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5 , No. 2

[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4, No. 4, pp. 161-200
Abbreviation: jss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3
Received 20 Aug 2023 Revised 16 Sep 2023 Accepted 15 Oct 2023
DOI: https://doi.org/10.16881/jss.2023.10.34.4.161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소진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최정숙 ; 김희수 ; 양혜원
단국대학교
한국성서대학교
총신대학교

Phenomenological Study on the Burnout Experience of Social Worker at Community Welfare Center
Jung Sook Choi ; Heesoo Kim ; Haewon Yang
Dankook University
Korean Bible University
Chongshin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김희수,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214길 32 (상계동 205), E-mail : hs500@bible.ac.kr


초록

본 연구는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은 어떠한가?”라는 연구질문을 통해 소진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서울 소재 지역사회복지관에서 현재 근무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근무했던 사회복지사로서, 스스로가 소진을 경험하였다고 인식하는 경력 3년 이상의 사회복지사 8명으로, 자료수집은 심층면담을 통해 이루어졌고, 자료분석은 Giorgi의 현상학적 4단계방법을 따라 수행하였다. 연구결과 사회복지사의 소진경험은 142개의 의미단위, 23개의 하위구성요소, 6개의 구성요소로 분석되었으며, 최종 도출된 구성요소는 ‘클라이언트 관계에서의 어려움’, ‘다양하고 과다하고 잦은 업무변동 수반하며 다체계 협업 요구받는 직무수행 상의 과부담’, ‘비합리적이고 부당한 조직 내외 환경 속 제약’, ‘전문성 갖추어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 ‘무너져내림으로 더 이상 일하기 어려운 한계상황’, ‘멈추어 성찰하고 전환을 모색하는 계기’로 분석되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관해 논의하고 제언하였다.

Abstract

In this study, Giorgi’s phenomenological method is used to explore in depth the burnout experience of social workers at a Community Welfare Center. In depth interviews were carried out on eight social workers who currently or until recently had worked at a Community Welfare Center in Seoul and who recognized they had experienced burnout. Analysis was conducted according to Giorgi’s four-stage phenomenological method. The results showed that the burnout experience of social workers at the Community Welfare Center consisted of 142 meanings, 23 sub-categories, six structure factors. The final structure factors derived from the analysis are as follows: ‘difficulties in relationships with clients’, ‘overburden in job performance that involves various excessive and frequent work changes and requires multi-system collaboration’, ‘constraints within and outside the organization’, ‘limits that are difficult to respond to with expertise’, ‘limits on situations that are no longer difficult to work through due to collapse’, ‘stopping reflection and seeking transition’. Discussions and suggestions are proposed in accordance with these results.


Keywords: Burnout, Phenomenological Study, Social Workers, Community Welfare Center
키워드: 소진, 현상학적 연구, 사회복지사, 지역사회복지관

1. 서 론

사회복지사는 휴먼서비스 전문가 중에서도 특별히 소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복지사는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에 처해있고, 사회복지조직의 가용자원 부족으로 클라이언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우며,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장시간 대면하여 일하면서 감정노동 수행 정도도 높기 때문이다(이종국, 공지현, 이기원, 장화순, 이봉원, 2001; 조성숙, 2018; Coyle, Edward, Hannigan, Fothergill, & Burnard, 2005). 다수의 사회복지사가 초기 3년 이내에 심각한 소진을 경험한다는 연구가 제시된 바 있고(Cherniss, 1980), 최근 수행된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서동명, 윤재영, 이방미, 김민재, 2022)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2%가 높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하고 있으며, 사직이나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도 42.4%에 달하여 사회복지사의 소진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3년여간 지속된 COVID-19 대유행 기간에 사회복지사들은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실천현장을 지켰는데, 업무량이 증가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서비스 공백을 해소해야 하는 등 다양한 요구를 받으면서 심한 스트레스와 소진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김용득, 김계향, 2022; 김지혜, 이인정, 2022; 윤명숙, 김요섭, 2020; Homes, Rentrope, Korsch-Williams, & King, 2021). 이러한 소진은 사회복지사 개인의 문제일 뿐 아니라 서비스의 질을 낮추고 조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서는 사회복지전문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이명신, 2004; 조성숙, 2018).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사가 일하는 대표적 현장으로 지역사회복지관을 들 수 있다. 지역사회복지관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일정한 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추고 지역주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복지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하여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사회복지사업법 제2조). 지역사회복지관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는 주로 클라이언트와 직접 대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복지와 관련된 다양한 주체들과 긴밀히 상호작용해야 하는 직무의 특성상 소진에 매우 취약하다. 이와 관련하여 김혜진, 노은영, 정세정, 유진선(2014)은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가 사회복지사들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감정노동 수행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더욱이 최근 지역사회복지관은 실적 중심의 성과평가가 지속되고 사회복지서비스 공급 주체가 다원화되면서 이용자의 서비스 선택권이 강화되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나 종사자에 대한 처우나 인력 부족은 거의 개선되지 않은 실정이다(곽숙영, 2018; 김요섭, 여영훈, 2021; 조성숙, 2018). 지역사회복지관은 소위 ‘복지 효율성 강화정책’에 의해 조직적 변화를 요구받고 있으나(이인숙, 2017), 이러한 이용자 중심의 제도 변화과정에서 사회복지사의 입장이 간과됨으로써(곽숙영, 2018) 사회복지사의 소진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것이다.

사회복지사 소진에 관하여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해외에서는 1970년대부터 소진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관련 연구가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윤혜미(1990), 이영미와 성규탁(1991)의 연구로 사회복지사 소진에 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후 90년대와 2000년대에는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수행되지 못하다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어 우리 사회가 뒤늦게야 사회복지사의 업무상 어려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류주연, 손유경, 2017). 선행연구 중 다수는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것으로 개인, 업무, 조직, 환경 등 다양한 차원의 위험요인과 보호요인, 영향력, 영향 경로 등이 탐색되었다(김년희, 조성숙, 2018; 남희은, 진혜민, 백정원, 2015; 배종필, 박수경, 2019; 이영미, 성규탁, 1991; 이은희, 김경호, 2008; 이정서, 이훈희, 황정은, 2012). 사회복지사 소진으로 인한 결과를 파악하고자 하는 연구도 이루어졌는데 주로 소진이 이직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였으며, 직무만족, 조직몰입 등을 통해 이직에 이르게 되는 경로를 밝혔다(김용민, 2016; 박길태, 김세영, 2014; 성희자, 권현수, 2011). 또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서문진희, 선수경, 2011; 최정숙, 2014; 황선영, 박경숙, 2007), 의료사회복지사(최명민, 2007; 최명민, 현진희, 2006; 최명민, 현진희, 전혜성, 2005), 학교사회복지사(주석진, 2015), 장애인시설종사자(김민철, 2015; 설진화, 2012; 이승기, 김동기, 최윤영, 송인봉, 2013), 지역아동센터종사자(공계순, 2010; 김용민, 2016; 김진미, 2015) 등 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초점을 맞춘 연구도 수행되었다. 국내 선행연구는 대부분 양적연구방법을 활용한 것으로, 당사자인 사회복지사의 관점에서 소진 경험의 본질과 내재적 의미를 파악하려는 시도는 드물다. 특히 지역사회복지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회복지실천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에 질적으로 접근하여 심층적으로 탐구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관련 질적 연구는 심용출과 나동석(2015)의 연구가 거의 유일한데, 이 연구조차 감정노동을 집중 조명한 것으로 본격적인 소진 연구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으로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였다.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서 개인이 경험한 소진의 고유한 속성과 의미를 파악하고 그 현상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우리나라 사회복지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을 실체적으로 이해하고 예방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질문은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은 어떠한가?”이다.


2. 문헌고찰
1) 사회복지사의 소진

학문적 차원에서 소진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정신분석가인 Freudenberger (1974)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정신건강현장 종사자들이 별다른 이유 없이 점차 의욕을 잃고 냉담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여 사람과 일하는 직업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정서적 고갈 및 냉소적 상태를 일종의 임상적 증후군으로 보고 ‘소진(burnout)’이라고 칭하였다. Maslach와 Jackson (1981)은 소진을 휴먼서비스 전문직 종사자가 경험하는 업무에 대한 만성화된 정서적 긴장 반응으로, 신체적·정서적으로 완전히 지친 상태라고 정의하였으며, 경험적 연구를 통해 소진의 개념을 세 가지 하위요인이자 과정으로 제시하였는데, 이는 신체적 피로감이 쌓이고 감정적으로 지치는 정서적 탈진, 클라이언트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느끼고 심리적 거리를 두는 비인간화, 정서적 탈진과 비인간적 태도로 인해 직무에 대한 투입이 감소하고 자신의 전문적 역량 및 직무 효과성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성취감의 감소이다. 류주연과 손유경(2017)은 여러 학자들의 소진에 관한 정의를 바탕으로 ‘신체적·심리적·정서적 반응’,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함’, ‘클라이언트나 전문직으로부터 멀어지고 분리되는 과정’, ‘클라이언트에 대한 대상화’ 등 네 가지를 소진의 핵심 개념으로 보았다. 소진은 휴먼서비스 종사자가 업무 과중과 피로로 인해 지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로 인해 성취감을 얻지 못하고 스스로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인정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된다(Cherniss, 1993).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헌신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나 보상이 주어지지 않거나 인간적 회의감이나 좌절감을 겪으면서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지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한상미, 양성욱, 2018). 소진으로 인한 증상은 다양해서 만성 피로, 수면 문제, 질병 등 신체적 증상, 스트레스, 우울, 과도한 민감성, 무력감, 절망감, 정서적 고갈, 부정적 자아개념, 일과 삶 전반에 대한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태도 등 여러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류주연, 손유경, 2017; 육성필, 강보경, 2019; 이은희, 김경호, 2008; Maslach, Schaufeli, & Leiter, 2001).

소진에 관해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기 위해 소진과 유사하거나 밀접하게 관련되는 문제인 이차 외상 스트레스와 감정노동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차 외상 스트레스(secondary traumatic stress)란 외상을 경험한 사람을 원조하는 전문가가 클라이언트와의 밀접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외상 피해자와 매우 유사한 외상을 겪는 것을 의미한다(McCann & Pearlman, 1990). 이는 소진과 일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소진이 장기간 축적되어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비해 이차 외상 스트레스는 단기간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Figley, 1995) 이차 외상 스트레스에서는 소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침습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Schaubend & Frazier, 1995) 때문에 서로 구분되는 개념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사회복지사를 비롯하여 외상 피해자를 원조하는 휴먼서비스 전문가의 경우, 소진과 이차 외상 스트레스를 동시에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문성호, 박승곤, 노지혜, 2019), 사회복지전담공무원(최정숙, 2014), 트라우마 센터 사회복지사(한소정, 2017) 등의 경우, 소진과 함께 이차 외상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고객과 대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고객의 심리적 상태를 환기하고자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억제하는 것으로,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유형의 노동, 즉 감정을 상품화시켜 관리하는 형태의 노동으로 정의된다(Hochschild, 1983). 감정노동은 표면 행위(surface acting)와 내면 행위(deep acting)로 구분되는데, 표면 행위는 조직에서 요구하는 표현규범에 맞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여 인위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내면 행위는 조직의 규범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고자 그러한 감정을 실제로 느끼고 경험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Hochschild, 1983).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를 직접 만나서 원조하고 그들의 의도적 변화를 위해 활동하며 이러한 활동을 위해 체계적 교육을 받는다는 점에서 감정노동자로 분류될 수 있으며(김소희, 2016; 한상미, 양성욱, 2018), 다수의 선행연구를 통해 사회복지사의 감정노동 실태와 경험, 그리고 감정노동이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된 바 있다(김혜진 외, 2014; 손광훈, 2019; 심용출, 나동석, 2015; 이선우, 박수경, 2019; 한상미, 양성욱, 2018; Guy, Newman, & Mastracci, 2014).

사회적 약자를 원조하는 대표적 휴먼서비스 전문가인 사회복지사는 열악한 근무환경, 과중한 업무량, 빈약한 처우, 장시간의 면대면 서비스 제공, 높은 감정노동 수준, 조직의 자원 부족, 성취감 결여 등으로 인해 소진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종국 외, 2001; 조성숙, 2018; Coyle et al., 2005). 사회복지사의 소진은 사회복지사 개인뿐 아니라 클라이언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와 소속 기관에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서 사회복지직 전반의 효능성과 전문성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함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하겠다(이명신, 2004; 조성숙, 2018). 사회복지사의 소진은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및 서비스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고(Densten, 2001), 소진이 높을수록 조직몰입이 어려우며, 이는 결국 낮은 직무성과나 이직 등으로 이어지고, 이직률 증가는 사회복지실천 기술의 축적을 저해함으로써 조직의 목표 달성 및 전문성 향상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성희자, 권현수, 2011; 이상조, 조성숙, 2017; 최소연, 장현숙, 2012).

최근 이루어진 사회복지사 소진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에서 사회복지사의 소진이 여전히 심각함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서동명 외, 2022)에서 수행한 연구의 결과, 사회복지사가 인식하는 소진 수준은 10점 만점 기준에 평균 6.33점이며, 소진 수준이 ‘상’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45.2%, ‘최상’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10%로 나타나서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높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진의 결과 중 하나로 알려진 사직 및 이직과 관련해서도 사직이나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무려 42.4%에 달해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 하겠다. 사회복지사가 클라이언트의 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소진의 직접적 영향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여성사회복지사협회(2022)의 조사 결과, 최근 5년 이내에 클라이언트로부터 언어적·정서적 모욕을 당한 사회복지사의 비율이 50.2%, 성적 괴롭힘을 당한 비율이 10.3%, 신체적 위협을 당한 비율이 7.5%로 높게 나타나서 이 역시 우려되는 지점이다. 감정노동에 관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한상근, 박천수, 정윤경, 장혜정, 김나라, 2012)의 조사에서는 사회복지직이 국내 203개 직업 중 감정노동을 네 번째로 많이 수행하는 직업군이고, 다른 직군에 비해 감정노동의 강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연구를 통해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이 밝혀졌다. 먼저 성별, 나이, 학력, 근무 기간, 결혼 여부 등 사회인구학적 요인을 포함하여 기질, 성격, 자아존중감, 일에 대한 가치와 신념 등 사회복지사 개인 차원의 요인이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공계순, 2010; 이영미, 성규탁, 1991; 이은희, 김경호, 2008; 최명민 외, 2005; Purvanova & Muros, 2010), 그 구체적 양상이 일관성 있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예컨대 남성에 비해 여성이 소진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Purvanova와 Muros (2010)의 연구에서는 정서적 탈진은 여성이 남성보다 심한 반면 비인간화는 남성이 여성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근무 기간이 짧을수록 소진이 심각하다는 일반적 연구결과와는 달리 근무 기간이 길수록 소진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 경우도 있는데, 연구자는 이에 대해 근무환경에 따라 근무 기간이 소진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공계순, 2010). 개인적 요인은 사회복지사 소진에 관한 연구 초기부터 주목 받았지만 개인적 차원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대두된 바 있다. 개인적 요인이 소진과 관련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 요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조직적, 사회적 차원에서 소진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저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공계순, 2010; 이명신, 2004).

업무량, 역할 다양성 및 모호성, 역할갈등(공계순, 2010; 김민철, 2015; 이동수, 2009; Seti, 2007), 직무만족도(김소희, 김미옥, 2018; Maslach & Jacson, 1981), 전문성(최명민 외, 2005; 한소정, 2017) 등 사회복지사의 직무 특성 관련 요인도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사회복지사는 업무시간이 길고 서비스 제공 인원이 많아서 양적 측면에서 업무량이 과다한 편이다(공계순, 2010). 또한 모호하고 갈등이 내재된 복잡한 문제를 처리하고 클라이언트의 다차원적 요구를 감당해야 하는데 요구가 불명확하거나 관련자들 간 기대가 불일치하고 현실적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적극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미흡할 수 있고 이는 낮은 직무만족도와 의욕 저하로 나타나며 결국 소진으로 이어진다(정현태, 김한솔, 2021; Szilagyi & Wallace, 1990). 전문직으로의 인정이 빈약한 사회복지직의 특성상 정체성, 전문적 역량, 조직 및 사회로부터의 전문성 인정 등도 소진에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된다(최명민 외, 2005; 한소정, 2017).

