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5 , No. 1

[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2, No. 4, pp. 95-120
Abbreviation: jss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1
Received 28 May 2021 Revised 05 Oct 2021 Accepted 21 Oct 2021
DOI: https://doi.org/10.16881/jss.2021.10.32.4.95

아동과 부모의 경험을 통해 본 코로나19 이후 아동 일상 변화에 대한 질적 연구
강희주 ; 구슬이 ; 윤은영 ;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Qualitative Study on the Changes of Children's Daily Life After COVID-19 through Children's and Parents' Experiences
Hee-Ju Kang ; Sally Ku ; Eun-young Yun ; Ick-Joong Chung
Ewha Womans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 E-mail : ichung@ewha.ac.kr
강희주,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제1저자)구슬이,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공동저자)윤은영,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공동저자)

Funding Information ▼

초록

본 연구는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일어난 아동의 일상 변화를 당사자인 아동과 돌봄 의무자인 부모의 경험과 인식을 통해 확인하여 재난 돌봄 정책에 필요한 함의를 얻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아동 10명, 부모 7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아동의 경우 포토보이스를 일부 사용하였다. 연구결과는 ‘이전과는 다른 세상’, ‘변화된 생활시간’, ‘혼란스럽고 힘든 공부’, ‘관계의 어려움’ 등 4개의 상위 범주와 20개의 하위 범주로 정리되었다. 참여한 아동과 부모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일상 변화에 대한 상위 범주에 대해서는 동일한 내용을 보고하였으나 각각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관심을 갖는 세부내용들에서는 인식의 차이를 보였다. 본 연구는 코로나19 이후 아동 일상 변화에 대한 아동과 보호자의 경험 및 인식의 차이를 밝힘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아동의 주체성을 인정하고 재난 돌봄 정책에 대한 아동 참여를 보장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아동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돌봄 부담 및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식사 지원, 지역사회 소규모 돌봄 체계 지원방안 등 돌봄 정책 시행에 있어 공공성 확보 필요성을 제언하였다. 마지막으로 아동의 일상 균형 회복 및 전인적 발달을 위해 공교육 기능 회복 및 쌍방향 원격수업 도입을 제언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understand the daily life changes of children in the COVID-19 disaster situation through the experiences and perceptions of children and parents involved and to obtain the implications for the child care policy in disasters.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10 children and sevenparents to confirm how children and parents perceived the changes. In the case of children, the photovoice method was applied. As a result of this study, it was organized into four categories, 20 subcategories, such as ‘A different world from before’, ‘Changed daily living time’, ‘Confused and difficult study’, and ‘Difficulties in relationships’. The participating children and parents reported the same in the upper categories of daily changes as children and parents spend more time together at home in a pandemic situation, but they differed in their perceptions regardingthe details of what they considered to be important or interested in. This study highlighted the need to acknowledge the child's identity in daily life and ensure child participation in care policies by revealing the differences in the experience and awareness of children and carers about the changes inchildren’s daily life after COVID-19. The results also suggest that universal care policies should be implemented and publicized in disaster situations, such as meal support to relieve parents’ burden and stress, small-scale care system supported by local communities, restoration of functions of public education for children’s daily life balance and development, and introduction of interactive remote classes.


Keywords: Covid-19, Disasters, Daily Life Changes, Child Participation
키워드: 코로나19, 재난, 일상 변화, 아동 참여

1. 서 론

전 세계는 현재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 재난상황에 처해 있다. WHO가 전염병 최고 경보단계인 팬데믹을 선포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발표하면서(질병관리본부, 2020) 아동의 등교수업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었고, 아동 돌봄을 담당했던 학원과 공부방, 지역아동센터 등의 이용 제한은 아동이 집에 머무는 시간을 증가시켰다. 이로 인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 가족관계에 친밀감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에서는 가정 돌봄 과부하와 가족갈등이 발생하고 있다(진미정, 성미애, 손서희, 유재언, 이재림, 장영은, 2020;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0). 아동은 성인보다 재난에 더 크고 장기적인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돌봄 환경의 변화에 따른 부모 자녀 간의 관계 변화는 결정적 발달 시기에 놓인 아동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0) 코로나19가 장기화 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아동 일상 변화에 대한 면밀한 파악이 요구된다.

한편,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 아동의 참여는 네 가지 기본 권리 영역 중 하나이자 아동 권리 협약의 기본정신을 이루는 일반 원칙 중 하나로 가장 적극적인 인권 영역에 속하므로(천정웅, 김윤나, 인채식, 전경숙, 2012),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아동에게 참여권을 보장하려는 우리 사회의 노력은 필수적이어야 한다. 아동정책에 당사자인 아동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공급자인 성인 위주의 정책이 만들어지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김유리, 고주애, 정익중, 2015). 재난 돌봄 정책에 아동의 참여권 보장뿐만 아니라 코로나19라는 동일한 상황에 대해 아동과 부모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인식을 비교하는 과정도 필요한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아동 양육과 돌봄의 책임이 가족에 집중되면서 가족 환경은 아동의 교육적 성취, 신체적 건강, 우울 및 불안의 감소 등 발달 영역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김선숙, 김진숙, 2020). 또한, 아동 권리 실현 과정에서 권리 의무 이행자인 부모의 역할과 영향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아동과 부모 사이에 발생하는 마찰은 아동 최선의 이익에 근거한 재난 돌봄 정책을 마련하는데 제한점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많은 시간을 집에서 함께 보내고 있는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여 코로나19 이후 아동의 일상 변화에 대한 아동 및 보호자의 경험과 인식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는 재난 돌봄 정책에 아동의 의견과 욕구를 반영함과 동시에 현 재난 돌봄 정책에서 소외된 아동의 목소리를 찾고, 아동의 일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모에게 추가적으로 이행되어야 할 지원 대책을 마련하여 아동 최선의 이익에 근거한 재난 돌봄 정책을 제언하기 위함이다. 이를 바탕으로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 ∙ 연구 문제: 코로나19 이후 아동의 일상 변화에 대하여 아동 및 부모들은 어떤 경험을 하였고,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2. 선행연구 검토
1) 재난과 아동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에서는 ‘재난’을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이를 태풍, 홍수 등의 ‘자연 재난’과 화재, 붕괴 등의 ‘사회 재난’으로 분류하고 있다. 동 법률의 정의에 따를 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확산은 ‘사회 재난’에 속한다. 아동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 권리들은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더 위협받기 쉽다. 아동은 성인에 비해 재난 상황을 인지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대처능력이 부족하고(Swell & Gaines, 1993), 도움이 필요할 때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므로 재난 상황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재난 취약 대상이다(오원기, 2019; Currie & Deschênes, 2016). 아동은 하루 일과, 식단, 수면 습관, 욕구와 공포를 체험하는 상황 등 삶의 모든 측면에서 성인과 다르며, 이와 같은 특징은 재난 상황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아동의 취약성을 극대화한다(Bullock, Haddow, & Coppola, 2017; Kim, Oh, & Choe, 2020에서 재인용). 또한, 아동은 성인보다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서 미성숙하므로 재난이 가져오는 심리적인 손상의 피해도 심각하며, 재난을 회복하기 위한 내적 자원도 매우 부족한 편이다(이윤주, 2004).

