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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6, No. 4, pp.153-182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5
Received 23 Aug 2025 Revised 29 Sep 2025 Accepted 15 Oct 2025
DOI: https://doi.org/10.16881/jss.2025.10.36.4.153

서구식 찬반 토론과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의 교섭: <대학토론배틀>(tvN)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박기령 ; 김수정
충남대학교
Negotiating Western-Style Debate and Korean Communicative Culture: A Study of the TV Program ‘University Debate Battle(tvN)’
Kiryung Park ; Sujeong Kim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김수정,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 E-mail : sutalk@empal.com 박기령,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박사수료(제1저자)

초록

본 연구는 서구식 찬반 토론 방식을 수용해 온 한국 대학 토론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구성되고 재현되는지, 이 과정에서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적 가치와 관습이 어떻게 작용하고 그 효과는 무엇인지를 고찰했다. 이를 위해 <대학토론배틀(tvN)>을 텍스트 분석한 결과, 첫째, 해당 프로그램은 서구식 찬반 토론 형식을 근간으로 활용하면서도 서구식 토론과 다른, ‘자유토론’, ‘연합토론’, ‘대안토론’ 형식을 제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각 형식이 한국 문화적 차원에서 부담이 되는 서구식 찬반 토론의 주요 요소들을 삭제함으로써 얻게 된 문화적 차원 및 토론 교육적 차원에서 장단점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둘째, 프로그램에 나타난 대학생들의 토론 행위와 태도를 통해 ‘자율적 개인’과 ‘사회조화적 개인’이 중첩 또는 공존함을 밝히고, 이로써 젊은 세대에게서 일어나는 변화를 짚어냈다. 마지막으로, 토론 프로그램의 구성 방식과 출연자들의 태도 및 발언을 분석하여, 의사소통의 위계화 방식뿐만 아니라, 탈 위계화의 모습이 진행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결론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토론교육과 민주적 의사소통 문화 차원에서 도출될 수 있는 세 가지 함의와 제안을 제시했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how Korean university debates, which have adopted Western-style pro/con formats, are constructed and represented through television programs, and how Korean communicative values and conventions operate in this process. The findings through a textual analysis of the ‘University Debate Battle’ (tvN) were threefold. First, while the program is grounded in the Western debate format, it also introduced alternative models such as free debate, alliance debate, and alternative debate. These formats selectively removed key elements of the Western pro/con structure that are culturally burdensome in the Korean context, thereby producing distinctive advantages and limitations in both cultural and educational dimensions. Second, the debates revealed the coexistence and overlap of the autonomous individual and the socially harmonious individual, highlighting shifts within the younger generation. Third, the analysis of the program structure and participants’ discourse demonstrated not only the persistence of hierarchical communication modes but also the emergence of de-hierarchized practices. In conclusion, the study offered three implications and proposals for debate education and the cultivation of a democratic communication culture.

Keywords:

Western-Style Pro/Con Debate, Collectivism, Face-Saving Culture, <University Debate Battle>, Cultural Negotiation

키워드:

서구식 찬반 토론, 집단주의, 체면 문화, <대학토론배틀>, 문화 교섭

1. 서 론

다양한 이슈에 대해 시민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은 민주사회의 근간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견실해지는 과정에서 토론이 강조되었고, 모든 교육과정에 토론 수업방식이 권장되었다. 특히, 한국 대학에서 토론 교육은 2000년대를 기점으로 확대되었으며, 토론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토론 교과목들이 교양 과목으로 제공되었다(이상철, 백미숙, 정현숙, 2006, 261쪽). 대중매체도 미디어 공론장 역할을 중시하면서, 시사 토론 프로그램들을 활발하게 편성하게 되었다(김훈순, 김은정, 2002).

토론은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더 나은 이해에 도달하는 언어적 행위를 폭넓게 의미하는데, 일상에서와 달리 대학 토론 교과목에서는 토의(discussion)와 토론(debate)을 구별한다. 토의는 어떤 문제에 대한 이해와 해결을 위해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고 구성원들이 최종 판단을 내리는 토론 방식을 가리키며, 흔히 ‘토론식 수업’이라고 말할 때의 의미이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100분 토론>, <심야토론>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에 비해 디베이트로서 토론은 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나뉜 두 팀이 형식과 절차에 따라 각 입장에 대한 논증을 펼치고, 심판관이나 청중이 토론의 승패를 판정하는 방식을 일컫는다(강태완, 김태용, 이상철, 허경호, 2001; 이상철 외, 2006). 이러한 토론은 서구에서 형성된 방식으로, 찬반 대립의 형식을 가진다는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하며, 이런 점에서 ‘찬반 토론’, ‘논쟁’ 또는 ‘서구식 토론’으로 불린다.1) 민주적 시민 양성을 위해 교육적 목적에서 이뤄지는 토론은 이러한 서구식 토론을 기반으로 하며, 흔히 ‘아카데믹 토론’이라고 불린다(강태완 외, 2001, 4쪽).

그동안 토론은 서구로부터 배워야 할 민주적인 문화이며 선진교육 방식으로 간주 되었고, 이러한 점에서 토론이 취약한 한국 교육과 한국 학생들이 자주 조명되곤 했다. 학술논문에서도 가장 능동적으로 질문해야 할 교실에서조차 한국 학생들이 질문하지 못하고 토론을 어려워하는 점이 지적되었다(황지원, 2013). 또한, 토론을 다룬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는 활발하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서구 대학생의 모습과 질문이나 토론을 부담스러워하는 한국 대학생의 모습을 비교해 보임으로써 한국 대학생이 서구 학생보다 토론 능력과 토론 문화가 뒤떨어진 점을 밝히며 토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다.2)

그러나 토론은 그 사회의 문화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는 의사소통이라는 것 자체가 사회문화적인 산물이어서 그 규범과 양태가 사회마다 다를 수 있고, 또 동일 문화권 내에서도 시기마다 언어적 규범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김해진, 이동훈, 2021; Kaplan, 1966).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실제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에 대한 고려 없이 토론 교과목과 토론대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서구식 찬반 토론을 열심히 교육하고 훈련시킨다. 그 결과, 서구의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서구식 찬반 토론 방식이 한국의 문화적 맥락 속에서 수용되거나 교육될 때, 여러 갈등, 충돌, 타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갖는다. 따라서, 서구식 찬반 토론과 한국 의사소통 문화가 충돌하고 때론 타협하며 교섭되는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의 토론 문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곳 중 하나가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대학생 토론 프로그램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대중의 정서를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사회현실을 특정한 방식으로 구성한다는 점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대학생들의 토론을 어떤 식으로 구성해 제시하고, 또 출연한 학생들은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는 미디어 문화연구 차원에서도 흥미로운 문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생들 간의 토론 경합을 최초로 다뤘고, 7년간 인기리에 방영된 <대학토론배틀>(tvN)에 주목해 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시작부터 전국의 수백 개 대학 토론팀의 지원으로 화제를 모았고, 2017년 마지막 시즌에는 역대 최대 지원자가 몰릴 만큼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이정현, 2017). 그래서 한국 대학생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대학생 토론 프로그램’으로 지칭(최정은, 2014)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텔레비전의 대학 토론 프로그램은 이들 청년과 토론을 어떻게 재현하고 있을까? 여기에서 제시되는 토론 방식은 서구식 찬반 토론 형식과 어떻게 관련되며, 이것은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와 어떻게 관련될까? 더 나아가, 이 프로그램은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변화 속에서 지금의 한국 대학 청년의 모습과 토론에 대해 무엇을 드러내게 될까? 본 연구는 이러한 질문들을 탐색하고자 한다.

그동안 토론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토론교육과 그 효과 자체에 집중해 왔다. 서구식 찬반 토론을 문제시하며 그 경쟁 구도에 대한 비판(권성욱, 2011; 박상준, 2009)은 종종 제기되었지만, 토론 형식 자체를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한국식 토론을 고민한 연구(김현주, 2011; 노동욱, 2022; 박재현, 2004; 신동명, 2021)는 많지 않다. 더구나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는 극히 적은데, 그나마도 공론장 이론의 관점에서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분석한 것(김훈순, 김은정, 2002; 박성우, 2024)에 주로 한정되었다. 대학생 간의 토론 프로그램을 분석 대상으로 삼은 연구는 양영화와 전정미(2019)의 연구가 유일한데, 이들은 언어학적 관점에서 <백지연의 끝장토론>(tvN)의 토론자들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비동의를 표현하는지’ 그 언어적 유형과 빈도를 분석했다. 이러한 언어적 관심사로, 이들은 <대학토론배틀> 시즌 2에서 이뤄졌던 실제 토론 내용을 그대로 전사해 출판한 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고, 그 결과 영상 및 자막은 물론, 프로그램 포맷 등의 방송 프로그램의 특성은 전혀 고찰되지 못했다. 즉, 엄밀히 말한다면, 대학생들 간의 토론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은 아직 연구된 바가 없다고 하겠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대학생 토론에 관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최초 분석으로서, 프로그램의 구성 작용, 토론 커뮤니케이션의 특성, 그리고 한국 문화의 교섭을 살피는 의의를 지니며 미디어 문화연구에 일조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본 연구는 토론 교육 차원에서 유용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텔레비전 대학 토론 프로그램이 어떻게 토론 방식을 구성해 내고, 이 과정에서 제작진과 대학생 출연자들은 한국의 문화적 가치와 관습을 어떻게 드러내며 서구식 찬반 토론 방식과 갈등하고 교섭하는지를 텍스트 분석을 통해 고찰할 것이다.


2. 이론적 배경과 기존 문헌 검토

1) 서구식 토론의 특성과 전개 과정

디베이트의 어원인 라틴어 ‘debattuere’는 ‘분리’를 뜻하는 ‘de-’와 ‘치다’를 뜻하는 ‘battuere’의 결합어로 서로 분리되어 싸우는 것을 의미하는데, 일제강점기에 ‘토론’으로 번역되어 한국에 들어왔다(강태완 외, 2001). 찬반 대립을 골격으로 하는 이러한 토론(debate)은 영미권 중심의 토론 방식으로 서구의 주요한 사회문화적 가치와 규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는 다음의 세 가지 특성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가치인데, 이는 토론이 시작된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부터 발견된다. 그리스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개인의 최대한의 능력 발휘를 행복으로 여기고,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며 대중을 설득하는 것을 개인의 능력으로 중요하게 취급했다(이종혁, 최윤정, 2013; Nisbett, 2003/2004). 이러한 개인 중심의 사유는 서구 근대에 이르러 자유와 평등을 핵심 가치로 하는 ‘개인주의’ 사상과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고(김수정, 2019), 상호 간의 평등을 전제로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사회 발전의 근간으로 여겼다(이상철 외, 2006, 19쪽). 즉, 계몽과 진보라는 서구 근대의 프로젝트는 개인의 주관적 의견을 형성해 개인성을 획득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기에, 토론 과정인 숙의는 그 실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지며 공론장 개념으로 이어지게 된다(박승관, 2000, 169쪽). 이러한 사상을 배경으로 서구에서 개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토론이 전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Nisbett, 2003/2004; Keenan, 2009).

두 번째 중요한 특성은 서구식 토론에서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으로 간주하는 점이다. 여기서 비판적 사고란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 어떤 주장의 증거가 진실이라고 입증될 때까지 철저하게 검토해 객관적 진리에 도달하는 것이다(Durkin, 2004; Durkin, 2008). 주장은 ‘A’와 ‘A가 아닌 것’ 중 하나여야 하며, 이 둘이 동시에 성립할 수 없다는 비 모순율을 적용한다(Nisbett, 2003/2004, 167쪽). 이러한 비 모순율의 중시는 토론을 대립적이고 논쟁적인 것으로 치닫게 만드는 경향이 있지만, 어떤 문제와 그 해법에 대한 장점과 한계를 서로 다른 입장 모두에서 깊이 있게 사고하게 하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논리적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도 지닌다. 서구에서는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와 토론 훈련을 통해 학생들을 민주사회에 필요한 시민으로 양성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를 토론 교육의 가장 큰 목적으로 삼는다(Freeley & Steinberg, 2009, p. 28).

