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통일로 인한 위협과 다양성 이념의 완충 효과의 탐색
초록
본 연구에서는 통일 이후 북한 출신 사람들이 남한 사회에 유입된다는 정보(인구 다양성 증가 조건)가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태도를 더 부정적으로 만드는지,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 관계의 기저에 현실적/상징적 위협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여러 다양성 이념이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야기하는 위협과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조절하는지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인구 다양성 증가(vs. 국토 변화 조건) 조건에서 참가자들의 통일에 대한 태도가 전반적으로 더 부정적이었다. 구체적으로 다양성 이념 조건(통제 조건 vs. 색맹주의 조건 vs. 다문화주의 조건 vs. 상호문화주의 조건)별로 살펴봤을 때, 다문화주의 조건과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다문화주의 조건과 상호문화주의 조건 모두에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직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만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유발한 현실적 위협이 이 관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 연구는 다양성 이념이 집단 간 관계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양성 이념이 한국의 특수한 사회문화적 맥락인 통일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에 어떻게 작용할지 실험적으로 살펴보았다는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whether increased demographic diversity due to the influx of North Koreans into South Korea after reunification has altered the attitude of South Koreans. We examined whether the reunification has a negative impact and the existence of any realistic/symbolic threat underlying this negative relationship. We further explored the moderating effects of various diversity ideologies on intergroup threats induced by information on the increase in demographic diversity and negative attitudes toward reunification. Our results indicated that South Koreans had a generally more negative attitude towards reunification in a demographic diversity increase condition (vs. geographic change condition). Looking into the diversity ideology conditions (control vs. colorblindness vs. multiculturalism vs. polyculturalism), the information on the increase in demographic diversity affected the attitude towards reunification negatively in multiculturalism and polyculturalism conditions. However, the mediating effect of realistic threat on this negative effect was statistically significant only in multiculturalism condition. This study experimentally examined the impact of diversity ideology on the attitude of South Koreans toward reunification, a topic that is particularly high in the socio-cultural context in South Korea.
Keywords:
Attitude toward reunification, Diversity ideology, Colorblindness, Multiculturalism, Polyculturalism키워드:
통일에 대한 태도, 다양성 이념, 색맹주의, 다문화주의, 상호문화주의1. 서 론
본 연구에서는 7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분단 상황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통일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을 집단 간 통합에 관한 사회심리학 이론과 연구 방법을 적용하여 모색하려고 한다. 2018년 1, 2차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 교류의 오랜 단절을 지나 남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북한과의 평화로운 공존, 나아가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긍정적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새로운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국민 개개인의 공감과 지지가 필수적이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통일교육원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증진시키기 위한 통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통일 교육의 주요 대상인 젊은 세대가 더 이상 민족 통일의 당위에 공감하지 못함에도(통일연구원, 2017), 현행 통일 교육에는 변화한 교육 대상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는 내용이 남아 있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통일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실증적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현행 통일 교육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짚어낼 것이다. 이후 사회심리학에서의 집단 간 통합에 대한 이론을 적용하여 통일 이후 남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부정적인 심리적 반응들을 실험적으로 밝히고, 사람들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믿음인 다양성 이념에 따라 남한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위협의 부정적 결과(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달라지는지 확인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여 앞으로의 통일 교육에서 심리학적 접근과 다양성 이념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1) 통일 교육 현황 및 문제점
남한과 북한의 긴 공통 역사와 문화적 유사성은 한반도 분단 이후에도 서로를 ‘한민족’으로 여기게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전통적 통일 교육은 민족의 합치 관점에 집중하였다(신봉철, 2010). 단일 민족성의 회복은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직관적이면서도 호소력 있는 통일의 당위성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분단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남한과 북한 사회가 여전히 동질적인 사회인지, 나아가 남북이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지 현 시점에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남한과 북한 사회의 간극은 심화되고 있으며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남북의 경제 수준은 이미 거의 모든 영역의 지표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신장철, 2016). 뿐만 아니라 비록 같은 언어 체계와 문자를 사용하고 있을지라도 오랜 남북 상호 교류의 단절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 표현들을 상당히 이질화시켰고, 이는 통일 이후 남북한 출신 주민들의 교류와 사회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김민채, 2020; 김석향, 2005; 이경희, 1997). 분단으로 인한 사회 교류 단절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으나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 <6.15 남북공동선언>의 결과물로서 다양한 남북교류사업이 시작되었으나, 2000년대 후반 북한의 폐쇄적 대(對)국제 정책 기조 및 도발과 남한의 강경한 대응이 맞물리면서 남북관계는 다시 경색되었다. 이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과 같은 남북교류사업의 대부분은 중단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아래에서, 현재의 젊은 세대들에게 ‘민족 통합’으로서의 통일은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권성아, 2019).
한반도 분단이 7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은 더 이상 민족 통합의 당위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2020년 국민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통일에 찬성하는 비율은 2018년 66%에서 2020년 59.6%로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KBS 남북교육협력단, 2020). 이러한 조사 결과를 불러온 원인은 복합적이겠으나, 전통적인 관점의 통일 교육으로는 교육의 주요한 대상인 젊은 세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해를 유도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도 하나의 원인일 것이다. 실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남북이 한민족이라고 해서 반드시 하나의 국가를 이룰 필요는 없다’는 질문에 동의를 한 비율이 동의하지 않은 비율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차이는 20~40대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통일연구원, 2017).
