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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5 , No. 1

[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5, No. 1, pp. 73-94
Abbreviation: jss
ISSN: 1976-2984 (Print) 2713-989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Jan 2024
Received 19 Nov 2023 Revised 26 Dec 2023 Accepted 15 Jan 2024
DOI: https://doi.org/10.16881/jss.2024.01.35.1.73

후보와 정당의 계층편향에 대한 인식과 정치적 호감도: 20대 대통령 선거를 중심으로
이슬아
서울대학교

Perceptions of Class Bias Towards Candidates and Parties and Political Favorability: Focusing on the 20th Presidential Election
Seula Lee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이슬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1, E-mail : seula@snu.ac.kr


초록

본 연구는 상이한 정치적 이념을 대표하는 다양한 정치적 주체들이 공통적으로 서민 친화적 이미지를 추구하는 경향에 주목하여, 그들의 이러한 시도가 실질적으로 유권자의 선호와 선택에 유효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행된 2022년 「정치인식조사」 자료를 사용하여 후보/정당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고 생각하는지, 부자들 편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과 이들에 대한 호감도의 관계를 경험적으로 검증하였다. OLS 회귀분석 결과, 후보/정당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고 인식할수록 상대적으로 호감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은 응답자의 계층에 따라, 후보/정당에 따라 이질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응답자의 객관적/주관적 계층이 하층에 가까울수록 이재명 후보 및 더불어민주당이 부자들 편이라는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지난 대선에서 계층 관련 이슈가 핵심 의제로 크게 떠오르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의 인지적·감정적 차원에서 계층문제는 정치적 선호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이를 어떻게 정치적 쟁점의 차원으로 전환하고 효과적으로 동원할 것인가 하는 과제에 있어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함의를 제공한다.

Abstract

This study began by focusing on the tendency of various political actors representing diverse political ideologies to commonly pursue an image of caring about the common people (or the poor). It explores whether their efforts in this regard have a substantive impact on voters' preferences and choices. To address this question, data from the 2022 Political Perception Survey conducted before the 20th presidential election was used. An empirical analysis was used to verify the relationship between voters' perceptions of whether candidates/parties are pro-poor or pro-rich and their favorability towards these candidates/parties. The results of the ordinary least squares (OLS) regression analysis indicated a tendency for higher favorability when voters perceived the candidates/parties as pro-poor. However, this influence varied heterogeneously based on the respondents' socio-economic strata and the candidates/parties themselves. Respondents closer to the lower socio-economic strata exhibited a relatively stronger negative impact on favorability when perceiving candidate Lee Jae-myung and the Democratic Party of Korea as pro-rich. While issues related to socio-economic strata did not prominently emerge as core issues in the previous election, these research findings illustrate the significance of socio-economic considerations in voters' cognitive and emotional dimensions, acting as crucial factors in political preferences. The implications of these research findings extend to politicians and civil society, offering insights into the task of transforming these considerations into dimensions of political contention and mobilizing them effectively in the future.


Keywords: Political Favorability, Perceptions of Class Bias, Symbolic Politics, Voting
키워드: 정치인 호감도, 상징정치, 계층편향인식, 투표

1. 서 론

본 연구는 한국의 정치적 맥락에서 정치인의 서민 친화적 이미지가 갖는 의미와 메커니즘에 주목한다. 선거철마다 접할 수 있는 익숙한 풍경으로 정치인들이 전통시장을 찾아 서민음식으로 여겨지는 국밥, 떡볶이/어묵 등 분식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순히 더 많은 유권자들과 접촉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전통시장보다 적합한 장소들도 있다. 하지만 선거철이 되면 다양한 정치계 인사들이 빼놓지 않고 시장을 찾는 이유는 시장이 서민의 ‘삶의 현장’으로 선거유세에 있어 효율성 이상의 의미와 호소력을 담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스스로를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칭하며 농민들과 막걸리를 주고받는 모습을 연출했다(KBS다큐, 2022.9.11.).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명박은 배고픕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소탈하게 국밥을 먹는 장면으로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광고를 만들어 송출했다(매일경제, 2022.2.19.).

이렇듯 정치인들의 서민행보는 정치인 및 정당의 이념성향이나 경제정책에 대한 방향, 복지 정책 기조를 불문하고 일관되며, 이들이 의도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상징과 이미지 역시 동일하게 ‘보통사람’, ‘평범한 이웃’, ‘서민’이 전달하는 일종의 감각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전술한 바와 같이 TV 광고, 선거유세, 슬로건, 외양 등 다양한 매체의 정치적 수사와 상징을 통해 선거 캠페인 전 과정에 걸쳐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Sears(1993)에 따르면 정치 캠페인은 어떤 이슈나 상징이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지 발견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따라서 서민 친화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양상은, 이를 받아들이는 유권자들 간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비롯한 다양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유권자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며, 효과적으로 어떠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보편적인 캠페인 전략으로 사용되는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 ‘서민 코스프레’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비록 한시적일지라도 일선 현장을 돌아보며 민심을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도 존재하며, 현장 상인과 시민들의 분위기 또한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제주의소리, 2022.2.27.).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이러한 계층 이미지가 실제 유권자의 선호와 행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와 그 작동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과연 서민 친화적 이미지는 실질적으로 유권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모든 유권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갖는가?

먼저 정치인의 이미지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후보자 요인이 정치적 선호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한다. 유권자가 인식하는 정치인 개인의 특성이 이미지를 통해 측정되거나 인지되기 때문이다. 주로 후보자의 능력/역량, 도덕성, 리더십, 소통능력, 신뢰 등의 영향력을 다룬 연구가 주를 이루며, 계층이미지를 주된 분석대상으로 삼는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서민 친근감’ 이미지를 포함한 연구 역시 이러한 이미지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밝히진 못했다.

본 연구에서는 계층 이미지의 영향력과 작동방식을 상징정치 이론의 관점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즉, ‘서민’, ‘보통사람’의 이미지를 시민들 사이에 공유하는 문화적 상징으로 이해하며 그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다. 정치체계는 특정 사회의 문화적 토대 위에 존재한다. 문화는 대중 또는 집단적으로 공유되어 개인의 사회적 삶을 구성하며, 상징, 의미 또는 행동양식으로 사람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제한한다(Lichterman & Cefaï, 2006).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는 이러한 상징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특정한 감정이나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정치인이 이를 성공적으로 동원할 경우 정치경쟁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정치적·문화적 상징은 유권자 특성에 따라, 또는 정치인 및 정당의 특성이나 관계에 따라 반드시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서민 친화이미지의 실질적인 영향과 작동방식을 20대 대선을 앞두고 조사된 「정치인식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확인해 보고자 한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후보자 특성과 이미지에 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본 논문의 이론적 배경을 이루는 상징정치 이론을 설명하며 이를 통해 가설을 도출한다. 이어서 연구방법과 변수를 정의한 후, 분석을 바탕으로 가설을 검증한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 본 논문이 갖는 함의와 한계점을 제시한다.