한편, 아동은 재난 자체가 주는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재난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부모의 돌봄에 의존함에 따라 이차적인 피해까지 받는다. 산사태와 지진, 해일과 같은 자연재난 발생 시 아동은 재난 자체로 다치거나 사망하기도 하지만, 부모에 의해 충분히 돌봄 받지 못할 경우 영양실조, 탈수, 안전한 식수 확보 실패와 같이 생존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주는 상황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또 스스로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일반 성인에 비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어렵다. 정서적 측면에서도 아동은 재난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나 공포감에 적응하는 것에서도 어려움을 겪지만, 보호자와 분리됨으로써 트라우마를 겪기도 한다(Kousky, 2016). 지역사회 전반에 발생한 재난의 경우 재난 이후의 혼잡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새로운 폭력이 발생해 아동에게 ‘이차적인 재난’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는 본래의 재난 자체에 대한 극복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아동에게 또 다른 의미의 위기가 될 수 있다(Cohen et al., 2009).

국가적 경제 위기와 같은 사회적 재난 상황 또한 아동에게 영향을 미친다. 1930년대 세계 대공황과 더불어 80년대에 심각한 경기 침체기를 경험한 미국은 급격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부모에게 불안정한 정서를 야기하여 결과적으로 자녀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Conger et al., 1992; Conger et al., 1994; McLoyd et al., 1994). 우리나라 역시 1990년대 후반에 IMF 외환위기 사태로 인해 가정 내 경제적 파탄이 심각하여 소득 양극화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가족의 결속력이 와해되어(이호성, 2004) 가족해체라는 사회문제가 발생하였다. 경제 위기는 부부갈등 발생 등 가족생활에 변화를 야기하였고, 이러한 변화는 아동학대 발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쳐(이현주, 박소영, 2000) 재난으로 인한 가족 결속의 약화가 아동에게 이차적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경제 위기로 인하여 결식아동이 급증하는 현상도 관찰되었다(김인숙, 1999).

이와 같은 선행연구들은 재난 자체가 주는 위험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난 상황에서 보호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서는(윤지원, 오금호, 유병태, 2014; Kousky, 2016) 아동뿐만 아니라 보호 의무자인 부모가 아동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데 있어 어떠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아동들은 그 특성상 성인들에 비해 가족 체계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재난이 가족 성원 모두에게 닥친 경우 아동들이 심리적인 보호와 지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는 점(이윤주, 2004),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시 그 발생 지역의 아동학대와 방임이 증가하였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이태인, 박경현, 최세나, 2020),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는 아동뿐만 아니라 아동을 보호하는 성인의 상황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코로나19와 아동

코로나19가 전 세계,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아동에게 초점을 맞춘 다양한 연구들도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아동 관련 복지 시스템에 관련된 쟁점들과 개선점에 관한 제언(김선숙, 조소연, 이정애, 2020; 최아라, 2020; 최윤경, 2020; Stewart & Latham, 2020), 아동의 정신건강 문제와 이에 대한 지원방안(이상녕, 이진아, 2020; 조숙인, 2020; Henderson et al., 2020), 장애 등 특별한 욕구를 가진 아동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연구(한진희, 심재환, 정세원, 최진우, 2020; Neece et al., 2020) 등이 이루어졌다. 아동 돌봄을 담당하고 있는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김선숙, 김진숙, 2020; 이태인, 박경현, 최세나, 2020; Lee, 2020)도 수행되었다.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아동 일상 변화에 따른 아동의 정서 상태 연구는(정익중, 이수진, 강희주, 2020)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아동들의 수면시간은 늘었으나 올빼미형이 증가함으로써 수면 패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운동을 포함한 신체활동 시간의 감소, 학습시간 증가, 미디어 이용률의 급증으로 아동의 일상 균열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 이러한 아동의 생활 격차는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그 차이가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벌이면서 돌봄을 적절하게 제공받지 못하는 가정이나 부부갈등이 있는 가정에서 아동은 학대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교육과 지역사회 돌봄서비스의 공백으로 인한 아동들의 학습 격차와 미디어 과몰입, 끼니 해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손진희(2020)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등교수업 및 온라인 수업에 대한 청소년의 만족도 및 참여도는 낮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교육 단절은 해당 기간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그 영향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이태인 외, 2020) 더욱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특히 학습 격차는 저소득층 주거지역의 초등학생에게서 더 뚜렷하게 발견되어(이시효, 2020) 이후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원격수업 과정에서 진도를 체크하거나 모르는 부분을 봐주는 선생님이 없는 아동의 경우 장기적인 학력 저하도 예상된다(김지애, 2021).

아동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보호자가 아동을 돌보기 어려운 경우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아동들은 학교와 긴급 돌봄이 운영되지 않는 시간 동안 끼니를 해결할 수 없고, 어려운 가정경제로 사교육이나 여가를 누리지 못하는 사이 미디어 의존 및 과몰입은 더욱 증가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김지애, 2021). 미디어 과의존은 코로나19 이후 보호자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로 나타났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20). 등교 제한으로 최소한의 식사가 보장되던 급식이 중단됨에 따라 빈곤 및 방임에 의한 결식 및 가정의 식품 부족 상황이 발생하여 아동의 영양·건강 및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고 있다(김선숙, 김진숙, 2020; Bauer et al., 2020; Kinsey et al., 2020). 이와 같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보호자의 근로 환경 및 경제 수준에 따라 돌봄의 질 격차를, 돌봄의 격차는 아동의 일상과 삶의 질 격차를 양산하고 있다(정익중 외, 2020).

코로나19 상황에서 아동·청소년의 심리적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20) 및 보호자의 돌봄 부담 증가와 스트레스, 자녀와의 관계 변화에 대한 연구(진미정 외, 2020;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0; Patrick et al., 2020; Evans et al., 2020)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이태인 외(2020)는 아동·청소년이 등교하지 않아서 얻는 해방감도 있지만, 행동반경과 사회적 활동의 제한으로 인해 유발되는 스트레스에 더하여 부모의 스트레스에도 노출됨으로 인해 이들이 경험하는 전체적 스트레스는 가중될 개연성이 높다고 보았다. 재난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가중된 부모의 경우 자녀에게 부정적인 정서적 반응을 보이거나 심하게는 학대할 수 있는데(조숙인, 2020; The Global Partnership to End Violence Against Children, 2020), 팬데믹 이후 부모들은 정신건강의 악화를 보고하였고, 그에 따라 자녀를 대하는 태도 또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Patrick et al., 2020). 팬데믹 상황에 따른 어머니의 일상 스트레스가 자녀의 정서 문제와 과잉행동 수준을 증가시켰다는 보고도 발견되었다(Köhler-Dauner et al., 2020). 이에 따라 코로나 블루 상황에서 돌봄 가중을 느끼는 보호자와 이에 영향받는 아동에 대한 심리 방역 프로그램의 필요성(조숙인, 2020)과 부모에 대한 정서적·사회적 지지 강화(Brown et al., 2020) 및 재난 상황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데 있어서 공공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최아라, 2020).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가정 중심적 돌봄으로의 전환, 혹은 기관 안에서의 돌봄이 아동에게 적절한 환경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동 최선의 이익을 고려하여 치밀하게 계획되고 관리되어야 한다(Goldman, Ijzendoorn, & Sonuga-Barke, 2020). 즉, 가정 돌봄의 경우 가족을 충분히 준비시키고 그 기능을 강화해야 하며, 이에 대한 모니터링 및 지원을 해야 한다. 기관 돌봄의 경우에는 방역지침 준수를 전제하면서 보호자 및 아동에 대한 교육을 지속함과 동시에, 기관 종사자 감염 보호, 감염된 아동에 대한 가족과의 원격 만남 지원뿐만 아니라 기관에서 이탈한 아동에 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기관 돌봄에 대해서는, 과거 전염병 상황에서 학교를 폐쇄하는 것으로 감염률을 낮추고 곡선을 평탄화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나(Ferguson et al., 2006; Hoffman & Miller, 2020에서 재인용) 평소 학습 외에도 아동의 건강 및 정신건강 서비스, 음식 지원, 비만 예방, 노숙 및 학대 사례에 대한 학교의 ‘비학업적 지원’이 철회되고 있는 장기 휴교 상황은 코로나19 시대의 가장 파괴적인 요인 중 하나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Hoffman & Miller, 2020). 아동에 대한 기관 돌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기관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아동에게 필요한 조치 및 지원을 실시해야 하며, 거리 두기 해제 후 기관 재복귀에 대한 의사 확인 및 관리도 강조되고 있다. 만약, 재난 상황에서의 아동보호가 중시되는 상황에서 아동에 대한 모니터링이 불가하다면 아동이 기관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Hoffman & Miller, 2020).

