인터뷰를 연계적이며 상보적으로 활용해 미디어에 등장하는 술이 청년세대의 음주문화에 얼마나, 그리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는 선행연구들이 술과 관련한 방송 규제나 술이 등장하는 빈도 등에 주목하였던 것과 달리, 미디어의 재현 방식을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미디어 속 청년세대의 음주 장면이 변화한 시대상과 트렌드를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것인지, 혹은 미디어가 술에 대해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능동적으로 생성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보기 위함이다. 또한, 청년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신자유주의적 일상에서 그들이 술을 어떻게 인식, 소비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술은 어떤 존재인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2. 이론적 배경
1) 한국 사회와 술
한국 사회에서 술(酒)의 의미와 역할에 관해 그간 다양한 학제에서 많은 분석들이 축적되어 왔다. 일례로, 김대수와 이종완(2015)의 연구에 따르면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문화적으로 일정한 함의를 지니고 단순한 음식을 넘어 일상과 관계를 매개하는 술은, 인류학과 사회학에서 서로 다르게 해석되어 왔다. 인류학이 음주에 대해 수용적이었던 것과 달리, 사회학에서의 술은 음주와 관련한 문제를 설명하는 요소로 사용되는 등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김대수, 이종완, 2015, 878쪽).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음주와 관련한 연구들은 대체로 음주 규범이나 동기, 일탈 등과 관련한 연구들이 이루어졌었는데, 이는 한국 사회에서 음주를 알코올 섭취 행위로 보는 보건학적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김민혜, 2023, 245쪽).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술은 음료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술은 매우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당대 한국 사회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재현한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술을 단순한 섭식의 관점에서 사고하기보다 그 문화적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술이 대중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 것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문헌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 양반문화에서 유래해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술자리 예절은 한국의 동방예의지국 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하는데 이는 조선시대 계급과 신분에 엄격했던 사회상이 반영된 것이다. 가령, 연장자에 대한 예의를 중시했던 유교의 문화적 전통은 술을 마실 때 지켜야 할 주례(酒禮)로 이어졌다.4) 또한, 술은 과시품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술은 크게 탁주와 청주 그리고 이를 증류시킨 소주 세 가지로 나뉘는데, 조선시대 양반들은 술로 계급을 나누기도 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선비들은 청주와 탁주를 모두 즐겼는데, 이들이 남겨놓은 대부분의 기록에는 고급술인 소주와 청주만을 남겼다는 것이다(김준혁, 2014, 154쪽). 이러한 양반 문화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중시되는 체면과도 큰 연관이 있다.
하나의 예로, 체면 민감성5)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사회에서 체면은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유교의 영향을 받은 한국 사회는 오늘날에도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는 사회적 자존감과도 연관된다. 한국인들은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자신의 자존감을 방어하고자 체면에 대한 욕구를 갖는데(장서윤, 하규수, 2015, 108쪽), 체면을 위해 자신을 과시하는 행동을 하거나 타인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치켜세워주는 등의 행위가 이루어진다(김기범, 최상진, 2000; 이용철, 2021 재인용). 그리고 이와 상이한 듯 하면서도 유사하게 오늘날 SNS상에서는 고급술과 이를 소비하는 일상의 실천들이 전시되는데, 이는 술의 맛과 향을 즐기는 측면 외에, 타자 지향적 소비, 즉 자신의 체면을 세우고, 재력과 취향, 감식안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 또한 지닌다. 일례로, 손민정과 남기범(2023)은 밀레니얼 여성들이 새로운 세대의 여성 주체성과 자신의 독자적 경제 결정권을 드러내는 한 방식으로 바(bar)라는 공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냈는데(26-27쪽), 이는 자신의 음주 경험을 SNS상에서 주변 지인들에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음주문화란 음주와 관련된 관습, 신념, 태도, 그리고 지식 등이 공유되어 집단의 일정한 음주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박정숙, 2002; 김대수, 이재훈, 2014 재인용). 사회가 발전하고 변화하면서 음주문화도 이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데, 변화하는 한국의 음주문화는 곧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로부터 한국 사회는 전반적으로 술에 대해 관대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예컨대, 술은 대인관계를 촉진하며, 사회적 결속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식되어왔고(김대수, 이종완, 2015), 술자리는 ‘술을 마시며 노는 자리’라는 사전적 정의처럼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겨졌다(이재영, 2008). 혼자서 술을 마시는 행위는 술을 즐긴다기보다 현실에서 도피하는 수단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조직 중심의 술자리가 대표적이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는 대학 문화가 일조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된 청년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집단 내에서의 술자리는 대학인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대학 진학률을 보일 만큼6) 한국 사회에서 대학은 중요하다. 2000년대 대학생의 술자리 문화를 연구한 이재영(2008)에 따르면 대학생들에게 술은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고 음주는 매우 중요한 문화로 여겨져 왔다(123쪽). 그러나 대학의 음주문화가 사회적으로 심각하다는 지적은 지속되어왔는데, 일례로, 김남희(2021)는 대학생들의 음주문화는 과거의 대학생, 즉 기성세대의 음주문화를 답습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주량에 상관없이 술의 양을 똑같이 마심으로써 하나가 되고자 하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나, 선배가 후배에게 계속해서 술을 권해 취하게 만드는 행위 등은 대학생들의 음주문화에서도 이어져 왔다.
집단의 이익과 목표를 우선시하는 집단주의는 한국 사회의 특성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개념 중 하나이다(김동노, 2023, 154쪽). 과거의 농업 중심 사회는 협동을 중요시했는데, 개인보다는 공동체의 행복이 더 가치 있다고 여겼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서구의 개인주의는 비판의 대상이었으며, 사람들은 사회의 기준과 집단의 규범에 개인의 정체성을 맞추는 경향이 강했다(김철, 2012, 93쪽). 수직적 집단주의 문화가 강하게 작용하는 한국 사회에서(이준호, 이진규, 2010) 조직의 음주문화는 집단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술자리는 대인관계를 촉진하기도 하지만 비음주자에게는 소속된 조직이나 직장생활에 불이익을 받거나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김대수, 이종완, 2015).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서 술과 그로 인한 유대감은 계속해서 요구되었고, 술자리도 하나의 능력으로 여겨지며 ‘술 권하는 사회’가 생성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청년세대의 음주문화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이른바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이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과거 주로 중장년층이 찾던 고가의 술과 바(bar)에 혼자 방문해 술을 마시기도 하고, 2021년의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은 역대 최대인 12조7,556억 원을 기록하기도 하였다.7) 많은 통계와 분석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코로나19를 꼽는데, 팬데믹이라는 시대적 배경 하에서 시행된 사적 모임 제한과 거리두기 정책은 청년세대가 와인과 위스키 등 상대적으로 고가의 주류를 소비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술이 만들어지고 마심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용과 의미는, 시대를 거치면서 여러 정치적, 문화적 측면으로 발현된다(박유미, 2020, 274쪽). 이런 문맥에서 술이 제조, 유통, 소비되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다기한 이해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예로, 팬데믹 시기의 거리두기 정책이 그러했듯 국가가 주도하는 술과 관련한 정책들은 주류업계의 마케팅과 더불어 오늘날의 음주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오늘날 다양한 주류 관련 정책들, 특히 국내 술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가령, 정부는 한국 술의 세계화를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2023년 한국 술 브랜드의 이름을 K-Pop과 K-Food에 이어 K-술(K-SUUL)로 낙점하기도 하였다.8)
한편, 오늘날의 음주문화는 주류 정책에 반하여 생겨나기도 한다. 술에 붙는 세금인 주세가 그 예시인데, 한국의 주세는 기본적으로 종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높은 원가의 술에는 그만한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와인과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오늘날, 사람들은 위스키를 사기 위해 일본이나 대만 등 주세가 저렴한 나라로 원정을 가는 사례가 생기기도 하였다.9) 또, 2020년부터 맥주와 탁주의 경우에는 종량세가 적용되고 있는데, 최근 저가 맥주라고도 불리는 발포주는 맥아 함량이 10% 미만인 주류로, 주세법상 맥주가 아닌 발포주로 분류돼 저렴한 가격을 형성할 수 있었고, 가성비를 앞세워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분위기의 중심에는 청년세대가 있었는데 고가의 술과 가성비의 술 모두를 즐기는 이들의 소비 특성은 주목할 만하다.
