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지영문홈페이지
[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29, No. 1, pp.295-316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an 2018
Received 01 Dec 2017 Revised 11 Jan 2018 Accepted 19 Jan 2018
DOI: https://doi.org/10.16881/jss.2018.01.29.1.295

범죄피해 외상 경험자의 심리적 어려움과 대처과정에 관한 질적 연구: 근거이론을 중심으로

장은진
침례신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A Qualitative Study on the Psychological Difficulties and Coping Process of People Traumatized by Crime: Focusing on Grounded Theory
Eun Jin Chang
Dept. Counseling Psychology, Korea Baptist Theologic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장은진, 침례신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부교수, 대전광역시 유성구 북유성대로 190, E-mail : ejchang@kbtus.ac.kr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범죄피해 외상 경험자들의 심리적 어려움과 대처과정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이론적 틀을 제시하는 데 있다. 연구 참여자는 강력범죄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한 후, 스마일센터에서 8회기 이상의 심리치료를 받아 현재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6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자료는 심층 면담을 사용하여 수집하였으며, 사례 당 1∼2회의 면담을 진행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모두 전사하여 Strauss와 Corbin(1998/2001)의 근거이론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첫째, 9개의 범주, 29개의 하위범주, 102개의 개념이 도출되었다. 둘째, 범죄피해자들의 심리적 어려움과 대처과정에 대하여 패러다임 모형을 도출한 결과 인과적 조건은 ‘범죄 피해의 경험’이었고, 맥락적 조건은 ‘범죄 피해에 덮친 열악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중심 현상은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한 것이었으며, ‘정서중심적 대처, 문제중심적 대처, 개인내적 요인’이라는 중재적 조건의 영향을 받아 ‘극복을 위한 적극적 노력’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변화를 경험, 외상 사건에 새로운 의미부여’라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셋째, 과정분석을 통한 범죄피해 외상 경험자들의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대처 과정 모형은 인식 부정 단계, 혼란 수용 단계, 대처 변화 단계, 의미 부여의 4단계로 나타났다. 넷째, 이야기윤곽을 통한 핵심범주로는 ‘과거의 경험으로 새로운 변화를 향해 나아가기’로 분석되었다. 이 연구 결과는 범죄피해 외상 경험자들이 외상 사건을 통해 어떠한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는지를 탐색하고, 그 대처하는 과정을 제시함으로써 외상으로부터의 극복 과정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understand and offer a theoretical framework for the psychological difficulties and coping process of people traumatized by crime. The participants of this study were six victims of violent crimes who suffered psychological damage but were stabilized after eight psychotherapy sessions (at a minimum) from the Smile Center. This study employed in-depth interviews; each participant was interviewed once or twice. The interviews were transcribed and analyzed using the grounded theory of Strauss & Corbin (1998/2001). The study led to four main conclusions. First, it resulted in 9 categories, 29 subcategories, and 102 conceptions. Second, by forming a paradigm model of the coping process of crime victims, it was shown that the causal condition was the ‘experience of the crime’ and the context condition was ‘hardships coinciding with the crime damage.’ The central phenomenon of this study was that the participants had ‘experienced psychological difficulties,’ and that after being influenced by intervening conditions such as emotion-focused coping, problem-focused coping, and personal internal factors, they were shown to respond with action/interaction strategy. This led to the conclusion that the victims ‘experienced change and assigned a new meaning to the crime they had suffered.’ Third, the process analysis of the model through which victims cope with psychological difficulties resulted in four stages—negation of recognition, acceptance of confusion, change in coping mechanism, and assignment of meaning. Fourth, the core category of the story lining was ‘pursuing a new change through past experience.’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is that by examining the psychological difficulties the victims experienced and simultaneously suggesting a coping process, we discovered the process through which the victims overcome crime damage and trauma.

Keywords:

Crime Victims, Trauma, Psychological Difficulty, Coping Process, Qualitative Research, Grounded Theory

키워드:

범죄피해, 외상, 심리적 어려움, 대처과정, 질적 연구, 근거이론

1. 서 론

범죄피해자에 대한 학문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1971년 이후로 상당기간 동안 학자와 실무자들에게 피해자들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하지만 ‘범죄피해자 구조법’이 제정된 1987년을 전후로 한국의 범죄피해자 대상 연구가 시작되었고, ‘범죄피해자 보호, 지원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한 2004년도부터 관련 연구가 활발해졌다. 그 후에 거의 매년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흉악한 범죄사건들이 발생하면서 피해자 연구에 꾸준한 관심이 기울여지다가 최근 2년 간 다소 주춤해지는 추세에 있다(강알리샤, 장은진, 2017). 2014년과 2015년도에 강력범죄 발생 건수가 증가된 현상을 고려하면(대검찰청, 2016), 이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범죄피해자를 대상으로 최근까지 이루어진 연구들 중에서도 피해자가 사건 이후에 어떤 심리적 어려움을 겪게 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강알리샤, 장은진, 2017).

피해자들은 충격적인 강력범죄 사건을 경험한 이후에 다양한 측면에서 상당한 심리적 손상을 경험하게 된다(김기현, 김재원, 박혜영, 2016). 폭력피해자들의 경우에는 우울, 적대감, 불안감을 호소하며, 피해 당시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적 괴로움을 해소하고자 마약, 물질 남용 등의 부적응적 행동을 하기도 하며(Ruback, Clark & Warner, 2014), 폭력피해의 종류와 수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경제적 피해나 신체적 손상보다 심리적 피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김지영 외, 2014). 강도피해자가 가장 많이 느끼는 부정적 정서는 주로 분노와 수치심이라 할 수 있으며(김용준, 2009), 남성피해자는 모욕감과 자아상실감이 유발될 수 있고, 여성피해자에 비해서 더욱 큰 복수심과 적개심을 보일 수 있다(이윤호, 2007). 한편 성폭력피해자들은 다른 범죄 피해자들에 비해서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고 높은 수준의 우울감을 보이며(Gilboa-Schechtman et al., 2001), 자해행동, 마약이나 알코올중독 등의 부적절한 대처행동을 나타내기도 한다(Ullman, Relyea, Peter-Hagene & Vasquez, 2013).

범죄피해로 인한 스트레스는 자연재앙이나 인위적 재해보다 더욱 심각하고, 특히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과 연관되면 더욱 병리적이다(공정식, 2015). 살인 사건을 처음 접한 유가족들은 중요한 누군가를 잃었다는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피해자가 당시 겪었을 고통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고 범죄의 계획이나 의도가 지각될수록 더 큰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난다(김태경, 2015). 살인 사건 이후에 유가족들은 PTSD와 같은 정신병리와 함께 공황증상, 공포, 불안, 불신, 고립감, 분노 및 비애감을 경험하게 된다(박병식, 2009).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살인사건 피해 유가족들은 수면문제와 분노를 호소하는 경향이 있고, 특히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증상들이 더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Hatton, 2007). 이러한 연구 결과는 본인이 직접적으로 범죄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더라도 가까운 가족들에게는 범죄 피해를 경험한 것만큼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범죄피해자들이 심리적 어려움에 쉽게 빠지게 하는 요인들에 관련된 국내연구들에는 가정폭력 피해자(장수미, 김주현, 2012), 성폭행 피해자(최지영, 오경자, 2015) 등의 외상 경험자를 대상으로 심리적 어려움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위험요인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해리증상, 공포감, 무력감과 같은 심리적 고통이나 생명에 대한 지각된 위협이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상의 심각성, 외상을 경험한 후에 지각된 빈약한 사회적지지, 자신 및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신념 등도 위험요인으로 밝혀졌다.

한편, 범죄피해자들의 심리적인 어려움과 함께 그 어려움에 대한 회복도 주목받고 있다. 회복력(resilience)은 개인이 위기나 역경을 극복하여 위기 이전의 적응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심리 사회적 능력을 말한다. 회복력을 가진 사람은 주변 상황과 자신의 능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당면한 문제를 책임감과 계획성 및 융통성을 가지고 해결해 나간다(Masten, 2004). 범죄사건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회복력에 영향을 미치는 보호요인으로는 개인특성인 내적요인과 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외적요인이 있다(Mandleco & Peery, 2000). 대표적인 개인 보호요인으로 연구되어 온 것은 자아존중감, 대처 능력, 대인관계 기술, 탄력성 등이 있으며(최미경, 2013; Masten, 2004), 외적요인으로는 가족기능, 가족지지, 가정환경, 대인관계 등이 보고되고 있다(유계숙, 이승출, 이혜미, 2013).