근무환경과 관련해서 처우나 인사시스템 공정성과 같은 보상체계, 의사소통, 동료의 인정 및 지지(김민철, 2015; 김수정, 2010; 배종필, 박수경, 2019; 최명민 외, 2005), 조직문화(김년희, 조성숙, 2018) 등이 사회복지사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이루어진 2022 서울시 사회복지사 근로실태조사 (서동명 외, 2022)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들은 보수 수준과 관련하여 가장 심한 업무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는 업무강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소진 영향 요인으로, 처우 개선을 위한 적극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사회복지사의 보수 수준이 소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또한 클라이언트의 폭력과 그로 인한 신변안전의 위협, 상사·동료의 폭력, 권리침해 등 인권 관련 요인도 사회복지사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박지영, 2008; 한상미, 양성욱, 2018). 특히 자신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클라이언트의 인권보장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무기력감과 존재가치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되어 소진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었다(한상미, 양성욱, 2018).

2)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지역사회복지관은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아동, 여성 등 다양한 지역주민의 복지 욕구에 직접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기관으로 우리나라 대표 사회복지실천현장이다. 지역사회복지관은 민간기관이지만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해야 하는 복지사업을 위탁받아서 국가의 재정으로 운영되므로 공공성이 강하고(문순영, 2011), 사회적 책임도 막중하다. 지역사회복지관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방정부, 공공기관, 비영리조직, 후원자, 자원봉사자, 지역주민 등 다양한 지역사회 주체들이 복지체계의 연대를 이루는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류기형, 2000).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역사회복지관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는 다양한 주체들과 긴밀히 상호작용하고, 특히 클라이언트와는 장시간 대면 접촉을 통해 일하며, 많은 양의 행정업무도 담당하고 있으나 고질적인 인력 부족, 낮은 보수 수준 등 근무여건이 열악하여 소진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한편 최근 우리 사회의 지역사회복지관은 복지 효율성 정책 강화로 급변하는 복지환경에 처해 획기적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김요섭, 여영훈, 2021). 바우처 제도,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등이 시행되면서 사회복지서비스 공급 주체가 다양화되고 이용자 선택권이 강화됨에 따라 지역사회복지관이 다른 비영리 또는 영리 조직과 경쟁하면서 서비스의 질과 이용자 만족도 향상을 위해 더욱 치열하게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조성숙, 2018). 더불어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사회복지관 평가와 그 결과에 따른 차등 지원도 지역사회복지관 간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소이다. 이러한 경쟁은 지역사회복지관의 서비스 개선과 효율성 강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에게는 부담과 고충을 초래한다. 이들은 공공성과 시장원리라는 상반된 특성의 틈새에서 열악한 처우와 과도한 업무를 감당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곽숙영, 2018; 김요섭, 여영훈, 2021).

지역사회복지관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사회복지실천현장이고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소진을 연구한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최근 수행된 연구는 대부분은 소진의 영향 요인과 그러한 요인이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파악한 것으로, 직무스트레스, 조직변화, 역할모호성, 역할갈등이 소진과 이직 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연구(이동수, 2009), 조직몰입이 소진에 미치는 영향과 직무스트레스의 매개효과를 확인한 연구(박길태, 서인균, 이연실, 2017), 사회복지관 조직문화유형이 소진에 미치는 영향과 조직 내 갈등의 매개효과를 분석한 연구(김년희, 조성숙, 2018), 감정노동이 소진에 미치는 영향에서 공감의 조절효과와 리더-구성원 교환관계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연구(손광훈, 2019) 등을 들 수 있다. 그 외에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감정노동과 관련하여 소진을 살펴본 연구가 있는데, 문성호 외(2019)의 연구에서는 감정노동과 외상 후 스트레스가 소진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감정노동의 표면행위가 소진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감정노동에 관해 질적으로 접근한 심용출과 나동석(2015)의 연구에서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정체성과 업무 범위에 대해 갈등이 많고 역할의 보충적 성격으로 인해 클라이언트의 욕구를 충분히 채울 수 없는 한계를 감정노동으로 대신하면서 소진이 심각한데, 기관은 소진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사회복지사들이 건강관리나 취미활동, 동료의 지지, 사명감 강화 등 주로 개인적 차원에서 소진에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방법론을 활용하여 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인식을 유형화한 정현태와 김한솔(2021)의 연구에서는 수직적 구조로 인한 자율성 배제로 소진을 인식하는 유형, 조직 내 지지체계 구축으로 소진을 극복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유형, 자원 부족으로 인한 업무과중으로 소진을 인식하는 유형 등 3개 유형이 도출되었다.


3.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을 탐색함으로써 사회복지사 개인이 경험한 소진의 고유한 속성과 의미를 파악하고 사회복지사 소진이라는 현상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은 어떠한가?”라는 연구질문을 설정하고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일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소진의 상황과 소진이 어떠한 내용으로 개인에게 경험되었는지에 대하여 탐색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질적 연구방법중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선택하였으며 개별심층면접을 통하여 사회복지사 개인의 인식과 경험의 본질적 내용을 포착해내고자 하였다.

2) 자료수집 및 분석 방법

자료수집은 2022년 7월~8월 기간 중 연구참여자에 대한 개별심층면접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개별심층면접은 연구자의 연구실 혹은 연구참여자가 편안하게 면접을 진행할 수 있는 외부 공간에서 대면으로 진행하거나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였는데, 연구참여자는 편안하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 비밀이 보장될 수 있는 면접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였다. 1회당 면접은 80분~100분 정도가 소요되었으며, 휴대용 녹음장치를 사용해 면담 내용을 녹음하였다. 면접질문으로는 사회복지사로 일하게 된 동기, 사회복지사로 일해 온 경험 전반에 대한 질문을 도입 질문으로 활용하면서 연구참여자와 라포(rapport)를 형성하고 사회복지사로서의 경험 전반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선생님의 소진경험은 어떤 경험이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참여자들이 본인의 소진경험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하였으며, 참여자들의 진술을 촉진할 수 있도록 소진을 경험한 상황 및 시기, 소진에 이르게 된 계기, 소진이 드러난 양상, 소진의 개인적 의미가 어떠했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하였다. 면접내용은 녹음한 후 필사하여 문서화하였으며 3인의 연구자가 녹음자료와 필사자료를 상호 검토함으로써 면접내용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가졌다.

자료 분석은 Giorgi의 현상학적 방법에 의해 분석하였다. Giorgi의 현상학적 방법은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김분한 외, 1999), 전체에 대한 느낌 파악→의미단위 구분→학문적 언어로의 변형→일반적 구조 기술로의 통합1)이라는 4단계로 구분된다(신경림 외, 2004; 장수미, 김주현, 2005). 첫 번째 단계에서는 필사된 자료 전체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는 과정을 통해 내용을 이해하고 느낌을 파악하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은 어떠한가?”라는 핵심 연구질문에 초점을 두고 필사된 자료를 다시 읽으면서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의미있는 내용을 구별하였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총 142개의 의미단위를 도출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도출된 의미단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연구참여자의 일상적인 표현을 학문적인 언어로 변형하였고 그 과정에서 142개의 의미단위를 23개의 하위구성요소, 6개의 구성요소로 통합하였다. 분석을 진행하면서 연구참여자들이 이야기한 내용에 왜곡이나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원자료의 전체 맥락 내에서 도출된 의미단위가 가지는 명확한 뜻을 파악하고자 노력하였다.

3) 연구참여자 선정 및 윤리적 고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연구의 주요 현상인 소진을 경험한 개인들로(Creswell & Poth, 1998) 구성하였다. 연구자들의 실천 현장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자신의 소진 경험에 관한 면접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사회복지사를 확보하였으며, 연구참여자로부터 추천을 받기도 하였다. 최종 연구참여자는 서울시 소재 지역사회복지관에서 현재 근무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근무했던 사회복지사로서, 스스로가 소진을 경험했다고 인식하는 경력 3년 이상의 사회복지사로 선정하였다. 총 8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는데, 참여자의 일반적 사항은 <표 1>과 같다.

<표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사항
구분 성별 연령 학력 결혼상태 사회복지경력 담당업무(이전 업무 포함)
참여자1 20대 후반 학사 기혼 약 4년 사례관리 / 청소년복지사업
참여자2 30대 초반 학사 미혼 약 8년 사례관리 / 서비스제공사업 / 지역사회조직사업
참여자3 40대 중반 석사 기혼 약 15년 서비스제공사업 / 지역사회조직사업 / 사회교육사업
참여자4 30대 초반 석사과정 미혼 약 7년 사례관리 / 서비스제공사업 / 사회교육사업
참여자5 50대 초반 석사 기혼 약 17년 사례관리 / 서비스제공사업
참여자6 30대 중반 석사과정 미혼 약 11년 사례관리 / 서비스제공사업 / 지역사회조직사업 / 사회교육사업
참여자7 30대 초반 학사 미혼 약 6년 사례관리 / 지역사회조직사업 / 노인복지사업
참여자8 30대 중반 석사과정 기혼 약 8년 사례관리 / 서비스제공사업

본 연구에서는 연구윤리를 준수하기 위하여 연구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과 연구과정 등 연구에 관한 사항을 설명하고 면접내용의 녹음과 인용의 익명 보장, 연구참여자가 원할 때에는 언제든 연구 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알리고 연구참여 의사를 확인하였으며, 연구참여에 대한 사전 동의서를 서면으로 작성하는 절차를 거쳤다. 또한 연구자가 분석, 정리한 연구결과를 연구참여자 전체와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잘 드러내고 있는지에 대한 사실적 가치를 검토하였으며, 연구참여자가 민감하게 여겨 삭제나 수정을 원하는 내용에 대하여도 검토 받고 연구참여자의 뜻에 따라 삭제 혹은 수정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연구윤리를 철저하게 준수하고자 하였다.

4) 연구의 엄격성 확보

질적 연구에서 엄격성이란 연구를 수행하여 도출된 결과와 해석을 신뢰할만한 정도(Lincoln & Guba, 1985)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연구에 들어가기 전 어떤 결과에 도달하려 하거나 시각을 증명하려는 의도가 작용하지 않도록 중립성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자료에 드러난 실재에 충실하고자 하였다. 분석결과를 연구자 3인이 상호 검토하며 협의하여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일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고 연구참여자 전원에게 도출된 개념이 자신의 경험을 잘 반영하였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사실적 가치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질적 연구 수행 경험이 있는 동료 연구자에게 내용에 대한 검토를 받음으로써 관련 개념이 적절하게 도출되었는지 확인하였다.


4. 연구결과
1)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소진 경험의 상황적 구조진술

본 연구에서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소진 경험의 상황적 구조는 142개의 의미단위, 23개의 하위구성요소, 6개의 구성요소로 분석되었다. 제한된 지면으로 인해 하위구성요소와 구성요소만 <표 2>에 제시하였다.

<표 2>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소진경험의 주요 구성요소
하위구성요소 구성요소
클라이언트의 어려움이 전이됨 클라이언트 관계에서의 어려움
클라이언트 대응의 어려움
사회복지직무 자체가 쉽지 않음 다양하고 과다하고 잦은 업무변동 수반하며 다체계 협업 요구받는 직무수행상의 과부담
다양한 업무, 잦은 업무 변동으로 인한 어려움
과다 업무에 상황 따라 더 부가되는 업무
다체계 협업의 어려움
일-가족 병행 어려움
성과 중시하는 환경으로 성취 압박 및 성과 관련 딜레마 비합리적이고 부당한 조직 내외 환경 속 제약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분위기 내 존중 부족
조직 내 경쟁과 파벌, 관계 갈등으로 인한 긴장과 소통 제약
조직의 몰이해와 지원 부재, 불합리한 처우
직무에 요구되는 역량 대비 대응 역량 부족 전문성 갖추어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
다양한 대상, 업무 포괄하면서 전문성 갖추기 어려운 딜레마
전문적 성장 지원 미흡
일의 의미, 가치 찾기 어려울 때 힘듦
심리적 증상 발현 무너져내림으로 더 이상 일하기 어려운 한계상황
신체적 건강 악화
가족 및 주변 관계에 부정적 영향
사명감, 의욕, 희망 사라짐
다른 길을 고려함-이직, 사직
멈추어 성찰하는 시간 멈추어 성찰하고 전환을 모색하는 계기
전환하는 계기
변화가 필요함

(1) 클라이언트 관계에서의 어려움

① 클라이언트의 어려움이 전이됨

참여자들은 복합적인 어려움 가운데 상황 해결이 쉽지 않은 클라이언트를 만나면서 에너지 고갈을 크게 느꼈다. 클라이언트의 자해, 자살 관련 발언과 행동으로 두려움과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하였고, 사례관리대상자의 죽음으로 심적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해결할 수 없고 계속 도움 청하는 상황에 지쳐갔으며 클라이언트의 바뀌지 않는 삶에 자신도 함께 갇히는 것 같았다.

어려운 상황, 해결되지 못하는 욕구로 인해서 오시는 분들, 상담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일들을 많이 논하고 저에게 많은 메시지를 바라고, 긍정적인 일을 제가 계속 이야기해줘야 되는 걸로 인한 에너지 고갈이.. (참여자 6)

거기 집들이 다 그런 자살 위험군이에요. 자해도 계속 시도를 하고 자살 위험군인데 이게 지적인 좀 어려움도 있으시다 보니까 사실 말이 원활하게 잘 통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원활하게 소통을 하는 데서 1차 어려움을 겪는데 가족들끼리도 소통이 안 되다 보니까 무슨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저한테 계속 전화를 하세요. 막 돌아가면서 가족들이 전화를 하시는데.. (참여자 2)

② 클라이언트 대응의 어려움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복합적인 어려움을 가진 이용자의 끊임없는 연락으로 다른 업무 진행이나 개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적절한 경계를 지어보려 하지만 위험한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연락을 외면하기도 불안했다. 관계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변화가 어려울지 몰랐고, 클라이언트의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가진 능력보다 훨씬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감을 느꼈다. 권리주장이나 민원이 강해서 호되게 배우는 경험을 하였고, 주민의 돌발행동이나 민원제기 대처에서 어려움도 겪었다. 강성 당사자를 만날 때 저항하지 못하고 친절해야 하는 감정노동 특성으로 인해 소진을 경험하였다.

저희가 기관 안에서도 사례관리만 하는 게 아니라 행정도 해야 되고 예를 들면 구에서 내려오는 여러 가지, 사실 행정 작업들이 많잖아요. (중략)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하시면 제 업무는 다 끊기는 그런, 사실 한계점도 있고 근데 이거는 사실 이해를 하기는 해요. 업무 시간 안에 전화가 오는 거나 이런 것들은 어쩔 수 없는 사례관리자들의 좀 그런, 겪어야 될 그런, 어려움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게 밤낮없이 주말 없이 전화가 막 오는데 이게 처음에는 응답을 안 했어요. 근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 집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아니까 전화를 안 받으면 제가 불안한 거예요. 제가 개인 시간이어서 전화를 안 받았고 사실 그게 맞다고들 이제 주변에서도 많이 얘기를 하시는데 이 집이 내가 이 전화를 안 받아서 한순간에 어떤 선택을 할까 이런 두려움이 너무 심하니까 전화를 안 받아도 마음이 편치가 않은 거예요. (참여자 2)

악성 민원이라기보다 되게 센 분들 있잖아요. 욕설도 하시고 약간 폭력 성향도 보이시고, 이제 좀 성추행적인 발언하시는 분들이나 그런 분들 그런 거 겪으면서 이게 사회복지사들이 보통 다 친절해야 된다고 생각하잖아요. (중략) 그러니까 거기서 나는 너무 화가 나고 감정적으로 거의 이제, 이제 뚜껑이 열릴 정도가 됐는데 거기서 내가 어떻게 방어하거나 이런 좀 노하우가 없을 때 그리고 특히나 어린 사회복지사일수록 더 그런 게 많은 것 같아요. 내가 저항하지 못하는 상황, 사회복지사는 친절해야 된다는 강박, 이런 부분에서 좀 소진을 많이 느꼈었고 (참여자 2)

지역주민 이용자들한테 겪는 그런 극한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이거를 기관 안에서 결국은 이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해결하지 못하는 결국은 (중략) 현장의 사회복지의 그런 역할에 굉장히 좀 반감을 느끼고 결국은 이 현장을 떠나는 경우도 있었고 (참여자 6)

(2) 다양하고 과다하고 잦은 업무변동 수반하며 다체계 협업 요구받는 직무수행 상의 과부담

① 사회복지 직무 자체가 쉽지 않음

사회복지는 업무의 특성상 특정 프로젝트를 끝내는 것처럼 쉽게 일단락 지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계속되는 일이다. 서비스 제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 민원, 다툼을 쫓아다니면서 해결, 대처해야 하므로, 어디까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업무의 범위를 경계 짓기 어려운 일이고, 업무 과정에서의 상해, 안전에 위협받을 수 있는 직무 특성으로 인한 긴장이 있다.

