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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3, No. 4, pp.185-215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2
Received 03 May 2022 Revised 28 Sep 2022 Accepted 15 Oct 2022
DOI: https://doi.org/10.16881/jss.2022.10.33.4.185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

석소원 ; 김서현
전북대학교
Awareness of the Child-rearing Environment of Women in Dual-income Families with Elementary School Children Amid the COVID-19 Pandemic
Sowon Suk ; Seohyun Kim
Jeonbuk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김서현,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567, E-mail : shkim717@jbnu.ac.kr 석소원,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수료(제1저자)

초록

본 연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의 의미가 어떠한지를 내러티브 탐구를 통해 확인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맞벌이가정 여성 4명을 연구참여자로 섭외하여 일대일 심층면접을 진행하였다. 자료 수집기간은 2021년 2월부터 8월까지였다. 연구방법에는 Clandinin과 Connelly(2000)의 내러티브 탐구방식을 적용했다. 자료의 수집과 분석은 내러티브 탐구절차를 따랐다. 이 연구에서 3차원적 탐구공간인 시간적, 상황적, 관계적 내러티브에 주목하여 연구참여자들의 삶과 경험의 의미에 대해 이해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간적 내러티브의 내용은 ‘경제문제 위협에 온통 양육을 책임진 고통의 시간’, ‘일과 양육 병행하며 한계에 이르러 서서히 지쳐감’으로 정리되었다. 둘째, 상황적 내러티브에서는 ‘직장과 가정, 두 공간에 서성이기’, ‘맞벌이하며 자녀의 식사를 챙기는 부담감’의 모습이 드러났다. 셋째, 관계적 내러티브는 ‘코로나 와중에도 좋은 양육환경을 만들려는 가족 모두의 노력’, ‘맞벌이로 바쁘지만 평범한 일상을 바라는 우리 식구들’로 범주화되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를 중심으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개선과 삶의 질 지원을 위해 논의했다. 본 연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이 어떠한지 실제 현실 맥락을 토대로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해당 인구집단의 경험 중 젠더적 시각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상황의 의미를 밝혀냈다는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apply the method of narrative inquiry to verify the significance of the awareness of the child-rearing environment of women in dual-income families with elementary school children during the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pandemic. For this purpose, four women from dual-income families raising elementary school children were invited to be research participants and one-on-one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them. The data collection period was from February to August 2021. The form of the narrative inquiry endorsed by Clandinin and Connelly (2000) was used as the research methodology. Data were collected and analyzed based on the narrative process. Analysis of the significance of the lives and experiences of the study participants focusing on temporal, situational, and relational narratives, which are three-dimensional inquiry spaces, led to the following conclusions: First, the content of the temporal narrative was summarized as a ‘painful time with the sole responsibility of raising children due to economic pressures’ and ‘gradual exhaustion of sensing the limit through simultaneous work and child-rearing’. Second, in the situational narrative, the concepts of ‘strolling between two spaces: work and home’ and ‘burden of taking care of children's meals while working’ were derived. Third, the relational narrative was categorized into ‘each family member’s efforts to create a good nurturing environment amid COVID-19’ and ‘my family members are swamped with dual-income struggles but longing for a normal life.’ Based on the results, this study discussed measures to improve the child-rearing environment and support the quality of life of women in dual-income families with elementary school children.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lies in its understanding of these women’s awareness of the child-rearing environment based on their specific circumstances and in revealing the situational implications of the experiences of the relevant population groups that are not explicitly apparent from a gender perspective.

Keywords:

COVID-19 Pandemic, Child-Rearing Environment, Dual-Income Families, Women in Dual-Income Families, Narrative Inquiry

키워드:

코로나 19 팬데믹, 양육환경, 맞벌이가족, 맞벌이가정 여성, 내러티브 탐구

1. 서 론

2019년 12월 코로나 바이러스 19(이하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술)가 전 세계로 확산한 이후 우리 사회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각국 정부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의 지속성, 확산성으로 어쩔 수 없이 거리두기와 국경 봉쇄 등 긴급 대책을 실시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모임과 회의를 제한했다(채새롬, 2020). 학교에서는 온라인 개학과 등교수업 중단 및 축소, 원격수업 확대와 같은 학사 운영의 조정을 단행하였으며(UNESCO, 2020), 직장에서는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유연근무제를 적용하게 되었다(김향미, 노도현, 2021).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변화는 개인을 비롯한 사회 전체에 다양한 위기 상황을 일으켰다. 특히 교육 및 보육 기관이 휴원·휴교하여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맞벌이가정은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최윤경 외(2020)는 맞벌이가정의 49%, 외벌이 가정의 30% 이상이 돌봄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었음을 보고했다(최윤경 외, 2020). 즉, 맞벌이가정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이전에는 겪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맞벌이가정의 문제 중에서도 여성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학자들은 맞벌이가정 여성이 돌봄을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양육자로서의 당혹스러움과 두려움, 막막함 등 심리적 어려움에 직면하였음을 보고했다(석민아 외, 2021; 이서영, 2021; 조숙인 외, 2020; 주해란, 한아름, 2021). 또한, 유계숙 외(2020)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녀 돌봄의 역할은 남성보다 여성의 몫이라고 당연시했던 한국사회의 성차별적 관습이 더욱 견고해졌음을 우려했다. 이러한 사실은 코로나 대유행이 젠더 불평등을 심화하는 요소로서 작동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느 사회적 재난 상황과 달리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여성화된 위기(김원정, 2020)’이자 ‘여성의 위기(she-cession)’로 묘사하는 것도 이러한 현상과 관계 깊다(Fabrizio et al., 2021; Alon et al., 2020). 실제로 가사 및 양육노동 측면에서는 여성의 책임이 증대됨으로써 유자녀 맞벌이여성의 일-가정 돌봄 부담이 늘어났고, 동시에 자녀의 돌봄을 위한 방안으로 여성의 경력 단절이 심각해지는 등(이동선, 2020) 기존의 성차별이 더욱 강화한 면도 목격된다(김영, 김수정, 2021; 김영주, 2020; 이보람, 이강이, 2021). 그렇지만 상당수의 여성은 코로나로 인한 일상의 위기를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며 부당한 성별 불평등마저 감내하고 있다(Hennekam & Shymko, 2020). 이에 가정 내 돌봄과 노동의 이중부담을 짊어진 여성의 불평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던 과거 실정(배은경, 2009)에서 더 나아가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위기가 가중된 현실 아래 이들의 삶의 실상을 자세히 이해해야 할 시급성이 확인된다.

선행연구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의 자녀 양육환경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반복해서 부각하였으나, 연구자별로 다른 관심사로 인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측면에서 제언한 예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예를 들어, 그동안에는 일반적 관점에서의 코로나 시대의 돌봄 위기에 관한 연구(김선숙 외, 2020; 은기수, 2020; 장지연, 2020; 최아라, 2020; 홍지아, 2021), 코로나 팬데믹 시기 맞벌이가정의 일과 돌봄 수행의 어려움에 관한 연구(Craig & Churchill, 2021; Kerr et al., 2021; Prime et al., 2020),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영유아 자녀를 돌보는 부모의 경험에 관한 연구(김미라, 채선미, 2022; 김성현, 2021; 문주혜, 동풀잎, 2022; 이민지, 오지현, 2022; 이조은, 2021; 주하나, 2020) 등이 수행되었다. 이들은 모두 현 사태를 탄력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적절히 제시하여 시의적절성이 확인된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 맞벌이가정 부모나 어머니 돌봄에 대한 개선점과 해결방안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했음에도, 대부분 초등학생 자녀보다 영유아를 돌보는 여성을 위한 제언에 한정되었으며 젠더 불평등을 고려한 예도 희소했다.

본 연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이 양육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려는 목적으로, 아동기 양육과 돌봄의 중요성 측면에서도 연구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초등학생 시기의 아동은 부모로부터 심리·정서적 안정을 획득하고 양육의 안정성에 토대하여 학교환경에서 잘 적응하는 것이 발달의 핵심이다(Erikson, 1968). 이때에는 자신의 삶을 자립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변화 과정을 겪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가 가정을 비롯한 주변 환경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쌓아 차후 성인이 되어서도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하도록 양육해야 한다(Posner & Vandell, 1994). 또한, 초등학생 시기 발달과 결부해서 아동은 신체적·생리적 변화로 인해 공격적이거나 충동적 행동을 보이는 특성이 있고(우채영 외, 2010), 정서적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는 점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전주람, 김순옥, 2012). 이는 초등학생 자녀에 대한 양육자의 안정적 돌봄 제공, 일탈·돌발행동 가능성에 대비한 적절한 예방과 대응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를 종합하면,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 기관의 도움 없이 불가피하게 초등학생 자녀의 돌봄을 담당하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은 여러 차원의 현실 맥락과 관련되며 드러날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본 연구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을 직접 만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양육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적용한 내러티브 탐구 방법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이는 개개인이 현실에서 겪은 이야기와 사고를 재구성하면서 성별 중립적 가족 구성원의 경험이 아닌 여성의 현실 자체에 주목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이와 같은 접근을 통해 오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들이 인식하고 경험한 양육환경의 실재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아동과 가족복지는 물론 여성복지적인 측면까지 고려하여 상황을 재정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연구의 차별성이 있다. 연구 질문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이 인식한 양육환경의 의미와 관련 경험에 대해 내러티브 탐구 방법을 적용하여 이해한다면 어떠한가?’이다.


2. 문헌고찰

1)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 맞벌이가정 여성의 일상여건 변화

강도 높은 코로나 감염병 대응 정책의 하나로 우리 정부는 강력한 거리두기를 시행하였으며, 극심한 사회 혼란 속에서 휴원·휴교 등 공적 돌봄 체계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여성에 부과되었던 돌봄 노동의 책임은 더욱 가중되었다(장진희, 2021).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젠더 불평등을 심화시켰으며 여성에게 새로운 형태의 차별을 유발하였다는 것이다(이동선, 2020). 이 같은 현상은 세계적으로도 목격된다. 국외 연구에서는 대표적으로 Andrew와 동료들(2020)이 영국의 코로나 봉쇄 동안 여성은 하루 중 10.3시간을 자녀 돌봄에 할애했지만 남성은 2.3시간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유사한 시각에서, Craig와 Churchill(2021)은 코로나 상황에서 가정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일과 돌봄이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다는 점을 우려했고, Hennekam과 Shymko(2020)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남성과 비교해서 여성이 다중적 역할을 더 심각한 정도로 감당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연구에서도 유사했는데, 그 단적인 예로 이동선(2020)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맞벌이가정 남성보다 여성에게 자녀 돌봄 부담이 집중된다고 보고했다.

