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자녀를 둔 부모의 성인애착,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부모양육행동의 관계: 자기-상대방효과 모델의 적용
초록
본 연구는 유아기 부모의 성인애착,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부모양육행동 간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각각 검증하고, 부모의 성인애착이 정서조절곤란을 매개로 부정적 부모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만 3∼5세 자녀를 양육하는 총 704쌍의 부모 자료를 수집하여 자기-상대방 상호의존성 모형으로 분석하였으며,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의미한 자기효과를 살펴보면, 부모가 애착불안을 보일수록 부정적 양육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모 각각의 애착불안이나 애착회피가 높을수록 부모 자신의 정서조절의 어려움이 커졌고, 이러한 정서조절곤란은 부모 자신의 부정적 양육행동으로 이어졌다. 둘째, 배우자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성인애착의 상대방 효과는 아버지들에게만 나타났다. 보다 구체적으로, 아버지가 애착불안이나 애착회피를 보일수록 아버지의 정서조절곤란이 높아졌고, 이러한 아버지의 정서조절의 어려움은 어머니의 부정적 양육행동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가 지니는 시사점과 제한점 및 제언을 논의에 포함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not only to develop a causal structural model showing difficulties in emotion regulation that mediates the relationship between adult attachment and negative parenting behaviors, but also to explore the actor and partner effect using the APIM model. For model confirmation, data was collected from 704 pairs of parents with children of age 3∼5, and analyzed using the APIM model. The main research findings were as follows: First, the analysis of the final model showed that parents' attachment anxiety had a significant effect on negative parenting behaviors. In addition, parents' attachment anxiety and attachment avoidance had a significant effect on negative parenting behaviors through the mediation of difficulties in emotion regulation. Second, the partner effect of parents' adult attachment on spouses' negative parenting behaviors was present only among fathers. More specifically, fathers' attachment anxiety and avoidance had a significant effect on mothers' negative parenting behaviors through the mediation of fathers' difficulties in emotion regulation. The significance and limitations of the present study, and directions for future research, are discussed.
Keywords:
Adult Attachment, Emotion Dysregulation, Negative Parenting Behaviors, APIM Model, Mediational Effect키워드:
성인애착,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양육행동, 자기-상대방 상호의존성 모형, 매개효과1. 서 론
결혼생활에서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부부가 함께 경험하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Kluwer, 2010), 자녀출산은 부모에게 삶의 의미와 기쁨이 되는 동시에 자녀양육이라는 새로운 과업이 부여된다(Nelson, Kushlev & Lyubomirsky, 2014).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자녀에 대한 부모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요구 수준이 더 커졌고(박정윤, 장영은, 2013), 특히 미취학 부모들에게 양육 스트레스(손수민, 2012) 및 자녀 양육의 어려움은 더 클 수 있다(안명희, 201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미취학 자녀를 둔 부모들의 양육행동에 초점을 두고 이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부모 양육행동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어 왔으나 부모로서 겪는 어려움을 다층적으로 조망하는 연구보다 자녀에게 초점을 맞춰 부모 양육행동에 대해 처방적 지침을 제시하는 연구들이 많았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양육행동을 살피기보다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개인적 역사를 고려하는 연구가 무엇보다 필요하겠다(Luster & Okagaki, 1993).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애착이론에 기반하여 부모의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모의 성인애착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성인애착은 성인기에 신체적·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도록 도움을 주는 특정 대상과 근접성을 유지 및 추구하고자 하는 개인의 경향성(Berman & Sperling, 1994)으로, 성인애착 형성에는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에서 만들어진 내적작동모델이 영향을 준다(Bowlby, 1977). 성인애착 가운데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하고 애착 관련 사고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정도는 애착불안으로, 친밀감을 피하려 하며 애착 욕구 충족 대상으로 타인의 존재와 필요를 인정하지 않는 정도는 애착회피로 분류하고 평가한다(Mikulincer, Shaver, Cassidy & Berant, 2008).