그러나 그동안의 선행연구들은 아동과 성인 및 부모를 대상으로 생활시간의 변화 등 전반적인 가족생활 변화에 관한 양적 측면의 자료를 조사한 연구가 대부분이어서 아동과 보호자가 코로나에 대해 실질적으로 경험하고 인식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지 못하고 있다. 또 재난 상황에서 기관 돌봄의 지속 등 아동 돌봄의 공적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역할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있어 정책 당사자인 아동과 부모의 직접적인 목소리는 제외되어 있다. 강선경, 최윤(2021)이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가족의 일상생활 실태를 아동의 관점에서 탐색해 봄으로써 코로나 이후의 가족복지정책 방향을 모색한 바 있으나, 재난 상황에서 아동의 일상 돌봄을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보호자’의 관점이 함께 탐색 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감염병 재난의 특성상 ‘가정’이 아동에게 가장 기본적인 생활 환경이 됨에 따라 가정 안에서의 돌봄의 질이 아동의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아동과 보호자가 코로나19라는 동일한 재난 상황에서 어떤 경험과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비교하여 재난 상황에서 아동과 부모가 처한 전반적인 일상 변화와 그로 인해 파생된 어려움을 보다 면밀하고 풍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3.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구성

연구 참여자는 홀로 집에 있을 경우 안전상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연령이면서 심층 인터뷰에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에 적절하다고 여겨진 10세-13세 아동과, 해당 연령의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로 각각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기관 돌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적인 개별 가정의 일상 변화를 연구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특정 기관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하지 않았고 유의적 표집(purposive sampling)과 눈덩이 표집(snowballing sampling) 방식을 활용하여 교사, 종교기관, 한부모 지원 기관, 연구 참여자의 소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연구자 선정은 코로나19가 전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대구 등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였다. 아동 참여자의 경우 본 연구의 목적과 취지, 연구 방법 등을 아동 및 아동의 보호자에게 상세하게 설명한 후 참여에 대한 동의를 받고 언제든지 이를 철회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부모 참여자는 아동 돌봄의 다양한 상황을 살펴보기 위하여 맞벌이와 외벌이, 한부모와 양부모 등 다양한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대상자로 의도적 표집을 하였다. 부모 참여자 역시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를 받고 자유로운 철회 가능성을 고지하였다. 아동과 부모 참여자는 각각 다른 가정에서 모집하였는데, 사전 인터뷰 과정에서 동일한 가정 내 부모-자녀 인터뷰를 시행해 본 결과, 부모가 아동의 인터뷰 과정에 개입하거나 아동이 말한 의견에 대해 추가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해 아동의 자유로운 의견 참여가 일부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아동 10명, 부모 7명, 총 17명이 연구 참여자로 선정되었다. 연구 참여자 선정에 대해서는 사회복지학 교수 1명, 질적연구 교수 1명의 조언을 받아 연구의 타당성 및 윤리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17명의 참가자에 대한 일반적 정보는 <표 1>과 같다.

<표 1>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아동 부모
번호 이름 성별 나이 학년 지역 번호 이름 성별 나이 직업 자녀학년 지역 가족형태
1 A 12 초6 서울 1 A 30 보육교사 초4 서울 한부모가정
2 B 11 초5 인천 2 B 29 전업주부 초4 일산 한부모가정
3 C 12 초6 인천 3 C 46 사무직 초4 서울 한부모가정
4 D 12 초6 부산 4 D 47 영어강사 초5 안산 양부모가정
5 E 13 중1 부산 5 E 47 분식집 운영 초4 안산 한부모가정
6 F 13 중1 인천 6 F 49 전업주부 초4 안산 양부모가정
7 G 13 중1 인천 7 G 47 전업주부 초6, 중1 안산 양부모가정
8 H 11 초5 부산
9 I 11 초5 서울
10 J 10 초4 대구

2) 자료수집 절차

본 연구는 자료수집을 위하여 연구 참여자 17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방식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심층 인터뷰는 연구 참여자의 특수한 맥락 속에 존재하는 경험의 의미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아동의 일상 활동과 사건, 공간에 대한 경험과 그 맥락을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김인숙, 2016). 자료수집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기 전인 2020년 6월에서 7월까지 두 달간 이루어졌으며, 연구 참여자들이 갑작스럽게 닥친 재난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인터뷰 전에 잘 정리할 수 있도록 사전 인터뷰 질문지 작성을 요청하였다. 사전 인터뷰 질문지는 온라인 양식으로 작성하여 URL 링크를 통해 배포하였고, 아동의 경우 인터뷰 참여를 독려하고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토보이스(Photovoice) 기법을 활용하여 아동의 마음이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진을 찍어 사전 인터뷰 양식에 업로드하거나 이메일, 메신저 등을 통하여 연구자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사전 인터뷰 질문지는 아동 참여자의 경우 ‘코로나19, 하면 떠오르는 것을 사진으로 남겨주세요.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원을 들어주는 요술램프가 생겨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나요? 대답을 잘 나타내주는 사물이나 풍경, 놀이 등의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첨부해 주세요.’ 등으로 구성되었다. 부모 참여자의 경우 ‘코로나19 현재 상황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아동 돌봄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코로나19 이후 아동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가장 많이 발생했나요?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등으로 구성되었다.