그 심각성과 함께, UN(2020)UN Women(2020), OECD(2020) 등 국제기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성차별 문제가 극심해지는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은 차별적인 상황이 가중되는 현실을 살고 있음을 비판했다. 가정 내 무급 가족 돌봄 부담이 심해졌고, 특히 여성에게 가정 밖 일자리 상실이나 노동환경의 불안정성 증가, 소득 감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감지된다. 통계청(2021)의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2020년 2월 대비 9월 남성(-26만 명)보다 여성(-49만 명) 취업자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또한, 2020년 3∼8월 고용 동향에서는 일자리를 잃은 3명 중 2명이 여성으로, 코로나에 따른 고용 위기가 여성에게 집중된 사실이 확인된다(통계청, 2020). 2019년 대비 2020년 여성 일시 휴직자 수 급증(오삼일, 이종하, 2021), 2020년 12월 기준 30∼40대 여성의 취업자 급감(통계청, 2021) 등의 조사 결과도 같은 맥락에서 참고할 수 있다. 영세사업장 고용주와 임시 및 일용직 등 특수형태 근로자의 코로나 시기 경제적 타격이 더욱 큰 현실과 더불어(손병돈, 문혜진, 2021), 저숙련 일자리나 불안정 노동자의 고용 위기로 여성이 다수인 노동시장 전반에서 성별에 따른 경제적 취약성이 대폭 고조되었다(김지현, 최영준, 2021).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의 힘겨움을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의 일상여건이 이처럼 변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가정을 병행하는 남성보다 힘든 처지일 가능성이 여러 선행연구를 토대로 확인된다. 예컨대, 오삼일과 이종하(2021)는 코로나 때문에 육아와 가족 관련 사유로 기혼여성의 실직이 늘었다고 밝혔으며, 장진희 외(2021)도 코로나 유행이 어린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에게 더 큰 타격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상황이 맞벌이가정 여성의 불안정한 노동시장으로부터의 우선적 이탈을 촉발해 가정의 소득 손실으로 이어진다든지(장은하, 김희, 2020), 어머니가 자녀 양육의 일차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한국사회의 전통적인 사고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윤택림, 2001)에서 돌봄 부담감이 더욱 증가했으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코로나 확산이 전 세계의 가족생활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Perlman(2020)은 남성보다 여성이 역할수행에 따른 부담과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낀다고 분석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맞벌이가정 어머니에게 편중된 가사노동과 돌봄 부담을 비롯해서 의사소통 갈등, 경제적 위기 등 코로나로 다양한 스트레스가 발생하였으며(신희숙, 2014; Brown et al., 2020; Cameron et al., 2020; Griffith, 2020; Hiraoka & Tomoda, 2020), 극심할 경우 이혼을 선택한다는 점도 알려졌다(주국희, 2020). 또한, 맞벌이가정 여성은 가족 돌봄과 노동환경에서의 이중부담을 겪어 이전보다 심각한 정도의 시간적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고(김나현 외, 2013; 이재희, 박지희, 2020),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환경의 변화로 부부갈등을 겪는다는 점이 밝혀지기도 했다(이동선, 2020; 이미정, 2020). 결론적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은 자녀의 양육 부담 가중으로 개인은 물론 가족 체계 전체에 대한 변화를 체감하는 실정임을 확인하였다(Patrick et al., 2020; Prime et al., 2020).

2)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의 초등학생 자녀 양육의 현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 전반에 총체적인 문제를 초래하였다. 감염병 예방과 대응 차원에서 아동 돌봄 기관의 휴원 및 휴교가 불가피하였고, 공공영역의 돌봄 공백은 자연스레 가족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 되었다. 이 때문에 부모는 팬데믹 이전보다 자녀 양육과 관련해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즉, 코로나 감염병의 유행으로부터 자녀의 건강을 지켜야 하며(Xiang et al., 2020), 위기에서 이들을 보호하고 건강한 발달을 지원하는 돌봄 제공자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보호자는 대면 수업이 진행되지 않을 때 학습결손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학습을 지원하는 역할도 강조되었다(Ghosh et al., 2020). 문제는 그 과정에서 자녀 돌봄에 대한 여성의 역할과 부담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는 오랜 세월에 걸쳐 가사와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한 전통적 성 역할 인식(홍승아, 이인선, 2012)이 고착되게 하였다. 맞벌이가정 여성의 경우에는 직장생활에 더해 가정에서 자녀 돌봄을 병행하며 더 큰 책임과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양소남, 신창식, 2011; 이인정, 김미영, 2014). 이 같은 맞벌이가정 여성의 어려움은 김영란(2020)의 조사에서도 알 수 있는데, 그는 코로나로 외벌이 여성보다 맞벌이 여성이 높은 수준으로 자녀 돌봄의 어려움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선행연구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이 자녀 돌봄으로 인해 각종 제약을 경험하는 현실을 다양한 측면에서 보고했다. 여성은 학교와 학원 등 돌봄 기관의 역할이 중단되면서 자녀에게 전적으로 매달려야 되는 상황에 놓여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지내게 되었고(은기수, 2020), 신체적 부담과 정서적 소진을 경험한다는 점도 알려졌다(문설화 외, 2021; 석민아 외, 2021). 또한, 경제활동을 하는 맞벌이가정 여성은 자녀의 학교 원격수업을 관리하면서 직장업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일과 양육의 양립 문제에 있어 어려움이 크다는 사실을 살펴볼 수 있다(Fegert et al., 2020). 그와 더불어 부모가 코로나 시기 자녀의 온라인 수업 참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관리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든지 학습 보조의 제약을 느낀다는 점도 확인된다(김영미, 2020). 이동선(2020)은 맞벌이가정 여성의 80%가 자녀의 식사 준비, 생활 습관 지도 등 기본적인 돌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음을 지적했다(이동선, 2020). 양육 부담이 여성의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알려졌다. 예를 들어, 문설화 외(2021)는 주 양육자인 여성의 경우 40% 이상 우울 증상을 경험하였으며, 72%가 불안 증상을 호소한다고 언급했다(문설화 외, 2021). 그렇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돌보거나 양육을 위한 마땅한 지원 대책을 확보하기는 요원하다(Vohra & Taneja, 2020). 오히려 이들은 가족에 헌신하지 않는 것에 죄책감을 느낄 가능성이 있고, 자기돌봄보다는 자녀 돌봄 공백을 사유로 퇴직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김향미, 노도현, 2021).

이러한 현실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을 둘러싼 양육환경의 위기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상황은 초등학생 아동의 발달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였다는 점이 유사하게 밝혀졌다(장경환, 민홍미, 2022; 최혜정, 김형관, 2022). 그러한 현실과 관련해서 초등학생 자녀를 돌보는 맞벌이가정 여성 역시 양육환경에서의 어려움이 크게 가중되었으리라고 짐작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실상을 반영하는 아동 부적응에 관한 선행연구를 몇 가지 더 살펴보면, 코로나 확산은 산만함, 두려움, 불면증, 식욕 부진, 짜증, 불안 등 자녀의 심리적 문제를 유발하였으며(Jiao et al., 2020), 거리두기 연장으로 외출 금지나 바깥 활동이 축소되면서 아동비만과 과체중 문제가 심각해진 것을 알 수 있다(김미숙, 배화옥, 2021; Freedman et al., 2005). 특히 최아라(2020)는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맞벌이가정 자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모가 어린 자녀의 하루 세끼를 제때 챙겨 주지 못하고 배달 음식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거리두기 정책으로 사회·문화적 경험의 통로가 차단되면서 다양한 활동 거리를 통해 배움을 익히는 아동들이 큰 상실감을 겪게 되었다는 점이 분석결과에서 드러났다든지(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1), 맞벌이 여성이 코로나 시기 부족한 놀이나 신체활동 등을 보충하기 위해 자녀와 함께 하지 못할 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미디어 노출을 허용하여 중독 문제가 야기되기도 했음을 우려한 연구도 확인된다(정익중 외, 2020).


3. 연구방법

1) 내러티브 탐구

본고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이 양육환경의 시간적 차원을 인식하면서 가정과 직장이라는 물리적 장소에서 상호작용하고 사회적 배경과 맞물려 변화를 느끼는 총체적 경험에 깊이 있게 주목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여러 유형의 질적 연구방법 중에서 구체적으로는 내러티브 탐구(narrative inquiry)를 선택하여 연구참여자들의 구술자료를 분석했다. 내러티브 탐구는 시간의 흐름과 상황에 따라 개인의 이야기화 된 경험을 탐구하기에 적합하다(홍영숙, 2015). 이 방법은 삶의 경험을 이야기적 중심으로 표현하며, ‘이야기하기’, ‘다시 이야기하기’와 같은 작업을 통해서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고 개념화함으로써 그 심층적 특성을 밝히고 궁극적으로는 ‘보다 나은 삶’을 살아내기 위한 방안을 찾는다는 특징이 있다. 즉, 내러티브 탐구를 적용한다면 연구참여자들은 삶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다시 이야기하며 자기 삶의 의미를 이해하게 됨(Clandinin & Connelly, 2000)은 물론 자기 존재의 가치까지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박세원, 2007). 이렇듯 본 연구는 내러티브 탐구의 유용성을 면밀하게 확인한 바탕 위에서, 코로나 상황에서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을 이야기적 지식으로 나타내고 그 경험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분석하기려면 내러티브 탐구를 선택하여 연구 질문에 관한 답을 찾는 접근방법이 가장 적절하리라 판단하였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내러티브 탐구를 적용해서, 시간·상황·관계라는 3차원적 공간에서 연구참여자들의 경험과 인식을 분석하고자 했다. 내러티브 탐구에서는 연구자와 연구참여자 간의 관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안, 밖, 앞, 뒤의 네 가지 방식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3차원 탐구공간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Clandinin & Connelly, 2000).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연구자와 연구참여자는 밀접하게 관계 형성을 해야 하며, 연구참여자는 공동연구자로서 연구자와 협력적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염지숙, 2009). 본 연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들의 생생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동시에 맞벌이 여성 개인의 경험뿐 아니라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면서 경험한 바가 구성되고 표현되고 실행되는 사회적, 문화적, 제도적 내러티브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한편,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정광순(2006) 연구의 내러티브 탐구에 관한 절차를 본 연구에 맞게 수정·보완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표 1>에서 살펴볼 수 있다.