마지막 세 번째 특성은 토론의 개방성, 관용성, 공정성과 정직성,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윤리적 규범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이다(Freeley & Steinberg, 2009, pp. 38-41). 특히 상대에 대한 존중은 앞의 두 특성이 갈등적이고 적대적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면서, 토론을 생산적이고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한다. 토론 실력이 출중하다고 잘난체하는 태도는 금물이며, 상대 팀을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윤리적 토론 태도가 토론 승패에도 영향을 끼친다(Ericson, Murphy, & Zeuscher, 1961/2013, 166쪽, 194쪽). 특히, 토론이 언술적 행위인 만큼 ‘말의 윤리’가 중시되기에 인신공격성 발언은 감점 사유가 되며, 상대방의 근거가 빈약했다고 웃음 짓는 비언어적 태도 역시 윤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다뤄진다(이상철 외, 2006, 264쪽).

영미권에서 진행되는 대표적인 표준 토론 형식으로는 영국 의회식 토론, 교차조사토론(CEDA), 링컨-더글러스 토론, 칼포퍼 토론, 퍼블릭포럼 토론이 있다. 이들 찬반 토론 형식과 토론 교육에서 사용되는 용어 역시 상당히 표준화되어 있다. 즉, 논제에 대한 찬성/반대 입장, 주장과 근거를 제기하는 ‘입론(constructive speech)’, 상대편의 주장과 근거에 대한 ‘반박(rebuttal)’, 그리고 일대일의 상호 심문 과정인 ‘교차조사(cross-examination)’가 있다.3) 토론은 논제의 성격에 따라 법정 토론과 같이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사실토론’, 사회의 규범과 가치들을 논하는 ‘가치토론’, 그리고 정책 입안을 둘러싼 ‘정책토론’으로 나뉜다. 여기서 특히 정책토론은 논제의 용어 정의, 사안의 중대성과 긴급성, 문제해결력과 실행 가능성, 이익과 불이익을 필수 쟁점으로 취급한다. 정책토론은 사실상 사실토론과 가치토론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어서 토론 수준이 높다.

가장 유서 깊은 토론은 13세기 영국 의회의 의원들 토론에서 비롯된 ‘영국 의회식 토론’으로 14세기 캠브릿지와 옥스퍼드 대학이 토론대회를 통해 아카데믹 토론 방식으로 처음 소개했다(신동명, 2021). 나머지 아카데믹 토론 방식은 모두 미국에서 개발되었는데,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연설 스타일의 토론 형식으로 19세기에 시작되었다. 이후 1970년, 상대편 심문 과정인 교차조사 방식을 제시한 2대2 ‘교차조사토론(CEDA)’ 형식이 도입되어 이후 모든 토론 형식에 교차조사를 포함하게 될 만큼 큰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까지 미국 대학 토론대회에서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다(Freeley & Steinberg, 2009, p. 26). 1979년에는 일대일 토론 형식인 ‘링컨-더글러스 토론’이, 1994년에는 3명을 한 팀으로 3대3으로 진행하는 ‘칼포퍼 토론’ 방식이 도입됐다. 그리고 ‘퍼블릭포럼 토론’은 2000년에 가장 늦게 소개되었는데(Seo, 2022/2023, 216쪽), 발표자 전원이 동시에 교차조사(grand crossfire)를 3분 정도 짧게나마 하는 순서를 포함하는 특징이 있다. 이 네 형식의 토론은 미국에서 민주사회에 필요한 아카데믹 토론의 표준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영국 의회식 토론과 함께 한국 등 세계 여러 국가에 소개되었고, ‘세계대학생토론대회(WUDC)’, ‘세계학생토론대회(WSDC)’ 등의 국제토론대회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 토론 형식들은 일반인을 상대로 첨예한 논쟁을 펼치는 대중 친화적 토론을 목표로 발전해 왔다. 교차조사토론(CEDA)은 교차조사를 도입함으로써 자기주장만 늘어놓던 기존 토론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한 것이다(이상철 외, 2006, 270쪽). 또한, 토론에서 빠른 말하기 방식을 통해 우위를 선점하려는 스프레딩(spreading) 기법이 현저해지면서 청중의 내용 이해에 걸림돌이 되는 점을 막으려는 대안으로 ‘링컨-더글러스 토론’과 ‘퍼블릭포럼 토론’이 등장했다. 스프레딩은 분당 350-500개 단어를 빠르게 말하면서 논거를 가능한 한 많이 제시하여 상대방이 자신의 논점들을 다 반박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사실로 간주하게 해서 심사위원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기술이다(Rosen, 2019; Leef, 2008). 이러한 스프레딩을 막기 위해 ‘링컨-더글러스 토론’을 도입하여 일반인을 상대로 차근차근 설득하도록 시도하였고(Seo, 2022/2023, 215-216쪽), ‘퍼블릭포럼 토론’을 통해 심판과 청중을 일반인으로 선정하도록 함으로써 대중 누구나 토론에 접근하는 방안을 고안한 것이다(Harrington, 2025; Seo, 2022/2023, 215-216쪽). 2010년 이후에 미국에서 영국식 의회 토론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영국식 의회 토론은 토론 주제를 대회 시작 15분 전에 발표하기 때문에 사전에 완벽히 준비한 토론자들만의 토론이 아닌 초보 토론자도 참여 가능한 토론이고 처음 논제를 접한 청중도 논리를 따라갈 수 있다(Snider, 2010, pp. 322-344). 이처럼 서구의 토론 형식들이 토론의 목적과 시대적 요구에 따라 형식의 변화를 일궈왔음을 알 수 있다.

2) 한국 의사소통 문화의 특성

전통적으로 한국 사회는 집단주의 문화로 분류되는데, 이는 “집단의 이익을 개인의 이익보다 더 우선시”하는 문화를 뜻하며(Hofstede, 1995/2006, 82쪽),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는 바로 이러한 집단주의 문화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Kang, 2004). 그렇다면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에서 발견되는 의사소통 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이는 상호 연관된 네 가지 특성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특성은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는 의사소통 방식이다. 집단이 개인보다 우선시되는 사회에서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자신의 평가보다 더 중요하다. 따라서 타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인정받고 싶기 때문에 자신을 무의식적으로 검열하게 되고,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는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피하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은 고등 교육과정인 대학 수업에서 학생들이 교수와 또래 친구들의 평가를 의식해 몰라도 질문하지 않고, 교수들이 질문을 던져도 손을 들며 답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나에 대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이뤄지는 행동 규범을 한국에서는 흔히 ‘체면 문화’라고 말하는데, 중국 문화에서도 발견된다. 이러한 체면 문화에서는 다른 사람 앞에서 체면을 지켰을 때는 자신을 사회에서 인정받는 존재로 인식하는 반면, 체면을 잃으면 큰 수치심을 느끼고 자기를 쓸모없는 존재로 느낀다(김영욱, 양정은, 2011).

두 번째 특성은 의사소통이 상대방과 갖는 위계에 의해 크게 영향받는다는 점이다.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흔히 상대적으로 안정된 위계적 질서 속에서 각자의 역할과 의무에 대한 규범이 있으며, 이는 군신, 부자, 부부, 연령 간의 위계를 사회 질서와 조화의 근간으로 삼아온 유교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Nisbett, Peng, Choi, & Norenzayan, 2001). 한국어의 존칭 어법도 이러한 수직적 위계 문화의 유지에 일조해 왔다. 상대방과 적은 나이 차이에도 ‘형’과 ‘동생’, ‘선배’와 ‘후배’의 호칭으로 위계적 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은 한국에서 매우 일반적인데, 이로써 집단적 단합을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황지원, 2013). 이러한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더 높은 위계에 있는 사람의 말에 더 큰 사회적 권위가 부여되어 수직적 권력 관계가 작동한다. 따라서 연령이든 직급이든 자신보다 더 높은 위계에 있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상대방의 지위가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에야 비로소 논쟁적인 모습을 띠는 의사소통 관행을 보인다(김영욱, 양정은, 2011; 이상철 외, 2006, 21쪽; Kim & Yang, 2013).

이처럼 타인의 시선과 위계를 고려한 한국인의 의사소통 방식은 세 번째 특성인 고맥락적 의사소통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고맥락적 의사소통 방식은 발화자의 발화 의도가 우회적 또는 비유적으로 표현되어서, 상대방이 누구인지, 그리고 주변 맥락이 어떠한지에 따라 메시지의 의도와 의미가 파악되는 소통방식이다. 따라서 발화자와 청취자 간의 관계성이 메시지 표현에 영향을 준다. 그에 비해 저맥락적 문화의 의사소통은 발화자의 목적과 의도가 명시적인 언어로 표현되는 방식을 말한다(김현주, 2005; Hall & Hall, 1990, p. 6; Nisbett, 2003/2004, 54쪽). 이러한 문화는 국어교육에도 스며들어 있어, 실제로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가르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교육과학기술부, 2009; 이은희, 2014, 72쪽 재인용). 흥미롭게도 저맥락 문화와 고맥락 문화 간에는 설득 기법에서도 차이를 보여, 저맥락적 문화 속 사람들이 사실에 집중하는 설득 기법을 택하는 데 비해 고맥락 문화의 사람들은 직관적이거나 감정적인 설득 기법에 더 의존한다(Barkai, 2008). 실제로 한국 텔레비전 시사 토론을 분석한 연구(박재현, 2004)에서도 토론자들이 논리보다 감정을 활용해 상대방을 설득한다는 결과를 보고하면서 이를 한국의 고맥락적 문화의 특성으로 해석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는 집단주의 문화의 특징인 집단 내 조화를 중시하는 특성을 띤다. 따라서 대립적인 관점들이 존재할 때 서구의 토론 방식처럼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모두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타협적 소통을 선호한다(이종혁, 최윤정, 2013). 상호 모순적으로 보이는 것조차 화해하거나 초월하려는 모습은 ‘조화’를 사회적 관계의 핵심 가치로 삼는 동아시아에서 흔히 발견된다(Nisbett et al., 2001, p. 296).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대학생들은 팀의 조화를 위해 팀 구성원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기를 꺼리고, 구성원들 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팀 과제의 완성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Durkin, 2008).