사전 인터뷰 질문지를 수거한 후 방역지침을 준수해 전화나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심층 인터뷰는 연구자와 참여자의 일대일 방식으로, 1회당 40분을 최소 시간으로 정하여 진행하였으며, 자료수집은 새로운 자료가 나타나지 않는 포화상태까지 진행되었다. 아동과 부모 참여자 인터뷰는 1인당 최소 1회, 최대 3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심층 인터뷰 종결 시기는 전사 내용에 대한 연구자 간의 상호교차 검증을 통해 결정되었으며, 생생한 인터뷰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연구자가 직접 인터뷰 녹취 내용을 그대로 전사하는 과정을 거쳤다. 수집된 자료들은 Creswell(2014)Neuman(2000)이 제시한 지속적 비교분석법을 활용하였다. 먼저 연구자가 전사본을 각각 따로 읽으며 개방 코딩을 실시하였고, 연구자 간의 개방 코딩 결과의 공통된 요소들만을 범주화하여 첫 번째 코드집을 완성하였다. 작성된 첫 번째 코드집은 이후 전사본과의 반복적인 비교를 통해 새롭게 추가되어야 할 코드를 추가하거나, 의미상 분리해야 하는 코드에 대한 반복적인 협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다. 최종 코드집은 복수의 연구자가 더 이상의 코딩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겨 관찰자 간 신뢰도가 완전히 일치될 때까지 이루어졌다. 최종 코드집은 12회에 걸쳐 완성되었다.

3) 연구의 민감성 및 엄격성, 윤리적 검증

본 연구는 Lincoln & Guba(1985)의 엄격성 검증 기준에 근거해 연구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먼저 연구 참여자가 인터뷰 질문 문항에 대해 충분히 숙고할 시간을 주기 위해 면담 1주일 전에 참가자에게 URL 링크로 사전인터뷰 질문지를 전송하였으며, 심층 인터뷰 전에 답변 내용을 수신받아 추가적으로 질문해야 할 사항에 대해 사전점검하였다. 또 수집된 자료에 대한 임의적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층 인터뷰 실시 및 자료의 포화상태 확인, 심층 인터뷰 종결 시점 결정과 자료의 범주화, 개념화, 주제 분석, 내용분석에 대해 복수의 연구자가 반복적으로 상호교차 검증하는 삼각 검증법을 적용하였다.

윤리적 이슈와 관련하여 연구자는 자료수집을 시작할 때부터 연구 참여자들에게 본 연구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일상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라는 사실을 밝혔으며, 연구 참여에 대해 자발적으로 동의한 경우에만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또 원하면 언제든지 응답을 중지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이 밖에도 사회복지학 교수 1명, 질적연구 교수 1명에게도 연구 윤리적 측면, 연구 절차 및 방법, 범주화에 대한 자문을 받아 연구 전반에 있어서 윤리적 측면을 성실히 고려하였다.


4. 연구결과

코로나19에 대한 아동과 보호자의 경험과 인식을 확인한 결과, ‘이전과는 다른 세상’, ‘변화된 생활시간’, ‘혼란스럽고 힘든 공부’, ‘관계의 어려움’ 등 4개 상위 범주가 동일하게 범주화되었다. 이는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아동과 부모가 일상을 함께하는 시간이 양적으로 증가한 만큼 공유하는 일상 경험도 유사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변화된 생활시간’과 ‘관계의 어려움’에서는 아동과 보호자에게서 거의 유사한 주제가 도출되어 코로나19 이후 생활시간의 변화 양상이나 친구·가족관계의 변화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서 아동과 부모가 동일하게 공감하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동일한 4개의 상위 범주에서 아동, 부모에게서 각각 10개씩 도출된 총 20개의 하위 범주에서는 차이가 발견되었다. 특히, ‘이전과는 다른 세상’과 ‘혼란스럽고 힘든 공부’에서는 아동과 부모의 인터뷰 내용 하위 범주가 거의 다르게 도출되어 같은 일상의 영역이라도 아동과 부모가 경험하는 구체적인 일상 내용은 서로 다른 상황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위 범주가 동일하게 도출되는 주제의 경우에도 아동과 보호자의 경험 및 인식의 의미 단위 차원에서는 관점의 차이가 관찰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표면적으로 동일한 일상 변화를 보고할지라도 아동과 부모가 주제에 대해 각각 다른 맥락과 정서, 욕구를 내포하고 있어 이에 대한 섬세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표 2>와 같다.

<표 2> 
코로나19에 대한 아동과 부모의 경험과 인식
상위 범주 주체 하위 범주 의미단위
이전과는
다른 세상
아동 마스크 유감 오래 쓰는 것이 힘듬, 마스크로 인한 상처 발생, 의사소통 어려움, 마스크 없이 놀고 싶은 마음
달라진 학교생활 쉬는 시간 교실 밖 외출 금지, 마스크 쓰기, 가림판, 친구들과 얘기 금지, 학교가는 게 재미없음, 체육수업을 못해서 아쉬움
부모 삼시 세끼
돌밥돌밥
설거지하고 밥하고의 반복, 삼시세끼 마련 어려움, 아동의 편식 우려
탈출구 없는 일상 부모도 쉬는 시간 필요, 부모의 자기계발 시간 필요
변화된
생활시간
아동 늘어난 미디어
사용시간
미디어 이용으로 스트레스 해소, 온라인 학습으로 미디어 사용시간 자연히 증가, 가정 내 대체활동 부재
없어진 운동시간 운동 부족, 외출 축소, 체력 저하
변화된 수면 패턴 등교 축소로 늦잠, 여유로움, 다양한 수면 패턴 변화
집에서 보내는
시간 증가
여가시간 증가, 혼자 노는 시간 많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늘어남, 할 것이 없음, 외로움
부모 늘어난 미디어
사용시간
자녀와 놀이할 것이 없음, 부모가 놀아주기 어려움, 아이 친구들 간의 소통 수단이 된 스마트폰, 잔소리의 원인, 아이와의 트러블
없어진 운동시간 아이들 운동 시설 폐쇄, 아이들 비만 걱정
변화된 수면패턴 아동의 생활습관 무너짐, 잔소리 취급, 아이들 불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 증가
아동의 안전 우려, 채워지지 않는 돌봄 공백, 가족 간 유대 깊어지는 기회
혼란스럽고
힘든 공부
아동 생소한 온라인
학습
적응의 어려움, 외로움
계속되는 공부 공부량 증가, 과제 증가로 지침, 변함없는 학원 공부
부모 온라인 교육
불만족
일방적 수업 불만, 딴짓함, 늘어짐, 미디어 노출 시간 길어짐, 학교별 차이, 교사 역량 차이, 쌍방향 화상 수업 필요, 개별체크 필요
학습지도의 어려움 학습지도 부담, 등교시 수행평가 대비 어려움
학습 격차에 대한
걱정
학습 격차 증가 우려,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 대한 언급, 학원에 대한 욕구
관계의
어려움
아동 그립고 외로운
친구 관계
친구들 만날 기회 상실, 어색해짐, SNS로 소통, 친구들과 같이 놀던 추억들이 그리움
가깝고도 먼
가족관계
부모님의 간섭, 붙어있는 시간 증가로 다툼, 사소한 문제로 갈등, 우울함, 대화의 필요성
부모 어렵고 아쉬운
친구 관계
친구 만날 기회 부족, 사회성 저하, 놀러 가면 민폐, 감염 걱정으로 어색해짐
사랑하지만 힘든
가족관계
아이와 트러블, 나쁜 감정 지속, 엄마와 떨어져 있고 싶은 아이들

1) 이전과는 다른 세상

코로나19 이후, 아동과 부모 모두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사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삶의 변화를 크게 경험하고 있었다. 아동, 부모 연구 참여자에게서 가장 많은 빈도로 공통적으로 보고된 변화 내용은 각각 다음과 같았다.