외상을 경험한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부적응의 수준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는데, 반추와 같은 인지적 요인(안현의, 주혜선, 한민희, 2013), 애착과 관련된 성격적인 요인(하진의, 2013),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대처방식(김소연, 김선미, 김보영, 양은주, 2015) 등이 있다. 특히 외상 후 회복을 예측하는데 영향력이 있다고 알려진 대처방식은 많은 연구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자마다 대처방식을 분류하는 것에 차이가 있지만(Skinner, Edge, Altman & Sherwood, 2003), 다수의 연구들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류방식으로 두 가지 분류체계가 있다. 첫 번째는 Folkman과 Lazarus(1986)의 분류 방법으로, 대처방식을 정서적 고통에 집중하여 타인에게 의지하고 정서를 표출하며 문제를 회피하는 정서 중심적 대처방식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닥뜨려 상황을 바꾸려는 문제 중심적 대처방식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다른 분류체계에는 적극적으로 위협과 문제를 해결하며 부정적 정서를 회피하지 않는 접근적 대처방식과 위협과 문제로부터 벗어나고자 부정적 정서와 사고를 다루지 않는 회피적 대처방식이 있다(Littleton, Horsley, John & Nelson, 2007).

그동안 범죄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선행연구 중 경험적 실증연구는 많지 않으며, 실증연구들도 주로 양적 연구로 진행되어 범죄피해 관련 요인 및 변인을 탐색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위험 요인 및 보호요인을 탐색한 기존 연구로는 범죄피해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탐색할 수는 있으나 어떠한 과정을 거쳐 대처 방식을 선택하여 회복에 이르게 되는지 그 과정을 밝히는 데는 미흡한 점이 있다. 또한 기존의 양적 연구를 통해서는 범죄 피해자들의 외상 후 대처 및 회복 과정에서 위험 및 보호 요인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내면의 과정을 탐색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동시에 범죄피해 외상 경험자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기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하는 단계를 통해 범죄피해자의 심리적 경험을 살펴보고자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의 단계는 ‘충격 단계, 반복 재생 단계, 기인 단계, 해결 또는 회복 단계’로 구분된다(Matsakis, 1996). 본 연구를 통해 강력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에게도 이러한 과정의 단계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강력범죄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어떠한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는지를 탐색하고, 그들이 선택한 대처방식 및 대처과정에 따라서 적응에 대한 노력과 회복의 수준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그동안 범죄피해자 지원에 관한 논문의 연구 방법에서는 범죄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법률, 정책, 현황 등을 중심으로 한 문헌 연구 중심의 질적 연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범죄피해자들의 심리적 어려움과 회복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실증경험 위주의 질적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강알리샤, 장은진, 2017). 이에 본 연구에서는 범죄피해자들을 위한 범죄피해 트라우마 통합 심리지원 기관에 의뢰된 범죄피해 외상 경험자들을 중심으로 의뢰된 시점으로부터 회복되기까지의 과정을 면담하여 질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2. 방 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범죄피해 외상경험자의 심리적 어려움과 대처과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근거이론 접근법을 적용하였다. 근거이론 방법론은 질적 연구 방법으로서 현장 연구의 한 형태이며(신경림, 조명옥, 양진향, 2004), 수집된 질적 자료를 통해 사회 심리적 문제나 대처 전략 과정 변화를 밝히는데 유용하다(Glaser & Strauss, 1967). 다양한 질적 연구방법 가운데 근거이론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범죄피해 생존자들의 회복 과정을 참여자 관점에서 이해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는 근거이론 방법이 연구 참여자의 실제적 경험에서 갖는 의미와 과정을 설명하는 기본적인 사회적 과정(Basic Social Process, BSP)을 보이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홍현미라 외, 2008). 이처럼 현장에서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의 적응 과정을 이해하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이론을 통해 범죄피해 외상경험자의 회복 과정을 알아보았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강력범죄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한 개인이 살인, 강도, 강간, 폭력, 방화 등의 피해자가 되었다면 강력범죄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강력범죄를 경험한 사람들은 피해를 입은 시점에서부터 각자 다른 경험을 하게 되므로 질적 연구인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로 모집하였다.

또한 Strauss와 Corbin(1998/2001)이 제시한 이론적 표집(theoretical sampling) 방법을 적용하여 연구에 적합한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고자 노력하였다. Strauss와 Corbin(1998/2001)에 의하면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와의 라포 형성이 연구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 참여자들에 대한 모집은 일차적으로 범죄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지원전문기관의 상담사를 통해 라포가 형성된 8명을 의뢰 받았으며, 그 가운데 본 연구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7사례를 선정하였다. 이후, 연구대상 후보자들에게 연구목적과 취지를 설명하였고, 연구과정에서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우려한 1명이 제외되어 총 6명을 최종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연구동의서에 서명하고, 연구에 참여한 연구 참여자의 기본적 정보는 <표 1>과 같다. 즉, 살인사건 유가족인 간접경험 1사례와 성폭행과 묻지마 폭행을 포함한 폭력의 직접경험 5사례에 해당된다.

연구 참여자 정보

연구 참여자의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강력범죄 피해를 입은 외상경험자 중 자신의 경험에 대해 진술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참여자를 기준으로 하였다. 자신이 직접 범죄피해를 경험한 경우가 아닐 지라도 가족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이 크다는 연구(박병식, 2009)에 의해 간접 범죄 피해자 또한 연구 참여자의 기준에 부합하다고 판단하여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둘째, 연구 참여자는 심리적 어려움에 대처하는 과정을 통해 회복중이거나 회복에 이르렀다고 판단된 참여자이다. 이는 범죄피해자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대처하는 과정에 대한 탐색을 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본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 참여자의 특성상 범죄피해에 대한 면담을 통해 그들에게 2차적 심리적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셋째, 본 연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스스로 참여에 동의를 하였으며, 자신의 피해 경험을 학술적인 자료로 제시되는 것을 수락하는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3) 자료 수집

본 연구는 연구 참여자의 경험에 대해서 회고하는 방식으로 자료가 수집되었다. 근거이론 자료수집방법에서는 회고 면담을 가장 적절한 자료수집방법으로 제안하고 있다(신경림 외, 2004). 이에 범죄피해의 심리적 어려움이 안정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제작된 반 구조화된 기초 질문지를 제작하였다. 심층 면접을 위해 작성된 기초질문지는 임상 및 상담심리전공을 하고 질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1인, 임상심리전문가 1인의 검토를 받았다. 전문가의 검토를 통해 적절하지 않거나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질문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때 추가된 질문의 내용은 ‘범죄 피해로 인한 경험이 무엇인지’에서 ‘어떠한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 하였는지’, ‘어떤 변화를 경험하였는지’라는 개방형 질문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처하였는지’ 등의 세부적인 질문을 통해 질문지를 보완하였다. 반 구조화된 질문지를 선택한 이유는 면담 과정에서 연구자가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기 위함이며, 참여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질문을 최대한 자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방형의 질문을 통해 연구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면담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면담이 종료된 후에는 참여자가 안정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지 재차 확인하였고, 자료 분석과정에서 모호한 내용이 발견된 경우에는 참여자 동의하에 추가 면담을 실시하였다.