이러한 국민 인식 변화에 따라 통일 교육이 지향해야 할 지점도 변화해야 한다는 압력 또한 거세지고 있다. 통일의 민족사적 당위성만을 강조하고 통일과 관련 있는 평화, 관용, 존중 등의 가치에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통일된 민족국가의 수립’이라는 정서적 당위를 기초로 한 통일 교육은 합리적 사고를 배제하고 두 집단의 동질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느라 통일의 과정 속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될 사회문화적 통합과정에 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화된 분단 상황으로 인해 서로 다른 문화적 가치를 갖게 된 현 남북한 사회의 현실을 고려해볼 때, 지금 통일 교육에서 필요한 것은 ‘동질성’에 대한 강조가 아니라 ‘차이’에 대한 인정과 존중일 수 있다. 차이에 대한 존중 없이는 남북이 정치적 통일을 이룬다 할지라도 심화된 문화적 간극에서 야기될 다양한 집단 간 갈등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차별적 시선(양문수, 이우영, 2019; 심양섭, 2016)은 통일이 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회 갈등의 양상을 부분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므로 장기화된 분단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통일은 단일 민족·문화 공동체와의 융합으로 여겨지기보다 서로 다른 정치 체제와 문화를 가진 낯선 집단과의 조화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북한 사회와 교류해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세대가 현 통일 교육의 주요한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통일을 ‘익숙하지만 낯선’ 집단인 북한과의 통합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기존의 ‘민족 통일’의 패러다임을 넘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집단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을 함양하는 다문화 통일 교육이 제안되고 있다(이인정, 2020; 정진리, 유가현, 2020). 다문화주의의 가치를 수용한 다문화 통일 교육은 단순히 통일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이해를 향상시키는 것을 넘어 사회 갈등 해결 능력을 기르고 관용적 태도, 민주 시민으로서의 소양을 함양하는 것에 있어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다(추병완, 2011). 하지만 다문화 통일 교육에도 여전히 한계 지점이 존재한다. 다문화주의는 집단 간 관계에서 서로 다른 집단의 관습과 문화적 차이를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이를 격려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특징이 역설적으로 집단 간 구별을 두드러지게 하여 소수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등의 부작용을 나을 수 있다는 비판이 존재한다(Plaut et al., 2011; Vorauer & Sasaki, 2011).
앞서 언급한 연구 필요성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는 현행 통일 교육의 한계 지점을 짚고, 통일 이후 남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부정적인 심리적 결과들을 실험적으로 밝혀내고자 하였다. 또한 다문화 통일 교육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다문화주의를 비롯한 상호문화주의와 같은 여러 다양성 이념들의 심리적 효과들을 비교하여 한반도 통일 교육에서 가장 적합한 다양성 이념이 무엇일지를 탐색하였다.
2) 이론적 배경
현대적 의미의 통일은 다양성 증가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70년 이상 분단되어 드물게 교류해온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는 것은 남한 사람들에게 이질적인 사회와의 통합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 즉, 한반도 통일은 남한 사람들에게 외집단 구성원과의 접촉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질적인 집단과의 접촉이 기존 사회 구성원들에게는 공포나 위협 같은 부정적 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Chiu et al., 2009).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에서 공존하게 될 다양한 민족·문화적 배경을 지닌 개인들을 어떻게 수용하고 이해할지와 관련한 문제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
Chiu와 Cheng(2007)의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문화에서 비롯한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는 정보(예. 퓨전음식)에 노출되면 사회 갈등과 문화 오염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켜 외집단에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속한 사회의 인구 구성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정보를 제시하면 해당 사회의 기존 구성원들이 지각하는 위협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Craig & Richeson, 2014, 2017). 집단 간 관계에서 지각되는 위협은 크게 집단의 가치, 삶의 방식 등이 외집단 구성원에 의해 오염될지도 모른다는 ‘현실적 위협(realistic threat)’과 본인들의 지위, 권력 등이 직접적으로 침해될지도 모른다는 ‘상징적 위협(symbolic threat)’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Maddux et al., 2008; Outten et al, 2012).
인구 다양성 증가로 인한 주류 집단 구성원들의 위협은 외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로 이어질 수 있다. Osborn과 동료들(2020)의 연구에 따르면 인구 다양성이 증가한다는 정보를 접한 미국의 백인들은 인구 다양성과 상관없는 정보를 읽은 조건의 백인들보다 더 큰 위협을 보고하였고, 이는 백인들이 정치적으로 더욱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게 만들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증가한 위협의 결과로 소수 집단의 권익을 보호하는 정책 또한 덜 지지하는 결과가 관찰되었다는 것이다. 이 결과를 한국 사회에 적용하면, 통일 이후 북한 사람들이 다수 이주하여 남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게 될 것이라는 정보가 주어졌을 때 남한 사람들이 지각하는 위협이 증가하여 통일과 북한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통일 이후, 북한 사람들과의 접촉과 교류로 인한 인구 다양성의 증가는 쉽게 막을 수 없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로 인해 야기될 사회 변화가 불러올 남한 사회 구성원들의 위협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그 방안으로서 여러 다양성 이념이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다양성 이념(diversity ideology)은 다양한 사회 구성 집단들이 다양성에 접근하고 이를 어떻게 개념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믿음과 생각의 총체를 말한다(Gündemir et al., 2019). 2021년 기준, 남한의 인구수는 북한의 인구보다 약 두 배 많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 지표에서도 남한은 북한을 훨씬 앞서고 있다. 이러한 면을 고려할 때 통일 한국 사회에서 남한 출신 사람들은 북한 출신 사람들에 비해 사회 주류 집단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 종합하면, 남한 사람들의 다양성 이념이 통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집단 갈등을 해결함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 사회 내 주류 집단의 다양성 이념이 소수 집단 구성원들의 소속감 등의 심리사회적 변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한다(Plaut et al., 2009).
다양성 이념은 아주 큰 틀에서 집단 간 차이, 즉 다름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집단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무시하고 대상을 집단에 속한 구성원이 아닌 개인으로서 대우하자는 다양성 이념으로는 색맹주의(colorblindness; Wolsko et al., 2000)가 있다. 색맹주의는 피부색과 상관없이 모든 인간을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고 보는 다양성 이념이다. 오늘날 색맹주의는 단순히 인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집단을 구분짓는 특징들을 최대한 무시하고 모든 집단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강조하는 다양성 이념으로도 해석된다(Cho et al., 2017). 색맹주의는 최초에 인종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평등을 이룩하기 위해 제안되었지만, 관련된 연구에서는 소수 집단 구성원들이 사회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느끼는 등의 부정적 결과를 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laut et al., 2009). 현실적으로 사회의 모든 집단 구분을 무시하자는 주장이 달성되는 것은 불가능함에도 이를 추구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색맹주의의 특징은 사회 주류 집단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모든 사회 집단을 상위집단의 문화와 규범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화주의(assimilation)’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게 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Fryberg & Stephens, 2010). 각 사회 집단의 독특성을 무시하고 똑같이 대우하자는 논지를 가진 색맹주의는 ‘다름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다양성 이념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편,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는 앞서 언급된 색맹주의와 달리 ‘다름에 가치를 부여하는(value the difference)’ 관점이다. 이 관점에서 인종, 민족에서 유래된 다름은 격려되고, 존중되어야 하는 개념이다. 색맹주의와 다문화주의가 소수 집단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색맹주의는 소수 집단 구성원에 대한 부정적 편향을 증가시키는 반면(Apfelbaum, Sommers, & Norton, 2008; Plaut et al., 2009), 다문화주의는 소수 집단 구성원들에 대한 수용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Wolsko et al., 2006).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인구로 구성된 사회에서 다문화주의는 집단 간 갈등을 완화하고 소수 집단 구성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다양성 이념으로 여겨지고 있다(Levin et al., 2012).