2) 소셜미디어와 청년세대의 소비문화에 관한 기존 연구의 함의
소비는 상품과 그것이 가진 사용 가치를 소비함으로써 우리의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기도 하지만, 심리적인 만족을 주거나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또, 상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소비하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를 어떻게 맺는지는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김진석, 2007, 34쪽), 이처럼 소비는 현대사회와 일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셜미디어라 불리는 SNS는 이러한 분위기가 가장 잘 나타나며 이를 가속화하는 장 중 하나이다. 초기와 달리 오늘날의 SNS는 사람들 간의 관계망 구축과 온라인 플랫폼의 기능을 넘어 현대 소비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는데,10) 이는 대중의 소비를 촉진함과 동시에 대중들이 과시적 욕구를 표출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냈다. 이는 특히, 유행에 민감한 청년세대의 SNS 사용에서 잘 나타나는데, 오늘날의 청년세대는 새롭고 독특한 소비 행태를 보이며 최근 여러 사회문화 현상을 주도하는 핵심적 소비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11)
SNS가 청년세대의 정체성이나 경험, 일상, 취향, 의견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공간이자, 문화적 실천이 이뤄지는 장으로서 기능한다는 점은 복수의 연구에서 논의되어왔다(고명지, 최유정, 최샛별, 2017; 김영주, 2006; 황윤미, 윤소영, 2007). 이들에게 SNS는 자신을 표현하고 기록을 남기는 데 최적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정보를 얻고 평가하며 공유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데, SNS는 어느새 이들의 소비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류성열과 김경규(2017)에 따르면 현대인들의 여가와 관련한 소비가 온라인 공간에서 급증하면서 SNS는 점차 개인의 과시적 욕구를 표출하는 통로로 인식되었다. 또, 이들은 SNS의 사용자들이 온라인에서의 신분 상승을 위해 위신재(prestige goods)를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있다고 지적하는데(396쪽), 이러한 현대의 소비 분위기는 과거 생산중심의 사회에서 소비를 학술적 주제로 끌어올린 베블런(Veblen)의 논의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자본주의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던 19세기 후반, 베블런은 그의 저서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에서 미국 사회의 신흥 부자들과 부유층의 소비 형태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유한계급과 이들의 행위인 ‘과시적 소비’, ‘과시적 여가’와 같은 개념을 제시하였다. 그에 따르면 부의 축적이 유한계층을 만드는데, 재산의 효용, 즉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재화의 효능은 소비가 아닌 과시하는 데 있으며, “부는 만인의 선망을 사는 명예의 표시이기 때문에 부를 소유하면 명예를 얻는다.”라고 말한다(장서윤, 하규수, 2015, 109쪽; Veblen, 1899). 그리고 유한계급은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고 싶어 함과 동시에 자신들을 모방하고자 하는 중·하류 계층으로부터 구분되고자 하였다. 이는 노동과 생산으로부터 면제되고자 하는 욕구로 나타났는데, 베블런이 말하는 ‘과시적 소비’는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불필요한 소비나 값비싼 취미 등 과시적 소비를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박창호, 2008, 116쪽), 이때 유한계급은 우수한 재화를 소비하기 위해 미적 감각과 문화적 취향을 갖추어 재화를 고르는 ‘감식안’을 갖추고자 했다(조광익, 2010, 7쪽).12)
오늘날 전통적 의미의 계급의 형태는 변화를 겪거나 과거와 같은 양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SNS가 매개하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보여주고자 하는 욕구는, 타인과 구별되고자 하는 욕구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현대판 과시적 행위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등장한 ‘플렉스(Flex)’는 자신의 재력이나 귀중품 등을 과시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플렉스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구매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비싼 제품을 소비한다는 행위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SNS를 통해 타인에게 자랑하면서 행복을 얻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박태호, 정채은, 임강진, 2020, 60쪽), 이는 SNS상에서 다양한 여가문화의 유행을 만들어냈다. 예컨대, 골프는 청년세대 사이에서 스포츠 자체의 재미뿐만 아니라 남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모습을 SNS에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경제적 능력이나 세련된 이미지를 위해 종종 소비되었고(이승은, 김사만, 박익열, 2022), 자연환경 속에서 휴식을 즐기기 위함이었던 캠핑은 휴식의 목적 이외에 캠핑용품과 관련한 과시적 소비성향이 나타났으며(양동석, 2022),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자신을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과시적 표현 수단으로 호텔이라는 공간을 소비하고 있었다(김미영, 김지희, 2018).
청년세대의 이러한 문화는 자신의 힐링 수단이자 취향이 담긴 여가이기도 하지만, SNS에 게시함으로써 남들의 부러움을 유발하거나 자신의 부와 명성, 사회적 위치를 드러내고 타인과 구분되고 싶어 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들은 소비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장시간 지속되기보다는 단발성으로 유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계급 간의 소비 행태를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베블런의 소비 이론을 확장한 부르디외(Bourdieu)는 ‘아비투스(habitus)’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특정 집단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취향에 주목하였다. 아비투스란 계급을 ‘구별 지어’ 주는 미적 취향으로 이는 후천적으로 학습된 것인데, 부르디외는 이 미적 취향이 동일한 생활양식과 조건을 공유한 사람들을 묶어 주며, 부유층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취향과 그 선호를 드러내기 위한 소비가 다른 계급들과의 ‘구별 짓기’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 청년세대의 과시적 소비와 여가는 전통적 의미에서 상위 계층의 아비투스를 쟁취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대신 이들은 저마다의 기호를 소비하고 있는 것인데, SNS라는 소비 공간은 물질의 기능보다 기호와 상징의 소비를 심화시키고 있다.
자본주의가 인간을 소비라는 쾌락에 길들여지게 만들던 20세기 후반,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그의 저서 『소비의 사회』(1970)에서 소비는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사회의 전체적인 이해관계와 연결되어있다고 말하며, 소비주의적 정체성이 점차 확산하고 있는 현대사회를 ‘소비사회’라고 규정하였다. 그리고 그에 따르면 자본주의 체계에서 사물은 마치 기호처럼 기능하는데, 현대사회에서는 재화의 유용성, 즉 재화의 ‘사용 가치’보다는 기호와 상징을 담은 ‘기호 가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소비란 더 이상 사물 그 자체의 기능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를 소비하는 것이며, 이는 사회적 차이화의 욕구이자, 사물을 구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자기만족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다(김가현, 하지수, 2018, 490쪽; Baudrillard, 1970/1992).13)
그리고 오늘날 기호는 단순히 과시적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나 의미가 내포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데,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소비되는 재화의 기호 가치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고 생성된다. 한 예시로, 오늘날 명품 브랜드의 다변화 속 떠오른 신명품은 과거 중후하고 정형화된 로고에서 탈피해 청년세대가 추구하는 감성과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앞세워 급부상하였는데(김장현, 이유림, 2021, 127쪽), 이 신명품 브랜드들이 청년세대의 소비를 불러일으킨 데에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감성뿐만 아니라 그 기호 가치에도 있다. 한정된 수량의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들처럼 희소성을 띠지는 않지만, 신명품은 청년세대 사이에서 트렌디(trendy)하고 소유하고 싶은 존재로 인식되었고, 과시 수단 등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의 기능을 하기에 충분했다.