그동안 성인애착과 양육행동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들은 주로 어머니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어머니의 애착이 양육행동에 직접 영향을 주기도 하고, 매개변인이나 조절변인을 통해 애착이 양육행동으로 이어진다고도 보고하였다(김재형, 2014; 안명희, 2010). 따라서 성인애착과 양육행동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부정적 양육행동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한 상담 개입을 위해서 이 두 변인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기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겠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인애착과 양육행동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매개변인 연구는 많지 않고, 무엇보다 부모 모두를 대상으로 부모 간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성인애착과 양육행동의 관계 및 이의 매개변인을 살펴본 연구는 더 드물다. 이에 본 연구는 개인의 애착과 관련된 내적작동모델이 작동되는 구체적인 경로가 복잡하다는 주장(Cook, 2000; Lewis, Feiring & Rosenhal, 2000) 및 성인애착이 애정적 양육행동보다 거부적 양육행동을 설명하는 힘이 더 크다는 주장(김지영, 민하영, 2010)에 근거하여, 우선적으로 부모의 성인애착이 부정적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매개변수가 개입할 것이라고 가정하였고, 이의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성인애착과 부정적 양육행동의 관계를 매개할 수 있는 변인으로 정서조절/정서조절장애가 내적작동모델과 가족 성원들 간의 일상의 관계를 이어주는 핵심기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에 기반하여(Cowan, Cowan & Mehta, 2009) 정서조절곤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정서조절은 단순한 정서적 억압이 아니라 정서적 자극이 있는 상황에서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반응하며 자신의 정서를 균형감 있게 조절하는 것으로, 가정과 같은 공동체에서의 삶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데 기여한다(Salovery & Mayer, 1990). 성인애착에 따른 개인의 정서조절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애착불안 차원이 높은 경우, 환경 자극에 대해 쉽게 감정에 휩싸이거나 감정기복이 심한 반응 또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여 타인에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과잉활성화 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Shaver & Mikulincer, 2002). 반면, 애착회피 차원이 높은 경우, 다른 사람의 관심이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하는 좌절과 실망감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고통스러운 생각이나 기억을 억압하는 경향이 있고, 관계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부정적인 정서를 최소화하는 비활성화 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Mikulincer, Shaver & Pereg, 2003). 여기서 애착불안 차원이냐 애착회피 차원이냐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정서표현방식이 정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둘 다 역기능적인 정서조절을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인 속성을 공유한다(Mikulincer et al., 2003).
나아가 부모의 정서조절능력이 낮으면 자신의 정서적 평정을 회복하는데 심리적 에너지가 집중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여러 양육 상황에서 부모의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쉬우며(김경미, 박범혁, 김영희, 2005), 결과적으로 부모는 심리적 통제나 공격적 양육행동 등의 부정적 양육행동을 보이기 쉽다(김재형, 2014; 안명희, 2010). 그런데 실질적으로 자녀의 정서조절능력에 미치는 어머니의 양육행동을 살펴본 연구들은 다수이나 어머니의 정서조절능력이 양육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는 그 중요성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이현주, 2011).
이상의 선행연구들을 종합해볼 때, 부모의 애착불안/애착회피가 높을수록 정서조절곤란 정도가 높아지고, 정서조절곤란을 보일수록 부정적 양육행동을 더 많이 하리라는 것을 추론해볼 수 있다. 그런데, 성인애착,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부모양육행동 세 변인을 살펴본 연구는 적고, 각각 변인들의 부분 관계만을 살펴본 연구가 대다수이다(전효정, 2003; Lovejoy, Graczyk, O’Hare & Neuman, 2000). 이에 본 연구는 부모 모두를 대상으로 부모의 성인애착이 부정적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특히 부모처럼 커플 관계에서는 이 두 사람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특성이 자신의 결과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배우자의 결과에까지 영향을 주기 쉽다(Feeney, 2003). 따라서 부모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양육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최효식, 연은모, 2014).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부모 쌍 자료를 수집하였고, APIM 모형(Actor-Partner Interdependence Model: APIM)을 통해 분석하였다(Kenny, 1996). APIM은 누가 관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지니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기 때문에 대인 간 상호작용 이해에 유용하다.