지금까지 살펴본, 타인을 의식하며 체면을 중요시하고, 위계에 영향받으며, 상대방과 주변 맥락에 의존하고, 상대방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는 실제 한국 학생들의 토론 연구에서 드러난다. 예를 들어, 한국 대학생들은 토론에서 상대방 주장에 동의할 경우 이를 직접적이고 분명하게 표현하지만, 동의하지 않을 때는 “그건 맞긴 한데...”, “이해하지만...”과 같이 먼저 일정 정도 상대 의견에 동의를 표한 후에 반대 의견을 말하는 완화적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이다(Han, 2009). 이 연구자는 이러한 결과를 상대방과의 잠재적 갈등을 피하고 상대의 체면을 유지하려는 한국인 토론의 특징으로 지적한다. 영어 화자와 한국어 화자의 표현을 비교한 연구(김명희, 2017)도 반대를 표현하는 경우 영어 화자는 평서문으로 자기주장을 명료화하는 데 비해, 한국어 화자는 “∼를 보이는 거 아닐까?” 또는 “아닌 것 같애” 등의 의문문이나 간접 화법을 사용하여 상대방의 체면 손상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한국 문화에서 토론, 특히 찬반 토론이 쉬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이러한 의사소통 문화는 긍정과 부정의 양가적 측면이 모두 있다. 대표적으로,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당연히 집단 소속감이 큰 사람일수록 더 친밀하고 협력적인 방식으로 서로를 지지하는 의사소통을 하며 안정감을 얻지만, 집단 내에서 소외감을 느끼거나 개인의 희생을 불가피하게 경험하는 사람들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부담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양정은, 2019). 박승관(1996)은 교육, 직업, 세대 등이 유사하거나 동일한 집단의 경우 활발한 소통과 강한 결속을 보이고 외부 집단의 의견은 배척하는 식의 한국 집단주의 의사소통 문화를 ‘커뮤니케이션 엔도가미(communication endogamy)’로 명명한다. 그는 이러한 문화가 남북분단의 대립적 질서, 물질적 성장 제일주의를 앞세운 군사통치와 권위주의, 이를 포괄하는 압축적 근대화를 배경으로 형성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가족 이기주의’가 넘쳐나고 외집단을 불신하게 되었다고 본다. 그 결과, 한국 사회에 공적 토론이 활발하게 생산되지 못하고, 토론 기반의 민주주의도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사회적 변화와 함께 문화도, 그리고 그 구성원 역시 변화한다. 한국 사회는 집단주의 문화가 강했으나, 1990년대를 기점으로 개인 중심의 문화도 빠르게 확산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의 초저출생율,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 혼밥과 혼술 문화, 자기 계발 문화 등이 개인화 현상으로 제시되며, 개인 중심의 개인화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된다(김동노, 2023; 이하준, 2014; 홍찬숙, 2012). 물론, 한국의 개인화는 서구의 개인화와 동일하지 않은 고유의 특성도 지닌다. 서구가 전통에서 근대, 그리고 탈근대로 이행하며 핵가족이 상당히 해체된 데 비해, 한국은 전근대·근대·탈근대가 상호 접합된 ‘압축적 근대성’을 겪으면서 여전히 가족주의 가치를 지향하는 특성을 나타낸다(장경섭, 2017).

사회학자들이 주로 거시적 사회구조에 주목한다면, 다른 학자들은 한국의 개인주의 문화가 부상한 또 다른 주요한 배경으로 21세기의 급격한 테크놀로지 발전으로 초래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꼽는다(김수정, 2019; 이희은, 2019; 최재훈, 2017). “개인의 취향에 따라 수많은 네트워크로 이합집산 되는 문화의 유동화”는 “여가와 소비에서 개인화 과정”으로 평가되며(김수정, 2019, 9쪽), 이는 한국 사회가 더 개인화되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인간관계를 선택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구선아, 장원호, 2020).

한편, 거시적 사회구조적 변동과 미디어의 발달이 전통 사회에 비해 개인 간 또는 개인과 사회 간 소통 기회를 증가시켰으나 그것이 반드시 소통의 질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박승관(2011)은 한국 사회가 민주화 이후 의사소통의 총량은 늘었지만, 개인들이 부의 축적과 성공에만 집중하여 상대의 말에는 귀를 닫고, 충동적이고 절제되지 않은 말을 분출함으로써 사실상 소통의 질이 악화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소통해야 할 대상을 ‘편 가르기’하고, ‘이분법적 논리’, ‘떼쓰기’, ‘우김질’, ‘공격과 정벌의 언술’이 난무하는 소통방식을 ‘군론(群論)’으로 명명하며, 군론의 사회에서는 토론이 입씨름이 되고 불통으로 인한 사회적 위기가 초래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오늘날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는 집단주의나 개인주의 중 어느 하나로 단순하게 파악될 수 없는 복합성과 다면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연구에서도 드러나는데, 한국 청소년과 성인들은 개인의 의견 표현을 긍정적으로 여기면서도 실제로는 표현을 자제하거나, 권위주의와 연고주의 등의 집단주의 문화를 부정적으로 여기면서도 실제로는 그렇게 행동하는 식으로, 모순적이고 복합적인 자아 인식을 드러낸다는 것이다(김윤명, 2009). 이 연구에서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이 성인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지각하면서도, 실제 행동에서는 집단주의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문화적 변동으로 인한 가치 변화가 개인에게 내면화되어 행동으로 표출되기까지의 과정은 매끈한 전환이 아니라 혼재와 중첩의 양태를 띠는 과정이며, 개인 특성이 아니라 문화적 차원으로 이해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논의들에 기반할 때, 한국 의사소통 문화의 관점에서 그리고 이러한 복잡한 공존, 타협, 변화의 측면에서 토론 방식과 토론의 모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한국에서 서구식 토론의 수용과 전개

한국에서 ‘토론’이라는 용어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왔지만, 실제 토론은 이미 19세기 말 윤치호와 서재필이 미국 유학 중 배워 와 민중 계몽단체인 협성회와 독립협회에서 시작해서 일제강점기의 억압으로 곧 사라지게 되었다(이정옥, 2008, 199쪽; 스피치와 토론 교과교재 출간위원회, 2014, 245쪽).4)

다시 토론이 재개되고 활성화된 시기는 1990년대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교육의 강조에 따라 토론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였고, 이때 대학을 중심으로 국내 공교육에 서구식 토론 방식이 도입되기 시작했다(신동명, 2021, 106-107쪽). 대학은 의사소통 능력이라는 기초 교양교육의 일환이자 지식정보사회의 미래인재 양성을 목표로 문제해결 및 갈등 조정 능력을 키우고자 토론 교과목을 개설하고 여러 토론대회를 개최했다(김현주, 2011). 토론 교과목이나 토론 교재는 교차조사토론(CEDA), 영국 의회식 토론, 칼포퍼 토론, 퍼블릭포럼 토론을 주로 소개하고,5) 수업이나 토론대회에서는 모두 미국과 영국에서 발달한 ‘찬반 토론’ 형식 아래, 각각의 시간과 사정에 따라 일부를 변용하며 활용해 왔다(박고운, 고혜림, 2024; 이두원, 2008; 황지원, 2013; 황혜영, 2021).

하지만, 앞서 논의했듯이 토론 관련 논리나 수사법(rhetoric)은 문화권과 언어에 따라 다르고 또한 변화한다. 영어와 아시아권 문화 구성원들의 글쓰기 논증 방식만 비교해 봐도, 영어 화자는 주어 ‘나’를 사용하여 주장을 펼치면서 독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는 데 비해, 중국어 화자는 ‘우리’라는 복수형을 사용해 집단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주장을 일반화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Zhang, 2011). 해당 연구자는 이러한 결과를 개인의 목소리를 장려하는 영어권의 개인주의와 집단을 강조하는 중국의 이데올로기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러한 차이는 서구식 찬반 토론을 배우는 아시아 학생들에게서 발견되는데, 일본의 찬반 토론에서는 상대에 대한 논리적 공격을 곧 상대의 인격에 대한 공격으로 여겨 친구와의 찬반 토론을 회피한다(Inoue & Nakano, 2004). 이러한 연구 결과는 찬반 토론이 체면과 조화를 중시하는 동아시아권의 집단주의 문화와 밀접히 관련됨을 보여준다.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의 의사소통 규범이 부딪힐 때,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을 대체하기보다는 서로 접합되거나 공존하는 새로운 의사소통 양태를 형성하곤 한다. 영국에 유학한 동아시아 출신의 대학원생들이 어떻게 수업 토론 규범에 적응하는지 조사한 연구(Durkin, 2008)에 따르면, 동아시아 학생들은 처음에는 공격과 비판이 강한 서구식 토론을 낯설게 여겨 침묵하기도 하고, 자신이 무지해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며, 상대방 의견에 반대함으로써 행여 상대를 모욕하거나 상대 체면을 깎게 될 것을 우려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 적응하게 되면서 이들의 질문 및 비판 능력은 향상되고 토론 능력도 전문적 단계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결코 동아시아 문화의 규범과 가치에서 벗어나 서구의 규범을 완전히 내면화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문화적 동화(Acculturation)’로까지 나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동아시아 학생들이 선택한 토론 방식은 이성적 논의를 하되 서구식 토론의 대립적 논쟁 대신 상대의 주장을 포용하거나 공감을 보이며 섣불리 비판하지 않는 비공격적 토론 방식이었고, 이는 한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Han, 2009)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덜킨(Durkin, 2008)은 이를 서구의 저맥락 문화에 기반한 명시적 표현과 동아시아의 고맥락 문화에 기반한 추론이 융합된 ‘중간 방식(middle way)’이라고 부른다. 이는 서로 다른 사회문화적 요소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혼합 및 변형되는, 혼종화 실천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확산하며 젊은이들의 문화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서구식 토론에 대한 한국 학생들의 수용과 태도 역시 변화했을 수 있다. 실제로 대학생 토론 프로그램인 <끝장토론>(tvN)에서 토론자들이 상대방 주장에 비동의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살펴본 연구(양영화, 전정미, 2019)에 따르면, ‘하지만’으로 발언을 시작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자르는 방식 등으로 적극적인 비동의 양태가 양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승패가 중요시되는 토론의 특성과 시청자 설득을 목적으로 한 텔레비전 토론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만 해석한다. 하지만, 이는 한국 사회에 개인 중심적 문화의 확산과 토론 형식에 대한 대학생들의 익숙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 교섭의 관점에서, 그리고 텔레비전에서 토론에 대한 재현 자체를 이러한 변화에 작용하는 중요한 문화적 힘으로 고려하는 관점에서 대학생의 토론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3. 연구 대상 및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대학생 간 토론 토너먼트를 다룬 방송토론 프로그램인 tvN의 <대학토론배틀>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2010년 시작된 <대학토론배틀>의 첫 회는 기존 프로그램인 <백지연의 끝장토론>(tvN)의 여름 특집으로 기획되었는데, 전국의 362개 대학 토론팀의 지원으로 주목받았고, 결승전에서 동 시간대 유선방송 시청률 1위(1.9%)를 차지했다(김진욱, 2010). 2017년에 시즌 7로 막을 내렸는데, 이때 역대 최다 지원자가 몰려 높은 인기를 드러냈다(이정현, 2017). “젊은 세대들이 올바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그에 관한 의사를 표출할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선진 토론 문화 형성에 앞장서겠다”라는 기획 의도를 내세운 <대학토론배틀>은 국내의 첫 아마추어 대학생들의 텔레비전 토론으로서 해외에서도 그 사례를 찾기 어렵다(오나래, 2010).

또한, <대학토론배틀>은 단지 대학생들의 토론 경연을 방송하는 데 머물지 않고, 토론자들의 합숙 토론 준비과정 및 사후 개인 인터뷰라는 리얼리티 쇼의 포맷을 이용한 최초의 토론 프로그램이기도 하다.6) 즉, <대학토론배틀>은 참여한 청년들의 토론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보여줄 뿐 아니라, 오락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장르적 제작 관행 속에서 한국의 문화적 코드와 규범이 드러내리라 예상된다. 더구나 이 프로그램 이후 대학생들 간의 토론을 다룬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은 현실에서 이 프로그램은 본 연구에 유용한 연구 대상이라 하겠다.

<대학토론배틀>(2010. 7 - 2017. 6)은 8년 동안 총 7개의 시즌과 1개의 특별 시즌 ‘스프링 에디션’을 방영했으며, 32강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하고 최종 우승팀에게는 상금 500만 원과 해외 연수 기회를 부상으로 제공하였다.7) 각 에피소드는 52분-58분으로 토론 직전 또는 중간에 보여주는 발표자 관련 영상, 짧은 논제 소개, 토론과 심사평, 개인 인터뷰를 기본 요소로 포맷화 되어 있다. 시즌에 따라 멘토나 진행자가 변경되기도 하고 ‘스피치 미션’ 등 재미를 위한 오락적 장치를 가미하기도 하지만 기본 포맷은 유지된다. 본 연구는 가능한 모든 시즌을 시청했으며 구체적 분석 대상은 가장 최근 방영된 것으로서 역대 최대 지원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마지막 시즌7(2017. 3 - 2017. 1)과 ‘스프링 에디션’(2017. 5 - 2017. 6)으로, 전량 녹취하여 분석하였다. 토론의 논제는 한국의 중요한 사회문화적 이슈이며, 논제는 사실토론, 가치토론, 정책토론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표 1> 참조).