상술한 바와 같이, 과시적 소비와 관련한 논의들은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가치를 인정해 줄 타인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소비사회에서는 소비 결정의 기준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서 찾는 타자 지향적인 인간을 생산해내고 있는데, 이러한 타자 지향적 소비자들이 증가할수록 경쟁은 활발해지고 소비가 증가하는 순환이 이루어진다(Baudrillard, 1970/1992). 그러나 류성열과 김경규(2017)가 지적하듯, SNS에서 유행하는 청년세대의 과시적 여가문화는 일종의 노동행위이자 만성적 피로의 원인이 되기에 이르렀다(396쪽). 그러므로 오늘날 미디어와 기업은 복잡다기해진 소비사회에서 어떤 기호를 생성하고 있으며 이것이 청년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재현되는 청년세대의 음주문화
1) 연구 대상 및 방법
방송심의 등의 이유로 과거 미디어는 술과 음주 장면을 재현하는 것을 꺼려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드라마, 예능 할 것 없이 음주 장면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있으며, 어느새 술을 중심 소재로 다루는 방송들도 생겨나고 있다. 시작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출연진의 일상 속 하나의 장면이었다. 특히, ‘맛있는 음식과 먹는 술 한잔’과 같은 장면이 대표적인데, 이는 술이 음식의 보완재로서 기능한다는 점에서 과거 유행했던 프로그램 포맷인 ‘먹방’과 ‘쿡방’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공중파를 중심으로 미디어에서 술이 인기를 끌자 TV 프로그램들에 비해 비교적 규제가 자유로운 OTT는 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TVING과 tvN에 방영된 드라마 <술꾼 도시 여자들>이나 오늘날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술방 토크쇼’14) 처럼 술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나, 생생한 음주 장면의 재현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고, 자유로운 규제 속 주류와 관련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술방 콘텐츠는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 연구는 미디어가 청년세대의 음주문화를 어떻게 재현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MBC의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을 선정하여 미디어 텍스트 분석을 진행하였다. 두 프로그램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장르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극화되어 있는 드라마와, 단편적인 음주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는 술방 콘텐츠와 달리,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청년들의 음주 장면은 모두 이들의 일상에서 나타난다. 다른 장르들과 비교해 내용과 형식 면에서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간다는 점에서 청년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실제 세상으로 받아들이기 쉬우며(이준영, 유우현, 2023), 이들의 음주문화에 미치는 영향 역시 더 클 것으로 판단하였다.
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MBC의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은 각각 2013년과 2018년부터 현재까지 방영 중인 한국의 대표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이례적인 장수 프로그램인 만큼 게스트로 많은 청년세대와 그들의 일상이 등장하였는데, 이 연구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나타나는 청년들의 음주문화에 주목하기 위해 2020년 이후에 방영된 회차로 한정하여 분석하였다. 같은 방송사인 두 프로그램은 비슷한 포맷으로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지만,15) <전지적 참견 시점>은 2021년, 그리고 <나 혼자 산다>는 2022년과 2023년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 부문 브랜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두 프로그램은 최근까지 여전히 높은 영향력과 화제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바꿔 말해, 미디어의 주류적 흐름이라고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청년세대의 음주 행위, 소비 및 문화와 관련된 양상과 단면들을 적절하게 재현하는 대표성 있는 콘텐츠로 음주와 관련해 변화된 미디어의 재현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16)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분석한 장성규(2022)에 따르면 오늘날의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액자 형식의 두 겹 이야기 구조를 차용하고 있는데, 이는 관찰이라는 방식을 통해 “현실을 다큐멘터리처럼” 재현하는 ‘속 이야기’와, 예능을 활용해 “시청자의 관음증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겉 이야기’를 결합하여 포맷화 한 것이다(장성규, 2022, 266쪽). 이에 따라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출연진의 형태도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 연구는 첫 번째로 ‘속 이야기’ 즉 VCR에 등장하는 일상 제공자에 주목하였다. 앞서 논의하였던 청년세대의 소비 특성과 한국 사회에서 술이 가지는 특수성에 주목하여 이들의 일상 속 술은 어떨 때 등장하고, 이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들은 술을 어떻게 표현하고 묘사하는지 알아본다. 두 번째로는 이들의 일상을 시청한 스튜디오의 패널의 반응을 살펴본다. 이는 ‘겉 이야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패널들의 반응은 청년세대의 호기심과 동조 소비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장르는 실제 현실을 전달하는 것을 강조하지만, 이것이 편집되지 않은 ‘현실 그 자체’를 전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강주현, 허윤철, 2021, 11쪽). 뉴스나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을 전달하는 장르와는 구별되게 ‘구성된 현실’, 즉 현실성을 제공하는 것인데, 이는 달리 말해, 특정한 쪽을 더 강조하면 매개된 ‘실제’를 앞세워 사회적 담론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세 번째로 제작진의 재현방식을 분석한다. 여기에는 자막, 편집방식, 배경음악, 카메라 기법, 인터뷰 질문 등의 연출이 해당한다. 제작진은 청년세대의 음주문화를 어떻게 재현하고 있으며, 시청률과 상업성을 목표로 현실에 대한 과장이나 왜곡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검토한다.
2) 자기 통치 수단으로 소비되는 술
미디어에 재현되는 혼술은 먹방과 쿡방이 주체의 자기 통치란 관점에서 푸코(Michel Foucault)의 개념을 활용해 해석할 수 있다.
푸코가 말하는 통치(governmentality)란 강압적인 형태가 아닌 개인의 ‘자유의지’를 통해 자기 자신을 스스로 다스리는 것으로, 마음가짐이나 심리상태 등에 영향을 미쳐 능동적이고 지속적으로 작용하게 하는 일종의 전략이다(한선, 2013, 437쪽). 이는 국가의 정치적 관리뿐만 아니라 가정, 자아, 개인의 마음 등을 총괄하면서 자기 통치와 타자 통치 영역을 모두 포함하는데, 통치성은 오늘날의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주체성을 설명하는 이론적 틀로써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왔다(김은준, 2015, 41쪽).
주지하듯, 미디어에서의 술은 먹방과 쿡방의 인기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등장하였다. 한 예시로 <나 혼자 산다> 431회에는 가수 송민호가 혼술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는 익숙한 듯 본인만의 레시피(recipe)로 요리를 시작했다. 얼마 뒤 그가 완성된 음식을 평소 좋아하는 위스키와 함께 즐기기 시작하자, 해당 장면에는 ‘방해꾼 하나 없이 온전히 즐기는 식사’, ‘위스키 한 모금으로 입가심, 완벽한 맛의 조합’, 등의 자막이 달리고, 같이 시청하는 패널들도 “부럽다”, “나도 집에 가서 혼술하고 싶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평소 유행을 선도하고 다재다능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셀럽이 바쁜 하루를 마치고 자신의 힐링 방법으로 혼술하는 장면은 쿡방과 집방이 그러했듯, 소소한 일상 속 힐링의 모습으로 재현되고 있었으며 이상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와 유사하게 직접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애주가이지만, 술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자신을 위로하는 수단인 출연진도 등장하였다. <나 혼자 산다> 529회에는 가수 규현이 출연하였는데 창고형 대형마트에 간 그는 주류코너에 도착하자 쇼핑카트 한가득 와인과 위스키를 담았다. 쇼핑을 마치고 결제금액으로는 87만원이 나왔고 단골 주류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류 판매 대장에 그가 자연스럽게 서명하는 모습이 나오자 패널들은 모두 놀랐다. 그럼에도 그는 모든 술은 계획 하에 소비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위스키를 소장하고자 하는 그의 욕구를 보여주는 것인데, 그의 집에는 술 창고와 와인 셀러, 위스키장, 맥주 냉장고 등이 다양한 주류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애주가 규현의 낭만 가득 술창고!”라는 자막과 함께 이를 본 패널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부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규현은 본인이 매일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간혹 마시며 본인은 알코올 수집가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즐기는 탄산이나 커피를 마시지 않고, 담배를 하지 않으며 유일하게 하는 것이 술인데”라며 자신을 걱정하고 지적하는 사람들에 울분을 쏟아 낸다. 실제로 그는 요리에 사용하는 소스와 장들을 당이 적게 들어간 제품이나 대체당을 사용하는 등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술은 자기관리에 철저한 그가 즐기는 유일한 낙인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주사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풍류를 즐긴다는 건 누군가와 함께 할 때 배가 된다며 자신의 음주관을 밝힌다.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규현은 숙소에 살 때는 걱정이 없었는데 자취를 시작하고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즉, 즐거움과 동시에 책임감을 갖게 되었으며, 현재의 행복을 놓치기 싫어 더 열심히 사는 것이라 말한다. 이는 사회적 안전망이 사라지고 무한 경쟁 사회에 놓인 오늘날의 청년세대를 연상하게 한다. 이에 패널들은 “그래도 잘 산다 야”, “보기 좋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더 열심히 살고 싶어지는 오늘”, “그래도 오늘 하루 잘 살았다”라는 자막이 달린다. 규현의 일상을 본 소감으로 패널인 코쿤은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들을 위해 통제하면서 사는 것이 남자답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규현이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수단이자, 가치 소비하는 분야는 다름 아닌 술이었다. 이처럼 자신이 선호하는 것에 주저 없이 투자하는 모습은 오늘날 청년세대의 소비 특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술을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은 남자 출연진들뿐 아니라 여자 아이돌의 일상에서도 나타난다. <나 혼자 산다> 508화에는 트와이스의 멤버 지효의 일상이 등장한다. 오전 운동을 마친 그녀는 단골집에 들어가 보쌈과 칼제비를 먹던 중 “근데 뭔가 아쉽네...”라는 자막과 함께 맥주를 주문하였는데, 그러자 패널인 박나래는 “너 너무 멋진 동생이다”라며 좋아하고, 지효는 운동 후에 마시니까 더 맛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이후 집에 돌아온 그녀는 밀린 집안일을 마치고 바닥에 앉아 아무런 안주 없이 소주를 마시기 시작하자 “깡소주와 함께하는 휴식”이라는 자막이 달린다. 이에 그녀는 안주가 있으면 다른 맛이 섞여서 별로이고 술만 먹으면서 더 빨리 취하고 싶다고 말하자 패널들은 “진정한 애주가다”, “매력을 아는 거네” 등의 반응을 보인다. 그녀의 일상이 담긴 영상이 모두 끝나고 지효는 과거 자신의 자존감이 매우 낮았는데, 자취를 시작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되면서 자존감이 올라가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자, 자신을 다스리는 주된 방법은 다름 아닌 술을 마시는 것이었다.