본 연구를 통해 양육의 핵심 주체인 부모가 자신들이 보일 수 있는 부정적 양육행동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고, 부모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에서 보다 나은 부모 양육행동을 촉진하기 위해 초점을 맞춰야 할 부모의 심리내적 요인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의 성인애착이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 효과는 어떠한가? 둘째, 부모의 성인애착이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는 어떠한가? 셋째, 부모의 정서조절곤란이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는 어떠한가? 넷째, 부모의 성인애착과 부정적 양육행동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에 대한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는 어떠한가?
2. 방 법
1) 연구대상 및 절차
본 연구는 만 3∼5세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2014년 9월 20일∼11월 말에 걸쳐 자료수집이 진행되었고,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과 설문을 허락한 경기·서울·충북·경북의 13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설문지를 전달하고 회수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눈덩이 표집과 기관을 통하여 수거된 자료 중 부모 한 분만 응답하거나 불성실한 응답이 섞여있는 179쌍의 자료를 제외하고, 704쌍의 자료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또한, 설문에 응답할 때, 만 3∼5세인 자녀가 2명 이상일 경우, 부부가 상의하여 동일 자녀를 설문 대상으로 결정하고, 이 자녀를 떠올리며 설문에 응답하도록 안내하였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연령은 30∼39세가 각각 77.6%, 58.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학력은 대학교 졸업이 각각 38.9%, 44.5%로 가장 많았다.
2) 측정도구
부모의 성인애착을 측정하기 위해 Brennan, Clark와 Shaver(1998)가 개발한 친밀관계경험 척도(Experience in Close Relationships Questionnaire: ECR)를 Fraley, Waller, Brennan(2000)이 문항반응이론을 활용하여 친밀관계경험척도 개정판(ECR-Revised: ECR-R)으로 바꾸고, 최종적으로 김성현(2004)이 한국어로 번안 및 타당화한 척도를 이용하였다. ECR-R은 관계에 대한 지나친 몰두 혹은 버림받거나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정도를 측정하는 애착불안(예: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못 미칠까봐 걱정된다.”)과 친밀함을 꺼려하거나 불편해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애착회피(예: “다른 사람들과 내게 가까워지려고 하면 불편하다.”)의 2개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18문항씩 총 36문항으로 되어 있다. 각 문항은 7점 Likert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7=매우 그렇다)로 평정하도록 하였고, 이때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차원의 애착 성향이 높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성인애착의 Cronbach's α는 모 애착불안 .91, 모 애착회피 .86, 부 애착불안 .89, 부 애착회피 .84로 나타났다.
부모의 정서조절곤란은 Gratz와 Roemer(2004)가 개발하고, 조용래(2007)가 번안·타당화한 한국판 정서조절곤란 척도(Korean Version of Difficulties in Emotional Regulation Scale: K-DERS)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K-DERS는 충동통제곤란(예: “나는 감정에 압도되고 감정을 통제하기 힘들다고 여긴다.”), 정서에 대한 주의와 자각경향(예: “나는 어떻게 느끼는지 주의를 기울인다.”), 정서에 대한 비수용성(예: “나는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쁘면, 그렇게 느끼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정서적 명료성의 부족(예: “내 감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정서조절전략에 대한 접근 제한(예: “나는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쁘면, 그 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믿는다.”), 목표지향 행동의 어려움(예: “나는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쁘면, 일을 끝마치기 어렵다.”)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36개 문항을 5점 Likert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5=매우 그렇다)로 평정하도록 하였으며, 일부 문항들은 역채점하여 총점이 높을수록 정서조절곤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정서조절곤란 하위척도들의 Cronbach's α는 어머니가 .76∼.90, 아버지가 .77∼.89, 정서조절곤란 전체 척도의 Cronbach's α는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94로 나타났다.
