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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0 , No. 3

[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0, No. 3, pp. 265-287
Abbreviation: jss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l 2019
Received 31 May 2019 Revised 28 Jun 2019 Accepted 08 Jul 2019
DOI: https://doi.org/10.16881/jss.2019.07.30.3.265

통일교육을 위한 이미지-토크 팀티칭 교수법
손병우
충남대학교

Team Teaching Method for Unification Education
Byung Woo Sohn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손병우,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 사회대402, E-mail : sohn@cnu.ac.kr

Funding Information ▼

초록

분단 장기화로 인하여 새로운 세대에게는 지식전달을 통한 통일교육에 한계가 있다. 정서적 통일역량을 함양하는 통일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세대들에게 익숙한 영상 매체와 토크형식을 도입하면 교육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통일교육은 다양한 전공분야의 연계 교육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팀티칭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 논문은 이러한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미지-토크 기반 팀티칭 교수법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팀티칭 형식으로 두 가지를 제안하였다. 즉, 토크 콘서 트 형식과 팟 캐스트 형식이다. 특히 이 두 형식은 학생 주도형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팀티칭과 비교해도 더 발전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이미지를 활용한 통일교육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였다.

Abstract

Due to the significant time lapse between generations, there are limits to administering unification education that can transfer knowledge to the younger generations. There is a need for unification education that accounts for the younger generation’s learning styles. Particularly, introducing video media and talk formats, which are familiar to the new generations, will help increase effective education. In addition, unification education requires the linkage of education from various major fields.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develop a team teaching method. This paper attempts to develop an image/talk based team teaching method that can simultaneously achieve both of these goals. In conclusion this research suggested two types of team teaching. They are the talk concert format and the podcast format. In particular, these two types of team teaching are student-driven, and they are more advanced compared to the existing form of team teaching.


Keywords: Unification Education, Talk Concert, Podcast, Team Teaching, Image Communication
키워드: 통일교육, 토크 콘서트, 팟 캐스트, 팀티칭, 영상 미디어

1. 새로운 통일교육 교수법의 필요성

위기와 변화의 국면 속에서 통일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최근 3년 간 한반도를 중심으로 진행된 상황은 매우 역동적이어서 남북통일의 전망 또한 급진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17년 내내 벌어진 북한의 핵 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 북미 간 적대적 발언의 연속된 충돌 그리고 한중, 한미, 한일 간 누적되거나 또는 새롭게 제기되는 역사적 지역적 현안들 등은 남북통일의 우호적 분위기 조성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가로막는 위기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2018년의 상황은 평창동계올림픽과 판문점 정상회담, 그리고 싱가 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지며 분단 이후한 번도 도달하지 못 했던 우호적이고 희망적인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러다가 2019년 하노이 회담 이후의 상황은 다시 바뀌어 소강상태에 빠졌다가 6월 30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북미 판문점회담으로 상황은 다시 긍정적인 쪽으로 급반전한 상태다. 이런 때일수록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우리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이 더 확고한 중심을 잡고 통일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에 대한 통일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새로운 상황, 새로운 세대의 등장에 따라 그에 적합한 새로운 통일교육 교수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앞서 언급한 위기요인은 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단기적이고 매우 구체적인 특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는 구체적 특성을 잡아내기 힘들뿐만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분단의 장기화로 인한 국민 의식의 변화, 새로운 세대의 등장에 따른 사회문화적 변화,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산업구조의 변화 등은 통일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태도에서도 많은 변화를 유발하였다. 이런 변화 속에서 통일교육 또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합한 교수법을 꾸준히 개발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1) 통일교육의 필요성

통일연구원(KINU)에서 매년 실시하는 ‘통일의 식조사’ 결과를 보면 통일에 대한 국민의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결과를 보면 2017년 57.8%였던 것이 2018년 70.7%로 급증했다가, 2019년 65.6%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남북대화와 북미정상회담의 흐름에 따른 변화로 보인다(연합뉴스, 2019.5.13). 최근 3년 동안의 상황변화 요인이 작용하지 않던 그 이전, 즉 2016년까지 국민 통일인식은 지속적 악화의 흐름에 있었다. 같은 질문에 2016년 62.1%, 2014년 69.3%였던 것을 감안하면, 2017년까지 하락세였다가 2018년 급등했다가 2019년 들어 상황에 따라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통일연구원의 조사에서는 ‘평화적 분단 유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남북한이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 없다’는 주장에 ‘동의 한다’는 응답은 2016년 43.1% 2017년 46.0%, 2018년 48.6%, 2019년49.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두 개의 답변 결과는 모순되게 보일 수도 있다. 통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는 동시에 평화적 분단을 더 많이 지지하기 때문이다. ‘통일의 필요성’과 ‘분단 유지’를 두 축으로 교차분석을 해보면, 4가지 유형의 응답자 가운데 분단체제 선호집단이 매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면서 더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더 강한 분단유지 경향을 보이는데, 2019년에도 20대에서 통일보다 평화공존을 선호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표 1> 
‘통일의 필요성’과 ‘평화적 분단 유지’에 대한 교차분석
구분 통일의 필요성
불필요 필요
분단 유지 반대 통일 무관심 집단 단일체제 선호집단
찬성 분단체제 선호집단 분단체제 가능집단

위 표에서는 통일인식에 나타나는 특징들을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는데, 첫째, 분단유지 경향의 가속화, 둘째, 개인생활과 분리된 통일, 셋째, 민족정체성에 바탕을 둔 통일 담론의 한계 등이다. 이러한 결과는 통일교육이 전 국민은 물론이고, 특히 연령이 낮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1) 통일교육에 대한 의심과 오해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는 다른 측면에서 통일교육에 대한 오해 또한 극복해야 하는 과제이다. 통일교육으로 치장된 반공교육이 아니냐고 하는 의심이 바로 그것이다. <통일교육원 40년사>(2012)에 따르면 우리의 통일교육은 시대변화에 따라 초기 반공교육에서 통일·안보교육으로, 그리고 통일교육으로 중점이 변천해왔다.1) 시기별 통일교육원의 교육목표를 살펴보면 그런 변화가 드러난다.

1970년대 교육목표는 정부의 통일정책이었던 이해 증진, 통일안보관 정립, 그리고 반공교육을 통한 국민들의 사상무장에 두었다. 1980년대에는 우리 통일정책의 정당성, 북한의 대남전략, 공산주의 이론의 허구성,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과 민족통일 구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통일교육 지침에 따라 교과 분야를 구성했다. 그러다가 80년대 중반부터 국제적 탈냉전 분위기와 우리의 체제우위가 유지되면서, 교육측면에서 기존의 반공일변도의 통일교육이 지양되고, 통일과 화해를 강조하면서 우리 체제의 안전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통일·안보교육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1986년 벌어진 ‘통일 국시 논쟁’에서 나타났듯이 1980년대 후반기까지도 여전히 반공은 통일보다 더 강력한 이념적 구심체로 작동하고 있었다.2)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독일통일, 동구 공산권의 붕괴와 체제전환, 그리고 남북기본합의서의 발효 등 통일환경이 급변했고, 대내적으로는 제6차 교육과정의 시행으로 통일교육이 중점 교육분야로 포함되는 등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에 따라 명칭도 통일·안보교육에서 통일교육으로 바뀌었고, 교육목표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민족공동체 의식에 입각한 통일관의 확립, 북한 실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올바른 대북관 형성,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 조성과 통일대비역량 배양, 건전한 민주시민의식 함양 등으로 설정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1999년 제정된 「통일교육지원법」과 2000년 통일교육 기본계획에 의거하여 특히 “평화와 화해협력의 대북포용정책 추진에 대한 당위성 인식 및 실천의지 형성”을 통일교육의 목표로 내세웠다. 이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의 진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2) 관성적인 통일교육

이처럼 우리의 통일교육은 먼 미래가 아닌 실질적 통일을 지향하는 통일교육, 통일한국이 지향하는 가치와 신념을 체화하는 통일교육,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국민 화합을 이끄는 통일교육에 맞춰 꾸준히 노력해왔다고 할 수 있지만, 시기별 교육목표를 살펴볼 때 통일교육이라는 명목 아래 실제로는 반공교육에 치중하기도 했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그런 분위기가 바뀌지 않았다는 의심을 사고 있기도 하다.