<대학토론배틀>의 방송 정보

2) 연구 방법

본 연구는 연구 방법으로 파파스털지아디스(Papastergiadis, 2005)가 제시한 문화적 혼종성 분석을 위한 세 수준을 분석 초점으로 활용한다. 첫째 수준은 이질적인 외부 요소가 원(源)문화의 정체성에 통합될 때 그 차이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단계이고, 두 번째는 외래 요소가 기존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서 원래부터 그랬던 듯 자리 잡는 수준이다. 세 번째 수준은 서로 다른 문화가 뒤섞인 경계의 차이가 의도적으로 드러나면서 기존 문화나 정체성 개념을 비판하고 전복하는 범주이다. 이러한 세 범주 구분은 서구식 토론이 한국 대학생에 의해 수행 실천을 바라보는 분석의 초점을 제공한다.

구체적 연구 방법은 텔레비전 텍스트 분석 방법을 활용했다. 텔레비전 텍스트 분석은 프로그램의 구성적 측면, 특히 프로그램 포맷, 각 참여자의 역할, 자막, 특정 영상 이미지에 특별한 주목을 기울인다. 질적 텍스트 분석은 어떤 체계적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지만, 다양한 기호의 의미작용 방식을 텍스트 구성과 사회문화적 맥락 차원에서 밝혀내고, 이를 통해 분석의 타당성을 높이고 동시에 해석의 차원을 확장한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분석 회차의 모든 오디오는 텍스트로 변환했으며, 그 위에 자막과 주목할 만한 영상 기법 등을 기록한 후, 방송과 자료화된 텍스트를 반복 시청하고 읽으며 범주를 나누고 특성을 도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각 토론을 <표 1>처럼 논제, 형식, 순서, 포맷 구성으로 나눈 후, 각각의 상황, 규칙, 출연자들의 역할과 상호 관계, 발언, 그리고 그것들을 기술하거나 평가하는 자막을 기록한 후 분석하는 절차를 취했다.


4. 연구 결과

1) 토론 형식의 교섭

<대학토론배틀>은 찬반 토론이라는 서구식 토론 형식을 기본 틀로 삼아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종 승자를 결정하지만, 표준화된 특정 형식이 아니라 서구에서는 볼 수 없는 변형된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은 이를 ‘상호(자유)토론’, ‘연합토론’, ‘대안토론’으로 부르는데, 연합토론과 대안토론은 몇 화에 한정된다.

<대학토론배틀>에 나타난 지배적 토론 방식을 본 연구는 ‘자유토론 형식’으로 명명할 것인데,8) 이는 그 구성이 ‘입론’ - ‘상호토론’ - ‘최종발언’의 세 요소로만 이뤄져 있고 이중 상호 간 이뤄지는 자유토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9) 입론과 최종발언은 팀당 한 명이 각 1분씩 발언하는데 비해, 자유토론은 전후반 각각 8분 정도, 준/결승전에서는 각 16분이나 차지한다. 프로그램은 실제 토론을 전체 보여주지 않고 편집해서 각 팀당 입론과 최종발언을 평균 약 30초 내외 방영하고, 상호토론이라 불리는 자유토론은 원래 토론 시간인 총 16분-32분 중 약 1/4에 해당하는 약 4분-8분 정도 방영한다.

이러한 다양한 토론 형식은 오락적 효과를 높이려는 제작진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하게는 서구식 토론 형식과 한국인에게 익숙한 문화적 태도가 교섭된 결과라고 본다. 따라서, <대학토론배틀>에서 활용된 토론 형식에서 과연 표준화된 서구식 토론에서 무엇이 생략되었으며, 이것이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또 이러한 다양한 방식이 어떠한 효과와 의미를 지니는지 하나씩 살펴볼 것이다.

(1) 자유토론

<대학토론배틀>은 찬반 양 팀의 입론과 최종발언 사이에 양측이 자유롭게 상호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공격과 방어를 하는 것을 ‘상호토론’이라고 부르는데, 서구 토론에서는 드문 이 형식을 한국의 교육 현장과 토론대회에서는 ‘자유토론’으로 부른다.10) 한국에서 대표적인 전국대학생 토론대회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전국대학생 토론대회’를 비롯해서 여러 대학 및 지역 공동체의 토론대회도 자유토론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본다면, 자유토론 방식은 서구 형식을 크게 변형한 한국적 토론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토론배틀>의 자유토론 방식에서 드러나는 의사소통적 양태는 무엇이고, 이것은 어떤 식으로 다뤄지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첫째, 자유토론 방식은 발언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발언 도중에 ‘말 끼어들기’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것이 문제로 부가된다는 점이다. <대학토론배틀> 시즌 7에서는 이러한 끼어들기 화법이 문제로 부각된다. 예를 들어, “아까 말씀 길게 하셨으니까 조금만 (저희가)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상대방 발언을 막자, 제지당한 팀이 민망한 듯 웃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다(시즌 7, 4화). 또, 발언권을 뺏긴 팀의 좋지 않은 표정을 카메라가 비추면서 그 속마음을 대변하는 듯, ‘우리 차례라니까...’ 자막을 ‘忍(참을 인)’ 한자와 함께 띄우기도 한다(4화). 같은 연합팀 구성원끼리 서로 말하려는 모습에는 ‘뒤죽박죽’이라는 자막이 뜬다. 이러한 장면들은 말 끼어들기 행위가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에서 상대방의 무시, 체면, 감정을 상하는 것과 연관됨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4화에서 전문가 코칭 시간에 “다른 분들이 말할 때 어떻게 끼어들어야 하는지, 또 그리고 만약에 제가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다른 분들이 끼어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게 좀 궁금”하다는 고민을 털어놓는다. 또 다른 토론자는 “아까 다른 분이 ‘끼어드는 거를 잘 못하겠다’라고 말씀하신 것에 반해서 저는 되게 잘 끼어들어요.”라고 말하는데, 이때, ‘발언 독식녀’, ‘태클의 여왕’이라는 부정적인 내용의 자막이 뜨면서 과거 토론 장면이 제시된다. 이는 말 끼어들기 자체가 토론자들에게 부담됨을 보여주는 동시에, 잘 끼어드는 행위가 부정적으로 취급됨을 드러낸다.

이러한 고민 상담에 대해 <대학토론배틀> 시즌 7에 출연한 전문가(김창옥 교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고 조언한다(시즌 7, 4화). ‘주장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다면 논지를 펼칠 적절한 타이밍이 보인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 불안감이 커져 나의 논지와 주장이 흐려지게 된다.’라고 조언하고, 동일한 내용이 자막으로도 제시된다. ‘말 끼어들기’에 대한 토론자의 불안과 고민이 ‘타인의 말에 내가 끼어들거나 끼어듦을 당할 때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또는 이때 어떻게 행동해야 좋은 모습으로 보일까’라는 타인 시선에 대한 염려에서 기인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가 놓친 점은 자유토론 자체가 이러한 말 끼어들기 화법을 발생시키기 쉬운 형식이며, 이것은 일상의 대화에서도 늘 일어나는 문제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는 남의 시선이나 평가를 의식하지 않는 확신 여부나 타이밍 문제이기보다, 대화의 에티켓, 즉 구체적인 윤리 교육의 문제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 토론에서 가르치는 대화의 윤리는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끼어듦을 제어시키는 말과 태도가 무엇인지를 의미하며 양해나 허락을 구하면서 발언권을 가져오는 예절과 관련된다. 따라서 말 끼어들기 자체를 부정적으로 취급하기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드러나는 방식으로 자기 발언을 확보하는 의사소통 예절과 기법이 무엇인지 조언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토론의 윤리적 태도로 제시해야 함에도 프로그램에서는 간과되고 있다.

둘째, 엄밀한 형식의 표준화된 토론에 비해 자유토론의 경우 토론자의 역량이 내용과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 부분은 <대학토론배틀>에서 심사위원이 감탄하거나 지루해하는 요소로 연결되고 사회자의 개입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자료 근거 등 준비가 잘 된 양 팀이 치열한 공방을 벌여 역동적인 토론이 이뤄질 경우, 자막은 ‘박빙의 대결. 토론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심사위원단’이라는 자막을 띄우고, 심사위원 또한 “최고였어요. 최고, 최고, 최고. 우리가 이렇게 심사할 때 시계를 볼 때가 있어요. 간혹가다 저거 언제 끝나나 (하고). 근데 시계 볼 틈이 없었어요.”라고 말한다(4화).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쉽게 발생한다. ‘혐오 표현의 자유, 인정 vs 불인정’ 논제에서 용어 정의에 대한 공방을 벗어나지 못하거나(2화), 또는 ‘노키즈존 운영, 찬성 vs 반대’(2화)에서 양측 토론이 ‘업주의 입장’에 논지가 갇혀 진행되는 경우, 사회자와 심사위원들의 따분해하는 모습을 화면에 내보내고, 마침내 사회자가 토론을 중단시키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 관점에서 토론 진행”을 주문하기도 한다.

기존 자유토론 방식의 텔레비전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은 특정 의견을 대표해 개진할 수 있을 만큼 대체로 높은 지식이나 전문성을 지닌, 기본적으로 토론 역량을 지닌 인물들이다. 그에 비한다면, 비록 <대학토론배틀>의 출연팀들이 각 대학에서 토론 동아리에 속하거나 토론대회들에 참가한 경험이 다수 있는 실력자들이어도 여전히 삶의 경험과 지식은 한정된다. 따라서 자유토론 형식이 표면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자유로워 보이지만, 오히려 ‘논제 이탈’, ‘협소한 논쟁’ ‘말꼬리 잡기’ 등으로 토론의 질이 떨어지기 쉽다. 따라서 토론 교육적 차원에서 본다면, 자유토론은 누구나 참여하는 토의 형식으로는 적절하지만, 사회적 이슈와 양측 입장을 논리적으로 깊이 있게 다뤄야 하는 찬반 토론의 토너먼트에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한국에서 이러한 자유토론이라는 형식이 널리 퍼져있으며, 또 대중 교양/오락 프로그램인 <대학토론배틀>에서 자유토론 중심으로 토론을 운영하는 것일까? 이에 답변하기 위해 먼저 <대학토론배틀>이 찬반 토론 형식임에도 서구식 토론의 어떤 점을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학토론배틀>이 결여하고 있는 것은 서구식 토론이 중시하는 엄밀한 형식이다. 서구식 토론이 엄밀한 형식성을 통해 보장하려는 것은 양측이 자기의 주장을 제대로 펼치고 또 상대편을 반박할 수 있도록 입론과 반박의 독립된 시간의 확보이다. 그래서 상대편과 청중, 심판이 모두 상반된 입장의 논리를 각각 충분히 듣고 생각해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학토론배틀>은 서구식 토론에서 평균 6분(최소 3분)까지 제공하는 입론을 단지 1분만 허용하기 때문에 토론자는 자기 입장의 논거를 제대로 펼칠 시간이 없다. 또한, 상대편 주장에 대해 반박을 펼칠 수 있는 독립된 시간은 아예 없다. 더구나, 각 입장의 주장을 깊이 있게 파고들기 위해 1970년대 초 도입되어 대부분의 토론에 포함된 대화식 심문 과정인 일대일 교차조사는 빠져있다. 이 의도적 생략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자유토론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를 한국의 문화 측면에서 먼저 설명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한국의 전통적인 체면 중심의 의사소통 문화에서는 흔히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공격을 상대방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타인의 체면을 손상할 수 있는 강력한 반박을 일대일로 수행하는 것에 대해 한국인들이 불편함을 느끼기 쉽다는 점이다. 더구나 관계와 조화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에서는 A가 아무리 옳아도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무너뜨리고 상대방이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 청중 대부분은 A를 논리성이 뛰어나다고 칭찬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체면이 손상된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불편하게 느끼게 된다. 교차조사는 양측 토론자가 일대일로 맞붙어 상대의 논리와 허점을 치밀하게 심문하는 순간이라서 불꽃 튀기는 긴장감을 주며, 상당한 논리력, 자신감, 순발력을 요구한다.11) 양측이 팽팽하면 모두가 즐겁고 흥분되지만, 한쪽이 밀리는 경우는 흔히 발생하며 개인의 토론 능력이 부각된다. 본 연구자가 가르치는 대학 토론 교과목에서도 교차조사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대학토론배틀>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이미 서구식 토론 훈련에 익숙하지만, 이것이 대중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편집에 의존한다고 해도 제작진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자유토론 형식은 한국의 체면 문화에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이다. <대학토론배틀>에서 반박과 교차조사 형식 대신 들어선 자유토론은 질문과 답변이 개인에게 의무적으로 요구되지 않고, 양측 중 어느 팀이든, 그리고 2명 이상으로 구성된 한 팀 내에서도 말할 것이 있는 사람이 누구든 먼저 하면 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압박이 적다. 자기가 펼친 논리가 부실해서 공격당할 수는 있지만, 발언 마이크가 의무적으로 넘어오지 않는다. 남이 발언할 때 다음 질문이나 반박을 노려도 된다. 자기가 이따금 참여해도 양 팀 간 토론은 대체로 지속되고 외관상 역동적으로 보인다. 즉, 자기의 체면을 세울 기회는 많은 대신, 자기 체면 손상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는 적다.