최종 질문지에는 범죄피해로 인한 여러 경험들, 심리적 경험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 회복 과정에서의 변화에 대한 질문이 포함되었다. 첫 번째 연구 질문은 ‘어떤 범죄피해를 경험하였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범죄유형, 피해시기, 피해 장소, 신체적 손상 정도를 파악하였다. 두 번째 연구 질문은 ‘범죄피해로 인해서 어떤 어려움을 경험하였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특히 ‘어떤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세 번째 연구 질문은 ‘심리적 어려움을 가지게 된 것에 영향을 준 관련 요인들은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고 범죄피해를 포함하여 피해자의 내적 및 외적 요인들을 알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연구 질문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어떤 변화를 경험하였는지’를 알고자 하였고, 구체적으로 대처방식, 대인관계, 종교, 국가 서비스 체계, 방해요인, 회복 정도, 결정적 계기, 외상사건의 의미 등을 파악하였다. 면담 과정은 범주를 찾고자 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본 연구를 위해 연구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취지,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개인정보제공에 대한 동의를 구한 후, 연구동의서에 서명하도록 하였다. 특히 면담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범죄피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한 진술은 매우 간략하게 질문하도록 유의하였다. 또한 면담과정에서 범죄피해와 관련된 심리적 불편감이 느껴질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증상을 보고하도록 하였고, 면담을 진행하는 전문가가 연구 참여자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사전에 교육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보조원들에게 피해자들의 정보를 철저히 관리할 수 있도록 비밀보장원칙에 대해서 교육하였고, 이에 관한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면담은 50분에서 1시간 정도로 1회 혹은 2회에 걸쳐 시행되었고, 참여자들의 상태를 고려하여 간헐적으로 휴식시간을 제공하여 편안한 상태에서 면담이 진행되도록 하였다. 모든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을 하였으며, 면담이 끝난 직후 연구보조원과 연구자가 녹음된 내용을 참여자가 표현한 언어 그대로 전사하였다. 이후 전사된 내용은 임상심리전문가 1인의 확인 과정을 거친 후에 자료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면담은 분석 과정에서 불충분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 과정은 새로운 범주 자료가 나타나지 않는 포화상태에 이르도록 하였다.

4) 자료의 분석

본 연구에서는 앞서 기술한 Strauss와 Corbin(1998/2001)의 근거이론적 방법을 통하여 범죄피해 외상경험자들이 외상 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경험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개방 코딩, 축 코딩, 선택 코딩의 절차를 거쳤다. 개방 코딩 단계에서는 수집된 자료들을 비교해가며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비슷한 의미와 개념을 도출하였고, 상위 범주와 하위 범주를 묶어 범주화하였다. 범주화 하는 과정에서 연구자의 이론적 민감성을 통해 연구 참여자의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에 대한 질문에 지속적으로 대답하는 과정을 거쳤다. 수집된 자료는 지속적인 비교 방법을 통해 이전에 나온 개념들과 이후에 나오는 개념들을 비교해 가면서 차이점과 유사점을 비교하여 범주화하였다. 지속적 비교 과정은 자료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새로운 개념이 형성되지 않을 때까지 지속하였다.

이후 개방 코딩 단계에서 형성된 범주들을 통해 근거이론에서의 패러다임 모형을 형성하기 위해 축 코딩을 분석하였다. 패러다임 모형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개방코딩에서의 결과를 활용하여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현상, 중재적 조건, 작용 및 상호작용, 결과에 맞추어 피해 경험과 그에 대한 대처 과정을 분석하였다. 자료분석의 마지막인 선택 코딩 단계에서는 범주를 통합하고 정교화시켜 연구의 전체적인 윤곽을 만들어 핵심 범주를 도출하였다.

5) 연구의 타당성 평가

질적 연구는 양적 연구와 달리 신뢰도와 타당도를 엄격히 분리하는 것이 어렵다(Heyink & Tymstra, 1993). 질적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연구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Guba와 Lincoln(1981)이 제시한 사실적 가치, 적용 가능성, 일관성, 중립성의 4가지 기준을 활용하였다. 사실적 가치는 자료가 얼마나 실재를 정확히 반영하는가를 검증하는 것이므로, 이를 충족하기 위해 연구 참여자들을 상담한 심리치료자 및 상담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였으며, 반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해 이루어진 심층 면접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적용 가능성은 양적 연구에서 말하는 외적 타당도와 비슷한 개념으로 얼마나 일반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을 의미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현재 범죄피해자를 상담하고 있는 실무자 3명의 감수를 거쳐 분석 과정과 결과에 대한 검토를 받았다. 3명의 상담 실무자는 범죄피해자를 상담하고 있는 상담심리사 또는 임상심리전문가로 구성되었으며, 모두 상담 및 임상심리 전공 석사학위를 소지하였다. 일관성과 중립성은 연구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검증이므로, 연구 과정과 도출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질적 연구자인 사회복지전공 교수 1인으로부터 연구 내용에 관한 자문 및 검토를 받았으며, 임상심리전공 교수 1인, 상담 및 임상심리전공 박사학위 소지자인 질적 연구자 1인, 임상심리전문가이면서 임상심리전공 박사수료생 1인, 임상심리전문가이면서 석사졸업생 1인으로 총 5인이 본 연구의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본 연구자의 선 이해를 검토함으로써 연구자의 편견을 이해하고 배제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3. 결 과

1) 개방코딩: 범죄피해자들의 심리적 어려움과 대처 과정에 대한 개념과 범주들

범죄피해자들이 범죄 피해 이후 대처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현상과 과정을 알아보기 위하여 의미 단위를 추출하여 개방코딩 작업을 실시하였다. 수집된 자료를 지속적으로 비교 분석하여 개방 코딩한 결과 총 102개의 개념이 도출되었다. 도출된 개념을 다시 유사한 개념들끼리 유목화하여 대인관계에서 일방적 폭행이나 간접피해를 당함, 피해후유증, 슬픔과 우울, 감정에 대한 부인과 회피, 새로운 시도, 심리적 안정을 위한 노력, 삶에서의 변화 등 29개의 하위 범주가 나타났다. 확인된 하위범주를 다시 유목화하는 작업을 통해 범죄 피해의 경험, 범죄 피해에 덮친 열악한 상황,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 정서 및 문제중심적 대처, 극복을 위한 적극적 노력, 변화를 경험하는 등의 9개의 범주로 도출하였다. 도출된 개념과 범주는 다음의 <표 2>와 같다.

범죄피해자의 피해 경험과 대처 과정에 대한 개념과 범주

2) 축코딩: 범죄피해자의 범죄 피해와 대처 과정 경험에 관한 패러다임 모형

범죄피해자들이 범죄 피해와 이후 대처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험은 도출된 개념과 범주들 간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개념, 하위범주, 범주를 도출해내는 과정에서 문제의 중심과 개념들 간의 관계를 비교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Strauss와 Corbin(1998/2001)은 패러다임 모형에 근거하여 축 코딩을 실시하였으며, 도출된 모형을 <그림 1>에 제시하였다.

<그림 1>

범죄피해자의 범죄 피해와 대처 과정 경험에 관한 패러다임 모형

(1) 인과적 조건

인과적 조건은 중심현상을 발생하게 만든 직접적인 원인 및 조건이 되는 선행적 사건이다(Strauss & Corbin, 1998/2001). 본 연구의 중심현상인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는 데에는 ‘범죄 피해를 경험’한 것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모두 일방적인 폭행이나 살인사건 유가족으로서 간접피해를 경험하였는데, 폭행의 경우에는 묻지마 폭행에서 친했던 사람으로부터의 폭행까지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는 다양한 형태를 보였다. 또한 피해를 입고 직접 신고한 경우, 주변에서 신고를 해 준 경우, 피해자 본인이 직접 신고하지 못하여 주변에서 권유하는 등 신고 형태 또한 다양하였다. 범죄 피해를 경험한 당시의 경험을 인과적 조건으로 제시하였으며, ‘일방적 폭행이나 간접피해를 당함, 신고를 하는 과정’으로 확인되었다.

