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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0, No. 1, pp.27-43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an 2019
Received 01 Sep 2018 Revised 28 Sep 2018 Accepted 21 Nov 2018
DOI: https://doi.org/10.16881/jss.2019.01.30.1.27

여성의 경력단절에 관한 연구 동향 분석

한운옥 ; 이영민
숙명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Trend Analysis of Research on Woman and Career Discontinuity in Korea
Woon-Ok Han ; Young-Min Lee
Doctoral candidate at the Human Resource Development Policy Sookmyung Women's University
Professor at the Human Resources Development Sookmyung Women's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이영민, 숙명여자대학교 인적자원개발대학원 교수,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숙명여자대학교 순헌관 1013호, E-mail : ymlee@sookmyung.ac.kr

초록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지속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력단절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정부정책과 지원프로그램이 지원되고 있으나,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개선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되지 않고 있으며, 관련 연구들도 실태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데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연구를 통해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국내 연구들의 동향을 분석하고, 경력단절여성 연구의 방향과 정책적인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경력단절여성에 관련된 선행연구의 115편 논문을 검토하여, 연구시기, 연구주제, 연구방법, 연구대상, 연구자료 수집방법에 따라 분류하고 그 경향성을 파악하였다. 연구결과, 1999년부터 2017년까지의 자료조사에 의하면, 경력단절과 재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가 가장 많았고,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 그중에서도 아직 미취업 중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다수 이루어진 것을 파악하였다. 특히, 패널데이터를 활용한 양적연구가 다수 이루어졌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향후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가 보다 활성화되는 방안들을 제안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research trends regarding women who have experienced career discontinuity and suggest policy alternatives based on the literature review and theoretical background. We analyzed trends of career-interrupted women in terms of research time, research topics, research methods, research subjects, and research resources through examining 115 precedent studies. According to the research published from 1999 to 2017, the number of researching factors of career-Interrupted and reemployment was the highest. Most of these studies used quantitative research methods using panel data to derive results. Based on the results of this research, we examine how various government policies and support programs for career-interrupted women are operated and propose practical policy alternatives.

Keywords:

Women's Career Interruption, Women Career Support Program, Unemployed Women, Re-employment Women, Women's Economic Activity

키워드:

여성경력단절, 여성경력 지원프로그램, 미취업 여성, 재취업 여성, 여성 경제활동

1. 서 론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은 여성 개인의 경제활동참가와 관련된 부정적인 효과 외에도 사회적인 편익관점에서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체계적으로 모색하게 되었다. 여성의 경력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이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삶을 영위하는데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전연숙, 주영아, 2016), 더 나아가 사회 전체적 측면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저조가 국가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서영주, 장서영, 이보민, 2009). 경력단절이란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와 무관하게 경제활동을 중단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성의 경우 혼인, 출산, 양육과 같은 생애사적 사건을 경험하면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여성을 경력단절여성으로 간주하고 있다(오은진 외, 2008).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은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다만, OECD 국가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이나 한국 내에서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을 비교해보았을 때 심각한 수준이다(통계청, 2018). 정부는 경력단절여성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부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실태를 파악하고, 각종 여성지원센터를 활용하여 여성의 경력 발전 및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김종숙, 2015). 그러나 여성의 생애사적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한 성 역할에 대한 문제의식을 간과한 채 문제해결을 시도하여 정책의 효과성이 반감되었다는 주장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정책효과 반감의 주된 원인 중에는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성과의 부족도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즉, 기존에 여성의 경력단절과 관련된 여러 주제를 언급한 논문들 다수는 여성이 경력단절이 되는 주요한 요인들을 파악하거나, 이들이 다시 노동시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 다수이다. 또한,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노동시장 참여를 통해 경력단절을 해결하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노동시장 재취업을 활성화하는 방안들을 제안한 연구들이 주기적으로 이루어졌다.

그 외에도 여성의 생애사적 특성에 따른 여성의 취업상태 변화를 다룬 논문들(민현주, 2012; 김진하, 2016; 방하남, 장지연, 2000), 경력단절 및 재취업과 관련된 경험을 다룬 논문들(권희경, 2010; 손영미, 박정열, 2016; 박은주, 전형미, 2017; 신연하, 이동명, 2017), 여성 경력 관련 정부 정책 내용 및 그 효과성을 살펴보고자 하는 연구들(박재규, 2010; 이병남, 김세은, 2015; 이인원, 강인성, 조연숙, 2012), 여성 경력 지원센터에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성(이영민, 노경란, 최윤선, 2009; 황윤주, 이희수, 2014; 김정희, 변상해, 2016)에 관한 연구 등 실태나 경과를 언급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인 방안들을 모색하는 연구가 다수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17년까지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에 기초한 다수의 연구가 발표되었지만, 그러한 연구들의 경향성이나 연구주제 변화에 관해 파악한 연구는 드물다. 특히, 연도별, 연구주제별, 연구방법별, 연구대상별, 연구자료 수집방법별로 기존의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정리하며,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를 종합적으로 파악한 연구는 극히 드물다. 본 연구는 여성의 경력단절에 관한 연구동향을 분석하고자 다음과 같은 문제에 초점을 두었다.