본 연구의 내러티브 탐구절차

2) 연구참여자

연구참여자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는 자녀의 초등학생 시기가 돌봄 비중이 가장 많이 차지하여 어머니인 여성이 양육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거리두기와 휴교·돌봄 공백 발생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아동이 증가한 현실 등을 모두 고려했다. 연구에 적합한 이를 찾기 위해서는 연구의 목적과 주제에 부합하도록 전략적 표집방법(sampling strategically)을 적용했다. 전략적 표집방법이란 연구자가 추구하는 지적 궁금증의 형태에 따라 연구대상을 결정하는 방법이다(Mason, 2002). 이에 따라 연구참여자를 찾을 때는 코로나 시기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된 적이 있는 30∼40대 여성(통계청, 2021)이며, 불안정한 노동시장에 종사하는 맞벌이가정 여성(장은하, 김희, 2020)이거나 재난 위기상황에서 경제적 타격이 큰 직업군의 여성을 확보하여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는 현실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하고자 했다. 또한, 맞벌이가정 여성으로서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보내며 통상적으로 평일 낮에는 초등학생인 자녀를 집에서 보호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이들을 엄선하고자 했다. 이때에는 급작스러운 코로나 유행의 장기화로 연구 밖 맥락에서 초등돌봄교실은 1∼2학년의 일부만 이용 가능하며 지역아동센터나 다함께돌봄센터 등은 설치 지역이 편중되어 휴교에 따른 초등학생 돌봄 공백을 메우기 힘든 실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이러한 상황을 연구참여자 선정 시 참고해서 가정 내 자녀 양육의 부담이 증가하였고 가정생활 및 양육환경의 양태가 변모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전략적으로 엄선한 후 연구주제에 대하여 풍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주민센터와 지역사회 내 종교기관 등을 통해 모집하였고, 본 연구의 취지를 이해하여 동의를 표한 예비 연구참여자 5명을 먼저 확보한 다음 선정기준을 추가로 수립해 그에 모두 부합하는 맞벌이가정 여성 4명을 최종 선택하였다. 첫째, 연구자가 장기간 다수의 면담 실행이 가능한 C 지역 거주자 중 부부 모두 직장생활을 하면서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가정의 여성을 선정했다. 이때 연구참여자의 연령과 학력은 무관하게 구성하였고, 재직 직장의 형태에는 자영업자, 회사원, 임시직종 등을 골고루 포함하여 맞벌이가정의 다양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도록 의도했다. 둘째, 연구목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면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려는 여성을 선택하고자 했다. 이는 면담 참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의 가족 체계 변화에 대한 상념과 양육환경 인식을 총체적으로 재고하고,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경험이 자녀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이들을 찾으려 한 것이다. 셋째, 맞벌이가정 여성 중에서는 하루 중 최소 5시간 이상 직장에 근무하는 경우를 엄선해서, 일과 가정환경에서의 생활이 장소나 시간상 명확히 다르다고 인식하는 동시에 일상의 경험과 의미에 관해 양육환경에 중심을 두어 대화할 수 있는 이를 섭외하려고 했다.

연구자는 내러티브 탐구에서 요구하는 연구참여자와의 라포 형성을 위해, 심층면담의 정식 회기 전에 친밀한 관계를 갖고자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하거나 자택에 방문하며 서로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사전 단계에서는 초등학생 자녀 양육에 관한 이슈 이외에도 코로나 상황에서의 어려움이나 일상의 변화 전반에 관해 대화하며 연구참여자의 생활을 자연스럽게 관찰 및 탐험하고자 했다. 연구참여자의 기초정보는 <표 2>와 같다. 분석 시에는 연구참여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다.

연구참여자에 대한 기초정보

3) 자료수집 및 분석

본 연구의 면담은 2021년 2월부터 7월까지 약 5개월간 진행되었다. 맞벌이가정의 특성을 고려해서 평일 퇴근 이후 저녁이나 주말을 이용하여 면담했고, 개인당 2시간 이상 총 3회기에 걸쳐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체 면담 시간은 약 24시간 정도였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의 일상 공간에 직접 방문하는 형태를 취하였으며 대면 심층 면담으로 자료를 확보했다. 또한, 면담이 종료된 이후 자료 분석 과정에서 이해가 불충분했던 부분을 발견하여 2021년 8월 추가 면담을 실시하였고, 모든 연구참여자와 수시로 전화나 SNS를 통해 대화하며 면담 밖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면담 내용은 반구조화된 개방형 질문지를 활용하여 구성했으며, “일과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습니까?” 등의 일상생활에 관한 질문, “평소 자녀 포함 가족 간 관계는 어떻습니까?” 등의 가정생활에 관한 질문, “현재 맞벌이를 하면서 어떤 점에 만족하거나 불만족합니까?” 등의 직장생활에 관한 질문, “자녀 양육에 있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 전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좋아졌거나 반대로 어려워졌습니까?” 등의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이후 비교에 따른 자녀 양육 현실에 관한 질문,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자녀 양육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은 어떠합니까?” 등의 심리 정서에 관계된 질문 등과 결부되었다. 이에 관한 확인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변화한 자녀 양육환경 인식, 현재 상황에서의 양육에 관련된 주요 사건과 생각, 달라진 양육환경에 따른 삶의 새로운 양상 전개와 관련 고민거리,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의 맞벌이가정 어머니로서의 초등학생 자녀 양육의 애로사항과 노력 등을 파악하고자 했다.

탐구절차는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제시한 현장에 존재하기, 현장에서 현장텍스트로 이동하기, 현장텍스트 구성하기, 현장텍스트에서 연구텍스트로 이동하기, 연구텍스트 작성하기의 5단계를 따랐다. 연구자는 수집된 면담 자료들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연구참여자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연구 문제와 부합하며 의미를 밝혀내는지 재해석했다. 특히 시간·상황·관계적 내러티브라는 내러티브 탐구의 3차원적 공간(Clandinin & Connelly, 2000)을 고려하며 현장 텍스트를 연구텍스트로 재구성하고자 했다.

4) 연구의 윤리 및 엄격성

질적연구는 연구참여자와 그들의 감정, 사고, 문화를 함께 공유하면서 자료를 수집하게 된다(박승민 외, 2012). 이 과정에서 연구참여자 개인의 심층적인 경험이 그대로 밝혀지게 되므로,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를 위한 윤리적 엄격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자들은 윤리적 문제 발생에 대비하여 다음 사항을 엄수하였다. 첫째, 면담을 하기 전 연구참여자에게 본 연구의 내용은 무엇이며, 연구자가 왜 이 연구를 수행해야 하는지, 본 연구가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되는지 등 연구목적과 연구방법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였다. 또한, 이 내용을 충분한 숙지하여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하도록 안내하였다. 둘째, 연구참여자로부터 동의를 구하기 위해 동의서를 작성했다. 연구참여동의서에는 연구참여자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내용과 더불어 면접 내용이 녹음되며 일정 기간 안전하게 자료를 보호한 후 자료를 완전히 삭제할 것이라는 내용, 논문에는 연구참여자의 실명이 언급되지 않을 것이며 언제든지 능동적으로 질문하거나 연구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포함하였다. 그밖에, 모든 연구참여자에게 주관적 경험과 인식을 연구자와 공유한 것에 감사를 표하며 소정의 답례를 제공했다.

연구의 엄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연구참여자들과 충분한 라포를 쌓은 이후에 인생 이야기에 접근하였다. 이를 위해 본 면담 전 수차례 각자의 연구참여자와 접촉하여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고, 이후 연구참여자의 개별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신뢰감 형성을 기반으로 심층 대화를 나누었다. 면담 직후에는 연구참여자의 인생 이야기를 현장 메모와 녹취록 작성으로 정리하고, 이를 다음 면담 초기에 간략히 검토받음으로써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였다. 이처럼 심층 면담을 마친 즉시 연구자 일지를 작성하고, 녹취된 내용을 꼼꼼하게 들으면서 이해가 부족한 부분은 다음 회기에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연구자의 왜곡된 결과 분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둘째, 편향된 연구를 지양하고자 공동연구자 체제로 임하였으며, 녹취록 작성 직후 연구자 회의를 통해 녹음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범주를 적절히 찾아냈는지 반복적으로 살펴보며 연구의 중립성을 확보했다. 또한, 각 연구참여자의 상황 분석결과가 연구주제로 귀결되는지를 역으로 점검함과 동시에 핵심 개념이 제대로 드러났는지를 상호 대조로 확인하며 연구의 타당성을 높였다. 이와 더불어, 가족 상담과 여성복지를 질적 연구한 경험이 있는 박사학위 소지자 2명에게 분석 과정과 자료 해석 결과에 관해 검토받았다. 셋째, 연구참여자들에게 면담 내용과 해석 결과를 보여주어 연구자가 발견한 결과에 왜곡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담긴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일부 범주의 표현을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정확성을 기하고자 했다.


4. 연구결과

내러티브 탐구는 개인의 이야기와 일상적 상황과 맥락의 관찰을 한 뒤 그에 관해 글로써 표현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적인 경험의 의미 이상을 드러내게 된다. 이는 내러티브 탐구를 수행하면 단순한 개인의 경험적 이야기가 아닌 더 상위 차원의 질적인 이해를 하게 됨을 뜻한다. 이와 같은 작업을 이행하는 내러티브 탐구자는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에서 진정한 함의를 발견하려는 목적에서 그것들의 깊은 의미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면서 현장텍스트를 바탕으로 연구텍스트를 구성하게 된다(추갑식, 2012).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먼저 ‘이야기하기: 연구참여자의 개별 내러티브’를 통해 연구주제와 관련된 개인의 경험을 압축적으로 정리하며 풀어가고자 했다. 다음으로, ‘다시 이야기하기: 모든 연구참여자들의 내러티브 재구성’의 과정을 통해 내러티브 탐구의 3차원적 공간에 맞게 연구참여자 구술에서 발견된 바를 재탐험했다. 구체적으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 속에 자리한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성 개념(시간적 내러티브), 장소의 개념으로서의 맥락 및 상황(상황적 내러티브), 개인적·사회적인 상호작용의 사회적 개념(관계적 내러티브)을 3차원으로 각기 구분하여 부문별로 상세히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2단계 접근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의 개별적 경험에 바탕을 둔 서사가 연구주제와 집약된 의미를 밝히도록 두껍게 기술하였다.