“장소는 집 앞이었고요. 시간대는 새벽이었어요. 그리고 그 사람이랑 그날 처음 만났던 사이였는데, 그 사람이 이제 자기랑 모텔로 가서 자자고 했던 상황이었고 저는 그거에 이제 싫다고 계속 말을 했는데 그 사람이 자꾸 끌고 가려고 해서 그거를 거부하면서 그 사람이 저한테 폭행을 하는 사건이었어요. 팔목 인대가 늘어나고, 응 얼굴이 부었었어요. -중략- 처음에는 신고를 하는 것도 좀 무서웠어요. 그랬는데, 음.. 그 사람한테 맞고 나니깐. 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고를 하고” (참여자 2)
“묻지마 폭행이었고요. 저는 빵집에 기대어서 전화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 사람은 지나가다가.. 어.. 그 놈이. 잡혀가지고는 자기 앞길을 막았다고 했는데 실은 CCTV 보니까 제가 막은 건 없더라고요. 그냥 그 사람은 벌써 나 혼자 있으니까 때리려고 준비한 것 같더라고요. 워밍업처럼 하고 와가지고 저를 때리는 바람에 상처가 좀 컸고요. 그리고 저는 이제 쓰러지면서 기억을 못해서 그리고 맞았다는 기억도 없는데. 그니까 그 당시는 맞았는지 어쨌는지 모르고 쓰러졌는데 피를 많이 흘려서 병원 갔더니 이제 뼈들이나 이런 게 깨져가지고.. 그래서 이제 CCTV 이런 거를 다 찾아달라고 해가지고 이제 밝혀진 거죠.” (참여자 6)
(2) 맥락적 조건

Strauss와 Corbin(1998/2001)에 의하면, 맥락적 조건은 중심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요인이나 구체적 상황을 말한다.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이 경험한 맥락적 조건으로는 상황을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것이었으며, ‘제도에 대한 불신, 경제적 어려움, 피해로 인한 후유증,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났다. 상기한 조건들은 개인이 경험한 범죄 피해와 관련이 있는 것들이며, 그 피해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제가 맞았는지 정확하게 몰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경찰이 조금 더 협조를 해줬으면.. 제가 좀 불신하는 게 덜했을 텐데 경찰은 미결 사건으로 남을 것 같고 이래서 그랬는지 대처를 안 해주고 접수도 안 해주고.. 119를 불렀으면.. 이제 뭐 그런 것들이 접수가 바로 됐을 텐데.. 경찰들이 한 동안 접수를 안 해줘서 그것 때문에 좀 마음고생 많이 했고.” (참여자 6)
“막 원망하는 거는 경제적인 것 때매 원망한 거지. 집이나 택시나 내 앞으로 하나만 해줬어도 이렇게 안 서러운데, 그것도 안 해놓고 다 자기 앞으로 해놓고.. 그래가지고 원망을 엄청 했죠.”(참여자 3)
(3) 중심 현상

중심 현상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관한 것으로, 이후 작용/상호작용을 통해 조절하거나 해결하려는 중심 주제이자 사건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1998/2001).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중심 현상을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았다. 범죄피해자들은 피해를 경험한 이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해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한다(공정식, 2015; 박병식, 2015).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들이 경험한 심리적 어려움이 ‘슬픔과 우울, 두려움과 불안감,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때는 진짜 죽고 싶고 자살하고 싶고.. 말도 못 했어, 말도.. 진짜 막 어떻게 이게 가해자 죽어야 되는지 살아야 되는지 말도 못했어요, 그때는. 계속 울기만 했어. 울기만 하고 또 뭐 하면 또 생각나서 또 울고.. 그냥 말도 못 했어, 두 달 동안. 그때 당시는 밥을 두 달 동안 안 먹었어. 우유하고 뭐.. 우유하고 그런 것만 먹고 두 달 동안 안 먹고.” (참여자 3)
“제일 어려웠던 게 .. 음.. 그 당시는 몰랐는데.. 좀.. 그 비슷한 체격의 남자들만 만나면 비슷한 체격의 사람을 만나면 아직도 움찔움찔 하니까. 그게 일단은 그 외부환경이 무서워요. 그 낯선 곳을 가야한다는 것이 너무 무섭고. 좀 얼굴에 이제 스카프나 목도리 이런 걸 이용해서 좀 얼굴을 많이 가리고 다니는 편이고 이제 그렇게 한 1년 지난 것 같아요.” (참여자 6)
“오죽하면 제가 그.. 내가.. 가서.. 차 남바 있더라고. 내 카메라에 사진 있지만은 차 남바까지도 아는데.. 저 집에 골프채가 두세 개 있어요, 골프채. 거기 그놈 가지고 가갖고 딱.. 아파트 앞에 딱.. 내가 그 차가 들어오는 거 보고 *** 구형, *** 제일 처음 나온 구형차인데, 흰 색깔. 그리.. 운전석 문 열고 내리면 뒤에서 대갈통을 쳐버리면 지깟 게 뒤질 거 아니냐 그러한 격한 마음까지 내가 들었었어요.” (참여자 1)
(4) 중재적 조건

중재적 조건은 작용/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주어진 상황 또는 특정한 맥락 안에서 전략을 촉진시키는 조건이다(Strauss & Corbin, 1998/2001). 범죄피해를 경험한 피해자들은 사건 피해로 인해 입은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자기만의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olkman과 Lazarus(1986)는 문제에 대한 대처 방식을 정서 중심적 대처와 문제 중심적인 대처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 또한 ‘정서 중심적’ 또는 ‘문제 중심적’ 대처 방식을 사용하였으나, ‘개인 내적 요인’도 대처 방식 중 하나라고 판단되어 중재적 조건으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 참여자들 중 정서중심적인 대처를 하는 경우에는 정서에 몰두되어 있었으며, 사건 관련된 이야기를 회피하거나 감정을 부인하고 회피하고자 하는 시도들을 하였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감정을 표출하고 그들에게 상당 부분 의지하고자 하였다. 문제 중심적인 대처를 하는 경우에는 문제를 받아들이고 문제가 되는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여러 창조적인 다른 일을 생각해 내거나 주변의 사회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전문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았다.

“이거 혼자 속앓이 하고, 혼자 고민 하는 거보다도 누구하고 자꾸 대화를 한다는 게, 많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 이 센터 오면 많은 대화를 하잖아요. 그게 기분이 좋아요. 갈 때요. 올 때는 무거운 마음으로 오는데, 갈 때는 그래도 가슴에 있던 거 다 털어놓잖아요.” (참여자 4)
“저는 제 성격이 그냥 그런 것 같아요. 제 성격이 그냥 제일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좀 잘 잊어버리는 성격이거든요. 나쁜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있어도, 그렇게 막 마음에 많이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고, 그냥 뭐 아님 말고 라는 식의 성격이여가지고 제가 그래서 이번 일이 제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타격이 컸던 일이기는 한데,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빨리 회복을 있었던 건 성격 탓이 아닐까 싶어요.” (참여자 2)
(5) 작용/상호작용

작용/상호작용은 중심 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의도적이고도 실제적인 행동을 말한다(Strauss & Corbin, 1998/2001). 본 연구에서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으로 ‘심리적 안정을 위한 노력, 행동 변화 노력, 관계 변화 노력’이 범주로 도출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범죄피해 트라우마 통합심리지원기관인 스마일센터를 꾸준히 다니고 있었으며, 감정 조절에 대한 연습을 꾸준히 실천하였다. 또한 이전과 달리 혼자 외출을 시도하기도 하고, 취미 생활, 종교 활동 등을 통하여 행동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도움이 필요할 경우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변화를 보였다.