2. 선행연구 검토 및 이론적 배경
1) 후보자 특성과 이미지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서민 친화적 이미지와 같이 유권자들에게 보여 지고 인식되는 이미지 자체에 주목하여 후보지지 및 투표에 미치는 영향력을 논하는 흐름을 간략히 살펴본다. 이러한 연구들은 후보자 요인의 영향력을 강조하는데, 후보자 요인이란 후보자의 성격, 경력, 능력, 도덕성 등 개인의 자질에 관한 유권자의 평가이다(박명호, 김민선, 2009). 많은 연구들이 후보자의 자질 및 이미지로 능력/역량(또는 국정운영능력), 도덕성, 리더십, 소통능력, 신뢰 등의 영향력을 연구하였다(김성연, 2017; 윤종빈, 2008; 이성우, 2015; 전혜진, 김양수, 2012).

특히 ‘서민’ 이미지나 인식을 조사한 연구로, 최영재(2012)는 ‘서민 친근감’ 이미지가 김문수 후보의 지지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그 외 후보(박근혜, 손학규, 유시민)의 지지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안종기와 이내영(2018)은 개인적 성품 측면에서 ‘친근감’을 포함하여 투표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이와 더불어 사회경제적 배경요인(지역, 세대), 정치적 태도(정당일체감, 정치적 이념), 회고적/전망적 선택요인이 투표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후보자 이미지 속성의 유의미한 영향을 확인하였고 특히 ‘친근감’ 이미지의 영향력을 보고하였다. 그리고 안차수(2011)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치 후보자 이미지 연구에서 ‘서민이해’를 포함하였으며, 실제로 후보의 지지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친 서민 이미지가 어떤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공유되며 어떠한 효과를 갖는지 구체적인 양상을 설명하는 데 제한점이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가치판단이 선행된 특성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대통령 후보자가 가져야할 덕목을 선택하게 하거나, 어떤 능력이나 성격이 정치인 평가에 유효하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즉, 명시적으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요소, 예를 들면 성실함, 친근감, 국정운영능력과 같이 성향이 강할수록 긍정적이고 약할수록 부정적인 전제가 깔린 특성들을 제시하고 어떤 특성이 어떤 후보에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들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구체적인 특성보다는 추상적인 가치나 인간 보편의 심리에 가깝다. 따라서 사회 구성적 맥락에서 서민 친화적 이미지의 강조가 실제 유권자들에게 어떠한 효과를 갖는지, 즉 유권자가 각기 다른 후보나 정당에 기대하는 바가 다르다면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있다. 또한 유권자의 내부적 이질성에 따라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이지는 않는지 등 다양한 맥락을 놓치기 쉽고,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또한 많은 연구들이 후보자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선거 및 정치 체제의 지형을 구성하는 핵심 행위자로서 정당에 대한 고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정당 지지도는 선거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허석재, 송진미, 2022). 따라서 후보와 밀접하게 연관된 정당을 함께 고려하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 유권자들의 종합적인 정치권에 대한 인식과 평가를 파악하는 데 한계를 보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특정 지역(춘천) 유권자(최영재, 2012), 대학생(안차수, 2011)을 대상으로 한 연구 역시 연구결과를 전체 유권자에 대해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2) 이론적 배경

Sears(1993)의 상징정치 이론(Symbolic politics theory)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유지하는 상징적 성향(symbolic predispositions)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중 어떤 태도들은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고, 정치적 의견과 태도형성, 나아가 행동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징적 성향의 대표적인 예로 정당일체감, 정치적 이념, 인종에 따른 편견, 특정 집단을 향한 적대감을 들 수 있다. 상징정치 이론의 관점은 특정 조건에서 정치적 상징이 불러일으키는 감각, 감정을 강조하는 반면, 물질적 이해관계와 같은 동기를 전제하거나 정보에 대한 인지적 평가, 합리적인 비용-편익 분석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상징적 정치과정의 핵심은 학습된 상징적 성향이 주어진 정보환경에서 정치적 상징에 의해 유발된다는 것이다. 즉, 개인의 정치적 태도는 대상에 포함된 특정한 상징에 이미 조건화된 정동을 반영하고 있다고 간주한다. 상징정치 이론의 접근을 사회·문화적으로 공유되는 가치나 원칙의 상징적 의미에 적용할 수 있다. Sears(1993)에 따르면 상징적 성향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나 부도덕, 부정의, 불평등의 감각으로 유발되는 기본적 가치(basic value)를 포함한다. 따라서 상징적 성향은 한 사회의 문화에 내재해 있으며, 유권자들 사이에 공유되는 특징을 가진다. 정리하면, 정치적 태도 및 행위의 저변에는 문화적 행동양식과 이것이 내포하는 상징, 가치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상징정치의 과정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상징 정치 이론의 핵심은 정치적 상징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동원하여 상징의 대상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를 ‘상징과정(symbolic processing)’이라고 하는데, 가장 큰 특징은 정치적 상징에 대한 강한 정서적 반응이다. 즉, 정치적 상징은 개인으로 하여금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이 과정을 통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하는 평가로 이어진다(Sears, 1993, p. 114). 여기서 상징적 의미와 이로 인해 추동된 감정이 평가하는 대상은 ‘정치적 인물’이나 ‘정책’, 인종을 비롯하여 계급과 같은 ‘사회적 집단’을 의미한다. 그리고 특정 집단에 대한 평가는 해당 집단과 관련된 정책이나 후보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정서적으로 추동되는 이러한 상징과정의 대표적인 예는 정치광고이다. 정치 캠페인은 어떤 이슈나 상징이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즉, 유권자의 ‘핫 버튼(hot button)’을 누르는 것이다(Sears, 1993, p. 133).

