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희망직업 부재에 대한 유형화: 계층 - 젠더의 교차성을 중심으로
초록
본 연구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의 ‘희망 직업 없음’ 현상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연구의 목적은 세 가지다. 첫째, 부르디외의 이론적 틀을 활용하여 희망직업 부재를 유형화한다. 둘째,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희망직업 부재의 유형 차이를 분석한다. 셋째, 계층과 젠더의 교차성이 희망직업 부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연구 결과, 희망직업 부재는 ‘자본 부족’과 ‘가치 충돌’으로 구분될 수 있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본 부족’으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확률이 낮았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본 부족’을 경험할 확률은 낮고 ‘가치 충돌’을 경험할 확률은 높았다. 특히 상층 여성의 경우, 같은 계층의 남성에 비해 ‘가치 충돌’을 경험할 확률이 더 높았는데, 이는 여성에게 기대되는 성역할과 계급 재생산 욕구 사이의 갈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연구는 희망직업 부재 현상을 단순한 결핍으로 해석하지 않으면서 계층-젠더의 교차적 맥락에서 이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analyze the increasing phenomenon of uncertainty in occupational aspiration among adolescents from a sociological perspective. The study had three objectives: First, to categorize the uncertainty in occupational aspiration using Bourdieu’s theoretical frame. Second, to analyze the qualitative differences in the uncertainty in occupational aspiration according to socioeconomic status. Third, to explore the impact of the intersectionality of class and gender on the uncertainty in occupational aspiration. The uncertainty in occupational aspiration could be classified into two subtypes: ‘lack of capital’ and ‘value conflict’. The higher the socioeconomic status, the lower the probability of experiencing uncertainty in occupational aspiration due to the ‘lack of capital’. Moreover, compared to males, females were less likely to experience a ‘lack of capital’ but more likely to experience a ‘value conflict’. Notably, upper-class females were more likely to experience ‘value conflict’ compared to males of the same class, which can be interpreted as reflecting the conflict between the expected gender roles for women and the desire for class reproduction. This study is significant in that it attempts to understand the phenomenon of uncertainty in occupational aspiration not as a simple deficiency, but in the intersectional context of class and gender.
Keywords:
Uncertainty in occupational Aspiration, Bourdieu, Lack of capital, Value conflict, Class, Gender, Intersectionality키워드:
희망직업 부재, 부르디외, 자본 부족, 가치 충돌, 계층, 젠더, 교차성1. 서 론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교육부가 발표한 「진로교육현황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중 희망직업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5.5%에 달했으며, 그 비율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희망직업, 이른바 ‘꿈’이 자기실현적 예언으로서 낙관적인 미래를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청소년의 희망직업 부재는 단순한 직업 선택의 어려움을 넘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적 비전의 부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관찰되는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불안정 노동의 확산은 청년의 낙관적 미래 인식을 불가능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 세계화와 기술의 진보가 맞물리면서 노동시장의 고용 관행은 변화하고,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력의 유연화 및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채택한다. 이에 따라 20세기 산업사회의 주축이 된 “표준화된 완전고용체계”는 쇠퇴했으며, “유연화 및 다원화된 ‘저고용’ 체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Beck, 1992). 이러한 노동 체제의 전환기에 학교-노동시장 이행을 경험하는 청년들은 지위의 불안정성(insecurity)뿐 아니라 미래의 불확실성(uncertainty)까지 함께 경험하게 된다(Silva, 2013).
노동시장 구조 변동을 통해 개인의 불확실한 미래를 설명하는 관점은 생애과정을 둘러싼 거시적 맥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그럼에도 개인의 직업 선택 기제를 세밀하게 포착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또한, 결정적으로 이러한 접근은 희망직업 부재 현상을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이라는 단일한 원인으로 환원시키는 경향이 있어, 하나의 현상을 둘러싼 개인 간 대응 방식 차이를 설명하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불안정한 노동시장 하에서도 어떤 청소년은 희망직업을 가지지만, 다른 청소년은 그러지 못한다. 이러한 차이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인가?
사회이동에 관한 연구는 ‘직업포부’1)를 통해 발생하는 불평등의 세대 간 전이를 분석하는 데 오랫동안 힘을 쏟았다(김수정, 차영화, 최샛별, 2020; 유백산, 신수영, 2012; Kerckhoff, 1976; School & Parsons, 2002; Sewell, Haller, & Portes, 2018). 부모의 계급이 자녀의 직업포부를 결정한다는 사실은 이제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희망직업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혹은 희망직업의 존재를 당연하게 가정했기 때문에, 희망직업이 없는 청소년은 오랫동안 사회학 연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최근 ‘희망직업 없음’을 보고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사회학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이론 틀을 적용할 수 없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2)
희망직업의 존재를 암묵적으로 전제했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희망직업 부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그에 대한 사회적 함의를 분석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Scott(2018)이 지적한 바와 같이, 사회과학 방법론은 주로 ‘있는 것’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현상의 부재나 공백을 포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없음’(nothingness) 역시 하나의 사회적 구성물이며, 그 자체로 사회학적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존재론적 범주다. 또한, ‘없음’에 주목함으로써 연구의 장 안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가정들을 재검토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가정의 이면에 존재하는 사회적 실재를 가시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중요한 것은, ‘없음’이 단순히 결핍이나 부족의 문제로만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부 연구는 희망직업의 부재(uncertainty in occupational aspiration)를 구조적 방황(structured aimlessness)으로 해석하기도 한다(Sikora, 2018; Staff, Harris, Sabates, & Briddell, 2010; Sabates, Gutman, & Schoon, 2017). 특히, 희망직업 부재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집단에게서 빈번하게 관찰되며, 이들의 실제 노동시장 성과 역시 좋지 않다는 결과가 위 주장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결과를 통해 원인을 설명하려는 사후적 해석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으며, 희망직업 부재를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간주하는 과도한 일반화로 이어진다.