1) 이야기하기: 연구참여자의 개별 내러티브

(1) 정수아의 이야기

① 맞벌이해도 줄어든 수입에 깊어진 엄마로서의 불안

정수아의 내러티브 전반에서는 맞벌이를 하더라도 코로나 대유행으로 급감한 수입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로서의 불안함이 극대화하며 드러났다. 그녀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가계 수입이 줄어들면서 자녀에게 필요한 양육비용을 지출할 수 없고, 이는 나아가 부부 관계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면담 내내 걱정스러운 감정을 내비쳤다. 이러한 점은 전업주부로서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와 구별되는 지점으로 분석되는데, 정수아의 내러티브는 특히 여성으로서 맞벌이하며 실제 체감하는 경제 사정의 절박함과 불안정한 노동현실, 그리고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의 생계 걱정이 복합적으로 심화하며 구성되는 특징을 보였다. 물론, 그녀는 일반적으로 초등학생 자녀 양육을 주 담당하는 보호자와 유사한 인식도 드러냈다. 예를 들어, 정수아는 가정에서 주로 돌봄을 제공하는 여성으로서 가계 수입이 줄어 자녀가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마음대로 제공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였다며 겁이 나고 불안한 심정을 자주 언급했다.

그녀는 임시직 근로자로 사람들을 직접 대면해야만 하는 업종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그녀의 내러티브 전반에는 불안정 노동자로서의 절박함과 더불어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로서의 불안이 중첩되며 일상생활 전반을 장악한다는 점이 강렬히 밝혀졌다. 즉, 코로나 팬데믹 상황 악화와 거리두기 정책 연장으로 가게에 손님이 줄게 되면서 확연히 수입이 감소하였으며, 그녀는 임시직 노동 현실 자체에 극심한 불안을 느꼈다. 이러한 노동환경 상황은 엄마 역할마저 위태롭게 했다. 다시 말해, 정수아의 내러티브는 맞벌이하는 남성보다 여성들이 코로나로 인해 근로 연속성 제약이 큰 현실을 보여주었으며, 기혼여성 노동자로서 초등학생 자녀를 안정되게 양육하는 데 필요한 경제활동 자체가 어려워진 맥락을 동시에 반영했다. 그녀는 불안정한 노동을 하는 여성으로서 매달 수입이 더 적어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러한 마음을 어린 초등학생 자녀에 보인 적이 있었다든지 또는 은연중에 양육행동에 투영한 적이 있음을 후회했다. 이처럼 정수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초래된 사회생활의 어려움이 가정 안의 양육환경에 직간접적으로 이어지는 점을 고민했다.

② 평범한 맞벌이가정에 휘몰아친 위기에도 불공평했던 양육 지원의 현실

정수아는 평범한 맞벌이가정 여성의 입장에서 이전보다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기 버거워진 실정을 이야기하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는 자신과 같이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일반적인 여성이 이용할 정책적 혜택이 적다는 현실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에 관해 그녀는 코로나 유행 이후 모든 이가 일상생활의 불안정한 상황을 감내하는 가운데, 더 위급한 사람들에게 정책 지원이 집중되다 보니 평범하게 자녀를 양육하는 일반적인 맞벌이가정에 대해서는 배려가 부족하거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이 잊혀버린 것 같다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분투하는 맞벌이가정 여성에 대한 정책이 거의 없다는 데에 불공평한 느낌이 든다고도 했다. 정수아는 어린 자녀가 있어도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이 많아 사회적으로 양육 지원의 중요성이 널리 대두되었음에도, 일하는 평범한 엄마들은 양육 지원 없이 위태롭게 살아야 한다며 답답해했다.

정수아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구성원이 이용할 자원이나 서비스 혜택이 부족한 현실을 인식했다. 자신을 포괄하지 않은 채 급히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정책들도 목격하였다. 그 과정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로서 느끼는 불평등한 기분을 그저 인고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며 심적으로 더 힘들었던 것은 소득 기준만을 고려한 재난지원금 지급, 취약계층에 선별적으로 제공한 서비스 등 자신은 대상자가 될 수 없었던 국가 정책 운용의 실상이었다. 실제로 정수아 가정은 코로나 팬데믹보다 소득이 25% 이상 감소하였고, 이 때문에 가족 위기와 양육 어려움이 급증했다. 하지만 중위소득 기준이 아슬아슬하게 해당하지 않아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했고, 평범한 일반인이라는 이유로 초등학생 자녀 양육에 대한 직접 서비스도 거의 이용할 수 없었다. 돌봄교실이나 지역아동센터 대상자가 아니라 자녀의 방과 후 시간에 방임을 우려하면서도 별다른 양육 대체 방법이 없어 괴로워했다. 이 때문에 국가가 어린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에 대해 크게 주목하지 않는다고도 자주 느꼈다. 그에 반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받아 자녀 양육비나 학습보조 교재 구입, 식생활비 등으로 활용한 주변 사례를 접하여 양육환경 앞뒤가 꽉 막힌 듯 답답하였고, 국가의 배려나 지원으로부터 자신의 가족은 괴리되었다고 인식하였다.

(2) 한여은의 이야기

① 만능꾼으로 버티라는 맞벌이가정 여성에게 떠넘겨진 양육과 가사의 무게

한여은은 남편과 달리 맞벌이하는 엄마로서 퇴근 후 가정에서 편히 쉴 수 없는 양육환경의 현실에 대해 언급했다. 그녀는 맞벌이가정 엄마라면 자신처럼 직장에서의 업무를 끝내고 돌아와도 가사를 전담하는 것이 여성의 현실이지 않냐며, 자신과 같은 조건에서는 초등학생 자녀에 대한 양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그녀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쉬고 싶어도, 자녀의 온라인 수업 상황을 점검하며 숙제를 도와주는 일을 해야만 했다. 이와 함께, 남편과 자녀의 저녁 식사를 챙기고 밀린 집안일을 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일-가정 양립이 완전히 불가능해졌다고 이야기했다. 한여은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한계가 극심해졌음에도 언제나 만능꾼처럼 살아야 하는 부담을 토로했다.

코로나 팬데믹 중에 자녀가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었음도 설명했다. 한여은은 가장 심각한 문제로, 맞벌이하는 보호자로서는 도저히 세심하게 통제할 수 없는 초등학생 자녀의 시간 관리를 이야기했다. 남편보다 자신이 더 걱정이 많고, 매일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녀는 완벽한 만능꾼처럼 굴고 싶어도 일 때문에 자녀의 낮시간 관리를 해줄 수 없다는 점이 코로나 팬데믹 시기 양육환경에서 촉발하는 제일 큰 위기라고 했다. 엄마로서 제대로 아이들을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전보다 강해졌다고도 느꼈다. 예컨대, 한여은은 아무 때나 식사하거나 잠을 자고 게임을 하는 등 자녀의 불규칙한 생활 태도를 지켜보면서 발달상의 문제가 우려된다고도 했다. 이처럼 그녀의 내러티브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여성이 가정 안에서의 임무를 당연히 전담해야 한다는 관습적 성 역할 부담감을 느끼는 동시에, 맞벌이하는 여성이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자녀의 부정적 발달을 걱정하면서도 속수무책으로 이를 방치할 수밖에 없음이 극단적으로 드러났다.

② 직장인과 엄마로서 모두 제자리걸음 하기

한여은은 직장과 가정에서의 공간에서 발전하기보다 두 역할에서 모두 부족함을 느꼈다. 그녀는 직장인과 엄마로서 모두 제자리걸음 하며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듯 맴도는 형국이라고 이야기했다. 일터에서는 집에 있는 자녀를 챙기느라 다른 동료들에게 업무적으로 피해를 주었고, 이 때문에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거나 폐를 끼칠까 봐 더 긴장하고 지냈다. 퇴근 후 가정에서는 낮 동안 자녀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보상하고자 자신의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면서 아이들을 돌보았다. 이처럼 그녀는 맞벌이가정 여성으로서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도 바짝 긴장된 상태로 지내며, 여유롭거나 편안하지 못한 심정으로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는 코로나로 달라진 현재 분위기를 반복해서 설명했다.

(3) 김은희의 이야기

① 끝나지 않는 코로나 유행에 심해지는 자녀 건강의 우려

김은희는 다른 연구참여자들이 언급한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건강을 위협하는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강하게 호소했다. 특히 그녀는 전염병의 공격에 더해 성장기 자녀들이 건강 문제로 위기가 이어지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예를 들면, 매일 같이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발생 보도를 접하며, 자신의 안녕을 위협받는 것은 물론 어린 자녀들의 정신건강에 그런 현실이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극심히 걱정한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에 전염되지 않았더라도 성장기인 초등학생 자녀들은 크고 작은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음껏 병원 진료를 볼 수 없다며 불안하다고 했다. 이처럼 김은희는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녀를 양육하며 건강에 대한 극심한 염려가 반복되고 있지만, 과도한 방역의 압박에 제대로 성장기 발달을 챙기지 못하며 제대로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위태로운 듯 여겼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전염병 위기의 끝이 언제일지 알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반복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며 두려움이 커져만 간다고 이야기했다.

② 답답해하는 자녀와의 격정적 감정 대립

김은희는 양육환경에서 겪은 부정적 자녀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녀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가 길어질수록 자녀와의 갈등이 깊어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코로나 유행 이후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순간이 늘었고, 자신도 심리적으로 격앙되어 어린 자녀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등 가족들 간 정서적 마찰이 늘어났다고 했다. 특히 김은희는 앞의 한여은의 사례처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과 양육을 동시에 책임지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양육 스트레스가 매우 높아진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는 오히려 정서적으로 예민한 모습을 나타내거나 엄마의 지도를 따르지 않았고, 부모가 무조건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주기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이때 김은희는 자녀를 다독이고 타이르기보다는 혼내고 협박하였고, 여유를 갖지 못하여 강압적으로 행동한 면이 있었다고 자성했다. 어린아이 앞에 자신의 스트레스를 통제하지 못하고 감정을 분출한 것에 미안해했다. 그녀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으로서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기 힘들었던 까닭을 외부 조건과 연결하거나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기보다 어린 자녀를 비난하고 가족 간 충돌을 반복하는 등 부적절하게 대처하였음을 반성하기도 했다.

