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사례 분석: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출품작 내용분석을 중심으로
초록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의 성과와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독특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인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출품작들을 심층 분석하였다. 5회차에 접어든 대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팀이 증가해 1회 18개 팀에서 5회 80개 팀으로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보였다. 비판적 이해, 제작·표현, 민주소통 능력 등 미디어 리터러시의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비판적 이해 능력의 경우 다양한 취재원 활용 및 비판적 성찰이 이루어졌으며, 제작·표현 능력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이용 범위와 능력에서 일정 수준을 보이며 창의적 미디어 쓰기의 대중화를 증명했다. 민주소통 능력의 경우 취재 윤리에서 한계점이 노출되기도 했다. 대회가 지속적으로 운영되면서 전반적으로 참가 지역과 학교, 주제, 논조의 다양성이 확대되었고, 탐사보도 형식의 심층적이고 질 높은 뉴스가 제작되는 등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Abstract
With the increasing emphasis on the importance of media literacy in recent times, this study analyzed in-depth the works of The School News Production Competition, a unique media literacy education program sponsored by the Daejeon Community Media Center, to explore the meaning and achievements of media literacy programs of public organizations, which serve as the axis of media literacy education. The competition has witnessed remarkable quantitative growth as the number of participating teams has increased gradually from 18 teams in the 1st contest to 80 teams in the 5th contest in 2018. An examination of the works based on the components of media literacy, such as critical understanding, create, and communication, found that the works were based on diverse sources and critical thinking was developed from a “critical understanding.” In addition, the creative use of media has been popularized as the works were above-standard in terms of the scope and ability of using digital technology in “create.” On the other hand, regarding “communication”, there was room for improvement in journalist ethics related to communication. Overall, as the contest continues to be held, the increasing number of participating regions, schools, and topics have revealed the diversity of its tones, and the production of in-depth and quality news in the form of investigative reporting have proven the success of media literacy education.
Keywords:
Media Literacy, Media Education, Daejeon Community Media Center, School News Production Competition키워드:
미디어 리터러시, 미디어 교육,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1.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전 세계가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사전은 2016년을 대표하는 단어로 ‘탈진실(Post Truth)’을 선정했다. 한국 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정보화 세상에서 사람들의 학력 수준은 어느 때보다 높고, 모든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지적 환경을 누리게 됐다. 하지만 허위 왜곡 정보로 인한 피해는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구본권, 2019).
2018년 5월 3일 미디어교육지원법 제정 법률안이 발표됐다. ‘디지털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1)는 미디어 교육의 목적을 미디어 내용 접근, 비판적 이해, 창의적 활용, 민주소통 능력의 증진을 통한 시민의식 함양과 사회참여 활성화로 규정하고, 미디어교육위원회를 설립해 5년 단위로 미디어교육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평가지침 등을 마련하며 주관기관을 지정하는 등 학교, 사회 미디어 교육 전반을 총괄하도록 했다(금준경, 2018).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과제에 ‘미디어 교육 종합계획 수립’을 명시한 이후 미디어 교육에 관한 정책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018 언론수용자의식조사’에서 나타난 미디어 이용의 특징은 모바일 인터넷 중심으로 매체 이용 환경이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며, 스크린에 기반한 텔레비전과 모바일 인터넷은 다른 미디어를 압도했다(채영길, 2019).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읽히는 흥미로운 사실은 다양한 미디어들이 경쟁하고 이용률과 이용시간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미디어 이용시간은 하루 평균 300분 남짓으로 수용자들이 미디어에 할애하는 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하루 평균 약 5시간을 미디어 소비에 할애한다는 사실은 미디어의 영향력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물론 과거에도 새로운 미디어가 사회에 등장하거나 미디어 이용의 부정적 영향이 대두될 때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이 부상한 바 있으나 문제점이나 폐해를 막기 위한 소극적이고 보호주의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러나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한 초연결사회에서 보호와 차단의 패러다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소셜 미디어의 급속한 확산과 범람 속에 미디어가 일상이자 삶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 현대 사회의 수용자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활용을 촉진하고 미디어 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자미디어재단 설립과 재단의 주요사업 중 하나가 시청자미디어센터 운영이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법 제90조의2에서 “시청자의 방송참여와 권익증진 등을 위하여 시청자미디어재단을 설립한다”고 명시했다. 양문희(2017)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전국에 30개 이상의 미디어센터가 설립되어 미디어 체험과 제작교육, 전문인력 양성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구 방송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해 2005년 부산, 2007년 광주에 설립된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대표적 미디어센터로 2015년 시청자미디어재단으로 통합되었으며, 현재 서울, 인천, 대전, 강원, 울산까지 모두 7개 권역의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운영 중이다. 이렇듯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한 중요성은 사회적 인식은 물론 제도적·정책적으로도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관련 연구 역시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나 이론 및 개념에 대한 논의를 다루거나 수요자 또는 교육자를 대상으로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통한 효과 및 사례 연구에 집중되어 있다.