사실 사회복지 일이 프로젝트 하나 끝난 것처럼 끝이 나는 건 아니니까 계속되는 거라서 그 부분도 사실 근무환경에 좀 어려움도 있는 것 같아요. (참여자 1)

민원이 좀 많았어요. 그리고 어르신들과의 다툼도 사실 되게 많았고 그리고 유독 막 그냥 쓰러지는 사건도 있었고 그래서 119도 부르고.. (어르신이) 쓰러지고 그래서 한 달에 병원을, 119를 두 번 탄 적도 있었고 그리고 사고도, 탁구에 맞아서 다치시고 (어르신이 탁구채 맞아서) 예, 그래서 그런 민원. 항의하는 민원도 있지만 다툼으로 인한 민원 또 어르신들이 이렇게 다치는 사고. 그런 거를 이제 그때는 팀장이었기 때문에 다 쫓아다니면서 그거를 다 해결하고 다니는 게 힘들더라고요. (참여자 3)

일을 하다가 좀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어요. (중략) 다치고 나서 이제 수술을 하고 입원해서 이거 잠깐 재활하는 시간을 가질 때보다 복귀를 하고 나서, 어... 이제 그런, 이건 되게 좀 개인적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사고가 났던 곳이 일터이고 일을 하다가 났다 보니까 이후에 복귀해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도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좀 취약해지는 상황들이 많더라고요. (참여자 4)

② 다양한 업무, 잦은 업무변동으로 인한 어려움

지역사회복지관에서는 지역의 욕구에 맞게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사회변화에 민감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느라 새로운 사업도 많다.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고 다양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업무가 각자 너무 다양하다보니 사업 관련 고민이 각자 개인의 몫이 된다. 많은 경험을 하여 좋은 점도 있지만 다양한 업무로 소진될 수 있는 양날의 검 같은 상황이다.

다양한 일을 하는 기관에서 잦은 업무변경으로 다양한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잦은 업무변동으로 업무가 바뀔 때마다 적응하느라 버텨오다 소진되는 것이다. 업무변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업계획부터 진행, 행정, 종결까지 모든 과정을 잘 해내려니 버겁다. 인사이동으로 업무가 변경될 때마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종합사회복지관의 매력이 그거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걸 경험할 수 있고 다양한 연령층을 만날 수 있고 또 다양한 일을 협업할 수 있는 거를 매력이라고 다들 면접 볼 때 얘기하거든요. 근데 가장, 퇴사할 때 가장 힘들었다고 얘기하는 게 그거예요. (참여자 3)

업무가 너무 자주 변동돼서 좀 그것도 힘든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전부터 계속 퇴사한다고 했었었는데 이렇게 업무가 바뀔 때마다 다시 또 적응하느라고 뭔가 버텼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있다가 정말 말 그대로 좀 소진이 와가지고 (참여자 1)

③ 과다업무에 상황 따라 더 부가되는 업무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정해진 담당업무만이 아니라 새로운 프로젝트, 실습지도, 공통업무를 추가로 더 맡게 되면서 일의 분량이 관리할 수 있는 선을 넘는 경우가 많다. 많은 프로그램을 하려니 제대로 할 수가 없고, 많은 사례를 꿰고 있으려니 일이 많아 소진이 온다. 행사가 많고 다 같이 협업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동 중심으로 변화되면서 사회복지사 한 명이 3대 기능을 모두 수행하느라 업무시간 내에 일을 완수 못 해 힘이 든다. 반복되고 과다한 행정업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통상의 행정업무만이 아니라 평가 준비를 위한 행정업무로 과부하되고, 새로운 사업을 하면서 매뉴얼을 만드는 등 체계를 세우는 일까지 부가되어 힘들다.

코로나 발생으로 인한 대면 실천의 제약으로 비대면 방법을 학습하고 적용해야 했고 기존의 집단접근을 개별접근으로 전환해야 했으며 코로나 대응을 위한 공통업무가 많아져 업무 부담이 더 커지기도 하였다.

사례관리팀에서 사례관리만 하지 않거든요. 또 다 사업을 해요. 근데 그렇다 보니까 사업들은 사실 기한이 있잖아요. 예산에 또 소진을 해야 되고. 그렇다 보니까 사업에 힘을 좀 더 많이 쓰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힘이 안 들어가니까 이거는 계속 이제 리뉴얼도 안 되고 서로서로 쓰는 양식도 다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사용을 해야 되는지 서술하는 아무것도 통일되는 게 없는 거예요. 그리고 이제 행정적인 것도 밀리는 거죠. 사업을 운영해야 되다 보니까 행정적인 것도 밀리고 그러니까 나중에 막 엄청 급박할 때, 예를 들면 평가를 앞두고 있다거나 결재를 올려야 되거나 그런 아주 임박한 상황에서 갑자기 벼락치기로 한 일주일씩 야근하면서 이거를 또 다 풀어내려니 이것도 어렵고 이러니까 병행하는 과정, 병행하는 과정이 좀 되게 많이 힘든 거죠. 그러니까 사업이 내려오는 것도 사례관리팀 뭐 하냐, 네, 이런 시선들이 있고 이제는 사례관리팀도 사례관리만 하면 안 된다라면서 사업 운영을 하는데 사례관리에 대한 임무는 온전히 또 사례관리팀의 임무인 거죠. 그래서 복합적인 시스템적인 거, 서류에 대한 과부하, 그리고 또 양식이 되게 많잖아요. (참여자 2)

OO사업 이제 6월까지 막 미친 듯이 하다가 이제 그거 끝나고 나니까 이제 그동안에 제가 못했던 일들이 이제 하반기에 이제 막 몰리고 그리고 실습을 제가 다 하게 돼가지고 여름방학부터 2학기까지 실습을 제가 계속 진행을 했어요. 작년에. 그러니까 제가 못한 일들과 실습까지 같이 병행을 하고 공통적인 업무들이 막 엄청 많았어요. 직원 교육에 (중략) 그러니까 진짜 그러니까 진짜 정말 나 이러다가 안 되겠다. 나 진짜 뭔가 여기에서 중단하지 않으면 이게 내가 관리할 수 있는 어떤 그런 게 아니겠다 싶어서 (참여자 5)

그.. 어디죠.. 중앙..(재난) 질병관리본부. 거기에서 이제 내리는 지침이 바뀌면 복지관의 지침도 또 다 바뀌고. 물론 다 추가되는 것들이긴 했어요. 그래서 그거에 맞춰서 이제 세팅도 새로 하고 저희는 이제 프로그램 담당이니까 수업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실마다 또 세팅도 다 다르게 해야 되는 업무 양이 더 추가되기도 하고 또 그렇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다시 원활하게 이전처럼 그 제약만 잘 지킨다고 해서 또 그게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거에 따라 대응해야 되는 게 계속 생기고 하니까 (참여자 4)

④ 다체계 협업의 어려움

기관 내에서 각자의 사업을 수행하면서 협업을 요청해야 하거나 협업 요구에 반응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내 다양한 체계와 협력이 필요하지만 협력을 기피하거나 협력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약을 경험할 때 힘이 든다. 특히 민관협력이 필요한 실천 상황에서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 사회복지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 너무 행정적으로만 접근하고 민간이 을이 되는 관계 설정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관에서 민원처리 수준으로 접근할 때 협력이 의미없다 느껴질 때도 많다.

행사나 이런 것들이 아무래도 종복은 조금 많거든요. 그리고 종류도 사실 좀 다양하고 근데 그렇게 되면은 인력이 없으니까 1팀에서 사업이지만 2팀 3팀도 같이 협업해줘야 되는 것들이 있는 거죠. 근데 그게 1년에 한 번만 있는 게 아니라 내 입장에서는 여러 번 있는 거예요. 이번 달에는 저 팀 해줘야 되고 다음 달에 저 팀 해줘야 되는 거죠. 그래서 거기에서 오는 소진도 있는 거죠. (참여자 3)

협력이 잘 안 돼요. 그러니까 그분들은 사실 아무튼 업무가 계속 로테이션이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사실 전혀 사회복지공무원 아니신 분들도 업무 로테이션하다 보면 오시고 하다 보니까 너무 행정적이고 그리고 약간 저희를 을로 생각하시는 경우도 많으세요. 본인들이 상급자시고 저희를 되게 을처럼 좀 부리실 때도 있고요. 언성 부리실 때도 있고 그러니까 어쨌든 민간이랑 공공은 각자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같이 갈 수밖에 없는데 뭔가 우리가 일방적으로 되게 납작 엎드리는 느낌 그런 걸 받을 때도 되게 많고 (중략) 공공이랑은 근데 사실 이것도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고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대다수가 우리는 민원처리용, 그리고 협력을 요청했을 때는 이제 차단. 이렇게 되니까 협력의 의미가 없는 느낌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참여자 2)

⑤ 일-가족 병행 어려움

참여자들은 일에 전력하면서 가족생활을 병행하기가 힘들었다. 일과 가족을 병행하는 가운데 육아와 가족 질병에 대처하기가 힘들었고, 필요한 난임시술을 받기도 어려웠다. 유아기 자녀 양육자들이 일-가족 병행의 어려움으로 많이 퇴사하는 것도 목도했다. 선임 역할이나 사업 진전을 요구받으면서 육아나 가족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웠다. 팀 변경, 무급휴가까지 사용해보면서도 육아-업무수행 압박감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희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이렇게 건강하셨는데 이제 암에 걸리셨고 이제 많은 가정 안에서 으레 하듯이 제가 이제 가장이 되었고, 이런 과정에서 제가 또 슈퍼바이저로서의 복지관에서는 또 팀장으로서 또 뭔가 업무 역할을 해야 되지만 집에서도 또 없지 않아 많은 사사로운 일에도 가장의 역할을 해야 되는 것들로 인해서 (참여자 6)

어린이집에서 갑자기 막 휴원하고, 코로나 생겼으면 또 휴원하고 막 이럴 때 우리는 또 그럴 때마다 집에서 애를 봐야 되고 막 휴가를 써야 되고 휴가를 쓰려면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뭔가 이런 일들이 자꾸 이제 반복도 됐고 그리고 이제 그런 거죠. 내 직급은 이제 더 뭔가 이만큼의 연차고 이만큼의 직급이면 기관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있단 말이에요. 이제 팀의 중간 선임으로서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팀의 선임 역할 플러스 내 사업에 대한 진전도가 있기를 바래요. 발전도가 있기를 바래요. 근데 그거를 할 수 있는 내 여력이 없는 거죠. 육아를 하다보면 지금 육아 자체도 너무 힘든데 여기에다 더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힘이 없는 거예요. (참여자 5)

(3) 비합리적이고 부당한 조직 내외 환경 속 제약

① 성과 중시하는 환경으로 성취압박 및 성과 관련 딜레마

등급 나누는 사회복지관 평가제도로 가중되는 과부담이 악순환되는 상황이다.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주체들이 함께 하는 복지환경에서 지역복지관의 존재감 증명이 필요한 현실이고, 복지관의 성과지향 분위기로 사업 성장, 발전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크다. 재원 확보를 위해 외부공모사업 신청해야 하는 압박도 크고, 과업 난이도가 높아지고 다양한 기술과 다양한 역할 요구를 감당하면서 어려움을 경험한다. 성과를 지향하며 일을 많이 가져오다보니 과부하되고 성과 중심으로 가면서 사람보다 일이 앞서는 비인간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가시적 성과에 초점을 두는 조직 분위기에서 모두가 힘든 상황으로 나뿐 아니라 상급자도 공황을 경험하고, 위로해주던 선배도 일이 몰려 힘들어했다.

성과와 실적이 있으면 잘했다고 평가되는 현장에서 질을 높이기 위한 과정에 초점 두기보다 수량적 관점으로 업무에 접근하면서 성과 관련 딜레마와 긴장이 커진다. 실적과 수량적 성과 중시하는 것과 과정과 질 중시하는 가치 사이에 긴장이 생기는데, 같은 조직 내에서도 실천 성과에 대한 평가가 다르고, 상급자 간 다른 기대와 피드백으로 현장에서 혼선을 경험한다. 사례관리 제대로 하려면 케이스 수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케이스 수 늘리라는 조직과 갈등하고, 사례관리와 성과 간 딜레마, 즉 사례관리에서는 현상유지도 성과이지만 기관에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변화 없는 사례에 손을 뗄 수도 없으면서 성과 없는 사례 붙잡고 있다는 기관의 시선 의식하며 긴장을 느낀다. 또한 실천의 실제 보다 기록에 초점 두는 포장 싸움 같은 상황에 회의감을 느끼며 성과 관련 딜레마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종합복지관 기준으로 보면 결국 한 곳에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 그 ‘평가’라는 것에 맞춰져 있어서 (중략) 평가를 잘 받는 게 자랑거리가 돼요. 기관마다의 어깨가 높아지냐 그리고 평가 S, A급을 못 맞으면 그 기관은 진짜 다 그냥 죄인이에요. 관장님 빼고 모든 사람이 죄인이 돼서 서로 예민해지고 그것 때문에 또 분위기가 망가지고 작년에 우리가 B를 맞았으니까 올해는 A 맞아야 돼. 해서 더 끌어올리고 그런 경쟁 그런 것들 때문에 그냥 그냥 뭐라고 해야 되지? 좀 더 그 의미가 많이 퇴색이 되고 있지 않나.. (중략) 욕심이 있으시다 보니까 일들을 계속 가져오고 그거는 이제 기존의 직원들한테 쌓이고 그게 계속 반복이 되다 보니까 직원들도 많이 기대가 없어지는? 그런 부분들이 있었고 그거를 따라가기에는 직원들은 당장 맡고 있는 것들도 배낭이 너무 무거웠던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거를 어떻게든 끌고 나갈 수 있게 채찍질을 하기 시작하는 그런 게 너무 가중이 되고, 지금도 역시 동일하게 발생을 하고 있고. (참여자 7)

사업도 계속 계속 성장에 대한 요구가 있는 거죠. 개인적인 성장도 있어야 되고 사업에 대한 성장도 있어야 되고 이 사업이 계속 발전돼야 되는데 사실 그거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있죠. (참여자 5)

일단 서비스제공팀에 있을 때는 계속 ‘프로그램을 많이 해라.’ 그냥 그것도 이제 이전 OO이랑 좀 차별화되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이전 OO 같은 경우에는 ‘일을 많이 안 해도 되니까 하나를 제대로 해라’ 이 분위기였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그때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게 많았었던 것 같아요. 근데 바뀌고 난 다음에는 ‘더 필요 없다. 그냥 돈을 많이 따와라.’ 그러니까 그 세입 세출로 이거를 결정을 하는 거예요. (참여자 8)

사실 성과도 중요한데 사례관리의 근본적인 거는 저는 좀 성과랑 좀 딜레마가 있어요. 성과랑 평가... 이거에 좀 딜레마가 있는 게, 사실 사람이 그렇게 극적으로 변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현상을 유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는 성과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나를 만나서 자살할 거 자살하지 않았고, 현상을 유지하는 것도 성과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현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더 나아지는 거. 더 좋은 거는 확 180도 바뀌는 거 이거에 사실 좀 중점을 안 둘 수 없다 보니까 저는 거기서 오는 좀 딜레마가 있어서 주변에서 저는 바뀌지도 않는 걸 왜 자기 고집으로 잡고 있나 처럼 보이는 시선? 이것도 그랬고. 성과에 대한 이제 누가 압박을 한 건 아니지만 저도 사실 이제 주변에서는 이렇게 하는데 저만 너무 이렇게 저 혼자 ‘현타’라고 하나요. 그거를 느끼는 거죠. 그래서 그런 좀 복합적인 것 때문에 저는 소진이 왔었던 것 같아요. (참여자 2)

②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분위기 내 존중 부족

참여자들 다수는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분위기를 힘들어하고 있었다. 사회복지사의 의견이 잘 반영되는 조직구조가 아니고 그것은 업무변경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형태로 나타났고 내 의사 반영 없이 바뀐 업무에 적응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노사위가 구성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노사위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들조차 기관장에게 그대로 전달되기보다는 중간관리자에 의해 일부는 제외된 채 전달되는 등 한계가 있었고, 직접 어려움을 얘기하는 기회도 가져보았지만 실질적으로 반영 및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상급자들이 ‘90년대생이 온다’ 책을 읽고 함께 논의하자는 소통노력까지 보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상대방을 정말 이해하고 반영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확인할 수는 없어 더 힘 빠지는 경험이 되기도 하였다. MZ세대로 분류되는 젊은 세대와 중관관리자, 상급자 세대가 괴리를 느끼고 충돌하는 부분이 각자의 어려움으로 다가왔는데, 이는 최근 다수 복지관에서 해결이 필요한 이슈이기도 하다.