이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사회심리학 관점의 연구들이 도움이 된다. 이에 따르면 ‘따뜻함-차가움’의 차원은 사람의 인식에서 중심을 차지한다(Asch, 1946; Kelley, 1950; Sears, 1993). 정치인 평가에 대한 경험연구에서, Lausten and Bor(2017)는 따뜻함(warmth)1)은 후보를 평가하고 투표행위를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강력한 결정요인으로 작동하며, 후보의 능력이나 리더십, 청렴성보다 큰 예측력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평가의 차원, 따뜻함과 차가움은 후보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특정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에서도 작동한다. Fiske(2019)에 의하면 사람들은 부자들은 차갑다고 느끼는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에 비해 따뜻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Bartels(2012) 역시 사람들은 부자에 비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과 태도를 갖고 있음을 지적하며, Piston(2018)은 가난한 사람에 대한 동정과 부자에 대한 분노(sympathy for the poor, resentment for the rich)가 미국사회의 보편적 태도임을 주장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면, 가난한 사람에 대한 동정적 시선은 따뜻함이라는 사회적 인식의 차원과 관련이 있고 이는 정치적 대상을 평가하고 정치적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주요한 기준으로 작동한다. 그리고 이러한 ‘가난한 사람’의 의미와 이에 대한 상대적으로 따뜻한 정서적 반응은 문화적으로 구성되어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는 상징, 코드라 할 수 있다. Campbell(1998)에 따르면 문화는 정치적 삶의 전경(foreground), 그리고 배경(background)에서 작동하는데, 전경의 문화적 요소는 명시적이고 행위자가 전략적인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배경의 문화요소는 암묵적인 인지적 스키마로 작동한다(Steensland & Smith, 2012, p. 232). 즉, 서민 친화적 이미지가 상징하는 따뜻함은 정치인에 의해 전략적이고 명시적으로 선거 캠페인을 통해 사용되는 동시에, 유권자들 사이에 공유되는 암묵적 상징으로서 정치인에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징과정은 후보, 정당, 유권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작동하는가? 미디어 프레이밍(media framing)에 대한 논의와 특성(trait)/ 이슈(issue) 소유권(ownership)과 관련된 문헌을 참고하면 이것이 이질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미디어 프레이밍에 대한 논의에 따르면 정치적 전략으로서 프레임의 성공여부는 그것이 문화적 공명을 일으킬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있다. 그런데 대상은 여러 다른 상징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 중 어떠한 특성을 성공적으로 유발하는지가 중요하다(Sears, 1993, p. 128). 따라서 한 대상에게 부여된 다양한 상징적 의미들 중에서 전략을 통해 어떤 요소가 성공적으로 부각되는지에 따라 사회문화적으로 공유되는 상징의 의미가 대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또한 특성이나 이슈 소유권 관련 논의에 따르면, 소유권(ownership)이란 유권자들이 어떤 특성이나 이슈를 다른 정당(후보)보다 특정 정당(후보)과 더 많이 연관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Goggin & Theodoridis, 2017).2)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유권자들은 공화당 후보에게 강한 리더십을 느끼는 반면 민주당 후보에게는 연민과 동정의 태도를 느낀다. 이슈의 경우 공화당과 국방, 경제, 세금 정책을 연관 짓고, 민주당은 복지, 다양성 정책과 연관 짓는다. Hayes(2005)에 따르면 특성 소유권(trait ownership)은 해당 후보(정당)에 대한 기대치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성공적인 특성 침입(trespassing)3)은 선거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한다. 다시 말해 유권자들은 후보의 특성에 대한 인식이나 고정관념을 해당 후보에 대한 기대의 기준으로 삼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각 후보 및 정당에게 요구되는 특성과 정책적 능력에 대한 기대충족보다는 상대 진영의 후보 및 정당의 특성과 정책 영역에 대한 성공적인 침입이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유권자들이 정책이나 특성에 대해 후보나 정당을 인식할 때, 후보 간 또는 정당 간 ‘비교’를 바탕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에 근거하여, 사회문화적 상징 역시 정치적 대상에 따라 이질적으로 작동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 어떠한 상징, 즉 서민 편이라는 인식을 특정 후보가 소유하고 있다면 유권자들은 이를 해당 후보에 대한 기대의 기준으로 바라볼 것이고, 상대 후보가 이 인식의 영역에 침입해 성공적으로 빼앗아 온다면 그에게는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 연구의 가설을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 이 연구는 정치인 및 정당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간과되어 온 사회문화적 상징 요인의 영향을 고려한다. 이러한 요인은 사회적으로 구성되어 유권자들 사이에 공유되는 감각으로 따뜻함의 정서와 연관되어 정치인 및 정당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정치적 주체들이 명시적으로 사용하는 서민이라는 문화적 코드가 유권자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공유되는 사회적 상징으로 작동하여 정치인 및 정당지지에 실제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경험적 발견을 시도한다. 이에 따라 첫 번째 가설은 다음과 같다.

  • ∙[가설 1] 후보 및 정당이 서민의 편이라는 유권자의 인식은 후보 및 정당의 호감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상징이 모든 후보와 정당에게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제기한다. 사회문화적 상징이 대상의 다른 상징적 요소와 상호작용하여 유권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어떤 상징이 유권자들의 인식에서 특정 후보와 더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면, 이 상징이 해당 후보에게 미치는 영향과 상대 후보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질적일 수 있다. 따라서 두 번째 가설은 다음과 같다.

  • ∙[가설 2] 후보 및 정당이 서민의 편이라는 유권자의 인식이 후보 및 정당의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은 유권자 속성에 따라, 후보 및 정당에 따라 상이할 것이다.

3. 연구방법 및 변수정의

본 연구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정치인식조사」 자료를 사용하였다. 이 자료는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가 주관하고 여론조사회사 한국리서치에서 수행한 온라인 설문자료로서 20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식, 가치관, 사회적 분배 및 계층 이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유권자의 생각을 물었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모집단으로 하여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을 통해 표집된 표본 3,00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13일부터 16일 동안 조사되었다. 이 자료는 정치적 행위로 드러나지 않는 유권자들의 인식 저변의 감정과 태도를 분석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특히 다양한 정치인 및 정당에 대한 호감도와 더불어 이들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구체적으로 묻고 있어 본 연구의 분석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분석방법으로는 회귀분석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독립변수를 토대로 종속변수의 변화를 이해하는 통계적 추론을 가능하게 하며, 특히 다중회귀분석을 이용한 통계적 통제는 기존 연구에서 다룬 후보 및 정당 호감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들을 고려함으로써 모형의 타당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변수들 간의 상호작용을 살펴볼 수 있어 맥락에 따른 독립변수 효과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회귀분석은 가설1과 가설2를 검증하기에 적합한 연구방법으로 판단된다.

1) 종속변수

사회적 상징이 유권자의 정치적 선호에 미치는 영향은 후보 및 정당의 호감도의 변화로 확인해보고자 한다. 각 후보 및 정당의 호감도는 매우 싫어한다(0)에서 보통(5), 매우 좋아한다(10)까지 11점 척도로 조사되었다. 이를 활용하여 종속변수로 이재명,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에 대한 호감도를 사용하였다.4) 또한 불성실 응답을 제외하기 위해 8명의 정치인과 4개의 정당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 12번 모두 보통(5)으로 응답한 32명, 모두 매우 좋아한다(10)로 대답한 1명의 응답자를 제외하여 사용하였다. 모두 매우 싫어한다(0)로 대답한 응답자는 없었다.