운동을 마치고 마시는 술도 미디어에 자주 재현되는 장면 중 하나이다. 가령, <전지적 참견 시점> 243화에는 격투기 선수 추성훈과 배우 임시완이 등장하는데 두 사람은 격한 운동을 마치고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간다. 장소는 추성훈이 평소 즐겨 먹는 양곱창집으로, 그는 양에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어 운동 끝나고 운동선수들이 먹기에도 좋다고 말한다. 잠시 후 추성훈은 준비해 온 위스키를 꺼내 드는데 위스키를 보자마자 임시완은 환한 미소를 짓는다. 이 장면을 본 패널들이 평소 임시완도 술을 좋아하냐고 물어보자, 추성훈은 특히 그가 위스키를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이후 영상 속 임시완이 “근데 확실히 운동하고 술 마시잖아요? 그럼 더 맛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데 여기에는 “운동 후 한잔 꿀맛”이라는 자막이 달린다. 격투기 선수인 추성훈은 본인이 직업 특성상 수많은 체중 증량과 감량을 경험한 것을 토대로 맥주는 살이 찌지만 위스키는 살이 잘 안 찐다고 말한다. 임시완도 평소 웬만하면 위스키를 마시는데, 그 이유는 맥주를 마시면 다음 날 얼굴이 부어서 자연스럽게 위스키에 빠지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운동을 마치고 단백질을 보충할 정도로 건강에 신경을 쓰지만 술을 마시는 행위는 모순적인 것으로, 이들에게 위스키는 힘든 일상을 마무리하고 자신에게 주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재현되었다.
이처럼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술은 단순한 힐링을 넘어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수단으로써 활용되고 있었는데, 이는 주로 하루를 잘 마친 자신을 위해 맛있는 음식과 함께 소비되었다. 출연진들은 술에 대해 저마다 확고한 취향이나, 음주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술은 이들의 개성을 잘 표현해주는 여가이자 취미로 활용된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여야 하는 아이돌과 배우가 운동 후 마시는 술은 모순적이었지만 여기에는 일종의 타협적인 이유도 있었다. 제작진은 자막과 배경음악 등을 활용해 술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었는데, 이를 시청한 패널들은 술 마시는 행위를 권면하기도 하였다. 이는 먹방과 맛집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이 출연진의 먹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먹으며 공감과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했듯, 미디어에 재현되는 술은 이를 시청하며 등장인물들이 수행하듯, 혼술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는 오늘날 만성화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이상적인 방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3) 기호로 소비되는 술
미디어에 재현되는 술은, 단순히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소비되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기호들이 등장한다. <나 혼자 산다> 368화에는 배우 서지혜가 출연하여 곰표 맥주가 요즘 자신이 꽂힌 소확행이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였는데, 해당 회차에서 그녀는 맥주를 구하기 위해 수차례 편의점을 방문하였다. 먼 길을 걸어 도착한 편의점에 찾던 맥주가 있자 서지혜는 거듭 신나하는 모습을 보였고, 패널들은 오늘 하루 중 가장 행복해 보인다고 말하며 여기에는 “마치 산삼 발견한 기쁨”이라는 자막이 달린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곰표 맥주가 맛도 있지만 구하기도 어려워서 괜히 오기가 생겨서 평소 더 맥주를 구하러 돌아다닌다고 말하는데 이러한 모습은 청년세대의 소비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오늘날의 청년세대는 전통적으로 명성이 높고 구하기 어려운 고가의 술보다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술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희소한 술을 구하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고 있다.
유사하게 <전지적 참견 시점> 214화에는 가수 이정현이 지인들을 집에 초대하였는데 김호영은 집들이 선물로 버터맥주를 가져왔다. 당시 버터맥주는 곰표 맥주가 그러했듯 구하기 어렵고 희소한 술이었는데, 여기에는 “호영이 가져온 인싸템”이라는 자막이 달린다. 그리고 패널인 전현무는 “아, 이거 요즘에 유행이잖아.”라며 부러워하고, 맥주의 맛을 본 손님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찌푸리며 맛있다고 감탄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이처럼 오늘날 주류업계가 무엇보다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주종은 소주나 맥주를 활용한 제품들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시청자의 호기심이 시음과 구매 등 실제 소비로 이어지고, 유행에 민감한 청년세대 사이에서 이러한 술은 관심을 끄는 아이템이 되었다. 또, 이는 SNS에 업로드하거나 인증샷을 남기고자 하는 욕구와 희소함이라는 기호를 내포하게 되었다.
미디어는 술과 관련한 기호를 지속적으로 생성한다. 특히, 과거 와인과 위스키는 출연진의 고급스러운 음주 취향 속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적 지위와 같은 아비투스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17) 오늘날의 미디어에는 와인과 위스키를 범접할 수 없는 고급문화가 아닌 한 번쯤은 시도해 볼 만한 문화임을 말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전지적 참견 시점> 225화에는 ‘와인에 미친 자’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가수 한해가 등장했다. 한해의 매니저에 따르면 그는 일주일에 4-5번은 와인샵에 갈 정도로 와인에 빠져있는데, 하루 일정을 마친 그는 호스트가 되어 와인 모임을 개최하였다. 모임은 최근 와인에 관심이 생긴 MC 그리의 질문들로 시작되어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알아듣기 쉽게 와인에 대한 기본 용어들이 설명되었다. 모임에 함께 참석한 소믈리에가 한해의 잔에 와인을 조금 따르고 이상이 있는지 테이스팅을 시작하는 장면에는 “시각적·후각적·미각적으로 와인을 분석하는 과정”이라는 자막이 달렸다. 또, ‘디켄팅’이라는 용어가 등장하자 소믈리에는 이를 사람으로 치면 스트레칭을 시켜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와인에 생소했던 패널들은 이해가 쉽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여기에는 ‘하나씩 알아가는 와인 모임’이라는 자막이 달렸다.