(4) 강숙희의 이야기

① 변하지 않는 남편의 태도에 서운함을 느낌

강숙희의 내러티브에는 남편과의 관계가 주요하게 등장한다. 그녀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좀처럼 변하지 않는 남편의 역할에 서운함을 크게 드러냈다. 아내와 남편 모두가 코로나 시기를 버티며 일하고 가정생활을 하느라 힘든데도 자신만이 가사노동의 압박, 초등학생 자녀 양육의 과중한 부담, 맞벌이와 가사의 끝없는 교대로 심각한 위기를 느끼는 것 같다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강숙희는 예전에는 당연하다고 느꼈거나 자신의 희생을 참고 견뎠었지만, 현재는 자신이 엄마로서 자녀 돌봄과 가사를 모두 책임져야 해서 불만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인식했다. 남편은 변함없이 자녀 양육에 대해 강숙희에게 거의 모든 책임을 전가하였고, 코로나 대유행이라고 하더라도 여성과 남성이 원래부터 해왔던 일을 똑같이 해야하는 것이라는 성별 분업의 인식을 바꾸지 않았다. 이 점은 초등학생 자녀와 친밀하게 소통하기 시작하였거나 가사에 더 신경 쓰게 된 다른 연구참여자의 남편들과는 구별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김은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부담이 남성보다 크게 늘었다고 인식하면서, 적어도 자신의 가정에서 남편은 별다른 역할변화가 없다고 서운함을 털어놓았다.

② 일하는 엄마라는 죄책감으로 괴로운 일상

강숙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일하는 엄마라는 이유로 초등학생 자녀를 위해 적절한 양육환경을 조성해줄 수 없다는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하였다. 이와 같은 내러티브는 다른 연구참여자들의 경우에서도 유사하게 드러났으나, 강숙희의 사례에서는 심리적 고통이 가장 극대화하며 부상했다. 예컨대, 그녀는 전업주부와 달리 아이들과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점이 부담스럽고, 아이들이 아프거나 코로나 밀접접촉의 가능성을 알더라도 일을 미루지 못해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또한, 강숙희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내내 무엇을 하든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이야기하는 등 양육환경의 변화나 미흡한 대응이 모두 자신의 책임인 것 같다는 심정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는 일하면서는 자녀를 혼자 집에 두고 나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일상생활 전반에서 초등학생 자녀의 양육환경의 공백이 식생활, 여가, 건강, 문화 활동 등 다양한 측면에 걸쳐 엄마 역할을 다하지 못한 자신 때문이라는 자괴감에 휩싸여 있었다. 자녀가 주방에서 가스 불을 만진다든지 익숙하지 않은 조리기구로 음식을 해먹을 가능성이 있어서 안전상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패스트푸드를 먹였던 경험이 있다고 설명하며, 잘못된 선택일 것임을 알면서도 마땅한 대처 방안을 알지 못하는 스스로의 무능이 양육환경의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렇듯 강숙희는 일하는 엄마라는 이유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한 자녀의 건강한 발달에 집중할 수 없어 죄책감과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2) 다시 이야기하기: 모든 연구참여자들의 내러티브 재구성

(1) 시간적 내러티브

① 경제문제 위협에 온통 양육을 책임진 고통의 시간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 연구참여자들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변화된 일상이 코로나 이전과는 사뭇 다른 시간이었다고 한목소리로 말하였다. 한 여성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경기침체로 인해 자신은 물론 남편도 경제활동 일시 중단을 경험하면서 가정 내 수입이 감소했고, 자녀 양육에 필요한 양육비용을 충당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어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운영하던 가게의 매출이 줄어 가계 수입이 감소하였으며, 자녀 역시 외부활동이나 학교생활보다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양육에 필요한 식비, 전기·가스요금과 같은 일상적 비용이 늘어난 상황이었다. 코로나 이전과 달리 매달 수입이 줄어 갑작스럽게 가족경제에서 양육비용의 비중이 증가하게 된 현실은 이들을 고통에 내몰리게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연구참여자는 가정의 생계를 이어가고자 추가적인 대출을 받기도 하였다. 가계 지출을 줄이는 데에 순간마다 집중하며 위급한 것들을 해결하느라 결국 자녀들 양육비, 교육비는 뒷순위로 밀려나 버렸다. 이로써 초등학생 자녀는 가정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사교육 기회가 줄어들었거나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하였고, 학업 수행마저도 위태로워지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전체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졌잖아요. 타격은 누구에게나 있는 거 같아요. 특히나 코로나 전보다 저나 남편 소득은 예전보다는 더 줄었어요. <정수아와의 3차 면담>
생활비도 훨씬 많이 들어요. 왜냐면 아이들 먹을 거 간식거리 사놔야 해요. 아이들이 직장 간 사이에 집에 차려놓은 반찬 먹어서 그거에 대한 보상으로 괜히 주말에는 무언가를 더 해줘야 할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식비로 더 많이 지출하게 돼요. 버는 건 한정되고 생활비는 늘어나서 애들 학원비를 줄일 수밖에 없었어요. <한여은과의 1차 면담>
코로나 때문에 우리도 힘들지만, 남들도 힘들잖아요. 다 막혀버린 상황이어서 폐업하게 되었어요. 애들 보험 약관 대출해서 그걸로 충당했어요. 좀 힘들어서 애들 학원부터 끊게 되었어요. <김은희와의 1차 면담>

연구참여자들은 경제문제 위협으로 신체적 피로감이 증가한 속에서, 자녀 양육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중압감이 가사 어려움과 동반하여 날마다 커졌다고 했다. 즉, 이들의 시간적 내러티브에서는 유사하게 경제적 흔들림이 양육환경 전반에 파급되는 양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 연구참여자는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가계 소득이 크게 줄어들어 매일 더 깊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또 다른 연구참여자는 경제문제가 남편의 건강 악화를 촉발해 순간순간 불안하고 초조했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업장 운영이 힘들어졌으며, 하루하루 우울감과 무기력함에 짓눌린 듯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고 토로한 예도 있었다. 또한, 코로나 재난 상황임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가정과 맞벌이하며 위기를 버티는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꼈다고 이야기하는 등 코로나 팬데믹 와중의 시간 속에서 세상을 대하는 정서마저 적대적이고 불안정해졌다고 언급했다. 이같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들의 공통된 시간적 내러티브를 기반으로 이들이 양육환경에서 힘들게 버티며 매일 조금씩 더 고통의 시간이 누적된다고 느꼈음을 확인했다.

힘들었어요. 지금이 제일 힘든,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예요. 경제적으로 애들을 양육하는데, 애들한테 지금 막 (돈이) 들어갈 때니까요. 여튼 어렵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스트레스 많이 받지 않으면 좋겠다, 그냥 그 정도 (바람이죠). <정수아와의 2차 면담>
너무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다 보니까 비교가 되고, 거기서 오는 우울감들이 엄청난 거 같아요. 왜냐면 제가 보내지 못하는 건데 이 와중에도 여행 다닐 사람들은 다 다니고. 저는 그렇지 못하니까. 다른 어떤 보상의 물건들을 사고 막 이런 것들이 SNS에 막 뜨면 보이잖아요. 그런 거 볼 때 좀 박탈감이 생겨요. <한여은과의 3차 면담>
코로나 때문에 일도 줄다 보니까요. 계속 안 좋아지고 있어요. 경기는 너무 안 좋아요. 물건값 팍 올라가고 원자잿값이 20%씩 다 올랐어요. 너무 힘들어요, 이제는⋯. 매출도 많이 줄고. <강숙희와의 3차 면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들은 아이를 양육하는 일상의 시간에서 즐거움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도 이야기했다. 경제적 문제의 위협 속에서도 맞벌이가정의 자녀 양육과 생계유지의 담당은 대부분 여성인 이들 연구참여자의 몫이었다. 물론 일부 연구참여자 중에는 남편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를 하거나 운영하던 가게 일이 줄어들면서, 이전에는 바빠서 함께 하지 못했던 게임이나 스포츠를 자녀와 즐기거나 숙제를 도와주는 등의 양육에 동참하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음을 보고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행동은 양육의 보조에 그쳤다. 어린 초등학생 자녀의 식사 문제나 청소 등의 집안일은 거의 여성인 연구참여자들이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에게는 낮 동안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 가정으로 돌아와 가사를 해결하는 시간이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결국, 연구참여자들은 남편이 자녀와의 시간을 좀 더 함께하면서 양육에 일정 부분 도움을 받긴 했지만, 대부분의 집안일 뿐 아니라 자녀의 일상사를 자신이 도맡아야 했기 때문에 이전보다 정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신체적 피로감도 증가한 시간을 보낸다고 이야기했다.

애들 아빠가 예전보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까 애들하고 놀아 주고, 게임도 같이하고, 야구도 같이 해줘요. 그래도 여전히 집안일은 제가 하죠. (남편은) 친구들 만나서 술자리도 있고 이런 자리들이 있어요. (남편이) 그냥 애들하고 있다가도, 막 그 시간에는 밖에 나가고 늦게도 올 때도 있어요. <정수아와의 2차 면담>
여전히 집에 오면 집안일은 제가 해야죠. 애들이 낮에 집에 있었던 흔적들 청소하는 거부터 설거지 같은 건 제가 해야 돼요. 매일 애들이 집에 있다 보니 청소 거리가 늘었어요. 몸도 힘들 때가 있어 지치더라고요. 마음이 아파요. <강숙희와의 2차 면담>

② 일과 양육 병행하며 한계에 이르러 서서히 지쳐감

연구참여자들은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늘어난 자녀 양육 부담감을 버티며 오랜 압박의 시간 속에 점점 한계에 이르고 있음을 하소연하였다. 직장에서는 자녀의 건강과 안전 문제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고, 가정에서도 밀린 직장업무에 대한 걱정, 과중한 집안일과 양육의 책임감으로 늘 시간에 떠밀렸다. 자꾸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버거운 일상에 한계를 느꼈고, 거의 모든 순간에 여유를 잃어 감정조절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코로나 이전에는 자녀에게 화를 내지 않았던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며, 별일 아닌 상황에서 소리 지르거나 강압적인 말을 한 적도 있었다. 같은 공간에서 답답하게 공존하는 시간도 늘었다. 싸우고 난 이후에는 자녀에게 화낸 것에 대해 미안해하였지만,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고 후회가 이어졌다. 맞벌이가정을 유지하며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는 일이 어려워서 사회생활을 포기할지 고민해보기도 했으나, 경제적 가계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직장을 관두기는 어려워 복잡한 심경이었다.