본 연구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개념적·이론적 논의가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활성화에 조응하여 다양한 교육의 결과로 생산된 콘텐츠에 대한 분석을 병행하지 않는다면 다분히 일방적이고 이론과 현실의 부정합으로 존재할 뿐이라는 관점에서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독특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에 주목하였다. 2014년 시작된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는 교육과 경진대회가 융합된 중·고등학생 대상 프로그램으로, 경진대회 신청부터 최종 대회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지역별 교육, 뉴스제작 교육, 방송인 멘토링 등 단계별 교육을 실시하고 본선 및 시상에 이르는 차별화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이다.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생산된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출품작들을 심층 분석함으로써 연도별 추이를 고찰하고 교육과 경쟁을 포괄하는 독특한 성격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의 성과와 의미를 면밀히 검토하고자 한다.
2. 기존문헌 검토
1)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에 ‘대한’ 교육이며, 미디어를 ‘통한’ 교육과는 구별되어 한다.2) 미디어는 교육의 대상이지 교육의 도구가 아니며, 미디어 활용 교육(MIE, Media in Education)으로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Buckingham, 2003/2004). 미디어를 활용하되, 그 과정에서 미디어의 속성과 특성,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 그로 인한 영향, 상호작용, 문화적 가치 생산 등 다각적인 측면의 인식과 성찰이 포함되어야만 미디어 리터러시와 연계될 수 있다. 즉, 미디어 환경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 혹은 미디어의 어포던스(affordance)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만 미디어 리터러시가 함양되었다고 볼 수 있다(김아미, 2015).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영국 오프컴(Ofcom)은 다양한 맥락 속에서 미디어에 대한 ‘접근(access), 이해(understand), 창조(create)’로 정의했고, 이는 미디어 교육이 지향해야 할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Ofcom, 2003).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매체 기술과 형태의 변화와 밀접한 연관을 보이며 3단계의 패러다임을 거쳐 왔다고 할 수 있다. 첫 단계는 텔레비전을 중심으로 한 영상 미디어의 비판적 이해와 해독 리터러시, 두 번째는 비디오카메라의 등장으로 촉발되어 시청자의 직접 제작 영상물을 통한 자기표현에 중점을 둔 퍼블릭 엑세스 개념으로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세 번째로는 인터넷 등장 이후 접근·이해·창조로 대변되는 미디어 리터러시 패러다임이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미디어 사용의 사회적·문화적 측면이 강조되고 관계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요구되는 현재의 소셜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네 번째 단계의 새로운 미디어 리터러시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안정임, 서윤경, 김성미, 2017).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연구 역시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의 개념 정의와 세부 요소에 대한 연구들이 가장 많이 이루어졌고(안정임, 서윤경, 김성미, 2012; 이원태, 황용석, 이현주, 박남수, 오주현, 2011; Jenkins, 2006), 안정임 외(2012)는 이론 및 개념적 논의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 실증적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구성요인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의 기본 개념인 접근, 이해, 생산과 일치하는 기술적 활용, 비판적 이해, 자아표현 요인 외에 규범 준수, 참여성, 관용성, 공공성까지 7가지 미디어 리터러시의 구성 요인을 제시했다.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 동향을 분석한 연구(안정임 외, 2017)에 따르면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 주제는 ① 미디어 리터러시나 미디어교육과 관련된 이론·개념·철학을 다룬 연구, ② 교육과정이나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연구, ③ 교육 현황조사나 사례 연구, ④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관련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연구, ⑤ 미디어 리터러시 수준 측정 조사나 평가 도구 개발에 대한 연구, ⑥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자체의 효과 평가 연구, ⑦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활용 평가 연구 등 7개 유형으로, 실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생산된 콘텐츠에 대한 내용분석을 수행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청자미디어센터의 교육 현황이나 사례 연구가 있으나 일회성 사례 연구로 교육의 지속성이나 세분화된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연구들이다.