본 연구는 희망직업의 부재가 하나의 원인이나 특성으로 일반화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서는 희망직업 형성 과정을 개인의 맥락 속에서 다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희망직업은 단순히 노동시장의 구조나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위치와 그를 통해 구성된 궤적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요소들이 단순히 병렬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강화하거나 상쇄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Walkerdine, Lucey, & Melody, 2012). 예를 들어, 상층 가정의 여성 청소년의 경우, 그의 계층적 배경은 높은 지위의 직업을 추구하도록 이끌 수 있지만, 동시에 성별에 따른 사회적 기대와 성별화된 직업 구조는 이러한 포부를 제한할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은 다양한 사회적 위치성(positionality)을 동시에 가지며, 이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속에서 자신의 희망직업을 형성하거나, 때로는 형성하지 못하기도 한다(Gottfredson, 2002).
따라서 희망직업의 부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복합적인 사회적 조건들이 개인의 생애과정 속에서 어떻게 교차하고 충돌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희망직업 부재 현상을 단일한 원인이나 결과로 환원하지 않고, 그 다양성과 복잡성을 충실히 포착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는 부르디외의 이론을 바탕으로, 청소년의 희망직업 형성의 메커니즘을 살펴볼 것이며, 주로 계층과 젠더의 교차성에 주목하며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계층과 젠더는 개인의 생애 전반에 놓인 기회구조를 좌우하며, 동시에 직업 세계를 구획하는 주요한 축이기 때문이다(Crompton, 2006; Gottfredson, 2002; McCall, 2001).
따라서, 연구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희망직업의 부재를 사유에 따라 유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르디외의 이론을 활용하여 희망직업 부재를 개념화한 후, 경험자료를 활용하여 희망직업 부재의 유형화를 시도할 것이다.
둘째,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집단에게서 희망직업 부재가 특히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 덧붙여, 이들이 속한 부재 유형이 무엇인지 밝혀낼 것이다. 이를 통해 희망직업 부재의 질적 차이를 규명하면서, 그 메커니즘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계층과 젠더에 따라 희망직업 부재의 하위유형에 속할 확률이 달라짐을 밝힐 것이다. 이는 희망직업의 부재를 하나의 특징으로 일반화했던 단편적인 이해에서 벗어나, 그를 둘러싼 맥락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상층 여성의 경우 계급적 지위와 성역할 사이의 갈등이 희망직업 부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2.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검토
1) ‘전략’으로서의 희망직업
직업은 학력의 결과이자 소득의 원인이며, 개인의 사회적 위치와 생활세계를 집약적으로 나타내는 계급 범주다(Blau & Duncan, 1967; Grusky & Sorensen, 1998). 따라서, 청소년이 특정 직업을 희망하는 것은 그 직업이 점한 계층구조 상의 위치를 열망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직업 집단이 공유하는 생활양식과 생애 경로를 열망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직업을 희망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적성과 흥미, 즉 취향의 문제로 해석되기보단 계급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또한, 사회이동에 관한 연구는 자녀의 직업포부가 부모의 계급으로부터 상당히 강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입증해왔다(김수정 외, 2020; 유백산, 신수영, 2012; Kerckhoff, 1976; School & Parsons, 2002; Sewell et al., 2018). 계급에 따른 ‘꿈’의 격차는 문화자본의 불평등한 분배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의 희망직업이 단순히 계급에 따라 다르게 분배될 뿐 아니라, 행위자 스스로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인식하면서 계급 목표를 조정하거나 타협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김경희, 박주혜, 2013; 김수정 외, 2020; Breen & Goldthorpe, 1997; Gottfredson, 2002).
따라서 부르디외의 이론적 맥락에서 보자면, 특정 직업을 희망하는 것은 불평등한 자본 분배의 결과로 해석되기보다는 행위자의 계급적 전략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때 전략이란 “특정한 규칙과 내기물에 의해 구조화된 장 안에서 행위자가 자신의 자본으로부터 최대한의 이윤을 끌어내기 위해 채택하는 행동 양식”을 뜻한다(Wacquant & Bourdieu, 1992/2015, 523쪽). 전략은 목적 지향적이긴 하나, 고도로 계산되거나 철저하게 의도된 계획(plan)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계획보다는 습관에 가까우며, 축적된 자본을 활용하여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즉 “사회공간상의 위치를 보존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동원”되는 총체적 실천으로 볼 수 있다(Bourdieu, 1979/2006, 254쪽).