그러나 다문화주의와 관련한 최근 연구들의 결과는 이제껏 집단 간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받아온 다문화주의가 주류집단 구성원들의 위협을 증가시킴으로써 소수 집단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취하는 등의 예상치 못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Osborn et al., 2020; Rosenthal & Levy, 2012). 대표적으로 다문화주의 관점은 집단 간 차이를 강조하고 사회적 범주를 고정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이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Gündemir & Galinsky, 2018; Hahn et al., 2010, 2015; Verkuyten, 2005). 따라서 다문화주의에 기반한 통일 교육은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 간의 구분을 더 현저하게 만들고, 북한 사회와 북한 사람에 대해 남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강화해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다문화주의에 대한 비판들이 제기됨에 따라 그 대안으로서 상호문화주의(polyculturalism)가 제안되었다. 상호문화주의는 서로 다른 민족과 문화적 집단 간 경계를 부각시키기보다 집단 간 상호작용과 상호 연결을 강조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에 따른 문화의 유동성을 부각하는 다양성 이념이다(Verkuyten et al., 2020). 상호문화주의는 다문화주의처럼 집단 간 차이를 인정하나, 각 집단이 변화되지 않은 상태로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보기보다는 역동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상호 연결을 강조한다는 데에서 그 차이가 있다(Osborn et al., 2020). 상호문화주의에 대한 경험적 연구들은 집단 간 관계에서 상호문화주의의 이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상호문화주의를 강하게 지지하는 사람들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관용적 태도를 더 많이 보였으며, 외집단과의 접촉 의향을 더 보이는 등의 긍정적인 집단 간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osenthal & Levy, 2012; Rosenthal & Levy, 2016; Rosenthal et al., 2015).
다음으로 살펴볼 연구들은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를 보다 직접적으로 비교하였다. 먼저, Cho 등(2017)의 연구에서는 실험적으로 두 관점을 조작하여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공존하는 경험에 대한 선호를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상호문화주의를 설명하는 글을 읽은 참가자들은 외부의 문화적 요소가 혼합된 경험(예. 퓨전음식)을 긍정적으로 생각한 반면, 다문화주의와 관련된 글을 읽은 참가자들은 이러한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또한, 다문화주의를 강하게 지지할수록 다양한 문화의 요소가 혼합된 경험을 덜 선택하는 경향이 관찰되었고, 단일한 문화적 경험(예. 정통 프랑스음식)에 대해 더 호감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상호문화주의를 더 지지하는 개인은 문화적으로 혼합된 경험과 혼합되지 않은 경험 모두를 비슷한 정도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sborn 등(2020)의 연구에서는 소수 인종의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정보를 읽은 참가자들에게서 위협이 증가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위협의 결과로서 야기된 정치적 보수화 수준이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달라지는지 살펴보았다. 다문화주의를 옹호하는 글을 제시한 조건에서, 소수 인종의 부상은 주류 집단의 위협 수준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결국 정치적 보수주의로 이어졌다. 반면,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더 약하게 나타나거나 다문화주의와는 반대로 주류 집단의 현실적 위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들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비록 남북한은 한민족이라는 사회정체성을 공유하고는 있으나, 장기화된 분단은 남한 사회 구성원들과 북한 사회 구성원 간 문화적 이질성을 심화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 통일은 남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이질적인 북한 사회 구성원의 유입을 암시하는 사건으로, 이에 대한 점화는 현실적/상징적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렇게 고조된 위협은 남한 사람들로 하여금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가지게 할 수 있는데, 이때 다양성 이념이 통일 이후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야기하는 위협을 감소시킴으로써 이러한 부정적 태도를 완화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통일이라는 특수한 집단 간 관계에 있어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현실적/상징적 위협과 통일에 대한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고, 이러한 결과가 여러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달라지는지 살펴볼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통일 이후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인구 다양성 증가의 부정적인 영향이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인구 다양성 증가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다른 이유를 현실적/상징적 위협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탐색하였다. 구체적인 연구 가설은 다음과 같다.
- ∙연구 가설 1.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 - 연구 가설 1-1.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호문화주의 조건과 다문화주의 조건에서 통제 조건에 비해 더 약하게 나타날 것이다.
- - 연구 가설 1-2.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 다문화주의 조건에 비해 더 약하게 나타날 것이다.
- ∙연구 가설 2.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현실적/상징적 위협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 - 연구 가설 2-1.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현실적/상징적 위협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호문화주의 조건과 다문화주의 조건에서 통제 조건에 비해 더 약하게 나타날 것이다.
- - 연구 가설 2-2.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현실적/상징적 위협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 다문화주의 조건에 비해 더 약하게 나타날 것이다.
- ∙연구 가설 3.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다른 이유를 현실적/상징적 위협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 - 연구 가설 3-1.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호문화주의 조건과 다문화주의 조건에서 통제 조건에 비해 완화되는 이유는 두 조건에서 통제 조건에 비해 현실적/상징적 위협을 더 약하게 지각됐기 때문일 것이다.
- - 연구 가설 3-2.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 다문화주의 조건에 비해 더 약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 다문화주의 조건에 비해 현실적/상징적 위협을 더 약하게 지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본 연구에서 주목한 두 다양성 이념(다문화주의, 상호문화주의)은 모두 ‘다름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념이기 때문에 이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 색맹주의 조건을 탐색적 목적으로 추가하여 특정한 예측 방향을 설정하지 않은 채 그 효과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최종 연구 모형은 <그림 1>과 같다.