(1) 아동

∙ 마스크 유감

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에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 인터뷰에 참가한 모든 아동들은 마스크를 오래 쓰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마스크로 인해 상처가 발생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는 등의 힘든 점을 강하게 호소하였다. 아동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를 꿈꾸고 있었다.

가까이 있어도 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고 말도 못 알아들으면 입모양으로 알 수 있는데 마스크 쓰다 보니까 뭔 말인지, 못 알아듣겠고. (아동 참여자 H)

저는 솔직히 마스크 자국이 나서 찔려서 아프기는 했는데 피가 나지는 않았는데, 다른 어린이들은 피가 나거든요.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때는 피가 나고. (아동 참여자 K)

친구들이랑 마스크 안 썼으니까 여러 명이 모여 가지고 동그랗게 모여가지고 놀고 얘기하는걸 표현한거에요. (아동 참여자 K)





∙ 달라진 학교생활

아동의 일상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던 학교생활도 코로나19로 인해 쉬는 시간에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거나, 마스크를 쓰고 가림판을 사용하며 거리두기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바뀌었다. 학교생활은 아동들에게 힘들고 재미없는 시간이 되어 있었다.

학교에 가서 수업을 할 때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해야 하는 것과 쉬는 시간에도 밖을 나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든 점이에요. (아동 참여자 D)

친구들이랑 많이 얘기하고, 쉬는 시간에 노는 재미로.. 기대하면서 가는데 복도에 나가면 벌점이고, 학교 가는 게 재미가 없죠. (아동 참여자 H)

학교에서 친구들과 모여서 다 함께 떠들지 못해요. 대화도 잘 못하는 것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겐 많이 힘들어요. (아동 참여자 F)

지금은 가림판이 있어서 아무것도 못하니까 차라리 안 가는 게 더 나을수도 있을 거 같아요. (아동 참여자 K)

체육은 다 교과수업으로 하고 5학년은 피구나 발야구를 하는 것 때문에 옛날부터 기대하고 있는데 안 해가지고 어쩔 수 없이 기다리고 있어요. (아동 참여자 K)

(2) 부모

∙ 삼시세끼 돌밥돌밥

부모들에게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일상 변화는 등교중지로 인한 학교급식의 중단과 가정에서의 삼시 세끼 식사 차림이었다. 끝없이 돌아오는 식사 차림과 뒷정리는 큰 부담이 되고 있었고, 학교 급식은 잘 먹는 아이들이 집에서는 편식을 하거나 라면 등의 고열량 음식을 선호하는 것도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계속 뭐 하는 거지 설거지하고 났는데 금방 또 밥하고 나면 설거지가 또 있고 그러니까. 자식이니까 힘들어도 애들 먹이고 하는데. (부모 참여자 F)

애들 둘 놓고 점심 챙겨놓고 와도 안 먹고 “그냥 라면 끓여 먹으면 안돼?” 이렇게 되고. (부모 참여자 G)

골고루 섭취했으면 좋겠는데 점심때마다 계란만 먹으니까 우려가 되더라고요. 어른이 있는 거랑 없는 거랑 차이가 나서. (부모 참여자 A)

∙ 탈출구 없는 일상

부모들은 아동을 돌보는 시간이 증가됨에 따라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확연히 자유시간이 줄어들었고 부모 자신을 위한 쉬는 시간, 자기계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욕구의 절실함이 드러났다.

애를 케어해야 하니까 내 시간이 없다는 거가 힘들어요. 아이로 인해서 자기계발도 필요한 거잖아요.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시간에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건 학교를 가면 내 시간이 있는데.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시간인데. (부모 참여자 B)

우리네 같은 사람들도 예전 같으면 코로나 없었으면 학원이나 뭐 이런 데를 잠깐잠깐이라도 가면 친구도 보고 물론 뭐 공부도 하겠지만 오고 가며 친구도 만나고 또 부모는 부모 대로 쉬는 타임이 있는데. (부모 참여자 F)

(3) 소결

아동과 부모 참여자는 코로나 이전과는 너무도 달라진 삶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었으나 변화를 느끼는 이유에 있어서는 완전히 상이한 내용을 보고하였다. 아동은 마스크 쓰는 것의 괴로움과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언급한 반면, 부모는 끝없는 삼시 세끼 준비 등의 쉼 없는 일상을 이야기했다. 더불어 인터뷰에 참여한 모든 아동이 마스크 쓰기의 불편함과 학교생활 적응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보고한 반면, 인터뷰에 참여한 부모 중에서 이를 언급한 경우가 적었던 것도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부모의 경우 재난 상황에서 아동의 생존과 직결되는 기본적인 돌봄을 오롯이 전담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으나, 아동의 경우 익숙하고 자연스러웠던 일상이 불편하게 바뀐 것을 가장 힘들어하였다. 부모들은 돌봄 과부하로 인한 소진을 겪으면서 아동이 처한 일상 변화와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줄 만큼 신체적,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다. 이는 아동의 일상생활에 있어 동일한 재난상황일지라도 아동과 보호자는 각각 다른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따라서 필요로 하는 도움 내용도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2) 변화된 생활시간

아동과 부모는 코로나 이후 운동과 수면, 미디어 이용 시간 변화 등 아동의 생활시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보고하였다.

(1) 아동

∙ 늘어난 미디어 사용시간

학교 수업이 온라인 학습으로 대체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기타 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자연스레 아동의 미디어 사용시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들은 늘어난 자유 시간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기도 하였는데, 이는 부모와의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었다.

평소에는 나가서 나들이를 간다거나 걷거나 산책하거나 해서 푸는데 요즘엔 나가서 풀지 못하니까 오히려 핸드폰으로 그냥 하는 거.. 집에 있는 시간이 예전에 비해서 하루에 절반 이상을 집에 있다가 보니까 20시간은 집에 있다 보니까..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자주 하다 보니까.. 부모님이랑 다툼이 좀 더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럼 또 혼나고. (아동 참여자 C)





집에서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개학하니까 엄마가 게임을 맨날 못하게 해서 다툼이 자꾸 생기는 거예요. 게임을 못 하게 하니까요. 스트레스는 풀어야 하니 아이클레이로 만든 층이 세 개나 된다니까요? 사진은 그중에 한 층만 찍은 거예요. (아동 참여자 B)

미디어 이용은 온라인 학습을 많이 하니까 훨씬 많이 늘었죠.. 컴퓨터를 옛날보다 훨씬 더 많이 사용하게 되니 미디어 사용량은 거의 두 배로 늘어난 거 같아요. (아동 참여자 K)

∙ 없어진 운동시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비대면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아동들은 친구들을 만나서 뛰어놀거나 학원에 가는 등의 움직이는 활동이 줄어들어 체력이 나빠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바깥을 나갈 수 없으니까.. 운동 부족 때문에 몸도 무거워지고 조금만 뛰거나 운동을 해도 숨이 차요. (아동 참여자 F)

∙ 변화된 수면패턴

아동들은 등교 횟수가 줄어듦에 따라 등교를 안 해도 되니 여유롭게 일어나도 되어서 좋다는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등교 여부와 상관없이 수면패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거나, 오히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경우도 있어 수면에 있어서는 아이들마다 개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막 아침부터 일어나서 가방을 싸고 씻고 빨리 아침 먹고 학교 가서 지루하게 수업을 하는 것보다 집에서 여유 있게 미리 9시에 켜놓고 숙제 보고 준비할 수 있고 그런 게 좋아요. 늦잠 자도 영상이 짧으니까 영상을 볼 수 있어요. (아동 참여자 B)

수면 시간은 그렇게 달라지진 않았어요. 오히려 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됐어요. (아동 참여자 J)

∙ 집에서 보내는 시간 증가

아동들은 늦잠을 자도 되고 학교에 안 가도 되는 상황 자체가 여유롭고 좋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었지만,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자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구가 잘 충족되지 않으면 아동들은 답답함과 외로움을 경험했다.