정말 힘들 때는 애들한테 화를 내게 됐어요.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어떨 때는 한 대 때릴 때도 있어요. 정말 화났을 때는 혼내고 아니면 그냥 잔소리하기도 했어요. 부모니까 잘못한 건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말아라 충고를 했어요. <정수아와의 2차 면담>
아이한테 화가 쌓이듯이 이렇게 좀 있었어요. 아이들끼리 싸우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용납이 안 돼요. 중재해야 하는데 어려운 일이에요. 결국, 제가 애들에게 화를 내는 거예요. 소리도 지르게 돼요. 이렇게 애들한테 화낼 때 좀 속상할 때가 있죠. <한여은과의 2차 면담>
(2) 상황적 내러티브

① 직장과 가정, 두 공간에 서성이기

대부분 연구참여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직장에 출근해서도 학교에 나가지 못한 자녀들을 걱정하였고, 퇴근 후에는 맞벌이하는 현실에 부담을 느꼈다. 결국 이들은 두 공간에서의 경계가 분리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저 불안하게 서성이는 모호한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 이러한 극심한 양육환경 안팎의 변화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극명한 대비와 함께 드러났다. 예를 들어, 코로나 이전에는 낮에 자녀가 학교와 학원에 다녔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특별한 일이 생기면 곧바로 연락한다든지 급한 사정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대처를 부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자녀의 학교 개학이 늦어지거나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연구참여자들은 직장에서도 자녀 걱정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이는 업무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으로 연결되었다. 직장에서는 가정에서 지내는 자녀들이 잘 지내는지, 점심은 잘 챙겨 먹었는지, 수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지, 혹시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는지 등등 온갖 걱정으로 업무에 몰두할 수 없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자녀들의 빈번해진 전화 연락으로 업무에 열중하지 못할 때도 있었으며, 이로 인해 직장 동료나 고객에게 손해를 끼치기도 하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이들의 불안한 상황은 계속 심해졌다.

너무 힘들었어요. 육체적으로 힘드니까.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니까요. 아이들 키워야 하고 직장생활 해야 하니까 힘들었어요. 코로나 이전에서는 학교 끝나면 바로 그냥 일상으로 아이들이 알아서 순순히 다 이루어졌던 일들이 하나하나 집에서 챙겨줘야 하는 입장이에요. 학교에 있으면 아이들도 긴장감을 가지고 바로 다음 스케줄에 대한 개념이 생기는데, 집에 있으면 마냥 유튜브 보고 있고 게임하고 있거나 아이들이 넋 놓고 있으니까. 일할 때도 애들이 놓치는 부분들을 계속 일과 중에서도 신경을 써야 하는 거예요. <한여은과의 2차 면담>
아이들이 원격 수업하면서 힘들었어요. 아이들이 학교를 등교 안 하니까. 아이들이 집에서 ‘엄마 심심해’하면서 전화 와요. 그리고 아무래도 아이들끼리 있으니까, 얘들이 집에서 자기네들끼리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 그런 걱정을 하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친구들을 만날 수 없으니까 아이들의 사회생활이 또 걱정되기도 했어요. <강숙희와의 2차 면담>

② 맞벌이하며 자녀의 식사를 챙기는 부담감

맞벌이가정 여성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녀가 주로 가정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돌봄 책임이 막중해진 상황에 혼란스러워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심각한 문제는 자녀의 식사였다. 이들은 초등학생 자녀의 식사 준비와 점검이 제일 어렵다고 했다. 대부분은 출근 전이나 퇴근 후 자녀의 식사를 챙겨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는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항상 스트레스를 느꼈다. 예컨대, 자녀가 평소 학교 급식으로 해결했던 점심 식사를 매일 아침 준비해야 하는 현실에서 돌봄 역할 부담이 극대화되었다. 모든 연구참여자는 평소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자녀의 아침과 점심 준비를 해야 했다. 퇴근한 이후에는 바로 다음 날을 위한 가사가 쏟아졌다. 저녁 식사가 끝나면 식자재 구매부터 재료 손질과 요리를 하며 양육 고충이 늘었다. 또한, 자녀가 혼자 집에서 점심을 거를 수도 있다는 사실에 걱정하며 출근 후에는 준비해둔 음식을 먹었는지 전화나 문자로 확인하여야 했기 때문에 피로감이 누적되기도 했다.

아이들의 식사가 제일 큰 문제예요. 집에 남아있으니까 애들이 스스로 챙겨 먹는 것도 사실 불을 써야 하는 일들이 생기고, 그렇다고 날마다 세팅을 해놓고 갈 수도 없고, 그러다 결국에는 아이들이 먹기 편한 음식들을 해놓다 보니까 볶음밥 이런 거 냉동식품이에요. 일하는 데 있어서도 아이들을 계속 신경 쓸 부분이 너무 많아지는 거예요. <한여은과의 2차 면담>
엄마들은 진짜 점심 걱정이 가장 크잖아요. 그냥 아이들 점심이라도 학교 가서 먹고 오게 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강숙희와의 3차 면담>

연구참여자들의 상황적 내러티브에는 초등학생 자녀의 성장을 온전하게 지원하지 못한다는 자책감도 드러났다. 이들은 초등학생 시기 발달에 있어 균형 잡힌 건강한 음식 섭취가 중요함을 알았지만 이를 실천하기 역부족이라 부담감을 극심하게 느꼈다. 학교 급식처럼 가정에서도 균형 잡힌 식단으로 챙겨 주고 싶었으나, 낮에 자녀의 식사를 직접 살필 수 없었기 때문에 인스턴트 음식 섭취를 막기 힘들었다. 자녀와 종일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미안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영양상 좋지 않은 음식을 제공하였다든지 자녀가 배달 음식을 즐겨 먹게 되어 체중 증가와 건강 문제가 발생해서 죄책감에 사로잡혔음을 언급한 이도 있었다. 이처럼 연구참여자들의 상황적 내러티브에는 맞벌이가정 여성으로서 자녀의 식사를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복합적으로 확인되었고, 문제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방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적 양육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코로나 팬데믹 현실이 반영되었다.

애들이 점심에 배달을 많이 시켜 먹어요. 진짜 저도 퇴근하고 집에 들어갈 때도 챙기기도 해요. 제가 출근하면 집에서 자녀가 지냈을 거를 생각하면 보상으로 애들한테 먹고 싶은 거 먹으라고 해요. 인스턴트 식품보다는 애들한테 좋은 음식 먹이고 싶은데요. <정수아와의 3차 면담>
일하는 엄마다 보니까 점심을 학교처럼 못 챙겨 줘요. (중략) 정말 인스턴트 식품으로 채우거든요. 그런 영양소 걱정 아이들 먹는 거 그런 걱정이 가장 크죠. 그리고 집에 아이들만 있으면 또 불안한 것도 있어요. 걱정되고 마음이 안심이 안 되는 거, 그리고 점심에 패스트푸드 먹는 날이 많아요. <강숙희와의 2차 면담>
(3) 관계적 내러티브

① 코로나 와중에도 좋은 양육환경을 만들려는 가족 모두의 노력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의 양육환경 안에 부정적인 특징만 있지는 않았다. 연구참여자들은 코로나 이전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현실에 부딪혔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적응해나가면서 좋은 양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온 가족이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일부 연구참여자들에 따르면, 양육환경의 요소 중 아버지로서 남편의 달라진 행동과 태도가 가족관계 변화에 가장 주요했다고 했다. 즉, 이들의 관계적 내러티브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자녀 양육과 가사에 거의 관심이 없었던 남편의 도움이 드러났으며, 연구참여자들은 큰 비중은 아니더라도 가족 체계 안에서 남성의 역할이 변화하였음을 감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이들은 퇴근 후 술자리로 인해 귀가를 늦게 했던 남편의 예를 들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회식 자리가 줄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거리두기로 한 공간에 머물다 보니 이전과 비교해 가사와 자녀 양육에 협조할 일이 증가했다는 등 달라진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도 맞벌이가정에서 자녀 양육을 책임지는 일은 대부분 이들 여성의 몫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분명 관계적 변화를 일부 촉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남편이 자녀 양육에 조금씩 더 협심하면서 양육의 부담감을 덜고 부부 관계가 친밀해지는 계기도 맞았던 점이 관계적 내러티브에서 발견되었다. 비록 경제적 어려움으로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는 갈등을 심하게 겪었지만, 적극적인 대화의 시도로 점차 부부 관계가 회복되면서 안정적 양육환경을 조성하게 된 예도 있었다. 실제로 일부 연구참여자는 맞벌이하는 남편과 대화하며 서로의 불안정한 노동환경을 걱정하거나 자녀 양육 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해결하려는 관계적 변화를 보였다. 남편의 양육 지원이 이전과 비교하여 증가하였다고 보고한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고 양육환경에서 관계적으로 소통하거나 이해하는 경험이 늘었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극심해진 자녀 양육의 부담감을 가족 구성원이 덜어주었다며 유의미한 타자의 도움과 지지에 의미를 부여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참여자는 친정어머니 지원으로 자녀 양육의 공백을 해결했던 경험을 말했다. 시부모나 남편을 통해 맞벌이하며 대비하기 힘든 아이들 점심 준비나 가사 지원을 받으며 어려움을 극복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다투거나 충돌한 적이 있긴 했지만, 대체로 가족 구성원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든지 과거보다 사이가 좋아진 것도 양육환경 개선에 긍정적이었다고 인식했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버티는 과정에서 자녀와 남편의 관계가 개선되기도 했다. 평소 일하느라 바빴던 아버지와 사교육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자녀가 팬데믹 상황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 간의 대화가 증가하였고, 아버지와의 사이가 돈독해지면서 어머니에게 편중되었던 양육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여겼다. 이와 같이 이들의 관계적 내러티브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족 구성원이 모일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대화를 나누며 관계성을 증진하게 된 것을 확인했다.