2. 방법 및 절차
1) 참가자
본 연구의 참가자 수는 G-power(Faul et al., 2007)를 활용하여 산출하였다. Richard와 동료들(2003)에 따르면 사회심리학에서 중간 정도의 효과 크기는 Cohen`s d = 0.36이다. 이를 기반으로 80% 이상의 검정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참가자 수를 산출하였다. 분석 결과, 적절한 검정력을 위해서는 341명의 참가자가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G-power를 통한 참가자 수 산출 방법이 매개분석을 위한 참가자 수를 과소추정한다는 Schoemann과 동료들(2017)의 권고와 주의점검에 탈락할 가능성을 고려해 총 400명(남 200명)의 참가자를 모집하였다. 참가자 모집은 국내 리서치 회사인 인바이트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참가 대상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었다. 참가자들은 리서치 회사에서 책정한 보상을 대가로 본 연구에 참가하였다. 결과 분석에는 전체 참가자의 자료 중 주의점검에 탈락한 13명과 자료 분석에 동의하지 않은 7명의 자료를 제외한 380명(남 193명)의 자료가 사용되었다. 최종 참가자의 인구통계학적 구성은 <표 1>에 제시되었다.
2) 절차
실험의 모든 절차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통일 한국과 한국인의 태도’를 알아보는 연구라고 사전에 안내받은 뒤 연구 참가 동의 여부를 밝히고 실험에 참가하였다. 연구 참가에 동의한 참가자들은 조건별 연령, 성별 균등할당을 위한 사전 스크리닝을 이유로 먼저 자신의 연령과 성별을 보고하였다. 이후 참가자들은 통일 이후 나타날 변화(인구 다양성 변화 조건 vs. 국토 변화 조건)에 대해 서술한 가상의 연구 보고서를 읽고, 보고서의 내용에 관한 간단한 질문에 응답하였다. 그 후 참가자들에게는 각 실험 조건(통제 조건 vs. 색맹주의 조건 vs. 다문화주의 조건 vs. 상호문화주의 조건)에 해당하는 다양성 이념 조작을 위한 가상의 언론 기고문이 제시되었으며, 앞선 절차와 마찬가지로 기고문의 내용에 관한 간단한 질문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실험 조작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매개변인인 현실적 및 상징적 위협과 종속변인인 통일에 대한 태도, 통일에 대한 찬성과 반대, 북한 출신 주민에 대한 태도, 북한 사람에 대한 태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남북 교류 사업에 대한 지지 정도, 그리고 탐색적 목적으로 추가된 사회지배성향에 순서대로 응답하였으며,1) 이어서 학력, 정치적 태도, 사회경제적 지위에 관한 인구통계학적 질문에 응답하였다. 마지막으로 실험의 목적 및 내용에 대한 사후 설명을 끝으로 실험은 종료되었다. 연구의 소요시간은 30분 내외였으며, 연구 절차와 측정 도구는 충북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
3) 실험 조작
통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인구 다양성 증가를 실험적으로 조작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두 개의 조건(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조건 vs. 통제 조건) 중 하나에 무선적으로 할당되었으며, 각 조건에 해당하는 가상의 연구 보고서를 제공받았다. 미래 인구 보고서를 참가자들에게 제시함으로써 인구 다양성 증가를 점화하는 연구 방법은 여러 선행연구에서 사용되었다(Craig & Richeson, 2014; Osborn et al., 2020).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에서 활용한 조작 자극을 참고하여 통일이라는 한반도 특수적 맥락에 맞게 실험 자극을 제작하여 연구에 활용하였다.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조건에서 제시된 연구 보고서는 통일 이후 북한 출신 사람들이 다수 남한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한 통일 한국 사회의 인구 변화를 중점으로 서술되었다. 한편 통제 조건에서 제시된 연구 보고서는 논밭 비율의 변화 등의 통일 이후 나타날 통일 한국 사회의 국토 변화를 중점으로 서술되었다. 연구 보고서를 다 읽은 후에는 연구 보고서를 주의 깊게 읽지 않은 참가자를 분석에서 제외하기 위한 주의점검 문항이 제시되었다. 주의점검 문항은 각 조건에 해당하는 연구 보고서의 핵심 문장으로 구성된 객관식 두 문항이었으며, 이 중 하나라도 연구 보고서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응답을 한 참가자의 자료는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참가자들은 다양성 이념 조작을 위한 네 개의 조건(통제 조건 vs. 색맹주의 조건 vs. 다문화주의 조건 vs. 상호문화주의 조건) 중 하나에 무선적으로 할당되어, 각 다양성 이념에 대해 서술한 가상의 기고문을 제공받았다. 본 연구에서 다양성 이념 조작을 위해 사용한 기고문은 Cho와 동료들(2017)의 연구에서 사용된 기사문을 번역 및 수정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각 기고문은 1) 색맹주의 조건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들이 공통의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2)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는 모든 문화가 각자만의 고유하고 불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의 보존이 필요한 일임을, 3)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는 다양한 문화들이 상호 교류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왔음을 중점으로 서술되었다. 통제 조건에는 다양성 이념과는 무관한 동굴에 대한 내용이 서술되었다. 기고문을 다 읽은 후에는 기고문을 주의 깊게 읽지 않거나 기고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참가자를 분석에서 제외하기 위한 주의점검 문항이 제시되었다. 주의점검 문항은 제시된 기고문의 주장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이 무엇인지 고르는 객관식 문항이 하나 제시되었으며, 이 문항에 올바른 응답을 하지 못한 참가자의 자료는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4) 측정도구
현실적 및 상징적 위협의 측정은 Stephan과 동료들(1999)이 이주민에 대한 미국의 주류 집단인 백인들의 위협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문항 중 일부를 연구 맥락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현실적 위협 측정을 위해 5문항(‘통일 한국에서는 북한 출신 사람들 때문에 우리의 세금 부담이 증가할 것이다’, ‘통일된 한국 사회에서 북한 출신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취할 것이다’, ‘통일 후에 북한 출신 사람들에 대한 사회 서비스의 증가로 인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사회 서비스는 줄어들 것이다’, ‘통일 한국 사회에서 북한 출신 사람들 때문에 우리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다’, ‘통일 후 북한 출신 사람들 때문에 우리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증가할 것이다’)이 사용되었다. 상징적 위협의 경우 현실적 위협과 마찬가지로 Stephan 등(1999)의 연구를 참고하여 4문항(‘통일 한국 사회에서 북한 출신 사람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문화적 신념이나 가치가 훼손될 것이다’, ‘통일 한국에서 북한 출신 사람들이 갖고 있는 도덕적 신념은 우리 사회의 일반적 가치와 공존할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사람들은 통일 이후 가능한 한 빨리 우리 사회의 규칙과 규범을 배워야 할 것이다’, ‘통일 한국에서 북한 출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와 신념은 우리 사회의 일반적 가치와 공존할 수 없을 것이다’)을 채택하고, 연구자가 임의로 만든 현실적 위협 문항(‘통일 한국에서 북한 출신 사람들은 우리 시민사회를 오염시킬 것이다’) 하나를 추가하였다. 각 문항은 7점 척도(1 =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7 = “매우 그럴 것이다”) 로 평정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현실적 및 상징적 위협을 많이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적 위협 다섯 문항의 내적 합치도는 Cronbach's α = .86이었으며, 상징적 위협 다섯 문항의 내적 합치도는 Cronbach's α = .85이었다.