2) 독립변수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서민 친화적 이미지는 후보나 정당이 어떤 계층에 더 관심이나 이해관계를 가진 것으로 여겨지는지, 즉 ‘계층편향성(class bias)’에 대한 인식을 통해 알아본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 활용하는 문항은 응답자가 생각하기에 후보 및 정당이 두 문장, ‘가난한 사람들 편이다’와 ‘부자들 편이다’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응답은 가난한 사람들 편이다(0)에서 보통(5), 부자들 편이다(10)까지 11점 척도 중 해당하는 곳에 체크하도록 조사되었다. 이를 본 논문에서는 ‘계층편향인식’으로 조작화하였다.

3) 조절변수

본 논문의 핵심 독립변수인 계층편향인식이 실제 사회계층에 따라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객관적, 주관적 사회경제적 지위를 조절변수로 활용하였다. 먼저 객관적 사회경제적 지위로는 소득과 자산을 사용하였으며, 주관적 사회경제적 지위로 주관적 계층의식 변수와 계층태도를 사용하였다. 계층태도의 경우 후보의 계층편향 인식과 동일한 문항에서 응답자 본인의 위치를 의미한다. 즉 가난한 사람들 편이다(0) - 보통(5) - 부자들 편이다(10) 중 응답자 본인은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대한 응답으로 사용하였다.

4) 통제변수

사회적 상징으로서 계층 이미지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인하기 위해 더불어 고려해야할 것은,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유권자의 주요한 특성과 태도이다. 본 연구에서는 정치적 선호와 선택에 관한 기존 연구들에서 주요하게 고려한 요인들을 크게 세 부문으로 분류하여 통제변수로 포함하였는데, 각각 사회경제적 지위, 정당일체감, 이념 및 이슈(정책)에 대한 태도이다.

먼저 조절변수와 마찬가지로 객관적 사회경제적 지위(소득, 자산)와 주관적 사회경제적 지위(주관적 계층의식, 계층태도)를 사용하였고, 정당일체감은 지지정당(없는 경우 조금이라도 가깝게 느끼는 정당)에 대한 문항을 사용하였다.

또한 이념 및 이슈 투표행태의 경우 독립변수와 동일하게 후보 및 정당의 이념 및 이슈 태도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을 측정한 문항을 활용하였다. 이념의 경우 후보 및 정당이 진보적(0)-보수적(10)에서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이슈 태도로는 대북정책과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 인식을 측정하였는데, 각각 북한에 우호적(0)-북한에 적대적(10), 페미니즘에 동의(0)-페미니즘에 반대(10) 문장에 응답자가 생각하기에 각 인물과 정당이 두 문장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응답을 사용하였다. 이외에 독립변수가 포퓰리즘적 태도 요소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응답자의 포퓰리즘 성향을 통제변수로 포함하였고, 인구사회학적 변수로 성별, 나이, 이념성향, 학력, 직업, 지역을 통제변수로 투입하였다.

<표 1>에 변수들의 기초통계량을 요약하였다. 특히 본 논문에서 주목하고 있는 계층편향인식과 관련하여, 유권자들이 각 정당과 후보의 계층적 편향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계층편향인식의 평균값을 t-test를 통해 비교분석하였다. <표 2>와 같이 응답자가 인식하는 두 후보 및 정당의 계층적 편향은 차이가 있었으며, 통계적 검증의 결과 또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변수의 기초통계 요약
구분 변수명 빈도 평균 표준편차 최솟값 최댓값
윤석열 호감도 2,967 3.24 2.88 0 10
계층편향인식 2,967 7.26 2.28 0 10
이념태도 2,967 7.07 2.30 0 10
대북태도 2,967 7.23 2.09 0 10
페미니즘 태도 2,967 5.64 2.58 0 10
이재명 호감도 2,967 4.05 3.09 0 10
계층편향인식 2,967 4.87 2.64 0 10
이념태도 2,967 3.31 2.32 0 10
대북태도 2,967 3.72 2.07 0 10
페미니즘 태도 2,967 4.59 2.25 0 10
국민의힘 호감도 2,967 3.64 2.70 0 10
계층편향인식 2,967 7.16 2.26 0 10
이념태도 2,967 7.29 2.27 0 10
대북태도 2,967 7.29 2.08 0 10
페미니즘 태도 2,967 5.71 2.48 0 10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2,967 4.16 2.76 0 10
계층편향인식 2,967 5.24 2.35 0 10
이념태도 2,967 3.72 2.34 0 10
대북태도 2,967 2.85 2.08 0 10
페미니즘 태도 2,967 4.33 2.20 0 10
가구소득 2,908 4.80 2.37 1 11
순자산 2,967 4.58 3.33 1 13
주관적계층의식 2,967 3.98 1.89 0 10
계층태도 2,967 3.85 1.86 0 10
포퓰리즘 성향 2,967 4.05 0.53 1.4 5
이념성향 2,967 4.86 2.09 0 10

<표 2>  
후보 및 정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 평균 비교
구 분 윤석열 이재명 t-test
후보 계층편향인식 (평균값) 7.26 4.87 t=33.27, p=0.00
diff=2.38, N=2,967
구 분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t-test
정당 계층편향인식 (평균값) 7.16 5.24 t=30.16, p=0.00
diff=1.92, N=2,967
주: 계층편향인식: 가난한 사람들 편이다-0, 부자들 편이다-10


4. 분석결과
1) 후보 및 정당 호감도 영향요인

먼저 각 후보 및 정당의 호감도 영향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독립변수인 계층편향인식 변수와 이념 및 이슈태도 인식 변수는 종속변수의 각 후보 및 정당이 ‘부자편이라고 생각할수록’, ‘보수적이라고 생각할수록’, ‘북한에 적대적이라고 생각할수록’, ‘페미니즘에 반대할수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사회경제적 지위, 이념 및 이슈태도와 함께 후보 및 정당 호감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지지정당을 통제하여, 본 논문에서 주목하는 계층편향인식 변수의 효과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고자 하였다.