자유토론이 한국적 상황에서 널리 형성된 두 번째 이유는 영미권과 한국의 상이한 토론 문화 및 토론 교육의 발달을 꼽을 수 있다. 영국과 미국은 18세기 민주주의의 발달과 함께 토론이 늘 강조되었고 일찍이 대학 토론 교육이 정착되어 미국 사회의 토론 문화를 이끌었다(박성희, 2014, 240쪽). 그에 비해 한국은 2000년 이후 대학 토론 교육이 시작되어 그 역사가 짧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한국 문화가 비록 개인 중심 문화로 변화되고 있다고 해도 개인성을 주로 소비 및 여가 영역이라는 사적 영역에서 추구할 뿐, 공적 영역 특히 교육과정에서 개인의 생각을 펼치는 기회와 경험은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대학입시 중심의 한국 교육 제도상 중·고등학교에서 토론 수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토론 활동도 동아리나 자유 체험 학습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대체로 토론을 배우고 익숙해질 기회를 얻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엄격한 서구식 토론을 시행할 경우, 대중도 학생도 토론 형식부터 이해해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고, 역동적인 토론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교차조사 등은 일대일이라서, 상대방의 논리에 대해 즉석에서 자기편에 유리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순발력 있게 그에 대해 답변할 수 있어야 하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세 번째 이유로, 자유로운 논쟁을 펼치는 한국의 텔레비전 시사 토론 프로그램이 대중의 관심을 받으면서(김훈순, 김은정, 2002), 사회자의 중재에 의존하는 비형식적 토론(강태완, 2002) 형식이 ‘토론’의 전형으로 여기게 된 점을 지적해 볼 수 있다. 서구식 찬반 토론 형식의 국내외 토너먼트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 <대학토론배틀>에서 발견되는데 그것이 바로 진행자의 막강한 재량이다. 서구식 토론(debate)에서는 진행자의 역할은 다음 토론자의 순서를 알려주고, 시간이 다했음을 알려 멈추게 하고, 다음 순서를 안내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런데 <대학토론배틀>의 사회자는 자유토론 중간에 직접 진행 중인 토론의 논점을 바로 잡거나, 개념을 자기가 대신 정의 내려주거나, 자유토론을 평가하거나 팀의 활약에 대해 소감을 말하거나, 때론 시간이 초과했는데도 특정 팀에게 발언 시간을 더 주는 재량권을 발휘한다. 대학 토론 교육을 하는 본 연구자의 관점에서는 이는 매우 놀라운 장면이다. 이러한 사회자 역할은 서구식 찬반 토론 형식의 국내외 토너먼트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장면으로, <대학토론배틀>이 사회자를 통해 서구식 ‘찬반 토론 형식’과 ‘토의 형식’을 절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연합토론

<대학토론배틀>은 시즌 7, 3화에서 16강 연합토론을 최초로 시도하고, 이어서 4화와 스프링 에디션 2화에서 다시 활용한다. 연합토론은 찬반 자유토론 형식이지만, 서로 다른 4팀에 속한 각 1명씩 총 4명이 한 조를 이뤄 다른 조와 경합한다. 개별 팀원 2명은 자유토론 후반 라운드에서 교체하며, 심판의 판정에 따라 이긴 조는 구성원 4팀 중 한 팀을 탈락시키고, 패한 팀은 4팀 중 한 팀만 진출할 수 있다. 연합팀의 공동 목표는 승리이기에 팀워크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대학토론배틀>은 연합토론의 목적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이는 리얼리티 쇼에서 흔한 방식으로 경쟁자들이 구축하는 협력, 그리고 리더십 평가를 표방한다.

국내외 어떤 토론대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러한 방식을 택한 이유로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하나는 <대학토론배틀>이 오락적 효과를 위해 리얼리티 쇼의 포맷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외 리얼리티 쇼에서 경쟁자끼리 연합팀을 이뤄 경쟁하고 탈락되는 방식은 매우 익숙한 포맷으로,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협력과 경쟁에서 내밀한 갈등의 전개와 극복 과정에 몰입하게 된다. <대학토론배틀>이 앞선 회차에서 높은 점수를 딴 팀을 조장 자리에 앉히고, 그 조장에게 나머지 3팀을 고르도록 선택권을 주는 것도, 또한 이긴 조에서 굳이 한 팀을 떨어뜨리는 규칙도 극적인 재미를 위한 전형적인 리얼리티 쇼 포맷인 것이다. 두 번째는 연합토론이 명백히 경쟁자끼리 어떻게 협력해 나가는가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경쟁보다는 조화와 협력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한국 문화적 정서에 잘 부합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분석 결과, 흥미로운 점은 참가자들과 프로그램이 팀 협력을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식인데, 이들이 이상적인 팀 유대를 가족에 비유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박 2일 합숙하며 토론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연합팀 1조는 성악을 전공한 조장에게 조원들이 노래를 청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숙소에서 팀원들은 “보여줘! 보여줘!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하나, 둘, 셋, 넷.”이라는 합창으로 운을 띄우고, 그에 노래로 화답하는 조장의 모습은 마치 대학생들의 MT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뒤이어 인터뷰가 제시된다.

연합팀 A의 한 구성원: 저는 솔직히 8명이 연합토론 하라고 했을 때 ‘무슨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이렇게 팀을 하라고 하는 건가, 너무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했는데 지금 뭐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서 너무 좋아요.

자막 역시 팀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웃는 영상 위로 ‘가족 같은 분위기로 토론 준비도 일사천리’라고 제시된다. 이는 참가자와 프로그램 모두 이상적인 팀워크를 ‘가족 같은’ 친밀함으로 생각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토론 전략을 짜고 갈등을 극복하고 타협해 가며 팀워크를 형성하는 것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사담을 나누며 친밀해지는 유대감이 더 강조되고, 이는 ‘가족’의 비유를 통해 정점을 찍는다.

이후, 연합팀 1조가 토론에서 승리해서, 그 결과 4개 팀 중 1개 팀이 심판 결과에 따라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홀로 탈락하게 된 팀의 반응이 눈길을 끈다. 이 팀은 아쉬움을 표하기는커녕, 오히려 전체팀의 승리를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팀은 “(이게) 제일 좋은 그림인 것 같아요.”, “진짜 너무 기뻐요.”라고 말하면서 이 결과가 마치 연합팀에 속한 다른 세 팀을 위해 가장 좋은 결정이라는 뜻을 비치고, 진출하게 된 팀들의 승리를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진출하게 된 팀원들은 탈락한 팀원들에게 “(너희가) 우리 중에 제일 멋있었어.”, “박수 또 치자.”라고 하면서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화면에는 ‘훈훈. 끝날 때까지 가족 같은 팀 분위기’라는 자막이 뜬다.

이러한 모습은 한국의 오디션 리얼리티 쇼의 탈락자가 호명된 후 흔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경쟁에서 이겨 다음 라운드 진출하게 된 사람이 오히려 탈락자를 보내며 울고, 탈락자는 이긴 사람을 축하하고 성공을 기원하며 웃으며 떠난다. 이에 대해 김수정(2018)은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가 오늘날 가족주의적 태도와 정서로 남아, “리얼리티 쇼가 내포한 신자유주의 경쟁이 주는 살벌함을 가족주의 관계로 순화시키는 효과”를 의도치 않게 발생시키며 ‘한국적’ 리얼리티 쇼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한다(113-114쪽). 분명, 한국 리얼리티 쇼에서 탈락자들의 태도는 경연 준비과정 동안 강화된 한국 문화의 ‘우리’라는 정서와 감각도 아비투스로서 작용할 터이지만, 함께 노력하고도 승리를 공유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웃음 짓는 것은 어쩌면 ‘방송에서 보여질 내 모습’을 고려한 체면 문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탈락한 연합팀 2조의 토론 전 준비 모습은 주로 서로 논의가 잘 맞지 않거나 대화 분산되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서로 자기 할 말만 하는 중’,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 등 부정적인 자막으로 프레임 된다. 이러한 장면들은 이 연합조가 탈락했을 때, 이들이 협력이 부족하고 유대가 형성되지 않아서 토론이 약했고 결과적으로 패하게 됐다는 식의 해석을 가능하게 하며 심사위원의 판정을 수용하게 돕는다. 하지만 “(이 팀이) 생각하는 연합팀의 분위기는?”이라고 제작진이 연합팀 2조 조장에게 질문하자, 정작 조장은 록 밴드들이 즉흥적으로 각자 연주하면서 괜찮은 구절이 나오면 그 곡으로 모아가는 방식에 자신들의 토론을 비유하며, “저희도 약간 그런 식으로, 즉흥적으로 계속 얘기를 하다가 나오는 이야기를 취합하다 보니까 어느새 꽤 근사한 논리가 만들어지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라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발언을 제시한다. 이는 토론에서 충돌이나 다수의 다른 의견이 부정적인 것이 아니며, 이것을 또 다른 협력 방식이자 과정으로 보는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이는 협력과 유대감에 대한 한국 문화와 프로그램의 정서가 현재의 청년 모두에게 관철되는 것은 아님을 동시에 시사한다고 하겠다.