첫째, 연도별로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어떤 연구가 이루어졌는가? 둘째, 연구주제별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어떤 연구가 이루어졌는가? 셋째, 연구방법별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어떤 연구가 이루어졌는가? 넷째, 연구대상별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어떤 연구가 이루어졌는가? 다섯째, 연구자료 수집방법별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어떤 연구가 이루어졌는가? 이와 같은 연구문제들을 통해 기존 연구들에서 여성의 경력단절을 해결하고자 방안과 시사점을 탐색하였다.


2. 선행 연구분석

1) 경력단절의 개념과 실태

경력단절이란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와 선택에 의한 노동시장의 이탈이 아닌, 외부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 불가피하게 노동시장 참여를 지속할 수 없으므로 경제활동 참가를 중단한다는 의미이다(오은진 외, 2008). 다시 말해 경력단절이란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와 무관하게 경제활동을 중단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성의 경우 혼인, 출산, 양육과 같은 생애사적 사건을 경험하면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여성을 경력단절여성으로 간주하고 있다(오은진 외, 2008).

이와 관련하여 사회 전체적으로 쟁점이 되는 경력단절여성과 여성의 경력단절에 관한 현상은 최근에 나타난 이슈는 아니다. 혼인, 출산, 양육과 같은 여성의 생애사적 사건이 여성의 경제활동 유지와 충돌하면서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하여 여성 전반의 교육수준이 높아졌고, 출산 자녀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남성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남성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승진 등에서도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이 사회 전반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박은주, 전형미, 2017; 권희경, 2010).

통계청(2018) 자료에 의하면,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 및 참여율을 조사한 결과, 2016년 기준 한국인 전체의 경제활동참여율은 62.8%로 13위를 차지하였고 이는 OECD 평균인 61.2%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OECD 평균 남성은 68.2%, 여성은 54.5%인 것으로 비추어 보아 경제활동참가율의 측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것은 한국만의 고유한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성별에 따른 경제활동참여율이 남성 73.9%, 여성 52.1%로 나타나 남성과 여성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한국 남성보다는 물론 다른 OECD 국가 여성들과 비교해서도 낮은 편에 속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연령대에 따른 경제활동참가율을 살펴보면, 20대 65.7%, 30대 62.5%, 40대 67.2%, 50대 64.1%로 나타나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여성이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M자 곡선 형태가 나타난다(통계청, 2018). 이는 여성이 가정생활과 경력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근거가 된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와 관련하여 미국은 한국과는 다른 양상이다. 1984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 추이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자 했던 Byker(2016)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1950년대에는 30% 수준이었는데,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60% 수준으로 높아졌고, 2세 미만의 어린 자녀를 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1950년대에는 10% 미만이었다가 2000년대에는 60%로 급증했다. Mincer와 Polachek(1974)은 1960년대 중반에는 출산과 양육을 이유로 여성들이 노동시장을 이탈한 기간이 평균적으로 8년 정도였으며, 이렇게 이탈한 인력 중 많은 이들이 노동시장으로 복귀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이렇게 미국에서도 과거에는 여성들이 출산과 양육을 경험하면서 노동시장 완전히 탈퇴하거나 노동시장에서 일정 기간 이탈하는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Byker(2016)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1960년대에 6살 이하의 자녀가 없는 여성은 40%, 2살 이하의 자녀가 있는 여성은 20%의 노동참여율을 보였다가, 2010년대에는 6살 이하의 자녀가 없는 여성은 물론 2살 이하의 자녀가 있는 여성 모두 대략 60% 정도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 여성들이 출산과 양육을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는 모습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 결과, 한국의 여성들은 다른 나라들보다 10%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재복귀 시에도 노동조건이나 임금 측면에서 불이익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차별적인 노동시장 구조로 강화되어 다시 여성의 경력단절을 일으키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 불평등한 성역할론과 경력단절