통일에 대한 태도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2020)의 통일의식조사와 KBS 남북교육협력단(2020)의 국민통일의식조사에서 사용된 문항을 참고하여 연구 맥락에 맞게 수정 후 사용하였다. 통일에 대한 태도 측정을 위해 연속형 다섯 문항(예: ‘귀하는 남북한 통일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통일이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과 이와 별개의 이분형 한 문항(‘남북 통일에 대한 귀하의 의견을 찬성과 반대로 나타내 주시기 바랍니다’)으로 구성되었다. 연속형 다섯 문항은 7점 척도 상에서 평정되었으며, 이분형 한 문항은 찬성과 반대의 두 선택지(0 = “반대한다”, 1 = “찬성한다”) 중 하나로 선택되었다. 연속형 문항의 점수가 높을수록 통일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갖고 있음을 의미하며, 통일에 대한 태도 다섯 문항의 내적 합치도는 Cronbach's α = .94이었다.
사회지배성향은 Ho 등(2015)이 타당화한 사회지배성향의 단축형 척도를 황미애(2020)가 번역한 것을 사용하여 측정되었다. 문항은 총 8개(예: ‘일상적인 사회에서는 어떤 집단은 상위에 있고 다른 집단은 하위에 위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집단은 다른 집단에 비해 열등하다’)였으며, 참가자들은 각 문항에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7점 척도(1 =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7 = “매우 동의한다”) 상에서 평정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지배성향이 높음을 나타내기 위하여 관련된 문항을 적절히 역코딩하였다. 사회지배성향 여덟 문항의 내적 합치도는 Cronbach's α = .77이었다.
인구통계학적 변인으로 참가자들의 나이와 성별, 학력, 정치적 태도, 그리고 사회경제적 지위를 측정하였다. 학력은 ① 무학, ② 초등학교 졸업, ③ 중학교 졸업, ④ 고등학교 졸업, ⑤ 대학교 재학/졸업, ⑥ 대학원 재학/졸업, ⑦ 기타의 7점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기타는 참가자의 학력에 대한 단답형 응답을 근거로 적절히 해당하는 범주로 재코딩되었다. 정치적 성향은 7점 척도(1 = “매우 보수적이다”, 7 = “매우 진보적이다”) 상에서 측정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진보적인 성향을 의미한다. 사회경제적 지위는 Adler 등(2000)의 사회경제적 지위 척도로 측정되었다. 척도는 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참가자들은 열 개의 층이 있는 사다리 그림을 보고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한국 사회에서 어디쯤에 위치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 보고하였다. 사회경제적 지위 문항의 점수가 높을수록 참가자가 지각한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음을 의미한다.
3. 결 과
주요 변인들의 평균과 표준편차, 변인 간 상관은 <표 2>에 제시되었다. 분석에는 SPSS 25.0이 사용되었다. 주요 가설에 대한 모든 분석에서 인구통계학적 변인인 참가자의 나이, 성별, 학력, 정치적 성향, 사회경제적 지위는 통제변인으로 투입되었다. 탐색적 목적으로 측정된 개인차 변인인 사회지배성향도 연구의 주요 관심 변인과 유의미한 상관이 있었기에 이 역시 통제변인으로 분석에 투입하였다.
1)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그리고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의 영향이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달라지는가?(가설 1)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시된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다른지 검증하기 위해, 연속형으로 측정된 통일에 대한 태도를 종속변인으로 하고 인구 다양성 점화(인구 다양성 증가 조건 vs. 통제 조건)와 다양성 이념(통제 조건 vs. 색맹주의 조건 vs. 다문화주의 조건 vs. 상호문화주의 조건)을 독립변인으로 하는 공변량분석을 실시하였다(<그림 2> 참고). 분석 결과, 인구 다양성 점화의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F(1, 366) = 9.95, p < .01, partial η2 = .026, 다양성 이념의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3, 366) = 1.19, p = .313, partial η2 = .010. 인구 다양성 점화와 다양성 이념의 상호작용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3, 366) = 1.82, p = .144, partial η2 = .015.
이어서 이분형으로 측정된 통일에 대한 찬반을 종속변인으로 하고 인구 다양성 점화(인구 다양성 증가 조건 = 1 vs. 통제 조건 = 0)와 다양성 이념(통제 조건 vs. 색맹주의 조건 vs. 다문화주의 조건 vs. 상호문화주의 조건)을 독립변인으로 하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통제 변인들이 투입하여 통제하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인구 다양성 점화와 다양성 이념을 투입하여 각 항목이 통일에 대한 찬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으며, 세 번째 단계에서는 인구 다양성 점화 X 다양성 이념을 투입하여 상호작용 효과를 탐색하였다. 조건별 통일에 대한 찬성과 반대 빈도는 <표 3>에 제시되어 있다. 분석 결과, 인구 다양성 점화의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B = -.74, p < .01, 다양성 이념의 주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ps > .091. 인구 다양성 점화와 다양성 이념의 상호작용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ps > .163.
2)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현실적/상징적 위협을 증가시키는가? 그리고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의 영향이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달라지는가?(가설 2)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현실적/상징적 위협에 미치는 영향이 제시된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다른지 검증하기 위해, 현실적 위협을 종속변인으로 하고 인구 다양성 점화(인구 다양성 증가 조건 vs. 통제 조건)와 다양성 이념(통제 조건 vs. 색맹주의 조건 vs. 다문화주의 조건 vs. 상호문화주의 조건)을 독립변인으로 하는 공변량분석을 실시하였다(<그림 3> 참고). 분석 결과, 인구 다양성 점화와 다양성 이념의 주효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F(1, 366) = 0.46, p = .498, partial η2 = .001. F(3, 366) = 0.14, p = .938, partial η2 = .001. 인구 다양성 점화와 다양성 이념의 상호작용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3, 366) = 2.01, p = .112, partial η2 = .016.