<전지적 참견 시점> 229화에는 한해가 매니저와 와인 오마카세에 방문해 매니저의 와인 취향을 찾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한해의 매니저는 소믈리에가 추천해 주는 여러 가지 와인을 경험해보고 자신의 취향을 찾았는데, 이후 그는 와인에 빠질 것 같다며 적극적인 소비 욕구를 표출하며 호기심을 유발하였다. 그리고 소믈리에 자격증도 취득할 정도로 와인에 진심인 한해는 거듭 와인은 어려운 게 아니라 취향을 찾아 나가는 거라고 말한다. 꼭 비싸다고 더 맛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대중적인 가격대의 와인이 더 맛있을 수도 있음을 강조하는데 한해의 이러한 와인 취향과 취미는 베블런적 관점의 과시적 여가와는 상이한 모습이다.
이처럼 미디어는 고급문화를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한 것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나 혼자 산다> 525화에는 팜유즈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가 대만 여행에서 파인다이닝(fine dining)에 방문하는 장면이 등장하였다. 식당에 들어서자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이들은 연신 두리번거리며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박나래가 병 단위로만 판매하는 샴페인을 시키기 미안해하자 계산을 하기로 한 이장우는 “누나 여기까지 왔는데 시켜”라고 말하고 그녀가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샴페인을 음미한다. 이후 박나래는 인생에서 언제 파인다이닝에 와보겠냐며 샴페인이 채워진 잔을 들고 세 사람은 사진을 찍는다. 고급스러운 배경이 주는 분위기에 이들은 몹시 만족하는데 그녀는 “난 한 끼 정도는 이렇게 먹는 것도 좋은 것 같아”라며 당시를 회상한다. 사실 유명인인 세 사람은 더 고급스럽고 은밀하게 외식 문화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해당 회차에서는 파인다이닝과 같은 고급문화는 환상적이며, 인생에서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분위기와 호기심을 생성하며 수용자와의 심리적 동일시를 극대화하려 함을 알 수 있다.
미디어에 재현되는 술은 여러 가지 기호를 내포하는데, 특히 와인과 위스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뿐만 아니라 로맨스와 성공을 상징하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나 혼자 산다> 399화에는 배우 김지석과 그의 친구들인 배우 하석진과 가수 이장원이 출연하였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기 전 김지석은 주류 백화점에 들러 여성들이 좋아할 만하고, 연애를 시작하는 사이에 추천해 줄만한 술로 각각 샴페인 한 병과 와인 한 병을 추천받는데, 이는 친구들의 교제를 응원하기 위함이었다.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기 전 그는 좋은 술이 있다며 뜸을 들인다. 그리고 30년 숙성의 위스키가 등장하는데, 이런 날 오픈하는거라며 친구들과 귀한 술을 먹기로 결심한다. 잠시 후, 잔이 모두 채워지고 건배하는 장면을 본 패널들은 “서서 마시니까 느낌이 다르다”, “이 사회를 이끄는 리더들”, “청년 사업가들”, “실리콘밸리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술자리가 끝나고 친구들이 떠난 후, 김지석은 자신의 서재에서 안주와 위스키를 가져와 혼술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 장면에서 “야경 바라보며 즐기는 나만의 시간”과 “고생한 나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시간”이라는 자막이 달렸고, 패널들은 “나만의 공간, 저건 사치도 아니고 주접도 아니다”라며 그의 일상에 공감했다.
4. 심층 인터뷰를 통해 살펴본 청년세대의 음주문화
1) 연구 대상 및 방법
이 연구는 미디어가 재현하는 청년세대의 음주문화에 대한 텍스트 분석과 더불어 술과 관련한 청년세대의 경험들을 수집하기 위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심층 인터뷰는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다른 연구 방법과 같이 사용했을 때 연구를 풍부하게 하고 연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신혜란, 2007, 68쪽), 미디어 텍스트와 수용자들의 인식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음주문화에 대한 보다 중층적인 결과를 끌어내고자 했다. 인터뷰는 2024년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하였고, 인터뷰 참여자는 청년기본법에 의거해18)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의 청년 10명을 대상으로 나이, 성별, 직업, 술 소비 빈도 등을 고려하여, 서로 다른 집단의 속한 청년들을 선정하였다.19)
참여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는 눈덩이 표집법(snowball sampling)을 활용하였다. 이는 인터뷰를 마친 참여자에게 연구에 관해 다채로운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인을 다음 인터뷰에 소개받는 방법으로, 풍부하고 생생한 과정을 연구 자료로 취할 수 있어 질적 연구 방법에서 높은 빈도로 쓰이고 있는 방식이다(신혜란, 2007, 62쪽). 음주문화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모집과정에서 술을 자주 마시거나, 직업이 술과 연관이 있는 참여자를 주로 선정하고자 하였기에 그중 다수는 술을 좋아하고 또 이에 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술을 특별히 좋아하거나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고 밝힌 참여자도 일부 인터뷰에 응하였다. 참여자의 정보는 <표 2>와 같다.
인터뷰 참여자를 직업적으로 분류했을 때 크게 두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주류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술과 관련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 음주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갖춘 참여자들과, 그렇지 않은 일반인 참여자들이다. 참여자 C는 위스키 바를 직접 운영한 지 2년 차가 된 청년 사장으로 바(bar)에 온 청년세대 손님을 응대하면서 생긴 목격담과 관련한 경험이 있었고, 참여자 F는 아버지가 와인 유통업에 오랫동안 종사하고 계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와인을 접하게 되었고,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진로도 와인과 관련한 직업을 택할 정도로 와인에 조예가 깊다. 참여자 H는 호텔 외식 경영을 전공하고 5성급 호텔 식음료 부에서 근무하는 사원이다. 호텔경영을 전공하면서 조주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와인과 위스키에 취미를 가지고 있어 현재도 관련한 공부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이 전문가 그룹의 경우,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입장으로 일반인 그룹과 유사하면서도 결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일면도 발견되었다. 인터뷰는 출산 후 육아 휴직 중인 참여자 A의 경우 부득이하게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Zoom과 Google Meet로 진행하였고 참여자 A를 제외한 나머지 참여자들은 모두 참여자의 집 근처 카페 혹은 스터디룸을 대여하여 진행하였다(참여자 C의 경우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 바를 직접 방문). 인터뷰 전에 미리 연구의 주제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함께 질문지를 전달하여 연구에 대한 사전 이해도와 답변의 질을 높이고자 하였고, 사전에 준비한 질문지를 활용하여 반구조화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반구조화 인터뷰는 사전에 정해진 질문에서 현장에서 답변을 듣고 그것에 맞게 추가로 질문을 하는 유연한 질문 방식으로, 주제에 관한 깊이 있는 답변을 도출하기 위해 반구조화된 인터뷰가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인터뷰 전, 심층 인터뷰에 필요한 라포(rapport)를 형성하기 위해 현재 하는 일, 소개해 준 지인의 이야기 등을 나누었고, 어느 정도 친밀감과 공감대가 형성되어 편안한 분위기 되었다고 판단되었을 때, 인터뷰 내용의 녹취와 관련해 동의를 구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자연스러운 대화 형식의 질문을 통해 이들의 경험을 최대한 풍부하게 끌어내고자 하였기에, 개별 인터뷰는 화상회의를 제외하고 최소 1시간 30분 이상 2시간 미만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모든 인터뷰를 마치고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한 경우, 전화로 보충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2) 청년세대의 타자 지향적 소비
오늘날 유행하는 다른 문화들이 그러했듯 청년세대의 음주문화에는 소비 결정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서 찾거나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소비하는 타자 지향적 소비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 특성은 오늘날 와인과 위스키의 소비를 증가시켰고, 과거와 달리 와인과 위스키의 대중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참여자들이 전반적으로 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었는데, 이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 사람들과의 술자리가 아니고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밝힌 참여자 D와 참여자 I에게도 해당했다.