교수신문(2017)에서 주최한 좌담회에서도 그런 지적이 이루어진 바가 있다. 한 참가자는 반북교육, 반공교육이 아닌 제대로 된 통일교육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반북교육처럼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통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갖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죠. 그런 교육을 받으면 누가 같이 살려고 하겠습니까.”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원장)

그러기 위해서 북한체제의 현실을 알려주는 것과 함께 북한의 행태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고, 민관이 협력해서 제대로 된 교육방법, 교육내용, 그리고 교재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각급학교의 통일 관련 교육이나 활동들은 포스터 그리기와 표어 짓기를 기본으로 하고, 시 창작, 만화 그리기 등 일견 다양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은 지난 60여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어떤 의미에서는 타성에 젖어 시행해 온, 행사를 위한 행사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우리의 공교육의 목표가 대학입시임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통일교육은 현실과 너무 멀리 떨어져있는 실정이다. 통일연구학교로 지정된 한 고등학교 담당교사의 말은 이런 측면에서 시사점이 크다.

“일반계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서 통일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 쉽지 않다. ...특강이나 수업을 통한 통일교육 보다는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체험학습 중심의 통일교육 프로그램이 효과 면에서 훨씬 좋았다.”
(사파고 교사 인터뷰)

통일교육이 반공교육과 혼동되거나 뒤섞이는 현상을 극복하고, 어떤 면에서 타성에 젖어 관성적으로 이루어져 온 통일 기본교육과 활동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늘 있어왔는데, 이제는 대학교에서도 새로운 통일교육과 실질적인 교수법의 수립 및 시범적인 적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2) 교수법 개발의 필요성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직접해 본 것은 이해한다.”고 했다. 이는 배움과 관련해서 널리 회자되는 공자의 말씀인데, 교수법과 관련해서도 훌륭한 지침이 된다. 강의식 수업방법보다는 시청각교육이 더 효과적이고, 직접 실행하고 체험하는 교육방법이 가장 우월하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가 공부의 전 분야에 걸쳐 체험학습을 실행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교육의 효과와 효율성의 적절한 조합이 이루어지는 지점을 찾아내기 위해서 교수법의 개발과 실험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 교육 분야의 특성과 시대적 상황, 교육생의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교수법의 개발과 보완, 정립의 과정이 부단히 시도 되어야 한다.

(1) 전통적인 교수법의 의미

일반적인 의미에서 교수법은 준비된 교육내용을 가르치는 방식. 교육방법 또는 교수학습방법을 지칭 한다. 예전에 교수법은 지식의 전달과 주입 방법으로 생각했으나, 근래에는 학생활동을 중심으로 교육내용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학습을 계획하고 수업을 통제하며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활동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교수학습의 주체가 교사에서 학생으로 옮겨가도록 요구되고 있다. 이렇게 교수학습과정에서 그 주체가 어느 쪽이 되느냐에 따라 교수법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교사 중심형은 교사가 주도 하는 일방적인 강의가 주가 되고 학습자는 수동적 수강생이 되기 쉽다. 학습자 중심형은 학습자의 흥미·욕구·능력이 중시되고 자발적인 참여가 교수학습과정의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내용중심형은 교과내용의 구조가 경직되게 규정되어 있어서, 교사나 학습자에 따라 수정되거나 조정될 수 없다. 미리 준비된 고정적 학습계획에 따라 교수학습이 진행된다.3)

(2) 새로운 교수법; 탐구-참여-주도

교수법의 개선과 변화의 흐름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하게 작동한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는 학생 즉, 학습자 중심형 교수-학습과정을 중요시한 것이고, 둘째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교육에 도입하는 방법이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나타난 시청각교육의 강조, 1990년대 들어 개인용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 그리고 2000년대 이후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PPT 등은 새로 개발된 테크놀로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교육 현장에 도입되어 왔는지 잘 알려준다. 그때마다 그에 맞춘 교수법의 개발이 요구되었다.

이처럼 교수법 개발의 흐름을 살펴보면 학생 중심의 교육체계 구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 교수법 연구에서는 ‘탐구-참여-주도형 교수법 모델’을 구성하고자 한다. 이 모델에서 앞부분의 ‘탐구-참여’는 지금까지 교수법 개선의 전통적인 흐름을 이어받는 내용이기도 하다. 교수자의 강의와 지식 전달에 머물지 않고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함으로써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고, 더 나가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다시 탐구 능력을 배가시킴과 아울러 탐구의 동기를 부여하고, 때에 따라서는 팀워크 훈련을 통해 사회성 배양까지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학생주도형 교수법을 첨가하고자 한다. 학생의 지능이 쉼 없이 실행되도록 자극을 줌으로써 더욱 효과 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는 취지이다. 본 연구에서 구성하고자 하는 ‘탐구-참여-주도형교수법’은 물론 새로운 통일교육의 기본적인 교수법 구조를 뜻한다.

3) 사회변화와 통일교육의 방향성

시대에 따라 통일교육의 목표와 방향성이 달라져왔듯이, 현 단계 한국사회의 변화와 전반적인 교육과정의 변화 및 대학교육의 변화 등과 맞물려 통일교육의 방향성도 부단히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1) 4차 산업혁명 등의 변화

슈밥(Schwab, 2016)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이란 “디지털, 바이오산업, 물리학 분야의 융합된 기술들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기술혁명”을 뜻한다. 4차 산업혁명은 전 인류를 다면적으로 긴밀하게 상호 연계시켜 놓은 바탕 위에 진행되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빠를 뿐 아니라,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경제와 산업 등사회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낸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2025년이 되면 사회 시스템 전체의 변혁을 통해 우리 삶이 어떻게 변화될지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그 핵심은 바로 우리 ‘인간’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현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사회전반의 단절과 상호 배제, 그리고 그로 인한 인간의 고립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경제·사회 체제를 재고해볼 필요성이 크다. 대한 민국은 분단국가로서 이러한 근본적 변화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인식을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진행 중인 다양한 기술적 변화와 그로 인한 생활상의 변화 및 시민들의 인식의 변화 특히 젊은층의 인식과 문화의 변화에 부응한 통일교육에 대해 숙고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것은 두 가지 방향에서 고려할 만하다. 첫째는 이러한 새로운 과학기술의 진보가 사회문화의 변화를 견인하는 혁명적 양상을 보일 때, 한반도 통일에 끼칠 영향을 분석하고 진단하는 것이다. 동서 독 통일에 텔레비전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듯이 미디어는 분단국가 양쪽 구성원들의 정서적 동일성을 재확인하는 동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미디어적 현상들은 남북 주민 간의 새로운 소통과 공유의 경로를 어떤 식으로 마련할지 기존 관념으로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예측해볼 수 있는 상황은 소통성이 증대될수록 북측 주민들이 남쪽 문화에 대한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되는 반면 그 역의 현상은 오히려 더 줄어들게 되리라는 점이다.

둘째는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 상황 속에서 통일교육의 새로운 방향성과 교수법 개발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북측 주민들의 변화 가능성과 관련하여서도 통일교육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통일교육은 특히 공존와 포용, 갈등관리와 해결 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2) 학생들의 변화

통일연구학교로 지정된 창원 사파고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생들이 북한 주민생활 상황에 대해 대체로 모르는 편이라고 답을 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에 대한 생각은 부정적이었다.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는 북의 군사적 위협을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을 하게 된 정보 입수 통로는 교과서와 매스미디어의 비중이 비슷하게 나왔다.

이런 조사 내용은 통일 교육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등학생들이 북한에 대해 접하는 내용은 학교교육과 관련되어 있거나, 그와 비슷한 정도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는데, 그로 인해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형성되었고, 북의 군사적 위협을 통일의 장애요인으로 여기고 있다고 정리된다. 이는 학생들이 미디어의 어떤 내용에서 주로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나타내며, 학교교육을 통해서 그런 부정적 인식이 극복되고 있지 못함을 보여준다.