위 정의에 따르면, 구조화된 장 안에서 행위자가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인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나는 자본(capital)이고, 다른 하나는 내기물(stakes)3)이다. 희망직업을 전략이라 가정한다면, 희망직업의 부재는 곧 전략의 부재라 볼 수 있으며 그 원인도 역시 두 가지 선행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행위자는 그로부터 최대 이윤을 창출해 낼 동기/수단/방법이 부족하여 전략을 수립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문화자본이 부족하여 ‘게임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Bathmaker, Ingram, & Waller, 2013), 경제자본이 부족하여 적성이나 흥미를 계발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Lareau, 2018), 사회자본이 부족하여 직업 경로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획득하지 못하는 것 모두 이에 해당한다(McDonald & Day, 2010).
또한, 내기물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도 행위자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자본의 격차로 인한 불평등은 여러 연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밝혀졌지만, 이러한 접근은 주로 계층적 관점에 치중되어 있어 젠더 차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특히, 여성의 경우 성별화된 사회 구조로 인해 질적으로 다른 형태의 제약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특히 여성에게 강하게 요구되는 성역할은 여성 청소년의 희망직업 형성에도 영향을 준다. 이때 내면화된 성역할과 계급적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내기물이 분명하게 인식되지 않을 때, 희망직업을 설정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2) 자본의 격차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
자본의 격차는 직업포부의 차별적 형성과 그로 인한 불평등의 세대 간 재생산을 설명할 수 있는 주된 기제였다. 대표적으로, 위스콘신 모델은 계층 간 사회자본(네트워크)의 차이가 직업포부의 차별적 형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려낸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청소년은 의미 있는 타인(significant others)과의 관계를 통해 위신이 높은 직업에 대한 성취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심경섭, 설동훈, 2010; Sewell et al., 2018; Sewell & Hauser, 1972).
근린 효과(neighborhood effects)를 분석한 연구 역시 사회자본에 따른 직업포부의 격차를 증명한다. 하층민이 주로 모여 사는 지역의 청소년들은 역할 모델이 되어줄 수 있는 어른과의 교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는 준거집단도 하층 중심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상층에 비해 낮은 수준의 포부를 형성하게 된다(Mijs & Nieuwenhuis, 2022; Stewart, Stewart, & Simons, 2007).
계층에 따른 사회자본의 차이는 실질적인 정보 격차로 이어진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교육 및 직업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에 훨씬 유리했다(김창환, 신희연, 2020; 문정주, 최율, 2019; Bathmaker et al., 2013). 최근의 연구는 단순히 직업포부가 어떻게 가족 배경에 영향을 받는가에 관한 분석을 넘어, 교육포부(educational aspiration)와의 호응 정도, 부모와의 관계성까지 포괄하면서 행위자의 미래 인식이 실제 성취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려낸다(Ahearn, 2021). 이들의 연구에서는 부모의 지위가 높을수록 자녀는 위신이 높은 직업을 희망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실현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한다.
또한, 부모의 양육 방식을 통해 체화되거나 획득되는 문화자본의 차이도 직업포부 설정에 영향을 준다. Lareau(2018)의 연구에 의하면, 중산층과 하층 가정의 부모는 의사소통 방식, 교육 관여 정도, 정서적 지지 등 여러 부문에서 차이를 보였다. 먼저, 중산층 부모는 토론이나 협상과 같은 합리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사용한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민주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체득한 아이는 가정 밖에서도 타인과의 적극적인 교류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자녀는 자아효능감을 키울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심리적 자원은 성적이나 학력 등 제도화된 문화자본을 획득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Mortimer, Zhang, Wu, Hussemann, & Johnson, 2017).
그러나 하층 가정의 부모는 자녀에게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의 언어를 주로 사용한다. 수동적 의사소통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는 학교에서도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타인의 도움을 구하는 것에 미숙하다. 특히 교사는 청소년의 직업포부 형성에 영향을 주는 “의미 있는 타인(significant others)”의 역할을 하는데, 교사와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직업포부 역시 낮게 나타난다는 결과가 존재한다(유백산, 신수영, 2012).
계층의 차이는 교육 투자에서도 발견된다. 중산층 부모는 자녀가 재능을 찾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중산층 자녀는 스포츠나 음악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하며 적성과 흥미를 탐색한다. 반면, 하층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자기 능력을 계발하길 희망한다. 이른바 ‘자연적 성장’을 기대하는 하층 부모는 종종 자녀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기 때문에 자녀는 배우고 싶은 것이 생겨도 부모에게 선뜻 요청할 수 없다.