불평등한 성 역할 인식으로 곤혹스러워하는 여성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린 자녀를 가진 북미 여성의 2/3 정도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나, 이러한 워킹맘들은 그들을 둘러싼 가족과 일터의 사회적 구조, 문화적 이데올로기가 그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음을 알고 있다(Almey, 2010). 워킹맘은 남편보다 집안일과 육아를 2배 이상 떠맡고 있으며(Bianchi, Wight & Raley, 2005), 전통적인 성 역할 이데올로기, 가사업무와 병행하기 힘든 일터 환경, 적절하지 않은 공공 정책으로 인해 북미 워킹맘들은 자녀 양육과 동시에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힘들다(Gornick & Meyers, 2003; Stone, 2007; Williams, 2000). 미취학 자녀를 둔 3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Hays(1996)는 심층 인터뷰를 통해 워킹맘들 사이에서 집약적인 육아(intensive mothering) 이데올로기가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집약적인 육아란 ‘이상적인 자녀 돌봄’을 수행하는 이가 엄마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적으로 자녀를 돌본다는 것은 매일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녀의 욕구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충족시켜주고자 노력해야 하며, 자녀의 웰빙을 자신의 상황보다 우위에 두는 것이다. 이러한 집약적 육아 이데올로기를 가진 워킹맘들은 자녀와의 관계에서 죄책감과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일하는 엄마라는 자신들의 지위가 부적절하다는 모호함을 느낀다. 비록 요즘 세대의 워킹맘들 사이에는 다른 형태의 모성상(motherhood)도 통용되고 있지만(Collins, 2000; Johnston & Swanson, 2007; Segura, 1994), 많은 학자들은 집약적인 육아라는 이데올로기가 우세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Arendell, 2000; Avishai, 2007; Macdonald, 1998). 그 결과, 워킹맘 스스로 자녀 양육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지우는 상황으로 귀결되고 있다.

동시에 북미 사회에서는 여성에게 ‘이상적 노동자’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도 강화되고 있다(Webber & Williams, 2008). 여성 임원들의 일과 가족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고자 했던 Blair-Loy(2003)의 연구에서는 여성 임원들의 가족 헌신(family devotion), 일 헌신(work devotion) 스키마를 연구했다. 가족 헌신 스키마를 가진 여성 임원들은 가족과의 삶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의미와 충족감을 강조했지만, 일 헌신 스키마를 가진 이들은 급여를 받는 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의미와 헌신을 중시했다. Garey(1999)Hattery(2001)의 연구에서는 모성상과 노동자의 역할이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것일 수 있음을 주장했다. 그들은 집약적인 육아를 거부하고, 집 밖에서 일하며, 자신의 경력에 대해 강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자녀들이 공적 보육 서비스 안에서도 잘 성장할 것이라고 믿으며, 이러한 그들의 결정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보면 북미 지역의 워킹맘 중 집약적인 육아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이상적 노동자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여성 스스로도 자신의 커리어를 중시하는 경향도 있다. 현실적으로 남성보다 가사 돌봄 및 육아를 훨씬 더 많이 담당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이상적 노동자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일견 가혹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은 강력한 차별금지조치를 통해 직장 내에서의 성평등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직장 내 성차별에 대해 집단 소송 제기와 징벌적 배상이 가능하여 차별의 비용이 매우 크다(김영미, 2014). 미국 기업들은 인사 및 교육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성차별 문제 발생을 방지하고자 노력하였고, 기업문화가 여성에게 호의적으로 변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Dobbin, 2009).

3) 경력단절의 영향: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측면

경제적 측면으로 본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여성을 노동력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한국 전체 노동시장에서 여성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하여 낮은 수준이다. 서영주 등(2009)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에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 사이에 정적인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한국 사회는 지금 저출산, 고령화라는 사회적 문제 속에 여성인력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를 논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을 단순히 노동력 제공자로 보는 측면에서 문제해결을 시도하고자 한다면 이는 사회 구조적, 문화적 맥락에서 비롯되는 문제의 근원을 간과한 것일 수 있다.

둘째, 여성의 입장에서 경제활동, 경력유지를 여성의 삶의 일부로 보는 관점이다. 한국과 같이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사회에서 통용되는 전통적인 성역할 구분에 따르면 남성은 생계부양자, 여성은 가사 노동자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이유로 퇴사하면서 경력을 단절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박재규, 2010). 그러나, 생계유지, 생계 부양을 위해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도 있으며(이정희, 2014), 퇴직압박을 받는 중고령 남성들이 생계부양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성의 경제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이병남, 김세은, 2015).