“그러니깐 내가 이제 안 되겠다. 그래갖고 이제 막 그거 이겨 낼라고 산에도 미친 듯이 가고, 꽃도 보게 되고, 나무도 보고, 그러니깐 자꾸 호기심 갖고 이제 산을 돌아다니게 됐지 이제. 그래서 이제 좀 극복이 됐어요.” (참여자 4)
“저는 어려움이 있을 때는 무조건 도움을 청해야 되는 걸 알았어요. 처음에는 저도 그냥 신고를 안 하고, 넘어 가려고 했었는데, 신고를 해서 이렇게 상담도 받게 되고, 이런 상황이 된 거잖아요? 치료를 받으면서 느꼈던 건 어려움이 있으면 주변에 어디든지 도움을 청해서 도움을 받아야 나에게도 좋은 것이 아닐까? 그니깐 혼자서 끙끙 말도 안하고 앓고 있는 것 보다는 뭐라도 도움을 청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중략- 예전에는 이 일을 입 밖에도 꺼내기 싫었는데, 근데 요즘에는 친구들한테도 막 웃으면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참여자 2)
(6) 결과

앞서 기술된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 결과이다(Strauss & Corbin, 1998/2001). 본 연구에서는 심리적 어려움에 대처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 ‘변화를 경험, 외상사건에 새로운 의미부여’를 도출하였다. 변화를 경험한 것에 대한 하위범주는 ‘삶에서의 변화, 사건에 대한 태도변화, 타인에 대한 태도 변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가해자에 대한 심리적 변화’인 것으로 분류되었다. 또한,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고 한층 성장하게 되었다’며 외상사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저는 어. 이 일을 겪고 세상에 그렇게 나쁜사람도 있지만, 좋은 사람도 정말 많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저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참여자 2)
“난 내가 옛날에는 누가 밥 먹자 그러면 그걸 거절하면 안 되는 줄 알았어요. 근데 실은 그게 거절했어야 되는데 그걸 모르고 거절하지 않았어야 되는 줄 알고 억지로 했었는데 이제는 거절도 하고. 약간은 내 삶을 좀 내가 주도해가는 거 아닌가.” (참여자 6)
“칼에 찔리고 이런 건 그거는 좀 안 좋은 악몽이었지만은 인생에 있어서 한 계단 저는 컸다고 생각해요.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었구나. 그러면 다음에 또 그러면 더 큰 게 있어도 전 충분하게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깐 제가 안 해본 것도 가서 해보잖아요. 하여튼 저한테는 굉장히 도움이 됐어요.” (참여자 4)

3) 축코딩: 범죄피해자들의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대처과정 분석

과정 분석을 통해 범죄피해자들의 폭행 및 살인간접피해에 대한 심리적 어려움과 대처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과정분석은 축 코딩의 일부로써 중심 현상에 대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작용/상호작용의 연결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Strauss & Corbin, 1998/2001). 이에 본 연구에서 범죄피해자들의 대처 과정은 ‘인식 부정 단계’, ‘혼란 수용 단계’, ‘대처 변화 단계’, ‘의미부여 단계’로 나타났으며, 이를 <그림 2>에 제시하였다.

<그림 2>

범죄피해자의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대처 과정 단계

(1) 인식부정 단계

인식 부정 단계에서는 연구 참여자들이 폭행 및 살인간접 피해로 인해 외상 사건을 경험하면서 신체적, 심리적인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여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에는 폭행 당시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의식을 잃음은 물론이고, 신체적 손상을 입어 인지적으로 현실 판단 능력이 저하되어 피해에 대한 신고를 바로 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고를 하는 게 두렵고, 자신이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신고를 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맞는지 멍한 기분이 들었으며, 믿겨지지 않았다는 인터뷰 내용을 미루어 볼 때, 자신이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상태로 보였다.

“처음에는 그냥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 게 그냥 꿈같았거든요. 현실감이 없었어요. 그냥 자고 일어나니깐 꿈같았어요. 내가 경찰서에 간 것도 꿈같고 그런 일이 나한테 생긴 것도 꿈같았는데” (참여자 2)
“실은 지금 와서 얘기하지만 처음 얘기할 때 저 그거 어려움 없어요. 그런 거 뭐 하면서, 실은 저는 ‘제 자신을 몰랐다.’ 라는 생각이랑 내가 어려움이 있는지를 몰랐다고 생각이 돼요.” (참여자 6)
(2) 혼란 수용 단계

혼란 수용 단계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움을 경험했던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우울했다고 보고하였고, 가해자와 비슷한 사람 또는 비슷한 상황을 TV에서만 봐도 두려울 정도로 불안하였다고 하였다. 더불어 가해자나 사건과 관련된 악몽을 꾸는 경우도 있었으며, 모든 연구 참여자가 우울감과 불면증을 경험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사건피해자들이 심리 정서적으로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피해 초반에는 종교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종교 활동을 그만둔 경우도 있었다(연구 참여자 3과 5). 그러나 혼란스러운 감정을 인식하면 자신의 상태를 수용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인지하고 받아들이지 못했던 경우, 비로소 심리 상담을 통해서 자신의 상태 및 감정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마음이 복잡하니깐 자꾸 이제 술을 먹게 되고, 하루에 안 빠질 때가 없어요. 그래서 한 6개월 정도를 계속 먹으니깐 속이 아플 정도로, 그러니깐 계속 술만 찾게 되더라고요. 어떤 때는 나도 모르게 술이 약간 깰 때가 있었어요. 아 이러면 안 되겠다. 이게 내가 오늘, 내일 살고 말 것도 아니고. 제 딴에는 방황을 좀 많이 했죠.” (참여자 4)
“어느 순간서부터 내가 이제 그렇게 실제 생활에서 자꾸 못 견디고 압박감이 오더라고요. 그랬을 때 경찰서에서 두 번 정도 전화 왔는데 아 나 괜찮다 그렇게 했었는데 세 번째 전화 했을 때는 정말 구원 같더라고요. 그 때, 나 지금 실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고 있는 거에요. 너무 힘들고 너무 불편하고 이런데 이걸 어디 가서 해결 할 수가 없어서.” (참여자 6)
(3) 대처 변화 단계

대처 변화 단계에서는 연구 참여자들이 혼란 수용 단계에서 받아들인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깨닫고 현실적인 대처에 대해서 고려해 보는 단계이다. 연구 참여자들의 대처 방식 양상은 두 가지로 구분되었는데, 정서 중심적인 대처와 문제 중심적인 대처로 나뉘었다. 그러나 인터뷰 결과 각 대처 방식이 명확하고 분명하게 나뉘는 것은 아니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서 중심적 대처 전략을 사용하다가 문제 중심적 대처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서 중심적 대처 전략 중 자책과 원망을 하고 여러 상황에 대해 회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이미 앞 단계를 통해 이러한 전략이 비효율적이고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따라서 대처 변화 단계에서는 문제 중심적인 대처 전략을 사용하는 단계인 것으로 보이며, 주변의 사회적지지 자원을 추구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방법들을 활용하고 있었다. 또한 문제 중심적 대처 전략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센터에서 선생님 조언을 듣고, 이제 그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되는지 말씀을 해주셨었잖아요? 그래서 그런 걸 하면서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참여자 2)
“웃고 떠들고 그냥 막 장난치고, 수다도 떨고 막 그러고. 사람들 여럿이 있는 데가 좋더라고요. 왜냐면 사람 여럿이 있는데 가면 생각도 안 나고, 거기에 또 장난기 많은 사람도 있고 하니까 막 웃어지고 막 그러거든요. 그래가지고서 자꾸 이런 사람은 혼자 집에 있으면 안 되고 나가서 여럿이 모여서 수다 떨고 놀러도 다니고 그런 게 나는 회복 많이 됐어요.” (참여자 3)
(4) 의미부여 단계

의미부여 단계는 대처 과정의 마지막 네 번째 단계로써, 연구 참여자들 스스로 범죄피해 사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고 그 과정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연구 참여자들은 사건을 통해 변화를 경험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고 삶에서의 변화가 일어나 범죄 피해 이전의 일상으로 회복되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회복될 수 없는 손상을 입은 경우에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여 더 열심히 살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특히 가해자에 대해 안쓰러움을 표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타인 및 세상에 대한 가치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부정적 시각으로 본 경우에는 상담 센터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아직 세상은 좋은 곳 같다. 감사한 사람들이 많다’라고 하였다.

사건 이전에 세상을 과도하게 긍정적으로만 보았던 경우에는 모든 사람에게 참견하거나 잘 해주는 것은 하지 않아야겠다고 하며 균형을 찾아가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피해 사건에 대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었고,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됨과 동시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감사함을 가졌으며,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단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며 자신의 꿈과 연결하여 의미를 부여한 사례도 있었다.