세대 간 이동에 관한 연구는 부모의 계급이 청소년의 불평등한 미래로 이어지는 과정을 여러 차원에서 설명해왔다. 만약 사회, 문화, 경제자본의 격차로 인해 청소년의 직업포부가 불평등하게 형성되는 것이라면, 이를 확대하여 비슷한 맥락으로 청소년의 희망직업 부재를 설명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선, 사회자본이 부족하여 본보기가 될 만한 성인과 교류하지 못하거나 직업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지 않을 때, 청소년은 희망직업 설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교육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여 자아 탐구 및 적성 계발의 기회를 충분히 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희망직업의 부재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가설을 도출할 수 있다.
- ∙ 가설 1: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본 부족’으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확률이 낮을 것이다.
3) 성역할과 계급 상승 욕구의 충돌
여성의 학력과 경제활동참가율이 모두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성별 직종 분리는 여전히 견고하다. 성별화된 직업 구조는 청소년의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치며, 그 구조를 재생산한다(Cech, 2013; Correll, 2001; Gottfredson, 2002). 그 가운데 청소년들은 성장 과정에서 ‘적절한’ 성역할을 내면화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를 발견한다. 성역할에 따른 사회화는 청소년의 진로 선택에 영향을 주며, 특정 직업에 대한 선호, 적성, 그리고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결정하기도 한다. 성역할에 따른 직업 선택 기제를 설명한 Gottfredson(1981; 2002)의 제한-타협 이론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자신이 내면화한 성역할에 부합하지 않는 직업을 선택지에서 먼저 제외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여학생은 돌봄, 교육, 서비스 분야의 직업을, 남학생은 기술, 공학 분야의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성별에 따른 사회화는 단순히 특정 분야에 대한 선호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별에 따른 희망직업 차이를 분석한 선행연구는 두 가지 결과를 일관되게 보고한다. 우선,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진로 계획 혹은 희망직업이 있다고 응답할 확률이 더 높다(차정은, 김아영, 이은경, 김봉환, 2007; Gutman & Schoon, 2012). 이러한 현상은 여성의 교육 참여 확대 혹은 학업성취도 향상의 결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더 높은 직업포부 수준을 형성4)한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공윤정, 2011; 신수영, 김경근, 2012; 유홍준, 김기헌, 신인철, 오병돈, 2013).
여학생의 희망직업 보유 비율이 남학생보다 더 높음에도 지위 수준이 더 낮은 이유는 노동시장에 존재하는 위계적인 성별 직종 분리에서 찾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봤을 때, 위신이 높은 직업은 대체로 남성 위주였으며, 여성 위주의 직업은 그 반대였다(Blau, Brummund, & Liu, 2013; Charles & Grusky, 2004; Ridgeway, 2011). 남성 위주 고위직으로 진출하는 여성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직업 내 성역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여성 위주 직업에 진출하는 남성의 수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사실은 성역할로부터의 해방이 한쪽으로 기울어진(uneven)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비판의 근거가 된다(England, 2010).
남성 중심적 직업은 그 경계가 흐릿해지는 반면, 여성 중심적 직업은 여전히 그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표 1>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학생은 2007년부터 2022년까지 특정 직업에 대한 선호가 꾸준하게 유지되는 반면, 남학생은 연도마다 그 선호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게다가 특정 직업으로의 쏠림 현상 역시 여학생에게서 더 크게 나타난다. 최근 들어 그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나, 대략 여학생 5명 중 1명은 교사나 간호사를 희망한다. 이처럼 여성에게 더욱 강하게 내면화되는 성역할은 여학생의 높은 희망직업 보유 비율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 중심적 직업이 계층구조에서 주로 중층-하층에 분포해 있다는 사실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평균적인 직업포부 수준이 더 낮은 이유를 설명해준다(허은, 2013). 특히, 위계적인 성별 직종 분리는 상층 여성의 계급적 욕구와 성역할 간의 긴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일례로, 김정숙(2007)의 연구에는 ‘스튜어디스’가 되길 희망하는 여자 대학생과 그를 반대하는 부모님 간의 갈등 상황이 등장한다. 객실 승무원은 서비스직이면서 동시에 유연한 근무 형태, 상대적으로 높은 월급, 안정적인 고용 조건 등으로 ‘여성이 하기 좋은’ 직업이라 인식되지만, 상층 부모의 계급적 욕구를 실현하기엔 부족한 직업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층 여성들은 자신의 계급적 지위를 유지 및 재생산하면서 성역할에 어긋나지 않는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중적 압력에 직면한다. 이에 따라 지위가 높지만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적이었던 직종과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를 가진 여성 중심적 직종 사이에서 자신이 추구해야 하는 내기물(직업)을 인식함과 동시에 전략(희망직업)을 설정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여성에게 더욱 강하게 요구되는 일-가정 양립도 희망직업 설정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Blair-Loy(2003)의 연구에 따르면, 전문직 여성들은 종종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경험한다. 이는 단순한 시간 배분의 문제를 넘어, 정체성과 가치관의 충돌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 사회의 맥락에서 이러한 갈등은 더욱 첨예하게 나타난다. 최근의 저출산 현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한 가족주의 문화와 여성에게 편중된 돌봄 책임은 여성들의 직업 선택과 경력 유지에 큰 제약으로 작용하며, 여성 내부의 이질성을 심화시킨다(김영미, 권현지, 2024). 이에 따라 일부 여성 청소년들은 미래의 일-가정 양립 부담을 예상하며, 애초에 높은 헌신을 요구하는 전문직이나 관리직을 희망직업에서 배제하는 ‘자기 선별(self-selection)’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Correll, 2001; Fernandez & Friedrich, 2011; Gottfredson, 2002).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계층과 성별은 희망직업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핵심 범주이며, 각 범주는 고유한 논리를 통해 희망직업 형성의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하지만 개인의 희망직업은 단순히 성별이나 계층 어느 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형성된다(Crenshaw, 1989; Gottfredson, 2002). 특히 동일한 성별이라 하더라도 직업에 대한 선호나 계급 전략에 따른 직업 선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이유다. 이러한 맥락에서 상층 여성들은 직업 선택에서 독특한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계급적 배경과 교육적 성취가 높은 사회적 지위의 직업을 추구하도록 이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존재하는 성별화된 직업 구조와 사회적 기대가 충돌하며 내기물 획득을 위한 전략 수립, 즉 희망직업의 형성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가설이 도출될 수 있다.
