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죄 가해자의 정신장애 유무에 따른 보도 비교: 온라인 포털기사의 뉴스가치와 프레임을 중심으로
초록
이 연구는 살인범죄 가해자의 정신장애 유무에 따라 뉴스 보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뉴스가치와 프레임을 중심으로 비교했다. 실제 수용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포털 Daum 랭킹뉴스의 1년간 뉴스, 1위부터 50위까지 기사들 가운데 살인사건 보도를 대상으로 내용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 기간 동안 정신장애인 가해자의 살인 보도는 실제 발생 비율에 비해 보도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특히 정신장애인 가해자 살인 사건 중 3건의 사건이 잔인성이 부각되며 집중 보도 되었다. 이들 범죄 보도의 비중은 보도 건수 외에도 실제 범죄 현실의 비중과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정신장애인의 범죄는 무동기 살인, 단기적 시비로 인한 살인이 많이 언급되며 사건의 우발성이 부각되었다. 또 그 사회적 영향력과 파장이 비장애인 범죄보다 훨씬 크게 보도되었다.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는 정보원이 주로 경찰/검찰/법원 등의 사법 기관에 편중되었고, 의학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원은 없었다. 또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의 프레임은 비장애인 범죄 보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구조 중심 보도가 많았고, 가해자 비난과 시스템 비판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Abstract
The study focused on news value and frame to see how reports on mentally disabled crimes differ from those of non-disabled people. Judging that what the public is most exposed to is not paper newspapers but news on portal sites, it was targeted at articles ranked first to 50th on <Daum>'s news that many people read. Among them, the year-long report on the murder was analyzed. According to the analysis, the number of reports on the murder of mentally disabled assailants was relatively high compared to the actual occurrence rate. In particular, three of the murders by mentally disabled assailants were reported intensively, highlighting their cruelty. In addition to the number of reports, the proportion of these crimes differed from that of the actual crime. The crime of the mentally disabled was mentioned many times as murder due to asynchronous murder and short-term quarrels, and the contingency of the case was highlighted. In addition, its social influence and repercussions were reported far greater than crimes committed by the non-disabled. The information sources of criminal news, in which the mentally disabled are criminals, concentrated mainly on law enforcement agencies, such as police/prosecution/court, and there were no information sources that could provide medical information. In addition, the frame of criminal news committed by mentally disabled was more structural-oriented compared to the reports of crimes committed by non-disabled people, and there was more criticism of the perpetrators and the system.
Keywords:
Prejudice, the Content Analysis, Portal Site News, Crime Reporting, the Mentally Handicapped키워드:
정신장애인, 내용분석, 포털뉴스, 범죄보도, 편견, 랭킹뉴스1. 서 론
최근 사회적 소수자 중 특히 정신장애인1)과 관련된 사건·사고 보도가 크게 늘었다. 강남역 사건,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강북 삼성병원 정신과 의사 살인 사건, 진주 가좌주공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 등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다. 특히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자신이 사는 동네에 정신과 보호(폐쇄)병동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정신장애인에 대한 집단적 불안과 공포, 혐오는 심해지고 있다(류원해, 2019).
이러한 인식에는 언론의 영향이 적지 않다. 우선 한국인 뉴스 이용 빈도를 보면 세계 36개국 중 4위로, 뉴스를 하루 2회 이상 이용한다고 답한 비율이 79%이다. 정신장애에 대한 정보 또한 주로 뉴스 등 미디어를 통해 얻는다(서미경 외, 2008). 이처럼 미디어는 정신장애 혹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이다(국가인권위원회, 2012). 그런데 언론의 정신장애 보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적지 않다. 우선 매스미디어가 묘사하는 정신질환의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왜곡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김류원, 유영민, 2018; Klin & Lemish, 2008; Safran, 2001). 또한 언론보도가 범죄와 관련된 정신질환을 다루더라도 특정 프레임에 한정되어 의학적인 측면 등에서 다양한 시각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조수영, 김정민, 2010; Guarniero, Bellinghini, & Gattaz, 2017; Wardle, 2003). 언론이 정신질환자를 일상 자립이 불가능하거나 가족 또는 이웃에게 부담을 주는 존재로 묘사하는 경우도 많았다(백혜진 외, 2017).
특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은 이것이 정신질환자의 범죄인지 여성 혐오 범죄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백혜진, 조혜진, 그리고 김정현(2017)은 언론이 이 사건을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로 보도한 것이 사회적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을 찍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신장애인들의 범죄 비율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전체 범죄 중 평균적으로 0.4%에 불과하다(장승일, 2016). 또한 박지선과 최낙범(2013)은 망상이나 우울증처럼 정신질환형의 묻지마 범죄의 경우 정신장애가 직접적 요인이라기보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고립이나 만성적 적대감이 생길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018년을 기준으로 국내 병원 진료 인원 가운데 정신 및 행동장애는 314만 명으로 고혈압 631만 명, 관절염 486만 명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 2019, 71쪽). 한국인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에 걸쳐 1번 이상 정신질환을 겪지만, 이들 가운데 전문가의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이들은 22.2%에 불과한데, 이 수치는 선진국의 절반 이하 비율이다(보건복지부, 2017). 정신장애인들이 상담과 치료를 주저하는 데에는 사회적 편견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 외에도 사회적 편견과 낙인으로 인한 고통도 겪는다(Corrigan & Watson, 2002).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은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을 주저하게 하고, 그렇게 되면 증상이 악화되어 심각한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막대한 비용이 들 수 있다(최혜진, 2013). 2019년 5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보다 낮지만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병을 숨기고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 적기를 놓친다. 조기발견 시 7명 중 1명이 완치되고 2명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며 정신질환의 조기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류원해, 2019).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는 언론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뉴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터크먼(Tuchman, 1978, pp. 182-197)은 뉴스를 구성된 현실(construction of reality)이라고 설명한다. 뉴스는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사회적 사실과 의미를 재규정함으로써 기존의 제도를 재정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의 구성방식은 매체 간 특징, 사회 현실, 정치권력의 영향 등으로 실제 현실과 괴리를 보일 수도 있다(정일권, 2010). 또한 특정 이슈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보다 한정된 의미로 보도 내용을 제한할 수 있다(강명구, 1994). 즉 언론 보도는 이슈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보다 삶의 방식이나 사회생활 양식,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지표처럼 현상적인 측면에만 치중하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김상호, 김병선, 2006; 이완수, 김동률, 2011).
이 연구는 뉴스 이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포털 뉴스에서 정신 장애인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2019 언론수용자 조사(신문과 방송, 2020)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뉴스나 시사정보를 주로 어디에서 보거나 들었는지 가장 많이 이용한 경로를 하나만 꼽으라’는 문항에서 전체 수용자는 텔레비전(53.2%)에 이어 포털(39.1%)을 두 번째로 꼽았지만, 20대는 열 명 중 여덟 명(77.7%)이 포털을 꼽았다. 특히 뉴스를 보는 방식에서는 언론사 브랜드에 따라서가 아니라 포털에서 배치한 대로, 즉 보이는 대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 뉴스, 그 중에서도 잘 보이는 뉴스를 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 점에 주목해 이 연구는 분석 매체로 포털뉴스 랭킹뉴스를 대상으로 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파장이 컸던 살인사건 보도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보도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두려움과 같은 편견을 형성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포털뉴스 중에서도 살인사건 보도를 대상으로 내용분석했다. 정신장애인 살인범죄와 비정신장애인 살인범죄를 비교 분석해서 실제 보도의 비중과 유형, 보도 방식, 프레임 등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향후 언론인들의 정신장애 보도 방식에 대한 보다 정교한 문제제기, 나아가 국민들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좀 더 높은 이해와 실무자들에게 정책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2. 문헌연구
1) 정신 장애에 대한 사회적 접근
장애인복지법은 정신장애를 “발달장애 또는 정신질환으로 발생하는 장애”라고 정의한다(장애인복지법, 2019.1.15). 정신질환법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신질환자는 “망상, 환각, 사고(사고)나 기분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된다(정신건강복지법, 2019.4.23).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정신장애 분류 체계인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2)에서는 정신 장애를 “신경발달장애,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증적 장애, 양극성 및 관련 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강박 및 관련 장애, 외상 및 스트레스 사건관련 장애, 해리장애, 신체 증상 및 관련 장애, 급식 및 섭식 장애, 배설 장애, 수면-각성 장애, 성기능 장애, 성 불편증, 파괴적, 충동 통제 및 품행 장애, 물질 관련 및 중독 장애, 신경인지 장애, 성격장애, 성도착 장애, 기타 정신장애”로 분류하고 있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최송식 외, 2019, 145쪽-148쪽 재인용).