미디어에서 북한을 다룰 때는 통일 범주에서 보도하기보다는 남북 대결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중심 범주로 하여 보도해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북한주민의 실상에 대해 잘 모르는 가운데, 전달되는 내용은 군사적 위협과 같은 부정적인 내용뿐이니, 학교교육을 통해 통일의 의의를 전달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학교통일교육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가 그런 상황을 보충 설명하고 있다. 학교에서 받은 통일 및 북한 관련 교육 만족도에 대한 학생들의 답변은 ‘보통이다(62%)’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4)


2. 문화적 관점에서의 통일교육
1) 대학교육 현실과 통일교육의 방향

새로운 세대에게 지식전달을 통한 통일교육이 맞닥뜨린 한계로 인해 이제는 통일역량 배양으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세대는 지적인 측면과 정서적인 측면의 균형을 추구하는 경향을 띠기 때문에 정서적 차원의 통일역량 함양교육을 생각해 볼만하다. 분단을 직시하고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분단의 아픔을 더 많이 느낄 수밖에 없는 실향민이나 전쟁 피해자와 그가족들의 심정에 공감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통일을 상상하면서, 통일 후 실질적으로 맞닥뜨릴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원만한 소통에 대해서 숙고해보는 시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교육에서 지향해야 할 통일교육의 기본적인 방향성, 즉 앞으로 지향해야 할 통일역량의 핵심을 최근 제기되고 있는 ‘함께 살고 함께 발전하는 능력’이라고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미지의 중요성을 생각해봐야 한다. 학생에게 통일을 상상해보라고 할 때 학생이 수행하는 작업은 결국 이미지 구성 작업이 될 것이다. 통일구상을 거시적으로 국가의 차원에서 든 미시적으로 일상생활 차원에서든 어떤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고 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통일된 국가라고 할 때 그것은 통일정부의 종합청사일 수도 있고, 철거되는 철책선의 모습일수도 있으며, 남북주민들이 서로 반가운 얼굴로 만나는 장면일 수도 있다. 이미지는 또한 스토리로 연결된다. 남북주민이 반갑게 마주하는 장면 하나를 떠올리고 마는 경우는 없다. 이산가족이 영구적으로 왕래하게 되는데 따른 감격적인 스토리를 떠올릴 수도 있고, ‘남남북녀’라는 옛말과 연결 지어 남북 젊은이들의 동아리활동으로 확장될수도 있다. 또는 서울에서 기차로 출발한 자신이 백두산을 등반하는 모습을 그려보기도 할 것이다. 이처럼 이미지를 활용한다는 것은 대학교 통일교육의 본질적 특성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아야한다.

현재 대학교육의 현실은 서로 대비되는 두 측면의 교육으로 구성된다. 한 쪽 편에서는 학문탐구와 교양교육이 이루어지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직업 준비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대학생에게 통일은 자신이 맞닥뜨린 삶과는 거리가 먼 문제일 수밖에 없다. 북한은 그저 위협적인 불안 요인, 혐오의 대상, 성가신 존재로 여겨지기 쉽다. 더 나가 일상생활 속에서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북한 주민들은 낯선 대상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을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는 정부나 시민단체의 주문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대학교육 현실을 파악한 바탕 위에 통일교육의 방향성을 잡을 필요가 있다.

2) 새로운 교수법 형식의 제안
(1) 연계전공체계와 팀티칭 구상

대학 교육체계 안에 어느 때부터인지 통일은 교육과정에서 거의 배제되어 왔다. 과거 ‘통일교육=반공교육’이라는 등식 속에서 교과목이 편성되었던 데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도 있다. 1970년대까지는 중학교 <승공통일의 길>이라는 과목명, ‘민족의 과제-승공에서 멸공으로’와 같은 단원명에서부터 반공교육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5년 개정된 교육과정의 10대 범 교과 학습 주제로 통일이 포함되어 초중고 정규 교육과 정에서 통일교육이 다시 이루어지게 되었다.5) 이때에도 대학교에서는 상황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대학교육과정에서 거의 불모지화한 통일교육을 다시금 제대로 시행하려면 교육체계와 교수법에서 더 적극적인 통섭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교육체계는 연계전공체계를 취하고 교수법은 팀티칭 방법을 적극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정치외교학, 언론정보학, 역사학 등 전공분야의 연계전공체계는 통일교육에 적합한 형식이다. 연계전공의 장점을 살리기 위하여 과목 당 최소 두 분야의 교·강사 또는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팀티칭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본 교수법 개발 연구에서는 팀티칭의 주된 방향으로서 토크 콘서트형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2) 학생참여에서 학생주도 교육으로

주입식 교육이나 지식정보 전달 위주의 교수법이 통일교육 방법으로 적절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는 것은 여러 차례 지적되어왔고, 그 대안으로 학생참여를 유도하는 참여형 수업이 제안되어왔다. 참여형 수업에는 여러 방법 가운데 주로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 개인발표, 조별 발표, 전체 토론, 소그룹 토론, 그리고 소그룹 토론에 이은 조별 발표 등 발표와 토론이 연계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PPT를 통한 프레젠테이션이 보편화되면서 학생들의 조별 발표 수업은 매우 넓게 확산되었다.

인터뷰 방식은 발표 수업의 보완 방식으로 제안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럽다. 이때 자기 의견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생각을 전달하는 데에는 그보다 부담을 덜 느낀다. 이런 차이점에 착안하여 의견과 발표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터뷰 토론을 생각해 볼만하다. 조원들 가운데 한 사람의 발표자를 정하고, 조에서 연구한 주제에 대하여 각 조원들의 의견과 조사 내용을 인터뷰처럼 진행한다. 인터뷰가 끝나면 발표자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한다.

스토리텔링 방식은 하나의 개념이나 주제, 또는 사건이나 사례에 대해 전후관계를 덧붙여 이야기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다. 어떤 내용이든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말로 설명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가르칠 수 있어야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스토리텔링은 생각을 정확하게 말로 표현하고 내용이나 주제에 대해 정의하고 설명하면서 그에 대한 이해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가령 학생들마다 하나씩 단어를 생각하게 한 다음 적당한 시간 동안 그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종이에 그 단어를 적는다. 그 다음 교수가 제시한 그날의 수업 주제와 연관해서 그 단어를 정의하고 설명하고 설득한다. 이런 기본 구조 속에서 단어는 사진이나 그림이 될 수도 있고, 명언이나 경구, 최근 발생한 유명한 사건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 학생들은 이렇게 서로 거리가 멀리 떨어진 주제와 단어를 연결시켜 스토리를 상상하는 과정에서 주제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다. 자기 나름의 이해력이 함양되고 나면 교수의 강의에 대한 다각적이고 비판적인 수용이 활성화될 것이다.

지금까지 학생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해 고안된 수업 방법들을 돌아보면 수업에서 학생들이 주도하는 정도가 확대되는 쪽으로 발전해왔음을 알 수 있다. 사실 학생 참여라면 교수의 강의식 수업에 학생들은 질문을 하거나 아니면 교수의 질문에 답하고, 개인 과제물을 발표하는 정도를 의미했다. 그런데 지금 소개한 이런 방식들은 단순 참여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이로부터 우리는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 방식도 생각해 볼만하다. 특히 통일에 대한 학생들의 열망과 의지를 끌어올리고 상상력을 동원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현 단계 통일교육에서 더 그러하다. 이런 취지에서 본 교수법 개발 연구에서는 학생주도형 수업으로 팟 캐스트 형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3) 이미지 활용 교육

정서적 통일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새로운 세대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통일교육에 도입하면 교육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지는 희랍어에서 두 가지 단어로 구분된다. 하나는 에이콘(eikon, icon)이고 다른 하나는 판타스마(phantasma, phantasm)이다. 에이콘은 구체적인 재현물이고, 판타스마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헛것이라는 의미이다. 이처럼 이미지는 어원적으로 실제 존재에 속하는 도상적인 부분과 비존재에 속하는 환영적인 부분을 동시에 갖는다. 이러한 상반된 두 가지 성격이 서로 섞이면서 이미지는 매우 큰 유용성을 갖기도 한다. 첫째, 이미지의 유용성은 어떤 대상의 존재를 증명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이미지는 물체나 인간의 재현이라는 점에서 물리적 존재를 증명하는 증거로 인정받기도 한다. 이미지는 더 나가 과거의 모습이나 다른 문화권을 접하게도 한다. 둘째, 이미지는 대상 자체가 아닌 재현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해석까지 진행한다. 따라서 그에 대한 파악은 언제나 사회문화적 특성에 의해 규제받는다. 이미지는 더 나가 감수성에 호소하며 기능한다. 그래서 감동을 주고, 무한한 상상력을 추동한다. 이러한 이미지의 두 가지 능력 즉, 증거력과 상상력은 교육을 위해서도 매우 큰 유용성을 발휘한다.