- ∙ 가설 2: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여성은 내기물의 모호함, 즉 ‘가치 충돌’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3. 연구 방법
1) 분석자료 및 대상
본 연구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수집하는 한국교육고용패널Ⅱ(Korea Employment Education PanelⅡ) 1차 조사를 활용한다. 한국교육고용패널 자료는 청소년의 교육 경험과 진학·진로 및 노동시장으로의 이행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한국교육고용패널Ⅱ(KEEPⅡ)는 2016년을 기점으로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10,558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시행되었다. 학생, 학부모, 담임교사, 학교 행정가 등 다양한 인물을 통해 학생의 가정 및 학교생활에 관한 정보를 상세하게 수집하였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청년패널(Youth Panel) 역시 조사 대상과 목적이 한국교육고용패널과 유사하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청년패널은 본 연구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먼저, 청년패널은 가구 단위의 조사를 시행하지 않는다. 가구소득 및 부모의 직업, 학력 등 사회경제적 지위에 관한 정보를 응답자 개인을 통해 수집하기 때문에 타당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청년패널은 조사대상자가 향후 희망직업이나 진로 계획이 없다고 답했을 때, 그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문하지 않는다. 본 연구의 목적은 미결정 사유 문항을 활용하여 희망직업이 부재한 집단 내 유형화를 시도하는 것이기에, 청년패널보다 한국교육고용패널이 더 적합한 자료라 판단하였다.
2) 변수 구성
본 연구는 희망직업의 결정 여부와 미결정 이유를 모두 고려한다. 먼저, 결정 여부는 이분형 문항(Y16S11001)을 통해 측정되었다. 이 문항에서 ‘아니오’라고 응답했을 때만 그 이유를 추가로 설문한다. 미래의 직업을 결정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문항(Y16S11006)은 8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하는 방식이며, 복수 응답은 허용되지 않는다.
조사대상자가 응답한 미결정 사유는 두 가지로 유형화될 수 있다. 우선, ‘나의 적성과 흥미를 몰라서’, ‘직업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어서’, ‘관심이 없어서’에 응답한 경우는 ‘자본 부족’으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로 볼 수 있다. 해당 유형은 자신의 희망직업에 대한 ‘선택지’를 구성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Gottfredson, 2002). 이는 자기 이해에 필요한 문화자본의 부족을 나타낼 뿐 아니라, 사회자본을 통해 습득되는 직업적 인식 역시 부족한 것이라 보았다.
또한, “부모님(중요한 사람)과 의견 차이가 커서”,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선택하기 힘들어서”, “좋아하는 것은 있지만 잘할 자신이 없어서”는 ‘가치 충돌’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로 유형화하였다. 이 유형은 자신의 선호나 직업에 대한 지식을 통해 몇 개의 선택지는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직업을 특정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보았다(Gottfredson, 2002). 이는 각각 다른 장에서 비롯되는 내기물의 상충, 혹은 여러 내기물들 간의 우선순위 불명확, 그리고 내기물 획득에 대한 불확실성을 의미한다고 보았으며, 이에 따라 ‘가치 충돌’이라 유형화하였다.
각 설문 문항과 그에 따른 유형화, 그리고 응답 비율은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직업을 갖지 않을 것이므로”와 “기타” 항목은 내용이 불분명하고, 관측치가 매우 적어 따로 유형화하지 않고 결측치로 처리하였다.
본 연구의 핵심적인 독립변수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SES)와 성별이다. 우선,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변수를 구성하기 위해 부모의 평균 교육연수와 가구의 로그 월평균 소득을 활용하였다. 이때 부모 모두의 학력 혹은 월평균 가구소득이 결측인 경우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두 변수를 각각 표준화한 후, 주성분분석을 통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나타낼 수 있는 하나의 잠재변수를 도출하였다. 이처럼 도출된 SES 변수는 평균이 0이고, 표준편차는 1이며, 값이 클수록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음을 뜻한다. 또한 성별 변수는 남성 혹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남성을 기준범주로 설정하여 모형에 투입하였다.