이어서 상징적 위협을 종속변인으로 하는 동일한 분석을 실시하였다(<그림 4> 참고). 분석 결과, 인구 다양성 점화와 다양성 이념의 주효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F(1, 366) = 0.38, p = .540, partial η2 = .001. F(3, 366) = 0.43, p = .729, partial η2 = .004. 인구 다양성 점화와 다양성 이념의 상호작용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3, 366) = 1.27, p = .285, partial η2 = .010.
3)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성 이념별로 다르게 나타난 이유가 현실적/상징적 위협으로 설명되는가?(가설 3)
가설 1과 가설 2의 분석에서 다양성 이념의 조절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분석 결과에 대한 그래프를 살펴보면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와 현실적, 상징적 위협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성 이념별로 서로 다른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탐색적 목적으로 다양성 이념 조건별 인구 다양성 점화의 단순 주효과를 살펴본 결과, 다문화주의 조건과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 및 찬반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ps < .05. 또한 오직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만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현실적 위협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p < .05.
단순 주효과 분석이 비록 탐색적 목적으로 실시된 것이기는 하나, 위의 분석 결과는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와 현실적, 상징적 위협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성 이념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경향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성 이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이유가 현실적/상징적 위협에 의해 설명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매개된 조절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을 위해 다양성 이념의 네 조건은 더미코딩 되었으며, 특정한 예측 방향 없이 탐색적 목적으로 추가된 색맹주의 조건의 효과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준거 집단을 서로 다르게 하여 가능한 모든 조건 간 차이를 살펴보았다. 매개변인인 현실적/상징적 위협은 모형에 동시 투입되었나, 상징적 위협을 통한 매개 경로는 모든 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아래에는 현실적 위협을 통한 매개 경로의 분석 결과만을 보고하였다. 현실적 위협과 상징적 위협을 매개 모형에 각각 투입하여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먼저 연속형으로 측정된 통일에 대한 태도를 종속변인으로 하고 인구 다양성 점화(인구 다양성 증가 조건 vs. 통제 조건)와 다양성 이념(통제 조건 vs. 색맹주의 조건 vs. 다문화주의 조건 vs. 상호문화주의 조건)을 각각 독립변인과 조절변인으로 하는 매개된 조절분석을 실시하였다(<그림 5>, <그림 6> 참고). 분석 결과, 오직 다문화주의 조건의 매개효과와 상호문화주의 조건의 매개효과 차이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B = -0.18, SE = 0.11, 95% CI [0.0166, 0.4240]. 구체적으로 두 다양성 이념의 단순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는 현실적 위협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B = -0.12, SE = 0.07, 95% CI [-0.2697, -0.0139],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는 현실적 위협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B = 0.07, SE = 0.07, 95% CI [-0.0528, 0.2163]. 반면 매개변인의 효과를 통제한 두 변인 간 직접효과의 경우, 다문화주의 조건과 상호문화주의 조건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각, B = -0.47, SE = 0.23, 95% CI [-0.9275, -0.0175]; B = -0.86, SE = 0.23, 95% CI [-1.3178, -0.4063].
다음은 이분형으로 측정된 통일에 대한 찬반을 종속변인으로 투입한 조절된 매개 모형의 분석 결과이다. 분석 결과, 오직 다문화주의 조건의 매개효과와 상호문화주의 조건의 매개효과 차이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B = 0.51, SE = 0.30, 95% CI [0.0571, 1.2329]. 구체적으로 두 다양성 이념의 단순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는 현실적 위협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B = -0.33, SE = 0.20, 95% CI [-0.8021, -0.0444],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는 현실적 위협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B = 0.19, SE = 0.20, 95% CI [-0.1637, 0.6276]. 반면 매개변인의 효과를 통제한 두 변인 간 직접효과의 경우,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B = -0.83, SE = 0.60, 95% CI [-1.9912, 0.3457],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관찰되었다. B = -1.61, SE = 0.55, 95% CI [-2.6842, -0.5428].
가설 3에 대한 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오직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만 현실적 위협이 인구 다양성 증가가 야기한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제 조건, 색맹주의 조건과 달리 다문화주의 조건에서 인구 다양성 증가로 인한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관찰된 이유가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만 증가한 현실적 위협 때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다문화주의 조건과 상호문화주의 조건 간 현실적 위협의 매개효과 차이가 관찰되었다. 구체적으로 다문화주의 조건과 상호문화주의 조건 모두에서 인구 다양성 증가가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야기하였지만, 오직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만 인구 다양성 증가로 인해 야기된 현실적 위협이 이 관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4. 논 의
1) 연구 결과 요약
본 연구에서는 심리학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통일 이후 북한 출신 사람들이 남한 사회에 유입된다는 정보가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태도를 더 부정적으로 만드는지,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인 태도가 현실적/상징적 위협으로 설명이 되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여러 다양성 이념이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야기하는 위협과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변화시키는지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통일 이후 인구 다양성이 증가한다는 정보를 제시하면 남한 사람들은 통일에 대해서 더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이민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정보를 주었을 때 미국의 주류 집단인 백인들이 더 보수적인 정책을 지지하고,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서 더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는 선행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Craig & Richeson, 2014; Danbold & Huo, 2015; Osborn et al., 2020). 이는 통일 이후 일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집단이 공존하게 되는 상황을 묘사했을 때 남한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서 더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양성 이념에 따라 이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면, 다양성 이념과 관련 없거나 색맹주의와 관련한 글을 제시하였을 때에는 인구 다양성 증가로 인한 통일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다문화주의 혹은 상호문화주의와 관련한 글을 제시하였을 때에는 인구 다양성 증가 조건에서 통제 조건에 비해 통일에 대해 더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제까지 소수 집단 구성원들의 심리사회적 변인 및 집단 간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되어왔던(Cho et al., 2017; Gündemir et al., 2017)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가 남한과 북한의 집단 간 관계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부정적 영향이 통일 이후 북한 인구의 남한 유입과 같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을 생각하게 했을 때 표면화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결과에 비추어 