학원 숙제하는 시간에 대한 약간 여유 같은 게 더 늘어난 거 같아요. (아동 참여자 K)

집에 있으니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달팽이들을 관찰할 시간이 늘어나 가지고 좋은 거 같아요. (아동 참여자 K)

어른들이 좀 뭔가를 같이하면 좋겠어요. 학원 안 다니고 시간이 남으면 오후에는 아무것도 할 게 없어요. 그때 좀 잠깐 시간이 되면 숙제를 도와주거나 같이 놀아주면 좋겠어요. (아동 참여자 B)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거 같아요. 밖에 나가는데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자전거 타요. (중략) 일을 안 하고 보호해 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안 외롭고 쉼이 될 수 있으니까요. 부모님이 계시면 가족이랑 좋은 시간 보내면 하루가 홀딱 지나가니까 괜찮을 거 같아요. (아동 참여자 I)

(2) 부모

∙ 늘어난 미디어 사용시간

부모들은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함께 놀아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도, 체력적인 한계로 그러지 못함을 미안해하고 있었다. 동시에 심심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아이들이 미디어에 과의존하는 것을 걱정하고 그에 대한 잔소리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집에서 조금 아이가 심심하지 않게 놀이할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으면 좋은데 구비되어 있는 것도 없고.. 저도 막상 1주일 내내 일하다가 주말에 쉬는 거잖아요. 힘이 좀 없어서.. 아이랑 시간을 보내줘야 되는 건 알지만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부모 참여자 A)

친구하고 온라인에서 만나서 같이 게임해요. 마치 놀이터에서 놀듯이 대화하면서. 그렇게 한 시간씩 있어요. (부모 참여자 D)

주말은 무제한이고 평일은 한두 시간이에요. 그게 불만이 많아서 저하고 트러블이 많아요.. 제가 제재를 하면 고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에요. 애가 억하심정이 생기는 거예요. (부모 참여자 C)

∙ 없어진 운동시간

부모들은 코로나19 이후 거리 두기로 인해 기존에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었던 체육시설이 폐쇄되는 등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아동이 신체활동 부족으로 비만이 되는 것을 우려하였다.

서울시 전체가 체육센터를 폐쇄해서 수영하던 거를 못해요. 구나 시에서 하는 저렴한 체육센터를 많이 썼거든요. 이제는 어디 뭐 나갈 데도 없고 사람 많은 데는 가지를 말라고 하고. (부모 참여자 C)

주변에 친구들 중에 정말 살찐 애들이 많아요. 다른 엄마는 어제 만났는데 닭 가슴살 사 가는 걸 봤어요.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안되겠다고. (부모 참여자 G)

∙ 변화된 수면패턴

부모들은 아이들의 수면시간이 불규칙해짐에 따라 생활습관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한 우려는 잔소리로 표출되어 결국 아이들의 불만을 야기해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저는 되도록 규칙적으로 자게 하려고 애를 쓰는데 ○○는 마음의 태도가 벌써 학교 갈 때는 ‘아 내일 학교 가니까 일찍 자야지 엄마가 자라니까 내일 학교도 가야 되니까 일찍 자는 게 맞아’ 이런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는데 엄마는 왜 일찍 자라고 하지’ 이게 마음이 깔려 있으니까 거부감이 있어요.. 자기 너무 피곤하데요. 늦게 자니까 피곤하지. (부모 참여자 C)

∙ 집에서 보내는 시간 증가

워킹맘은 아이 혼자 있는 시간이 증가됨에 따라 아동이 혼자서 불을 사용하는 등의 안전에 대한 염려가 컸다. 부모 외의 보호자가 함께 있더라도 사정이 생기면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아동이 혼자 남겨지거나 식사 이외의 활동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는 등 보호자가 있더라도 돌봄 공백은 채워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 간 유대가 깊어지는 기회가 되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혼자 있으면 가스레인지로 직접 사용해서 계란을 만들거든요. 많이 걱정돼요. 할머니 나름대로 스케줄이 있다 보니까 혼자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부모 참여자 A)

긍정적인 부분으로 봤을 때는 가족 간의 유대가 더 좋아진 부분도 있어요.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예전 같으면 티격태격하는 부분도 이제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요. (부모 참여자 D)

(3) 소결

코로나 이후 아동과 부모 모두가 미디어 사용과 운동시간, 수면시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증가를 공통적으로 언급하여 아동과 부모 모두 외형적인 일상 변화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것을 인식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그 예로 아동은 운동 부족으로 인한 체력 저하를 호소한 반면, 부모는 이보다 비만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일부 아동은 늦잠 자는 시간이 생기면서 일상의 여유를 누리는 반면, 부모들은 생활패턴이 무너지는 것을 걱정하였다. 즉, 아동은 당장의 변화가 가져온 어려움이나 생활의 개선된 점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받아들이는 반면, 부모는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의 아동의 삶에 미칠 영향까지 장기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부모의 ‘잔소리’로 이어지고 있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였다는 사실도 부모와 자녀에게서 공통으로 보고되었지만, 아동은 혼자 있는 시간의 답답함과 외로움과 같이 정서적 어려움을 보고한 반면에 부모는 채워지지 않는 돌봄 공백으로 인한 아동의 안전 위험과 식사 챙김 등을 걱정하였다. 아동은 정서적인 부분의 결핍을 채워 주기를 바라고 있었으나, 부모는 아동의 안전이나 생존에 대하여 걱정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정서적인 측면까지 고려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아동과 부모 모두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인식하면서도 우선적으로 염려하고 요구하는 것들은 매우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3) 혼란스럽고 힘든 공부

아동의 학습 상황에 대해서는 온라인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공교육에 대한 아동과 부모들의 불만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 아동

∙ 생소한 온라인 학습

아동들은 온라인 수업의 단점으로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언급하였다.