통제변수는 지역 규모와 고등학교 계열이다. 우선, 지역 규모는 현재 거주지역(W16H06084)과 고등학교 소재지(LOCATION)를 활용하여 구성했다. 특별시, 광역시, 시, 읍면으로 총 4개의 범주로 구성된 현재 거주지역 변수를 토대로 하되, 고등학교 소재지가 ‘경기도’이며 현재 거주지역이 ‘시’라고 응답한 경우는 ‘특별시’와 합친 후 ‘수도권’으로 분류했다.
또한 고등학교 계열은 일반고와 자율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한 고등학교 계열(Y16S01002) 변수를 토대로 구성하였다. 이 변수는 문과, 이과, 예체능, 직업과정의 범주로 이루어져 있다. 특성화고 및 특목고 재학생의 경우, 재학 중인 고등학교 유형(Y16S01001)에 따라 외국어(국제)고는 문과, 과학고는 이과, 체육고와 예술고는 예체능,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는 직업과정으로 분류하였다.
학업성취도 및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 관련 변수나 자아존중감, 우울, 불안 등 심리적 변수는 통제하지 않았다. 사회경제적 지위는 청소년의 학업성취도 및 자아 발달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그로 인해 희망직업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Lareau, 2018). 독립변수(계층 및 젠더)가 종속변수(희망직업 부재 유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할 때, 매개변수로 추정되는 요인을 통제한다면, 독립변수의 영향력이 과소평가 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지역 규모 역시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의 매개변수로 작동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근린 효과에 관한 연구가 그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교육 및 산업 인프라가 특정 지역, 주로 수도권에 쏠려있는 한국사회의 특성상, 최소한의 지역 관련 변수를 통제함으로써 계층에 따른 네트워크의 차이와 거주지역의 규모로 인해 발생하는 직업 세계 인식의 차이를 구분하고자 했다.
3) 분석 방법
희망직업 미결정 유형을 종속변수로 설정한 뒤,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이용하여 독립변수와의 관계를 분석한다. 이때 분석을 위해 활용한 통계 패키지는 STATA 18.0이다.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은 종속변수가 명목형이면서 하위 범주의 개수가 2개일 때 사용하는 분석 방법이며, 하위 범주의 개수가 3개 이상일 때는 다항 로짓분석을 실시한다. 이때 종속변수의 범주 중 하나를 기준범주로 설정한 후, 기준범주와 비교했을 때 특정 범주에 속할 가능성을 추정한다. 이때 회귀계수의 추정은 최대우도법(maximum likelihood estimation)을 통해 이루어진다.
범주 간의 평균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chi-square 검정이나 ANOVA 검정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위 분석기법은 통제변수를 투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통제변수를 투입하지 못한다면, 변수 간의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것 또한 어렵다. 또한 chi-square 검정이나 ANOVA 검정을 시행한다면, 범주 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하나의 범주가 다른 범주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자세히 확인할 수 없다. 반면,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은 통제변수를 투입함으로써 명료한 인과관계를 도출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준범주를 설정하여 다른 범주 간의 관계를 일대일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4. 연구 결과
1) 기술통계
<표 4>는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를 희망직업의 부재 유형에 따라 제시한 것이다.
우선, 본 연구의 핵심적인 독립변수인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SES)는 ‘희망직업 있음’이 ‘희망직업 없음’에 비해 높았으며, 하위유형에서는 ‘가치 충돌’이 ‘자본 부족’에 비해 높았다. 두 하위유형 모두 SES의 평균이 음수로 나타났지만, 하위유형 간의 격차(0.170)는 ‘희망직업 있음’과 ‘희망직업 없음’ 간의 격차(0.163)보다 컸다.
이러한 경향은 중위가구소득과 부모의 평균교육연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치 충돌’ 유형의 중위가구소득은 전체 중위가구소득보다 높았으며, 평균교육연수 또한 전체 평균과 거의 유사하였다. 희망직업의 부재를 보이는 집단 안에서도 계층적 이질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성별에서는 전체보다 ‘희망직업 있음’에서 여성 비율이 더 높았으며, ‘희망직업 없음’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치 충돌’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유독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직업 선택 과정에서 여성 청소년에게 부여되는 사회적 기대나 제약이 더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역 규모에서 눈에 띄는 차이는 관찰되지 않는다. 한국의 교육 및 산업 인프라는 주로 수도권 및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지역 규모가 학생의 희망직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고용패널은 시도 단위의 지역 데이터만 수집하고 있으므로 소규모 지역(neighborhood)을 단위로 사회자본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와 동일선상에서 해석되기엔 한계가 있다.