사회적 측면에서,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력단절 후 비취업 상태이면서 재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은 53.1%로 나타났다(김난주, 2016). 그러나 막내 자녀 부양에 대한 부담감이 감소하면서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층 경력단절여성에게 주어진 취업기회는 저숙련, 저임금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장서영, 은혜경, 오민흥, 2009). 경력단절 기혼여성의 재취업은 제한적 고용기회, 차별, 가사 및 자녀 양육 책임, 여성취업에 대한 고정관념, 준비 및 기술부족, 자신감 부족 등 다양한 사회구조적 취업 장애요인으로 인해 사실상 어려움이 존재한다(최은화, 이윤화, 2015). 따라서 사회적 측면으로 볼 때, 최근 많이 연구되고 있는 고학력 경력단절여성들의 경우 재취업 욕구가 높지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적정수준의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고학력 경력단절여성들의 재취업 비율은 더 낮아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손승현, 이영민, 2009). 그러나 점진적으로 여성의 경력단절이 여성 본인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회적 기반이 필요하다.

심리적 측면으로 본 여성경력단절은 여성의 자아실현이나 경력개발과 같은 의미에서도 중요하다. 경제활동을 기반으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고 자기개발을 해 나가는 것에 대해 남성 위주의 시각이 팽배했었지만, 점차 여성의 경력유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전연숙, 주영아, 2016). 그러나, 남성과는 다르게 여성의 경력유지에는 다중역할 갈등 문제가 남아있다. 가부장적인 문화적 맥락 속에서 여성은 경력을 유지하는 중에도 엄마의 역할, 즉 자녀 양육에 있어 주 담당자의 지위를 강요받는다. 이러한 모성 이데올로기는 매우 강력한 것이어서, 여성 스스로가 자녀 양육에 대해 일차적 책임을 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헌신적인 어머니상에 못 미치게 되면 죄책감을 느낀다(이병남, 김세은, 2015). 그리고 모성 역할이 더욱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여성들은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후 모성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다소 감소하는 시기에 재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러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다양한 법령을 제정하고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해 왔다(이정희, 2014). 여성들 자신도 경력단절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을 한다거나(최은화, 이윤화, 2015), 직업훈련 교육을 받는 등(김정희, 변상해, 2016)의 노력이 필요로 할 것이다.


3. 연구 방법

1) 분석대상

본 연구에서는 여성의 경력단절 주제를 다룬 학술지 논문 115편을 분석하였다. 연구를 위한 분석대상 논문을 선정하기 위해, 국내 학술논문을 모두 검색할 수 있는 국회도서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검색하였다. 연구대상 논문을 선정한 최종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연구재단 국내 등재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선정하였다. 이는 일정한 기준에 의해 평가된 수준 있는 논문들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것이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둘째, 여성 경력단절 문제에 관한 학계의 연구 동향을 포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연구자가 임의로 논문발표 시점을 한정하지 않고, 키워드 검색 후 도출된 최초의 논문이 발견되는 시점인 1999년부터 2017년 말까지를 논문 발표시기로 설정하였다. 셋째, 여성의 경력단절과 관련된 논문 중에서도 취업경험이 없는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는 분석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2) 분석방법

연구 분류기준은 기존 선행연구들을 참고하여 구성하였다(박소연, 2017). 연구동향을 분석한 기존 연구들의 경우, 연구대상, 연구주제, 연구방법, 연구자료 수집방법 등의 형태로 기준을 설정하여 분석하였고,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의 분석 준거들을 기준으로, 경력단절여성 연구의 특성을 일부 반영하여 5가지 분류기준으로 설정하였다. 설정한 기준은 연도별, 연구주제별, 연구방법별, 연구대상별, 연구자료 수집방법별 분야로 분석기준을 설정하였다. 첫째, 연도별로, 본 연구의 분석대상에 포함된 논문은 1999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것으로 연도별 연구동향을 살펴보았다. 둘째, 연구주제별 분석을 위해, 연구주제는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 여성 경력관리와 관련된 정부 정책에 관한 연구, 여성 경력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셋째, 연구방법별 분석으로, 연구대상으로 선정된 논문들의 연구방법은 양적, 질적, 문헌, 혼합연구의 4가지로 구분하여 분석했다. 넷째, 연구대상별 분석으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다룬 논문들의 연구대상을 크게 경력단절여성, 여성, 기업 인사담당자, 지원 조력자, 정책, 혼합의 6가지로 구분하였다. 연구자료 수집방법별로는 연구자료 수집방법은 질문지, 인터뷰, 패널데이터, 문헌, 실험, 혼합의 6가지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4. 연구 결과

1) 연도별 연구동향

여성의 경력단절에 관한 연구는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1999년 1편, 2001년 1편, 2002년 4편, 2003년 3편, 2004년 2편, 2005년 3편, 2006년 3편, 2007년 2편, 2008년 4편, 2009년 5편, 2010년 11편, 2011년 7편, 2012년 6편, 2013년 8편, 2014년 9편, 2015년 19편, 2016년 21편, 2017년 6편 출판되었다. 1999년도에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가 발표된 이후로 2000년대 중반까지 해마다 5편 이하의 연구가 발표되었다. 2010년에 11편이 발표된 이후, 2013년에서부터 2016년까지 발표 연구 수가 계속 증가하였으며, 특히 2015년과 2016년에는 19편, 21편의 연구가 다수 발표되었다.