정신질환이나 정신장애는 유전적 요인이나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스트레스가 복합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최송식 외, 2019, 413쪽-422쪽). 이훈구(1988)는 1930년대의 미국의 경제 공황과 1980년대 유럽의 경제난을 분석한 결과 경제 재난이 실업자를 중심으로 우울증, 불안, 분노 등 사회 병리적 현상을 초래하고, 자살, 폭력, 범죄 등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김성은 등(2016)은 고용 불안이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 근거로 비정규직 여성의 경우 정규직 여성보다 우울감 위험이 1.8배, 우울/불안감 호소할 위험성이 2.1배나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스도 영향요인으로, 신은영 등(2015)은 성학대 경험을 겪은 소아, 청소년 137명을 조사한 결과 88.3%가 정신과적 진단이 나왔고, 이들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29.2%), 불안장애(26.9%), 우울장애(13.8%)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밝혔다. 조우 등(Zhou et al., 2013)은 중국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외상 후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고 있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정신 질환을 분석했다. 이들은 지진 후에 PTSD 뿐만 아니라 불안 장애, 우울증 역시 겪고 있었는데 노인, 여성, 낮은 교육 수준, 희생자를 목격한 사람, 독거자일수록 정신 질환의 위험성은 높아졌다. 즉 정신장애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병리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 맥락적 요인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회적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선 라우버 등(Lauber et al., 2003)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에 관한 정확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울증, 조현병 환자를 묘사한 장면을 노출 시켰을 때 사람들은 우울증 환자 장면을 39.8%만 질병으로 인식하고 60.2%는 위기(crisis) 정도로만 판단했다. 반면 조현병 환자 장면에 관해서는 73.6%가 질병으로 판단했고, 위기로 판단한 비중은 26.4%에 불과했다. 우울증을 정확하게 인지한 사람들은 환자에게 접촉할 가능성이 높았고, 정신 약리학과 지역사회 정신과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조현병을 정확하게 지각한 사람들 역시 정신약리학과 지역사회 정신과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신질환에 대한 지식 부족은 정신질환 당사자나 주변인의 질병 인식을 늦추게 만들고, 치료나 배려, 사회적 지지 등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정신장애인과 관련된 범죄가 크게 부각될 때 사람들의 정신 장애에 관한 편견과 불안은 과장되고, 사고의 원인을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 정신 장애인 개인의 문제로만 환원하게 되는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전체 범죄 중 정신장애범죄자의 범죄 비율은 보통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평균적으로 0.4%에 불과하며 이는 비정신장애인보다 현격히 낮다(장승일, 2016). 박지선과 최낙범(2013)은 국내에서 발생한 묻지마 범죄의 유형을 ‘현실불만형’과 ‘정신장애형’의 유형으로 분류했다. 현실불만형 유형은 실직, 상대적 박탈감 등 현실에 대한 불만과 사회적 고립이나 스트레스, 낮은 자존감 등이 범죄의 원인이 된 것이다. 정신장애형 범죄는 망상이나 우울증이 범행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사회적 고립이나 만성적 적대감의 경험도 범죄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은 이들을 사회적 차별에 노출시킬 뿐만 아니라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질병의 치료와 사회적 복귀를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레비 등(Levy et al., 2014)은 정신 질환에 대한 약물 치료 중심의 접근이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얻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서미경(2015, 213쪽-235쪽)은 정신장애인의 사회적 적응이나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대중의 낙인이 정신장애인들의 자존감과 삶의 질의 저하,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기회 상실로 연결된다고 지적한다. 정신장애에 적대적인 사회 환경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을 늘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스트레스가 오히려 전문가의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민과 웡(Min & Wong, 2017)의 연구에서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정신장애인들의 낙인에 대한 지각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보면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은 정신질환인 주변 사람들이 가진 정신장애에 관한 편견과 차별을 지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편견이 적고 집단적 상호작용에 대한 효능이 큰 커뮤니티에서 정신 질환을 겪는 사람들은 이들과 강한 유대감을 느끼며 사회적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적 지지는 이처럼 중요하기 때문에 오늘날 이들의 치료 역시 정신병원 입원 대신 탈시설과 지역사회 협력 치료가 부각되고 있다. 신권철(2018)은 2016년 헌법재판소의 정신과 강제입원 위헌 결정을 계기로 시설을 통한 사회적 해결 방식을 인권적 차원에서 비판했다. 1900년대 후반부터 서구 사회 중심으로 시작한 정신장애인의 탈시설(deinstitutionalization) 운동으로 각국의 병상 수는 크게 감소했고, UN 장애인권리협약에서도 장애인의 시설입원보다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더 중요시한다.
정신질환이나 정신장애는 경쟁이 강조되고 생존이 치열한 사회 환경에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병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에서 정신질환을 예방하고, 정신장애의 치료와 사회적 참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의 접근, 사회적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정신장애인에 대한 불안함과 공포가 존재하고, 이는 차별과 사회적 고립을 낳기도 한다. 정신질환이나 정신장애 대한 사회적 차원의 접근은 편견이 배제된 정확한 정보에서 시작될 수 있다.
2) 미디어에 나타난 정신장애와 범죄 연구
정신장애에 관한 직접적인 경험이 적은 사람들은 미디어 등 간접적 경험을 통해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다. 그러나 선행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미디어는 정신장애에 관한 부정적 인식을 양산하는 경향이 있다. 우선 미디어나 대중 매체에서 정신질환에 관한 의학적 무지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클린과 레미시(Klin & Lemish, 2008)는 문헌 연구 등을 통해 매스미디어가 사용하는 이미지가 정신질환 낙인을 영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매스미디어에 나타난 정신질환의 묘사가 부정확하거나 과장, 오정보 등으로 많이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신질환이 특이(peculiar)하고 위험한 속성으로 표현되고, 차이가 부각되며, 이러한 낙인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신장애에 관한 지식이 풍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사프란(Safran, 2001) 역시 전쟁과 장애를 주제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작품들 가운데 정신장애를 잘 못 이해한 작품들이 있음을 지적한다. 가령,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에서는 참전 군인의 신체 절단과 우울증과 불면증 등의 스트레스 장애가 등장했는데, 이 영화 속 정신장애의 이미지 묘사는 실제 PTSD 증상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정신장애와 관련된 언론보도는 그 사회의 문화나 언론사의 성향에 따라 한정된 정보만 제공함으로써 질병과 관련된 다양한 차원의 담론을 충실하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와들(Wardle, 2003)은 미국과 영국의 신문 각각 3개씩 6개 신문의 133개 기사를 분석하여, 정신장애와 관련된 보도가 정작 정신장애에 관한 충실한 정보 제공이 부재함을 밝혔다. 일례로 미국의 폭탄테러범 테오도르 카진스키는 수차례 테러로 3명 사망, 22명 중상이라는 피해를 입혔음에도 피해망상 조현병을 이유로 죄를 경감 받는다. 영국의 데이비드 코프랜드도 폭탄 테러를 일으켜 3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 다쳤지만, 정신질환을 이유로 극형을 면했다. 미국과 영국의 신문은 이들 범죄를 다루며 공통적으로 3가지 내러티브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범죄 이야기(범죄, 희생자에 관한 영향 등), 법정 이야기(법적 전략, 피고 가족의 영향, 정신질환을 증명하려는 피고의 행동 여부), 피고의 이야기(어린 시절, 배경)가 그것이다. 하지만 미국 보도는 재판 그 자체에 집중하며 검사와 변호인 사이의 법적 공방을 주로 다루는 반면, 영국은 범죄 이야기를 다루는데 집중한다. 즉 영국 언론은 서사 구조에서 동기를 더 묘사하며 범죄의 인간적 영향에 초점을 둔다. 두 사람의 범죄는 피해망상 조현병이 중요 요인이지만 미국 보도의 15%, 영국 보도의 4%만이 그것을 다루었다. 와들은 이들 보도가 오히려 범죄에만 초점을 둔 나머지 정신 질환을 사회적 담론 속에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또한 정신장애와 관련된 언론 보도는 범죄에 초점을 두거나 부정적인 속성의 기사가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구아니에로, 베링히니와 가타츠(Guarniero, Bellinghini, & Gattaz, 2017) 역시 브라질의 인쇄 신문과 인터넷 뉴스에서 조현병이 의학적인 측면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채 범죄 측면에 초점을 두었다고 지적한다. 조현병을 다룬 기사 184개 가운데 38%는 과학과 건강, 30%는 범죄와 폭력, 33%는 부정적 의미의 수사로 사용되었다. 범죄 보도에서는 조현병 환자의 목소리가 배제되었는데, 드문 폭력 사례를 통해 조현병 환자에 대한 낙인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었다. 조수영과 김정민(2010)은 1997년부터 10여년간 668개의 지상파 TV뉴스 속에 정신질환을 어떻게 보도하는지를 분석했다. TV 뉴스는 주로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다루었으며, 사건사고나 자살, 범죄와 관련된 주제(41.3%)가 많았다.