부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은 박성연, 이숙(1990)의 양육행동척도와 Block(1981)의 CRPR(Child Rearing Practice Report)를 참고로 유우영(1998)이 제작한 양육행동척도 가운데 부정적 양육행동에 해당하는 2개의 하위요인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부정적 양육행동에는 자녀에게 비난과 불만을 표현하거나 또는 무시하거나 벌을 주어 성인의 기준에 맞추도록 요구하거나 벌로써 강요하는 거부・통제적 양육행동(예: “집에서 자녀가 시끄럽게 하면 짜증을 낸다.”)과 자녀의 독립적인 행동을 막으면서 자녀에게 지나친 관심을 주거나 뒷바라지 하는 과보호적 양육행동(예: “자녀의 교우관계나 유치원 생활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한다.”)이 해당된다. 총 14개 문항을 5점 Likert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5= 매우 그렇다)로 평정하도록 하였고, 역채점하여 총점이 높을수록 부정적 양육행동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부정적 양육행동의 Cronbach's α는 어머니는 .82, 아버지는 .81로 나타났다.
3)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 22.0과 AMOS 22.0을 이용하여 다음의 절차로 분석하였다. 첫째, 주요 변인들의 신뢰도를 구하기 위해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하였다. 둘째, 주요 변인들의 이상치 및 정규성을 살펴보기 위해 평균, 표준편차, 왜도와 첨도를 확인하였다. 셋째, 연구변인 간 상관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넷째, 자기-상대방 상호의존성 모형(APIM)을 기반으로 각 연구변인 간 직접 경로에 대한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검증하였다. 다섯째, 부모의 성인애착이 정서조절곤란을 매개로 부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기 위해 구조방정식을 이용하여 매개모형의 적합도 및 직·간접 경로들의 효과를 검증하였다. APIM을 적용하면 부부와 같이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기와 상대방의 영향력을 모두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관계의 역동을 더욱 분명하고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Kenny, Kashy & Cook, 2006).
구조방정식모형분석을 위해 척도가 일차원으로 되어 있는 경우, 각 문항꾸러미의 요인계수가 유사하도록 문항의 요인계수 크기에 따라 각 꾸러미에 할당하는 균형할당방법(Matsunaga, 2008)으로 문항합산(item Parceling)을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어머니와 아버지의 애착불안과 애착회피는 각각 세 개의 측정변인으로 구성하고,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양육행동은 하위척도를 측정변인으로 이용하였다.
구조방정식의 2단계 접근법(Anderson & Gerbing, 1988)에 따라 측정변인들이 잠재변인을 적절하게 구인하는지를 확인한 후에 구조모형의 전체 적합도 및 간접 경로의 유의성을 검증하였고, 연구모형 및 최종모형의 적합도는 상대적 적합도 지수인 CFI와 TLI가 .90이상이고, 절대적 적합도 지수인 RMSEA가 .06이하이면 좋은 모형이라고 판단하였다(홍세희, 2000; Browne & Cudeck, 1992).
마지막으로 최종모형의 매개효과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부트스트랩을 실시했다.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에서는 다중 매개효과 검증 시 개별 간접 효과에 관한 추정치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팬텀변인(phantom variable)을 설정하였고, 부트스트랩 절차를 통해 변인들의 개별 간접 효과를 확인했다(배병렬, 2011). 부트스트랩 절차는 Shrout와 Bolger(2002)가 제안한 방법에 따라, 본 연구의 원자료(N=704)로부터 무선할당으로 만들어진 10,000개의 표본에서 간접 효과를 추정하였고, 간접 효과의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지 않을 때, α=.05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단하였다.
3. 결 과
1) 각 변인별 기술통계 및 상관
기술통계 및 변인 간의 상관 분석 결과를 <표 1>에 제시하였다. 왜도의 절대값이 3 이상, 첨도의 절대값이 10 이상인 경우 정규성 가정에 어긋난다는 Kline(2005)의 기준을 고려할 때, 본 연구변인들의 왜도와 첨도는 정규성 가정을 충족하였다.