학교 개학을 온라인으로 했잖아요. 부모님 다 일 나가셔서 혼자 했는데 그래서 재밌기도 하고 어렵고 외롭기도 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거 같아요. (아동 참여자 I)

∙ 계속되는 공부

아동들은 생소한 온라인 학습에 적응하기도 어려운데 과제까지 늘어나고, 전염병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학원 공부와 이에 대한 부모의 재촉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학교 과제가 과도하게 많을 때가 많아서 지치고, 다른 친구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아동 참여자 C)

학원에 시험 되게 많이 봐서 공부양이 는 거 같아요. (아동 참여자 B)

(2) 부모

∙ 온라인 교육 불만족

부모들은 온라인 수업이 일방향으로 진행됨으로써 아동들이 핸드폰을 하는 등 딴짓하는 시간이 늘고, 학교와 교사 역량에 따라 아동이 받는 수업의 질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거는 저절로 그냥 쭉 나가면 그냥 끝나는 거예요. 켜놓고 게임하는 애도 있고 켜놓고 유튜브 보는 애들도 있고. (부모 참여자 D)

집중을 안 하는 거예요. 심지어 나중에 들으면 되니까 영상을 멈추고 딴짓을 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보진 않는 거 같아요. (부모 참여자 A)

미디어에 너무 노출되어서 건강상의 문제, 시력 문제.. 아이들이 또 미디어를 많이 접하다 보면 또 집중력이 저하되잖아요. (부모 참여자 A)

선생님의 역량과 학교에 방침에 따라서 어떤 경우에는 얼굴 보면서 실시간으로 해요. 그러면 학생하고 대화도 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체크라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건 학교마다 틀리고 선생님 역량에 따라서도 틀린데. (부모 참여자 C)

온라인 교육을 하더라도 상호 확인할 수 있도록 화상으로 하는 거 많잖아요. 애들 그렇지 않으면 안해요. (부모 참여자 C)

선생님이나 개인적으로 조금 체크해 주시는 게 있으면 조금 그래도 낫지 않을까. (부모 참여자 G)

∙ 학습지도의 어려움

부모들은 학교 수업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아동의 학습을 직접 지도해야 하는 상황과 등교 이후 실시되는 수행평가에 대해서도 부담감과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제가 언제까지 이렇게... 어떻게 아이를 가르칠 수 있을까. (부모 참여자 A)

뭐 배운 것도 없는데 주 1회 학교 나가는 날에 수행평가를 하더라구요. 아이들은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평가받는 거예요 선생님들이 그걸로 또 평가를 하시고. (부모 참여자 A)

∙ 학습격차에 대한 걱정

부모들은 코로나가 지나간 이후 자녀가 뒤처지거나 재난 상황에서도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과 학습 격차가 날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공교육 제한으로 인해 재난 상황에서 요구되는 학원비에 대한 부담과 욕구도 언급되었다.

공부 좀 하는 애들은 본인들이 찾아서 잘해요. 그 애들은 더 좋아하는 애들도 있어.. 선생님 말씀 계속 연속해서 볼 수가 있으니깐. 그런데 어떤 애들한테는 학교도 안 가고 시간만 때우면 되니 너무 좋은 거지. (부모 참여자 G)

애들은 배우는 시기인데 학교를 가지 못하니 배울 수 없어요. 대신 학원을 다녀야 하는데 학원비 감당이 안 되는 사람도 있고요. 아이 교육비가 제일 필요한 거 같아요. (부모 참여자 B)

(3) 소결

아동과 보호자는 일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교육에 공통적으로 불만을 호소하였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이루어진 공교육이 아동과 부모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불만의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다소 차이가 나타났는데, 아동의 경우 온라인 학습을 직접 해야 하는 당사자로서 온라인 교육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 학습량 증가와 같이 현재 온라인 학습 상황에서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을 주로 호소하는 반면, 부모는 집중의 어려움, 학교 간 수업의 질 차이, 교사 역량 차이로 인한 학습지도 부족 등 온라인 수업 시스템에 관한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또한, 현재 온라인 수업의 부족한 부분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아동의 학습지도까지 책임져야 하는 버거움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학습 격차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등 장기적인 영향을 걱정하고 있었다.

4) 관계의 어려움

아동과 부모 모두 사회적 거리 두기로 친구와의 대면 교류가 어려워지면서 아동의 친구관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공통적으로 보고하였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갈등도 증가하였다.

(1) 아동

∙ 그립고 외로운 친구관계

아동들은 친구와의 관계가 멀어진 것을 느끼면서 친구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터놓았던 코로나 이전의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있었다.

친구들을 못 만나고 자기가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를 안 하다 보니까 어색해지는 거 같아요. 카톡 해도 확실히 얘기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게 있거든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힘든 이야기들. (아동 참여자 C)





스트레스를 친구들이랑 노래방이나 떡볶이 먹기, 놀이공원 가기, 워터파크 가기로 풀었는데 그러지 못하니 스트레스도 못 풀어요. (아동 참여자 F)

∙ 가깝고도 먼 가족관계

일부 아동은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다툼이 증가하고, 우울한 부모의 감정에 영향을 받아 침체되고 고립되는 시간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가족들이랑 거의 하루 종일 붙어있으니까 안 맞으면은 다투기도 하고, 사소한 문제 같은 걸로 부딪히고 엄마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우울해져 있어요. 엄마가 우울하신데 풀 데가 없고.. 대화할 거리가 우울하니까 내 방에만 있게 되고. (아동 참여자 D)

공부해라 잔소리는 여전히 많고, 엄마랑 싸우죠. (중략).. 재택근무하는 엄마가 빨리 공부하라고 말을 해요. (아동 참여자 B)

(2) 부모

∙ 어렵고 아쉬운 친구 관계

부모들 역시 감염에 대한 우려로 아동이 친구 집에 가는 일이 민폐가 되어가고 일주일에 한번 학교에 가도 아는 친구가 없어 혼자 있다 돌아오는 아동들의 일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친구네 집으로 놀러 가고, 놀러 오라고 하기도 그렇고. 너무 민폐니까.. 노는 시간도 줄어드니까 애들끼리도 어색한 거지...친했었는데. (부모 참여자 G)

“학교에서 뭐 했어?” 라고 물어보면 “아는 애들도 없어서 그냥 혼자서 밥 먹었어”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부모 참여자 B)

아이들 교우관계를 생각했을 때 소규모로 만나야 되는데. (부모 참여자 F)

∙ 사랑하지만 힘든 가족관계

부모 역시 아동과 일상생활 중 많은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아동과의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별것도 아닌데 트러블이 생기니까 아이도 아침부터 엄마한테 공부도 지도 받으면서 혼나야 돼, 또 일상생활도 같이 해야 되고.. 분리가 안되니까 나빴던 감정들이 오래 지속되는 거 같아요. 안 싸우려면 조금 안 봐야 되는데 계속 보니까. (부모 참여자 F)

엄마 좀 나가라고.. 엄마가 집에 있는 거 자체가 감시로 느껴지고 이러니까 엄마도 나가서 좀 친구들도 만나고 오시라고 해요. (부모 참여자 F)

(3) 소결

아동과 부모 모두 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 변화에서 친구 관계와 가족관계의 변화를 중요하게 언급하여 아동의 일상에서 친구 및 가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친구 관계에 대해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이전과 같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함에 따라 아동과 부모 모두 충족되지 않는 친구 관계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였다. 그러나 아동이 주로 친구와 어색해지거나 같이 만나서 놀 기회가 없어진 것에 대한 단편적인 아쉬움을 표현한 반면, 부모는 아동의 사회성이 저하되는 부분에 대한 우려를 보였고, 감염병 상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친구관계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발견되었다.