본 연구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생산된 콘텐츠를 대상으로 내용분석을 실시함으로써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의 성과와 의미를 탐색하고, 분석결과를 토대로 일정한 시사점을 도출, 향후 보다 발전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2) 미디어 능력
미디어 능력은 바아케(Baacke, 1973, pp. 261-262)가 언어적 측면뿐 아니라 능동적인 미디어 이용과 창의적 미디어 제작 행위까지 포함시킨 이래(강진숙, 2005 재인용) 단순히 미디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인지적 능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이용하며,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구성/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포괄하는 개념(강진숙, 2005)으로 정의되며, 대부분의 연구들이 미디어 능력을 미디어에 대한 지식과 비평에 국한되기보다 이용과 제작까지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다(문혜성, 2004; 이정춘, 2005).
미디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실험군과 비교군으로 나누고 설문을 통해 분석한 권주만과 오치선(2007)에 따르면 미디어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은 이해력이나 분석력, 비판력, 미디어 선택 능력, 미디어 신뢰성, 미디어 참여의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청소년들의 미디어 선택 능력 향상이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미디어 교육의 과제와 문제점 인식에 관해 미디어 교육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층인터뷰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 결과 미디어 교육의 목표는 미디어 능력의 촉진에 집중되었다. 미디어 능력 촉진을 위한 미디어 교육의 주제와 방법으로는 미디어 지식의 선차적 습득을 전제로 교육과정은 이론적이기보다는 교육대상에 맞춘 재미있고 실제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며, 일상생활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 미디어 이용 및 구성/제작에 대한 의견은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학생들 스스로 혹은 상호보완적으로 이용방법과 구성/제작 메커니즘을 익혀야 하며, 기술적 측면보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메시지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강진숙, 2007).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 능력을 촉진해야 하며, 미디어 능력의 촉진은 수요자 중심성, 흥미성/일상성, 주제의 개방성, 창의성을 통해 개발되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미디어 능력을 교육 전문가나 교육을 받는 학생들, 즉 교육 제공자와 수혜자들의 설문이나 인터뷰에만 의존해 평가하는 것은 각자의 인식과 기준의 차이가 있어 표준화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생산된 콘텐츠를 대상으로 동일한 분석기준을 적용해 분석한다면 미디어 능력을 동일한 기준에 의해 평가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비교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실제 콘텐츠가 미디어 능력을 촉진할 수 있는 요소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지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3. 연구문제 및 연구방법
1) 연구문제
미디어 능력 제고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성과와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된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역대 본선 출품작을 분석하였다. 오프컴(2003)이 제시한 미디어 리터러시 기본 역량인 접근, 비판적 이해, 제작(표현)과 젠킨스(Jenkins, 2006)의 참여 역량을 더한 안정임 외(2017)의 분석방법을 참고하여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단, 뉴스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중 ‘접근·활용’은 별도의 연구문제를 설정하지 않았다.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보편적 접근, 미디어의 기술적 이용을 위한 지식을 의미하는 접근·활용 역량은 뉴스를 제작해 학교뉴스경진대회에 참가하여 예선과 본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뉴스제작 교육 및 방송인 멘토링 등 다양한 미디어 교육을 통해 이미 검증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역대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추진과정은 ‘신청자 접수 - 설명회 개최 - 뉴스캠프 - 1차 예선 - 뉴스제작 교육 - 2차 예선 - 방송인 멘토링 - 본선 및 시상식’ 순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신청자 접수 마감 후 경진대회 설명회를 개최하며 이 때 장비대여를 위한 정회원 교육, 방송인 특강, 뉴스진행 체험, 전년도 수상작 시청 등이 이루어졌다. 둘째, 뉴스캠프는 아나운서 발성법 등 방송제작 스피치 전반에 관한 아나운서 교육, 큐시트 작성법, 뉴스 아이템 취재 등 큐시트 교육, HD캠코더 이해 및 보도촬영, 프리미어 이해 및 뉴스편집 등 보도자료 촬영·편집 교육으로 구성되었다. 실무전문가의 참여, 지역별 찾아가는 뉴스캠프 교육으로 뉴스의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질적 제고를 추진하였다. 셋째, 1차 예선 이후 이루어지는 뉴스제작 교육에서는 조정실 기술 및 편집에 관한 스튜디오 교육과 CG합성, 기술, 사운드 편집 등 뉴스제작 교육이 이루어졌다. 넷째, 2차 예선 후 진행되는 방송인 멘토링은 방송실무 전문가와 본선 진출팀이 멘토-멘티가 되어 촬영현장, 학교, 온라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큐시트 및 뉴스제작실무 멘토링을 진행하였다. 이 외에 방송사 견학 또는 전문방송인 특강 등 실무 역량 및 뉴스제작 감각을 익힐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본선에서는 통상 10개 팀이 팀당 3개의 뉴스 생방송을 진행하고 학계와 현직 방송인 등 외부인사와 시청자미디어재단 내부인사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졌다.