주요변인들 간 상관분석 결과, 모의 애착불안은 모의 정서조절곤란(r=.57, p<.01),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r=.44, p<.01), 모의 애착회피는 모의 정서조절곤란(r=.25, p<.01),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r=.16, p<.01), 모의 정서조절곤란은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r=.56, p<.01)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그리고 부의 애착불안은 부의 정서조절곤란(r=.55, p<.01),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r=.39, p<.01), 부의 애착회피는 부의 정서조절곤란(r=.31, p<.01),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r=.17, p<.01), 부의 정서조절곤란은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r=.47, p<.01)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변인간의 다중공선성이 존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종속변수를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으로 하여 측정변인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모든 측정변수들 간 상관이 .60을 넘지 않았으며, 분산팽창계수(VIF)가 1.10에서 1.52까지 분포하였다. 분산팽창계수가 10보다 작으면 다중공선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는 기준(Grimm & Yarnold, 2004)에 근거하여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2) 측정모형 검증
구조모형 검증에 앞서, 28개의 측정변수들이 부모의 애착불안, 애착회피,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양육행동 총 8개의 잠재변수를 적절히 구인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측정모형을 검증한 결과, χ2(df=322, N=704)=1100.60, p<.001, CFI=.92, TLI=.90, RMSEA=.059(90% 신뢰구간=.055∼.062)로 괜찮은 적합도를 보였다. 측정변인에 대한 잠재변인의 요인부하량의 표준화 계수는 모 애착불안이 .85∼.90(p<.001), 모 애착회피는 .69∼.87(p<.001), 모 정서조절곤란이 .38∼.86(p<.001), 모 부정적 양육행동이 .62∼.69(p<.001), 부 애착불안이 .81∼.87(p<.001), 부 애착회피는 .63∼.84(p<.001), 부 정서조절곤란이 .44∼.86(p<.001), 부 부정적 양육행동이 .58∼.66(p<.001)으로 모두 유의하게 나타났다.
3)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 검증
다음으로 각 단계별로 변수들 간의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부모 간 상호작용, 즉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미치는 영향과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미치는 영향이 같은가 혹은 다른가를 살펴보기 위해 Kenny 외(2006)의 제안에 따라 비교하고자 하는 경로에 등가제약을 설정하여 검증하였고, 유의미한 결과만을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부모의 성인애착이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경로는 애착회피가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부의 자기효과(β=.19)와 모의 자기효과(β=.08)로 애착회피가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영향이 아버지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그리고 모의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애착불안의 자기효과(β=.62)와 상대방효과(β=.02)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부의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애착불안의 자기효과(β=.56)와 상대방효과(β=.05) 및 부의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애착회피의 자기효과(β=.19)와 상대방효과(β=.01)의 차이 또한 유의하였다. 이를 통해 부모 자신의 애착불안이나 부의 애착회피가 배우자의 애착불안이나 모의 애착회피보다 자신의 정서조절곤란에 더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상세한 결과는 <표 2>와 <그림 1>에 제시하였다.
부모의 성인애착이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경로는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애착불안의 자기효과(β=.58)와 상대방효과(β=.01)로, 이는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배우자보다 모 자신의 애착불안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애착불안의 자기효과(β=.52)와 상대방효과(β=.02) 및 애착회피의 자기효과(β=.11)와 상대방효과(β=-.06)의 차이가 유의하였다. 이를 통해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배우자보다 부 자신의 애착불안이나 애착회피가 더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결과는 <표 3>과 <그림 2>에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정서조절곤란이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자기효과와 상대방효과에서 정서조절곤란이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부의 상대방효과(β=.15)와 모의 상대방효과(β=-.03)는 서로 유의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상대 배우자의 정서조절곤란이 자신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부모에 따라 다르며, 특히 부의 정서조절곤란이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그리고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정서조절곤란의 자기효과(β=.73)와 상대방효과(β=.15) 및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정서조절곤란의 자기효과(β=.67)와 상대방효과(β=-.03)의 차이도 유의하였는데, 여기서 부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에는 배우자의 정서조절곤란보다 자신의 정서조절곤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세한 결과는 <표 4>와 <그림 3>에 제시하였다.