보면,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가 갖고 있는 ‘다름에 가치를 부여하는’ 특징은 통일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에는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 즉, 통일 이후 북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정보가 주어졌을 때,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는 남한 사람들로 하여금 북한 사람과의 차이점에 주목하게 만들어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야기했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자들은 인구 다양성 증가가 야기하는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통일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북한 출신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의 희소화 및 경쟁, 남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손상에 대한 위협에 의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러나 다문화주의 조건을 제외한 다른 세 조건(통제 조건, 색맹주의 조건,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관찰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결과도 한반도 통일 맥락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인구 다양성 증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위협을 증가시킨다는 선행 연구들은 대부분 민족, 특히 문화적 유사성이 매우 적은 이주민 유입 맥락에서 수행되었으나(Craig & Richeson, 2014; Craig & Richeson, 2017; Major et al., 2016; Osborn et al., 2020), 본 연구는 한반도 특수적 맥락인 분단과 통일이라는 상황을 반영하여 수행되었다. 본 연구에서 선행 연구에서 발견된 위협의 효과가 관찰되지 않은 이유는 오랜 분단으로 인한 교류의 단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사람들이 민족성과 역사적 배경을 공유하는 유사성을 지닌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신봉철, 2010). 이는 남한 사람들에게 통일 이후 북한 사람들과 공존해야 한다는 정보가 이주민처럼 아주 낯선 외집단과 한 사회 내에서 공존해야 한다는 정보와 질적으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결과이다. 따라서 통일로 인한 인구 다양성 증가가 위협이 아닌 다른 심리적 기제를 거쳐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흥미롭게도 다문화주의 조건에서는 현실적 위협이 인구 다양성 증가로 인한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는 인구 다양성 증가로 인한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위협으로 설명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와 관련한 정보가 남한 사람들로 하여금 통일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그러한 결과를 야기하는 기제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는 모두 문화적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다양성 이념이지만 다문화주의에서는 집단 간 차이를 영속적이고 고정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반면, 상호문화주의는 집단 간 대화와 상호 교류를 통한 유동성을 강조한다는 차이점이 있다(Rosenthal & Levy, 2010).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 간의 다른 점에 좀 더 주목하면, 먼저 다문화주의 조건에서 관찰된 결과는 다문화주의가 부각하는 집단 간 차이의 보존과 관련한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문화주의 조건에서 참가자들은 통일 이후 북한의 고유한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남한 사람들이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현실적 위협을 지각했을 수 있다. 또 다른 가능한 설명은 상호문화주의의 특징, 즉 집단 간 차이를 인정하지만 그러한 다름이 교류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상호문화주의는 문화란 원래 끊임없이 변화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임을 말해주지만 집단 간 교류를 통해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통일에 대한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2) 연구의 함의
본 연구의 결과는 이주민 맥락에서 수행되어 오던 인구 다양성 증가로 인한 사회 주류 집단 구성원의 심리적 반응에 대한 연구를 통일이라는 맥락에서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별점이 있다. 또한 통일 후 북한 출신 주민과의 접촉 상황이 암시되었을 때, 다양성 이념의 역할을 알아보았다는 의의가 있다. 아래에는 한반도 통일이라는 독특한 맥락에서 본 연구의 함의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였다.
북한 인구의 유입을 상기시킴으로써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증가한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통일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심적 표상의 내용이 잠재적 문제를 지니고 있음을 암시한다. 본 연구에서 통일 이후의 인구 다양성 증가의 효과를 시험하기 사용한 글은 실험 조건과 통제 조건 모두에서 통일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변화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통일 이후의 인구 다양성 변화 vs. 통일 이후의 국토 변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 조건에서만 부정적 태도가 증가한 것은 ‘통일’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아닌 통일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북한 주민과의 구체적인 접촉 및 교류에 대한 생각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는 남한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갖고 있는 추상적인 심리적 표상에 실제 통일이 이뤄졌을 때 마주할 수 있는 북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남한 사람들은 통일에 대해 생각할 때 분단된 민족의 결합 혹은 동질성의 회복과 같은 추상적인 형태를 떠올리는 반면, 실제 통일 이후 발생할 북한 사람들과의 접촉 등 구체적인 상황들에 대해서는 떠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2020)의 조사에 따르면 통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60% 이상이 ‘남북이 하나의 국가로 합쳐지는 것’이라고 응답하였으며,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 ‘가치, 문화, 교육이 서로 가까워지는 것’에 응답한 비율은 각각 20.0%, 4.1%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분단으로 인한 오랜 교류의 단절일 것이다. 남한과 북한이 공유하고 있는 긴 한반도의 역사에 비해 70년 남짓 된 분단 기간은 짧다고 여겨질 수 있으나, 광복 이후 남한 사회는 급격한 산업화를 이뤄냄으로써 큰 폭의 경제 성장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열린 국제 교류 및 여러 사회 지표들의 개선을 이룩하였다. 그 결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21년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하였다(KBS, 2021. 7. 3). 이에 비해 북한은 경제 규모에서 남한과 비교 불가능할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많은 사회적 지표에서도 남한보다 열악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벌어진 남한과 북한 사회는 통일 이후의 사회가 직면할 많은 사회적 과제를 암시한다. 그럼에도 통일에 대한 논의는 민족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감정적이고 반복적인 강조가 주가 되어왔을 뿐 통일 이후의 사회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는 상대적으로 미흡했고(신봉철, 정훈, 2010), 이 때문에 본 연구에서와 같이 통일 이후 벌어질 사회적 변화에 대한 정보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특히 다양성 이념 조건별로 인구 다양성 증가의 영향을 살펴봤을 때 다문화주의 조건과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는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관찰되었으나, 색맹주의 조건과 다양성 이념 통제 조건에서는 부정적 태도가 관찰되지 않았다.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가 서로 다른 문화적 집단의 차이를 강조하며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색맹주의는 집단 간 구별을 무시하고 모든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통의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다양성 이념이 핵심적으로 담고 있는 주장에 비춰보면 남한 사람들이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만드는 데에는 북한과 남한의 이질성보다 동질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전략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민족 합치로서의 통일이 이렇게 남한 사람들에게 설득적인 까닭에는 남북이 오랜 역사와 민족성을 공유한다는 점도 있지만 남한의 오랜 통일 교육이 민족주의적 관점을 취해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남한 사람들이 북한과의 동질성을 강조했을 때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은 오랜 교육에 의한 관성적 반응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통일의 당위를 국민들에게 설득함에 있어 유용한 접근 방식에 대한 이해를 제공함과 동시에 남북한의 통일은 일반적인 집단 간 관계 맥락에서의 민족 또는 문화 집단들의 통합에 대한 이론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특수한 집단 간 관계임을 보여준다. 