뉴스 취재와 보도 과정에 필요한 미디어의 기술적 이용을 위한 지식은 체계적이고 밀도 있는 교육을 거치면서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미디어에 관한 ‘접근·활용’ 역량은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에 관한 연구문제에서 배제하였다.
- ㆍ연구문제 1. 뉴스의 일반적 특성은 어떠한가?
- ㆍ연구문제 2. 뉴스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은 어떠한가?
- - 연구문제 2-1. 뉴스의 비판적 이해 역량은 어떠한가?
- - 연구문제 2-2. 뉴스의 제작·표현 역량은 어떠한가?
- - 연구문제 2-3. 뉴스의 민주소통 역량은 어떠한가?
뉴스 프로그램의 일반적 특성은 참여연도, 제작주체(중/고, 참가자 수, 남/여, 지역), 시간량(초), 주제(분야) 등을 의미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비판적 이해’ 역량은 미디어 속성에 대한 이해, 비판적 사고와 다양성 및 심층성을 포함한다. ‘제작·표현’ 역량은 영상이나 이미지의 제작 및 자기표현 능력을, ‘민주소통’ 역량은 커뮤니케이션 능력, 이용 윤리,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다(안정임 외, 2017).
2) 연구방법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역대 본선 출품작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2014년 시작한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는 미디어 교육을 동반한 경진대회로서 매년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방송뉴스제작을 위한 입문교육을 시행하고, 예선을 통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화교육을, 본선을 통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직 방송인 직업진로 교육을 진행한다. 대전·세종·충청지역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는 2014년 18개 팀 118명이 참가한 것으로 시작으로 2018년 80개 팀 5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가할 만큼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이다.
본 연구에서는 2014년 1회 대회부터 2018년 5회 대회까지 본선 출품작을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로부터 제공받아 내용분석을 수행하였다. 2018년에 참여한 고등학교 한 팀이 2개 학교 연합으로 팀을 구성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학교단위로 팀이 구성되었으며, 대회에 따라 팀별로 2~3개의 뉴스 아이템이 제작되었다. 분석대상 뉴스 아이템은 총 157개로 연도별 팀 및 뉴스 아이템 수는 <표 1>과 같다.3)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새로운 미디어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특정 미디어를 사용할 줄 아는 것이 리터러시 능력으로 오인되어 미디어 리터러시 개념이 오히려 후퇴하고 도구적 또는 기술적 리터러시로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김아미, 2015; 이종숙, 2010)을 고려해 이해력, 분석력, 비판력을 면밀히 검토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비판적 이해, 제작·표현, 민주소통 역량을 살펴보았다.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역대 본선 출품작 총 157개를 대상으로 내용분석(content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분석단위는 하나의 뉴스 아이템으로 삼았으며,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자료로 보관 중인 뉴스 파일을 제공받아 분석에 활용하였다. 코딩은 연구자와 영상 관련 전공자인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인턴이 담당했다. 코딩에 대한 교육과 예비 코딩 후 불일치한 항목에 대한 설명과 토의 등을 통해 코딩의 일관성을 높이고자 했다. 코더 간 신뢰도는 0.96으로 높은 일치도를 나타냈다.4)
변인 측정에서 뉴스의 일반적 특성은 참여연도, 제작주체(중/고, 참가자 수, 남/여, 지역), 시간량(초), 주제(분야) 등을 살펴보았다.