정신장애와 관련된 언론보도의 정보원 중 의료전문가의 비중이 적으면 의학적 무지와 편견을 재생산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조수영과 김정민(2010)의 연구에서 TV 뉴스 속의 정보원은 일반인(39.5%), 의사(18.3%), 환자나 환자 가족(15.2%) 순으로 나타났으며, 의학 전문 기자가 작성한 기사는 4.9%에 불과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기자가(79.8%) 주로 기사를 작성했다. 이러한 의료 정보원 비중의 문제는 언론보도의 빈약한 의료 정보와 연결되었다. TV 뉴스는 정신질환의 발병 원인을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38.6%), 언급하더라도 주로 정서적/사회적/환경적 스트레스(51%)에 치우쳤으며, 유전적/생물학적 요인(2.7%)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또 TV뉴스는 정신질환의 치료법에 대해서 거의 다루지 않았고, 부정적인 편견도 드러냈다.
김류원과 윤영민(2018)은 연예인/유명인의 고백(84.5%) 등으로 공황장애 보도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늘고 병원 진료와 진단도 늘어났지만, 이에 관한 보도에서 드러난 의학 정보는 불균형하다고 분석했다. 가령 실제 공황장애 환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언론 보도에서는 남성(75.9%)이 여성(22.4%)보다 약 3배 더 높은 비중으로 나타났다. 언론 보도는 발병 원인(66.6%), 증상(74.6%) 언급은 비교적 충실하지만 공황 장애 정의는 17.4%만 제시했고, 예방 및 치료 언급(55.8%)은 상대적으로 적게 다뤄졌다. 그리고 유명인 환자 보도는 회복 사례(47%)가 부정적 사례(10.5%)보다 더 많이 나타났지만, 일반인 환자는 사회 부적응이나 자살 등의 부정적 사례(50%)가 긍정적 사례(5.9%)보다 많이 나타났다.
이렇게 미디어에서 정신장애에 관해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부정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전달할 때 사회적으로 정신장애에 관한 편견과 낙인을 재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 미디어에서 신체장애의 경우 과거와 달리 우호적인 접근이 나타나지만 정신장애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속성이 부각되고 주변 사람들 역시 정신 장애인을 경계하는 태도가 나타났다. 강주현과 임영호(2011)는 1991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 영화가 어떻게 장애인을 묘사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들 작품 속 장애인들은 개성 있고, 순수하며 비폭력적으로 나타나는 등 긍정적으로 묘사되었다. 이들은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이 부족하고 자기중심적이지만, 타인을 지배하려 하지 않았고 순응적으로 그려졌다. 작품 속 주변 인물들 역시 해당 장애인들에 대해 동정적이되 우호적이었고 거리를 두거나 멸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장애 중에서도 신체장애와 정신장애에 대한 묘사는 다소 차이가 나타났다. 긍정적으로 그려진 신체장애와 달리 정신장애는 폭력적으로 묘사되거나 덜 똑똑했으며, 주변 인물들 역시 신체 장애인에 비해 덜 우호적이었다. 홀톤, 파렐과 푸게(Holton, Farrell, & Fudge, 2014)는 정신장애 중 자폐증 보도를 분석했는데, 자폐증 관련 뉴스의 2/3 이상은 낙인적 단서를 담고 있었다. 자폐증은 폭력적이거나 비정상적이고, 파괴적인 이미지로 그려졌고, 불필요하게 감각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정신질환에 대한 미디어의 잘못된 묘사는 사람들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사회적 해결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정신장애에 대한 정보를 주로 TV나 영화를 통해 접하며 이를 통해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응답했다(서미경, 2008). 펜과 와이크스(Penn & Wykes, 2003)도 정신 장애인에 대한 비호의적 태도나 차별 등이 존재하는 이유가 상당 부분 정신 질환의 속성에 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고, 미디어가 그 점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한 정신 장애인에 대한 낙인과 차별적 환경이 사회적 장벽을 만들고 치료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신장애 문제에 관한 미디어의 책임 있는 보도와 재현이 필요하다.
3) 뉴스 프레임과 정보원이 구성하는 사회적 현실
이 연구는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가 비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와 비교하여 뉴스가치 요소와 프레임이 어떻게 다른지 실제 내용분석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문제점을 고찰하려는 것이다.
어떤 것이 무엇 때문에 뉴스가 되는 것인지, 그러한 뉴스가치의 요소로 기존의 전통적인 연구들은 새로움, 흥미성, 근접정, 관련성, 영향성 등을 제시해 왔다(고영신, 2007). 더 세부적으로 뉴스가치를 도출한 연구(이종혁, 길우영, 강성민, 최윤정, 2013)에서는 최상위 요인으로 ‘사회적 중요도’, ‘새로운 볼거리’, ‘인간적 흥미’, ‘수용자 관련성’, 차상위 요인으로 영향성, 저명성, 참신성, 활동성, 갈등성, 유용성, 심층성, 근접성, 오락성, 이야기 등이 도출되었다. 최근 인터넷 뉴스의 콘텐츠 가치요인으로 ‘공정성’, ‘다양성’, ‘상호작용성’, ‘흥미성’의 4가지 요인이 도출되기도 했다(성동규, 김인경, 김성희, 임성원, 2006).
비판적인 관점의 연구에서는 뉴스가치로 ‘비정상성’, ‘선정성’, ‘상품성’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특히 범죄보도의 뉴스가치 중 중요한 것은 ‘비정상성’으로, 평범하거나 ‘정상적’인 범죄나 살인은 기자나 편집자들에게 뉴스가치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Lundman, 2003). 언론은 피의자의 정신병력이나 음주 등 비정상적인 면을 부각한다(홍숙영, 2011). 또한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흥미위주의 선정적 보도가 지속되어 왔는데 김훈순(2004)은 이것이 언론의 상업주의와 경직된 취재보도 체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미국 잡지의 아동 성범죄보도에서도 사건이 비정상적이고 선정적일 때, 구체적으로 가족보다는 낯선 사람이 가해자일 때이거나, 자극적 요소, 심각성, 충격 여파가 있을 때 더 많이 보도되었다(Cheit, Shavit, & Reiss-Davis, 2010). 이근우(2012)는 우리나라 범죄보도의 문제점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상업성으로 보았는데, 사건 자체의 경중, 의미보다는 ‘뉴스로서 팔리는가’ 즉 ‘상품성’이 뉴스가치를 좌우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포털이 매개하는 뉴스 중심의 온라인 저널리즘 환경이 구축되면서 언론 보도 가운데 사건 사고의 비중이 높아지고(송해엽, 양재훈, 2017), 뉴스 노출 경쟁으로 선정적인 보도가 더욱 많아졌다(김위근, 2014).