4) 구조모형 검증
부모의 성인애착과 부정적 양육행동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모형 검증 결과, χ2(df=322, N=704)=1100.60, p<.001, CFI=.92, TLI=.90, RMSEA=.059(90% 신뢰구간=.055∼.062)로 괜찮은 적합도를 보였다. 총 20개의 직접 경로 가운데 11개가 유의하지 않아 Martens(2005)의 제안에 따라 유의하지 않은 경로를 제거한 모형을 수정모형으로 설정하였고, χ2차이 검증을 통해 연구모형과 적합도를 비교하였다. 수정모형을 검증한 결과, χ2(df=333, N=704)=1111.62, p<.001, CFI=.92, TLI=.91, RMSEA=.058(90% 신뢰구간=.054∼.061)로 괜찮은 적합도를 보였고, χ2차이 검증을 통해 연구모형과 수정모형의 적합도를 비교한 결과, Δχ2(11, N=704)=11.02(p<.05)로 차이가 유의하지 않아 더 간명한 수정모형(<그림 4> 참조)을 최종모형으로 선택하였다.
최종모형 검증 결과, <그림 4>와 같이 모의 애착불안에서 모의 정서조절곤란으로 가는 표준화 경로계수는 β=.62(p<.001), 모의 애착회피에서 모의 정서조절곤란으로 가는 경로계수는 β=.08(p<.05), 모의 정서조절곤란에서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으로의 경로계수는 β=.64(p<.001)로 어머니가 애착불안이나 애착회피 성향을 보일수록 정서조절곤란이 커지고, 정서조절의 어려움이 클수록 부정적 양육행동이 높아지는 자기효과가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부의 애착불안에서 부의 정서조절곤란으로 가는 표준화 경로계수는 β=.57(p<.001), 부의 애착회피에서 부의 정서조절곤란으로 가는 경로계수는 β=.19(p<.001), 부의 정서조절곤란에서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으로의 경로계수는 β=.51(p<.001)로 아버지가 애착불안이나 애착회피 성향을 보일수록 정서조절곤란이 커지고, 정서조절의 어려움이 클수록 부정적 양육행동이 높아지는 자기효과도 유의하였다. 또한, 부모의 애착불안에서 부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으로의 경로계수가 각각 어머니는 β=.16(p<.01), 아버지는 β=.24(p<.001)로 부모가 애착불안 성향을 보일수록 부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이 높아지는 자기효과도 유의하였다.
마지막으로, 부의 정서조절곤란에서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으로의 경로계수는 β=.13(p<.01)으로 아버지가 정서조절의 어려움을 보일수록 어머니의 부정적 양육행동이 높아지는 상대방 효과도 유의하였다.
5) 매개효과 검증
최종 다중 매개모형의 개별 매개효과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을 실시하기 위해 팬텀변수를 사용한 접근법(Chan, 2007)을 사용하였고,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지 않을 때, α=.05 수준에서 간접효과가 유의하다고 판단하는 부트스트랩 검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를 <표 5>에 제시하였다.
먼저 모의 애착불안과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의 관계에서 모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비표준화 계수는 .26, 95% Bias-corrected CI=[.19, .34]로 유의하였으며, 모의 애착회피와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의 관계에서 모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비표준화 계수는 .04, 95% Bias-corrected CI=[.00, .09]로 유의하였다. 또한, 부의 애착불안과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의 관계에서 부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비표준화 계수는 .21, 95% Bias-corrected CI=[.14, .28]로 유의하였고, 부의 애착회피와 부의 부정적 양육행동의 관계에서 부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비표준화 계수는 .09, 95% Bias-corrected CI=[.04, .15]로 유의하였다. 마지막으로 부의 애착불안과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의 관계에서 부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비표준화 계수는 .05, 95% Bias-corrected CI=[.02, .09]로 유의하였으며, 부의 애착회피와 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의 관계에서 부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비표준화 계수는 .02, 95% Bias-corrected CI=[.01, .05]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애착이론과 관련된 선행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성인애착과 부정적 부모양육행동의 관계를 정서조절곤란이 매개하는 인과적 구조모형을 설정하였으며, 만 3∼5세 자녀를 키우는 부모 총 704쌍을 토대로 연구모형의 적합도를 검증하였다.