(3) 대안토론

<대학토론배틀>은 5, 6화에서 ‘대안토론’을 진행하는데, 이는 특정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팀별로 해결방안을 제안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주로 ‘토의’의 목표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안토론은 서구식 아카데믹 토론과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20대의 참신하고 독창적인 생각을 보여주겠다’는 <대학토론배틀>의 기획 의도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학토론배틀>이 제기한 과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현실적 대안’, ‘대한민국 갑질을 뿌리 뽑을 방안’, ‘차기 대선 후보 검증 방식’ 등이었다. 통상 대안토론을 토너먼트로 진행할 때, 각 팀은 자신의 해결방안을 발표하고, 다른 팀이나 심사위원들로부터 건설적 비판이나 제안을 받으면 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지며, 최종변론을 마치면 심사위원이 더 나은 팀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12)

그런데 문제는 <대학토론배틀>이 발표팀의 제안 이후 나머지 세 경쟁팀이 정해진 순서 없이 발표팀에 질문을 던지고 발표팀의 답변 기회를 따로 보장하지 않는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한 점이다. 더구나 심사위원들이 대안의 창의성이나 문제해결력을 강조하기보다는 각자 질문팀일 때의 공격력과 발표팀일 때의 방어력을 강조함으로써, 질문팀들은 발표팀 방안의 약점을 하나라도 더 지적하거나 경쟁적으로 질문하기에 바빴고 쏟아지는 질문 속에서 발표팀은 답변 기회를 찾기 어려운 형국이 되었다. 이 속에서 발표팀의 취지에 공감을 표하면서 건설적 제안을 하는 모습은 거의 찾기 힘들고 발표팀은 질문에 비춰 자신의 제안을 성찰하며 더 나은 개선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답변할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발표팀의 역할을 모두 돌아가면서 수행한 후, 이들 모두가 인터뷰에서 “너무 힘들었어요. 그 세 팀이 한꺼번에 공격하니까 질문의 개수가 너무 넘쳐나는 거예요.(3화, ‘팔려가는 나귀’팀(이하 ‘나귀팀’)”라고 말하며 질문 공세에 정신을 차릴 수도, 답변할 틈을 찾을 수도 없었다고 호소한다. 물론 우승팀은 공격과 방어를 모두 잘한 팀이 차지했지만, 이러한 과정은 프로그램의 오락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원래의 대안토론의 취지를 상쇄시킨 결과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동시에 <대학토론배틀>은 의도하지 않았던 교육적 효과를 대안토론에서 발견하고 이를 재현하는데, 그것은 사회문제에 대해 참가자들이 진정성을 지니고 배우고 접근하게 된다는 점이다. ‘위안부 문제해결 방안’ 주제에서 나귀팀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직접 위안부 수요집회 참석하고 자유발언대에서 발언하는 모습과 이 문제에 대한 그동안의 무관심을 반성하는 인터뷰가 방영된다. 토론 전략을 짜는 모습이 아닌 사회적 주제에 깊이 개입하는 나귀팀의 모습은 진심으로 배우며 변화하는 진정성을 전달한다. 나귀팀은 탈락했지만 제작진이 이들의 준비 활동에 가장 많은 방영 분량을 할애한 점을 보면, 아마도 제작진도 나귀팀의 변화와 태도에서 대안토론의 힘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서구식 찬반 토론이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 양측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그 입장도 제비뽑기로 정하게 하고, 각각의 장점과 한계를 끝까지 밀어붙여 주제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키기 좋은 방식이라면, 대안토론은 문제에 대한 이해를 좀 더 실천적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토론배틀>이 결과적으로 서구식 찬반 토론에 갇히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토론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2) ‘자율적 개인’과 ‘사회조화적 개인’의 중첩과 경합

<대학토론배틀> 토론을 통해, 오늘날 청년 대학생들이 한국 사회문화 속에서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또 어떠한 모습을 갖고자 하는지 엿볼수 있다. 분석 결과, 개인 중심의 자유와 선택을 중시하는 ‘자율적 개인’과 사회와의 조화를 도모하려는 ‘사회조화적 개인’이라 명명할 수 있는 모습이 혼재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시즌 7, 2화에서는 의뢰인의 고민을 다루는 ‘의뢰인 토론’에서 ‘배우 지망 여고생, 대학에 진학해야 할까? 필수다 vs 아니다’라는 논제가 토론에 붙여졌다. 대학 진학이 필수라고 주장한 찬성팀은 “대학에서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고, 그래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다양해질 수가 있으며” 이것이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고 깊이를 더할 수가 있다”는 논지를 펼친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찬성팀은 “고졸 노동자의 52%가 대학 진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 그 이유가 “35%는 전문 지식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21%는 학력 차별과 사회적 인식 때문”이라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여기서 과연 배우라고 학력 차별과 사회적 인식에서 자유로울까요?”라고 말하며 21%에 주목해 고졸 배우도 학력 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찬성팀이 학력 차별을 변화시켜야 할 불합리한 현실로 여기기보다는 기존 질서로서 수용하고 오히려 그 질서 속에 맞춰 자기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식의 논지를 구사하는 점에서 사회적 조화와 인정을 추구하는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팀이 시즌 7에 최종 우승을 거머쥔 최강의 논리력을 지닌 팀인 점까지 고려하면 이러한 논지를 팀의 논리력이나 생각 부족으로 해석할 수 없다.

또 다른 사례로, 6화의 결승전에서 ‘혼전 동거, 찬성 vs 반대’ 토론에서 찬성과 반대 양측 모두 이 논제에서 시민들의 사회적 인식을 매우 중요한 판단의 잣대이자 근거로 삼는 모습이 나타난다. 반대팀은 사회가 아직 혼전 동거에 부정적이라는 조사 자료를 근거로, 찬성팀은 사회적 인식이 최근 변화하고 있다는 조사에 초점을 맞춰 논지를 펼쳐, 양측 모두 사회적 인식이라는 프레임에서 공방을 이어간다. 토론 후 심사위원은 두 팀이 결혼과 동거의 ‘법적인 차이’에 주목하지 않아 논제의 본질을 놓쳤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결승전임을 고려할 때, 양측이 혼전 동거’의 법적 지위를 간과해서 논제의 본질 파악에 미숙했다기보다는, 어쩌면 혼전 동거의 문제를 ‘개인’의 자유와 법적 권리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사회의 수용 여부가 한국 사회에서 법적인 것에 더 선행하는 무게를 가진 것으로 여긴 것은 아닐까? 이는 자녀 결혼에 간섭하거나 막는 것을 부모의 사랑이자 책임으로 착각하는 일이 여전히 쉽게 발견되고 또 드라마화되는 한국 사회에서, 청년 대학생들조차 개인의 사적 영역이 사회적 시선과 수용에 좌우될 사안으로 사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더구나, 찬성팀 중 한 명은 인터뷰에서 현실에서도 자신은 혼전 동거를 찬성한다고 밝히면서, “‘지금 결혼 해야 한다’라는 사회적 인식을 지금 저는 사실 받아들이지 못하고, 해야 할 이유를 제가 스스로 찾지 못하니까.”라고 말한다. 개인으로서는 사회적 인식을 수용하지 않는 자율적 개인의 모습을 취하지만, 토론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타인을 설득하는 근거로 사회적 인식에 의존하는 모습은 ‘자율적 개인’과 ‘사회조화적 개인’이 중첩되고 동시에 경합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3) 위계적 문화와 탈 위계적 문화의 교섭

이론적 논의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수직적 위계가 강해서, 윗사람에게 예의를 갖추고 그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는 의사소통의 모습을 보여왔지만, 2000년 이후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강조되며 탈 위계화가 진행 중이다. <대학토론배틀>은 위계적인 모습과 탈 위계적 모습이 모두 나타나는데, 이는 출연자의 역할이 지닌 권위와 연령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분석 결과, <대학토론배틀>에서 심사위원, 멘토, 그리고 사회자는 대학생 토론자와 대화 및 토론 과정에서 학생과의 위계를 당연히 여기며 행사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먼저, 사회자를 살펴보면, 앞서 언급했듯이 서구식 토론에서 사회자가 토론 진행이라는 최소한의 기능적 역할만 수행하는 데 비해, <대학토론배틀>은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큰 권한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크게 네 가지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사회자가 자기 판단에 따라 토론을 중단하거나 재개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사회자(허지웅)가 ‘토론자가 특정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추론을 한다’고 평가하며 해당 이슈를 끝내고 다음 이슈로 넘어가도록 조정하거나(시즌 7, 2화), 공방이 과열됐다고 판단되면 토론을 중단시키고 양 팀에게 그 이유를 물은 후 “좀 열기를 좀 다운시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토론을 재개하는 식이다(시즌 7, 3화). 또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겠습니다. 가능성도 있고 좀 아쉬움도 남는 그런 토론이었습니다”(시즌 7, 5화)라고 평가한다. 서구식 찬반 토론의 토너먼트에서 생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회자가 토론의 내용을 평가하고 진행에 변화를 주는 것은 거의 월권에 가까울 만큼 엄청난 권한을 주는 것이다. 이것은 토의가 아닌 토론에서 그리고 일회성이 아닌 토너먼트 경쟁 형식에서 상상할 수 없는 행위로, 시청자에게 토론에 대한 이해를 왜곡시키고 수평적이어야 할 토론에서 위계적 질서를 정당화할 위험을 지닌다.

두 번째 방식은 사회자가 자의적으로 시간을 조정하면서 자신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토론팀한테 질문을 던지는 경우이다. 구체적으로, 사회자(허지웅)는 “사실 토론 시간이 진작에 끝났는데, 아 그냥 사회자 직권으로 듣고 싶어서 들었습니다.(시즌 7, 2화)”라고 말하며, 토론 시간을 늘려 특정 토론팀에게 추가 질문을 던진다. 또한, 토론자들의 토론 시간에 “사회자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라며 토론 중간에 끼어들어 양 팀에게 질문을 던진다(시즌 7의 4, 5, 6화).

셋째, 사회자가 토론팀에게 토론 전략을 제시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시즌 7, 5화 대안토론에서 1팀이 발표와 질문답변을 마친 후, 2팀이 발표할 차례가 되자, 사회자(허지웅)는 1팀에게 “2팀의 내용(해결방안)이 1팀과 비슷하므로 그 점을 물고 늘어지라”고 웃으며 말한다. 이때 화면에는 ‘<팔려가는 나귀>팀에게 악마의 유혹(?)을 제시하는 MC 허지웅’이라는 자막이 뜨며, 사회자를 공정하고 신중해야 할 존재로 취급하기보다는, 오락성을 높여주는 장난기 있는 사회자의 개성으로 보도록 만든다.

넷째, 사회자가 토론의 내용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사회자(허지웅)는 ‘혐오 표현의 자유, 인정해야 하는가’(시즌 7, 2화)에서 양 팀이 ‘혐오 표현’ 용어의 정의를 둘러싸고 공방을 반복하자 잠시 토론을 멈추게 하고 개입한다. “자,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두 팀이 다소 이 약자, 강자 프레임에 지금 약간 허우적댄다는 느낌이 좀 드네요.”라며 자신이 직접 혐오 표현의 용어를 정의한 뒤 그 정의에 따라 토론을 이어가도록 한다.