더욱이 이미지는 기술의 진보 덕택에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자 자기표현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음식사진 촬영은 흔한 일상의 모습이 되었고, 기념할 만한 장소에서 자신의 모습을 담는 이른 바 셀카(selfie)는 대유행이다. 위험한 장소에서 셀카를 찍다 사고를 당한 소식들이 언론에 오르내린다. 그런 이미지들은 SNS를 통해 전시되고 다중에게 전파된다. 쉬워진 이미지 생산과 변형 도구의 보급으로 이제 이미지는 전통적인 광학적 이미지 또는 채색된 유일무이한 그림에 머물지 않는다. 전통적 방식으로 제작된 이미지가 디지털화되기도 하고, 아예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이미지가 생성되기도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디지털 이미지의 생산과 조작에 매우 익숙하고 열정적이다. 이런 조건들을 통일된 대한민국을 상상하고 그려보는 더욱 다양한 가능성으로 계발할 필요가 있다.

이런 취지에서 본 교수법 개발 연구에서는 다양한 이미지 활용 교육을 제안하고자 한다.


3. 새로운 팀티칭 통일교육 교수법

앞서 2장에서는 새로운 교수법으로 세 가지 형식을 제안하였다. 팀티칭 교수법으로 토크 콘서트형식, 학생주도형 교수법으로 팟 캐스트 형식, 그리고 이미지 활용 교수법이었다. 앞의 두 형식은 수업 진행과 관련된 것이고, 세 번째 것은 내용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앞의 두 가지를 하나의 장으로 묶고, 세 번째 것을 별도의 장으로 하여 구체적 교육체계를 정립하고자 한다.

1) 토크 콘서트 형식
(1) 팀 티칭의 이상과 현실

팀 티칭이란 두 명 이상의 교·강사가 팀을 이뤄 한 과목을 함께 담당하는 교수형태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팀 티칭은 참여하는 각 교수가 전공분야에 따라 단원을 나눠 맡는 식이 가장 손쉬운 형태이다. 팀 티칭의 본래 목적은 단원에 따라 더 적합한 세부 전공자가 전문적인 식견으로 교육을 담당함으로써 평균적인 교육수준 이상의 교육 내용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진행되는 팀 티칭은 포괄적 의미에서는 본래 목적을 잘 수행하고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기계적으로 단원을 나눠 맡아 각자 자기 수업을 절반씩 하고 평가도 절반씩 나눠서 점수를 부여하는 편의적인 수준에 머물기도 한다. 그래서 팀티칭에 대하여 언제나 복수의 담당 교수들이 함께 강의실에 참여하여 공동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이상적인 형태로 보는 것이다.

한 가지 지적할 점은 현재 대학에서 팀 티칭을 채택할 경우 참여하는 교수의 수로 학점을 나누어 1/n의 담당학점을 부여하기 때문에 비록 두명의 담당교수가 한 학기 내내 함께 강의실에서 협동 강의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교수 각자에게 1.5학점이 주어질 뿐이다. 그런 제도적 맹점이 교수들로 하여금 팀 티칭을 꺼리게 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본 교수법 연구에서는 이상적인 형태의 팀 티칭을 기꺼이 수행할 의향을 가진 교수, 특히 통일교육에 일종의 열정과 소명의식을 가진 교수들을 상정하여 대학의 제도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제약 조건들에는 괄호를 쳐두고 새로운 팀 티칭 형태를 제안하고자 한다. 그것은 토크 콘서트 형식의 팀 티칭이다.

(2) 토크 콘서트의 초기 형태

토크 콘서트란 예전의 좌담이나 대담, 또는 공개토론 등이 지나친 격식을 중시하던 분위기와 그로부터 빚어지는 따분함 같은 것들을 개선시킨 형태로 10여 년 전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공개 대화형식이다. 참여자는 책의 저자, 전문가, 유명인, 존경받는 인물 등 기존의 대담 참여자와 다를 바가 없다. 다만 묻기만 하는 사회자와 답하기만 하는 초청인사 사이의 기계적 대담 형식을 탈피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토크 콘서트가 특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로 유명한 안철수와 주식 컨설턴트로 유명한 의사 박경철, 그리고 개그맨 김제동 등 세 사람이 함께 전국을 다니며 젊은이 대상 대담 강연을 ‘토크 콘서 트’라는 이름으로 열면서부터이다. 이를 특히 토크 ‘콘서트’라고 칭한 것은 음악 연주회장을 빌려 대화를 나누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해석되곤 했다. 또한 강연과도 다른 특징이 있었다. 강연은 강연자가 청중을 향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형식을 띠고, 이때 청중은 2인칭으로서 듣는 자가 된다. 그런데 토크 콘서트에서는 무대 위의 대담자들 끼리 주로 대화를 나눈다. 그래서 사사로운 호칭과 격의 없는 화법이 허용되는데, 그 점이 ‘토크’의 특징을 이룬다.

물론 전적으로 사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엄연히 그들의 대화내용은 매우 청중 지향적이다. 주제는 청중의 성격에 맞춰 ‘청년과 미래’와 관련된 것이었고, 이런 점이 ‘콘서트’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초기의 토크 콘서트 형태는 대학교 수업 시간에 한두 번 정도 특별하게 활용할 수는 있어도 한 학기 수업을 온전히 채우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대학교 수업에 활용하기에 적합한 팀티칭 방식을 디자인하기 위해 우리는 EBS-TV <통찰>의 형식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3) 하나의 주제, 두 명의 교수, 세 번의 수업; ‘하나 둘 셋’ 팀티칭

EBS 1TV 특별기획 <통찰>의 형식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하나의 주제, 두 명의 교수, 세 번의 수업’이 된다. 두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 한번씩 교차 강의와 질의응답을 한 뒤, 한 번의 대담을 통해서 복습과 심화학습을 하고 이때 학생질문에 대한 답변도 하는 형태이다. 이름을 붙여서 ‘하나 둘 셋 팀티칭’에 관해 좀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두 명의 교수가 팀 티칭을 함에 있어서, 하나의 주제에 3주를 단위로 하여 첫 주에 한 명의 교수가 강의하고, 둘째 주에 두 번째 교수의 강의, 그리고 셋째 주에 두 명의 상호대담과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 두 교수의 상호대담으로 하나의 세트가 구성되는 것이다.

EBS <통찰>의 한 사례를 통해서 ‘하나 둘 셋’ 팀 티칭을 살펴보자. <통찰>은 강연형식의 사회교육 프로그램인데, 바로 팀 티칭을 시도하고 있는 점에서 기존의 강연형식과 차이가 있다. 두 명의 전문가는 서로 동일한 관심사에 대해 다른 분야에서 초대되었다. 그들은 교차 강연 후 상호 질의응답을 하고, 대담으로 이어간다.

이 형태를 원용하여 정치외교학과와 언론정보학과의 교수 두 명이 한국전쟁을 주제로 한 팀 티칭 상황을 설정하고 그 한 세트의 구성을 정리하면 이렇다.



주제 6.25 한국전쟁과 분단
담당 정외과 교수A, 언정과 교수B
제1주
제2주
제3주
A강의, B간략 질문, A부연설명
B강의, A간략 질문, B부연설명
A와B대담, 학생질문, A와B답변

이 주제의 수업은 이런 내용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가정적인 사례를 제시해보면이렇다.

  • •정외과 교수A의 강의
  • ∘한국전쟁의 발발과 전개
  • ∘국제 정세와 남북한의 사정
  • ∘학문적 쟁점들
  • ∘전쟁이 남긴 상황, 분단
  • •언정과 교수B의 강의
  • ∘한국전쟁의 기억; 기록영상과 사진/ 대중가요 / 영화와 드라마
  • ∘활성화된 재현; 반공과 대중문화
  • ∘금지된 재현; 검열과 삭제
  • ∘대중의 기억과 대안 역사
  • •대담 강의(토크 콘서트)
  • 관련 이슈를 통해 한국전쟁의 의미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하는 대담
  • (예) 한국전쟁과 미국

이처럼 ‘한국전쟁’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3주 동안 수업을 한다고 하면 언뜻 동어반복이 이루어지거나 학생들에게 지루함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지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정적 사례에서 보듯이 학생들은 정외과 교수를 통해서 한국전쟁의 역사와 정치적 의미에 대한 농축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언정과 교수의 수업을 통해서는 한국전쟁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의식과 한국전쟁으로부터 비롯된 문화적 특수성에 대해 반성적 사유를 하게 된다. 그리고 세 번째 수업에서는 두 분야의 전문가들이 청중인 학생을 대신해서 질문하거나 학생으로부터 직접 질문을 받아 답을 함으로써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들을 설명하여 심화된 내용을 제공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수업형태는 하나의 주제와 관련하여 매우 다채롭고 심도 있는 내용을 전달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학생들의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