수직적이고 위계적이라는 것이 조직 내 의사소통방식에서도 드러나고 있었는데, 상급자가 사회복지사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이고 차단하고 화내고 비난하는 소통방식을 취함으로 사회복지사의 소통 노력을 위축시키고 방어적으로 소통하게하며 내면적으로 불만과 어려움이 쌓이게 하였다. 또한 상급자가 자신의 부당한 태도와 관련된 자기인식은 하지 않고 상대방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책임을 전가함으로 인해 사회복지사는 자신의 의견이 존중되고 반영되기 어렵다고 느끼면서 무력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고성으로 윽박질러 힘들게 하는 상급자, 계약직 직원 소외시키고 반말하는 비인격적인 대우, 선임자가 미숙한 신입직원 바보 만드는 가스라이팅, 못하는 사람이라는 프레임에 가두어 정말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을 만드는 상황, 존중이 부족하고 폭력적인 조직분위기로 어려움을 당하기도 하였다. 매일 1시간씩 전체 회의를 하며 비방하는 방식으로 군기 잡는 직원 괴롭힘과 직원을 존중하고 진정성 있게 듣는 태도의 부재로 사람이 아니라 도구로 여겨졌던 순간이 많아 힘들기도 하였다.

모든 상황들이 약간 자유롭게 된다기보다는 수직적인 구조에서 통제되는 부분이 조금 힘들었던 같아요.(중략) 업무변동이 진짜 많았어가지고 사실 관리자분과 면담하는 시간을 통해서 정해지기는 하지만 그게 사회복지사의 의견이 엄청 많이 반영돼서 정해지는 조직구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논의나 면담 과정을 거치지만 이미 확정이 돼있는. (참여자 1)

조직 특성 자체도 되게 수직적이었어요. 그래서 그걸 말해볼 수도 없었고. 그냥 내가 차라리 내가 위에 사람이었으면 모를까 아랫사람이니까 그냥 묻고 참고 가자. 어차피 여기서 내가 티내봤자 나만 손해일 것 같고 내가 제일 아랫사람이고.. 상대적으로 그 분이 우위에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략) 그러니까 제가 사실 그 관계나 그런 여러 가지 것들에서 제가 최하위의 그런 먹이 사슬이라고 해야 되나? 거기에 있다고 생각해서 사실 개선해 보려고 노력은 안 했고 그냥 모른 척 저 혼자 삭히고 그냥 그거는 제가 다 겪고 간지러운 거 뭐 이런 거 탈모 생긴 거 이런 거는 제가 다 겪고. (참여자 2)

직원들한테 좀 더 눈을 돌리고 직원들의 의견을 형식적인 게 아니라. 형식적으로는 되게 많이 들었어요. 본인이 갑자기 ‘90년대생이 간다’라는 책을 보고 갑자기 너희들이랑 소통을 하고 싶어졌다 해서 강제로 모여서 밥을 먹고 부장님, 관장님 동일하게. 그래서 그런 얘기들 하시면서 그때만 하려고 하고 결국에는 너희들은 개도를 해야 된다라는 그 결론으로 도출이 되고. (중략) 직원 하나하나가 일단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는, 기관에서 다 팔다리잖아요. 도구가 아니라. 그런데 도구처럼 여겨졌던 순간들이 되게 많았어요. (참여자 7)

사례관리팀 때 힘들었던 부분은 겪지 않았어야 할 일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 사람들이, 사람들로 인해서 일을 하고 사람들로 인해서 직업이 생긴 사회복지라는 그런 틀에서 그 개념도 없었던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그리고 지금 신입직원들이나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뭐 모르는 게 당연하고 못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잘하는 부분이나 아니면 단계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잘 집어주는 게 되게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의 역할이라고. 근데 그런 부분이 결여된 상태로 그 가스라이팅이나 이런 부분들로 인해서 겪지 말아야 될 아픔을 겪었고 그 증상들이 여전히 수면 질이 되게 안 좋은 것들로 이어지고 있으니까 지금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은 (지금도 조금 그런 게) 너무 극도로 하면 저는 진짜 그 이후로부터는 일이 너무 고되고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집에 도착하면 바로 잠이 들더라고요. (참여자 7)

직원들을 계속 괴롭혀요. (중략) 아침에 매일 1시간 정도 전체 회의를 해요. 근데 그 얘기의 주된 주제가 뭐냐면 직접적으로 어떤 사람을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그 사람을 계속 비방을 해요. 비난을 하고 누가 이렇게 해왔는데 이러면서 누구라고 얘기는 안 하겠는데 지금 이게 뭐 어쩌고 어쩌고 하면서 계속 비방을 하는 거예요. 계속 그 사람을 그러면은 듣는 사람은 ‘뭐지, 난가? 난가?’ 이런 생각을 계속 가지게 된대요. 그때 당시에 이제 여러 직원한테 물어봤는데 ‘어? 난가?’ 싶게 얘기를 한다고. 근데 누군가 한번 이제 퇴사한 그때 이후에 퇴사한 직원이 한번 들어가서 물어봤대요. 왜 그렇게 얘기를 하시냐 차라리 딱 집어가지고 그냥 잘못한 거를 그냥 시정할 수 있게 마음에 안 들면 시정할 수 있게 차라리 얘기를 해 달라. 근데 그때 관장님이 얘기한 얘기가 그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모두가 이거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고 이렇게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내 목적이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이분은 그냥 매일 이렇게 회의를 하는 자체가 업무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러니까 군기를 잡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끌어가게 그게 목적이구나 이제 그걸 느끼게 된 거예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퇴사한 직원은 되게 많아요. (참여자 8)

③ 조직 내 관계갈등으로 인한 긴장과 제약

조직 내 여러 부서, 다양한 직급 간 갈등과 경쟁이 존재한다. 성과를 중시하는 조직환경은 고스란히 조직 내부에서의 성취압박과 성과 관련 딜레마를 포함해 조직 내부에 경쟁과 갈등을 유발한다. 사업에 대한 평가, 비교, 승진 등이 관련되면서 부서별, 개인별 경쟁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런 점들이 힘들게 느껴졌다. 기관 내 주력/비주력 사업이 있고, 팀 단위로 원하는 사업을 선점하려는 모습, 잘 보이려고 큰 사업 맡았다는 사람들의 오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참여자 중에는 기관장이 바뀌면서 발생하는 조직 내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관리자 구조와 소통범위가 달라지면서 소통과 역할기대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하고, 기관장 변화 후 새로운 중간관리자 유입으로 기관 내 분열과 불신이 생기고 그들만의 집단을 만들어 기존 직원모임을 견제한다거나 소외, 배제시키는 분위기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로 인해 성장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아 퇴사가 이어지고, 기관 내 대립이 계속되면서 적대적인 조직 분위기 속에서 소진이 오고, 견제 받으며 사업하려니 업무 과로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기관장 변경으로 기존에 자부심 가지고 해오던 사업이 중단되고 사업구상도 차단당하는 등 조직변화 과정에서 갈등을 경험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그 외에도 고민되는 지점을 상급자에게 얘기한 것이 약점이 되는 경험을 하면서 지지자이기도 하지만 평가자이기도 한 상급자에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현실을 경험하는가 하면 이간질이 횡행하고 존중이 없는 조직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조직 내 불신과 긴장이 해소되지 않으니 소통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이 아니라 탓하는 분위기에 정치적 역동까지 더해져 고민을 나눌 수 없어 슬픔, 어려움, 고충이 쌓여가고 불신으로 어떤 얘기도 할 수 없이 일만 하는 곳이 되기도 하였다. 조직 내 반응과 평가에 민감해지면서 겉도는 소통, 최소한의 소통에 머물러 건강하고 개방적으로 소통하고 피드백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을 답답하게 경험하고 있었다.

여기는 부서도 여러 부서가 있고 그거에 거기에 되게 굉장히 다양한 관계와 굉장히 다양한 직급이 존재를 해요. 그러니까 약간 어떻게 보면은 또 팀 간의 어떤 경쟁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고 또 내가 관계에서 마주쳐야 하는 사람들도 훨씬 다양하고 훨씬 이슈도 다양하고 그리고 이제 어떤 직급에 대한 것도 훨씬 크고 승진이 안 되면 또 안 되는 대로 스트레스고 되면 또 그 직급만큼 일을 해내야 되는 과업? 이제 또 리더가 되면은 뭔가 리더에 대한 또 뭐지 무게감. 그런 것들이 또 있고 조직이 크다 보니까 거기에서 오는 것들... (참여자 5)

a, b, c, d 각각의 성향과 각각의 강점을 가진 팀장들이 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사회복지현장은 아닐 줄 알았는데 어쩔 수 없이 조직이고 회사의 구조인지라 1등, 2등, 3등, 4등 어떤 거는 니 잘하고 닌 못하고 이런 부분들이... 잘했어 못했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넌 틀렸어라는 약간의 입장으로 자꾸 이렇게 피드백이 오면 뭔가 제가 못했던 것들을 더 이야기하기가 겁이 나고 뭔가 잘했던 부분들을 더 잘 표현하기에는 내가 잘하면 이 사람은 또 못한 걸로 되니까 오히려 그런 좋고 잘한 것들 칭찬을 받기를 기대하지도 않는 약간 서로서로 잘해도 그냥 뒤에서 조용히 잘했다, 수고했다라고 하고 공식적인 부분들에서는 막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들이 오히려 내가 이렇게 주목받고 내가 이렇게 잘하면 타 팀장은 오히려 넌 뭐했어, 너는 이거 왜 안 했어 이렇게 또 자꾸 피드백이 반대로 가니까 오히려 그럼 진짜 나눠야 될 진짜 좋은 피드백들보다는 약간 그냥 살짝만 노출해도 되는 정도의 이야기만 자꾸 맴도는 것 같아서.. (참여자 6)

자기가 일하던 곳에서 같이 일했던 과장을 데리고 온다거나 대리로 이제 데려오면서부터 갑자기 분위기가 좀 달라지기 시작한 거죠. (중략) 사실 사회복지관에서는 내부 승진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그래야지 사기도 생기고 기관에 대한 충성도도 올라가고 그런 건데 갑자기 예기치 않게 그렇게 들어오다 보니까 그 아래 직급에서 승진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지치기 시작하고 좀 부당하다고 느끼기 시작을 한 거죠. (참여자 8)

둘만 모이면 계속 뭐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둘만 모이면 다음 날 회의에 아침에 계속 누군가 작당 모의를 하는데 이런 거 하지 말라고 했어. 그러면서 너네 이거 내가 분명히 처벌할 거야. 이런 식으로 하니까 스트레스를 계속 받는 거예요. (중략) 심지어 이제 점심시간에도 원래는 카페 가서 뭐 마시면서 얘기도 하고 하는데 그냥 너희들끼리 가. 그냥 이렇게 하면서 그냥 일만 하는 곳이 된 거죠. (참여자 8)

④ 조직의 몰이해와 지원 부재, 불합리한 처우

참여자들이 힘 빠지고 힘든 건 관리자들이 사업을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이다. 상급자들이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업무량을 몰라 사업에 투여되는 에너지, 평가 준비로 분주했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애쓴 것도 알아주지 않고 채근하는 반응으로 일관하여 어려움이 더욱 크게 경험되었다. 상급자에게 사례관리 상황을 알리고 어려움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했으나 사업과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차단당하면서 소진을 경험하였다. 오히려 기존 업무 외 다른 업무를 더 부과해 기간 제한적인 일을 우선하다보니 본래 직무인 사례관리는 뒷전이 되기도 하였다. 일하는 도중 외상을 입었음에도 열심히 했는데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사업 진행 관련해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 억울하고, 행사 준비 열심히 했지만 외상을 이유로 배제되는 상황에서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또한 당시 연차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갈등 중재 상황에서 상급자들이 나서서 지원하지 않고 자신이 전면에서 해결하기 바라는 상황에서 기관의 보호와 지원이 부재하였고, 사례관리 시 혼자 가정방문을 하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적절한 보호체계를 마련하지 않는 무관심 속에 진이 빠져가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또한 기대한 시기에 정규직으로 전환이 안 된다든지 짧은 기간 일한 계약직이 먼저 정규직이 되는 부당한 일을 경험하고, 나름대로 기관에 헌신했는데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해 일하기 힘들다고 느꼈다. 비정규직으로 복지후생을 받지 못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도 않으면서 어려움 겪다가 퇴사하는 경우도 본다. 지역복지관 승진체계는 비합리적인 면이 있어서 조직 내 퇴사율이 높으면 승진이 빠른 반면, 조직이 안정적이면 승진이 안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급여를 포함한 처우도 열악하다. 최저시급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사기업의 비슷한 연차와 너무 큰 차이가 나고, 시간외 근무수당도 없어서 시간 내에 업무를 못 끝내면 휴가를 사용해 일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야근 인정 및 보상 부재가 반복되면서 기대가 없어진다.