뉴스가치가 왜 무엇을 보도하는지 알려준다면, 사건의 책임 소재를 암시할 수 있는 것이 뉴스의 프레임이다(심정원, 김현정, 김운한, 2020). 고프만(Goffman, 1974. pp. 21-39)은 특정 장면(scene)을 해석적 스키마를 통해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을 프레임이라고 했다. 즉 프레임이란 과거의 레퍼런스로 추측하고, 특정 관점을 적용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프레임 분석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기준은 아이옌거(Iyengar, 1994)가 심층성에 따라 분류한 일화적 프레임(episodic frame)과 주제적 프레임(thematic frame)이다. 일화적 프레임은 사건중심의 단순보도 프레임, 주제적 프레임은 사건의 원인과 해법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다루는 이슈 중심 프레임이다. 이는 수용자들에게 사건의 본질과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특히 범죄 보도에서는 맥락에 대한 분석과 사회의 책임을 다루는 주제적 프레임보다는 개인의 책임과 흥미거리에 치중하는 일화적 프레임이 지배적이다(Hallstone, 2000). 성범죄 보도(Soothil & Walby, 1991), 아동학대 사건이나(정의철, 이창호, 2017) 아동 대상 범죄 보도(홍숙영, 2011)에서도 대책을 공론화하기 보다는 속보와 특종 위주이며, 선정적이고, 표면적 양상에만 치중했다. 미국의 아동 성폭력 사건 보도도 맥락보다는 사건의 전개 과정에 치중했으며, 일화적 프레임 뉴스가 80%였다(Mejia, Cheyne, & Dorfman, 2012).
그로스(Gross, 2008)는 일화적 프레임이 인간적 흥미(human interests) 요소를 가미하여 수용자들의 관심을 더 쉽게 유도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일화적 프레임의 선정성(vividness)은 주제적 프레임에 비해 수용자들에게 분노, 두려움, 동정 등의 정서를 더 많이 유발한다. 또 구조를 중시하는 주제적 프레임과 달리 범죄자 개인을 가장 중요한 책임 주체로 설정하기 때문에 범죄자에 대한 분노 정서를 강화할 수 있다(Lazarus, 1991). 반면 주제적 프레임의 경우 사회구조적인 단위의 책임성을 부각시키며, 건조하고 추상적인 논지 전개 특성 때문에 정서 유발의 강도가 미약하다.
이러한 분석을 볼 때 프레임 뿐 아니라 뉴스에 나타나는 범죄의 원인에 대한 기술은 수용자에게 정서적 감정을 유발하고, 특히 다른 원인을 찾기 힘든 무동기, 무차별 범죄의 경우 책임은 오로지 범죄자 개인에게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비난의 정도도 클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최근 늘어난 ‘묻지마 범죄’, 혹은 ‘무동기 범죄(이성식, 2010; 김상균, 2012)’, ‘무차별 범죄(박형민, 2012)’, ‘불특정 대상 범죄(박순진, 2004; 최규범, 2006)’, ‘이상동기 범죄(고선영, 2012)’ 등(박지선, 최낙범, 2013에서 재인용)의 경우 가해자 개인의 특성이 부각된다. 최근 3년간 발생한 묻지마 범죄 163건 중 정신질환 36%, 알코올/약물 중독 35%, 현실불만 24%로 나타나(대검찰청 보도 자료, 2015. 8. 28.), 묻지마 범죄는 정신 장애와도 상관관계가 크다.
이 외에 갈등, 인간적 흥미, 책임귀인, 도덕성, 경제적 결과 등의 프레임을 뉴스에 적용한 연구들도 있다(Semetko & Valkenburg, 2000; Valkenburg, Semtko, & De Vreese, 1999; 이은비, 손민정, 유홍식, 2014에서 재인용). 이은비, 손민정, 유홍식(2014)은 사실, 구조 프레임이 아니라 사실/선정/신상공개/일탈자/처벌과 감시/공권력 대응부실/재판과정 대응부실 프레임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도 했다.
범죄보도는 보통 경찰 등이 제시한 팩트에 기반함에도 불구하고 지역혐오. 여성혐오, 외국인 혐오 등 기존의 차별과 혐오가 기사 양과 프레임 등에서 드러나는 것으로 이미 여러 연구에서 나타났다. 일례로 호남지역의 인구대비 범죄발생비율은 전국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았지만, 뉴스보도비율은 훨씬 높아 전라도 지역혐오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양혜승, 2018). 또 성범죄 보도에서는 남성편향적인 프레임이 나타났다. 김훈순(2004)은 성범죄 보도에서 경찰발표를 그대로 받아쓰는 뉴스제작 관습과, 남성적인 뉴스조직의 가치판단에 의해 남성편향적인 프레임들이 형성된다고 보았다(김훈순, 2004). 이런 편향적이고 과장된 보도는 불필요한 공포심을 조장하기도 한다. 한스 페터 페터스, 송해룡, 김원제(2009, 51쪽-71쪽)는 건강과 관련된 위험 보도가 전문적 근거가 불충분한 내용으로 사회적 불안과 히스테리를 지나치게 조장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보도는 정작 건강과 관련한 중대한 위험을 축소한 채 오히려 사소한 위험을 자세히 보도하며 위험 현실을 왜곡되게 묘사한다. 페터스 등은 이러한 과장되고 센세이셔널한 보도는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한다고 주장한다.
대중은 범죄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대중매체인 언론으로부터 얻으며(김은경, 최수형, 박정선, 2009), 노출된 뉴스 프레임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Zillmann, Chen, Knobloch, & Callison, 2004). 일반인들의 범죄인식은 실제 통계와는 차이가 있었는데, 범죄가 갈수록 증가한다고 생각하는 경향, 특히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먼 지역일수록 범죄가 더 증가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박순진, 2012; Duffy, Wake, Burrows, & Bremner, 2008). 즉 자신과 관계없는 사람의 범죄를 더 크게 인식하는 것이다. 더피 등(Duffy et al., 2008: 25)은 일반인의 범죄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이 미디어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트먼(Entman, 1993)은 뉴스 프레임을 통해 사건 규정, 가치 부여, 원인 분석, 해결책 제시가 이루어지며 사건에 대한 인식과 태도도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특히 심각한 범죄일수록 언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범죄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부정적으로 편향되는 경향이 있다(박순진, 2012).
터크먼(Tuchman, 1978)의 말을 다시 빌려오자면 언론 보도는 현실을 순수하게 반영한다기보다 여러 장치를 통해 구성된 현실에 가깝다. 정신 장애인과 관련된 범죄 보도의 경우 뉴스 가치의 판단, 특정 시각의 프레임, 선호된 정보원과 다뤄지지 않은 정보원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정보공해 시대에 수용자들이 많이 본 뉴스에서 정신장애인이 비정신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밝히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프레임 분석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아이엔거의 사실/구조 프레임, 그리고 소수자 보도에 대한 분석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비난/포용 프레임(김은미, 조윤용, 임영호, 송보영, 2015)을 사용하고 나머지 요인들은 저명성, 선정성, 특이성, 영향성, 도덕성, 책임귀인 등 뉴스가치 요소의 유무로 분석하고자 한다.
3. 연구문제와 연구방법
1) 연구문제
이 연구의 목적은 정신장애, 비장애 가해자 보도의 비교를 통해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사람들이 뉴스 매체로 많이 이용하는 포털 뉴스의 상위 랭킹에 나타난 장애인 범죄 뉴스가 다른 비장애인 범죄 뉴스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봄으로써 사람들에게 정신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정신장애에 대한 보도연구는 기존에 있었으나 이 연구는 그 중에서도 살인 범죄에 한정하고 대상 매체도 포털 뉴스, 그 중에서도 랭킹 50위권 이내를 대상으로 하므로 가설이 아닌 연구문제를 통해 분석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 (1)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 비율-비장애인 범죄 대비, 기타 심신미약 대비, 정신장애 유형별-은 어떠한가?