또한, 총 115편이 발표된 학술지별 분포도 살펴보았다. 발표 연구가 1편 이상인 학술지는 총 62개였으며, 그중 한국가정관리학회지, 한국인구학학술지에 각각 7편, 여성연구 6편, 아시아여성연구, 한국가족자원경영학회지, 한국여성학이 각각 4편씩 게재되었다. 3편이 게재된 학술지는 9개, 2편이 게재된 학술지 9개, 1편이 게재된 학술지는 38개로 나타나,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다룬 연구를 1편 이상 실은 학술지는 총 62개였다. 학술지별 연구 편수 관련 내용은 <표 1>과 같다.

학술지별 게재 편수 분석결과

2) 연구주제별 연구동향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에 대한 연구주제별 분류는 크게 3가지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 여성 경력관리와 관련된 정부 정책에 관한 연구, 여성 경력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경력단절여성에 자체의 의미와 실태에 관한 연구는 총 84편(73.0%)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여성 경력 지원프로그램 연구 13편(11.3%), 여성 경력관리 정부 정책 연구 12편(10.4%)으로 나타났다. 앞서 제시한 구분에 속하지 않았지만, 여성 경력단절 문제와 관련된 기타 연구(경력단절여성의 학습 참여가 인생에 미치는 의미, 정체성에 관한 연구, 경력단절로 인한 임금손실에 관한 연구 등)가 6편(5.2%)이었다.

연구주제별 분류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경력단절 영향요인 26편(22.6%), 재취업 영향요인 26편(22.6%), 재취업 경험 9편(7.8%), 경력단절 혼합 8편(7.0%), 취업상태변화 10편(9.5%), 기타 5편(4.3%)으로 구분하였다. 경력단절 영향요인이란 여성의 경력단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말하는 것으로, 여성의 개인적 요소(인구통계학적 요소, 결혼 여부, 자녀 유무 등), 여성의 환경적 요소(가족의 양육 지원 정도, 회사의 모성보호 정책 등)가 있다. 재취업 영향요인은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이 재취업하고자 하는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경력단절 영향요인과 함께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주제이다. 그 외에도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재취업 경험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연구, 경력단절 혹은 재취업 영향요인과 재취업 경험을 함께 다룬 연구,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취업상태 변화를 다룬 연구 등이 있다.

여성 경력 지원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는 여성 취업 지원센터 등에서 이루어지는 여성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것으로,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지원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파악하고자 했던 연구 6편(5.2%),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한 연구 2편(1.7%),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성을 살펴보고자 했던 연구가 5편(4.3%)이었다. 여성 경력관리 정부 정책을 다룬 연구는 정부 정책고찰 및 실태를 다룬 연구 6편(5.2%)과 이에 더해 정책의 대상인 여성들이 지각하는 정부 정책의 효과성을 함께 알아보고자 했던 연구 6편(5.2%)이었다.

연도별 연구주제 분석결과

3) 연구방법별 연구동향

1999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들 115편을 연구방법에 따라 분류하면 양적연구가 75편(65.2%)으로 다수였고, 질적연구가 31편(27.0%), 문헌연구 5편(4.3%), 양적, 질적, 문헌연구 등이 복합적으로 행해진 혼합연구가 4편(3.5%) 순으로 나타났다. 양적연구에는 논문 주요 변수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연구, 연구대상들을 특정유형으로 분류한 뒤 그룹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살펴본 연구들이 있다. 질적연구에는 경력단절경험 및 재취업경험에 대한 사례연구가 많았으며, 그 외에도 특정 주제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후 그 내용을 분석, 구조화한 연구들도 있다. 그 외에 문헌연구도 있는데, 문헌연구는 경력단절여성과 관련된 정부 정책에 대한 시대적 고찰이나 정부 정책 관련 실태 등을 조사한 연구들이며, 혼합연구는 여러 형태의 연구방법이 혼용된 논문이다. 이 내용을 <표 3>에 제시하였다.