뉴스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중 ‘비판적 이해’ 역량은 미디어 구조 및 기능에 대한 지식, 미디어 텍스트에 대한 비판적 읽기를 의미하며, 이를 측정하기 위해 취재원 수와 유형, 뉴스의 논조(긍정적, 중립적, 부정적), 심층성(원인, 과정, 결과, 반응, 평가/대안/전망)을 살펴보았다. 취재원의 수와 유형은 뉴스의 균형성 및 다양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뉴스의 주제와 내용에 열린 자세로 접근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상반된 입장이 균형 있게 구성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뉴스의 논조를 통해 다양한 이슈와 쟁점에 관해 합리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하는지 검토하는 한편 심층성을 통해 뉴스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취재와 보도 여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제작·표현’ 역량은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한 창의적 쓰기, 의견/지식/감정 등을 미디어 텍스트에 표현하는 능력으로 화면의 유형(현장, 자료, 인터뷰, 기타) 및 보조화면(그래픽, 그림/스틸사진, 자막)의 활용 수준을 측정함으로써 뉴스 화면을 얼마나 다양한 유형으로 구성하여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는가에 주목하였다. ‘민주소통’ 역량은 최근 소셜 미디어의 부상과 함께 손쉽게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평범한 개인이 주목받고, 다양성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 측면의 이면에 부정확한 정보 확산, 사생활 침해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보 나눔의 사회적 책임 인식 및 시민의식, 미디어 이용 및 취재 윤리를 살펴보았다.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가 중등부와 고등부로 나뉘어 예선이 치러진다는 점, 중학생과 고등학생 간에 정보와 지식, 경험의 차이 등을 고려하여 필요에 따라 중학교와 고등학교 분석결과를 비교하였다.
4. 연구결과
1) 일반적 특성
2014년 시작된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는 2017년까지 매년 중·고등학교 총 10개 팀이 본선에 진출하였으며, 2018년의 경우 20팀이 본선에 올랐다. 2017년 고등학교 6팀, 중학교 4팀으로 고등학교 비중이 높았던 것을 제외하면 매년 동일 비율로 본선 대회가 운영되었으며,5) 해마다 팀별로 2개 또는 3개의 뉴스 아이템이 제작되었다. 다섯 차례의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에는 중학교 21개 학교, 고등학교 20개 학교 및 고등학교 연합 1팀 등 총 42팀이 본선에 올랐다.
분석대상 뉴스가 제작된 학교의 소재 지역을 살펴본 결과 <표 2>에서 보듯 대전이 74.5%(117건)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고, 세종 18.5%(29건), 충남 7.0%(11건)로 나타났으며, 충북은 전무해 대회 운영 대상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실질적 참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에는 모든 뉴스가 대전 소재 학교에서 제작되었으나 2015년 대전과 세종으로 확대된 데 이어 2017년에는 대전과 세종은 물론 충남까지 확대되어 지역적 다양성이 증가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대전 소재 학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5년 동안 중등의 경우 대전 소재 14개, 충남 1개, 세종 6개 학교가 본선에 올라 분석대상에 포함되었고, 고등은 대전 16개, 충남 2개, 세종 3개 학교가 분석되었다.
뉴스 제작의 참가자 수(남/여 구분 포함)와 뉴스시간량을 살펴본 결과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팀별로 최소 5명에서 최대 11명에 달했으며 평균 7.73명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평균 2.83명, 여학생은 4.92명으로 여학생 참여비율이 높았다. 뉴스시간량의 경우 평균 136.22초로 2분 남짓으로 나타났으며, 최소 74초에서 242초까지 확인되었다.
뉴스 주제의 경우 <표 4>와 같이 교육·학술·진로가 55건(35.0%)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환경·보건·복지·의료가 28건(17.8%), 문화·예술·스포츠 25건(15.9%)으로 뒤를 이었다. 제작주체가 학생인 점을 고려할 때 교육·학술·진로 분야의 뉴스가 가장 많이 제작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자유학기제, 고교평준화, 학교 포화 및 부족, 잦은 입시제도 변화 등 교육 정책 및 제도에 관한 이슈는 물론, 진로 탐색 및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사교육 증가/비효율적 야간자율학습/대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자원봉사 활동을 비판하는가 하면 불법 대안학교의 학생 폭행 및 성추행을 고발하기도 했다. 환경·보건·복지·의료의 경우 학교 보건교사의 부재와 필요성을 제기하거나 흡연/다이어트/수면 부족 등 청소년 건강을 해치는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또한 유전자 변형 식품, 원료 미표기 식품 등 등 먹거리 안전을 경고하고 플라스틱, 생태 등 환경문제까지 광범위하게 다루었다.
문화·예술·스포츠 영역에서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소개하거나 학생 화장이나 외모지상주의의 문제, 청소년 문화시설 부족 또는 실효성의 문제를 짚기도 했다. 또한 청소년 팬덤이나 급식체 등 청소년 문화를 조명하는가 하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학교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도 이루어졌다.