최종 매개모형을 검증하기 이전에 각 단계별로 변인들의 자기효과와 상대방 효과를 확인하여 부모 간 상호작용, 즉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미치는 영향과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살펴본 등가제약모형 검증에서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애착불안이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성차가 나타나지 않지만 애착회피가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영향은 어머니보다 아버지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그런데 선행연구를 통해 성인애착의 하위차원에 따른 정서조절의 특성은 확인할 수 있지만 다시 이러한 특성이 성차에 따라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워 이 결과를 해석하는데 한계가 있다. 다만 간접적으로 성차에 따라 정서조절곤란의 모습이 다를 수 있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정서적 표현을 더 많이 하고, 남성은 비정서적 상호작용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연구(Carstensen, Gottman & Levenson, 1995) 및 한국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에게 기대하는 역할과 태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여성이 관계에 보다 집중하고 몰입하는 특성을 보다 적응적으로 생각하고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현미나, 채규만, 2012)가 있다는 연구는 있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서 애착회피가 높게 나온 어머니라 하더라도 성별이나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성역할에 의해 애착회피로 인한 전형적인 정서조절의 특성이 보다 완화되어 나타났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후속 연구를 통하여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성인애착의 영향이 성차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또한 배우자의 정서조절곤란이 자신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아버지의 정서조절곤란이 어머니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반대의 경우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김은정(2007)은 남성에 비해 여성이 언어적·비언어적 정서표현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배우자가 정서조절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일 때, 그 영향을 더 민감하게 받는다고 설명하였다.
최종모형검증을 통해 밝혀진 주요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의 애착불안과 애착회피 차원이 높을수록 정서조절곤란을 더 많이 보이는 자기효과가 유의하였고, 상대방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최종모형의 표준화된 경로계수를 살펴보면, 애착불안이 애착회피 차원보다 정서조절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애착불안과 애착회피 차원이 정서표현 방식에서 정반대로 보이지만 둘 다 역기능적으로 정서조절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선행 연구 결과(Mikulincer et al., 2003)를 확인시켜주며, 애착회피 보다 애착불안 차원이 정서조절과 더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연구결과(Hwang, 2006; Marganska, Gallagher & Miranda, 2013)와도 일치한다.
둘째, 부모가 애착불안 성향을 보일수록 부정적 양육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자기효과가 유의하였고, 부모의 애착회피가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자기효과 및 부모의 성인애착이 부정적 양육행동에 미치는 상대방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따라서 부모의 애착불안 차원은 부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을 예측하는 단일변인으로 유의하나 부모의 애착회피 차원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애착불안과 애착회피 차원의 특성 차이를 반영하는 결과이며, 애착불안과 애착회피 차원이 개별적이고 서로 독립적이라고 주장한 국내외 연구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결과일 수 있다(안명희, 2010; Hwang, 2006).