연도별 연구방법 분석결과

4) 연구대상별 연구동향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질문지, 인터뷰, 문헌연구 등을 통해 분석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러한 데이터를 제공한 연구대상, 즉 자료의 출처는 경력단절여성, 여성, 기업 측 인사담당자, 여성 경력 지원 프로그램 운용자(지원조력자), 정부정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경력단절여성으로부터 질문지나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한 논문이 57편(49.6%)로 가장 많았으며, 경력단절 또는 경력단절 경험 여부와 무관하게 여성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한 연구도 40편(38.4%)으로 나타났다. 그 이외에 경력단절여성을 직접 고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업 측 인사담당자 대상 연구가 2편. 여성 경력 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 등의 교육 담당자 연구가 3편, 정부 정책 연구가 6편, 혼합연구가 7편 있었다. 이 내용은 <표 4>에 제시하였다. 연구대상이 경력단절여성으로 분류된 연구에는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이 포함되며, 현재 미취업 중인 여성 대상 연구 41편, 취업 중인 여성 연구가 10편, 경력단절 경험 여성 연구가 6편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패널데이터를 사용한 연구가 많은데, 본 논문에서 분석대상으로 삼은 연구들은 기혼 취업 여성, 유자녀 여성, 가임기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다.

연도별 연구대상별 분석결과

5) 연구자료 수집방법별 연구동향

연구동향을 분석한 선행연구들에서 자주 사용되는 분석 틀에는 없지만, 경력단절여성 연구의 특이성을 반영하여 연구자료 수집방법에 따라 연구들을 분석했다.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다룬 연구들은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시행한 전국적 단위의 패널데이터를 많이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115편의 연구 중에서 40편(34.8%)이 패널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질문지는 38편(33.0%), 인터뷰는 23편(20.0%)으로 많이 활용되었으며, 문헌 6편, 실험결과 데이터 1편, 혼합 7편의 순이며, 이 내용은 <표 5>에 제시하였다.

연도별 연구자료 수집방법 분석결과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1999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논문 중 한국연구재단에 등재된 학술지와 등재후보지에 발표된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논문 115편의 동향을 분석했다. 연구문제인 연구발표 연도별 동향, 연구주제별 동향, 연구방법별 동향, 연구대상별 동향, 연구자료 수집방법별 동향에 대한 연구결과와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여성 경력단절 문제를 다룬 논문들의 연도별 경향을 살펴보면, 1999년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연구가 발표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은 2008년 제정되었지만, 이미 1995년과 1999년에 여성발전기본법, 남녀차별금지법 및 구제에 관한 법 등이 제정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었던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2007년에는 가족친화 사회환경조성 촉진에 관한 법, 2008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2012년 아이돌봄지원법 등의 법률이 발표되었는데, 2000년대 중·후반기부터 2017년까지 여성의 경력단절에 관한 연구의 발표 편수 역시 매우 증가했다. 또한, 115편의 논문이 발표된 학술지가 62종으로, 여성문제를 주로 다루는 학술지나 직업, 경력 등을 주로 다루는 학술지 외에도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학술지에서 발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경력단절여성 문제에 대한 정부와 학계의 관심이 크다는 것, 그리고 이는 경력단절여성 문제가 여성 개인의 문제로 환원할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이슈로 인식되고 있었다.