뉴스 주제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에는 학교폭력의 예방과 대처, 실태 등이 집중적으로 조명되면서 폭력·사고·범죄 유형이 전체 20건의 뉴스 중 11건(55.0%)을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교육·학술·진로 7건(35.0%), 문화·예술·스포츠 2건(10.%) 등 3가지 유형에 집중되어 주제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했다. 2015년 이후 다양한 영역으로 뉴스 주제가 확대되었으며, 학교폭력을 중심으로 한 폭력·사고·범죄 유형은 대폭 감소되었다. 2015년 이후 환경·보건·복지·의료 주제가 비교적 높은 비중으로 꾸준히 제작되었고, 2018년 들어 학교 석면, 불법 택시, 야간 점멸 신호등 등 학생의 안전과 관련된 뉴스 주제가 증가해 다양한 안전사고의 위험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강조했다.
2) 리터러시 역량
미디어 리터러시 구성요소인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 능력, 미디어를 통한 제작·표현 능력, 미디어를 통한 민주소통 능력에 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 능력은 취재원의 수와 유형, 뉴스 메시지 논조 그리고 심층성을 통해 분석하였다. 취재원의 수와 유형은 뉴스의 균형성 및 다양성을 확보하는 핵심적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뉴스의 주제와 내용에 관해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상반된 의견들이 균형 있게 드러나는지 취재원을 통해 살펴보았다. 먼저 취재원 수는 평균 2.73명이었다.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학교 2.41명, 고등학교 3.04명으로, 중학교보다는 고등학교에서 더 많은 취재원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고등학교 팀에서 보다 다양한 취재원을 통해 주제를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균형 감각을 갖추는 동시에 다양성을 추구했다.
취재원 유형 역시 얼마나 다양한 목소리가 뉴스에 반영되는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표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장 많이 활용된 취재원 유형은 자료로 158건(36.7%)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스 내용에 각종 데이터 및 설문결과를 활용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상당수의 뉴스가 해당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뉴스에 반영했다. 뒤를 이어 학생 145건(33.6%), 교사 60건(13.9%)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스의 주제와 내용이 대부분 학생을 둘러싼 이슈 또는 학생들의 관심사항으로, 이에 대한 학생들의 경험과 다양한 의견, 교사들의 입장과 반응 등이 다루어졌기 때문이다.
뉴스 메시지의 논조는 중·고등학교별, 연도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먼저 중·고등학교별 논조는 <표 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반적으로는 부정적, 긍정적, 중립적 순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중학교는 긍정적/중립적/부정적 논조가 비교적 고른 비율을 보인 반면 고등학교의 경우 부정적 논조의 뉴스가 전체 79건 중 42건(53.2%)으로 절반을 넘게 차지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간에 뉴스 메시지 논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는 고등학생 팀에서 제작한 뉴스에서 학교 현장은 물론 각종 사회문화적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논조를 견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연도별로 살펴본 결과 <표 8>과 같이 첫 회인 2014년의 경우 전체 20건의 뉴스 중 90%에 달하는 18건에서 긍정적 논조를 보였고, 부정적 논조의 뉴스는 없었다. 이는 학교의 이색적인 문화나 동아리 활동을 소개하거나 학교 폭력에 관한 주제라 할지라도 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다루는 등 문제점보다는 긍정적 사례 중심의 보도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듬해부터는 다양한 논조의 뉴스가 제작되었고, 문제점을 깊이 파고들면서 부정적 또는 비판적 논조를 보이는 경우가 증가했다. 이는 뉴스제작경진대회 과정에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뉴스제작 교육 및 현직 방송인 멘토링 등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병행되면서 논조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등의 질적 수준을 제고시켰다고 할 수 있다.
뉴스에서 원인, 과정, 결과, 반응, 평가/기대/전망의 요소가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심층성 점수로 산출하였다. 심층성 평균점수는 2.90으로 <표 9>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학교보다는 고등학교에서 심층성 점수가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차이는 <표 10>에서 보듯이 고등학교 팀의 뉴스에서 4가지 이상의 심층성 요소를 포함해 4점 이상의 심층성 높은 뉴스를 더 많이 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5가지 모든 유목을 다룬 뉴스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제작한 뉴스에서만 6건이 확인되어 고등학생의 경우 주제와 필요에 따라 매우 심층적 접근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었다.