“저는 술 자체를 즐기지 않아 회식이 있거나 친구들 만날 때 아니면 술은 안 마시는데, 술을 강권하는 게 아니라 적당한 선에서 즐긴다면 술은 괜찮은 것 같아요.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가거나 그렇지만 않다면 ... 와인이나 위스키를 마시면 소주와 맥주를 마시는 것과는 다르게 즐긴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요즘 술을 전문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하나의 취미라고 생각해요.” (참여자 D)
인터뷰 참여자들은 술이 건강을 해치고 과음하면 문제가 되는 것을 인지하지만, 오늘날의 사회 분위기에서 술의 긍정적인 효용과 이미지가 더 큰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참여자 대다수가 기성세대와 다른 청년세대의 음주문화로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 식으로 술을 권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는 것이다. 물론 과도한 음주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한두 잔을 마시더라도 맛있게, 그리고 술자리를 즐기자는 분위기가 생겨났고 이는 청년세대에게 이상적인 음주문화로 여겨졌다. 이처럼 술이 주는 부정적인 측면이 줄어들자 자연스럽게 술의 순기능이 부각되었고, 술이 관계 형성의 윤활유가 된다는 참여자들의 답변도 다수 들을 수 있었다. 또, 와인과 위스키는 여전히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인식되었음에도, 이것이 과시와 허영심이기보다 하나의 취미로 존중되었고, 이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멋있어 보이거나 호기심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청년세대의 음주문화에는 취하기 위해 마시는 음료로서의 술보다 술이 상징하는 기호가 소비되는, 즉 기호 소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문가 집단에 해당하는 인터뷰 참여자들은 이와 관련해 적절한 비유와 사례를 들어 진술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참여자 F와 참여자 H 모두 프랑스의 샴페인 브랜드인 모엣샹동의 예시를 들었다는 것이다. 와인 매출의 판매분석을 진행하였던 참여자 F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광고하고 자주 등장하는 샴페인인 모엣샹동은 과시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판매되었다고 말했는데, 이는 모엣샹동이라는 브랜드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하였고, 5성급 호텔에서 근무하는 참여자 H는 모엣샹동은 호텔 바에서 입장비를 내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흔하고 대중적인 가격대의 샴페인인데, 모엣샹동이라고 하면 열광하는 사람들을 꼬집었다. 또, 바를 운영하고 있는 참여자 C는 자신이 무엇을 먹고 싶은지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위스키 바라고 하니까 오는 청년들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전 성시경 먹을텐데에 신동엽이 나와서 발렌타인 싱글몰트로 하이볼을 만들어 먹는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하이볼 레시피라고 말했나 봐요, 한 손님이 저희 매장에 오셔서 그걸 만들어달라고 하셨는데, 저희 매장에는 현재 발렌타인을 취급하고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손님의 칵테일 취향을 여쭤봤어요. 도수는 어떤 걸 선호하는지 산미와, 단맛, 크리미함 등을 여쭤봤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그냥 제일 잘 나가는 거 주세요! 였어요.. 이게 바로 기호 소비 아닐까요? 자신의 취향도 모르고 술을 선택할 줄도 모르지만 그저 유튜브에서 보고 온 연예인의 레시피를 소비하려는게... 이런 손님의 경우 첫 경험이 좋지 못하면 취향의 오류가 발생하기도 해요. 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에요.” (참여자 C)
이처럼 전문가 집단은 청년세대가 와인과 위스키에 더 한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그저 기호를 소비하는 데에 그치는 것에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사실 청년세대의 호기심에서 시작된 기호 소비를 반기고 있었는데 참여자 C의 바에 방문하는 청년 손님들은 증가하였으며, 참여자 F에 따르면 매출을 위해 신규 고객의 유입은 필수적인데, 미디어와 광고의 영향을 많이 받고 기호 소비를 즐기는 청년세대가 이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모엣샹동이 6만 원대에요. 마트에서 6-7만 원은 술이 아닌 다른 식자재를 구매했을 때 여러 재료를 살 수 있는 큰 돈이고 ... 그래서 사실 저희(업계 종사자)는 미디어에 와인이 계속 노출되고 인스타에도 계속 올라오는 걸 반겨요. 그러면 사람들이 궁금해서 사니까. 매출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원래 와인을 마시던 사람들인데, 우선 파이를 키우는 게 제일 중요하죠. 그런데 광고하고 미디어에 노출이 되면 (와인이) 어렵다는 이미지는 사라지고 계속해서 신규 유입이 되니까요.” (참여자 F)
청년세대의 타자 지향적 음주 소비는 이성과의 술자리에도 잘 나타났다. 관계가 어느 정도 형성된 연인이나 친구처럼 편한 사이가 아니라, 소개팅이나 상대를 알아가는 시기라면 참여자들은 삼겹살에 소주가 아닌 와인이나 칵테일을 마실 것 같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역시 와인이 주는 로맨틱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평소 절약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고, 가성비 소비를 추구하는 참여자 E는 소개팅 장소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왠지 와인을 마셔야 할 것 같아 와인바를 알아보고 방문한 경험이 있었고, 참여자 J는 상대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조용하고 분위기 좋은 장소를 찾아보면 대부분은 와인과 위스키를 파는 곳이라고 답하였다.
또, 참여자 H는 과거 소개팅에서는 파스타를 먹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공식이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에는 이러한 분위기가 당연해진 것 같다고 말하는데, 인터뷰 참여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실제로 참여자 대다수는 연애 프로그램에 등장한 술이나 그 장소가 궁금해 검색해본 경험이 있었는데, 참여자 G와 J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등장한 술이나 장소를 구매 혹은 방문할 계획이 있었고, 참여자 F와 I는 <하트시그널>에 등장한 LP바의 분위기가 궁금해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 SNS는 오늘날 청년세대의 음주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는데, 공교롭게도 10명의 인터뷰 참여자는 모두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청년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타인에게 공유하거나 자신의 하루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정보를 검색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점, 시간을 보내기 위해 게시글을 무의식적으로 보거나 틈날 때마다 접속한다는 점에서 SNS는 이들의 소비문화를 넘어 이들의 삶에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니다.
참여자들은 SNS에 업로드하기 위해 술을 소비하기도 하였다. 고가의 술과 희소한 술에 관심이 많은 참여자 H는 이러한 술을 수집하는 취미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려는 목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 진술하였고, 참여자 J는 코로나 거리두기 시기에 친구들과 홈파티를 연 경험을 공유했다. 예쁜 초와 알전구를 활용하여 분위기를 갖췄고 풍선과 인테리어 소품들로 집을 예쁘게 꾸몄는데, 참여자 J는 친구들과 집을 꾸미는 재미도 있지만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야 하니까 더 예쁘게 꾸미고 싶고 뭔가를 더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고 진술하였다. 그리고 음식으로는 하몽과 핑거 푸드를 준비하였는데 이러한 분위기에 맥주는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스파클링 와인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참여자 E는 혼자 마실 때보다는 아무래도 특별한 술을 마실 때만 SNS에 글을 올린다고 말했고, 참여자 G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혼술 사진을 올리는 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애초에 사람들이 SNS에는 좋은 것만 올리잖아요? 내가 잘 사는 부분들만. 저는 평소에 SNS에 글을 자주 올리는 편인데, 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면서 안주를 잘 차려서 먹는 날은 인스타에 올릴 수도 있어요. 이 말은 필수는 아니라는 뜻이에요. 반면 칵테일이나 좋은 와인을 마실 때 그걸 안 올리지는 않아요. 저도 그렇고 우리 세대에서 SNS가 없었다면 확실히 과시적 소비가 줄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참여자 G)
참여자들은 SNS에 영향을 받아 술을 소비하기도 하였다.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원소주는 참여자들 모두 한 번쯤은 마셔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거나 이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쓴 경험이 있었고, 주류업계가 출시한 아이스크림과 소주의 조합, 초코와 소주의 조합처럼 다소 파격적인 형태의 소주에 도전해본 경험이나, SNS에서 유행하는 ‘편의점에서 재료로 만드는 칵테일 레시피’를 만들어 본 경험도 참여자들도 있었다. 친구 사이인 참여자 E와 F는 함께 편의점 레시피로 칵테일을 제조해본 경험이 수차례 있다고 답했는데, 이들은 제조하기 쉽고 소주의 값이 싸기 때문에 여러 시도를 하는 데 부담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다소 과해 보이고 단발성 유행으로 보이는 이 소주들에 주목해야 할 점은 ‘한정 수량 판매’라는 대목인데, 호기심이 소비로 이어지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청년세대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었던 영리한 기업은, 한정 판매라는 전제하에 이러한 이색 마케팅을 펼칠 수 있었다.