2) 팟캐스트 형식

형식만 팀 티칭이 아닌 내실 있는 팀 티칭을 지향하고, 더 나가 젊은 대학생들의 감각에 잘 조응하는 수업 형식으로 팟캐스트 형식을 제안하고자한다. 특히 이 형식을 도입하면 학생참여 이상의 학생 주도형 수업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학생의 참여라면 수동적인 수강 태도를 탈피하도록 학생의 의견 발언권을 보장하고 연구 발표 기회를 확대하는 수준에서 출발하여 점차 다양한 형식들을 도입하는 식으로 발전해왔다. 참여형 수업은 전통적인 교수법에 대한 대표적인 대안적 방법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도 있다.6) 그런데 참여형 수업도 기본적으로 교수의 강의와 학생의 수강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수업 구조에 대한 보완이지 그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팟캐스트 형식은 수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시도이다. 즉, 학생들이 수업을 주도하고 꾸려나가는 것이다. 물론 이때 학생이 주도한다는 것은 학생의 수업 참여의 성격을 더 고도화함으로써 교육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취지이지 학생에게 온전히 맡겨둔다는 뜻은 아니다.

(1) 팟캐스트의 등장

팟캐스트란 인터넷 오디오 방송이다. 방송 제공자가 MP3 파일로 녹음해 올리면 수용자는 인터넷에서 PC,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 등 개인 오디오플레이어로 다운로드하여 재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팟캐스트’(Podcast)라는 용어는 2004년 영국의 기술 칼럼니스트 해머슬리(Ben Hammersley)가 처음 사용했다고 하는데, 애플의 MP3 플레이 어인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을 결합해 만든 용어다. 한국에서는 2009년부터 기존의 라디오 방송사들도 도입하는 등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2011년 정치논평 팟캐스트인 <나는 꼼수다>가 스마트폰의 주 사용자층인 30~40대 직장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중화했다. 그이후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소비하는 이용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특히 팟캐스트 호스팅의 간편성으로 인해 오디오 방송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제작비나 기술적인 장벽이 매우 낮아지는 효과를 낳았다. 호스팅 업체에 가입하고 자신의 방송 용량에 적합한 계정을 구매하면 방송 준비는 끝난다. 팟캐스트 전문 호스팅 서비스는 월간 저장용량에 따라서만 요금을 부과하고 트래픽에 대해서는 별도로 요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운영비에 부담이 적다. 팟캐스트 콘텐트는 녹음 →편집 →배포 과정을 거쳐 유통되는데, 스튜디오를 임대하거나 전문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그저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녹음 장비만으로도 충분히 방송이 가능하다. 그덕에 어떤 의미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인터넷라디오 방송국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2) 팟캐스트의 기본 형태

<나는 꼼수다>가 워낙 팟캐스트의 대중적 확산에 결정적 기여를 한 까닭에 다른 장르의 프로그램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통상 팟캐스트라고 하면 정치 논평 프로그램의 대담 형식을 떠올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그런 정치 논평 대담 프로그램을 통칭하여 그냥 팟캐스트라고 간편하게 부른다.

정치논평 팟캐스트 프로그램은 대체로 두 단계로 구성된다. 첫 단계는 주 진행자와 고정 패널 등 그 프로그램의 고정 참여자들의 토크가 진행된다. 이때는 기본적인 이슈들에 대한 점검과 설명이 이루어지고, 그날의 주요 이슈를 도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전문가를 초청하여 고정 참여자들이 질문하고 전문가의 설명을 듣는다.



참여자 형식과 내용
진행자 + 패널
진행자+패널+전문가
상황정리와 이슈도출
질문과 전문적 설명

좌석 배치는 TV의 토크쇼와 무대 위 토크 콘서트의 구성을 이어받은 일자 형태를 띤다. 예를 들어 대표적 팟캐스트인 <파파이스>와 그 파생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맘마이스>의 무대구성을 보면 <그림 1>, <그림 2>와 같다.


<그림 1> 
김어준의 파파이스


<그림 2> 
정영진 최욱 김용민의 맘마이스

팟캐스트는 대담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대화 참가자들의 캐릭터와 역할이 중요하다. <파파이스> 는 주 진행자인 김어준의 스타성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개인 토크쇼의 성격이 강하다. 한겨레신문의 송채경화 기자는 주 진행자의 토크를 보조하며 리듬을 부여하는 키커(kicker)의 역할에 가깝다. 그래서 사진에서 보듯이 좌석 배치 형태도 주 진행자는 오른쪽에 단독으로 자리하고, 보조 진행자와 초청 전문가들이 왼쪽에 모여 있다. 그에 비해 <맘마이스>는 진행자들의 스타성이 약하기 때문에 초청 전문가가 좌석 배치 상 중앙에 위치한다. 초창기 팟캐스트였던 <나는 꼼수다>는 주 진행자 외에도 정치인, 기자, PD 등 팟캐스트 제작에 필요한 저마다의 역할이 있었고, 프로그램안 캐릭터도 독특하게 구축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네 사람이 동등한 자리를 차지하는 형태를 띠었다.

(3) 학생 주도 교육; 팟캐스트 형식

팟캐스트의 공간구성은 대학 수업에 도입하기에 적합하다. 출연진의 일자형 배치, 방청객의 존재, 중앙에 넓게 자리한 스크린의 구성은 대학 수업에서 학생들의 조별 발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방청객은 당연히 수강 학생들이고, 스크린에는 발표 내용 PPT를 띄우면 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팟캐스트 고정진행자 그룹이다. 수업에서는 발표를 맡은 조가 돌아가면서 진행자 그룹이 된다. 그 구성 형태를 기존의 어떤 팟캐스트를 참고로 하든, 그것은 조원들의 구상에 따르면 된다. 필수적인 역할 즉, 주 진행자 한 명, 보조 진행자 몇 명, 그리고 초청 전문가만 있으면 된다.



담당 역할
주 진행자
보조진행자1
보조진행자2
전문가1(학생)
전문가2(교수)
전체진행, 논설, 질문
보조진행, 사실 확인
진행 사이 풍자와 논평
조사(여론, 자료), 분석
이론 소개, 쟁점 설명

하나의 단원, 가령 ‘이산과 탈북’을 가지고 수업의 전체 구성과 개별적인 진행에 대하여 가정적인 예시를 해보자.

  • 제1주
  • •교수B의 이론과 방법론 수업
  • ∘이야기(Narrative)구조 분석방법
  • ∘정서의 구조 개념과 해석
  • 제2주
  • •학생 1조의 팟캐스트
  • 제목; 탈북의 미디어 재현1. 인쇄매체
  • ∘주 진행자 + 보조진행자
  • - 도입부 대담을 통해 주제 설명
  • ∘전문가1(교수A)-탈북의 배경과 상황
  • <간략한 질의와 응답>
  • ∘전문가2(학생)-언론보도 비교 분석
  • <간략한 질의와 응답>
  • ∘전문가3(학생)-탈북의 이야기구조
  • ∘간략한 질의응답과 전체 5인의 대담
  • ∘방청석의 질문
  • 제3주 (또는 제2주의 두 번째 시간)
  • •학생 2조의 팟캐스트
  • 제목; 탈북의 미디어 재현2. 영상매체
  • ∘주 진행자 + 보조진행자
  • ∘전문가1(학생)-탈북자의 영화적 재현
  • <간략한 질의와 응답>
  • ∘전문가2(학생)-탈북자영화 정서구조
  • <간략한 질의와 응답>
  • ∘전문가3(교수B)-탈북의 인쇄매체, 영상매체의 재현에 대한 심층 해석
  • ∘간략한 질의응답과 전체 5인의 대담
  • ∘방청석의 질문

이 예시는 주 진행자, 보조진행자, 학생 전문가 2~3인 등 한 조에 4~5인 편성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여기에서 수강 인원의 전체 숫자와 편성되는 조의 수에 따라 변형이 가능하다. 먼저 학생전문가 역할을 그냥 학생 보조 진행자들이 나누어 맡아도 된다. 간략하게 요약 소개되는 내용일경우 그렇다. 또, 각 조의 편성 인원이 더 늘어나도 괜찮다. 그럴 경우 전문가들은 각자 발표와 조금 긴 질의응답과 대담을 마친 뒤 무대에서 퇴장하고, 최종 대담은 주진행자와 보조진행자들이 간략히 마무리해도 된다. 가령 6~7인 구성의 경우, 주 진행자, 보조 진행자 2인, 전문가 3~4인이 참여할 수 있다. 이때 무대 위 좌석은 4개 면 된다. 주 진행자와 보조진행자들은 고정좌석을 두지만, 전문가들은 발표 후 퇴장을 하기 때문에 여분의 좌석은 하나만 더 있어도 충분하다.