제작·표현 능력은 뉴스의 메시지를 명확히 하고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영상 매체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하였는가에 초점을 두었으며 이는 화면 구성의 다양성으로 살펴보았다. <표 11>의 결과에서 보듯 기타 화면이 155건(35.2%)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다양한 보조화면을 기타로 분류한 결과로 뉴스의 화면 구성에서 보는 이의 이해를 돕고,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그래픽·3D화면과 그림·사진, 자막 등을 활발히 사용하였다. 이 외에 현장화면 30.9%, 인터뷰화면 27.5% 등 뉴스의 사실성과 현장성을 높이고 신뢰도를 강화하는 데 필요한 영상을 활용하였으며, 기존 매체에서 보도되었던 화면이나 Youtube 등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영상 등 자료화면이 6.4%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현장화면은 물론 취재원의 인터뷰화면을 활용했으며, 취재원의 직업이나 상황을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배경화면까지 고려했다. 또한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다양한 자료화면을 동원하여 뉴스가 갖는 중요성이나 맥락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화면의 유형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간에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유사하게 나타났다.
보조화면 유형은 <표 1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막이 147건(45.0%)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취재원의 직접인터뷰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인터뷰 자막 외에도 다양한 자료의 핵심적 부분을 자막을 통해 전달하거나 요약하기도 했다. 그래픽·3D화면은 110건(33.6%)으로 자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활용되었다. 설문조사의 결과 또는 다양한 자료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동원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취재원의 인터뷰가 전화로 이루어질 경 우 인터뷰 내용을 전달하는 자막과 함께 그래픽을 통해 화면을 구성하기도 하였다. 이밖에도 그림·사진이 70건(21.4%)으로 나타나 뉴스 전달의 효율성을 위해 다양한 시각적 요소가 동원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보조화면 역시 중학교와 고등학교 간의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는 기술적 부분에서 미디어 제작과 표현 능력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 모바일, 소셜 미디어등 다양한 미디어에 접근하고, 생산·소비하는 과정에서 미디어 기술의 활용과 자유로운 표현 능력이 배양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과정에서 실시된 뉴스제작 교육의 CG합성 등 실무 교육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민주소통 능력은 다양한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 있는 소통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책임 의식을 바탕으로 한 정보의 공유 및 나눔에 대한 인식이 뉴스 안에서 안정적으로 드러나는지 여부와 취재원을 보호하고 취재 윤리를 준수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먼저 정보 공유 및 사회적 책임 의식에 대한 결과는 <표 13>과 같다. 중학교보다 고등학교에서 제작된 뉴스가 사회적 책임 의식의 수준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또한 고등학교의 경우 문제가 될 만한 뉴스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볼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지만 70%대를 유지하던 양호가 2017년 이후 90%대로 증가한 점은 민주사회의 시민의식이 성숙해져 가고 있으며, 소통 능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역시 확대된 결과라고 판단된다.
중학교에서 제작된 뉴스 중 사회적 책임 의식이나 정보의 공유 및 나눔에 대한 인식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내용은 체육대회 준비에 한창인 학교의 모습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근거 제시 없이 학교가 상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학생들의 참여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보도하거나 날씬한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에 대해 보도하며 상반된 입장을 제시하지도, 실태를 고발하거나 문제점을 제시하지도 않은 것은 물론 기성복의 핏을 살리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거나 영양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학생들의 인터뷰만을 다룸으로써 사회적 책임 의식에 한계를 보인 경우 등이었다.
취재 윤리를 살펴본 결과 <표 14>에서 보는 바와 같이 108건(68.8%)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비율 역시 양호, 불량 등에서 모두 유사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취재 윤리가 불량한 것으로 판단한 사례는 학교 폭력 장면을 제시하면서 실제인지, 재연인지 밝히지 않은 경우로, 실제라면 가해 및 피해 학생에 대한 신변 노출을 방지할 만한 화면처리가 되지 않았고 재연이라 할지라도 재연이라는 자막 등이 없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았다. 또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출처를 제시하지 않은 경우,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 어느 한 쪽의 의견만을 제시하는 경우 등을 취재 윤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5. 결론 및 논의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한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정보와 지식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많은 양의 지식을 소유하는 것보다는 지식의 옥석을 선별하고 필요에 따라 가공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변화하는 미래사회의 핵심 역량에 대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6)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핵심 요소는 문제해결력,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으로 수렴되고 있으며, 이는 미디어 리터러시 요소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양상이다. 따라서 미디어 능력 제고는 곧 미래사회의 핵심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며,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 능력 제고의 효율적 방안이자 촉매제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능력 제고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역대 본선 출품작에 대한 내용분석을 수행하였다. 