사례관리팀에 대한 이해라고 해야 되나, 그런 게 별로 없으셔가지고 이해를 못하셨어요. 아예 그런 내가 이런 것들을 요구하는 것, 이런 것들을 아예 이해를 못하셔서 거기서 오는 소진이 많아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알아주길 바란다기보다 제가 이것 때문에 이런 고충을 겪고 있겠구나 보통 이제 사례관리자들이 겪는 그런 고충들 있잖아요. 그런 거에 대한 공감 그리고 또 이제 뭔가 도와주려는 뭔가 그런 (자세) 그런 것들을 받지 못했을 때 그러니까 일은 일대로 했는데 아까 전에 저는 이거에 대해서 고민이 너무 많은데 종결해라 이런 피드백, 그리고 나는 이러이러한 상황 때문에 이거는 못하겠고 어떤 대안을 가지고 왔다 했는데 뭐 하는데? 이렇게 나왔을 때 이런 좀 뭔가 나는 공감받지 못하고 내가 지금 일을 안 하고 있는 게 아닌데 내가 잘못된 일을 하고 있나?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그런 피드백에서 오는 소진도 컸던 것 같아요. (참여자 2)

그 상황이 발생이 돼서 얼굴이 마비가 한쪽에 왔었었는데 (중략) 사실 그런 과정을 겪기까지의 제가 감내할 수 없는 스트레스와 뭔가 해결을 해야 하는 부분들을 제 마음속으로는 최고관리자나 중간관리자가 좀 해 주기를 바랐는데 결국은 이 모든 민원과 상황들을 제 힘으로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상황이었어서 그게 좀 어려웠었던 일이 있었어요. 근데 그때 연차가 많이 크지는 않았어가지고. 그런데 보면 또 연차별로 주어질 수 있는 이 과업의 난이도가 좀 고려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저같이 약간 신체적인 뭔가 스트레스로 인한 요인이 분명히 오지 않을까 그때 진짜 소진이 크게 왔었던 기억이 나서.. (참여자 6)

바뀐 사람들을 주축으로 그 집단을 만들어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복지관 전체의 집단이 아니라 그들만의 집단을 만들어서 좀 소외시키고 배제시키고 어쨌든 성과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들이 데려온 사람들에게만 챙겨주고 해서 이게 진짜 되게 치사한 게 연말에 그게 있어요. 우수직원 포상하는 게 있어요. 그전에는 진짜 열심히 하는 사람들 ‘아! 저 사람 진짜 1년 동안 열심히 했기 때문에 충분히 받을 만해’라는 사람들이 이제 그걸 받았었거든요. 근데 이것이 바뀌고 새로 들어온 그 직원을 데리고 온 순간부터 그 직원들만 우수직원이 됐어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참여자 8)

처음에는 신입으로 전 직장 들어갔을 때는 ‘이 정도 급여면 충분하지’ 막 이렇게 생각했는데 이제 실습생 얼마 전에 왔었거든요. 근데 실습생도 물어본 게 ‘급여가 괜찮나요? 먹고 살 수 있나요?’ 이런 얘기를 되게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근데 지금도 생각해보면 저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그 나이 때의 그 정도 연차가 다른 업무? 복지관 업무가 아닌 다른 사기업들에서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인데 우리는 하는 일에 비해서 급여가 너무 적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이직하시는 분들도 좀 많으시고.. (중략) 일반 사기업을 다니는 친구들은 저보다 훨씬 많이 받더라고요. 명확하게 얘기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거 보면 이제 친구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하죠. ‘왜 힘든데 굳이 그 돈 받아가면서 하냐’ 근데 그 말이 되게 화나는 말이거든요. 화나는데 또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기도 해서... (참여자 1)

(4) 전문성 갖추어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

① 직무에 요구되는 역량 대비 대응 역량 부족

현장에서 실천할 때뿐 아니라 직무가 바뀌거나 승진으로 직위가 높아질 때마다 새로이 요구되는 역량 대비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실천과정에서 사례관리 업무 맡게 되어 잘해보려고 계속 공부하면서 일했지만 어려워서 압박감을 느꼈고, 공공기관에 자원연계를 요청하고 자원을 찾아보는 작업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라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 민원 등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상황에서 방법을 몰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직급과 관련해 필요한 역량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준비가 미진한 상태로 직책을 맡게 되어 혼란스러웠고, 팀장 역할의 어려움을 느끼고 2-3년차로 팀장 연한 더하면서 부담감도 커졌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기대 수준 높아지면서 힘들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업무 늘어나고 기대 높아지는데 할 수 있는 일은 줄어드는 것 같고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하였다. 일할 때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고 누적되면서 미해결 이슈가 쌓여 소진을 경험하게 되었다.

사례관리라는 거는 어떻게 보면 기술이 좀 많이 필요로 하고 많이 민감해야 되고 지역의 자원들을 많이 알아야 되고, 여러 가지 이론적인 지식도 있어야 되는 그런 부분들인데 팀장님이 어떻게 보면 신입이셨죠. (중략) 팀장님이 먼저 ‘사례관리팀 같이 하자 너 진짜 잘할 것 같아’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막상 가게 되니까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돼버린 거예요. (중략) 이제 자원 연계나 공공기관에다가 그런 것들이 다 무서웠거든요. 공공기관에 자원 연계 요청하고 자원 찾아보고 이러는 게 ‘내가 틀리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 때문에 (참여자 7)

나한테 기대하는 부분들은 이제 점점 더 직급이 올라가고 연차가 사실 오래될수록 점점점점 기대하는 부분, 수준들이 높아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근데 저는 올해 제가 작년에 너무 이게 힘든 거를 제가 너무 경험하고 정말 이러다 내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기대는 높아져 가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거는 되게 점점 뭔가 줄어드는 것 같고, 그러니까 또 그 갭이 또 막 생기는 것 같고.. 그러면 내가 그런 데서 약간 소진이.. 내가 더 뭔가 역할을 내가 할 수 없는 뭔가 한계가 왔다면 내가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제 이런 거에 대한 고민을 이제 하기 시작하는 거죠. (참여자 5)

② 다양한 대상, 업무 포괄하면서 전문성 갖추기 어려운 딜레마

참여자들은 지역복지관에서 일하면서 대상의 연령층, 이슈가 다양해 업무수행의 전문성 부족에서 오는 한계를 경험하였다. 계속 새로운 이슈가 나오는 상황에서 모든 것 포괄하면서 전문성을 가져야 되니 부담이 되었다. 업무 순환과정에서 전문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다양한 업무 하면서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다.

종합사회복지관은 업무 가닥이 되게 많은 것 같아요. 종합이니까. 계층도 진짜 다양하고. 그러니까 예를 들면 정신건강은 정신건강, 당연히 연령층은 다양하겠지만 정신건강. 노인은 노인. 근데 종합은 연령도 다양하고 질환도 다양하고 그러니까 정말 말 그대로 너무 다양하고 너무 복합적이에요. 그러니까 거기서 사실 전문성에서 오는 한계도 무시 못 할 것 같아요. 특히 질환 부분이 있고 종합사회복지관에서도 요즘에 워낙에 이제는 지역사회에 질환을 가지신 분들이 많잖아요. 정신질환 그래서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서 전문성을 크게 가져야 된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 정신건강을 정말 전문으로 한 분들이랑 베이스는 좀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새로운 이슈들은 떠오르는데 우리는 종합이라는 전제하에 그 모든 것들을 다 포괄해야 된대 전문성을 가져야 된대 여기서 오는 좀 과부화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종복은.. (참여자 2)

전문성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희가 이제 아동부터 어르신까지 있다보니까 어떤 한 직원은 아동도 맡고 어르신도 맡고 그럴 때가 있거든요. 서비스 기능이나 사례관리를 같이 맡거나 그랬을 때 오는 나의 전문성, 정체성 나는 사례관리자인가 프로그램 담당자인가 거기에서 오는 혼란감? 좀 어려움? 거기에서 또 느껴지는 것도 좀 있고요. (참여자 3)

다양한 업무를 하는데 이게 딱히 전문성이 있지도 않은 거죠. (참여자 8)

③ 전문적 성장지원 미흡

참여자들은 슈퍼바이저가 지시하는 과업 및 슈퍼비전이 일방적이고 존중이 부족한 경우에 힘들다고 느꼈다. 실천에 대한 질책과 부정적 피드백, 상급자로부터 업무 반려가 반복되고 상처되는 발언을 들으며 소진까지 갈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 상사한테 역할기대에 못 미친다는 피드백을 듣고 다운되었으며, 연차에 따른 역할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이 많아 고갈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평가와 부정적인 피드백은 많지만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전문가로서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건설적 제안과 슈퍼비전은 부족한 현실이다.

상급자가 사례관리 경험이 적어 사례관리 업무에 도움을 요청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고, 성과 없어 보이는 사례에서 손 떼라는 부적절한 피드백을 받은 후에 함구하게 되었다. 참여자에 따라서는 외부 슈퍼비전을 받으며 나름대로 대응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관 내에서 적절한 슈퍼비전을 받고 전문가로 성장해가는 지원을 받는 것이 미흡하다고 느낀다.

상급의 슈퍼바이저가 지시하는 업무와 그런 과업의 부담이 너무 일방적이고 결국 같이 성장하기 위함인데도 소통하는 과정상에서 약간 존중 없는 나쁜 말로 인격 모독이 겸해져 있는 슈퍼비전이 계속 주입식으로 오다 보니 그 부분이 지쳐서 소진이 되서 (참여자 6)

상담을 나가게 되면 같이 따라 나가시는데 가는 길에 준비가 안 된 걸로 가는 동안에 혼을 내시고, 상담하는 동안도 상담을 하기 좀 이렇게 마음 편하게 이 사람이랑 눈을 마주치면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옆에서 계속 주시를 하고 있고, 무슨 실수를 하나 주시를 하고 있고, 오면서는 상담할 때 뭐 안 물어봤냐, 뭐 물어봤냐, 이런 부분들로 지적을 하시면서 오고. 그런 부분들도 있었고, 전화를 하는 것도 계속 귀 기울이고 있다가 끊었을 때 전화 왜 그런 식으로 하는지 그런 부분들도 있었고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들을 이제 계속 지적을 하시고 부르셔서 작은 의자 있잖아요. 플라스틱 임시 의자. 거기에 이제 쪼그리고 앉아서 30분, 1시간 동안 얘기를 들으면서 계속 혼나고 (참여자 7)

뭘 할 때마다 그런 법적인 거나 이런 거 다 저한테 물어보셨거든요. 그러니까 나는 맨날 질문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례관리 경험이 없으신 분한테 제가 이것 때문에 힘들어요라고 말을 하기도 애매했고 그리고 실제로 이제 그 손을 떼라라는 피드백을 받은 이후로는 더 이상 이제 제가 입을 닫아버렸죠. (참여자 2)

사실은 평가회가 내가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 방어하기 위한 평가회가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정말 내 실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이렇게 드러내고 그래서 이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더 논의할 수 있는 뭔가 그럼 좋겠는데 어쨌든 팀 평가가 끝나면 평가회에서 이제 평가가 끝나면 어 다들 그래도 많이 지적 안 받았어 살았어 약간 그 분위기인거에요. 우와, 나는 그냥 넘어갔어. 근데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것 같구요, 조직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있어요. (참여자 5)

④ 일의 의미, 가치 찾기 어려울 때 힘듦

참여자들은 일의 의미나 가치를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때 소진을 경험하였다. 일상생활지원이나 프로그램 관리 같은 단순 관리 위주의 일을 하거나 관계맺는 기쁨 없이 기계적으로 일하며 일의 의미를 못 찾아 소진을 경험하였다. 단순한 업무를 반복하면서 전문가로서 더 이상 발전이 없다고 느꼈을 때도 소진이 왔다. 다친 후 불편한 존재로 배제되는 대우 받으면서 상처받고 사람 섬기는 일 한다면서 정작 사람이 존중되고 있는지 회의가 들고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도구로 여겨졌던 순간이 많으면서 사회복지가치에 불일치하는 상황에서 상처를 받았다.

일상생활 지원을 했어요. 급식, 도시락, 이미용 서비스 이런 아주 기본적인 일상생활 지원을 했는데 그게 너무 루틴한 업무잖아요. 너무 루틴한 업무니까 근데 저는 사실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이어서 변화를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그냥 루틴한 업무 내가 손에 익은 업무를 계속하는 게 좋은데 그것 또한 약간 언제부터인가 소진이 오는 거예요. ‘내가 뭐 하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참여자 2)

문화교육 사업을 관리하고 또 강사분들이랑 소통하고 이용자분들의 민원을 듣고 하는 과정은 되게 사실 좀 노동.. 육체적으로나 그런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는 않았는데 그 일을 하는 것에서의 의미를 찾는 게 좀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중략) 그런 실천의 기쁨이나 주민들과의 관계 맺을 때의 그런 의미들을 찾기가 어려워서 많이 힘들 수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또 실제로 그런 부분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아요. 재미나 의미를 많이 못 찾아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참여자 4)

지역사회 주민들과의 관계도 사실은 좀 지역사회복지다보니까 그런 것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업무를 맡다 보면은 주민들이랑 되게 또 친해질 때가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은 또 그 관계 때문에 버텨나가는 사람도 있고 근데 그 관계를 아예 못 맺는 업무들도 있어요. 그러면은 좀 약간 기계적으로 일해서 소진이 오는 경우도 있고 (참여자 8)

열심히 하고 이런 열정 같은 걸 다 했던 2년간은 되게 많이 인정받고 했었는데 사람이 다치고 불편해지니까 되게 고장난 장난감을 다루듯이 그냥 그렇게 한 거예요. 다친 거는 네 잘못이고 심지어 다친 것도 근무를 하러 가는 중에 다쳤던 부분이 있지만 산재나 이런 것들은 어림도 없었고. 그냥 보상보험. 사회복지사 쪽에서 하는 보상보험 그쪽만 했었고요. 휴가나 이런 것들 잘 없었고 제 휴가 쓰면서... 담당할 거는 그대로 이제 배제됨 없이 다 담당을 했고요. 그래서 그 부분에서 되게 많이 이 사람들이 되게 사람을 섬긴다고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그 섬기는 대상이 과연 사람일까? 구청장님이나 높은 사람들일까? 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되게 많이 꺾였던 것 같아요. (참여자 7)

(5) 무너져내림으로 더이상 일하기 어려운 한계상황

① 심리적 증상 발현

참여자들은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기쁘지 않고, 출근하기 싫다, 교통사고 나면 출근 안하겠지 하는 생각부터 퇴근 후에도 빠트린 게 없을까, 왜 이렇게 했을까 하고 업무 관련해 계속 복기하기도 하였다. 아이디어 개발 부담, 결과보고서 구성 부담, 화가 나는 상황에 대한 생각으로 잠을 못 이루는가 하면 새벽에 잠에서 깨는 등 불면을 경험하였다. 수면뇌파검사 결과 불면으로 진단받기도 하였으며, 불면증이 심하고 장기화되기도 하였다. 힘들어서 혼자 울고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하였다. 분노, 무력감 반복하다 에너지 고갈되어 우울감이 생기고, 상담에서 울고 있는 모습에서 피로가 많이 쌓였음을 인지하기도 하였다. 우울증 위험단계 진단받고 치료를 권유받기도 하였고, 심각한 우울증으로 진단받기도 하였다.

업무로 인한 과로와 휴식 부족으로 피로감이 쌓여 예민해지고, 과잉긴장으로 잘 할 수 있던 부분까지 자신감을 잃기도 하였다. 자존감 떨어지고 위축되고 주저하게 되었고 내가 모자라고 B급이 된 느낌이 들고 말을 해도 못하는 것 같고 웃고 떠들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으며, 일 못하는 불필요한 사람이 될까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였다.