이러한 팟캐스트 형태의 수업은 학생들이 수업의 진행을 맡는 점에서 학생주도형 수업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때 교수의 역할은 무엇이고, 수업의 전문성과 교과목의 질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학생 주도의 수업이라고 할 때의 수업은 예시에서 보았듯이 개별 수업을 뜻한다. 전체 과목의 전문적 수준은 당연히 교수의 강의를 통해 담보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조별 준비에 앞서 교수는 연구의 전문적 관점과 방법론을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단계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교수는 개별 수업에서도 각 조의 팟캐스트 속에 초청 전문가로 참여하여 발표주제의 수준과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게 된다. 하지만 이 팟캐스트 수업 안에서 교수는 학생들이 준비한 발표의 수준과 방향을 대상화하여 간섭하거나 논평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러면 학생주도형 수업이 의도하는 교육 효과를 일거에 소멸시키는 부작용을 낳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수는 그저 한 명의 초청 전문가로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여 그 조의 발표 내용의 품질 향상에만 기여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팟캐스트 형식은 ‘학생 주도형 팀 티칭’ 수업이 된다.


4. 이미지 활용 통일교육 교수법

이미지의 교육적 유용성을 두 가지 소개한 바있다. 먼저 이미지는 재현이라는 점에서 물체나 사람의 존재를 증명하는 증거로 인정받기도 한다. 대중은 이미지의 이러한 재현성에 대해 높은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 이미지는 무한한 상상을 추동한다. 여기에 더하여 세 번째로 이미지는 젊은층의 가장 기본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자 자기표현 매체로 활용되고 있는 점도 교육적 유용성에 추가되어야 한다.

1) 공감각적 교육과 통일 이미지
(1) 기존의 이미지 활용 교육; 보교재로서의 이미지

이미지 활용 교육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인식되어 왔다. 1970년대 몇몇 대학에 시청각교육학과가 생겨 인기를 끌었고, 영상물 상영 기기는 각급 학교에서 수업 보조기구로 도입이 되었다. 학교와 군대에서 사용하던 이른 바 차트(도표나 그림 등을 그려 넣은 전지 묶음) 시대를 지나, 교육현장에 도입된 시청각 도구들로는 슬라이드 환등기와 OHP(overhead projector), TV수상기를 지나 PPT(power point)에 이르고 있다.

시청각 자료가 보충 교재로 꾸준히 활용된 이유는 이미지가 텍스트를 보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 눈으로 보는 것이 인식과 기억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크다. 이미지가 가지는 재현성과 공간적으로 제시되는 특성, 그리고 증거성 덕택이다. 먼저 이미지의 이러한 재현성에 대해 살펴보자.

(2) 이미지의 의미와 재현성7)

이미지는 라틴어 imago에서 파생되었다. 이마고는 죽은 이의 얼굴에 대고 뜬 데스마스크를 뜻한다. 이 말은 이미지의 속성을 잘 나타낸다. 퍼스(C. S. Peirce)의 기호의 세 가지 범주에 따라 분석하자면, 데스마스크는 죽은 이의 얼굴과 꼭 닮았다는 점에서 도상(icon)이고, 죽은 이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지표(index)이며, 죽음의 거부 또는 삶의 연장 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상징(symbol)이다. 또한 앞서 소개했듯이 이미지는 어원적으로 어떤 대상을 외형적으로 대신하는 재현의 의미로 쓰인다. 이로부터 두 가지 상반된 태도가 생겨났는데, 플라톤은 이미지를 불신한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감각과 지성의 매개자라고 하며 긍정적으로 보았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미지가 우리를 감정에서 벗어나 주의를 집중하도록 자극해 지식을 얻게 한다며 교육과 관련한 통찰을 제시하였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미지에 대해 서로 정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실재하는 것의 재현이라는 출발점은 동일하다. 플라톤은 재현은 가짜이고 허상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쪽으로 생각을 전개한 데 반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재현이 허상이기 때문에 실재 이상의 것을 느끼고, 실상이 없을 때에도 미리 생각할 수 있고, 실재와 다른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쪽으로 생각을 전개시킨 것이다.

이미지의 재현성은 사진의 발명 이후 더욱 공고 해져 사실을 증명하는 증거력까지 얻게 되었다. 우리가 사진과 동영상을 교육에 사용할 때에도 그것이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교실 안에서 증거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음 사진은 중국 온라인 매체 <中國網>에 게재된 “외신기자들이 촬영한 北 여성”에서 선택한 것이다. 우리는 이 사진을 <중국망>에서 접하든, 그것을 제공받은 한국 경제지 <머니투데이>에서 접하든, 2017년 초입의 북한의 모습을 그대로 영사해낸 것으로 여긴다. 이 사진은 기사의 제목이 없으면 북한사진으로 읽어낼 만한 요소가 없거나, 매우 모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진을 “외신기자들이 촬영한 북 여성”이라는 텍스트를 증명하는 자료로 여기는 한 그것은 사실 그대로의 재현물이 된다. 재현물로서의 이미지는 많은 경우 텍스트의 보조물로 활용되고 있고, 가장 신뢰할만하고 효율적인 보조물로 여겨진다.


<그림 3> 
북 여성

(3) 이미지와 상상

이미지는 어째서 사람들에게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그것은 이미지 메시지의 불확실성과 유동성 때문이다. 문자로 작성된 텍스트에 비해 이미지는 한 눈에 그것이 무엇임을 알아보게 하는 장점이 있고, 꼭 중요하지 않은 세부적인 사항들도 모두 포함하는 등의 구체성이 있지만, 의미를 단일하게 정박시키는데 약점이 있다. 가령 앞의 <중국망>에 실린 사진의 경우, “북 여성”이라는 텍스트가 없다 해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의미로 해석할지는 의문이다. 이 여학생들을 한국이 나 중국 또는 몽골 사람이 아니라고 구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혼한 여성”을 커버스토리로 한 오래 전 <뉴스위크>의 표지 왼편에는 찢어진 결혼식 사진이, 오른편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중년여성의 얼굴 사진이 배치돼있었다. 저자는 여러 사람 인터뷰를 거친 결과 그 여성의 얼굴이 ‘험난한 삶’, ‘고독’, ‘근심스러움’을 나타낸다고 서술했다(기 고티에, 1979). 그런데 같은 사진에 대해 필자의 수업 시간에 한 대학원생은 ‘의지’, ‘독립’, ‘숙고’를 느꼈다고 진술했다. 기 고티에가 소개한 느낌과 대학원생이 진술한 느낌은 모두 이혼 여성과 연결되기에 무리가 없는 속성들이다. 다만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의 차이가 대비된다. 이처럼 이미지는 메시지의 의미가 불확정적이고, 어떤 텍스트와 연결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생성시킬 정도로 유동적이다. 이러한 의미의 불확정성과 유동성으로 인해 이미지는 하나의 의미에 고착되지 않고, 다양한 의미를 생성시키거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이미지는 그래서 상상의 창조적 영역과 잘 연결된다.

이미지는 의미의 불확실성과 유동성으로 인해상상력을 유발하는데, 이는 곧 수용자의 참여와 관여도가 상승한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이미지의 수용자들은 불확실하고 유동적인 의미를 붙잡기 위해 이미지의 의미작용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미를 완성시키기 위해 자신의 경험과 처지와 삶을 더 많이 관여시키게 된다. 그럼으로써 더 활발하게 상상력을 가동하게 되는 것이다.

통일 교육에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게 되면 따라서 단순히 문자 텍스트의 보조적인 자료를 넘어서서 훨씬 더 큰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다. 통일은 아직 현실로 다가오지 않은 것이어서 상상이 필연적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 상상은 이미지로부터 출발하고 이미지로 진행되며, 어떤 이미지에 도착하게 된다. 통일 교육에서 학생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통일을 상상하게 하고, 이미지들을 통해 통일의 스토리를 전개시키도록 하며, 통일 이미지가 무엇인지 제시하게 함으로써 통일의 함축성과 구체성을 결합시킬 수 있다. 이처럼 이미지로부터 풍부한 텍스트를 끌어내고 생성해내는 더 적극적인 활용이 수업 시간에 진행될 수 있다.