“아직 세상은 살만 하구나. 좋은 사람들이 더 많구나. 그래서 늘 살아가고 있어요.” (참여자 5)
“정말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거긴 한데 분노가 없고.. 좀 덜한 삶.. 세상을 만들면 좋겠어요. 억울함이 덜한 세상, 대한민국. 억울함이 덜한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어요. 막연한 꿈이지만.. 내가 조금 더 이겨낸 다음에는 아이들과 심리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그 아이들의 마음을 좀 보듬어 줄 수 있는 그렇게 좀 노력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참여자 6)

4) 선택코딩: 과거의 경험으로 새로운 변화를 향해 나아가기

본 연구를 통해 범죄 피해를 경험한 연구 참여자들은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처하며 끊임없이 긍정적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대처 과정에 필요한 핵심적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 둘째, 부정적 심리적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함, 셋째,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 도움을 감사히 수용, 넷째,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용기와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대상의 존재, 다섯째, 긍정적 변화로의 욕구 및 노력, 여섯째, 변화를 통한 자신감 향상, 일곱째, 외상 사건에 대한 긍정적 의미 부여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대처 과정에 있어서 필요한 부수적인 요소들로는 피해의 양상 및 정도, 피해에 덮친 열악한 상황, 개인내적인 성격적 요소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상 사건에 대한 대처 과정의 마지막 단계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수용과 지속적인 통찰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 특히, 심리적 개입 및 지원이 꾸준히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하여 핵심 범주는 ‘과거의 경험으로 새로운 변화를 향해 나아가기’로 제시할 수 있었다.


4. 논 의

본 연구는 범죄피해로 인해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의 심리적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탐색하고 대처하는 방식 및 과정이 어떠한지를 살펴보아 이들의 심리적 경험 과정을 이해하고 심리치료 및 상담에 필요한 시사점 및 정보를 제공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패러다임 모형을 통해 본 인과적 조건은 중심 현상의 선행 조건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범죄 피해를 경험한 사실이 이에 해당된다.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일방적인 피해를 경험하였으며, 가해자의 범위는 묻지마 폭행 및 살인간접피해에서부터 잘 아는 지인에게 당한 폭행까지 피해자와의 관계 범위는 다양하였다. 묻지마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경우를 제외하고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폭행 이후 피해 신고의 과정이 이루어졌다. 한 연구 참여자의 경우 폭행을 당하고 신고를 하지 못하였는데, 이는 가해자가 매우 친한 관계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가해자를 알고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신고를 하였으나 이후에 병원에까지 찾아와서 협박을 하였으며, 보복을 당할까봐 두려움이 있었다고 하였다. 범죄 피해를 당한 상황에서 가해자로부터 피해자의 신변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피해자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가족의 피해로 인한 간접피해 역시 연구 참여자에게는 심리적 어려움을 제공함을 알 수 있다.

둘째, 중심 현상은 인과적 조건인 범죄 피해로부터 발생하였으며, 이를 통해 범죄 피해자들은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들의 심리적 어려움에 포함되는 정서들은 우울, 불안, 두려움, 분노 등으로 압축되며, 이는 선행 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김기현 외, 2016).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불면증, 과각성에 시달린 적이 있음을 보고하여 범죄피해자들의 심리적 고통을 시사하였다. 또한 아는 사람에게 폭행을 당했을 경우 연구 참여자들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보고하였으며, 가해자 출소에 관련된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두려움은 가중되었다고 한다. 참여자 4의 경우는 심리적 어려움을 알코올로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였다고 보고하여, 범죄피해 외상경험자들은 때로는 물질 남용과 중독이라는 부적응적 대처 방식을 선택하기도 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Ullman et al., 2013; Ruback, Clark & Warner, 2014). 한편, 연구 참여자 3의 경우 다른 사례에서 표현되지 않은 ‘미안함’이라는 정서를 표현하였는데, 연구 참여자 3만의 독특한 정서로 판단되어 범주화하지 않았다. 연구 참여자 3의 경우, 다른 연구 참여자들의 피해 사건과 달리 직접 피해를 경험한 것은 아니었다. 폭행 사건으로 남편이 죽음에 이른 살인사건 유가족 사례로 유일하게 간접 피해를 경험한 사례이다. 그러나 간접 피해를 경험한 경우에도 가해자에 대한 분노나 유족으로서의 슬픔, 우울, 불안 등의 정서를 함께 느끼지만 다른 연구 참여자들이 보고하지 않았던 ‘미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병식(2009)의 연구에서와 같이 직접 폭행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가족이 살해를 당했을 경우 유가족들도 PTSD증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셋째, 맥락적 조건을 통해 범죄피해자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열악한 상황들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 참여자 6의 경우 특히 제도에 대한 불신이 가장 높았는데, 참여자들 중 유일하게 피해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자신이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경우였다. 피해 사실을 인식하고 가해자를 찾아내는 과정이 힘겨웠음을 호소한 것으로 보아 경찰 측의 미온적인 대처가 제도에 대한 불신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연구 참여자 4의 경우에는 사건과 관련하여 자신도 모르는 거짓 소문으로 인하여 사람에 대해서 불신하게 되었음을 이야기 하였다.

넷째, 여러 맥락적 조건은 참여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으나 이들은 심리적 어려움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극복을 위한 대처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처 전략을 중재적 조건으로 구분하였다. Folkman과 Lazarus(1996)에 의하면 정서중심적 대처방식과 문제중심적 대처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본 연구의 결과로는 두 대처 방식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극복 과정에서 정서 중심적 대처에서 문제중심적 대처로 이행하는 형태를 보였다. 예를 들어 범죄피해를 입었던 초반에는 자책과 원망, 여러 감정과 행동, 관계에 있어서의 회피, 가족에게만 의지하여 사회적 범위를 축소시키는 범주가 나타났다. 자책과 원망하는 심리적 내용으로는 “그 날 하필 왜 그 자리에 갔을까?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왜 하필 나에게?” 등의 사고로 인해 그 날에 대한 후회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스스로의 원망이 주를 이루었다. 자책하고 자신을 원망하는 범주는 두 명의 연구 참여자에게 나타났으며, 잘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일어난 폭행의 경우라는 점에서 공통적이었다. 묻지마 폭행과 같이 일면식 없는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입었을 경우, 자신을 책망하는 정서에 몰두하는 경우가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리치료가 진행된 이후 문제중심적인 대처로 이행하는 것으로 보아 정서중심적 대처 방식을 선택하였다 하더라도 문제중심적 대처로의 이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심리치료 초반 개입 시 피해 사건이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며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지시켜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도록 하는 인지 치료적 개입이 반드시 요구된다. 연구 참여자 6의 경우 정서중심적인 대처 전략을 사용하다가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문제 중심적 대처 방식을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연구 참여자 2의 경우 피해 초반에는 정서 중심적 대처 방식을 나타냈다가 자신의 개인내적 요인을 활용하여 문제 중심적 대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 중심적 대처를 하였던 참여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빠르게 수용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었다.

문제 중심적 대처전략은 긍정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며 지속적인 선순환 시도를 하게 되어 외상 후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결과와 일치한다(신선영, 2009; 이수림, 2015, 2017). 이러한 수용은 상담 및 심리치료를 통해서 촉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상담은 외상 후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이수림, 2017). 따라서 피해 사건 초반에 빠른 치료적 개입을 하는 것이 대처 및 회복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의 결과로는 주로 정서중심적 대처에서 문제중심적 대처 방식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여 이러한 결과가 회복 과정에서 심리치료의 효과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적 양상인지는 추후 연구에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겠다.

한편, 정서 중심적 대처와 문제 중심적 대처를 사용하는 참여자들 모두 사회적지지 기반을 활용하였으나 양상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 중심적 대처 전략을 사용하는 연구 참여자의 경우, 자신의 감정을 투사하거나 가족에게 지나치게 의지하여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할 때가 있었다고 하였다. 더불어 가족 이외의 사람들을 불신하게 되는 경우, 피해자 가족의 심리적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사료된다. 반면, 문제 중심적 대처를 하는 연구 참여자의 경우,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다른 사람의 도움을 기꺼이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외상 후 성장과 관련된 많은 선행 연구 결과에서 사회적 지지는 성장을 촉진하는 조건으로 확인된 바 있다(이수림, 2017; Schulz & Mohamed, 2004). 극복 과정에서의 대처 전략에 대해서 연구 참여자 2의 경우 자신의 성격을 이야기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연구 참여자 2는 폭행 피해를 입고 직접 신고를 하였으며, 경찰 측의 심리 상담 제안을 빠르게 받아들인 참여자였다. 타인의 권유에 수용적이고 적극적인 점이 특성으로 보이며, 이는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이 대처 전략이라는 참여자 본인의 보고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개인적 특성은 변화에 대한 전략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하며(이수림, 2017), 낙관성은 성장을 촉진하는 특성으로 밝혀져 있다(임선영, 2013; 최승미, 2008).