‘가기 싫다’, ‘출근하기 싫다’ 이런 생각도 있었고 그냥 조금 심할 때는 ‘버스가 뭐가 사고가 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조금 더 늦게 출근하거나 출근을 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 조금 안 좋은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참여자 1)

늘 항상 이제 퇴근하고 난 이후에 그 업무에 대한 생각을 좀 끝내야 하는데 이게 소진이지만 소진을 위해서 생각을 끊지를 못하고 자꾸 복기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왜 이때 이 일을 왜 이렇게 해내지 못.. 이거를 왜 그런 식으로 말을 했을까 이런 식으로 자꾸 일의 연장선을 머릿속에 자꾸 가다 보니까 그게 좀 정서적으로 계속 불안감이 되는 것 같아서.. (참여자 6)

불면증이 엄청 심했어요. 근데 이제 그전에는 한 일주일 동안 잠을 못 자는데 지금은 계속 장기화, 장기화되는 거 있잖아요. 7일 중에 잠을 한 3일밖에 못 자거나 이런 것들이 엄청 엄청 오래됐었어요. 그게 불면증이 제일 좀. 그러니까 이게 사실 그렇잖아요. 고민을 집으로 안 가져올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일 고민은 회사에서 갖고 오지 말아야 된다고 하는데 사실 계속 생각이 나요. 생각이 나고 그리고 사례관리 업무 이외에도 뭔가 자꾸 새로운 걸 만들어내라는 그런 요청들이나 요구들이 있으면 그 아이디어 개발을 계속 해야 되는데 사람이 아이디어가 한계가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내일 이거 때문에 회의하는데 내가 뭐라도 안건이나 아이디어를 가지고 가야 되는데 어떡하지? 그러니까 자면서도 계속 생각하는 거예요. (중략) 근데 이게 머리가 계속 돌아가면 잠이 안 오잖아요. 그래서 막 불면증도 거의 1년 넘게 왔던 것 같아요. (참여자 2)

맨 처음에 갔던 병원에서는 그거를 정확하게 아마 제 기억으로는 우울증 검사였던 것 같아요. 검사를 했었고, 위험단계. 위험단계여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권유를 했고 제가 그냥 단 한 번의 상담을 했는데 제가 정신 차려 보니까 제가 막 울고 있더라고요. 그때 제가 정신적으로 나는 잘 몰랐는데 내가 굉장히 지금 많이 피로가 쌓였구나 하는 거를 그때 알았고 아마 그때 제가 제 자존심에 인지를 정확하게 거부했던 것 같아요. 내가 그럴 리가 없어. 기능적으로 이상이 없고 정신적으로 지금 스트레스나 우울증 지수가 굉장히 높다. 그래서 치료를 받아야 되는 단계고 되게 위험한 상황이다라고 해서 권유를 했는데 제가 이제 안 간 거죠 병원을 더 이상. 그래서 그 시기 때 좀 제가 최고로 좀 힘든 단계까지 갔던 거 같아요. (참여자 3)

② 신체적 건강 악화

소진은 신체적 건강악화로도 나타났는데, 구토, 생리불순, 편두통이 지속되었고, 긴장성 두통으로 두통이 심해 MRI를 찍는 등 여러 병원을 다니기도 하였다. 몸에 알 수 없는 간지러움이 생겨 멍들 때까지 긁는가 하면 원형탈모가 생기고, 비난하는 민원전화 붙들고 있는 상황에서 저혈압, 과호흡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용자, 전문가와의 소통과정에서 중간역할 괴로움이 커서 구안와사가 오기도 하고 부족하고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자책으로 기면증이 오기도 했다. 복통, 혈변 증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한숨도 못 자고 그러다 보니까 갑자기 몸에 알 수 없는 그런 간지러움이 엄청 많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알레르기 검사 이런 걸 해봤는데 안 나와요. 그래서 몸이 멍들 때까지 긁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그렇게 이제 한두 달이 흘렀는데 여기 원형탈모가 생겼더라고요. 조그맣게 원형탈모가 생겼고. 사실 근데 생각하고 보면 그게 첫 번째 소진이었던 것 같기는 해요. (참여자 2)

뇌파검사라는 것도 받아보고, 수면검사, 수면뇌파검사를 좀 받아서 했었는데 그 당시에 결과가 좀 불면으로 나왔어요. 그냥 의사 선생님한테 말은 들은 대로라면 60대 이게 치매 어르신이나 파킨슨병 걸린 사람들한테 나오는 증상인데 이게 젊은 사람한테 나오는 건 처음 보는 경우다. 이제 잠을 잘 때 몸이 이완이 돼가지고 꿈을 꿔도 근육이 움직임이 없이 수면을 취해야 되는데 꿈을 꿀 때 움직이면 동시에 근육이 움직이는 상태가 된 거예요. 너무 긴장을 하고 있어요. 계속.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겪으면서 많이 깎여 나가고 더 이제 잘 할 수 있는 부분들마저도 자신이 없어지고 (참여자 7)

그때부터 사실은 이제 배가 많이 아프기 시작했고 가끔씩 이제 혈변도 봤거든요. 그래 가지고 이제 병원을 가보니까 이제 OOO을 넘어서 이제 OOO까지 왔다. 그래서 이거는 평생 거의 나을 때까지 거의 만성적으로 된 거라서 계속 약을 먹어야 되는데 지금도 약을 먹고 있거든요. 이거는 원인이 뭐냐라고 물어봤을 때 원인이 다양하긴 하지만 주된 원인은 (중략) 스트레스로 볼 수밖에 없다. 이제 견뎌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죠. (참여자 8)

③ 가족 및 주변 관계에 부정적 영향

가족 및 주변에도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났는데, 가족에게 날카롭게 대하는가 하면 배우자에게 화를 많이 내고 이혼을 제안하거나 부부불화가 심해져 부부상담을 받기도 하였다. 가족들에게 고충을 말하다 화를 내니 가족들이 힘들어하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점차 말을 안하게 되었다. 가족 외에도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팀원과의 관계에서 감정적으로 소통하게 되거나 다른 사람을 불신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였다.

제가 집에 가면 엄마한테 항상 그런 힘든 얘기를 되게 많이 해요. 근데 이게 다 부정적인 얘기잖아요. 근데 엄마가 언제부터 힘들어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이게 사람이 되게 웃긴 게 나는 엄마한테 충고를 바라는 게 아니라 위로를 바라는 건데 엄마가 충고를 하실 때가 있거든요. 그럼 엄마한테 불같이 화를 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엄마가 언제부터인가 내 얘기를 들어주는 걸 두려워하시는 거예요. 얘가 어느 포인트에서 터질지 모르니까 (참여자 2)

한 5년 6년 전에 이혼까지 갈 뻔했거든요. 이제 많이 쌓였죠. 제가 이제 독박육아 하고 하면서 많이 쌓였던 거를 더 이상 제가 참지 못했고 이혼하자고 했고 부부상담을 받았어요. (중략) 제가 일 자체가 아이 양육과 가정 일을 병행할 수 있을 정도의 무게였다면 아마 제가 버텼을 수도 있겠죠. 남편한테 그런 분출을 안 했을 수도 있었어요. 근데 어쨌든 제가 밖에서 해야 되는 저의 일이 많이 버겁고 쌓여 있는 상황에서 집 안의 것까지 제가 다 하려니 늘 나눠줬으면 하는 얘기를 계속했고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다보니까 결국은 이제 감정이 쌓였던 것 같아요. (참여자 3)

사람한테, 말씀하셨던 대로 힘을 받는 성격이고 되게 사람을 잘 믿어요. 저는 너무 사람들한테 인복이 되게 많기도 하고 그래서 사람을 좋아하고 의심하지 않는데 사람에 대한 의심이 생기더라고요. 이 사람이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가 분명 목적이 있다. 이런 것들을 너무 장기적으로 오래 봐왔으니까 이런 사람들도 있어서 조심해야겠다라는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기더라고요. (참여자 7)

④ 사명감, 의욕, 희망 사라짐

사명감이 없어지고 업무 관련 의욕도 사라졌다. 매사 일에 대한 의욕이 사라지고 다 하기 싫은 좌절을 경험하였다. 대상자와의 약속을 잊는다거나 팀원들 업무 방향 잡아줘야 하는 시기를 놓치는 등 일을 놓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의미를 못 찾고 수동적으로 되거나 관계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게 되고 움츠러드는 등 반응을 잘 안하게 되었다. 일상이 생동감 없는 흑백같이 경험되었고, 지하철 사람들을 보면서 ‘노동을 실어다주는 연결선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일해 왔는데 이렇게 일하고 싶지 않다, 이 기관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무너지는 것 같아 마음이 힘들고 사회복지 일하는 것 만족스럽고 자부심, 감사 컸으나 소멸되고 있었다. 육아는 계속될테고 노화 역시 진행될 것이고 연차가 높아지면서 역할기대도 높아질텐데 끝이 안보여 답을 못 찾는 상태이기도 했다. 상황 변화 없자 퇴사를 많이 해서 같이 할 사람도 없고 향후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어 희망도 사라졌다.

사명감은 제로인 것 같아요. 이제.. (참여자 8)

아무것도.. 제가 뭘 잘.. 잠도 못 자고 막 잠도 못 자고 그냥 매사에 다 그냥 내가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아예 그냥 아예 사라지더라고요. 나는 그런 마음으로 일하고 싶지 않고 나 이제까지 되게 그래도.. (눈물) 사업에 대한 열정과 (떨리는 목소리로) 그런 마음으로 저는 이제까지 사실은 일을 해 왔는데 내가 이런 식으로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만약에 내가 진짜 그렇게 답변이 나고 그렇게 만들어진다면 나는 내가 더 이상 이 기관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까지 생각이 들어서... (참여자 5)

자꾸 일을 이제 놓치는 거죠. 자꾸 일을 놓치는데 제가 사실 서류나 이런 것들 놓치는 거는 언젠가 하면 되니까 겁나진 않는데 대상자와의 약속 그거를 잊었거나 그걸 놓쳤거나 그게 미뤄질 때 좀 많이 괴로워요. (참여자 3)

소진이 일어나면 되게 이제 어르신들도.. 죄송하긴 한 건데 그 반응을 잘 안 하게 돼요. 어르신들이 뭐가 뭐 어디가 아프고 이런 것들이 필요하고 하면 옛날에는 옛날에 이런 게 아니라 처음에는 되게 빠릿빠릿하게 반응해 드리고 찾아드리고 이렇게 했는데 그냥 그거 다 귀찮아진다고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다 귀찮아지고 다 느려지고 다 자꾸 미루게 되고 좀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참여자 2)

생동감이 없고 그때 좀 의미를 못 찾았던 시절에는 그때 아무런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정말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 그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지하철 출근길이. 근데 거기에 그냥 이렇게 정말 콩나물처럼 이렇게 이렇게 서서 사람들한테 치이는 대로 치여지고 또 다시 지하철을 갈아타서 앞에 사람이 내리면 거기 이렇게 앉아서 또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가고 그러니까 (중략) 지하철이라는 게 약간 사람의 그런 교통수단보다는, 그때도 제가 약간 그런 일기 같은 걸 쓰는데, 좀 떠오르는 게 지금 좀 부끄럽기는 한데, ‘노동을 실어다 주는 연결선 같다’ 약간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었어요. (참여자 4)

지금은 끝이 안 보이죠. 육아는 계속될 거고 제 노화는 점점 더 진행이 되고 직급은 계속 제 경력 연차는 계속 높아질 거고, 저는 뭔가 계속적인 어떤 역량 증진이 계속계속 필요한 상황인데 제가 그걸 위해서 뭔가 더 이렇게 지금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이 안 보이는 것? 그러니까 사실 답을 못 찾겠네요. (참여자 5)

⑤ 다른 길을 고려함-이직, 사직

참여자 중에는 소진이 사회복지 일에 숙명적으로 동반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 받아들이고 견디며 일해 왔으나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퇴사를 결정한 경우도 있었고, 변화를 기대하며 여러 노력을 해보았지만 노사위에서 얘기해도 달라질 것 없다는 생각에 대화 안되고 더 이상 기대할 것 없어 퇴사를 결정하고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직해 일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계속 똑같은 과업인데 이게 뭔가 매년매년 과업인 걸 보면 이거 진짜 한 4년 전부터 하겠다고 했었던 거 리뉴얼 뭐 어쩌고 이건데 변한 건 없을 때. 그러니까 그 기대가 그냥 결국에 마이너스가 됐을 때... (그만두자) (참여자 2)

노사위원이나 이런 것들을 꾸준히 해왔어요. 저는 그래서 기관의 불만사항이나 잘못된 부분들은 꾸준히 얘기를 해왔고.. (중략) 달라지는 게 없다. 아무리 얘기를 해도... (중략) 대화가 진짜 안 된다고 생각을 하고 진짜 퇴사를 해야겠다고 해서 얘기를 드렸고... (참여자 7)

(6) 멈추어 성찰하고 전환을 모색하는 계기

① 멈추어 성찰하는 시간

참여자들에게 소진 경험은 쉬어가는 시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그런 시간이었고, 자신을 돌아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며, 왜 힘들었는지 현실과 상황을 직시하고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내 인생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점검하며 새로운 미래를 생각해보게도 되었다. 소진을 사회복지 일에 동반될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성장통으로 보고 회피하지 않고 잘 다루어 소화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였다.

내가 사회복지를 하는 이상은 나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싶지 않았어요. OO에서 내가 지금 이렇게 일하고 있는 게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 만족감이 너무 컸고 이런 기관에서 내가 일할 수 있다는 거에 대한 어떤 되게 자부심, 감사 이런 게 되게 컸는데 이제 그게 여러 가지 요인으로 그렇게 소멸이 돼가고 있으니까 그럼 나는 이제 뭘 해야 하나... 다른 미래를 생각해보지 않았다가 새로운 미래를 생각하는데. 아니면 이제 그런 거죠.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건 무엇인가? 이런 거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그리고 또 그런 저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이 또 생각할 수 있는? 그래 내가 새롭게 또 알게 된 부분이죠. ‘내가 이게 외부의 영향력을 굉장히 많이 받는 사람이었구나.’ 이것도 또 새롭게 또 알게 된 거죠. 이번 계기로 (중략) 이렇게 막 환경이 바뀌고 그런 관계가 어려워지고 뭔가 그런 소통에 대한 어떤 영향을 내가 너무 크게 받으니까 내가 그런 거에 되게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었구나. 그게 나한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구나. 나는 이제 앞으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메꿔 갈 것인가 그런 고민도 하고 그렇습니다. (참여자 5)

② 전환하는 계기

참여자들에게 소진은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한 참여자는 일련의 소진과정을 겪으면서 자신과 가족을 돌보는데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촛불이 완전히 꺼지면 안 되고 남겨놓아야 태울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하며 자신을 돌보는 방향으로 전환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소진을 경험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넘어섰다는 또 다른 참여자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전화위복이 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저는 일단은 알아차리는 저는 통찰이 되게 중요한 사람이라 가지고 그 순간에 ‘아 나를 좀 돌봐야 되겠구나’ 그 생각이 들면서부터 챙기기 시작했거든요. 그러면서 좀 많이 나아졌던 것 같아요. 나를 이렇게 너무 소진시켜서는 안 되는구나. 그때 한창 힘들 때 저희 학교 교수님 OOO교수님 오셔가지고 잠깐 졸업생들을 만난 적이 있거든요. 근데 교수님이 저한테 사정을 듣고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촛불이 아예 꺼지면 안 된다고 조금이라도 남겨놔야지 다시 불태울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참여자 8)

③ 변화가 필요함

참여자들은 소진에서 탈출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소진을 겪는 사람들에게 탈출구를 제공해 자신이 선배들로부터 배우고 격려 받으며 지금까지 성장해올 수 있었듯이 스스로도 후배들을 가르치고 성장을 지원하며 사회복지 일을 계속 발전시키고 이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하였다. 소진을 넘어서기 위해 기관 분위기와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건강한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비난 아닌 해결방안 찾아가는 소통과 평가가 가능한 조직 분위기를 바란다, 업무내용과 업무량 이해에 기반한 합리적인 업무분담이 필요하다, 직업으로 유지해갈 정당한 처우가 필요하다와 같이 변화가 필요한 지점에 대한 목소리를 냈는데, 한결같이 조직내외환경 변화의 필요를 향하고 있었다. 소진을 극복하기 위해 이미 마련된 지원이 있지만 그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익명으로 상담할 수 있기를, 소진 관련 지원이 체감될 정도로 보편화되기를, 그리고 상담이나 힐링캠프를 가기 위해 업무를 빼는 부담과 상급자 눈치, 다른 역량교육이 우선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소진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보고서 조금 탈출구가 될 수 있는 좀 버틸 수 있는 그래서 조금만 사실 버텨도 되게 잘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고 사실은 어쨌든 버텨야지 또 그거를 경험을 해야지 또 자기 아랫사람들도 또 가르칠 수 있잖아요. 진짜 능력 있는 사람들이 좀 안 나갔으면 좋겠어요. (참여자 8)

조직문화가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그냥 다른, 일이 없는 복지관은 지금 없는 것 같거든요. 일은 어딜 가나 이게 많다고 다들 얘기를 하고 사실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고 인력적인 부분도 저희 기관도 사실은 인력이 정말 많이 없는 편이 됐어요. 과거에 비해서. 그리고 다른 기관에서도 인력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하더라도 또 어쨌든 업무량이나 이런 그 외에 민관 간의 그런 업무 주고받고 하는 그런 면에서 되게 어려워하는 거는 사실 다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업무량에 대한 어떤 그런 것보다는 이제 그런 거가 바뀌기가 어렵고 바뀔 수가 없는 그런 구조인 것 같아서 그거를 더 즐겁게, 이제 조직원들이 소속감을 느끼면서 또 그 안에서 이제 뭐 그런 조직, 단순히 직원, 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 이런 걸로 인정받는 게 아니라 어떤, 먼저 이제 사람으로 좀 존중받고 함께 그걸 좀 만들어가는 그런 경험들을 쌓아갈 수 있는 조직인가? 이런 고민들이 좀 우선된다고 하면 좀 그런 소진이나 이런 생각을 하는 직원들한테 아무래도 제가 그런 면에서의 또 회복을 도움 받아서 더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근데 또 그거가 가장 직접적으로 해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기도 해요. 사실 월급을 많이 주면 좋겠지만 그거 바꿀 수 없고 업무량도 바꿀 수가 없고 집과 출퇴근 거리도 바꿀 수가 없고 여러 가지 그런 부분들은 사실 좀 어려움이 큰데 실질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거는 조직문화에 있다고 생각이 들고 (참여자 4)