- (2)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의 사건유형은 비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 (3)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의 정보원은 비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 (4)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의 뉴스가치 요소(저명성/피해자 수/잔인성/계획성/반성 여부)는 비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 (5)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의 원인과 영향 기술-사건 귀인, 파장 보도(신상공개, 파장 언급)-은 비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 (6)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의 프레임(사건-구조, 비난-포용)은 비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2) 연구방법
이 연구는 포털뉴스 랭킹 상위권 보도에 나타나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보도관행이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한다. 가해자가 정신장애인인지 비장애인인지에 따라 어떻게 보도가 달라지는지를 주로 살펴보기 위해 범죄보도로 한정했다. 그 가운데 사회적 파장이 크고 사람들에게 극도의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살인사건을 살펴보았다.
2019년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뉴스나 시사 정보를 얻은 주된 경로를 물었을 때 TV라는 응답이 53.2%로 가장 높았고, 인터넷 포털이 39.1%, 종이신문은 1.8%였다(김수정, 2019). 포털은 뉴스를 접하는 경로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 어뷰징을 비롯해 비슷한 기사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포털 뉴스들 중에서 실질적으로 수용자에게 도달하는 것은 랭킹 뉴스다. 이 연구는 이러한 실제 도달 정도와 영향력을 고려하여 포털 랭킹 뉴스를 분석했다. 분석대상은 포털 ‘Daum’의 랭킹 뉴스이다. 다음을 선택한 이유는 국내방문자 수 1위인 네이버(신동희, 2014)의 랭킹 뉴스 조회가 다음의 랭킹 뉴스와 달리 달력형이 아니라 최신 날짜순으로 조회할 수밖에 없고, 중간 과정에서 초기화 되면 최신 날짜부터 다시 조회해야 하기 때문에 자료 수집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료 수집 과정에서 법적으로는 고의성이 입증되고 가해자의 행위가 사망에 직접적 사인이어야 살인이 인정되지만 보도는 보통 그 명확한 사인이 나오기 전에 집중되므로 살인을 염두에 둔 보도는 포함시켰다. 즉 시신이 발견되었거나 사망이 확실시되는 실종 등 살인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인 기사는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흔히 ‘동반자살’이라고 부르는 사례 중 어린 자녀가 포함되는 경우는 살인으로 보았다.
이 연구의 분석 대상은 포털 Daum뉴스에서 하루 많이 본 뉴스 랭킹 50위 가운데 살인사건 관련 뉴스이다. 분석대상 시기인 2018년 6월 1일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 1년간 댓글 많은 순으로 1위~50위 랭킹뉴스 18,250개 중에서 살인과 관련된 뉴스는 총 339건이었다. 기사 추출은 검색어 추출로는 한계가 있어 해당 기간 모든 일간 랭킹뉴스 1~50위를 직접 보면서 추출했다.
위의 연구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분석 대상 기사 339건을 내용분석 하였다. 내용분석 코딩은 연구자의 구체적인 지시와 지속적 지도하에 신문방송학 전공 학부 4년생 2인이 시행하였다. 1일에 걸쳐 연구자들과 코더들이 함께 실제 코딩을 해보면서 코더를 교육하고 코딩 척도를 조정하였다. 코더간 신뢰도 분석은 내용 분석한 339건 중 10%인 34개를 뽑아 카파(kappa)계수를 도출하였다. 그 결과 모든 항목이 0.8 이상3)으로 신뢰도는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유목은 프레임 분석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아이엔거의 사실/구조 프레임, 그리고 소수자 보도에 대한 분석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비난/포용 프레임(김은미, 조윤용, 임영호, 송보영, 2015)을 사용하고 나머지 요인들은 저명성, 선정성(피해자수, 잔인성, 계획성), 특이성, 영향성(신상공개, 파장 언급), 도덕성(반성여부, 관계), 책임귀인 등 뉴스가치 요소의 유무로 분석했다.4) SPSS 20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해 빈도분석과 교차분석(Chi-Square test)을 실시하여 정신장애인, 비장애인 그룹을 비교 분석하였다.
4. 연구결과
1) 전체 보도 유형
전체 살인사건 기사랭킹은 1~10위 34.8%, 11~20위 22.4%, 21~30위 18.9%, 31~40위 12.1%, 41~50위 11.8%로 1위로 갈수록 기사가 많아졌다. 살인유형은 흉기나 둔기를 이용한 살인이 37.5%, 아직 모름이 17.4%, 폭행치사가 16.8%, 목을 졸라 살인한 것이 10.9%,6) 기타가 6.5%, 두 가지 이상 방법을 사용한 것이 5.9%, 약물을 이용한 것이 3.5%, 방화치사가 1.5%였다.
정신장애 가해자 살인사건과 비정신장애 가해자 살인사건을 비교해보면 <표 2>와 같다. 339건 중 비정신장애 살인 기사가 282건, 정신장애 살인 기사가 57건이었다. 정신장애 가해자 살인 보도가 비정신장애 가해자 살인 보도의 1/5 수준인데, 실제 정신장애인의 범죄 비율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비율이다. 실제 2017년 기준 전체 범죄의 0.5%가 정신장애인에 의한 것이다(금태섭TV, 2008). 살인 범죄만 보면 2015년 기준 7.8%가 정신장애인에 의한 것이지만, 그렇다 해도 보도량이 너무 많다는 점은 명확하다(반종빈, 2018).
분석기간 1년 중 월별 살인사건 기사 수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달은 2018년 10월에 47개, 가장 적은 달 2019년 2월에 5개로 편차가 컸다. 이 중 정신장애 살인 사건은 10월(19건, 33.3%), 1월(6건, 10.5%), 4월(13건, 22.8%)이 많았는데, 이는 크게 이슈가 되었던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2018.10.14.), 강북 정신과 의사 살인사건(2018.12.31.), 진주 가좌주공아파트 방화 살인사건(2019.04.17. 5명 살해) 등 세 건의 보도 때문이다.7)
정신장애 가해자의 살인사건 세부사건별8) 기사를 살펴보면 서울 강서구 PC방 사건 23건(40.4%), 강북 삼성병원 정신과 의사 피살 사건 7건(12.3%), 진주 가좌주공아파트 방화살인 13건(22.8%), 기타 정신장애 살인 사건 14건(24.6%)으로 나타났다. 비정신장애 가해자의 살인사건은 훨씬 건수도 많고 다양한데, 이 중 여러 건 보도된 사건들을 보면 군산 주점 방화 33명 사상 사건(2018.6.17.) 4건, 서울대공원 토막 살인 사건(2018.8.10.) 6건, 서울 강서구 아파트 전처 살인 사건(2018.10.22.) 10건, 부산 사하구 일가족 살인사건(2018.10.25.) 7건,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2018.11.13.) 17건, 화성 동탄 원룸 살인사건(2019.1.27.) 4건,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2019.3.16. 시신 발견) 14건, 광주 의붓딸 살인 사건(2019.4.27.) 9건, 전직 김포시의회 의장의 아내 살해 사건(2019.5.15.) 4건 등이 있다. 조사기간에 사건이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어금니아빠 이영학 사건은(2017.9.31.) 판결 관련 기사가 6건 있었다. 기타 비정신장애 사건은 177건(62.8%)으로 나타났다.