2) 통일 지향 이미지의 상징화
(1) 이미지의 상징화

이미지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상상을 통해 그 이미지 자체가 변화를 겪는다. 이때 그 변화는 많은 경우 사회적인 사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개인의 상상을 통한 이미지의 변화도 역시 이러한 사회적 사용의 흐름 속에서 그리고 그흐름에 맞춰 진행되고, 그런 과정을 거쳐 최초의 이미지는 점차 하나의 상징으로 압축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국 켄트 주립대의 반전시위 이미지와 대한민국 세월호 이미지이다.

<켄트 주립대>, 축약과 상징화

1970년 5월 4일 오하이오 주에 있는 켄트 주립대학교에서는 큰 학생시위가 일어났다. 닉슨 행정부에서 캄보디아에 미군 파병 결정을 발표한데 대한 항의 데모였는데, 주정부군의 진압으로 4명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때 총에 맞아 쓰러진 남학생과 그 옆에 무릎을 꿇고 팔을 벌린 채 고통스럽게 도움을 요청하는 여학생의 모습이 사진에 찍혔다. 이 사진은 켄트대학교의 유혈진압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보도사진으로 사용되다가, 점차 미국의 베트남전 반전운동의 상징으로 발전해갔다.


<그림 4> 
켄트주립대

그 이미지는 생산 이후 사회적 사용을 통해 일정한 경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초기에는 처음 생산된 사진이 그대로 쓰이다가, 점차 핵심적인 의미를 담은 이미지만 선택되어 의미의 축약이 이루어지고, 다시 <뉴스위크>지의 표지 이미지가 나타내듯이 톤의 변화와 함께 반전의 상징이 되어갔다.

<세월호>, 상징화와 승화

2014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려고 탑승한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였다. 언론에서는 전원이 구조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TV 화면을 통해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침몰해갔다. 그 과정에 구조를 위한 정부의 대응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 국민은 큰 충격과 함께 슬픔에 잠겼고, 대통령과 정부와 언론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그림 5> 
세월호

그 뒤 수많은 사람들이 단원고 학생 등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 그 애틋한 마음과 (구조 실패 이후) 시신 수습만이라도 모두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이미지를 만들고 전시했다. 처음에는 TV를 통해 전달된 세월호의 사실적 모습에 바탕을 둔 이미지들이 사회적으로 사용되다가, 이후 불의에 대한 저항과 촛불 시위 등 시민행동의 의미를 나타내는 다양한 이미지들로 확산되었고, 이미지의 축약이 이루어졌으며, 더 나가 정의와 사랑이라는 가장 높은 가치를 담은 고귀한 상징으로 승화되었다. 이때 생산된 여러 이미지들은 대표적으로 노란색, 세월호의 모습, 나비의 형상 등으로 집중과 수렴이 진행되었다. 노란리본 이미지는 세월호 추모라는 구체적인 사건과 연계된 심성으로부터 더 나가 이웃의 아픔에 대한 공감, 부패권력에 대한 저항, 정의와 민주주의 등 더 고귀하고 일반적인 시민적 가치를 상징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쿠르디>, 양심의 가책과 부활 염원

켄트주립대학교의 예와 세월호의 예는 이미지가 사회적으로 사용되면서 어떻게 변화하고, 상징화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이미지의 상징화를 보여 주는 예로는 시리아 난민의 비극을 전 세계인에게 압축적으로 전달한 쿠르디의 사진이 있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작은 배를 타고 유럽으로 탈출하던 시리아 난민들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풍랑에 조난되었고, 그때 희생된 어린아이 쿠르디의 시신이 터키 해안으로 밀려와 경찰에 의해 수습된 사건이다. 수많은 탈출 난민들 가운데 무수한 희생자가 났지만 쿠르디는 그 이미지의 특별함으로 인해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보듬어주고 싶은 작고 예쁜 모습과 해변에 흘러와 죽어있는 시신 사이의 극단적인 거리와 상충이 주는 충격과 슬픔이 그 이미지로부터 유발되었고, 다시 그로부터 일깨워진 양심과 미안함 등의 감정이 쿠르디의 이미지에 응축되어 담긴 것이다. 그 뒤 전세계적으로 이이미지는 단순화, 상징화의 경로를 타고 희생자의 부활과 승천, 그리고 행복의 염원을 나타내는 변형을 보여주었다.





이미지가 이처럼 사회적 상징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면 하나의 이미지 속에 그 사회 구성원들이 처한 상황과 현실 인식 그리고 오랫동안 쌓여온 심성이 담겨있음을 알게 된다. 이 말은 하나의 이미지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그 사회의 정신성과 심성을 파악할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분단과 통일에 대한 이미지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분단상황에 대한 국민의 인식, 통일에 대한 염원 또는 무관심 등을 그와 관련된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 경로, 그리고 변화를 통해 파악할 수 있고, 그 반대방향에서 통일에 대한 교육의 효과를 이미지 생성을 통해 나타내고 추동할 수도 있다. 통일 이미지의 상징화는 시민 정서의 압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통일 교육의 방향을 알려준다.

(2) 즉각적인 해석, 즉각적인 상상

이미지에 대한 해석 양상을 관찰하면 해석자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다. 만약 그 해석자가 우리 자신이면 우리는 어떤 이미지에 대해서 어떻게 해석하는가를 통해서 우리 자신에 대한 깨달음을 갖게 된다. 이미지 해석은 언제나 해석자의 지식, 경험, 정서적 성향(고정관념, 인종차별 등)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따라서 이미지 해석 양태에 대한 관찰은 그런 지식과 경험과 정서적 성향을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우리는 통일과 관련하여 이미지를 더 고차원적으로 교육에 활용하는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 이미지의 고차원적인 활용이라고 했는데, 이 보고서의 앞부분에서 소개한 조사 결과들을 통해 볼 때 요즘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의지가 낮은 현실 상황에 매우 필요한 교육 방안이라는 뜻을 함축한다. 이미지는 의미의 불완전성과 유동성 때문에 해석자의 배경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여 하나의 의미로 고착이 이루어지게 되고, 역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통해 다수 대중의 심성들을 함께 끌어안는 폭넓은 포용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통일 이미지 교육은 ‘즉각적인 해석, 즉각적인 상상’ 방법을 통해 진행된다. 먼저 즉각적인 해석은 어떤 이미지를 제시하고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의미를 노트의 왼편에 계속해서 적은 다음, 더 이상 떠오르는 의미가 없는 단계가 되면 지금까지 적은 의미들을 대표하는 단어들을 노트의 오른편에 적는 방식이다. 그리고 옆 사람과 서로 노트를 바꾸고, 순서를 정한 다음 서로에게 어째서 그런 의미를 떠올렸는지 질문하고 대답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이미지를 읽을 때 동원하는 요소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 의미 해석의 배경 요소들을 통해서 우리는 학생에게 작용한 우리 사회의 해석 좌표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분단과 통일과 연관지을 수 있는 이미지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통일관을 확인하게 된다.


<그림 6> 
반공포스터

<즉각적인 해석의 예시>

1단계; 앞의 포스터를 보고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의미들을 적으시오.





2단계; 상호 인터뷰

1단계의 진술문들에 대해 특별하게 느끼거나 해석하게 만든 요인들에 대해 질문한다.





3단계; 인터뷰를 통해 도출된 해석과 느낌의 요인들을 취합하여 해석과 느낌에 작용한 요인들의 사회적 배경에 대해 전체가 토론한다.

<즉각적인 상상의 단계>

다음으로 즉각적인 상상은 어떤 개념을 제공한 다음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나 어구를 함께 조를 이룬 옆 사람과 번갈아 말하기를 하는 것이다. 일종의 게임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고, 그래야 더 참신하고 창의적인 상상의 결과물을 산출해낼 수 있다. 그렇게 각 팀마다 떠올린 단어나 어구를 통해 공통된 것들을 범주화하고 특이한 것들은 또 그것들대로 모아서 이미지의 집합을 만들어본다. 이 이미지 집합들이 바로 통일에 대한 우리의 상상의 집합이고, 그 상상된 이미지들을 변화 응축시켜 장차 통일 상징을 도출해 나갈 자원이 된다.