분석결과인 <표 3>에서, 두 후보 및 양대 정당이 부자들 편이라는 유권자의 인식은 각각의 호감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후보 및 정당이 가난한 사람 편이라는 인식이 긍정적인 감정과 높은 연관을 보인다. 반면 응답자 본인의 계층태도의 경우 후보에 대한 계층편향인식과 달리 후보 및 정당에 따라 다른 방향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즉, 후보 및 정당의 계층편향인식에 대해서는 각각의 호감도에 동일한 방향의 영향을 보인 반면, 자신의 계층태도에 따라서는 양측 후보 및 정당 호감도의 방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이는 자신의 태도와 별개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정치인 및 정당에 요구하는 기대가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표 3>  
후보 및 정당 호감도 영향요인 회귀분석 결과
변수 윤석열 호감도 이재명 호감도 국민의힘 호감도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계층편향(부자편) -0.524*** -0.374*** -0.459*** -0.236***
(0.021) (0.016) (0.020) (0.015)
이념(보수적) -0.023 -0.005 -0.009 0.035*
(0.018) (0.019) (0.017) (0.015)
대북(적대적) -0.006 0.212*** -0.039* 0.249***
(0.019) (0.022) (0.019) (0.019)
페미니즘(반대) 0.001 -0.039* -0.025 0.019
(0.014) (0.018) (0.014) (0.016)
주관적계층의식 0.055* 0.070** 0.107*** 0.063**
(0.024) (0.026) (0.023) (0.022)
계층태도(부자편) 0.054** -0.061** 0.054** -0.089***
(0.021) (0.023) (0.020) (0.020)
소득 -0.021 -0.021 -0.012 -0.018
(0.018) (0.020) (0.018) (0.017)
자산 -0.019 -0.038* -0.035** -0.007
(0.014) (0.015) (0.013) (0.013)
포퓰리즘 태도 -0.234*** -0.334*** -0.210** -0.476***
(0.067) (0.073) (0.064) (0.063)
이념성향 0.159*** -0.209*** 0.219*** -0.200***
(0.020) (0.022) (0.019) (0.019)
성별 -0.108 -0.429*** -0.018 0.084
(0.077) (0.087) (0.074) (0.073)
연령 0.018*** 0.013*** 0.003 0.005
(0.003) (0.003) (0.003) (0.003)
고졸 -0.217 -0.138 -0.218 -0.094
(0.227) (0.252) (0.217) (0.212)
대학재학 -0.102 -0.463 -0.149 0.071
(0.264) (0.292) (0.253) (0.247)
대졸이상 -0.322 -0.220 -0.451* -0.266
(0.234) (0.260) (0.225) (0.220)
Constant 5.839*** 8.820*** 6.377*** 8.858***
Observations 2,908 2,908 2,908 2,908
R-squared 0.595 0.566 0.577 0.615
Adj. R-squared 0.591 0.561 0.572 0.611
주: 직업, 지역, 지지정당 생략
*** p<0.001, ** p<0.01, * p<0.05

또한 주관적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양대 정당 및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경향은, 주관적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제도권 정치 엘리트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포퓰리즘 태도가 두 후보 및 두 정당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러한 태도를 지닌 유권자의 인식에서 두 후보나 정당은 기득권 정치엘리트(집단)로서 동일한 선상 또는 영역에 위치하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객관적 경제지위 중에서 자산의 효과가 일부 나타나지만 대상과 방향이 일관되지 않고 상충하는 측면을 볼 수 있다. 즉, 자산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을수록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에 대한 호감도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이 통계적 유의미성을 넘어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경향을 의미하는 것인지 본 분석의 결과만으로 섣불리 해석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2) 세대와 성별에 따른 후보 및 정당 호감도 영향요인

다음으로 각 후보와 정당에 대한 호감도 영향요인은 세대와 성별에 따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첫 번째 분석의 <표 3>과 동일한 변수들을 투입하였으나 <표 4>에서는 유의미한 부분을 중심으로 요약하여 재구성하였다. <표 4>의 결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후보와 정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 즉 ‘부자들 편이다’라는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다. 반대로 해석하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은 상대적으로 긍정적 감정과 연관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후보 또는 정당의 정치적 성향과 유권자의 세대 및 성별과 무관하게 일관되고 비교적 큰 효과를 보였다.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하여 소득과 자산, 그리고 주관적 계층의식은 주목할 만한 경향을 보이지 않았지만 응답자의 계층태도는 보편적으로 자신이 부자편이라고 생각할수록 윤석열 후보 및 국민의힘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이재명 후보 및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4>  
세대와 성별에 따른 후보 및 정당 호감도 영향요인
종속변수 독립변수 2030 남 2030 여 4050 남 4050 여 60이상 남 60이상 여
윤석열 호감도 계층(부자편) -0.586*** -0.439*** -0.542*** -0.420*** -0.572*** -0.407***
이념(보수적) 0.007 -0.089* -0.071 -0.099* 0.171*** 0.053
대북(적대적) -0.018 -0.048 -0.012 -0.030 -0.023 0.113
페미니즘(반대) 0.151*** -0.102* -0.004 -0.031 0.013 -0.085
주관적계층의식 -0.005 0.100 0.120* 0.101 0.091 -0.024
계층태도(부자편) -0.009 -0.045 0.025 0.112* 0.114 0.268***
이재명 호감도 계층(부자편) -0.248*** -0.384*** -0.384*** -0.458*** -0.288*** -0.301***
이념(보수적) -0.021 0.029 -0.079 -0.048 0.072 0.103*
대북(적대적) 0.152** 0.147* 0.202*** 0.208*** 0.308*** 0.196***
페미니즘(반대) 0.208*** -0.297*** 0.039 -0.011 -0.035 0.008
주관적계층의식 0.032 0.141* -0.041 0.171** 0.007 0.164*
계층태도(부자편) -0.209*** -0.018 0.000 -0.029 -0.048 -0.113
국민의힘 호감도 계층(부자편) -0.455*** -0.454*** -0.426*** -0.483*** -0.357*** -0.455***
이념(보수적) 0.043 -0.038 -0.051 -0.108** 0.152** 0.032
대북(적대적) -0.011 -0.000 -0.113* -0.020 -0.120 0.024
페미니즘(반대) 0.100** -0.102* -0.016 -0.111*** -0.093* -0.0178
주관적계층의식 0.152** 0.043 0.212*** 0.116* 0.146* 0.014
계층태도(부자편) -0.013 -0.005 0.065 0.002 0.042 0.214***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계층(부자편) -0.148*** -0.270*** -0.311*** -0.208*** -0.187*** -0.234***
이념(보수적) -0.039 0.049 -0.030 0.000 0.121** 0.132***
대북(적대적) 0.247*** 0.221*** 0.234*** 0.135** 0.246*** 0.300***
페미니즘(반대) 0.127** -0.091* -0.017 0.037 -0.015 0.025
주관적계층의식 0.074 0.046 0.113* 0.060 0.012 -0.010
계층태도(부자편) -0.143** -0.152** -0.055 0.009 -0.034 -0.198***
포퓰리즘 태도 -0.589*** -0.378* -0.400** -0.724*** -0.326 -0.356*
Observations 477 441 565 549 398 478
주: 소득, 자산, 이념성향, 학력, 직업, 지역, 지지정당 및 표준오차 생략
*** p<0.001, ** p<0.01, * p<0.05