모든 살인 사건 중 가장 보도가 많이 된 것은 강진 여고생 살인사건인데, 이는 실종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실종기간부터 기사가 많이 나온 특수한 사례다. 두 번째는 PC방 사건(23건), 세 번째는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 17건, 네 번째는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 14건, 다섯 번째가 진주방화사건 13건이었다. 인천 중학생 사건은 중학생의 집단 폭력, 다문화 가정, 검거 당시 피해자의 패딩을 입은 영상으로 인한 이슈들이 있었고,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은 피해자 가족인 이희진이 상당한 유명인이었다는 점이 이슈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정신장애 사건이 사건 건수가 적은 것에 비해 사건별 보도량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정신장애 등 가해자의 심신미약 관련 내용이 얼마나 언급되는지 살펴보았다(<표 3> 참조). 심신장애는 형법에서 어떤 개인의 행위에 대한 형사상의 책임을 경감시키는 요인이 되는 상태이다. 실정법상으로는 심신상실(형법 제10조 1항, 민법 제12조)과 심신미약(형법 제10조 2항) 또는 심신박약(민법 제9조)으로 나누어져 있다. 형법상 심신상실이란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이며, 심신미약은 그러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이다. 심신상실자는 책임무능력자로서 처벌되지 않으며(제10조 1항), 심신미약자는 한정책임능력자로서 그 형이 감경된다(제10조 2항). 심신상실에는 이정(泥酊)·마취 등에 의한 일시적인 것과, 정신병·백치 등에 의한 계속적인 것이 있다. 심신미약(박약)에도 정신쇠약·명정(酩酊) 등에 의한 일시적인 것과, 알코올 중독, 노쇠 등에 의한 계속적인 것이 있다(다음 백과, 2020). 정신장애로 형이 감경될 수 있다는 대중의 우려가 큰데 다른 요인으로 인한 심신상실도 있으므로 실제 보도 비율이 어떤지 살펴본 것이다.
실제로 인정될 만한 정도의 정신장애 언급은 9.4%지만 경미한 정신장애 언급까지 합치면 19.7%, 즉 분석대상 기사 5건 중 1건에 가해자의 정신장애가 언급되었다. 실제 정신장애 범죄 비율과 비교하면 매우 많은 수준이다. 정신장애 외에 심신미약 주장이 등장할 수 있는 상황, 즉 음주/마약 등 3.8%, 치매나 질병이 0.3%만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정신장애 범죄 기사가 너무 많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는 2017년 기준 전체범죄자 중 정신장애 범죄자는 0.5%, 주취범죄자 19.5%, 마약류사범은 0.8%인데, 전체 범죄와 살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비율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금태섭TV, 2018).
정신장애 유형으로는 조현병9)이 37.5%, 우울증이 44.6%, 지적장애10) 3.6%, 양극성장애11)가 14.3%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정신장애 범죄를 생각하면 조현병이 연상되지만 여기에서는 우울증이 더 높게 나왔는데, 이는 정신장애 사건 중 가장 보도가 많이 된 PC방 사건 범인이 우울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신장애를 제목이나 기사에서 언급한 것은 66.1%, 언급하지 않은 것은 33.9%였다. 최근 심신장애 주장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심신장애에 대해 가해자(측)이 언급한 것은 28.6%, 피해자측이 심신미약 주장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것은 1.8%, 관련 언급이 없는 것이 69.6%였다. 치료여부에 관해서는 지속적 치료 언급 25.0%, 치료중단 언급 5.4%, 치료 관련 언급 없음 69.6%이었다. 정신장애는 치료하면 위험하지 않다고 하지만 치료하지 않아서 범죄가 벌어지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지 우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 중단에 대한 언급이 많지는 않았다.
이 외에 정신장애 살인 보도 전체 56건 중에서 직접 정신장애의 위험성을 언급한 것은 1건, 격리에 대해 언급한 것은 1건으로 많지는 않았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은 3건 있었는데 이는 예외적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기사작성자의 관점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삼성병원 정신과 의사 살인사건 피해자의 평소 발언과, 그 유지를 이은 유족들의 의지의 반영이었다. 정신장애 살인사건 중에서도 집중 보도된 3건 중 매우 독특한 1건(삼성병원 정신과 의사사건)이 있어 나온 예외적 결과로 볼 수 있다.
2) 정신장애/비정신장애 기사 차이
정신장애 가해자 사건, 비정신장애 가해자 사건의 살인유형은 유의미하게 차이가 있었다(카이제곱 유의도 p<.000). 정신장애 살인 기사들의 분포를 보면 우선 살인유형은 흉기나 둔기를 이용한 살인이 71.9%, 두 가지 이상 방법을 사용한 것이 22.8%, 폭행치사, 아직 모름, 기타가 각각 1.8%였다. 비정신장애 살인 기사는 흉기나 둔기를 이용한 살인이 30.5%, 아직 모름이 20.6%, 폭행치사가 19.9%, 목을 졸라 살인한 것이 13.1%, 기타가 7.4%, 약물을 이용한 것이 4.3%, 두 가지 이상 방법을 사용한 것이 2.5%, 방화치사가 1.8%였다. 즉 정신장애 살인 기사가 흉기나 둔기를 이용한 살인, 두 가지 이상 방법을 사용한 것에 집중된 반면 비정신장애 살인 기사는 여러 유형으로 나타났다. 또 ‘아직 모름’이 정신장애 1.8%, 비정신장애 20.6%로 차이가 컸다. 이는 비정신장애 가해자 기사는 수사 중인 단신이 많고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는 후속보도가 많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한 기사에 정보원이 여럿 있을 수 있으므로 각 정보원이 등장하는지 등장하지 않는지 따로 살펴보았다. 등장하면 1, 등장하지 않으면 0으로 코딩했다. 정보원 중 경찰/검찰/법원(p<.000), 가해자(p<.000) 항목은 정신장애 가해자와 비정신장애 가해자 기사 사이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경찰/검찰/법원 정보원은 비정신장애 기사가 92.6%로 정신장애 기사 71.9%보다 훨씬 많이 나타났다.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의 경우 가해자 정보원 등장 비율(21.1%)이 비정신장애 가해자 기사(4.6%)보다 훨씬 더 높았다.
정보원 중 의료/심리 전문가의 경우 정신장애 가해자, 비정신장애 가해자 기사의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p=.524). 유의한 차이는 아니지만 오히려 비장애가해자 기사에만 전문가가 두 번 등장했고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에서는 0건이었다. 의료/심리 전문가가 등장한 기사 첫 번째는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 기사에서 이수정 범죄심리학교수가 중학생인 가해자들의 심리 관련 설명을 하며 등장했고, 두 번째는 제주에서 발견된 세 살 여아 시신 부검의의 소견이 있었다. 반면 정신장애인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는 전문가의 코멘트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정보원 중 여론은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가(21.1%) 비정신장애 가해자 기사에(2.8%) 비해 7배 비율로 많았다(p<.000).
보도된 기사 중 가해자의 정신장애 유무에 따라 뉴스가치에 차이가 있는지, 특히 저명성과 비도덕성 부분을 살펴보았다.
저명성은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가 21.1%로 비정신장애 가해자 기사보다(5.7%) 유의하게(p<.000)더 많았다.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는 몇몇 건이 집중적으로 보도되었는데 이 중 피해자가 대형병원 정신과 의사인 경우(7건 보도), 가해자가 어금니 아빠로 사건 전부터 어느 정도 유명했던 경우(6건 보도) 두 건이 포함된 영향이 있었다. 이는 정신장애 기사 사례가 많다면 다르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12) 피해자가 2명 이상인 경우도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38.6%)가 비장애 가해자 기사보다(20.9%) 유의하게 더 많았다(p<.015). 이 경우도 여러 건 보도된 진주방화사건(13건 보도)의 피해자 수가 많았던 것이 영향이 컸다. 잔인성도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가 약간 많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는 아니었다(p=0.297). 계획성은 비장애 가해자 사건이(28.7%) 정신장애 가해자 사건보다(7.0%) 유의하게(p<.001) 더 많았다. 정신장애 가해자 사건은 계획적 살인 비중이 적었다. 이는 <표 8>의 가해자-피해자 관계와도 연관성이 있다.