이어서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여 한반도 통일이 다른 집단 간 관계와는 달리 가지고 있는 특수성과 이러한 통일의 맥락적 특수성에 초점을 맞춘 앞으로의 통일 교육의 방향성을 제언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남한 사람들에게 통일은 오랜 역사적 공통점과 교육의 영향으로 여전히 공통성의 회복으로 여겨지고 있고, 본 연구의 결과도 여전히 북한과의 통일이 한국인의 심리에 이런 표상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통일 이후 마주할 수 있는 부정적인 심리적 반응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통일 교육에 있어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추상적 기대감과 통일 이후의 실제적인 집단 간 역동과정의 괴리를 좁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연구자들은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통일이라는 특수한 사회적 맥락과 한국인의 독특한 심리를 고려한 통일 교육의 방향을 제안할 것이다. 서로 다른 집단들이 공유하고 있는 공동의 요소를 강조하는 다양성 이념(색맹주의)을 제시하였을 때 남한 사람들이 보인 통일에 대한 태도는 여태껏 전통적으로 시행되어온 민족 공통성을 강조하는 통일 교육이 비록 오늘날 다양한 비판에 직면하고 있을지라도, 국민들에게 통일의 당위를 납득시키는 데에는 여전히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집단 간 공통점을 강조하는 색맹주의 관점이 통일에 대한 태도에 가지고 있는 효용이 그 내용의 탁월함에서 기인하는 것인지는 확언할 수 없다. 남한 사람들이 오랜 기간 받아온 교육의 내용이 색맹주의적인 관점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통일을 생각할 때 이질성보다 공통성과 연관짓는 것이 더 친숙하고 자연스러울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 대상들에게 통일의 당위성을 이해시키는 데 유용하다고 하여 색맹주의적 관점만을 채택하여 통일 교육을 구성하는 것은 실제 통일을 맞이했을 때 사회 구성원들이 통일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혼란을 낳을 수 있다. 통일 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교육 대상들이 통일의 의의를 이해하고 필요성을 인지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한반도 통일이 이룩된 사회에서 평화와 관용의 정신을 지닌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우리 사회는 박광기(2012)가 제안한 것처럼 ‘통일을 위한 교육’과 ‘통일 이후를 위한 교육’의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통일 교육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교육적 목적에 입각하였을 때 북한을 단순히 남한과 유사한 집단으로 가르치는 것은 통일 이후 남한 사람들이 실제로 북한 출신 사람들과 교류하며 마주할 수 있는 그들의 이질적인 면에 차별적이고 배타적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적절한 교육적 대비책이 될 수 없다. 이때,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집단 간 차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다문화주의와 상호문화주의적 관점은 이에 대한 교육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종합하여, 연구자들은 통일 교육이 ‘한민족의 분단’과 ‘오랜 교류의 단절’이라는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는 입체적인 교육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할 것을 제언한다. 통일의 의의와 중요성을 교육함에 있어서는 남한과 북한의 공통된 역사, 언어, 전통 문화 등을 교육하여 민족적 동질성을 고취하는 한편, 통일 이후의 집단 간 역동에 대비하여 분단 이후 달라진 남과 북의 생활상, 정치, 문화 등에 대한 사실감 있는 정보를 교육함으로써 오늘날의 통일이 다문화적 결합의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교육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아가 통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집단 간 갈등 상황을 떠올려 보게 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는 활동을 교육 내용에 포함시킨다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통일에 대한 이해와 통일 한국에서 살아갈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 계발을 함께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3) 연구의 한계 및 후속 연구 제언
본 연구의 한계점과 후속 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성 이념 조작을 위해 사용된 글에는 한국과 관련지어 서술된 내용이 거의 없어 참가자들이 다양성 이념의 내용을 한국 사회에 적용해 생각하기 어려웠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조작의 효과가 충분히 크지 않았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Cho와 동료들(2017)의 연구에서 사용한 다양성 이념에 대한 가상의 신문 기사를 번역하고 수정하여 사용하였는데, 다양성 이념이 사회적으로 많이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참가자들에게는 글의 내용이 낯설었을 가능성이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의 맥락에 맞춰진 실험 자극을 만들어 그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통일 연구에서 다양성 이념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한 실험 자극의 개발이 필수적일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여러 다양성 이념을 실험적으로 조작하여 그 효과를 살펴보았지만, 각 다양성 이념을 지지하는 정도에 따라 통일 이후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변화시키는지는 알아보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다. 즉, 다양성 이념에 대해 읽게 한 것이 참가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읽은 다양성 이념을 지지하게 만든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후속 연구에서는 여러 다양성 이념을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수준에 따라서 통일 이후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통일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다양성 이념을 실험적으로 조작할 때, 특정 다양성 이념을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지지하는 규범으로 제시하여 그 효과를 살펴보면 다양성 이념, 특히 상호문화주의가 교육에 있어 가지는 가치와 의미를 보다 깊이 있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연구 결과 상호문화주의 조건에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야기한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위협에 의해 설명되지 않았는데, 이는 본 연구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한 또 다른 심적 기제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연구자들은 앞서 ‘사회적 불확실성’을 가능한 대안 설명으로 논의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이를 포함해 해외에서 수행된 다른 연구들과 달리 통일 맥락에서는 왜 인구 다양성 증가 정보가 위협을 뚜렷하게 증가시키지 못했는지 그 심리적 기제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넷째, 연구 결과의 일반화를 위해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를 모집한 것이 통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다른 이질적인 집단을 연구에 포함하는 문제를 낳아 연구 결과의 관찰을 어렵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통일에 대한 교육이 주로 젊은 층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를 모집한 것이 역설적으로 본 연구의 결과가 통일 교육에 갖는 의미에 대한 논의를 제한했을 수 있다. 일례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2020)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되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20대는 ‘남북 간에 전쟁 위협을 없애기 위해’를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50대 이상은 ‘같은 민족이니까’를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연령의 효과를 통계적 방법으로 통제하기는 하였지만, 후속 연구에서 특정 연령층에 주목하여 연구를 수행하거나 연령에 따른 효과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통일에 대한 세대적 특수성을 더 상세하게 반영하는 연구 설계를 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국립통일교육원이 주최한 제40회 대학(원)생 통일논문 및 홍보영상 공모전에서 장려상에 입상한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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