3) 청년세대의 가치 소비
오늘날 많은 매체에서 접할 수 있듯, 연구의 수행 전 우리는 오늘날의 청년세대는 소비에 거침없으며 과시적 소비와 플렉스(flex)를 즐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인터뷰 과정에서 참여자 대부분은 플렉스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보였으며, 자신은 과소비를 즐기지 않고 검소한 소비를 하며 이렇다고 할 플렉스 경험이 없다고 답하였다. 한 예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고가의 제품을 구매한 적은 있지만 이는 학업이나 업무, 자기계발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실용적인 소비였다고 답하였다. 이로 미루어 오늘날의 많은 청년세대는 사회적 통념과 부합하는 과시적 소비나 과소비가 아닌 실용적 소비 혹은 가치 소비에 가까운 소비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플렉스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 절약하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것 같아요. (자신만의 힐링하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 후) 아무리 못해도 2-3달에 한 번씩은 해외나 여행을 가요. 저는 쓸 때는 쓰는 편인데 여행가거나 어디 좋은 데 가면 돈을 안 아끼는 편이에요. (평소 절약하는 소비를 한다고 답변하지 않냐는 질문에) 평소에 계획적으로 잘 모아뒀다가 이럴 때 쓰는 것 같아요. (웃음) 아낄 때는 아끼고 이왕 놀러 가는 거 조금 더 확실하게 놀고 기분전환 하자는 것 같아요.” (참여자 F)
이처럼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과소비와 충동적 소비를 즐기지 않는다고 답변한 참여자들은, 자신의 관심 있는 분야와 가치 소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자 저마다의 좋아하는 분야에 아낌없는 지출을 한 경험을 공유하였다. 참여자들의 가치 소비는 주로 그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힐링의 수단으로 활용됨을 알 수 있었다. 참여자 D는 여자 친구와 이색적인 경험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었고, 음주가 취미인 참여자 B는 술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기 위해 많은 지출을 하였으며, 참여자 G와 I는 뮤지컬과 공연, 전시 등의 문화생활을 즐기는데 큰 비용을 지출한다고 답하였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소비가 힐링 혹은 확실한 기분전환을 하게하며, 돈을 모아서 계속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소비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술이 취미이자 힐링 수단인 참여자들은 자신이 혼술을 하는 이유에 대해 진술하였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참여자 E는 일주일 중 6-7번은 혼술이라고 말하며 그는 사실 사람들과의 술자리를 더 즐긴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20대 후반이 되니 다들 바쁘고 집에서 혼자 마시는 걸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기다보니 의도치 않게 매일 혼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1인 가구인 참여자 G 역시 참여자 E와 비슷한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또, 참여자 F와 H는 자신이 원하는 술을 원하는 만큼만 마실 수 있어서 혼술을 즐긴다고 답하였는데, 오늘날 청년세대가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유형인 혼술은 이처럼 하나의 취미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는 과거 조직과 공동체를 중시하여 관계 중심적이었던 한국의 음주문화와는 다른 모습인데, 직장생활의 경험이 있는 참여자들은 조직 내에서도 술을 강요하거나 집단주의적인 음주 분위기는 모두 사라졌다고 진술하였다. 대신 회식을 해도 개인의 주량과 취향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생겨 술과 음료도 다르게 주문한다고 답하였다.
청년세대의 가치 소비는 그들의 힐링 수단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위한 소비에서도 잘 나타났다. 기성세대의 음주문화와 비교해 오늘날 가장 달라진 것이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많은 참여자는 술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을 꼽았다. 참여자 C는 기성세대는 물리적으로 취기를 얻고자 하는 게 강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이는 취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위함이었는데, 즐거움, 고독감 해소, 관계 형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참여자 C는 오늘날의 청년세대는 술의 부가적인 가치를 보고 소비하는 게 크다고 말하였는데, 이는 새로운 경험을 위한 소비를 지향함을 보여준다. 실제로 인터뷰 참여자 모두는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에 긍정적이었으며, 대부분 그 매장의 시그니처 메뉴를 경험해 보는 편이라고 답하였다. 이러한 청년세대의 성향을 간파한 자본은 복수의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에 소구하고 있었다.
“제가 대학교에서 배우고 지금까지도 계속 그런 것 같다고 느끼는 게, 점점 저희 세대로 올수록 경험을 하기 위한 소비가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소유를 하기 위한 소비가 많았다면 요즘 MZ세대는 경험을 중시하는 느낌? 뭐를 먹더라도 그걸 한 번이라도 경험을 해봤냐 안 해봤냐의 차이가 크잖아요. 와인과 위스키도 유행하고 있지만 요즘엔 전통주도 인기가 많은데 얼마 전에 그런 시음회에 다녀온 적이 있거든요. 요즘은 처음 보는 술을 먹어보고 시야를 넓히는 게 새로운 경험이고 흥미로운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참여자 H)
참여자 H의 답변처럼 참여자들은 자신의 취향과 취미 분야에서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고 있었다. 평소 술을 좋아하지 않는 참여자 D와 I는 고급 외식문화를 2-3회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오늘날 유행하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관심과 경험해보고 싶은 동기가 가장 컸다고 답하였고, 음주가 취미인 참여자 B는 술과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참여자 H가 말한 것처럼 전통주를 신선한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경험하는 것을 흥미로워했다.
(술과 관련한 특이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저는 진짜 많죠. 코로나 때는 친구들이랑 줌을 틀어놓고 각자 술을 마신 적도 있고, 양조장 투어에 가서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본 적도 있고, 일본에 갔을 때는 맥주 공장에 기본적도 있어요. 그리고 제가 되게 자주 가고 좋아하는 전통주 바가 있는데, 거기서 이벤트성으로 개최하는 팝업들을 정말 좋아해요. 한번은 큰 테이블에 모르는 사람들끼리 10명 정도? 다 같이 앉으면 전통주 소믈리에분이 요리도 해주시고 사회자처럼 분위기도 띄우고 그러면서 사교 모임 같은 적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그 이후로 그런 원데이 클래스를 많이 다녔어요. (원데이 클래스의 매력이 뭐냐는 추가 질문에) 전통주의 맛 자체도 너무 좋았고, 그 과정도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거?” (참여자 B)
이처럼 전통주는 와인과 위스키와 함께 청년세대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고 자본이 제공하는 전통주와 관련한 다양한 즐길 거리는 청년세대의 소비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전통주뿐만 아니라 와인과 위스키의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오늘날 상당수의 문화가 일시적 유행에 그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문화산업의 경우, 소비를 장기적으로 또 꾸준하게 불러일으켜야 하는데, 참여자들은 유행이 금방 사라지는 건 경험의 가치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미 경험해 더 이상 궁금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그 기호와 투자의 가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청년세대의 특성은 2020년대에 들어 유행했던 고급 외식문화에서 특히 잘 드러났다.