비정신장애 가해자 사건은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시신을 훼손한 사건 등도 많은데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정신장애 사건이 상대적으로 전체 건수가 적고 75%가 3개 사건(PC방 살인사건 40%, 진주 방화 살인사건 23%, 정신과 의사 살인사건 12%)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비장애 가해자 사건을 세부적으로 보면 군산 주점 방화 33명 사상 사건, 서울대공원 토막 살인 사건, 서울 강서구 아파트 전처 살인 사건, 부산 사하구 일가족 살인사건, 인천 중학생 집단 괴롭힘 추락사 사건, 화성 동탄 원룸 살인사건, 이희진 부모 피살 사건 , 광주 의붓딸 살인 사건, 전직 김포시의회 의장의 아내 골프채 살해 사건 등으로 잔인성 등의 뉴스가치는 낮지 않았다.
정신장애인 범죄보도에는(14.0%) 비장애인 범죄보도에(5.0%) 비해 ‘사과 있음 언급’이 유의하게 많았다(.040*). ‘사과여부 언급 없음’은 비정신장애인 범죄 보도가(89.7%) 정신장애인 범죄보도에(80.7%) 비해 유의하게 많았다. ‘사과 없음 언급’은 5.3%로 차이가 없었다.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가(35.1%) 비장애인 범죄 보도에(8.9%) 비해 유의하게 실명공개가 많았다(p<.000). 비율로는 4배 정도 많았다. 신상공개에 대한 법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8조 2항에 있다. 구체적인 요건은 다음과 같다;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 알 권리 보장, 피의자 재범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할 경우,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이 아닌 경우, 신상공개 여부는 7명의 신상공개심의위원회 위원들의 회의와 채점을 통해 결정되므로 판단기준이 매번 다르고 주관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실제 강남역 살인사건 피의자는 정신질환에 의한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2016년 수락산 살인사건과 오패산 터널 총격사건 피의자는 신상이 공개됐다(BBC 코리아, 2019). 연구대상 정신장애 주요사건 3개 중에서는 PC방 사건 김성수, 진주 방화사건 가해자 안인득 두 명이 정신장애인임에도 신상이 공개되었고 정신과 의사 살인 가해자는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정신장애인 범죄 기사에서 저명성, 비도덕성(피해자 수, 잔인성)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반성여부에 관한 언급도 많았다. 신상공개도 비장애인 범죄 기사보다 약 4배 많았다. 다만 비도덕성 중 계획성은 비장애 가해자 기사가 약 4배 많았다.
보도된 기사 중 가해자의 정신장애 유무에 따라 가해자 위험성과 영향력 비율을 살펴보았다. 즉 피해자 관계, 사건 귀인 정도, 파장 언급 비율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는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사이는 비정신장애인 범죄 보도가(74.5%)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8.8%)보다 8배 정도 많았고, 이웃/동료, 타인으로 갈수록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가(38.6%, 52.6%) 상대적으로 비정신장애인 범죄 보도보다(12.8%, 9.6%) 유의하게 많았다(p<.000). 가족/친구에는 친척, 연인, 연인의 가족, 가족의 친구도 포함하였다. 기타에는 SNS로 만나 모텔에 같이 간 사이 등, 불륜녀의 남편, 남편의 불륜녀 등 애매한 관계가 있었다. 정신장애 살인은 잘 모르는 타인에 대한 경우가 많이 보도된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 중 계획적 살인 비중이 적었다는 위의 결과와 더불어, 정신장애인은 타인에게 갑자기 살인을 벌이는 사람으로 뉴스에 비춰진다는 것이다. 이는 <표 9>의 사건 귀인과도 연관성이 있다.
정신장애인 범죄는 비장애인 범죄에 비해 무동기살인(28.1% vs 2.1%), 단기적 시비로(43.9% vs 26.6%) 인한 살인이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 장기적인 갈등(1.8%)이나 성, 금전 목적의 살인(0%)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는 비장애인 범죄 보도에 비해 청원 등 여론의 행동 언급(35.1% vs 5.3%), 여론의 분노 언급(5.3% vs 4.3%), 여론의 우려(5.3% vs 3.5%), 기타 여론 언급(3.5% vs 1.1%) 모두 유의하게 많았다(p<.000). 특히 가장 강한 여론의 행동 언급은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가 비장애인 범죄 보도의 거의 7배에 달했다. 이는 정보원 중 여론이 정보원인 경우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가(21.1%) 비장애 가해자 기사에(2.8%) 비해 7배로 유의하게(p<.000) 많았다는 결과와도 연결된다.
보도된 기사 중 가해자의 정신장애 유무에 따라 프레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는 비장애인 범죄 보도에 비해 구조 중심(17.5% vs 3.2%), 사건+구조(7.5% vs 2.5%) 프레임이 유의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 비난-포용 프레임에서는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가 가해자 비난(8.8% vs 4.6%)과 시스템 비판(19.3% vs 3.9%)이 유의하게 많았다(p<.000). 특히 정신장애 범죄를 막지 못한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비장애 범죄 보도 시스템 비판의 5배에 달했다.
프레임 분석을 보면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에서 구조에 대한 언급이 오히려 더 많았고, 가해자와 시스템 비판도 더 많았다. 즉 정신장애인 보도에서의 문제는 구조적 분석이나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적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스템 비판의 내용이 대부분이 정신장애인을 제대로 격리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편견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5. 결 론
이 연구에서 알 수 있는 점은 우선, 이들 정신 장애인의 범죄 보도는 정신장애인의 실제 범죄 현실과 괴리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 포털 랭킹 뉴스의 살인 범죄 보도 중에서는 정신장애인 가해자 보도 비중이 현실에서 나타나는 범죄보도 비중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 점은 기존 연구들을 통해 예측 가능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포털 뉴스의 랭킹 상위권에 나타난 장애인 범죄 보도가 특정 사건 위주로 부각된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사회적 파장이 컸던 정신장애인 가해자의 살인 사건은 3건에 불과했지만 관련 보도가 집중되었다. 그로 인해 흉기를 사용한 잔인함, 불특정 대상으로 한 우발적인 범죄였다는 점이 반복 강조되면서 뉴스를 통해 정신장애 범죄의 특성을 이해한 수용자들에게 공포심을 자극할 우려가 컸다. 이는 특히 정신장애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편견과 오해를 심어줄 수 있으며, 막연한 두려움은 이들을 격리하자는 주장으로 나아가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전체 살인 범죄 보도에서 정보원 유형은 경찰/검찰/법원 등 사법 기관에 크게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뉴스 제작 관행이 주로 공적 기관에 의존하고 있다는 선행 연구와 다르지 않다(강주현, 이인욱, 2014; 이동근, 2004; 임영호, 이현주, 2001). 다만 이 연구에서 정신장애인 범죄가 비정신장애인 범죄보다 사법 기관 편중도가 약간 낮게 나타난 점은 사회적으로 파장이 컸던 정신장애인의 살인 사건에 관해 주변인 등 탐사 보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신 장애인의 범죄 보도가 사법 기관 정보원에 주로 의존하는 이유는 언론이 권위 있고, 책임 질 수 있는 공식 정보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Gans, 1979). 하지만 이러한 보도 관행은 사건을 둘러싼 가해자나 피해자, 주변 인물 등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사건을 구성하고 이해하기보다 법적 처벌 위주로 접근하는 사법 기관의 관점에서 다룬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사회적 담론의 차원에서 정신 장애를 다루기보다 사건과 법률 위주로 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신장애인과 관련된 범죄의 원인 진단과 해법 모색을 어렵게 만든다(Wardle, 2003). 가령, 진주 방화 사건의 경우 아주 잔인하고 끔찍한 범행이었지만, 가족 등 다른 사람을 정보원으로 탐사한 보도에서는 그가 20대 초반에 정신 질환을 겪은 후 오랫동안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었다는 점이 다뤄지고 있었다. 이처럼 다른 정보원을 통해 사건을 구성할 때 정신장애에 관한 담론은 사건에 집중하기보다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정신장애인과 관련된 범죄 보도에서는 다양한 정보원을 근거로 한 탐사 보도와 심층 분석을 통해 좀 더 다양한 담론을 제시하고, 심층 분석을 통해 정신장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논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정신장애 범죄 보도에서 이들 범죄자의 특성과 범죄의 맥락을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인이나 심리 치료 전문가 등의 정보원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한 발견이다. 의학 전문가를 배제하고 전문 지식이 부족한 사법 기관 정보원과 기자들에 의해서만 기사가 작성된다는 것이다. 이는 뉴스 이용자들에게 정신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범죄 보도에 한정하지 않고 정신장애에 관한 보도를 모두 대상으로 본 기존 연구에서는 의료심리 정보원 비중이 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조수영과 김정민(2010, p. 199)이 실시한 「정신질환 관련 지상파 TV 뉴스 분석」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TV 뉴스에서 나타난 정보원의 유형은 일반인 39.5%, 의사 18.3%, 환자/환자 가족 15.2%, 연구자 8%, 경찰 6.6%, 정치인/국가 관련 기관 3.8%, 유명인 3.3% 순이었다(p. 194). 이러한 연구에서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기사에서 의료전문가의 소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장애인이 범죄보도에서 상당한 비율로 다루어진다면 여기에서도 의료인의 코멘트를 적극적으로 참조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공포나 혐오는 여러 관련 기사 중 범죄기사의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의 경우 가해자 정보원 등장 비율이 비정신장애 가해자 기사보다 약 5배에 달했다. 이는 비정신장애 가해자 기사가 상대적으로 검경 정보원 비중이 높은 단신이 많다는 점이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뢰할만한 정보원이 아닌 정신장애인의 말을 굳이 5배나 언급하는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자극적인 말을 이끌어내는 선정성 때문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관련성 있는 결과로는 정신장애 가해자의 경우 유독 가해자의 사과여부를 많이 보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신장애 가해자는 법률적으로는 심신장애로 형사상 책임을 적게 지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보도에서는 오히려 비장애인 가해자에 비해 반성 여부를 더 많이 언급했다. 정신장애 가해자의 경우 가해자, 그리고 가해자의 책임과 반성 여부에 더 관심을 보인 기사가 많은 것이다.