이처럼 프로그램은 토론을 중재하고, 방향을 전환하고, 토론 내용을 추가하는 권한을 사회자에게 부여함으로써, 토론자 및 토론에 대한 존중을 희생시키고 사회자의 권위를 더 높은 위계에 위치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이 과정에서 토론자들이 사회자의 말을 수용하지 않거나 저항하는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그것이 정당해서가 아니라, 승패가 놓인 경쟁을 통과해야 하는 토론팀들의 취약한 위치, 사회자에게 그러한 힘을 제공한 배후의 텔레비전 제도와 제작진이 지닌 암묵적인 권력, 그리고 위계에 순응을 당연하게 여기는 한국 문화의 규범이 함께 작동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심사위원들이 보여주는 위계적 태도와 행위이다. 물론 심사위원들은 각 분야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높은 사회적 인지도라는 상징적 자본까지 가져서 높은 권위를 지니며, 무엇보다도 토론을 평가해 승패를 결정짓는 공식 역할을 부여받은 점에서 높은 지위를 지닌다. 특히, 이들은 판정뿐만 아니라, 심사평을 통해 왜 어떤 팀이 우승하고 패하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기준을 제공하고, 토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암묵적인 관념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권위를 지닌다. 하지만 토론의 심사위원이라면, 대체로 양 팀의 합리적이고 비판적 근거와 논증, 그에 기반한 주장의 설득력, 공격 및 방어 능력을 아울러 판단해서 승패를 결정짓는 역할을 하는 것일 뿐, 무엇을 정답으로 또는 올바른 관점인 듯 제시할 수 없다. 하지만 <대학토론배틀>의 심사위원들은 종종 그렇게 발언하며 대학생 토론자들을 가르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예를 들어, 시즌 7, 5화 대안토론에서 ‘대한민국 갑질 문화를 뿌리 뽑을 방안’에 대한 한 팀의 ‘기본소득제로 해결하겠다’는 대안 발표와 질문답변 이후, 심사위원 평과 질문에서 한 심사위원(조승연)은 그 팀에게 질문과 자기 생각, 그리고 과제적 질문을 연이어 던진다. “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이렇게)...생각하거든요. (그럼) 그 프레임 안에서... (문제와 해결책을)... 딱 1분 동안 연결을 한번 해 봐주세요.”라고 주문한다. 해당 토론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이럭저럭 대답하는데, 이후 인터뷰에서 “아∼ 너무 당혹스러웠어요, (그) 심사위원이 이거 답 못하면 질 것처럼 말씀을 하셔가지고. 근데 질문은 못 알아들었고 우리만 못 알아들은 건가 싶고, 아, 망했나?”라며 그때 든 생각과 느낌을 전한다. 이처럼 심사위원의 평과 질문은 설사 잘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의 발로라 할지라도 토론자들에게 권위적이고 위계적으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시즌 7, 4화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효도계약서 작성, 필요하다 vs 필요하지 않다’에 대한 토론 심사평 역시 문제점을 보인다. 양 팀은 ‘최소한의 도리’란 주장과 ‘효도란 의무나 강요가 아니다’라는 논지를 전개하며, 계약서가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어떤 위치인지를 토론한다. 이에 토론 후 심사위원(강신주)은 “자식에게 소송을 걸고 싶지 않은 80대 부모가 50-60대 자녀와 효도계약서를 작성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그거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두 팀 다 이 효도라는 문제, 인간적 관계에 대해서 굉장히, 일단, 기본적으로 공감을 못하고 출발하고 있다라는 거”라고 지적한다. 이는 그 사안의 본질을 부모의 관점에서 봐야만 제대로 알 수 있고 거기에 토론의 정답이 놓여있다는 인상을 토론자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 전달한다. 실제 심사평 후 한 토론자가 “아, 좀 더 그쪽으로 프레임을 했어야 되는 건데, 그때 약간 철렁했죠.”라고 인터뷰하는 장면, 제작진이 “토론에서 우승한 팀이 왜 기쁜 표정이 아니냐”고 묻는 제작진에게 “부끄럽네요. 뭔가 좋긴 한데 민망하네요”라고 답변하는 장면을 내보낸다. 토론자들이 심사자의 의견을 바로 수용하고 도덕적 수치심까지 느끼는 이러한 모습은, 토론의 승패와 상관없이 심사위원이 제시한 관점과 어긋날 경우 토론을 잘못 수행했다는 인상을 주면서, 심사위원과 토론자 간 위계 관계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 토론이 대학생 토론이라는 점에서 토론자들이 자식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놀라운 것도 틀린 것도 아니며, 20대의 생각과 의견 그 자체로 경청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듯한 태도는 오히려 토론의 정신을 거스르는 것이며, 다원주의적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 권위주의적 문화의 속성이기도 하다.

<대학토론배틀>에서 위계적 문화는 사회자와 심사위원뿐만 아니라 멘토가 토론자들을 코칭하는 모습에도 드러난다. 프로그램에서 멘토들은 대부분 심사위원 역할도 수행하는데, 멘토로서 역할은 토론자들의 논리와 전략을 돕는 코치의 역할이다. 일반적으로 토론에서 코치는 교사나 동아리 선배 등이 수행하며, 오로지 토론 전후에만 개입하여 지도하는 데 비해, <대학토론배틀>은 토론 중간 작전타임에도 대학생 팀의 토론 방향이나 전략에 개입해 영향을 준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그 자체로 대학생 토론자들을 존중해야 할 자율적인 개인이 아니라, 가르치고 돌봐야 하는 존재로 대하는 것이다. 더구나, 멘토를 잘 따르면 좋은 결과를 얻고, 그렇지 못하면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실패하는 장면이 배치됨으로써 프로그램은 멘토들의 권위를 높이며, 더 높은 지식과 경력을 지닌 멘토의 의견을 따르는 것을 암묵적으로 규범화한다.

예를 들어, 스프링 에디션 시즌 1화에서 토론자가 발언 중 자신들의 멘토(서경덕)를 바라보는 장면이 제시되고, 이때 화면에는 멘토의 모습과 멘토의 사인을 대변하는 듯한 자막인 ‘용재야!’를 보여주고, 바로 이어 ‘지금인가요?’라는 자막과 함께 해당 토론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치 둘의 속마음 대화를 보여주는 화면으로 구성되고, 토론자가 다른 방향으로 논지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어서, 삽입 장면으로 직전 작전타임에 있었던, 멘토가 상대 팀의 허점과 승리전략을 말하고 팀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촬영분을 사건의 내막을 보여주듯 제시한다. 이로써, 그 팀이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토론을 주도하는 모습이 아니라, 멘토의 권위와 조언, 사인에 의존해 토론을 전개해 좋은 결과를 얻는 듯한 인상을 주며, 멘토와 멘티의 위계적 소통을 자연스럽게 여기게 만든다.

사실, 사회자, 심사위원, 멘토의 권위는 단지 그들의 역할이나 사회적 명성, 지식, 또는 전문성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에서 존대받는 연장자의 지위가 접합된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사회자(허지웅)와 일부 심사위원(강신주)이 무심코 툭툭 뱉는 반말에서 여과 없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공식적인 토론 자리임에도 대학생 중 28살로 성숙하고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는 남자 토론자에 대해 사회자가 “몇 살이야?”처럼 반말을 사용하고, 심사평을 하면서 특정 심사위원(강신주)은 종종 반말을 사용한다. 이는 사회자와 심사위원이 무의식적으로 토론자들을 배우는 학생으로, 또 자신보다 나이 어린 사람으로 여기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처럼 한국의 위계적인 의사소통 관행이 상호 존중의 윤리를 배우고 행동해야 할 토론에서 마지막 회까지 종종 반복되고 방영되었다는 것은 사회자나 심사위원의 개인적 스타일을 넘어서 한국 문화의 일면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기성세대인 사회자, 심사위원, 멘토들의 권위가 방송에서 여러 방식으로 구축됨에도 불구하고, 대학 청년들이 꼭 그러한 위계에 순응하는 것은 아니다. 스프링 에디션 1화에서 “통일 재원, 지금 당장 필요한가? 필요하다 vs 필요하지 않다” 논제를 두고, 반대팀은 이것이 ‘사실 토론’임에도 ‘가치 토론’으로 오해해서 규범적 당위성을 강조한다. 이에 담당 멘토(손수호)가 토론 1시간 전에 팀원들에게 지금 “필요성과 당위성을 지금 헷갈리시는 거 같아요”라며 논점을 짚어준다. 하지만, 멘토가 회의실을 떠난 후 반대팀은 “완전히 다 맞는 소리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바꾸기에도 이상하고 그냥 준비한 대로 우리꺼 해”라고 말하며 지적을 수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대로 진행하는 모습을 보인다.13)

더 인상적인 장면은 시즌 7, 2화의 ‘부모의 능력, 스펙이다 vs 아니다’ 토론에서 심사위원과 토론자 간 대화하는 모습이다. 찬성팀은 부모의 능력이 스펙이고 그것은 엄연한 ‘현실’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반대팀은 찬성팀이 현실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패배주의에 빠져있어’ 놀랍다고 응수한다. 이 발언은 부모의 능력이 취업에서 스펙이 되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꼴이 되어서, ‘스펙이 아니다’라고 주장해야 할 자신들의 논지에 자충수를 두는 셈이 된다. 이것이 바로 토론 논제가 ‘사실’ 문제를 다투는 것이지 ‘가치’ 문제를 다투는 것은 아니라고 앞서 손수호 멘토가 지적한 의미이다. 역시 심사평에서 심사위원(강신주)은 반대팀의 결정적인 패착은 결과적으로 상대팀의 주장에 동의한 반대팀의 발언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반대팀 토론자는 그 심사평에 대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다음과 같이 응수하면서 심사위원과 짧은 대화가 발생한다.

반대팀: 그래도 할 얘기 다 시원하게 해서... (괜찮다)
심사위원(강신주): 그러니까. 정치적 행위는 다 했으니까
반대팀: 저는 이게 정치적 행위라고 생각은 안 하거든요. (이때 ‘버럭’이라는 자막이 화면에 뜬다) 당연한 얘기죠.14)

여기서 심사위원이 말한 ‘정치적 행위’란 설사 반대팀 토론자가 상대편 주장에 동의한 꼴이 되어서 이 논쟁에서 패하더라도 자기 생각을 소신껏 대중들에게 피력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런데 반대팀 토론자는 ‘정치적 행위’라는 말의 뜻을 뭔가 ‘전략적 행위’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오해해서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고 부인한 듯 보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자막이다. ‘정치적 행위’라는 심사자 의견에 반대팀 토론자가 반대할 때 전혀 흥분된 톤으로 말하지 않았음에도, ‘버럭’이라는 자막을 통해서 마치 발끈해 말한 듯한 인상을 준다. 여기서 ‘버럭’이란 말은 어쩌면 실제 어조 때문이 아니라, 제작진이 토론자의 반대표명 자체를 심사위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태도로 느꼈기에 제시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는 심사위원 판단을 ‘존중’하는 것과 그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 다른 문제라는 점이 한국의 나이와 권위의 위계적 문화에서는 잘 구별되지 않고 동일한 것으로 취급되는 현상임을 드러내 보여준다. 용어적 해석의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방송에서 심사위원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학생 토론자의 모습은 방송이라는 제도적 권력과 심사위원의 권위에 주눅 들지 않는, 청년들의 탈 위계화된 문화와 수평적인 문화의 일면을 의미심장하게 드러낸다고 하겠다.


5. 결론과 논의

본 연구는 서구식 찬반 토론과 한국 의사소통 문화가 충돌하고 때론 타협하며 교섭되는 양상을 <대학토론배틀> TV 프로그램의 분석을 통해 고찰하였다. 연구 결과, 먼저 <대학토론배틀>이 서구식 찬반 토론 형식을 근간으로 활용하면서도 서구식 토론에서 찾기 어려운 자유토론, 연합토론, 대안토론 형식을 구성하는 것을 관찰하고, 문화적 차원에서 그 의미와 한계를 분석하였다. <대학토론배틀>은 자유토론을 특히 지배적 토론 형식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본 연구는 이를 서구식 토론의 주요한 한국적 변형으로 설명했다. 이는 촘촘한 형식으로 절차화된 서구 토론에서 발언과 질문의 의무적 수행과 상대방에 대한 일대일 심문 형식이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에서는 체면 손상을 야기할 수 있는데, 자유토론은 그러한 위험을 약화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적으로도 이러한 자유토론 방식이 토론 형식에 익숙하지 않거나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어려운 초보자의 심리적 부담을 낮춰줘 토론에 좀 더 쉽게 참여하여 배울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토론에서는 말 끼어들기가 쉽게 야기되어 체면 문화 속에서 또 다른 문화 규범과 연관된 심리적 부담을 낳는 모습 역시 본 분석에서 나타났다.