둘째, 연구주제별 동향은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 여성 경력 지원프로그램의 효과성에 관한 연구, 여성 경력관리에 대한 정부 정책 연구의 순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는 여성의 경력관리와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를 다룬 것으로 전체 연구의 73%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연구주제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경력단절 영향요인, 재취업 영향요인, 경력단절 경험에 관한 연구 등이 주류를 이룬다. 경력단절 영향요인 연구들은 여성 개인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배우자와 가족의 지원정도, 기업이 제공하는 모성 배려 정책, 여성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분위기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조동훈, 2016; 전혜진, 2016). 재취업 영향요인 연구는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개인적 특성인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재취업 욕구 등에 초점을 맞춘 연구(신연하, 이동명, 2017; 이수분, 이정희, 2017)와 개인적 특성 외에 환경적 특성인 가족의 도움, 배우자의 경제력, 기업의 복지제도 등의 효과도 함께 살펴본 연구(최유진, 손은정, 2016; 손영미, 박정열, 2016)들이 있다. 또, 경력단절을 경험한 후 재취업까지의 경험을 기술한 연구(박은주, 전형미, 2017)들도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 주제발표 편수가 매우 증가했으며, 특히 2015, 2016년에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영향요인,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관한 연구발표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이명박 정부(2008-2012)의 국정 중심 과제였던 ‘여성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만들기’, 그리고 박근혜 정부(2009-2017)의 경력단절여성을 핵심대상으로 했던 ‘(여성)고용률 70% 달성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 방향(김학실, 2015)이 연구주제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데 정부가 여성 맞춤형 일자리 만들기, 여성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목표 하에 추진해온 정책들이 ‘성평등’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책들은 기본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구분되는 성역할을 수행함을 전제하고 여성들이 가사노동을 담당하면서 저임금, 저숙련의 비정규직 일자리로 내몰리게 만드는 상황을 가져왔다(이병남, 김세은, 2015; 김학실, 2015). 이와 관련하여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사이에 정적인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서영주 등, 2009)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즉,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논의가 선행해야 할 것이다. 향후 경력단절여성 문제에 관한 연구도 이러한 측면에서 진행된다면 더욱 실효성 있는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연구방법별 연구동향을 살펴보면,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가 진행된 이래로 양적 연구는 지속적으로 많이 이루어져 왔으며, 75.2%가 양적 연구로 진행되었다. 다른 분야의 동향분석 연구들에서도 양적연구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연구방법이라는 점은 자주 볼 수 있는데 양적 연구방법이 다른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논거를 제시하기에 명확하다는 점에서 많은 연구자에게 선호되는 것 같다. 또한, 경력단절여성 연구 중에서 패널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가 많았던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적연구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들은 더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넷째, 연구대상별 연구동향은 경력단절여성, 여성, 기업 인사담당자, 여성 경력 지원 프로그램 운용자, 정부정책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했던 연구가 49.6%를 차지하였는데, 이 중에서도 경력단절을 경험한 후 미취업상태에 있는 여성들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경력단절 영향요인, 재취업 영향요인, 경력단절 이후의 경험을 묻는 연구들이 많았다(유정이, 김수리, 이수림, 2016; 이정숙, 강기정, 2015; 성경옥, 강혜영, 2015).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는 기혼 취업여성, 기혼여성, 유자녀 여성, 취업여성, 가임기 여성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여성을 대상으로 경력단절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는 연구들이 있다. 한편, 여성의 경력문제는 일차적으로 여성의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업에서 경력단절여성을 바라보는 인식에 관한 연구도 추가로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경력단절여성을 고용하는 것은 여성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개별 기업으로서는 비용 증가, 경력단절여성의 능력 부족,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일보다 가정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등)가 있어 채용을 꺼린다는 것이다(이인원, 강인성, 조연숙, 2012; 손승현, 이영민, 2009). 이렇게 기업의 입장을 살펴볼 수 있는 연구를 통해 경력단절과 기업의 입장을 조율해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연구도 필요한 것이 사실인데, 이러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발표 시기도 최근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기업은 신입사원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면서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데, 여성들에게 보다 우호적인 조직문화와 정책, 복지제도 등을 도입하여 여성사원들의 경력단절을 줄일 수 있다면, 그렇게 투자했던 비용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여성들과 기업측의 입장 및 정부정책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함께 다루어 보다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다섯째, 연구자료 수집방법은 패널데이터, 질문지, 인터뷰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패널데이터, 여성가족 패널데이터,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실태조사 자료 등과 같이 정부나 공공기관이 수행한 대규모 단위의 질문조사를 활용하여 여성들이 경험하는 경력단절 관련 사항을 조사하였다. 이러한 패널데이터 활용은 폭넓은 연구대상으로부터 자료를 수집할 수 있고, 데이터 크기가 크며, 개인 연구자가 조사하기 어려운 부분도 파악할 수 있고, 수년에 걸쳐 누적된 자료를 활용한 종단연구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이수영, 이근주, 2011). 본 연구자가 참고했던 다른 분야의 동향연구들(성인문해 연구동향 분석, 영아의 다양한 ‘관계’에 대한 연구동향 분석 등)에서는 패널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보지 못했다.

따라서, 이 부분이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가 가지는 특색이라고 보고 연구자료 수집방법을 한 가지 기준 축으로 하여 분석을 시도하였다. 그 외에도 연구자가 직접 질문지 등을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한 연구와 인터뷰를 통해 경력단절 문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했던 연구들이 있다. 연구자료 수집방법에서 패널데이터와 질문지 사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니, 연구방법이 양적연구로 편중될 것이다. 패널데이터와 질문지 사용이 분명한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주제에 대해 유사한 방식으로만 연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다면 다른 연구들과는 구별되면서도 통찰력 있는 연구가 되기 어려울 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 경력단절 문제에 대한 연구동향 분석을 시도한 본 연구는 논의에 기초하여 향후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정부와 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향후 다양한 시각을 가진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