∙1단계; 상상한 이미지

‘남북통일’ 또는 ‘통일 대한민국’ 등 개념들 가운데 하나를 제시하고, 1분 안에 상상한 이미지에 대한 작성을 마친다. 문장이 완결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즉각적인 상상은 제시된 자료나 정보는 부족하고 의미는 불명확한 상황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지식이나 정보들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고, 즉각적으로 상상해야하므로 그 가운데 가장 인출 가능성이 높은 기억과 자료들이 동원된다. 이때 그런 기억과 자료, 지식과 정보가 정확한지 또는 왜곡되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 학생의 기억 구조 안에 잠재해있으면서 이런 판단의 순간에 실제로 가동되는 요인들이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즉각적인 상상 게임을 통해 우리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통일에 대한 이미지를 가감 없이 파악할 수 있게 된다.

∙2단계; 지각된 이미지

주변4강의 이미지, 선례로서 독일의 이미지나 베트남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그 각각에 대한 생각을 진술한다. (교수에 의해서 선택된) 명확한 이미지와 기존의 인식(기억, 편견, 왜곡되거나 정확한 정보)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좀 더 응집된 의미들이 제시된다.

∙3단계; 이미지와 이야기 상상하기

2단계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제공받고 난 뒤에 다시 통일에 대해 상상한다. 단, 이번에는 이미지만이 아니라 그 이미지에 깔려있는 이야기(story)를 구성해본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미지들이었다할지라도 이야기와 함께 전달되면 조원들 사이에 서로 충분한 공유가 가능한 상태가 되고, 이후 4단계 작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다.

∙4단계; 통일 상징의 도출상상한 이미지들을 놓고 토론을 통해 이미지의 응축 작업을 하고, 그로부터 통일 상징을 도출한다.

이러한 즉각적인 해석과 상상 게임을 하면서 학생들은 통일에 대해 이미 가지고 있는 것과 새로 갖게 된 것, 그리고 여전히 갖고 있지 못 한 것을 파악하게 되고, 가지고 있는 것도 그것이 얼마나 많은지 혹은 얼마나 적은지를 깨닫게 된다. 그럼으로써 새롭게 습득한 정보와 그 정보습득 과정에 함께 활성화된 정서적 경험 등은 1차적 교육효과로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그리고 풍부하든 빈약하든 학생이 가지고 있던 정보와 기존의 생각들이 바탕이 되어 떠올려낸 통일의 이미지들과 그로부터 응축 작업을 거쳐 도출된 통일상징은 가장 먼저 그 작업을 수행한 학생에게 진짜 통일의 상징으로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더 나가 공모전이나 제안 절차 등을 통해 국민적인 통일의 상징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5. 수업의 객관화와 확산

본 연구에서는 통일 교육의 본격적인 쇄신 방안으로 명실상부한 팀 티칭, 학생참여를 넘어선 학생주도 교육, 그리고 텍스트의 보조교재 이상의 가능성을 이미지 활용 교수법 등 세 가지 교수법 체계를 제안하였다. 이제 결론을 대신하여 수업의 객관화와 확산 방안으로서 촬영과 상영을 추가로 제안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세 가지 방식의 새로운 교수법 체계의 공통된 취지는 지금까지는 서로 다른 영역의 것으로 여겨 제각기 따로 수행되어오던 요소들을 하나의 교실 안에서 결합시키자는 것이다. 둘 이상의 서로 다른 전공 교수들이 강의실에서 함께 질문과 답을 하며 교차 강의를 하고, 대담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의 교수법도 그렇고, 학생들이 주도하는 수업 안으로 교수가 하나의 역할을 부여받아 섞여 들어가는 팟 캐스트 형식의 교수법도 그러하며, 이미지와 이미지의 충돌을 통해 상징적 이미지로 변화, 응축시켜가는 이미지 상상 교수법도 역시 그렇다. 이런 융합 교육과 시너지 효과의 취지를 수업의 마지막까지 살리기 위해 수업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 편집하여 각단위의 마지막 시간에 상영하는 것이 좋다.8)

촬영과 상영은 먼저 기능적으로는 수업 준비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 더 큰 의의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연구발표를 팟캐스트 형식으로 수행한 것이기 때문에 그 팟캐스트의 수용자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수준과 태도를 객관화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 편집을 맡은 제작팀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편집본을 시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영 후 자신들의 연구발표와 관련하여 보충설명을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게 된다. 마찬가지로 제작팀 또한 그들의 편집 의도를 설명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상영회에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주도하는 마무리 토론이 벌어짐으로써 팟캐스트 수업 형식의 근본 취지인 학생주도형 수업을 끝까지 유지하게 된다. 그리고 더 나가 학생들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서는 강의실 외부로 공개하여 통일 관련된 주제의 팟캐스트 수업이 사회로 확산되어 통일의식을 사회적으로도 제고시키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본 교수법 연구를 통해 마련된 기본 교육 형태를 각 개설 교과목의 성격에 맞춰 변형시켜 도입하게 되면, 연계전공체제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로 운 세대에 대한 교육효과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2017년도 CNU학술연구비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음.


Notes
1) 통일교육원은 1972년 5월 1일 ‘통일연수소’로 출범해 1986년 12월 ‘통일연수원’으로, 1996년 12월 현재의 통일교육원으로 바뀌어왔다.
2) 통일국시 논쟁과 관련하여서는 그 무렵 연구된 김종엽(1988)에 주목할 만한 분석이 시도되고 있다.
3) 교수법의 전통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주로 [네이버 지식백과]를 참조하였다.
4) 창원 사파고등학교 관련 내용은 <통일신문> 2017년 10월 2일자를 참고함.
5) 하지만 이때도 안보교육이 비중 있게 들어와 통일교육의 우경화에 대한 언론의 지적이 있었다. <노컷뉴스>(2016. 4. 14).
6) 가령 새로운 교수법을 표방하며 출간된 여러 책들은 대부분 참여형 수업을 내세운다. 이 연구에서 참고한 Pike(2003)전창욱(2013) 등도 그렇다.
7) 이미지와 관련된 설명들은 주형일(2006)에 의존함.
8) 그것을 위해 팟캐스트 출연팀들 외에 촬영과 편집을 전담하는 제작팀을 하나 구성해두어야 한다. 제작팀은 출연팀들의 연구 발표를 반복해서 접촉하게 되므로 스스로 연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른 팀들의 연구내용을 숙지하게 되어, 기말 평가 시 불리함이 없다.

References
1. 교수신문 (2017. 7. 17). <새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관한 긴급 좌담회>.
2. 김종엽 (1988). 80년대 통일논의에 대한 언술분석의 한 시도 - Pecheux의 방법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3. [네이버 지식백과] 교수법 [敎授法]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24529&cid=46615&categoryId=46615
4. 노컷뉴스 (2016. 4. 14). <‘통일 동아리’ 등 적극 육성 지원…자칫 ‘우경화교육’ 소지도>. http://www.nocutnews.co.kr/news/4578485#csidx14b0f260141a2c68539786220beacbe
5. 박주화 (2017). 평화적 분단과 통일: 2017 통일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와 함의. 통일연구원. <현안분석-온라인 시리즈 2017-18>.
6. 전창욱 (2013). <참여형 수업을 이끄는 창의적 교수법>. 서울: 미래와 경영.
7. 조정아 (2017). “대학 통일교육 발전방안.” 충남대 통일사업단 자문회의 발표문.
8. 주형일 (2006).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 경산: 영남대학교출판부.
9. 중국망(中國網) (2017. 1. 2). <외신기자들이 촬영한 北 여성>.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8&aid=0003181002 http://korean.china.org.cn/2014-01/02/content_31070171_20.htm
10. 통일부통일교육원 (2012). <통일교육원 40년사>.
11. 통일부통일교육원 (2016). <2016 통일교육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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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ristotle (1996). Poetics. London: Penguin Books.
14. Gauthier, G. (1979). Initiation à la sémiologie de l'image. 유지나, 김혜련 옮김 (1996). <영상기호학>. 서울: 민음사.
15. Pike, R. W. (2003). Creative Training Techniques Handbooks. 김경섭 유제필 옮김 (2011). <창의적 교수법>. 파주: 김영사.
16. Schwab, K. (2016).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송경진 역(2016). <제4차 산업혁명>. 서울: 새로운 현재.
17. World Economic Forum (2015). Deep shift technology tipping points and societal impact. Colony/Gene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