다섯째, 자신의 상황에 대한 현실적 대처를 계획하면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을 하는 작용/상호작용이 나타났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새로운 행동과 관계에서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적극성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연구 참여자들 모두 극복을 위한 노력을 하였으며, 이는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긍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결과 단계에서는 피해자들이 피해 경험을 통해 긍정적 변화를 경험하고, 외상 사건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 즉 외상에 대해 재구성하는 과정이 나타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연구 참여자들은 오히려 범죄피해 경험을 통해 센터에 와서 상담을 받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주변의 지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사할 일이 많다는 것,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하였다. 나아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하여 외상 사건에 대한 의미를 새로 부여하였으며, 심리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참여자도 있었다. 이는 Tedeschi와 Calhoun(1996)이 주장한 외상 후 성장 이론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그들에 의하면 외상을 경험한 사람은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을 통해 도식의 변화를 가지고 온다고 보았다. 따라서 외상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의 외상 경험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재구성하여 자신의 성장을 가지고 온다고 믿는다.

Matsakis(1996)는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의 단계에서 ‘충격, 반복 재생, 기인 단계, 해결 또는 회복 단계’라는 과정을 제시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인식 부정, 혼란 수용, 대처 변화, 의미부여단계’로 나뉘었다. 피해 사건이 일어난 상황에 충격을 받고 부정하며 피해 경험을 반복 재생하는 양상은 Matsakis(1996)의 주장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서는 대처하는 양식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점과 해결 또는 회복 단계를 넘어서 경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이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일부 선행 연구에서는 외상 고통의 정도가 성장의 정도를 촉진한다(최승미, 2008)는 결과가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본 연구의 의의와 한계점 및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범죄피해자에 대한 질적 연구를 통해 피해자의 심리적 경험을 자세히 이해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6명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되었다. 범죄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2차 피해를 우려하여 피해 과정에서 회복 단계에 이르는 참여자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진행되었기에 대상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연구의 결과를 모든 범죄피해 경험과 대처 과정에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범죄피해로 인한 외상경험에 따른 심리적 어려움과 대처과정을 질적 연구를 통해 심도 깊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의의를 지닌다. 둘째, 기존 연구가 주로 양적 연구를 바탕으로 요인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다면, 본 연구를 통하여 심도 있는 심리적 변화 과정을 파악함으로써 개인의 특성에 기반한 요인들 간의 상호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본 연구를 통하여 심리 치료의 적절한 시기, 대처를 위한 접근 방법 등을 확인함으로써 적응 과정에서의 대처 방안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로써 범죄 피해 지원 상담 및 센터, 체계가 고려해야 할 내용에 대한 관련된 참고 자료를 마련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 범죄피해 외상 경험자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과 대처 과정을 개인들의 심층 분석을 통해 실증경험연구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동안은 대상자 선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범죄피해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실증경험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한편 후속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의 양적 확보를 통하여 본 연구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명확한 대처방식이 존재하는지, 또는 유형을 나눌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를 권유한다. 다섯째, 본 연구는 범죄피해의 심리적 어려움으로부터 회복하거나, 혹은 회복하고 있는 사례만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면담으로 인한 2차 피해에 대처하기 위함이었지만, 이미 피해 사건으로부터 회복된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대처 과정에서 느끼는 생생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추후 연구를 통해 대처 과정에서 일어난 적응이 연구 참여자의 개인내적 특징으로 인한 것인지 심리 치료적 개입으로 인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겠다. 여섯째, 연구 참여자의 특수성으로 인해 다방면의 자료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개인자료 수집이 면담을 통해서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질적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삼각검증을 위해서는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 일관성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후속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의 동의와 환경적 조건이 갖추어진다는 범위 내에서 공식적 자료, 메모, 일상을 기록한 일기 등을 활용하여 타당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를 통하여 범죄피해외상 경험자들의 심리적 어려움과 대처과정을 더 잘 이해함으로써 치료적 개입과 지원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침례신학대학교 2017년도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한 것임.

References

  • 강알리샤·장은진 (2017). 한국에서의 범죄피해자 지원에 관한 연구 개관 및 방향제안. <한국융합학회논문지>, 8(12), 451-459.
  • 공정식 (2015). 우리나라 강력범죄 피해자들의 PTSD에 관한 연구. <한국범죄심리연구>, 11(2), 29-50.
  • 김기현·김재원·박혜영 (2016). 한국 성폭력 피해특성에 대한 기초분석. <한국정신보건사회복지학회 학술발표논문집>, 309-337.
  • 김소연·김선미·김보영·양은주 (2015). 대처방식과 외상 후 심리적 부적응의 관계에 관한 메타분석 연구. <인간발달연구>, 22(1), 195-223.
  • 김용준 (2009). <범죄피해자학>. 서울: 백산출판사.
  • 김지영·김지연·박지선·박혜석 (2014). 연쇄강력범죄 실태조사(Ⅲ).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1-233.
  • 김태경 (2015). 살인피해자 유가족의 경험과 한국형 심리지원 방안모색을 위한 제언. <피해자학연구>, 23(2), 93-125.
  • 대검찰청 (2016). <2016 범죄분석>. 서울: 대검찰청.
  • 박병식 (2009). <심리학이 잡은 범인>. 서울: 오픈하우스.
  • 신경림·조명옥·양진향 (2004). <질적연구방법론>.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 신선영·정남운 (2009). 삶의 의미와 사회적 지지가 외상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 성장적 반추를 매개변인으로.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 안현의·주혜선·한민희 (2013).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인지-기억 체계.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25(1), 111-133.
  • 유계숙·이승출·이혜미 (2013). 집단따돌림 참여자 역할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가족, 학교 관련변인. <한국가족관계학회>, 18(3), 63-89.
  • 이수림 (2015). 외상 경험 및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외상후성장에 미치는 영향. <인문학논총>, 39, 93-124.
  • 이수림 (2017). 아동청소년기 애착외상 경험 이후 외상후성장 과정에 대한 질적연구. <사회과학연구>, 43(1), 277-312.
  • 이윤호 (2007). <피해자학 연구>. 집문당.
  • 임선영 (2013). 외상적 관계상실로부터 성장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질적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25(4), 745-772.
  • 장수미·김주현 (2012). 가정폭력피해경험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관계. <한국가족복지학>, 35(2), 173-202.
  • 최미경 (2013). 중학생의 학교따돌림 피해경험과 건강상태, 스트레스 대처행동. <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지>, 30(3), 25-34.
  • 최승미 (2008). 외상 후 성장 관련 변인의 탐색.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 최지영·오경자 (2015). 누적 아동기 외상이 성폭력 피해 아동의 정서조절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임상>, 34(1), 61-76.
  • 하진의 (2013). 성인 애착 불안이 외상 후 스트레스와 성장에 미치는 영향: 자기자비와 반추의 매개효과. <상담학연구>, 14(6), 3433-3452.
  • 홍현미라·권지성·장혜경·이민영·우아영 (2008). <사회복지 질적 연구방법론의 실제>. 서울: 학지사.
  • Folkman, S., Lazarus, R. S., Dunkel-Schetter, C., DeLongis, A., & Gruen, R. J. (1986). Dynamics of a stressful encounter outcome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50(5), 992-1003. [https://doi.org/10.1037/0022-3514.50.5.992]
  • Gilboa-Schechtman, E., & Foa, E. B. (2001). Patterns of recovery after trauma: The use of inter-individual analysis.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110(3), 392. [https://doi.org/10.1037/0021-843X.110.3.392]
  • Glaser, B., & Strauss, A. (1967). Grounded theory: The discovery of grounded theory. Sociology The Journal Of The British Sociological Association, 12, 27-49.
  • Guba, E. G., & Lincoln, Y. S. (1981). Effective evaluation: Improving the usefulness of evaluation results through responsive and naturalistic approaches. Jossey-Bass.
  • Hatton, R. (2007). Homicide bereavement counseling: A survey of providers. Death Studies, 27, 427-488. [https://doi.org/10.1080/07481180302878]
  • Heyink, J. W., & Tymstra, T. J. (1993). The function of qualitative research. Social Indicators Research, 29(3), 291-305. [https://doi.org/10.1007/BF01079517]
  • Littleton, H., Horsley, S., & Nelson, D. V. (2007). Trauma coping strategies and psychological distress: A meta analysis. Journal of Traumatic stress, 20(6), 977-988. [https://doi.org/10.1002/jts.20276]
  • Mandleco, B. L., & Peery, J. C. (2000). An organizational framework for conceptualizing resilience in children. Journal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ic Nursing, 13(3), 99-111. [https://doi.org/10.1111/j.1744-6171.2000.tb00086.x]
  • Masten, A. S. (2004). Regulatory processes, risk and resilience in adolescent development.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1021, 310-319. [https://doi.org/10.1196/annals.1308.036]
  • Matsakis, A. (1996). I can’t get over it: A handbook for trauma survivors. New Harbinger Publications Incorporated.
  • Ruback, R. B., Clark, V. A., & Warner, C. (2014). Why are crime victims at risk of being victimized again? Substance use, depression, and offending as mediators of the victimization–revictimization link. Journal of interpersonal violence, 29(1), 157-185. [https://doi.org/10.1177/0886260513504626]
  • Schulz, U., & Mohamed, N. E. (2004). Turning the tide: Benefit finding after cancer surgery. Social Science & Medicine, 59(3), 653-662. [https://doi.org/10.1016/j.socscimed.2003.11.019]
  • Skinner, E. A., Edge, K., Altman, J., & Sherwood, H. (2003). Searching for the structure of coping: A review and critique of category systems for classifying ways of coping. Psychological Bulletin, 129(2), 216-269. [https://doi.org/10.1037/0033-2909.129.2.216]
  • Strauss, A., & Corbin, J. (1998). Basic of Qualitative Research. 신경림 역 (2001). <근거이론의 단계>. 서울: 현문사.
  • Tedeschi, R. G., & Calhoun, L. G. (1996). The Posttraumatic Growth Inventory: Measuring the positive legacy of trauma. Journal of traumatic stress, 9(3), 455-471. [https://doi.org/10.1002/jts.2490090305]
  • Ullman, S. E., Relyea, M., Peter-Hagene, L., & Vasquez, A. L. (2013). Trauma histories, substance use coping, PTSD, and problem substance use among sexual assault victims. Addictive behaviors, 38(6), 2219-2223. [https://doi.org/10.1016/j.addbeh.2013.01.027]