셋째, 부모가 정서조절의 어려움을 보일수록 부정적 양육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자기효과가 유의하였고, 아버지의 정서조절곤란이 어머니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상대방효과도 유의하였다. 이는 어머니가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어머니의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선행 연구결과(김재형, 2014; 안명희, 2010; 이현주, 안명희, 2012)와 부분적으로 일치하며, 특히 아버지의 정서조절능력은 어머니의 양육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더욱 부정적인 파급력이 크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상대 파트너로부터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선행 연구 결과(오현주, 최승미, 조현, 권정혜, 2012; 정현숙, 2001; Acitelli & Young, 1996)와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넷째, 부모가 애착불안이나 애착회피 차원을 많이 보일수록 부모 자신의 정서조절곤란 정도가 높아지고, 이러한 부모의 정서조절곤란은 부모 자신의 거부·통제적·과보호적 양육행동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는 어머니의 애착불안 차원이 어머니의 정서조절능력을 완전매개로 하여 어머니의 심리적 통제에 영향을 준다고 언급한 연구결과(이현주, 안명희, 2012) 및 어머니의 애착불안/애착회피 차원이 정서조절을 완전매개로 하여 어머니의 수용-자율적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한 김재형의 연구(2014)와도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이에 더하여 본 연구결과를 통하여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애착회피 차원도 정서조절곤란을 완전매개로 부정적 양육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추가로 확인하였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애착불안이나 애착회피 성향이 높을수록 아버지 자신의 정서조절곤란 정도가 커지고, 이는 다시 어머니의 거부·통제·과보호적 양육행동을 높이는 상대방 효과도 유의하였다. 결국 아버지의 애착불안/회피 차원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어머니의 부정적 양육행동을 증폭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애착불안/회피 차원이 아버지 자신의 정서조절곤란 정도를 높이고, 이는 다시 어머니의 거부·통제·과보호적 양육행동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통하여 부모의 애착불안 차원은 부정적 양육행동에 직·간접적으로, 애착회피 차원은 부정적 양육행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무엇보다 부모의 성인애착이 부정적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정서조절곤란이 중요한 매개변수가 된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상의 자기효과 외에도 아버지의 정서조절곤란은 아버지의 성인애착과 어머니의 부정적 양육행동을 연결해주는 상대방 효과의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사실 기존에 형성된 성인애착을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고(현미나, 채규만, 2012), 단기상담을 통하여 과거 부모의 애착 경험에 대한 탐색이나 통찰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양육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를 통해 매개변인으로 확인된 정서조절곤란에 초점을 맞춰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즉 부모의 정서조절능력을 향상시켜줌으로써 부모의 성인애착이 부모의 양육행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차단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겠다. 특히, 아버지가 지닌 정서조절의 어려움은 자신의 부정적 양육행동뿐 아니라 어머니의 부정적 양육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제가 되므로 부모 상담 및 교육 시에 아버지를 포함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겠고, 아버지의 정서조절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더욱 더 초점을 둘 필요가 있겠다. 사실상 정서조절능력은 성인기에도 충분히 접근 가능한 영역이므로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부분이 될 수 있다(류수정, 2010; 현미나, 채규만, 2012).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부모상담 및 부모교육에서 치료적 초점으로 삼아야 할 부분에 대한 정보 제공을 하였다는 점에서 실용적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자기보고식 설문지로 변인을 측정하였기 때문에 실제 부모의 행동이 잘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실제적인 부모의 정서조절이나 양육행동의 모습을 더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관찰 자료나 인터뷰 등의 중다 평가적 방법을 이용하여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둘째, 연구모형 설정과 관련하여 본 연구는 독립변수, 매개변수, 준거변수를 동일한 시점에서 측정한 횡단연구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더불어 본 연구에서 사용한 변수들이 모두 심리 과정들을 측정하는 변수들이므로 어떤 변수가 다른 변수에 선행하는지를 밝히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수들을 인과적 순서로 배열하여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는 점에 본 연구의 모순이 있다. 그러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매개변수를 활용한 보다 더 정확한 연구가 될 수 있도록 변수들의 시간적 순서를 고려한 단기 종단 연구를 수행하여 변수들 간의 인과적 관계를 보다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이상 언급한 본 연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가 관심을 부모 모두에게 두고, 애착이론과 관련된 선행 연구에 기반하여 부모의 부정적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통합적으로 규명하고자 시도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가 양육행동의 어려움을 지닌 부모들이 자신의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한 심리내적 특성을 반추해 볼 수 있는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김혜원(2015)의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 청구 논문의 수집자료 중 일부를 활용하여 재분석하였으며, 2017년 세명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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