또 정신장애 가해자 살인사건 보도에는 특별한 동기나 원한 없는(귀인 중 ‘무동기’, ‘단기 갈등’) 살인의 비중이 높았다. 이 결과는 정신장애 가해자 사건은 ‘계획적 살인(비도덕성 중)’ 비중이 적다, 정신장애인은 모르는 ‘타인(가해자 피해자 관계)’에게 살인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는 결과와 더불어 동기가 없는 무차별적 살인, 혹은 단기적 시비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는 매우 위험한 사람으로 보도된다는 것이다.
사건의 영향력 부분에서도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는 비장애인 범죄 보도에 비해 청원 등 여론의 행동, 여론의 분노, 여론의 우려, 기타 여론 언급 모두 유의하게 많았다. 특히 가장 강한 여론의 행동 언급은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가 비장애인 범죄 보도의 거의 7배에 달했다. 이는 정보원 중 여론이 정보원인 경우 정신장애 가해자 기사가 비장애 가해자 기사에 비해 7배에 달했다는 결과와도 연결된다. 정신장애인 범죄의 경우 그 영향력과 파장이 상대적으로 훨씬 크게 보도되는 것이다. 이는 언론이 여론을 보도한다는 빌미로 살인사건에 대한 파장을 키울 수 있는 부분으로 유의해서 보아야 할 것이다.
프레임 분석 결과, 전체 살인 사건 보도에서 구조보다는 사건 중심 보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정신장애인과 관련된 뉴스는 일화 중심으로 접근할 경우 뉴스 이용자들에게 잘못된 편견을 심어 줄 우려가 크다. 정신장애인과 관련된 범죄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어떤 맥락에서 이루어졌는지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면 단순히 정신 질환으로만 귀인할 우려가 있고, 이는 재발 방지를 위한 논의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서미경(2015)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강한 상태에서 관련 보도가 정신장애 범죄의 입체적인 속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는 결국 정신장애인에 대한 두려움, 동정 등의 편견을 고착화시키고 사회적 차별까지 연결된다. 이 연구에서도 정신장애인은 무차별적 살인, 혹은 단기적 시비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는 매우 위험한 사람으로 보도되는 경우가 많았고, 비난-포용 프레임에서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가 비장애인 범죄 보도에 비해 가해자 비난과 시스템 비판, 실명공개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연구에서 1년간의 랭킹뉴스 중 살인사건 뉴스를 전수 조사하고, 특히 기존의 연구와 달리 정신장애인 범죄를 비정신장애인 범죄기사와 비교하면서 발견한 것은, 정신장애인 보도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이 지적한 문제들이 약간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우선 기존 연구들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보도가 지나치게 부정적이라고 밝혔다(Guarniero, Bellinghini, & Gattaz, 2017; 조수영, 김정민, 2010). 연구결과로도 정신장애인 범죄기사가 실제 정신장애인 범죄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명성, 비도덕성, 위험성 중 타인 관계, 무동기 사건, 영향력 등 뉴스가치 요소도 정신장애인 범죄기사가 더 많았다. 이렇게 보면 기자들은 당연히 뉴스가치가 많은 사건을 보도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이 지적했듯 보도, 혹은 범죄보도 전반에서 비정상성, 선정성, 상품성 등의 뉴스가치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이근우, 2012; 홍숙영, 2011; Cheit, Shavit, & Reiss-Davis, 2010; Lundman, 2003). 소수자 보도에서 자극적인 몇몇 사건의 보도수가 많아지면 해당 소수자 집단의 부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잔인성’이나 ‘파장(여론의 분노나 행동 언급)’은 기사에 언급된 것을 측정했기에 그것이 사건 자체의 특성인지 기자의 프레임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사건 자체가 뉴스가치가 있어 보도한 것뿐이라고 하기에는, 정신장애인 범죄기사의 ‘사과 여부 언급’과 ‘여론(정보원 중에서) 언급’이 상대적으로 훨씬 많다. 이는 수용자의 사고를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위험이 분명 존재한다. 즉 뉴스가치가 일종의 프레임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간 연구에서는 범죄보도에서 사건 프레임이 많고 구조중심 프레임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홍숙영, 2011; Mejia, Cheyne, & Dorfman, 2012; Soothil & Walby, 1991). 그러나 분석결과, 정신장애인 범죄보도는 비장애인 범죄보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구조중심 프레임, 사건+구조 프레임이 훨씬 많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조 프레임 기사가 정신장애인 범죄에 관한 사회 구조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고 대안을 제시했는가? 분석결과, 정신장애인 범죄 보도에서 사회구조의 문제로 ‘정신장애인을 왜 격리하지 않느냐’는 점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문헌연구에서 자세히 살펴보았듯, 격리는 정신장애인 문제의 제대로 된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탈 시설과 지역사회의 협력치료가 부각되고 있다(신권철, 2018). 즉 어떤 시각으로 어떤 구조의 문제를 언급하느냐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무조건 구조적 프레임이 좋은 것이라는 주장은 위험할 수 있다.
종합하면, 기존의 연구들이 주로 정신장애 기사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여 비판한 데 비해, 이 연구는 정신장애인과 비장애인 범죄 기사를 비교하였고 다양한 뉴스가치 요소들을 분석하였기에, 정신장애인 범죄 뉴스 뿐 아니라 전체적인 뉴스 생산 방식의 공통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선정적인 뉴스가치에 의한 보도가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보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연구와 달리 사건/구조 프레임 중 구조적 프레임이 더 좋다고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드러냈다. 이는 이 연구의 중요한 발견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현재 다수의 수용자가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포털 뉴스, 그 중에서도 실제로 접할 가능성이 높은 랭킹 뉴스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기존 연구들의 분석대상과 다르므로 비교분석이나 해석에 있어 주의를 요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측정에서 ‘언급 여부’로 표시한 항목들은 그것이 사건 자체의 성격인지 기자의 프레임인지 주의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신장애인 범죄보도는 몇몇 사건이 집중적으로 보도되므로 분석 기간 중 주요 사건 몇 가지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나타날 수도 있다. 후속연구들이 이어진다면 이러한 해석의 한계점들이 보완될 것으로 기대한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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