또한 이슈와 관련하여 지난 선거에서 두드러졌던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는 주로 2030 세대에 영향을 미쳤는데, 성별 간 다른 양상을 보여 갈등 지점이 정치경쟁에 유효하게 작동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에 대한 태도의 효과는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게 일관되게 나타났는데, 두 정치적 대상이 북한에 우호적이라고 인식할수록 호감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는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북한에 적대적이고,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에 우호적이라고 인식하는 유권자들의 인식과 관련이 있다.5) 즉, 북한에 적대적인 태도는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에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기대의 기준선인 반면,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에는 북한에 적대적인 태도가 소유권 침입과 같이 호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대의 관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유권자일수록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모종의 기대가 있으나 그것이 충족되지 않아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일 수 있다.

<표 3>과 <표 4>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정치인 또는 정당이 부자 편/가난한 사람 편이라는 인식과 호감도의 관계는 유권자의 주관적 인식과 태도의 기저 차원에서 공통적으로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투표행태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들인 사회경제적 지위, 지지정당, 이념 및 이슈태도의 유효한 영향력을 확인 및 통제한 후에도 계층편향인식의 설명력은 강하게 나타났다. 즉,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이 긍정적인 감정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정치적 선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가설1이 지지됨을 확인할 수 있다.

3) 응답자의 계층에 따른 계층편향 인식 효과의 차이

지금까지 분석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계층편향인식의 효과가 응답자의 계층 관련 변수들과 어떠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효과의 작동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분석을 시행하였다. 특히 해당 변수가 계층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객관적/주관적 계층변수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객관적 계층변수로 응답자의 소득과 자산 수준, 주관적 계층변수로 주관적 계층의식과 응답자의 계층태도를 사용하였으며 각각의 변수들의 맥락에 따른 조절효과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객관적 계층변수와의 조절효과는 두 후보 호감도에서 자산수준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작용했고, 정당을 대상으로는 더불어민주당 호감도에 소득과 자산수준이 모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쳤다. 주관적 계층변수의 조절효과는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호감도에서 주관적 계층의식과 응답자의 계층태도가 모두 조절효과를 보였고, 윤석열 후보 호감도의 경우 계층태도만이 유효하게 발견되었다. 국민의힘의 경우 어떤 계층변수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조절효과 보이지 않았다. 결과를 요약하면 <표 5>와 같다. <표 3> 및 <표 4>와 동일한 변수들을 모델에 투입하였고 상호작용항을 제외한 변수들은 별도로 표기하지 않았다.

<표 5>  
계층편향인식의 영향에 대한 객관적/주관적 계층변수의 조절효과
구분 상호작용항 윤석열 호감도 이재명 호감도 국민의힘 호감도 더불어민주당 호감도
객관적 계층변수 계층편향인식×소득 -0.004 0.010 -0.000 0.015*
(0.007) (0.006) (0.006) (0.006)
계층편향인식×자산 -0.011* 0.012** -0.007 0.013**
(0.005) (0.004) (0.004) (0.004)
주관적 계층변수 계층편향인식×주관적 계층의식 -0.003 0.026*** 0.000 0.021**
(0.008) (0.007) (0.008) (0.007)
계층편향인식×계층태도 -0.018* 0.053*** -0.000 0.053***
(0.008) (0.007) (0.007) (0.006)

이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표 3> 및 <표 4>의 회귀분석결과와 상이하게 양대 진영의 조절변수의 회귀계수 방향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조절변수, 즉 계층변수에 따라 양대 진영의 계층편향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산수준이 높을수록(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소득수준도 포함), 주관적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그리고 본인이 부자들 편이라고 생각할수록 계층편향인식의 효과가 감소한다. 즉, 객관적, 주관적 경제지위가 높을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이 부자 편이라서 싫은 정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반면에 윤석열 후보의 경우 자산 수준이 높을수록, 본인이 부자편이라고 생각할수록 계층편향인식의 효과가 강화된다. 즉, 객관적 경제지위(자산)가 높고 자신이 부자편이라고 생각할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윤석열 후보가 부자 편이라서 싫은 정도가 더 심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작용 효과와 그 변이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그래프로 시각화하였으며, 결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시각화한 결과들 중 유의미한 내용을 해석하여 <표 6>으로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표 6>  
조절효과의 해석 요약
조절변수 대상 결과 해석
소득 더불어민주당 하층일수록 ‘부자 편’ 인식의 호감도 하락 영향이 큼
자산 이재명 하층일수록 ‘부자 편’ 인식의 호감도 하락 영향이 큼
더불어민주당
주관적 계층의식 이재명 하층일수록 ‘부자 편’ 인식의 호감도 하락 영향이 큼
더불어민주당
계층태도 윤석열 스스로 ‘부자 편’일수록 ‘가난한 사람 편’ 인식의 호감도 상승 영향이 큼
이재명 스스로 ‘부자 편’일수록 ‘부자 편’ 인식의 호감도 하락 영향 사라짐
더불어민주당 스스로 ‘부자 편’일수록 ‘가난한 사람 편’ 인식은 호감도 하락과 연결, 반면 ‘부자 편’ 인식은 호감도 상승과 연결
스스로 ‘가난한 사람 편’일수록 ‘부자 편’ 인식의 호감도 하락 영향이 큼

(1) 객관적 계층변수의 조절효과: 소득, 자산6)

먼저 객관적 계층변수, 즉 소득과 자산의 조절효과를 살펴보았다. 해석이 용이하도록 소득과 자산 5분위 중에서 하층과 상층의 결과만 도출하였다. 소득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의 영향에, 자산은 윤석열,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의 영향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조절효과를 보였다. <그림 1>에서 소득과 자산수준에 따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의 차이를 보면, 전반적으로 소득 상층과 자산 상층에 속한 유권자들 사이에 더불어민주당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이 긍정적 호감에 미치는 영향은 소득 하층 및 자산 하층에 속한 유권자들에 비해 낮다. 즉, 소득과 자산수준 하층에 가까울수록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이 호감도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그림 1>  
더불어민주당의 계층편향에 대한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효과: 응답자의 소득과 자산수준에 따른 차이

다음으로 <그림 2>는 응답자의 자산수준에 따라 이재명 후보의 계층편향인식이 후보 호감도에 미치는 효과의 차이를 그래프로 표현하였다. 자산 상층에 속한 유권자들의 이재명 후보가 가난한 사람 편이라는 인식이 긍정적 호감에 미치는 영향이 자산 하층에 속한 유권자들의 그것과 비교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낸다. 즉, 자산수준이 하층에 가까울수록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계층편향인식이 호감도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반면 윤석열 후보의 경우 자산변수의 조절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으나, 시각화한 결과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시각화한 그래프를 생략하였다.