5.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경험은 어떠한가?”라는 연구질문에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8명으로,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고 Giorgi의 현상학 방법을 따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경험은 142개의 의미단위, 23개의 하위구성요소, 6개의 구성요소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 주요 결과의 함의와 논의 및 제언을 정리하면, 첫째, 본 연구를 통해 분석된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소진 경험은 다음과 같다.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클라이언트의 어려움이 자신에게 전이되거나 클라이언트에 대한 대응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사회복지직무 자체가 쉽지 않으며, 다양한 업무에 잦은 업무변동, 그리고 과다업무에 상황에 따라 더 부가되는 업무, 다체계 협업의 어려움, 일-가족 병행의 어려움 등 직무수행상의 과부담을 경험하고 있었다. 조직 차원에서는 성과를 중시하는 환경에서 비롯되는 성취압박과 딜레마,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조직 분위기 내 존중 부족, 조직 내 경쟁과 파벌, 관계갈등으로 인한 긴장과 소통 제약, 조직의 몰이해와 지원 부재, 불합리한 처우와 같은 비합리적이고 부당한 조직 내외 환경 속에서 제약을 경험하였다. 전문성 측면에서도 어려움은 있었는데 직무에 요구되는 역량 대비 대응 역량이 부족함을 느꼈으며, 다양한 대상과 업무를 포괄하면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딜레마, 전문적 성장에 대한 지원의 미흡, 일의 의미나 가치를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 등 전문성을 갖추어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이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직무, 조직, 전문성 측면의 다중적인 맥락 속에서 경험되고 있음과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소진 현상은 개인 차원의 심리, 신체적 증상발현으로, 가족 및 주변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그리고 전문가로서의 사명감, 의욕, 희망이 사라지고 다른 길을 고려하게 되는 등 ‘무너져내림으로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한계 상황’과 ‘멈추어 성찰하고 전환을 고려하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통해 소진 경험이 개인의 심리, 신체적, 관계적, 전문적 차원에서의 결과로 드러난다는 것과 참여자들이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을 특정 개념에 따른 특정 척도로 분절적·부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심층적이고 맥락적으로 조명하여 드러내었으며, 사회복지사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구성된 내용을 도출하여 현상을 실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둘째, 본 연구를 통해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현상이 심리, 신체, 관계, 전문성 측면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출근하기 싫다고 느끼거나 업무 관련 복기, 불면, 우울감, 분노, 무력감, 예민, 과잉긴장, 위축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기도 하였고, 긴장성 두통, 편두통, 구토, 생리불순, 간지러움, 원형탈모, 저혈압, 과호흡, 구안와사, 기면증, 복통, 혈변 등 신체, 심리적으로 견디기 힘든 경험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에게 날카롭게 대하거나 철회하거나 부부갈등 등 가족관계의 어려움을 겪거나 주변 사람에게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타인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등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성 측면에서 사명감이 없어지고 업무 의욕이 떨어지고 희망도 사라져 퇴직이나 이직을 고려하며 더 이상 일하기 어려운 한계상황을 경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사회복지사가 소진 징후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지점과 사회복지사의 소진 대응 지원을 위한 지점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참여자들은 이와 같은 소진 경험을 ‘멈추어 성찰하고 전환을 고려하는 계기’가 되는 경험으로 의미 부여하였는데, 소진이 신체, 심리, 사회, 전문적 징후를 포함해 대처가 필요한 위험상황의 경험이지만 참여자들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기존의 인식이나 대처를 넘어서는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기회라는 잠재성을 갖는 것이기에 이러한 소진 경험이 지평의 확장과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사 소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미 한사협, 서사협 등에서 상담이나 힐링캠프와 같은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연구참여자들이 언급한 바와 같이 체감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 업무를 빼는 부담과 상급자 눈치, 다른 역량강화교육이 우선되는 여건으로 인해 참여에 제약이 있는 것에 비추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소진을 지원하기 위해 소진을 경험하는 당사자 개인단위에 대한 사후적이고 치료적인 접근만이 아니라 소진이 일어나는 맥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조직 단위 및 조직의 관리자, 중간관리자 차원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접근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소진 경험은 조직 내외 환경 차원에서 가장 많은 진술과 의미단위가 도출되었는데, 참여자들은 성과지향적 환경에서 성취압박을 느끼고, 성과와 관련된 딜레마 속에서 소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을 나누는 사회복지관 평가제도와 지역사회 내 서비스 주체가 다양화되면서 경쟁적인 서비스 제공 환경이 긴장을 가져와 사회복지조직은 물론 사회복지사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공성과 시장의 원리라는 상반된 특성의 틈새에서(김요섭, 여영훈, 2021) 경쟁으로 인해 사업이 지향해야 하는 본질보다는 가시적 성과와 평가에 치중하는 조직 분위기로 인해 성취압박을 느끼면서 과다한 업무로 인한 과부하도 힘들지만 기관 간 경쟁 뿐 아니라 조직 내 경쟁으로까지 이어져 성과를 위한 노력이 과열되고 이 과정에서 사람보다 과업과 성과가 우선되어 비인간화되면서 ‘사회복지의 가치’를 구현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기모순에 봉착하는 현장의 현실을 경험하게 된다. 여기서 경험하는 아이러니, 자기불일치, 무력감은 가치기반 실천을 지향하는 사회복지사들에게 부조화를 가져와 소진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와 관련해 경험하는 다양한 차원의 딜레마 또한 확인되었는데, 우선 양과 실적에 초점을 두는 것과 질과 과정에 초점을 두는 것 간에 긴장이 있었다. 많은 참여자들이 프로그램 수, 사례관리 수를 늘리라는 기관 입장과 적정 수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충돌하였고, 상급자들 간에도 견해가 달라 다른 피드백을 받으며 혼선이 있는가 하면 상급자들의 의견차로 인한 긴장도 경험하고 있었다. 사례관리의 성과에 관한 딜레마도 경험하였는데, 성과 없는 사례 종결하라는 기관의 피드백에 본인이 최후의 보루 같아 종결할 수도 지속할 수도 없어서 고민하면서, 클라이언트에게 눈에 보이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지만 유지하는 것 자체도, 특히 자살의사가 있지만 자살하지 않는 것 자체도 중요한 의미이자 성과가 아닌지 생각하며 사례 정리하라는 기관과 긴장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는 변화를 목표로 하기도 하지만 일상적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가치이자 목표인 것을 고려할 때 ‘일상을 유지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자체에, 기관은 물론 사회복지사 자신이 의미를 부여하고 실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복지사의 활동에 대해 의미를 생성하고 주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 또한 필요하며 이런 과정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함으로 그러한 가치를 지키고 문제해결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스스로를 임파워해나가는 것 역시 소진에 대한 대응으로 유용한 접근이 될 것이다.

사회복지기관평가에서 정량적 평가뿐 아니라 정성적 평가도 점차 강조되고 있지만, 정성평가를 위해서도 기록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천의 본질보다는 도구적 과정으로서의 평가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평가에서 수량적으로 많을수록이 아니라 사회복지사가 적정사례 수를 유지하면서 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평가함으로 가치를 구현하는 활동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게 하는 실천의 적정성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평가를 통한 등급제보다 인증제를 고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의 노력이라 하겠다. 조혜진, 유동철의 연구(2015)에서 사회복지사의 목소리가 조명되고 있는 것처럼 시설 서열화를 가져오는 순위매김식 상대평가는 시설 간 경쟁을 심화시켜 모든 기관을 평가에 몰두하게 하고 수량화에 치중해 실천중심이 아닌, 즉 클라이언트는 내팽개쳐지는 소위 ‘A4복지’라 불리는 서류중심 평가에 비중을 두는 문제를 가져왔다. 이는 사회복지가 지향하는 상호협력과 공생을 가로막고 이러한 지향성과 가치를 따라 일하는 사회복지기관과 사회복지사들을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즉 등급을 나누는 상대평가는 사회복지사를 소진으로 몰아가는 주요 맥락으로 확인되었다. 사회복지가 지향하는 가치에 기반해 사회적 책무성을 담보하는 적정선의 평가기준에 도달했을 경우 인증하는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해서 사회복지기관이 본래의 목적에 초점을 둘 수 있도록 합리적 조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넷째, 본 연구결과를 통해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조직 분위기가 사회복지사 소진의 주요 맥락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회의 시 보고할 수 있는 서열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고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업무가 배정되거나 변경되며 사회복시사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 위계적인 분위기 속에서 소진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는 상급자가 일방적이거나 위압적 태도로 직원을 대하거나 소통을 차단하거나 비난하고 질책하는 분위기로도 나타나고 있었으며, 이것이 지나쳐 괴롭힘의 형태로 불거지기도 하였고, 젊은 세대와 관리자 세대가 충돌하는 지점으로 드러나기도 하였다. 이는 위계적 조직문화가 소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박진아, 오세진, 2011; 박길태, 김세영, 2014) 혹은 위계적 조직문화가 조직의 갈등을 매개로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는 연구결과(김년희, 조성숙, 2018)와 같은 맥락이라 하겠다.

참여자 중에 직장 내 괴롭힘, 가스라이팅을 당한 경험이 언급되기도 하였는데, 사회복지조직이 위계문화일수록 직장 내 괴롭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김성준, 김준수, 2023)는 본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한 서동명, 최혜지, 이은정(2015)의 연구에서 조사대상자의 56.8%가 월 1회 이상 정신적 괴롭힘을 경험하였으며, 경험자의 15.4%가 월 7회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하여 사회복지분야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용재, 김수정, 김은정(2021) 연구에서도 조사대상자의 65.1%가 지난 1년간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직장 내 직원보호조직이 없는 경우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는 우울이나, 정서적 소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겪는 것(박은아, 김성혜, 2016; 이용재 외, 2021)으로 보고되었는데, 우리나라도 직장 내 괴롭힘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2019년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시행하고 있으므로 사회복지조직에서도 이를 반영하는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마련해나갈 필요가 있다.

위계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육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으나 단순히 인식을 넘어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직 차원에서 구성원의 구체적 참여 실행 노력으로까지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 차원에서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관리자만 해결 주체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함께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해결방법을 논의하고 실행하는 데에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기관 차원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구성원 전체가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해 대안을 마련하는 조직운영 우수사례가 소개되고 있는데(서울복지시민연대, 2021), 모델이 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구참여자 4가 속한 기관에서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함께 구성하면서 원하는 조직문화에 대해 구성원들의 바람을 모아 조직문화의 지향점을 함께 만드는 활동을 한 것도 좋은 모델이 될 만한 사례로 사료된다.

다섯째, 참여자들은 조직 내 경쟁과 파벌, 관계 갈등으로 인한 긴장과 소통 제약의 맥락 속에서 소진을 경험하였다. 조직 내 여러 부서, 다양한 직급 간에 경쟁이 있는 가운데, 기관장 변화과정에서 관리자 구조나 소통범위가 달라지거나 기관장 변화과정에서 발생한 기존 직원과 새로 유입된 직원들 간 배제, 견제, 이간질로 내부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소통이 제한되어 고충이 쌓이고 건설적 논의가 어려운 맥락 가운데 소진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조직 내 갈등이 소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홍석자, 서상범, 2011; 최영환, 오흥진, 최동희, 2012)를 지지하는 것이며, 위계적 조직문화가 관계갈등에 정적 영향을 미치고 위계지향 조직문화가 조직 내 정치와 관계갈등을 높여 경쟁과 회피를 강화한다(정종원, 2015)는 연구결과는 본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조직 내 갈등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를 논의할 수 있겠으나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외집단으로 분류된 조직구성원과 불필요한 긴장관계에 놓이며, 차별로 인해 구성원 간 갈등이 초래(임희정, 양인숙, 강민정, 2008)되는 상황이 주가 됨을 고려할 때 차별과 배제보다 포용성을 높이는 방안으로서의 다양성 관리 전략(김아래미, 김민정, 김영우, 김진석, 2019; 조상미, 조정화, 안소영, 간기현, 조연지, 2022)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상미 외의 연구(2022)에서 지역사회복지관 종사자의 다양성 요인과 포용, 배제 경험을 조사한 결과 조직 내에서 사회 범주(인구 통계학적 특징), 정보 범주, 가치가 유사한 사람을 내집단으로, 상이한 사람을 외집단으로 범주화하려는 경향이 있고, 내집단은 주류로 인정받아 소속감이 높고 외집단은 소외감을 느끼거나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때, 조직에 따라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분류되는 기준은 다를 수 있겠으나, 그 기준이 무엇이 되었든 다양성 관리 전략과 포용적 조직문화 조성이 관계갈등에 접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여섯째,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조직의 몰이해와 지원 부재, 불합리한 처우 가운데 소진을 경험하였다. 조직에서 사업이나 업무내용, 업무량, 업무상의 고충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상급자에게 업무 상황 알리고 대안까지 제시했으나 이해가 없어 차단당할 뿐 아니라 오히려 기존 업무 외 다른 업무까지 부과받고 애쓴 것을 인정받지 못하는 등 불공정한 평가와 업무 배분 경험으로 힘들었으며, 승진, 급여에서의 불합리한 처우로 소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관이나 조직에서 소진을 일으키는 문제를 인정하거나 대책을 마련할 능력이 없는 경우(Shinn & Morch, 1983; Pines & Aronson, 1988) 소진이 발생한다는 견해와 조직의 지원 인식이 이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이지선, 강철희, 최수찬, 2019)와 유사한 것으로 사회복지기관, 특히 관리자와 중간관리자들은 사회복지사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민감성, 적절한 지원으로 소진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참여자 중 직무수행과정에서 상해를 입은 참여자가 2명 있었는데, 1명은 기관에서 배려받고 지지받는 경험을 하면서 일어서야겠다고 생각한 반면, 다른 참여자는 상해를 입은 과정에서 오히려 배제되고 지지받지 못함으로 사람을 위해 일한다는 기관에서 사람이 존중되지 못하는 이율배반을 느끼고 소진되어 사직으로까지 이어졌다. 상해라는 경험 자체가 주는 영향이 있지만, 조직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경험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처우나 인사시스템 공정성 같은 보상체계가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연구결과(김민철, 2015)도 본 연구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지선 외의 연구(2019)에서 조직지원인식 다음으로 조직공정성 중 분배공정성이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서 노력과 성과에 대한 보상 측면의 형평성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을수록 이직의도가 감소된다는 점도 관련성 있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사회복지사에 대한 불충분한 처우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김형용, 2018; 진혜민, 박병선, 2013). 합리적 수준의 임금과 적정 노동시간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임금과 노동시간에 집중된 처우의 협의적 한계를 넘어 최근 UNECE(2015)가 제시하는 일자리의 질(김아래미 외, 2019) 개념으로 확장하여 더 좋은 일자리에 대한 논의로까지 나아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일곱째,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은 직무 면에서, 그리고 전문성을 갖추어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 부분에서 사회복지사가 경험하는 소진 경험의 맥락적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변화하는 사회와 복지환경 가운데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지역사회 복지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보건복지부, 2023) 지역복지관의 특성상 아동, 노인 등 다양한 대상에 대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다 보니 여러 대상이나 사업에 대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과 혼자 그 사업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에 대한 고민이 개인의 몫이 되고, 잦은 업무변동에 전문성을 갖추어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지역사회복지관의 3대 기능인 서비스 제공, 사례관리, 지역사회조직화 사업(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의 5) 외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에서 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현장밀착적 교육이 이루어지고 보수교육에서 현장에 따라 세분화된 역량강화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례기반 슈퍼비전 등 당면 문제에 직접적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교육 참여가 개인의 보수교육 시간을 채우거나 기관평가의 실적을 위한 요식행위가 아닌 현장의 실천을 지원하는 실효성 있는 과정이 되어야 하며, 수동적 학습자로 교육받는 것을 넘어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찾아가고 학습해나가는 학습조직을 운영하거나 참여함으로 ‘지금-여기’ 상황에 맞는 대안과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여러 사회복지사들이 함께 일하고 있지만 각자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며 각 단위 조직 내에서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고 슈퍼비전 받는 것이 용이하지 않거나 제한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감안할 때 기관 단위를 넘어 유사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학습조직, 전문가 혹은 동료슈퍼비전 집단을 운영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6-8개 기관이 교수들과 함께 협의체를 이루어 한부모가족사업을 중심으로 함께 학습하고 슈퍼비전 주고받으며 협력사업을 수행하는 ‘이혼가족지원전문가협의체’는 그 좋은 예이다. 전문성을 갖추어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 중 전문적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미흡하다고 분석된 결과 중에 슈퍼비전의 내용적 측면에서의 부족에 관한 것도 일부 언급되었지만 슈퍼비전 과정이 일방적이고 존중이 부족하고 질책과 상처되는 발언, 부정적 피드백이 많아 슈퍼비전이 한계를 돌파하는 경험이 아니라 위축되고 비난받지 않기 위해 방어하는 자리가 되는 문제가 확인되었다. 이는 위계적 조직문화가 배경이 되는 측면도 있는데, 문제에 대한 지적과 평가 위주가 아니라 잘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지로 임파워먼트가 이루어져서 전문적 성장을 지원하는 장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8명의 참여자를 통해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진 경험을 이해해보고자 하였다. 당사자 관점에서 경험을 면밀하게 반영하여 드러내고자 하였으나 참여자들의 근무연한이나 직급, 담당업무와 같은 구체적 상황과 맥락, 조건에 따른 경험을 세부적으로 담아내지는 못하였다. 후속연구에서 직급, 업무 등과 같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세분화하여 조명함으로써 소진 경험에 대한 이해를 진전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소진 경험만이 아니라 개인이나 조직 차원의 소진 대처 경험에 대한 탐구로 소진 대처를 위한 대안과 모델을 제시하는 연구도 필요하겠다.