<그림 1>

<그림 1>
범죄피해자의 범죄 피해와 대처 과정 경험에 관한 패러다임 모형

<그림 2>

<그림 2>
범죄피해자의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대처 과정 단계

<표 1>

연구 참여자 정보

참여자 성별 나이 경험 유형 피해의 내용
1 69 직접 경험 차를 이동시켜 달라고 하였다가 폭행 발생
2 27 직접 경험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의 성관계 요구를 거부하다 폭행 발생
3 64 간접 경험 남편이 살해를 당하였으나 직접 목격하지는 않음
4 54 직접 경험 지인과 술자리를 함께 하던 중 돌변해서 폭행 발생
5 49 직접 경험 동거인으로부터 폭행 발생
6 49 직접 경험 대낮에 묻지마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음

<표 2>

범죄피해자의 피해 경험과 대처 과정에 대한 개념과 범주

패러다임 범주 하위범주 개념
인과적
조건
범죄 피해의
경험
일방적 폭행이나
간접피해를 당함
일면식 없는 사람에게 폭행을 당함, 묻지마 폭행으로 가해자도 몰랐음, 알던 사람으로부터 폭행을 당함, 가족의 살인사건으로 간접피해를 당함
피해 신고의
과정
두렵지만 신고를 직접 함, 의식에서 깨어 가족에게 전화를 함, 지나가는 행인의 도움을 받음, 신고도 못하고 있다 주변의 도움을 받음
맥락적
조건
범죄 피해에
덮친
열악한 상황
제도에 대한 불신 우리나라 치안에 대한 불신, 경찰에 대한 불신, 판결이 지연되어 기다리는 입장
경제적 어려움 치료비 때문에 퇴원을 서두름, 가장의 죽음으로 어려워진 형편
피해 후유증 후각 상실, 치아 손상, 판단 능력의 저하, 급작스런 호흡곤란
사람에 대한 불신 사건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 사건과 관련하여 배신을 당함
중심현상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
슬픔과 우울 너무 힘들어 자살 충동, 생각하면 눈물만 남, 우울하고 무기력해짐, 미안함
두려움과 불안함 비슷한 사람과 폭력적 장면마저 두려움, 외출하고 사람 대하는 것이 두려움, 보복 당할 까봐 두려움, 작은 것에도 잦은 놀람, 계속 떠오르는 피해 장면, 불면증, 악몽을 꿈
가해자에 대한 분노 가해자에 대한 복수심, 가해자에 대한 분노,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옴
중재적
조건
정서중심적
대처
자책과 원망 상황에 대한 후회,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 왜 하필 내게 일어난 일일까 생각, 곁에 없던 가족에 대한 원망
가족에게만 의지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가족에게 의지, 외출 시 가족을 꼭 동반함
감정에 대한
부인과 회피
감정 상태에 대해 인식하지 못함, 감정에 대한 부인, 힘든 감정을 술로 해결
관계에 대한
회피
사람들 만남을 일부러 피함, 사람들에게 서운함을 느낌, 사람들의 반응에 예민하게 굼
피해 사건에 대한
회피
가해자 측 연락을 일부러 피함, 이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꺼림, 경찰에서 오는 연락도 불편함
사건과 연관 없는
활동 회피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는 상황을 피함,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시도하지 않음, 종교 활동 단절
문제중심적
대처
수용하기 감정 상태를 인정하고 받아들임, 일어난 상황을 받아들임
새로운 시도 상담센터를 다니기로 결정,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함, 술을 끊음, 일자리를 알아봄
사회적지지 추구 이웃 사람들이 함께 밥 먹자고 챙김, 주변에서 기도를 해줌, 가족으로부터 관심과 지지를 받음, 아플 때 한걸음에 와주는 동생, 친구와 여행을 다녀옴,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 나눔
개인내적
요인
성격적 영향 평소 크게 걱정하지 않는 성향, 담아두지 않고 잘 잊는 성격, 원래 긍정적인 성격
작용/
상호작용
극복을 위한
적극적
노력
심리적 안정을
위한 노력
상담센터를 꾸준히 다님, 감정 조절을 스스로 연습함,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연습
행동 변화를
위한 노력
혼자 외출을 시도, 취미 생활을 하며 기쁨을 찾음, 종교 활동을 다시 시작함
관계 변화를
위한 노력
내 생각을 타인에게 구체적으로 표현,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 요청, 사건과 관련된 내 이야기를 함
결과 변화를
경험
삶에서의
변화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고 조절할 수 있음, 사라진 불면증, 원래의 자기로 변화, 일상생활을 회복함, 새로운 일을 시작함, 더 열심히 살고 싶은 의지, 느긋하게 삶을 살자는 마음, 주도적인 삶을 살게 됨
사건에 대한
태도 변화
피해 사건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됨,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 나만 겪는 특별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됨
타인에 대한
태도 변화
사람들 만나는 게 한결 편해짐, 어려울 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믿음, 타인의 일에 신경 쓰지 말자는 생각, 모든 사람을 신뢰하고 호의 베풀지 않음
세상에 대한
관점 변화
폭행 가해자들의 단죄 위한 방법을 고민, 세상의 양면을 객관적으로 보게 됨, 억울함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음
가해자에 대한
심리 변화
가해자가 뉘우치기를 바람, 가해자가 안쓰럽기도 함, 가해자의 태도에 따라 용서를 생각
외상사건에
새로운
의미부여
감사함을
깨닫게 함
상담센터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살아있다는 것과 살아있는 것에 감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감사
한층
성장하게 함
마음 상태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짐 깨달음, 한 단계 성장하게 된 계기, 심리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