일반적 특성을 살펴본 결과 2014년 1회 대회에 18개 팀 참가에서 2018년 80개 팀으로 확대되어 양적 성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또한 대회 초반 대전에 편중되었던 참가자의 지역이 점차 세종과 충남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2017년까지 76개 팀까지 매년 50%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던 참가 규모가 2018년 80개 팀으로 다소 정체 국면을 보인 것에 대한 부분은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해봐야 할 사항이다. 또한 대회의 운영대상은 대전·세종·충남·충북이지만 충북 지역 참가가 역대 대회에서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은 중·고등학생들에게 지리적 근접성의 문제는 대회 참여에 상당한 제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행정구역상의 구분으로 인한 사회문화적 또는 심리적 거리감 또한 대회 참여가 저조한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충북 지역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하며, 장기적이고 근본적 대책으로서 다양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접근성과 실효성을 고려한다면 시청자미디어센터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뉴스를 분석한 결과 먼저 비판적 이해 능력의 경우 평균 2.73명의 취재원을 활용해 뉴스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등 비교적 질 높은 뉴스 생산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학생 인터뷰 및 학생 대상 설문조사 자료, 교사 등 취재원 유형에서 학교 현장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뉴스 주제에 따라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취재원 활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논조의 경우 부정적·비판적 논조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긍정적, 중립적 논조의 순이었다. 방송사 뉴스가 중립적 논조의 우위를 보이는 것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다양한 이슈와 쟁점, 현상에 관해 집중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가치를 추구한 결과로서 바람직한 양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소 자의적이거나 판단의 기준과 근거가 미흡한 경우도 있었지만 비판적 사고가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심층성의 경우 통계적 유의미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요소들을 폭넓게 포함한 뉴스는 고등학교 팀에서 더 많이 제작되어 사건과 이슈에 관한 입체적 접근, 비판적 사고와 판단에서 우위를 보였다.
둘째, 제작·표현 능력의 경우 특이할 점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간에 화면 구성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취재원 수나 심층성 높은 뉴스의 비중에서 고등학교 팀이 양질의 뉴스를 생산한 것과는 다른 결과로, 디지털 기술의 이용 범위와 능력은 일정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창의적 미디어 쓰기의 대중화로 인해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을 갖춘 경우 또는 대회 과정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 습득된 것일 수도 있다. 다만 화면과 보조화면 구성은 유형만을 확인한 것으로 질적 수준까지 반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같은 그래픽 화면이라 할지라도 얼마나 적절하고 효과적 제시인지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셋째, 민주소통 능력은 디지털미디어 확대와 소셜 미디어 부상에 따른 소통 능력에 중점을 둔다. 사회적 책임 의식과 취재 윤리 등의 미디어 이용 윤리로 나누어 살펴본 결과 사회적 책임 의식은 대체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팀 소수의 뉴스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되기는 했으나 심각한 문제라기보다는 미성숙한 실수에 가까웠다. 그러나 취재 윤리의 경우 취재원 보호에 여러 가지 한계점이 노출되어 주의가 필요했다. 취재원이 노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부정적 결과에 대한 이해와 고려가 필요하며, 향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 더욱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다.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본선 출품작 분석결과의 핵심은 다양성과 심층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참가 지역과 학교, 주제, 논조 등에서 다양성이 확대되었다. 극심한 대전 지역 편중에서 세종과 충남의 참여가 확대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며, 주제 역시 진로와 학교 폭력 등에서 환경, 교통, 안전, 정보통신 등으로 다양성이 강화되어 성숙된 민주시민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통계적 수치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는 못했으나 단순한 사건이나 갈등성이 없는 소재에서 벗어나 문·이과 통합, 학생인권문제, 학생들의 자치운동, 환경문제, 종교의 자유 침해 등 민감하거나 다루기 쉽지 않은 이슈들을 탐사보도 형식을 빌어 심층적으로 접근해 질 높은 뉴스를 생산하기도 했다.
본 연구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산하 7개 시청자미디어센터 중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5년째 운영하고 있는 독특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인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출품작에 관한 내용분석으로 교육과 경연이 교차되면서 참가신청에서 본선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진행된다는 점에서 여타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단계별로 진화되는 교육과정과 방송실무 전문가와의 활발한 상호작용 등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서의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실제 사례 연구로서 성과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데이터를 축적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본선에 오른 뉴스의 내용분석만으로는 학교뉴스제작경진대회 과정에서 이루어진 설명회, 뉴스캠프, 뉴스제작 교육, 방송인 멘토링 등의 교육 프로그램과 본선 출품작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까지 규명할 수 없다는 점은 연구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대회 활성화를 통해 청소년들의 미디어 능력을 제고하고 미래인재의 핵심 역량 배양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8년 9월 충청언론학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가 주최한 디지털 시대 청소년 미디어 교육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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