아이들이 남편과는 친구처럼 대화도 많이 나누고요. 요즘에는 같이 운동도 하고 있어요. <정수아와의 1차 면담>
이제 남편이 친구들의 모임 같은 것도 원래 많아서 집도 잘 안 들어오고 했었는데, 이제 좀 더 많아졌어요. 시간이 많아져서 부부 관계가 좋아졌어요. 아이 목욕하고 하는 것들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하는 것들 거의 같이 나눠서 많이 한 거 같아요. <한여은과의 2차 면담>

② 맞벌이로 바쁘지만 평범한 일상을 바라는 우리 식구들

연구참여자들의 관계적 내러티브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악화한 경제문제, 일터와 분리되기 힘든 양육환경, 더 바쁘고 신경 쓸 것이 많아진 일상시간, 자녀 양육에서 가족부양까지 가중된 가사노동 압박 등, 맞벌이가정 여성이 힘겨운 현실을 감당하면서도 동시에 평범한 일상을 바라며 아이들과 더불어 고군분투하는 현실이 녹아있었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이기에 더 바쁘게 지내지만, 평범한 일상의 관계에서 소중함을 느끼며 가족을 비롯한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으로 이 시기를 버티는 듯하다고 인식했다. 또한, 대부분은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양육환경 안에서 교류하는 인간관계가 심하게 축소했고 아이들도 친구나 다른 사람과 만날 기회 자체가 줄었다며 평범한 일상을 누릴 날이 다시 오길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연구자와 대화 도중 자주 코로나 이전의 양육환경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양육환경에서도 맞벌이가정 여성으로서 어린 자녀를 키우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그래도 그전의 평범했던 일상에서 가족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관계를 유지했던 날들이 좋았다고도 이야기했다. 과거에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답답함과 무료함을 느꼈는데 당연한 일들을 지루하게 여겼던 태도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깨닫기도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주말마다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가거나 주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 감사한 것이라고 느끼지 않았었는데,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그러한 관계적 건강성이 자녀 양육의 윤활유와 같다고 하였다. 아이들 역시 힘든 시기 지난 추억들을 자주 떠올리며 코로나 이전의 평범했던 생활이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고 있다고 했다. 과거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활하고 등하교하는 일이 별것 아니라고 여겼다면, 이제는 가정 밖에서의 자녀의 친구 관계나 학습이 발달의 중추처럼 중요함을 절감한다고도 말했다. 즉, 관계적 내러티브 분석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이 가족과 외식을 하거나 여행을 하며 혹은 평범한 일상 안에서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하고 학교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소통했던 지난 추억을 그리워함을 발견하였다. 이처럼 연구참여자들은 이전과 같은 평범한 일상의 관계를 바라며 평탄치만은 않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의 양육환경 안에서의 관계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더 친밀도를 높이는 활동들을 하고, 주중에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는 생각해요. 그게 어려워서 갑갑해 죽겠어요. 뭐 사람을 만날 수가 있나요. 밖에 나가서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나. 겨우 맨날 집에만 있고 웬만해서는 외식도 못 하고, 답답해요. <한여은과의 1차 면담>
수업만 배우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정말 큰 영향이 있었다고 이번에 알게 됐어요. 그래서 학교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학교 수업 공부하는 것만 아니라, 아이들이 어떤 추억을 쌓거나 활동할 수 있는 것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정수아와의 3차 면담>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이 어떠한지 심층적으로 이해할 목적에서 내러티브 탐구를 수행했다. 이를 위해 코로나 대유행 중에 초등학생을 양육하고 있는 맞벌이가정 여성 4명과 총 24시간 이상의 심층 면담을 하여 자료를 수집하였고, 내러티브 탐구 방법을 적용해서 각 여성의 상황별 분석을 시행한 뒤 다시 모두의 경험을 통합적으로 재구성하여 더욱 깊이 있는 의미를 끌어냈다. 특히 시간·상황·관계적 내러티브라는 내러티브 탐구의 3차원적 공간을 중심으로 연구참여자들의 인생 이야기에 접근하여,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에서의 공통점과 고유성을 심도 있게 드러냈다. 내러티브 탐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간적 내러티브는 자녀의 양육 경험이 ‘경제문제 위협에 온통 양육을 책임진 고통의 시간’과 ‘일과 양육 병행하며 한계에 이르러 서서히 지쳐감’이라는 내용으로 범주화되었다. ‘경제문제 위협에 온통 양육을 책임진 고통의 시간’의 범주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입으며 연구참여자 가계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였고, 자녀 양육에 필요한 비용의 증가로 인해 경제 상황이 위태로워졌음을 확인했다. 이에 더해 연구참여자들은 장기적인 학교 휴교에 따라 자녀가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돌봄 부담감과 신체적 피로감 가중을 경험하였고, 자신과 타인의 처지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우울과 좌절감 등의 정서적 감정의 변화를 겪었다. 자녀 양육과 돌봄, 가정 경제의 거의 모든 책임을 맞벌이가정 여성인 이들이 떠안아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기도 했다.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남성보다 여성에게 돌봄 부담이 가중되는 현상을 발견하여, 성 역할의 불평등한 현실을 연구참여자의 구술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 관습적 성 역할 문화가 잠재하여,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여성에게 가정 내 돌봄 부담이 집중되어 있음을 코로나 팬데믹 시점에서 또 한번 발견한 결과이다. 즉,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은 성 역할 고정관념과 가정 내 자녀 양육의 부담을 중첩되게 느끼며,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양육환경 안에서 심화하였음을 새로운 맥락에서 되짚은 것이다.

한편, ‘일과 양육 병행하며 한계에 이르러 서서히 지쳐감’에서는 연구참여자들이 자녀가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면서 맞벌이가정 여성으로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동시에 과중한 양육 부담으로 점점 자신의 한계를 느끼며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가정과 직장에서의 균형을 막았던 요소들이 미해결된 채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악화하였고, 결국 이는 연구참여자들의 자녀 양육과 맞벌이 여성으로서의 소진으로 빠르게 이어졌다. 심리적 어려움이 극대화되면서 아이들에게 부정적 양육태도를 보였다든지 아예 내적인 힘겨움을 버거운 코로나 팬더믹 현실 앞에 표출할 여력이 없다고도 인식했다. 지친 마음을 해소하지 못하고 체력적으로 소모된 상태에서 결국 양육부담감을 자녀에게 왜곡되게 표출하였고, 강압적 모습을 보인 자신을 자책하는 악순환도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 상황에서 의도치 않은 가정 내 양육을 전담하며 스트레스가 쌓여 자녀에게 소리 지르거나 다그쳤던 예(이민지, 2021), 사회적 단절 상황에서 양육으로 인해 발생한 부모의 소진이 스트레스 수준을 높여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의 위험을 극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Campbell et al., 2020; Usher et al., 2020) 등과도 관련성이 크다.

둘째, 상황적 내러티브에서는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이 ‘직장과 가정, 두 공간에 서성이기’와 ‘맞벌이하며 자녀의 식사를 챙기는 부담감’과 같이 밝혀졌다. 특히 ‘직장과 가정, 두 공간에 서성이기’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중 직장에서는 가정에 있을 자녀를 염려하고, 가정에서는 밀린 업무에 대한 걱정이 반복되는 맞벌이가정 여성의 현실을 보여준다. 즉, 이들은 직장과 가정의 공간에서 제자리걸음처럼 모호한 상태로 지내고 있음을 확인했다. 예컨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변화에 자녀가 과연 잘 적응하고 대처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했고, 양육환경이 전과 다르지만 맞벌이 부모로서 잘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자녀들이 집에서 지내면서 사고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낼지를 노심초사했다든지 직장생활을 하는 낮 동안에 자신이 전적으로 자녀를 돌봐주지 못한 자책감에 무겁게 짓눌렸다. 이러한 내러티브 분석결과는 워킹맘이 직장이라는 환경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돌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어머니로서 책임져야 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걱정한다는 선행연구(이민지, 오지현, 2022; 정선훈, 2021)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이와 더불어, ‘맞벌이하며 자녀의 식사를 챙기는 부담감’에서는 여성인 연구참여자들이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 자녀의 점심 식사를 준비해야만 했기에 자녀의 식생활 문제가 가장 극심한 부담감이자 피로감을 증가시키는 요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성장기인 초등학생 자녀에게 영양가 있는 식단을 제공해주고 싶었지만, 낮에는 일하느라 자녀의 식사를 직접 살필 수 없어서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다. 자녀가 식사를 거른다든지 패스트푸드를 먹게 되어 건강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는 현 상황에 죄책감도 느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가정 내 식사 비중이 증가하면서 배달 음식의 위생 문제와 영양 불균형에 대한 우려로 자녀에게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지 못하는 어머니들의 스트레스를 분석한 선행연구(이윤선, 류시현, 2022)와도 일부 접점을 지니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셋째, 관계적 내러티브는 ‘코로나 와중에도 좋은 양육환경을 만들려는 가족 모두의 노력’과 ‘맞벌이로 바쁘지만 평범한 일상을 바라는 우리 식구들’로 범주화되었다. ‘코로나 와중에도 좋은 양육환경을 만들려는 가족 모두의 노력’에서는 연구참여자들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변화로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위기에 부딪히기도 했으나 가족의 노력으로 좋은 양육환경을 만들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중 남편의 달라진 행동과 태도가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중요하였음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일부 연구참여자들의 경우에는 코로나로 인해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보고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퇴근 후에도 남편이 잦은 술자리로 인해 귀가가 늦어 가족 간의 시간을 갖기 어려웠지만, 전염병 유행으로 사적 모임이 제한되고 저녁 시간에 여유가 생기면서 관계가 개선되었고 서로를 이해하고 더욱 돈독해지는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부부가 대화하고 자녀 양육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협조하면서 가족관계를 재구축한 긍정적 면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학령기 자녀와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연구결과(진미정 외, 2020)와도 관련 있다.