고등학교 계열에서는 문과가 ‘희망직업 있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유독 높았으며, 이과는 ‘희망직업 없음’에서 그 비율이 미세하게 높았다. 희망직업이 부재한 청소년들에서 이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이공계 위주로 형성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이라 볼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직업과정에 속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희망직업 없음’ 안에서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곧바로 노동시장 진입을 염두에 둔 학생들에게서 이토록 희망직업의 부재가 높게 나타난 것은 의외의 결과다.
2) 계층에 따른 희망직업 부재 유형 차이
본 연구는 앞서 2장에서 이론적 배경과 선행연구를 검토하며 계층과 젠더에 따른 희망직업 부재 유형에 관해 두 가지 가설을 내놓은 바 있다. 우선, 선행연구가 그동안 축적해 온 희망직업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제약을 검토하며, 이를 부르디외적 개념, 즉 ‘자본’으로 통칭하였다. 그에 따라,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본 부족’으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확률이 낮을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가설 1). 위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희망직업 있음’을 기준범주로 설정한 후 ‘희망직업 없음’, 그리고 ‘희망직업 없음’의 하위유형인 ‘자본 부족’, ‘가치 충돌’에 속할 확률을 각각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활용하여 계산하였으며, <표 5>는 그 결과를 보여준다.
우선, 모형 1을 보면, 다른 변수를 통제했음에도 SES가 높을수록 ‘희망직업 없음’에 속할 오즈는 8.1% 낮았다. 그리고 모형 2를 보면, SES의 영향력이 주로 나타나는 하위 범주는 ‘자본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SES가 높을수록 ‘희망직업 있음’에 비해 ‘자본 부족’에 속할 오즈가 약 12.4% 낮았으며, ‘가치 충돌’에 대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 SES가 높을수록 ‘희망직업 없음’ 안에서도 ‘자본 부족’에 속할 확률이 낮다는 결과는 가설 1을 지지한다. 다시 말해, 높은 SES의 청소년들이 자신에 대한 이해와 직업 세계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 데 필요한 자본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통제변수를 살펴보면, 고등학교 계열에서는 이과와 직업과정 학생들이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확률이 높았다(모형 1). 이는 모형 2에서 두 개의 하위유형으로 구분한 이후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고등학교 계열이 희망직업 유무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 오히려 희망직업 유무가 계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역인과관계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 규모는 모형 1에서는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즉, 유관 변수를 통제한 이후에도 지역의 규모가 희망직업 유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형 2에서 희망직업 부재를 세분화한 이후에는 시, 읍면에 대해서 통계적 유의성이 발견되었다. 이를 해석하자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소년에 비해 시, 읍면에 거주하는 청소년이 ‘자본 부족’으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확률이 적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성별 변수가 모형 1에서는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지만, 모형 2에서 비교범주를 두 개로 구분하였을 때는 그 영향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다른 변수를 통제했음에도 남성보다 여성은 ‘자본 부족’으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오즈가 약 18.0%가량 낮았고, ‘가치 충돌’에 속할 오즈가 약 28.2% 높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성들이 ‘자본 부족’으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덜 경험한다는 것은 같은 사회경제적 지위라 해도 여성이 더 많은 사회·문화·경제자본을 향유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오히려 성별화된 직업 구조와 그를 바탕으로 수행되는 성역할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적은 선택지를 부여한다고 이해되어야 한다. 즉, 여성들에게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직업군이 존재하여 희망직업 부재에 속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Gottfredson, 1981).
또한 다른 변수를 통제했을 때, 여성은 남성보다 ‘희망직업 있음’보다 ‘가치 충돌’에 속할 오즈가 약 28.2% 높았다. 이처럼 SES를 통제한 이후에도 성별 변수가 두 하위유형에 대해 상반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여성적인’ 직업의 추구가 계급 상승 욕구와 충돌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 볼 만하다.
3) 계층과 젠더의 교차성
개인의 복합적인 위치로 인해 장 내부에서 추구해야 할 내기물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성화된 직업 구조와 성역할 기대는 여성의 직업 선택지를 좁히는 역할을 하지만(Gottfredson, 2002), 위계적인 성별 직업 구조로 인해 상층 여성은 ‘가치 충돌’을 경험할 확률이 더 높을 수 있다(가설 2).
이를 검증하기 위해 SES 변수를 사용하여 표본을 네 개의 계층 집단으로 분류했다.5) 각 집단에 대한 소득 및 학력 정보는 <표 6>에서 확인할 수 있다. SES와 성별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는 방법도 고려하였으나, 이 경우엔 상호작용항이 유의하다 해도 특정 성별의 SES가 종속변수에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만 얻을 뿐, 계층에 따른 변수의 영향 크기나 방향은 알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표 7>은 계층집단별로 실시한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다. 그중에서도 모형 1은 상위 20% 집단의 성별 효과를 보여준다. 상층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가치 충돌’에 속할 오즈가 약 63.0% 높았다. 이는 상층이 하층보다 직업 획득을 위한 자본이 많다는 사실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결과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여성의 성역할 추구가 상층의 지위 보존 욕구와 충돌하면서, 같은 지위의 남성에 비해 여성이 ‘가치 충돌’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확률이 더 높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따라서 모형 1의 결과는 가설 2를 지지한다.