(스시 오마카세가) “하도 유행하고 SNS에 많이 뜨니까 궁금해서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여자친구랑 기념일에 한번 가봤어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확실히 맛이랑 서비스도 너무 좋았고 대만족했는데 또 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너무 비싸기도 하고 그냥 한번 가봤다는 거에 의의를 두려고요.” (참여자 D)
“아는 지인이 사준다고 해서 소고기 오마카세를 가본 적이 있어요. 처음 보는 재료들이랑, 처음 먹어본 요리도 많았고, 확실히 달랐는데 제 돈 주고는 못 갈 것 같아요. 저는 제가 경험해보고 확실히 만족하는 거에만 재구매를 하는 성향이 있는데, 오마카세는 평소 밥 먹는 거에 거의 20배의 만족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아니니까... 한번 먹어봤으면 그걸로 된 거죠 뭐” (참여자 I)
고급 외식문화를 경험해본 참여자들은 모두 고급스러운 맛과 서비스를 느꼈고 만족했지만, 자기 돈으로 재방문할 의사는 없을 것 같다고 말하였다. 이는 앞서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아낌없이 소비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식음료 산업은 양극으로 나뉘게 되었는데, 전문가 집단은 산업에서 중간 포지션이 사라진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의 유행은 SNS의 영향이 너무나 크다고 생각해요. 개인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MZ세대는 남들과는 다른 경험을 하고자 하는데, 이런 고급문화라는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거죠. 근데 제가 이 업계에 있으면서 느끼는 건 이런 외식문화가 거품처럼 확 유행했다가 요즘은 물갈이가 되고 정리하는 분위기라는 걸 느껴요. 애초에 고급문화가 정착된다는 게 중산층, 저소득층은 소비의 한계가 있으니까 말이 안 되는 거죠... 이게(고급외식문화) 유행한 지 이제 몇 년 됐으니까 그사이에 다들 플렉스 한다면서 경험해봤을 거예요. 한번 경험해봤으니 뭔지 알았고, 이제는 결국 가성비를 찾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양극으로 나뉘는 거죠. 1% 극소수 부자들의 외식문화와 가성비 외식문화로...” (참여자 H)
“장사하시는 분들은 거의 다 공감하실 텐데 지금 소비패턴이 크게 위아래로 이원화가 됐어요. 쉽게 커피를 예시로 들어볼게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원두의 종류와 내리는 방식 등 커피 한잔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요. 그리고 그러한 가치가 값으로 매겨지는 거예요. 그런데 난 카페인 수혈만 하면 돼. 그러면 메가커피와 컴포즈 커피를 싼값에 마시는 거죠. 이디아가 예전에는 항상 스타벅스 옆에서 저가 포지션으로 자리 잡았었잖아요. 근데 요즘에 이디아가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가 더 싼 커피 브랜드들이 나오니까 중간 포지션이 된 이디아는 자리 잡지 못하고 사라지는 거죠.” (참여자 C)
조직과 공동체가 중시됐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생겨났고,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해 혼술의 대중화는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청년세대는 술에서도 자신의 취향을 찾거나 개성을 드러내고자 했는데, 이는 오늘날 청년세대의 대표적인 소비 특성 중 하나인 가치 소비로 나타났다. 가치 소비는 단순히 과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확실한 힐링 수단이나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는 것인데,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는 자신의 취향이나 형편에 맞지 않거나, 경험의 가치를 상실하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게 되었다. 그리고 청년세대의 이러한 경험 추구 소비는 가성비 소비와 만나 양면적 소비라는 새로운 소비 행태로 나타났는데, 양면적 소비는 산업의 중간 포지션 상실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5. 나오며
이 연구는 오늘날 청년세대의 소비 특성을 중심으로 새롭게 생성된 한국의 음주문화와 관련한 사회적 분위기를 미디어 재현과 청년세대의 인식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일례로, 관련 프로그램의 일부 출연진의 술을 둘러싼 취향과 실천이 비현실적으로 전문적이고 높은 비용이 든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었음에도, 미디어는 술과 청년세대의 음주문화를 전반적으로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술을 맛있게 마시기 위해 출연진들이 안주에 신경 쓰는 모습, 혹은 희소한 술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장면 등은 인터뷰 참여자들의 답변과 상당 부분 일치하였다. 또, 와인과 위스키에 취미를 가진 출연자가 등장해 주종을 소개하는 장면들은 청년세대의 호기심과 욕망을 자극하며 실제 소비로 이어지고 있었다.
반면, 미디어가 생성 및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술의 다채로운 기호는 수용자들의 흥미와 관심, 몰입과 모방 소비를 유발하였는데, 가령 혼술의 경험과 긍정적 이미지는 오늘날의 미디어 재현과 상호작용하며 확장되었다. 동시에 참여자의 대다수는 오늘날 미디어에 재현되는 술의 이미지와 이의 소비를 다루는 일련의 방송 프로그램들이 반복적이며 식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례로, 방송의 과도한 연출은 미디어가 사회의 긍정적인 음주 분위기에 기여한다기보다, 술을 문화산업적으로 영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들도 접할 수 있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담배 역시 술과 같이 일급 발암물질로 분류되지만, 이 둘의 사회적 인식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음주와 흡연은 방송심의에서도 같은 규정이 적용되고 있는데,20) 담배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지상파 3사와 보건복지부의 규제로 오늘날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흡연 장면을 찾아보기 어렵지만,21) 미디어 속 술의 재현은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도가 국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한국의 음주문화를 우연적인 현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동시에, 이는 곧 청년세대가 신자유주의라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자신을 위로하는 수단의 하나로 술을 음식이자, 기호로 선택적으로 활용 및 전유하게 된 것은 아닌지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오늘날의 음주문화는 이전 청년세대의 음식 소비문화에서 나타났던 일련의 특징들과도 유사했다. 복수의 연구에 의하면 청년들이 음식을 먹는 행위는 단순한 섭식의 차원을 넘어, 이를 통해 일상에서 문화적 실천을 추구하는 수단의 측면이 강했다. 또, 이들은 음식 소비를 통해 고급문화를 향유하는 만족감을 얻으려 했고, 음식 외에 식당의 분위기, 인테리어 등을 SNS에 올리며 타인과의 교류나 소통의 매체로 활용하였다. 이는 타인과의 공감대를 만들어주기도 하며 자신의 이색적인 경험을 드러내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이러한 문맥에서 청년세대의 음주문화를 단순히 상류층의 아비투스를 쟁취 및 답습하려는 목적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타자 지향적이며 미디어 이미지를 중시하는 소비 행위를 통해 나름의 방식으로 타자와 ‘구별 짓기’ 하려는 욕망이 발현되는 측면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뚜렷한 계급의식에 기인하는 것이라 보기 어려울지라도, 취향문화를 통한 자기 정체성의 추구와 연관되는 일면이라 할 수 있다.
상술한 신자유주의적 체제는 일상, 정동, 감정을 포함해 소비의 양극화를 낳기도 한다. 양면성(ambivalence)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인 앰비슈머(ambisumer)가 오늘날 시장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취향이 확고한 청년세대는 평소에 다방면으로 절약하고 충분한 검색을 통해 신중한 소비를 하지만,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분야에는 거침없는 소비, 즉 양면적인 소비 양식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청년들이 힐링과 색다른 경험을 추구한다는 것을 간파한 자본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소비를 매개 및 활성화하고 있었다. 예컨대, 도수가 낮은 소주 혹은 전통주가 와인이나 위스키와 함께 최근 청년세대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단순히 과시적 여가나 취향의 표식이라 보기 어렵다.
오늘날 한국의 청년세대는 술의 맛과 향, 분위기를 즐기는 세대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한국 사회의 변화와 함께 생성된 현상으로 청년세대는 기업, 미디어, 자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나 친구 등 지인으로부터 음주와 관련한 큰 영향을 받고 있었다. 가정에서 술을 처음 배우고, 대학 혹은 직장에서 이루어지는 주도와 같은 한국의 술자리 예절, 특히 관계 지향적 술자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동시에, 이는 과거의 권위적이며 강압적인 형태가 아닌 선택적이며 친목 도모의 목적이 더 큰 것으로, 청년세대는 점점 개인화 되어가는 오늘날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술의 사용 가치, 즉, 알콜 자체를 즐기고 그와 관련된 문화적 실천으로 혼술을 선호하는 측면도 발견되었다. 이것의 부작용을 포함해 보다 깊이 있는 사회문화적 측면에 대한 논의는 후속 연구로 남겨둔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제1저자의 석사학위 논문(2024년 8월)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해 재구성한 것임.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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