그리고 ‘맞벌이로 바쁘지만 평범한 일상을 바라는 우리 식구들’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들이 가정과 일에 관련한 여러 역할을 감내하면서 동시에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평범했던 일상을 추억하며 관계적 공백이나 어려움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점을 발견하였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양육환경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거의 가족에 한정된다며, 관계성이 확대될 수 없는 현실을 갑갑해 했다. 이는 초·중학생들이 코로나19로 가족들과 밥을 같이 먹거나 가족관계 중심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음을 보고한 연구(강선경, 최윤, 2021)와도 연관된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평범했던 관계를 다시 유지하면서 자녀들과 함께 일상을 보내고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각종 사람과 북적이며 다양한 추억으로 양육환경을 만들어가기를 소망하였다. 비록 코로나 이전에는 무료하듯 반복되던 일상을 지루하다고 느꼈던 적도 있었으나,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양육환경 내에 급작스런 변화나 위기가 없던 과거가 편안했고 소중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와 같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에 관한 본 연구에서의 이해를 토대로 몇 가지 논의를 제안하겠다. 첫째,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을 위한 사회적 돌봄 체계 보완과 보편적 돌봄 보충을 실현하고자 근본적으로는 성 역할 신념에 대한 대대적 환기가 시급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맞벌이가정 여성은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가정 내 돌봄 부담의 가중은 물론, 가사와 생계 책임을 동시에 떠안고 있었다. 즉, 맞벌이가정 여성의 특수성을 반영하듯 자녀 양육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책무를 고통스럽게 감당하며 다중적 위기에 놓여있었다. 이들은 취약계층 조건에 해당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대유행으로 노동환경이 불안정해졌으며 여성이기에 버티기 힘든 경제문제에 노출되었다고도 인식했다. 코로나의 위협 속에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적 자녀 양육을 수행하기 힘들어서 과거보다 양육환경의 불안정성이 극대화하였다고도 인식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성 역할 고정관념을 따르는 맞벌이가정 여성이자 어머니로 이 시기를 버텨야 했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로 자녀 돌봄의 책임이 더 가중되어 급기야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재생산모델에 기반을 둔 인식의 대대적 혁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이에 대한 발전적 변화를 맞으려면 가정은 물론 지역사회, 노동환경, 국가 등 전체 체계가 돌봄 윤리를 중심으로 한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현재와 같은 젠더 불평등 및 불균등한 가족관계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Vohra & Taneja, 2020). 이점에 관해 이미 권현정(2001)은, 사회적 재생산의 관점으로 볼 때 여성은 감소한 가계 소득을 보충하기 위해 자신의 소비를 줄이고 노동 부담을 증가시켜야만 하고, 노동시장에서 출산이나 양육과 같은 정서적 보살핌의 역할은 통제되기에 여성의 입장에서 희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일-가정의 양립을 조화시키는 쟁점으로 젠더 평등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본 연구결과 여전히 현시점에서도 그 같은 변화가 온전히 이루어지지는 못하였고, 오히려 악화한 현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맞벌이가정 여성의 과도한 희생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주요하게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돌봄의 책임을 맡고 공동의 사명감으로 돌봄 정체성을 갖추어야 함을 재차 강조하고자 한다. 이를 실천하려면, 매체나 미디어를 통해서 부부간 공동육아와 공동양육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성 역할 인식 개선을 이룰 수 있게 적극적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그와 더불어, 건강가정지원사업의 일종으로 돌봄 공백이 생긴 가정에 숙련된 전문가가 찾아가는 보편적 보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그 선제적 대응책으로서 관련 인력의 확보와 훈련을 위한 예산 확충과 필요성 공론화 작업 등도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는 물론 차후 예기치 못하게 다가올 또 다른 위기에 대비해서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이 제약 없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며 안정적 양육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에서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해소하려는 방편으로써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초등 돌봄 기관들의 유기적인 연계와 돌봄 기관 확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결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들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거리두기 확대와 더불어 돌봄 부담이 더욱 심해졌고, 자녀를 방임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있었다. 초등학생 자녀는 이전 단계와 같은 신체적 성장이 급등하지는 않더라도 영유아기에 이어 사회적 발달이 활발해지는 시기이고, 따라서 자녀 돌봄에 있어서도 양육에 관한 교사와의 협력과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연구참여자들의 내러티브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급작스럽게 학교 운영중단과 혼란이 발생했으며, 이는 맞벌이가정의 돌봄 공백이 양육의 위기일 수 있음을 뜻한다. 이에 작금의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물론 향후 닥칠지도 모를 재난에 대비해서도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초등 돌봄기관 간 협력과 연계 체계가 긴밀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가장 시급하게는 다함께 돌봄센터나 아이돌봄 기관 등 유관기관 간 네트워크 체제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 내 초등돌봄 수행 기관이나 공동체의 역할을 더욱 늘려야 할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정원의 한계와 등·하원의 문제가 제시되고 있으며, 지역마다 산발적으로 설치된 지역아동센터조차 소득 기준에 따라 이용의 제약이 커서 맞벌이가정 초등학생 자녀의 돌봄 공백을 메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본 연구의 발견점을 바탕으로, 향후에는 맞벌이가정 초등학생 자녀들이 좀 더 편리하게 지역사회 사회복지 유관기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이 필요하며, 특히 일반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도 초등 돌봄기관 운영 확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와 함께, 마을 돌봄 확대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정규교육 밖에서 안전하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다함께 돌봄센터의 확대 운영도 필요하다. 아동권리보장원(2021)에 따르면 2021년 6월말 기준 다함께돌봄 이용 인원은 12,190명으로 전국 초등학생수 대비 0.45%에 불과하여 이런 현실의 개선이 필수적이라 사료된다. 다함께 돌봄센터와 같은 마을돌봄 기관 확충의 노력은 미래 재난이나 위기 발생까지 두루 고려한 맞벌이가정 초등 자녀의 돌봄문제 해결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이라 할 것이다.

셋째, 맞벌이가정 여성의 안정적 양육환경 조성과 확보를 위하여 이들 중에서도 사회·경제적 위기 발생 시 경제적 타격이 큰 직업군을 중심으로 고용과 양육 안정을 동시에 고려한 차별화된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모두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경제적 타격이 크고 안정적 소득 유지가 힘든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에 해당하였다. 이 때문에 가정 내 수입 감소와 더불어 자녀의 기본생활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초등학생 자녀 양육에 있어 경제적 어려움의 고통이 심각했다. 즉,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연구참여자들이 겪은 경제위기는 관계갈등, 심리적 고충, 양육스트레스 등으로 파급되었으며, 양육환경에까지 그 위력이 침투하여 초등학생 자녀의 건강과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즉, 외부로부터의 경제적 충격으로 부득이 양육환경의 평형이 깨지면서 맞벌이가정 여성이자 어머니인 이들의 위기가 극대화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유사한 수준의 피해를 경험한다기보다는 자영업자나 불안정한 고용 상태인 이들의 소득 감소가 두드러지고(함선유, 2022), 특히 여성의 비중이 높은 대면 서비스 직업군이 재난 상황에서 더욱 취약하여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워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본 연구의 분석결과를 참고해서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피해가 더 큰 직업군의 맞벌이가정 여성을 중심으로 고용 지원을 차등화해야 할 것이고, 취약한 직업군에 대한 고용 안전망을 구축하여 위기 속에서도 어린 자녀를 양육하며 일-가정 양립을 도모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는 어린 자녀를 둔 노동자들이 고용과 양육 전반에서 연쇄적 문제를 겪을 수 있고 이는 양육환경 건전성을 저해하게 됨을 유념하여, 소득기준이나 사업장 특성 등의 조건은 물론 가족 생애주기를 고려한 다면적 재난 대응 지원체계 수립의 노력이 있어야 하리라 판단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을 논의하고 후속 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전략적 표집 방법을 적용하여 연구주제와 관련한 경험이 있는 소수의 인생 이야기를 내러티브 탐구했기 때문에 연구참여자와 조건이 다른 여성들의 양육환경의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코로나 팬데믹 시기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을 더욱 풍부히 하기 위해서는 아동의 연령대나 학교급의 다양화, 혹은 맞벌이 유형이나 경제 수준을 달리 구성한 질적 연구가 추가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이 연구는 코로나 팬데믹 발생 초기의 시점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을 주로 이해하여 거리두기 정책 변동이나 위드 코로나 등 변화한 현실까지는 반영할 수 없었다. 따라서, 차후에는 장기간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 중 또 다른 시기를 중심으로 맞벌이가정 여성들의 자녀 양육과 관련한 경험을 질적 탐구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는 다음의 의의가 있다. 첫째, 본 논의는 성별 중립적으로 맞벌이가정 문제에 접근한 기존 연구에서의 관점과 달리 여성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양육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며 그 안에서의 경험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깊이 있게 탐구하였다는 연구의 의의가 확인된다. 둘째, 이 연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초등학생 자녀의 돌봄 공백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급부상한 시점에서, 전통적으로 돌봄 부담을 안고 살아온 여성의 입장을 반영하여 돌봄의 사회화의 필요성을 확인했다는 학문적 의의를 지닌다. 이러한 논의 이후에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일-가정 균형과 안정적 양육환경 확보를 위해 성 역할에 관한 적극적 재고와 성찰, 그리고 맞벌이가정 여성의 고용과 양육 현실을 민감하게 반영한 체계적 위기 대응 및 지원 대책 등이 시급히 뒤따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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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본 연구의 내러티브 탐구절차

단계 주제 내용 방법
1단계 연구주제의 발견 연구의 배경 탐색과 코로나 팬데믹 상황의 양육환경 문제 확인 글쓰기,
문헌고찰
2단계 현장 이해하기 초등학생을 둔 맞벌이가정 여성의 양육환경 인식의 전반적 이해
내러티브 탐구의 관점과 방법론적 이해
3단계 연구참여자
선정하기
연구참여자 선정 준거 개발
연구참여자와의 라포 형성
연구참여자의 자발적 동의 획득
나선형
자료수집
및 분석
4단계 이야기하기 현장 텍스트 구성(개인별 경험 관련 이야기 수집, 내러티브 범주화)
5단계 다시 이야기하기 연구텍스트 구성: 다시 이야기 분석하기(시간적/상황적/관계적 내러티브)
6단계 글로 이야기하기 연구참여자 경험과 인식을 글로 이야기하기
연구참여자와의 소통과 반복적 해석

<표 2>

연구참여자에 대한 기초정보

구분
(가명)
나이 학력 직업 유형 결혼
기간
맞벌이
기간
본인 월평균
수입(만 원)
자녀 상황
(연령)
연구참여자 배우자
연구참여자1
(정수아)
37세 전문대졸 자영업자 자영업자 13년 10년 200∼300 2남
(13세, 11세)
연구참여자2
(한여은)
47세 대졸 교직원 회사원 16년 11년 200∼250 2남
(13세, 10세)
연구참여자3
(김은희)
39세 고졸 자영업자 자영업자 11년 5년 100∼130 1남 1녀
(11세, 10세)
연구참여자4
(강숙희)
43세 전문대졸 프리랜서 자영업자 15년 10년 200∼250 1녀
(13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