둘째, 경력단절이나 재취업 영향요인, 그 경험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을 묻는 형태의 연구들이 최근에 급증하였는데, 이는 정부의 여성 경력 정책에 발맞춘 결과로 보인다. 여성을 단순히 노동력 제공자로 보는 시각, 여성 맞춤형 일자리라는 명목하에 가사노동 부담은 고스란히 여성이 담당하고, 그 이외의 시간이나 자원을 활용해 경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정부 정책들은 불평등한 성역할 인식을 유지, 공고화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이는 여성의 경력단절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더욱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여성이 마땅히 누려야 할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주제로 더욱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연구방법과 연구자료 수집방법이 질문지나 패널데이터를 활용한 양적연구에 치우친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경력단절여성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가 많았고, 그중에서도 아직 취업하지 못한 미취업 경력단절여성에 관한 연구가 압도적이었다. 여성의 관점에서 경력단절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기초적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의 장인 기업의 입장 역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향후 연구들은 여성과 기업의 입장, 그리고 양자 사이를 조율할 수 있는 정부정책에 대한 부분까지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연구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에 관한 기존의 선행연구들을 여러 가지 분석 틀을 사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연구동향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경력단절여성 문제 해결의 중요성 및 필요성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향후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여러 선행연구의 분석 틀 중에서 특히 연구주제와 연구대상에 대한 동향 파악에 집중한 경향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본 연구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분석 틀을 사용하거나 연구방법 등과 같은 부분에서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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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illiams, J. (2000). Unbending gender: Why family and work conflict and what to do about it. Oxford, UK: Oxford University Press.

<표 1>

학술지별 게재 편수 분석결과

학술지명 편수(비율) 학술지명 편수(비율)
한국가정관리학회지 7 (6.08%) 한국인구학 7 (6.08%)
여성연구 6 (5.21%) 아시아여성연구 4 (3.48%)
한국가족자원경영학회지 4 (3.48%) 한국여성학 4 (3.48%)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3 (2.61%) 가족과 문화 3 (2.61%)
대한가정학회지 3 (2.61%) 사회과학연구 3 (2.61%)
인적자원개발연구 3 (2.61%) 취업진로연구 3 (2.61%)
한국가족복지학 3 (2.61%) 한국심리학회지 3 (2.61%)
상담학연구 3 (2.61%) 기타 56 (48.7%)

<표 2>

연도별 연구주제 분석결과

년도 99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주제
경력
단절
여성
경력단절
영향요인
1 1 1 1 2 1 1 2 2 1 2 4 7 26
(22.6%)
재취업
영향요인
1 1 4 1 1 1 1 5 6 5 26
(22.6%)
재취업
경험
1 1 2 3 1 1 9
(7.8%)
경력단절
혼합
1 1 2 1 1 1 1 8
(7.0%)
취업상태
변화
3 2 1 1 1 1 1 10
(9.5%)
지원
프로
그램
효과성 1 1 3 1 6
(5.2%)
개발 1 1 2
(1.7%)
개발 및
효과성
1 1 1 1 1 5
(4.3%)
정부
정책
정책고찰 1 1 1 1 1 1 6
(5.2%)
고찰 및
효과성
1 1 2 1 1 6
(5.2%)

<표 3>

연도별 연구방법 분석결과

년도 99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방법
양적 1 1 3 1 1 2 2 2 3 9 5 5 3 6 11 15 5 75
(65.2%)
질적 1 1 1 2 2 2 2 1 4 1 7 6 1 31
(27.0%)
문헌 1 1 1 1 1 5
(4.3%)
혼합 1 1 1 1 4
(3.5%)

<표 4>

연도별 연구대상별 분석결과

년도 99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방법
경력
단절여성
1 0 1 1 1 3 1 7 4 2 2 3 12 14 5 57
(49.6%)
여성 1 1 3 1 1 2 2 1 2 2 3 3 2 4 5 7 40
(38.4%)
기업
담당자
1 1 2
(1.7%)
지원
조력자
1 1 1 3
(2.0%)
정책 1 1 1 1 1 1 6
(5.2%)
혼합 1 1 2 1 1 1 7
(6.1%)

<표 5>

연도별 연구자료 수집방법 분석결과

년도 99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방법
패널
데이터
3 2 1 1 1 4 5 3 2 3 5 8 2 40
(34.8%)
질문지 1 1 2 1 1 2 5 2 1 2 8 9 3 38
(33.0%)
인터뷰 1 1 1 2 1 1 2 1 4 4 4 1 23
(20.0%)
문헌 1 1 1 1 1 1 6
(5.2%)
실험 1 1
(0.9%)
혼합 1 1 1 1 2 1 7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