Note
1) 통상 연구결과는 상황적 구조진술을 작성하고 일반적 의미구조를 작성하는데 분량상의 제한 및 내용 중복으로 일반적 의미구조는 별도로 제시하지 않고 결론의 첫 번째 내용에서 연구 질문에 대한 답변 방식으로 제시함.

References
1. 공계순 (2010).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소진관련 요인에 대한 연구. <한국가족복지학>, 15(3), 27-51.
2. 곽숙영 (2018).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 개선 정책 방향. <보건복지포럼>, 266, 2-3.
3. 김년희·조성숙 (2018). 사회복지기관의 조직문화유형이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미치는 영향과 조직 내 갈등의 매개효과 분석. <보건사회연구>, 38(1), 335-364.
4. 김민철 (2015). 장애인생활시설 종사자의 조직환경, 직무환경 및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성과 소진의 관련성.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집>, 16(12), 8234-8242.
5. 김분한 외 (1999). 현상학적 연구방법의 비교고찰: Giorgi, Colaizzi, Van Kaam 방법을 중심으로. <대한간호학회지>, 29(6), 1208-1220.
6. 김성준·김준수 (2023). 사회복지조직의 조직문화가 직장 내 괴롭힘에 미치는 영향. <사회과학리뷰>, 8(1), 111-128.
7. 김소희 (2016). 사회복지사의 직무요구가 소진에 미치는 영향: 감정노동을 중심으로. <미래사회복지연구>, 7(1), 103-124.
8. 김소희·김미옥 (2018). 사회복지사의 전문성과 공감능력이 이용자 옹호에 미치는 영향: 소진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한국사회복지행정학>, 20(1), 79-105.
9. 김수정 (2010). 장애인요양시설 종사자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과 보호요인. <한국장애인복지학>, 13, 23-43.
10. 김아래미·김민정·김영우·김진석 (2019).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의 재개념화: 일자리 질을 중심으로. <비판사회정책>, 65, 7-42.
11. 김요섭·여영훈 (2021). 사회복지사의 일-삶 균형에 미치는 영향요인: 지역복지관 종사자 중심으로. <여가학연구>, 19(3), 1-25.
12. 김용득·김계향 (2022). 코로나19 시기 디지털 활용을 선도한 현장 사회복지사의 실천 경험. <한국사회복지행정학>, 24(1), 151-181.
13. 김용민 (2016).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소진이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 조직몰입과 직무만족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학교사회복지>, 36, 47-72.
14. 김지혜·이인정 (2022). 코로나19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의 사회복지실천, 사회복지사는 안전한가?: 감염위험과 소진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복지행정학>, 24(2), 1-29.
15. 김진미 (2015).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임파워먼트와 소진, 조직헌신의 관계. <사회과학연구>, 26(1), 27-53.
16. 김혜진·노은영·정세정·유진선 (2014). 사회복지사의 감정노동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한국사회복지행정학>, 16(4), 163-195.
17. 남희은·진혜민·백정원 (2015). 사회복지사 소진 요인에 관한 메타분석.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16(2), 1045-1053.
18. 류기형 (2000). 지역사회복지의 상황적 변화에 따른 발전전략과 과업. <한국지역사회복지학회>, 8, 67-86.
19. 류주연·손유경 (2017). 사회복지사의 소진은 어떻게 연구되어왔는가?: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대한 연구경향 분석. <미래사회복지연구>, 8(2), 65-95.
20. 문성호·박승곤·노지혜 (2019). 사회복지사의 소진, 감정노동, 외상 후 스트레스에 관한 분석: 서울특별시 강서구를 중심으로. <한국지역사회복지학>, 69, 103-125.
21. 문순영 (2011). 자율규제를 통합 사회복지 비영리조직에 대한 감독의 효율화 방안 연구: 대구·경북의 사례를 중심으로. <정책분석평가학회보>, 21(4), 251-281.
22. 박길태·김세영 (2014). 조직문화 및 직무스트레스, 소진이 사회복지사의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인문논총>, 35, 137-158.
23. 박길태·서인균·이연실 (2017). 사회복지사의 조직몰입이 소진에 미치는 영향: 직무스트레스의 매개효과. <인문사회21>, 8(4), 379-402.
24. 박은아·김성혜 (2016). 사회복지사의 직장내 폭력이 정서적 소진에 미치는 영향: 슈퍼비전의 조절효과. <정신건강과 사회복지>, 44(3), 325-351.
25. 박지영 (2008).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의 외상 관련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및 관련요인 연구. <정신보건과 사회사업>, 29, 177-206.
26. 배종필·박수경 (2019). 사회복지사의 직무요구가 소진에 미치는 영향: 직장가정갈등의 매개효과 및 직장 내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HRD연구>, 21(4), 59-85.
27. 보건복지부 (2023). 2023년 사회복지관 운영 관련 업무처리안내.
28. 서동명·윤재영·이방미·김민재 (2022). <2022 서울시 사회복지사 근로실태조사 연구 결과보고서>. 서울: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29. 서동명·최혜지·이은정 (2015). 사회복지사가 지각한 인권보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서울시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비판사회정책>, 46, 311-347
30. 서문진희·선수경 (2011). 사회복지담당공무원의 전문성과 소진에 관한 연구: 사회복지직과 타직렬의 집단간 차이를 중심으로. <한국사회복지행정학>, 13(3), 231-255.
31. 서울복지시민연대 (2021). 서울복지시민연대 조직운영 우수사례 공유회. http://seoulwelfare.org/bbs/board.php?bo_table=b0201&wr_id=94
32. 설진화 (2012). 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의 소진보호요인에 대한 경험. <한국지역사회복지학>, 40, 103-129.
33. 성희자·권현수 (2011). 사회복지사의 직무긴장, 소진 및 이직의도와의 관계. <고용직업능력개발연구>, 14(2), 177-200.
34. 손광훈 (2019). 지역사회중심 사회복지사의 감정노동이 소진에 미치는 영향에서 공감의 조절효과와 리더-구성원 교환관계(LMX)의 매개효과. <공공정책연구>, 36(2), 133-171.
35. 신경림 외 (2004). <질적 연구 방법론>.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36. 심용출·나동석 (2015). 지역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감정노동 경험 연구. <비판사회정책>, 49, 227-280.
37. 육성필·강보경 (2019). <위기개입자 소진의 이해와 개입>. 서울: 박영스토리.
38. 윤명숙·김요섭 (2020).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복지사의 일상생활 기능방해 정도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스트레스의 매개 효과. <지역과 세계>, 44(4), 155-179.
39. 윤혜미 (1990). 사회사업종사자의 burnout, 그들의 직업환경에 관한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16, 47-74.
40. 이동수 (2009). 종합사회복지관 종사자의 소진요인이 이직의도와 조직시민행동에 미친 영향. <한국거버너스학회보>, 16(2), 129-149.
41. 이명신 (2004). 사회복지사의 소진과정(Burnout Process) 모델-직업관련 스트레스 요인, 직무스트레스와 전문직효능성에 의한 소진 경로분석. <한국사회복지학>, 56(4), 5-34.
42. 이상조·조성숙 (2017). 노인요양시설 요양보호사의 조직 내 갈등이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 <보건사회연구>, 37(1), 332-366.
43. 이선우·박수경 (2019). 사회복지사의 감정노동, 소진, 직무만족과의 관계: 표면행위와 내면행위를 중심으로. <한국지역사회복지학>, 69, 73-102.
44. 이승기·김동기·최윤영·송인봉 (2013).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전담인력의 직무만족이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과 소진의 매개효과에 대한 연구. <사회과학연구>, 29(1), 261-283.
45. 이영미·성규탁 (1991). 우리나라 사회사업가들의 소진에 관한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18, 25-60.
46. 이용재·김수정·김은정 (2021). 사회복지종사자 직장내 괴롭힘 경험 요인과 우울에 미치는 영향. <한국지역사회복지학>, 76, 171-191.
47. 이은희·김경호 (2008).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사회연구>, 16(2), 167-193.
48. 이인숙 (2017). 사회복지 실천현장의 신자유주의적 성과주의 역설. <한국사회정책>, 24(1), 239-275.
49. 이정서·이훈희·황정은 (2012). 사회복지사의 감성자본이 소진,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 서울과 경기지역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한국사회복지행정학>, 14(3), 79-103.
50. 이종국·공지현·이기원·장화순·이봉원 (2001). 정신보건에 종사하는 인력들의 소진(Burnout)의 현황과 대책. <용인정신의학보>, 8(1), 25-43.
51. 이지선·강철희·최수찬 (2019). 사회복지조직 구성원의 이직의도에 관한 연구: 사회복지사의 성격 특성과 조직지원 및 조직공정성 인식의 영향력 분석. <한국사회복지행정학>, 21(2), 257-285.
52. 임희정·양인숙·강민정 (2008). 다양성관리(Diversity Management) 차원에서의 여성 인적자원개발. 서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53. 장수미·김주현 (2005).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경찰 신고경험에 관한 연구. <한국가족복지학>, 16, 127-160.
54. 정현태·김한솔 (2021). Q방법론을 활용한 현장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관한 인식 연구. <인문사회21>, 12(4), 1917-1932.
55. 조상미·조정화·안소영·간기현·조연지 (2022).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조직 다양성 인식과 경험은 어떠한가?: 포용과 배제의 경험을 중심으로. <사회복지 실천과 연구>, 19(2), 119-160.
56. 조성숙 (2018). 사회복지사 소진의 인과순환구조 및 동태성 분석. <한국 시스템다이내믹스 연구>, 19(1), 57-55.
57. 조혜진·유동철 (2015). 사회복지시설 평가체계에 대한 사회복지사들의 인식: SNS에 나타난 대화를 중심으로. <비판사회정책>, 47, 196-237.
58. 주석진 (2015). 학교 내 사회복지사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과 보호요인. <학교사회복지>, 32, 53-85.
59. 최명민 (2007). 질적-양적 연구방법론의 혼합에 의한 의료사회복지사의 소진탄력성 및 소진위험성 척도개발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59(4), 245-272.
60. 최명민·현진희 (2006). 의료사회복지사의 소진에 관한 질적 연구: 소진위험요인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복지행정학>, 8(1), 1-38.
61. 최명민·현진희·전혜성 (2005). 의료사회복지사를 소진으로부터 보호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한국사회복지학>, 57(4), 343-370.
62. 최소연·장현숙 (2012).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회복지사의 업무관련특성과 소진 및 이직 의도의 관계. <한국지역사회복지학>, 43, 297-318.
63. 최정숙 (2014).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소진에 관한 질적 연구. <사회복지연구>, 45(4), 201-240.
64. 한국여성사회복지사협회 (2022. 9. 19.). 사회복지사 실태 조사 결과, ‘모욕’ 경험비율 50.2%. 오마이뉴스, https://www.ohmynews.com.
65. 한상근·박천수·정윤경·장혜정·김나라 (2012). 한국의 직업지표 연구(2012). 서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66. 한상미·양성욱 (2018). 사회복지사의 감정노동이 소진에 미치는 영향: 슈퍼비전과 인권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한국자치행정학보>, 32(1), 157-178.
67. 한소정 (2017). 트라우마 센터에서 근무한 사회복지사의 소진과 이차적 외상 스트레스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69(2), 219-246.
68. 황선영·박경숙 (2007).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개인적 특성, 직무환경특성, 전문성을 중심으로. <사회복지정책>, 30, 339-369.
69. Cherniss, C. (1980). Staff burnout: Job stress in the human services. London: Sage Publications.
70. Cherniss, C. (1993). Role of professional self-efficacy in the etiology and amelioration of burnout. In W. B. Schaufeli, C. Maslach, & T. Marek (Eds). Professional burnout: Recent developments in theory and research (pp. 135-150). Philadelphia: Taylor and Francis.
71. Coyle, D., Edward, D., Hannigan, B., Fothergill, A., & Burnard, P. (2005). A systemic review of stress among mental health social workers. International Social Work, 48(2), 201-211.
72. Creswell, J. W., & Poth, C. N. (1998). Qualitative inquiry & research design: Choosing among five approaches. 조흥식·장선욱·김진숙·권지성 공역 (2021). <질적연구방법론: 다섯가지 접근>. 서울: 학지사.
73. Densten, I. L. (2001). Re-thinking burnout.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22, 833-847.
74. Figley, C. R. (1995). Compassion fatigue as Secondary Traumatic Stress Disorder: An overview. In C. R. Figley (Eds). Compassion fatigue: Coping with Secondary Traumatic Stress Disorder in those who treat the traumatized (pp. 1-20). New York: Routledge.
75. Freudenberger, H. J. (1974). Staff burn-out. Journal of Social Issues, 30(1), 159-165.
76. Guy, M. E., Newman, M. A., & Mastracci, S. H. (2014). Emotional labor: Putting the service in public service. London: Routledge.
77. Hochschild, A. R. (1983). The managed heart.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78. Homes, M. R., Rentrope, C. R., Korsch-Williams, A., & King, J. A. (2021). Impact of COVID-19 pandemic on post traumatic stress, grief, burnout, and secondary trauma of social workers in the United States. Clinical Social Work Journal, 49, 495-504.
79. Lincoln, Y. S., & Guba, E, G. (1985). Naturalistic inquiry. Beverly Hills, CA: Sage Publications.
80. Maslach, C., & Jackson, S. E. (1981). The measurement of experienced burnout. Journal of Occupational Behavior, 2, 99-113.
81. Maslach, C., Schaufeli, W. B., & Leiter, M. P. (2001). Job burnout. Annual Review of Psychology, 52, 397-422.
82. McCann, I. L., & Pearlman, L. A. (1990). Vicarious traumatization: A framework for understanding the psychological effects of working with victims. Journal of Traumatic Stress, 3(1), 131-149.
83. Purvanova, R. K., & Muros, J. P. (2010). Gender difference in burnout: A meta-analysis. Journal of Vocational Behavior, 77, 168-185.
84. Schaubend, L. J., & Frazier, P. A. (1995). Vicarious trauma: The effects on female counselors of working with sexual violence survivors. Psychology of Women Quarterly, 19, 49-64.
85. Seti, C. L. (2007). Causes and treatment of burnout in residential child care workers. A review of the research. Residential Treatment for Children and Youth, 24(3), 197-229.
86. Szilagyi, A. D., & Wallace, M. J. (1990). Organizational behavior and performance. New York: Harper Coll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