또한, 계층에 따른 성별 효과의 차이는 중상 계층(20-50%)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하층에서는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모형 3과 4에서 볼 수 있듯이, 중하층 및 하층 집단(50~100%)에서는 오히려 성별 효과가 반대로 나타났다. 여성화된 직업 구조가 오히려 이들에게는 더 구체적인 직업 경로를 제시함과 동시에 계급적 욕구와도 배치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위계적인 성별 직종 분리가 하층 여성들의 자본 부족을 상쇄한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지만, 이들의 직업 결정이 장기적인 생애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5. 결 론
최근 10년 동안 청소년의 ‘희망 직업 없음’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해 왔지만, 이를 사회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려는 시도는 찾기 힘들었다. 전통적으로, 사회학 연구의 주된 관심사는 직업포부를 계층 재생산의 전초로 가정하여 부모의 계층이 자녀의 실제 직업 성취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것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청소년의 희망직업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 공백을 채우기 위해 부르디외의 이론을 활용하여 청소년의 희망직업을 일종의 ‘전략’으로 개념화하였다. 또한, 전략을 형성하는 데 있어 두 가지 요소, 즉 자본과 내기물이 필요함을 논증하고, 이를 활용하여 희망직업 부재를 두 가지 하위유형, ‘자본 부족’과 ‘가치 충돌’로 구분하였다.
이 두 개의 하위유형을 바탕으로 계층과 젠더의 영향력을 분석하였다. 우선,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본 부족’으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확률이 낮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 경제, 사회자본의 불균등한 분배가 청소년의 불확실한 미래를 야기한다는 기존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분석에 따르면, 직업포부의 높낮이 뿐 아니라 희망직업의 존재 여부까지도 부모의 계층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청소년의 희망직업 존재 여부가 계층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사회를 관통하는 불확실성이 모든 개인에게 동일한 양상으로 경험되는 것은 아니며, 불확실성이 세대 간 불평등 전이의 또 하나의 기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계층뿐만 아니라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본 부족’을 경험할 확률은 낮고, ‘가치 충돌’을 경험할 확률은 높았다. 이는 성별화된 직업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성별에 따른 직업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지만, 여성 중심적 직종의 경계는 비교적 뚜렷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 청소년들에게는 성역할과 직업 선택 간의 관계가 여전히 강하게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성별화된 직업 구조가 그 부족함을 일정 부분 상쇄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즉, 여성 청소년들은 사회경제적 자본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성별화된 직업 구조 내에서 자신의 희망직업을 더 쉽게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업 구조가 성별화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직종이 수평적으로 분리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 중심적 직종은 대부분 중-하층에 분포해왔다는 사실을 미루어보건대, 성별화된 직업 구조와 그로 인한 성역할 추구가 계급 상승(혹은 유지) 전략에 부합하는 집단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집단도 존재할 것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표본을 4개의 계층 집단으로 분류하여 성별 효과를 확인한 결과, 상층 여성은 같은 계층의 남성에 비해 ‘가치 충돌’을 경험할 확률이 더 높았다. 이는 상층 여성이 경험하는 이중적 압력, 즉 성역할 추구와 계급 보존 사이의 긴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성별 간 차이를 넘어서, 계층과 성별이 복잡하게 얽혀 작용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상층 여성들이 겪는 ‘가치 충돌’은 그들이 처한 특수한 사회적 위치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성역할 기대를 수행할 것을 요구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계급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상승시켜야 한다는 사회경제적 압력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적 압력은 상층 여성들로 하여금 자신의 진로 선택에 있어 더 큰 고민과 갈등을 겪게 만든다. 반면, 중하층 여성 경우 성역할 추구가 오히려 제한된 자원 내에서 계급 상승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성역할에 부합하는 직업 선택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계급 상승 혹은 유지의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석은 청소년의 희망직업 형성 과정이 단순히 개인의 선호나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사회구조적 요인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계층과 성별이라는 두 가지 주요 사회적 범주가 상호작용하면서, 각 집단이 직면하는 기회와 제약, 그리고 그에 따른 전략이 상이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계층이나 젠더 등 특정한 사회적 범주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그것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희망직업 부재 유형과 그 원인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몇 가지 중요한 과제를 남긴다.
첫째, 본 연구는 주로 여성 내부의 차이를 주로 살펴보았지만, 반대로 남성 내 차이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하층 남성이다. 이들은 같은 지위의 여성에 비해 ‘자본 부족’으로 인한 희망직업 부재를 경험할 확률이 높았다. 여성과 달리 성역할에 대한 학습이 곧 직업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들이 희망직업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상층 남성보다 더 큰 혼란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본 연구에서 개념화한 희망직업 부재의 두 가지 하위 유형(‘자본 부족’과 ‘가치 충돌’)이 실제 노동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발생시키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는 ‘자본 부족’과 ‘가치 충돌’이라는 두 가지 하위유형이 단순히 이론적인 구분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의 향후 노동시장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손명은의 석사학위논문을 수정·보완한 것임.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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