한편, 협력을 강조하는 연합토론 형식을 ‘개인들의 협력과 팀워크’라기보다는 ‘가족적 유대감’으로 비유하는 참가자들과 제작진의 모습을 통해서, 한국의 가족주의 가치와 문화가 여전히 지배적 규범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었다. 대안토론 형식은 서구식의 찬반 토론식의 치열한 대립적 토론 방식을 넘어설 수 있는 생산적 토론 방식을 방송에서 소개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둘째, <대학토론배틀>에서 논제에 대한 관점과 토론 태도에서 오늘날 젊은 세대의 대학생 토론자들이 서구식의 ‘자율적 개인’과 한국 문화에서 중시하는 ‘사회조화적 개인’ 모습을 모두 드러내고 있음을 분석했다. 하지만, <대학토론배틀>에 출연한 사회자, 심사위원, 멘토들이 일반 토론대회에서 볼 수 없는 상당한 권위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구성 및 제작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문화적 제도이자 기구로서 텔레비전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국의 수직적 위계 문화를 재생산하는 권력 효과를 행사함을 발견하게 한다. 하지만, 예전이라면 생각할 수 없었을, 위계적 문화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에서 한국에서 의사소통에서 탈 위계화 역시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장면이 편집되지 않고 재현되었다는 것은 재미라는 오락성을 추구하는 방송사의 이해가 역설적으로 재현의 공간을 마련했다는 함의 역시 찾아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국 사회의 의사소통 문화의 변화 차원에서, 그리고 한국 대학의 토론 교육의 방향과 텔레비전 문화효과 차원에서 몇 가지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의사소통에서 문화적 규범 및 가치와 관행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서구식 찬반 토론 교육을 넘어 문화적 관점에서 토론 교육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할 때, 새롭고 유익한 토론 형식이 구체적으로 개발될 수 있으며, 다양한 토론 방식의 활용 속에서 한국의 민주적 의사소통 문화의 형성과 발전이 가능해질 수 있다. 특히, 토론 형식에서는 대안토론 방식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조화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에서 찬반 대립은 관계나 체면 손상과 같은 심리적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찬반 경쟁과 승패식 토론이 오늘날의 경쟁 지상주의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육적으로 바람직한가라는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대안토론은 찬반 토론의 논리성과 비판성의 장점을 포함하면서도 더 창의적이고 협력적 태도를 길러줄 수 있다.

둘째, ‘자율적 개인’이 한국 대학 토론의 장에 더 많이 출현할 수 있도록 방송에서도 교육에서도 권위주의나 집단주의적 가치나 관행을 넘어서는 노력이 실행되어야 한다. 타인 또는 다른 조직과 함께 형성해 내야 하는 이상적인 팀워크를 ‘가족적’ 유대라는 범주에서 사고하고 또 그렇게 제시하는 방송 관행은 한국 청년이 공공적 시민성을 키워나갈 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조화적 개인’과 ‘자율적 개인’은 결코 양자 선택적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전통적으로 ‘사회조화적 개인’을 규범화 한 점을 고려할 때,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우리 청년들이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자율적 개인’을 응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토론 교육이 바로 그것을 장려하는 중요한 길이 될 수 있다.

셋째, 이러한 점들이 추구될 때, 한국의 의사소통 문화는 탈 위계화되고 더 민주적이고 수평적으로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지위, 지식, 재산, 연령 등에 기반한 위계적 의사소통의 모습과, 이에 벗어나는 청년 토론자들의 탈 위계적 모습 모두를 분석해 제시했다. 이 중에서 멘토의 조언을 따르지 않는 모습과 심사위원의 평에 항변하는 모습 등은 앞서 이론에서 논의한 개인화와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함께 탈 위계적이고 수평적인 사회 및 의사소통을 지향하는 세대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징후로 볼 수 있다. 더욱 의미 있는 지점은, <대학토론배틀>에서 우승을 통해 많은 상금과 해외 연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의 권위, 심사위원과 멘토 등의 권위에 무조건 순응하기보다 이에 저항하거나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모습이 보였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본 분석 결과에서 도출되는 텔레비전의 문화적 효과 차원에서의 함의를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오락 중심의 방송 채널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토론 프로그램을 8년에 걸쳐 다뤘다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시도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비단 토론 문화의 활성화를 넘어서, 한국 사회에서 중요하면서도 첨예한 사회적 이슈를 청년들과 대중들에게 알려주는 의제 설정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혐오 표현의 문제, 노키즈 존, 한국식 서열문화, 연예인 도덕성 비난 현상, 위안부 문제, 갑질 문화, 혼전 동거, 통일 재원 문제, 차별 문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실질적이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이 공론장으로서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은 그야말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사실에 기반하면서도 그것이 어떻게 가치와 정책의 문제로서 서로 다른 입장이 있을 수 있는지 경청하고 배우고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한계도 분명하다. 방송 제작진들이 그 자신이 속한 한국 문화에 대해 민감성과 성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여전히 출연진들의 역할을 위계 속에서 구축하고 정당화함으로써 기존의 보수적 질서를 유지하는 문화정치적 효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토론에서 심사위원, 멘토, 사회자가 자신의 역할을 권위적으로 행사하지 않도록 방송 제작진과 전문인 출연자들의 민감성과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도 민주적 토론에 대해 교육받을 필요가 있다. 이들은 토론자 간에는 존중을 외치면서, 의도하지 않게 문화적 관습대로 또는 가르침을 주려는 선의에만 의존해 형식과 내용에서 토론자를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가 문화에 대한 성찰성, 토론 교육에 대한 문화적 이해, 텔레비전의 문화정치적 효과에 대한 이해를 심화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 하지만, 본 연구는 텍스트 분석에 의존했다는 점에서, 실제 대학생들이 한국 문화 속에서 어떻게 토론을 느끼고 생각하며 경험했는지는 살펴볼 수 없는 한계를 지닌다. 이를 살펴보는 후속 연구가 나와 더 풍부한 논의가 펼쳐지길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충남대학교 학술연구비에 의해 지원되었음.

Notes

1) 이러한 점에서 본 논문에서 디베이트로서 토론을 가리킬 때는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주로 ‘찬반 토론’, ‘서구식 토론’, 또는 ‘영어권 토론 형식’으로 표현할 것이다.
2) 그 대표적인 예로, 대학 교수법을 위한 워크숍 등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시청되는 KBS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2013)과 EBS 다큐멘터리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2014)를 들 수 있다.
3) 교차 심문은 ‘교차조사토론(CEDA)’ 형식에서는 ‘cross-examination’으로, ‘퍼블릭포럼 토론’ 형식에서는 ‘cross fire’로 불린다.
4) 윤치호와 서재필은 ‘연설’이라는 용어로 토론의 의미를 포괄해 사용했다(이정옥, 2015, 178쪽 참조).
5)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많이 활용하는 토론 교재(강태완 외, 2001; 이상철 외, 2006)에는 퍼블릭포럼 형식이 소개되어 있지 않다.
6) 2011년 한국정책방송(KTV)이 대학생 패널의 찬반 토론으로 <캠퍼스 토론-청년, 통하라!> 프로그램을 10개월간 방영한 바 있는데, 이는 토론 장면을 그대로 방송한 것으로 예능적 구성 및 속성이 없다.
7) 현재, OTT 플랫폼 <티빙>에서 시즌 4, 6, 7과 스프링 에디션을 볼 수 있다. 스프링 에디션은 이전 시즌 6에서 강력했던 팀들이 재출연해 경합하는 2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8) 서구식 찬반 토론에는 ‘자유토론’이라는 용어가 없다.
9) 토론 교과목을 가르치는 연구자 관점에서 볼 때, <대학토론배틀>은 토론 전문가로부터의 자문 없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구식 토론에서 기본으로 취급하는 용어나 형식 등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토론에서 1:1 토론 또는 2:2 토론은 팀 구성원의 수를 말하는 것인데 프로그램에서는 2:2 토론을 팀을 단위로 1:1 토론이라고 표현한다. 토론 절차 및 시간 등의 규정 역시 시즌 7에 가서야 시청자에게 명시적으로 제시된다.
10) 서구식 표준 토론에서 자유토론을 구성 요소로 포함하고 있는 토론은 퍼블릭포럼 형식이 유일하다. 그나마도 입론, 요약, 교차조사, 최종변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자유토론과 같은 전원 동시 참여방식은 ‘전체 교차조사(grand cross-fire)’에서 단 1회로 통상 3분 정도에 그친다.
11) 앞서 논의한 미국의 네 개의 토론 형식은 구성원 대부분이 일대일의 교차조사에서 질문자와 답변자의 역할 각각 수행하게 되어있다.
12) 한국에서 이러한 대안토론 토너먼트는 며칠 동안 합숙하며 토론을 통해 방안을 찾기 때문에 ‘토론 마라톤’ 또는 ‘해결하다(solve)’와 ‘마라톤(marathon)’을 합쳐 ‘솔버톤(solvathon)’으로 불린다. 기업의 현안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해 아이디어를 발전하고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목표로, 2022년 KB 금융기업이 주최하고 디베이트코리아가 주관한 국내 최초의 솔버톤 대회가 개최됐다.
13) 이 팀이 결국 토론에서 졌으며, 이에 아쉬워하는 멘토의 모습을 방영함으로써 프로그램은 멘토의 올바른 조언을 따르지 않은 토론팀의 결과가 부정적이었음을 시청자가 느끼게 하는 구성을 한다.
14) 여기서 반대팀이 심사위원의 ‘정치적’이라는 말을 오해한 듯 보이지만, 본 분석의 해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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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대학토론배틀>의 방송 정보

프로그램명 tvN <대학토론배틀>
장르 시사/교양
회차 토론 논제 팀토론 형식/순서 포맷 구성


7
2화
(17.02.06)
(56분)
① 배우 지망생 대학 진학, 찬성/반대
② 길고양이 밥 계속 준다, 찬성/반대
의뢰자 사연
1:1 토론
(입론-상호토론)
인터뷰, 사적 담화, 무대 뒷모습, 과거 영상, 심사평
① 부모의 능력, 스펙이다/아니다
② 혐오 표현의 자유, 인정해야한다/안된다
③ 노키즈 존 운영, 찬성/반대
④ 한국식 서열문화, 필요하다/아니다
32강 1:1 토론
(입론-상호토론)
3화
(17.02.13)
(56분)
육체가 정신 지배/정신이 육체 지배 아바타 1:1 토론
(상호토론-최종발언)
연예인 소개, 전문가멘토링, 합숙토론준비, 인터뷰, 사적담화, 토론 작전타임, VJ 영상, 심사평
① 20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세대, 찬성/반대
② 부산 지하철 여성 배려칸 확대, 찬성/반대
16강 4:4 연합토론
(1라운드 입론-상호토론-
작전타임&팀원교체-
2라운드 상호토론)
4화
(17.02.20)
(57분)
김창옥 스피치 전문가 멘토링 전문가멘토링, 무대 뒷모습, 과거영상, 인터뷰, 심사평, 사적 담화
① 연예인 도덕성 논란, 대중 비난 정당하다/아니다
② 청년구직자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아니다
③ 효도계약서 작성, 필요하다/아니다
④ 필리핀 대통령의 마약범죄자 처단, 정당하다/아니다
8강 1:1 토론
(입론-상호토론)
5화
(17.02.27)
(57분)
①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위한 현실적 대안
② 대한민국 갑질 문화를 뿌리뽑을 방안
4강 1:3 대안토론
(입론-상호토론)
인터뷰, 토론준비영상, 사적 담화
6화
(17.03.06)
(54분)
혼전동거, 찬성 VS 반대 결승 1:1 토론
(입론-상호토론)
인터뷰, 사적담화, 토론준비영상, 심사평
차기 대선 후보 검증에 대한 전권이 주어진다면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검증할 것인가 결승 1:1 대안토론
(입론-상호토론)





1화
(17.05.25)
(52분)
① 픽미 스피치: 통일 무관심 해결방안, DMZ 활용방안, 남북 문화 극복방안
② 세일즈 스피치: 통일후 대박 아이템 판매
6강 스피치 인터뷰, 사적담화, 토론준비영상, 심사평
① 통일 이후 북한대학생 취업가산점, 필요하다/필요 없다
② 통일재원 마련, 지금 필요하다/아니다
③ 통일 이후 징병제 유지해야 한다/아니다
6강 1:1 토론
(입론-전후반 상호토론-
작전타임-최종발언)
2화
(17.06.01)
(52분)
① 서브미션 멘토 스피치
② 통일, 찬성/반대
※ 평가: 심사위원, 대학생 평가단(결승전 동일)
준결승 2:2 토론
(입론-전후반 상호토론-
작전타임-최종발언)
인터뷰, 사적담화, 토론준비영상, 심사평
적절한 통일 시기? 10년 이후/30년 이후 결승 1:1 팀토론
(준결승 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