<그림 2>  
이재명 후보의 계층편향에 대한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효과: 응답자의 자산수준에 따른 차이

종합하면, 시각화한 결과를 생략한 윤석열 후보의 계층편향에 대한 인식과 호감도의 관계는 응답자의 계층에 따라 큰 차이 없이 일관된 패턴을 보였다. 후보가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은 후보의 호감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이러한 결과는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의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계층편향인식(평균값 7.26)을 바탕으로 기대했던 수준과 그 기대를 넘어섰을 때(소유권 침입)의 효과를 보여준다 할 수 있다. 반면 <그림 1>과 <그림 2>에서와 같이 이재명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계층편향에 대한 인식과 호감도의 관계는 응답자의 계층에 따라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즉, 하층에 가까울수록 이들이 ‘부자들 편’이라는 인식이 호감도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 이는 <표 2>의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각각 평균값 4.87, 5.24)을 통해 볼 수 있듯이 기대수준과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의 효과를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2) 주관적 계층변수의 조절효과: 주관적 계층의식, 계층태도

다음으로 주관적 계층변수, 즉 주관적 계층의식7)과 계층태도8)의 조절효과를 살펴보았다. 주관적 계층의식은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의 영향에, 계층태도는 윤석열,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의 영향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조절효과를 보였다. <그림 3>은 주관적 계층의식에 따른 차이를 나타내었다. 왼쪽의 이재명 후보와 오른쪽의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주관적으로 상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층에 속할수록 유권자들은 이들이 부자편이라는 인식이 호감도 하락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림 3>  
이재명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계층편향에 대한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효과: 응답자의 주관적 계층의식에 따른 차이

이러한 결과는 기울기의 차이에서 볼 수 있듯이 주관적 계층의식이 상대적으로 하층에 속하는 유권자들 사이에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과 기대가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부자들 편이라고 인식할수록 이러한 기대와 어긋나게 되어 호감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다른 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어서 응답자 자신의 계층태도, 즉 자신이 가난한 사람들 편 또는 부자들 편이라는 태도가 후보와 정당의 계층편향에 대한 인식과 호감도의 관계에 작용하는 조절효과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시각화한 결과보고를 생략한 윤석열 후보 호감도의 경우, 응답자가 부자 편일수록 윤석열 후보가 가난한 사람 편이라는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가난한 사람들 편인 응답자들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컸다. 반대로 윤석열 후보가 부자편이라고 생각할 때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응답자의 계층태도와 관계없이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반면 <그림 4> 왼쪽의 이재명 후보의 경우 자신이 부자들 편이라고 생각할수록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계층편향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다 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자신이 상대적으로 부자들 편이라고 생각할수록 이재명 후보를 평가하는 데 있어 후보의 계층편향에 대한 인식이 유효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림 4> 오른쪽의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역시 이재명 후보의 경우와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스스로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고 생각할수록 유권자들은 더불어민주당이 부자편이라는 인식이 호감도 하락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주관적 계층의식에 따른 차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고 생각할수록 더불어민주당이 서민의 편이라는 인식과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이것이 호감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스스로 부자들 편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지금까지와 반대의 패턴을 보여준다. 자신이 부자들 편이라고 생각할수록 더불어민주당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은 호감도를 낮추고, 부자들 편이라는 인식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호감도를 높이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자신의 계층태도, 즉 부자들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더불어민주당이 서민적이라는 이미지가 일반적인 감정과 의미를 담지하지 않고, 다른 상징적 의미가 작용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그림 4>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계층편향에 대한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효과: 응답자의 계층태도에 따른 차이

종합하면, 후보 및 정당이 가난한 사람들 편/부자들 편이라는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효과는 객관적/주관적 경제지위에 따라, 그리고 후보 및 정당에 따라 이질적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객관적, 주관적 계층변수를 아울러 경제지위가 낮은 쪽에 가까울수록 계층편향인식의 효과가 윤석열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 및 더불어민주당의 호감에서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이론적 배경에서 살펴보았듯이, 유권자들 사이에 후보 및 정당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이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 힘에 비해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과 더 연관이 깊은 것과 관련이 있다. 경제적으로 하층에 가까울수록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해주길 바라는 기대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하였을 때, 서민들 편이라는 상징과 연관된 긍정적 감정이 오히려 역으로 부정적 감정이 배가 되는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반면에 본인이 부자들 편이라고 생각할수록 윤석열 후보가 가난한 사람 편이라는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컸다.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이재명 후보가 서민의 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소유권 침입과 같이 윤석열 후보가 성공적으로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했을 때, 그것이 유발하는 긍정적 감정의 효과가 더 커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주관적 계층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을수록, 본인이 부자들 편이라고 생각할수록 더불어민주당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이 오히려 호감도를 낮추고, 부자들 편이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호감도를 높이는 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갖고 있는 다른 상징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같은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이라도 주관적 계층지위가 높은 사람들 사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포퓰리스트’라거나 이들의 대북 태도에 대한 인식과 맞물려 ‘종북좌파-공산주의자’와 같은 프레이밍과 연관지어 부정적인 감정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가설2가 지지됨을 확인할 수 있다.


5. 결 론

본 연구는 「정치인식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정치인이 서민 친화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행위가 유권자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 보고, 그 메커니즘을 밝히고자 하였다.

이 연구의 주요한 발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후보 및 정당에 대한 계층편향인식은 호오에 뚜렷하고 일관된 영향을 미쳤다.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은 호감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반대로 ‘부자들 편’이라는 인식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세대와 성별로 하위집단을 구분하여 시행한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후보 및 정당의 진영과 무관하게 동일한 방향의 효과를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지지정당, 이념 성향이나 쟁점에 대한 태도를 함께 고려했음에도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보였다. 따라서 친서민적이라는 정치적 상징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유권자들 사이에 공유되고, 따뜻한 감정과 연관되어 정치인 및 정당에 대한 호감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둘째, 서민 친화적이라는 문화적 상징의 의미는 유권자의 속성, 후보, 정당에 따라 이질적으로 작동한다. 응답자가 계층적으로 하층에 가까울수록 이재명 후보 및 더불어민주당이 부자들 편이라는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즉, 계층지위가 낮을수록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가난한 사람을 대변해주기를 기대함과 동시에 그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을 때의 반감 역시 큰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주관적 계층지위가 높을수록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는 인식이 호감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완화되거나, 오히려 호감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이질성은 유권자의 의식 차원에서 친서민이라는 상징이 어떤 특정 후보나 정당과 상대적으로 연관이 높은지와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후보나 정당에 따라 그들에게 부여된 다른 상징적 의미와 감정이 맞물려 상이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즉, 각 후보 및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 일치/불일치, 소유권과 침입이 다층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이질성을 만들어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크게 두 가지 차원, 즉 학문적 차원과 실제적 차원에서 의의를 갖는다. 먼저 학문적 차원에서, 유권자들의 투표행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인 합리적 선택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치적 선호와 행태의 영향요인을 확인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유권자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자이며, 따라서 합리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물질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정책을 내세우는 정당을 선택한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자신의 물질적 이해관계와 독립적으로 후보나 정당이 친 서민적이라는 인식이 실제 긍정적인 호감으로 연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의 상징정치 논의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상징이 유발하는 감정이 반드시 동질적이지 않고 대상 및 주체에 따라 이질적일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친서민적 정치인이라는 신호가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고 할 수 없으며, 차별화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전략적 차원에서 사회적 갈등과 균열을 가로지르는 공통의 감각과 정서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함과 동시에, 이 과정에서 해당 후보나 정당에 대해 유권자가 기존에 갖고 있는 인식을 세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실천적 함의 역시 동반한다.

이어서 본 연구의 실제적 차원의 의의는 지난 대선의 특수한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선거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던 계층 문제가 실제 유권자의 인지적·감정적 차원에서 존재했음을 확인한 데에 있다. 선거 캠페인 초기, 이재명 후보는 대선출마를 선언하며 약자의 삶을 보듬어 안는 억강부약의 정치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할 것을 약속했다. 반대 진영인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의 기치를 내세웠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불확실성에 더해 문재인 정부 후반기 집값 폭등과 자산격차 확대에 대한 격렬한 비판은 경제와 복지 문제가 차기 대통령 선거의 지형을 그리기 충분한 맥락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어 정권교체에 성공했으나, 막상 그 과정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계층이슈는 크게 부상하지 않았다(한겨레21, 2022.5.17.). 오히려 선거 막바지까지 이어진 네거티브 공세와 특정 세대·성별의 지속적인 호명에 이목이 쏠렸고, 이는 지난 선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평가의 근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본 연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계층의 문제가 정치경쟁의 수면 위에서 논쟁을 주도하지 못했지만 유권자들의 인식의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였다는 새로운 평가가 가능해진다. 결국 사회적 인식의 기저 차원의 서민 친화적인 것에 대한 감정을 정치적 쟁점의 차원으로 전환하고 효과적으로 동원하는 것은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과제일 것이다.

다만 본 연구에서 주장하는 친서민의 상징정치는 역인과의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후보는 가난한 사람들 편이라고 인식하거나, 부정적으로 느끼는 후보는 부자들 편이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본 자료는 횡단면 데이터로서 엄밀한 인과관계를 증명하기에는 제한점을 가진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본 논문의 분석에서는 응답자의 지지정당을 통제하였고, 양대 정당이 아닌 기타정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N: 395)와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N: 468)를 대상으로 <표 3>과 동일한 분석을 각각 별도로 실시하였다. 그 결과 계층편향인식은 두 후보 및 정당에 대한 호감도에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상징적 가치 차원에서 서민 친화적으로 여겨지는 후보나 정당을 선호하는 것이 실제 재분배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나아가 사람들의 인식과 감정이 연결되는 지점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통해 유권자를 단순히 강성지지층이나 부동층 등 단편적으로 분류하여 평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정치적 인식과 감정의 내부적 이질성과 인과관계의 다양한 경로를 밝혀 개인의 삶과 정치적 상호작용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Notes
1) 이 연구에서 따뜻함(warmth)은 ‘당신과 같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cares about people like you)’과 ‘동정심(compassion)’으로 측정되었다(Laustsen & Bor, 2017).
2) 이슈 소유권과 관련하여, 어떤 정당이 특정 쟁점을 잘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기반한 역량차원의 이슈 소유권 논의도 주요하게 다루어지나(노기우, 하상응, 2020), 본 연구에서는 이를 상징에 대한 소유권에 적용하기 위해 연관 차원의 이슈 소유권의 관점을 취한다.
3) 정당의 이슈/특성 소유권은 안정적(stable)인 것으로 여겨지나,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침입(trespassing)이란 상대 정당의 특성/이슈 영역에 침입해서 성공적으로 소유권을 빼앗는 경우를 말한다(최효노, 2018).
4) 본 연구에서 활용한 두 후보 및 정당에 대한 호감도 외에도 당시 현직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김대중, 노무현, 박정희 전 대통령, 그리고 심상정과 안철수 후보에 대한 호감도도 조사하였으며 정의당과 국민의당까지 총 8명의 정치인물과 4개의 정당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하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선 이후 선거 직전까지 이루어진 후보별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지지율의 합이 꾸준히 60~70%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고, 이는 정당 지지율(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의 추이에서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허석재, 송진미, 2022). 또한 투표율 77.1% 중에 양대 정당 후보의 득표율이 96.4%에 달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함과 동시에 본 연구에서 독립변수로 활용한 일부 문항의 경우 모든 후보와 정당을 대상으로 조사하지 않아, 종속변수로 두 후보 및 두 정당에 대한 호감도만 사용하였다.
5) 유권자들의 후보 및 정당에 대한 대북태도인식의 t-test 결과, 양 후보 및 정당의 대북태도 인식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대북태도인식 평균값 윤석열 7.23, 이재명 3.72, p=0.00 / 국민의힘 7.29, 더불어민주당 2.85, p=0.00).
6) 시각화한 회귀식에서 소득과 자산수준은 5분위로 변환하여 사용하였다. 자산의 경우 2021.3.31. 기준으로 작성한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순자산 자료를 활용하였고, 소득의 경우 2021.1.1. ~ 12.31. 기간을 기준으로 작성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의 가구소득 자료를 활용하였다. 조사된 각각의 분위 경계값을 사용하여 응답을 5분위로 재구성하였다(상층-중상층-중층-중하층-하층).
7) 자신의 경제적 지위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최하층(0) - 최상층(10)]
8) 본인은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가난한 사람들 편(0) - 부자들 편(10)]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저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요약 및 재구성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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