반대로 함께 있는 시간이 증가한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은 이전보다 빈번해졌는데, 외출 제한으로 주위 환기를 시키지 못하자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아동과 부모 모두에게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은 친구 관계의 만족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족 간의 갈등은 깊어지는 등 또래 관계 및 가족관계 전반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부모 역시 일상에서 돌봄 스트레스와 자녀와의 갈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인터뷰 과정에서 부모는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 교우 관계 욕구를 채움과 동시에 부모의 돌봄 스트레스를 경감하고, 아동과의 갈등 완화를 통한 관계 회복을 위해서라도 소규모 긴급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5. 논 의

본 연구는 코로나19로 변화된 일상에 대한 아동과 부모의 경험과 인식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의 아동 돌봄 정책에 대한 함의를 얻고자 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코로나19가 전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모집하였으며, 아동 10명과 부모 7명, 총 17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아동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포토보이스 방법을(Wang & Burris, 1997) 일부 사용하였다.

그 결과, ‘이전과는 다른 세상’, ‘변화된 생활시간’, ‘혼란스럽고 힘든 공부’, ‘관계의 어려움’ 등 아동과 부모가 동일하게 인식하고 있는 일상 변화 영역의 4개 주제에서 아동 10개, 부모 10개의 총 20개 하위 범주가 도출되었다. 상위 범주 중 ‘이전과는 다른 세상’과 ‘혼란스럽고 힘든 공부’에서는 아동과 부모의 인터뷰 내용 하위 범주가 거의 다르게 도출되어 같은 일상의 영역이라도 아동과 부모가 경험하는 구체적인 일상 내용은 서로 다른 상황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위 범주가 동일하게 도출되는 주제의 경우에도 아동과 보호자의 경험 및 인식의 의미 단위 차원에서는 차이가 발견되었다. 즉, 아동과 부모가 표면적으로는 동일한 일상 변화를 보고할지라도 아동과 부모가 주제에 대해 각각 다른 맥락과 정서, 욕구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예컨대, 아동과 부모 모두 변화된 일상생활에 대해 공통적으로 보고하였지만 부모는 가정으로 전가된 아동 돌봄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소규모 돌봄 체계나 식사지원 등 물리적 지원의 필요성만을 제안한 반면, 당사자인 아동들은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나 가정에서의 심리정서적 안정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의 지원을 보다 더 원하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동일한 주제일지라도 아동 중심적 시각과 성인 중심적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아동정책 결정 과정에서 아동의 목소리를 필수적으로 반영해야 함을 시사해 준다.

본 연구의 연구결과 및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를 통해 아동과 부모는 코로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사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삶의 변화를 크게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변화의 내용은 서로 달랐다. 먼저, 아동들은 코로나19로 인하여 기존의 익숙했던 세상과 급작스럽게 결별하면서 마스크를 매일 착용해야 하는 일상과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친구들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 학교생활에 대해 불편하고, 두렵고, 답답한 경험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연구에 참여한 모든 아동들은 일상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로 마스크 착용을 꼽았는데, 현실에서는 감염병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의 당위성만이 강조되어 왔을 뿐 아동의 입장을 고려하거나 반영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아동은 발달 특성상 성인에 비해 문제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기도 어렵고 미래를 예측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재난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아동에게 기존의 익숙한 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앞으로 전개될 코로나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등 아동 눈높이에 맞게 재난을 설명해 주면서 이에 대한 대처법을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더불어 코로나가 장기화됨에 따라 아동이 겪는 어려움이 계속 변화할 수 있는 만큼 돌봄 정책에 당사자인 아동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려는 우리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동의 급격한 일상 변화와 그에 대한 보호자의 관심과 개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보호자에게 전가된 돌봄 부담과 스트레스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진행된 부모의 심층 인터뷰와 같이 선행연구에서도 코로나19 이후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가사노동이 전반적으로 힘들어졌다는 비율은 33.0%, 자녀 돌봄이 힘들어졌다는 응답은 47.1%로 나타나(진미정 외, 2020) 가정 안에서의 고된 돌봄 상황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가사노동의 부담은 부모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아동 돌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자칫 아동학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최아라, 2020)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의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인터뷰 결과에서 아동의 식사는 보호자가 매일 직면하는 어려움이자 균형 잡힌 식단을 챙겨주지 못한다는 걱정거리로 작용했다. 기존에 ‘무상급식’ 체계로 지원되던 아동의 식사가 온전히 가정의 몫으로 전가된 현 상황에서 아동의 생존을 넘어 일상 변화에 부모가 긴밀한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도록 부모의 돌봄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아동의 식사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구성된 식재료 꾸러미의 보급, 결식아동을 위한 도시락 배달이나 지역사회와 연계한 영양식의 제공, 가정에서의 아동 편식 예방을 위한 교육 강화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동의 영양 섭취는 건강한 음식 소비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두 가지 패턴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Ares et al., 2021)을 고려할 때, 저소득층 가정이나 결손가정의 아동들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아동과 부모는 코로나 이후 운동과 수면, 미디어 이용 시간 변화 등 아동과 부모 모두 아동의 외형적인 일상 변화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것을 인식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아동은 재난이 발생한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지는 않으나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늦잠과 일상의 여유를 누리거나,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내야 할지 심심함을 달래는 등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한편, 부모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동의 생활패턴이 무너지는 것과 더불어 등교 이후의 적응 문제를 우려하고 있었다. 이러한 일상 변화에 대한 다른 관점은 아동에 대한 부모의 잔소리와 염려로 이어져 갈등을 양산하고 있었다.

코로나 이전 오랜 시간 동안 공교육 시스템 속에서 계획된 일상을 살고 있었던 아동들은 공교육 시스템의 공백, 혹은 제한으로 스스로의 일상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의 학교는 아동에게 교육의 공간이자 또래 관계 및 사회화의 기회, 균형 있는 영양공급 등을 포함한 건강 서비스 등 아동의 기본적인 발달과 복지에 있어 기본적인 역할을 해왔다(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2021). 아동들이 일상 균형을 찾도록 하기 위해서 학교는 코로나 이전과 동일한 시간표대로 원격수업을 운영할 필요가 있으며, 학교에서의 감염병 전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음이 확인되었으므로(Kim et al., 2020) 등교수업을 확대하여 아동들이 일상의 규칙을 되찾아 재난 상황에서도 전인적 발달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한편, 아동의 미디어 및 핸드폰 사용은 아동들이 보호자와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은 늘었으나 보호자와 함께 놀이하는 시간은 부족한 상황에서 친구들과의 친밀감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반면에 부모는 미디어와 핸드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아동의 사정을 일부 이해하면서도 과도한 미디어 사용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여 아동의 미디어 사용에 대한 일부 낙인과 편견이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아동의 과도한 미디어 몰입을 예방함과 동시에 아동과 부모의 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아동에게 미디어를 제한시키는 것보다 생활 전체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미디어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기보다 가정 내 개방적 의사소통 방식(김상림, 2018; Kim & Chong, 2005; Kim, Jahng, & Oh, 2019), 또래관계(노지운, 최진영, 2019; 정은정, 2018; 황고운, 조예진, 현명호, 2016; Kim & Chong, 2005) 등 다른 외부요인에 의해 간접적으로, 혹은 매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부모는 아동이 미디어를 사용하는 목적과 형태를 살펴 지도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친구 관계를 위해 많은 시간을 활용한다면 미디어를 통해 친구 관계가 잘 충족되는지, 어떤 어려움을 경험하는지 아동과 대화할 필요가 있다. 심심해서 사용한다면 아동이 진심으로 원하는 대안 활동이 무엇인지 탐색하여 필요로 하는 대안활동을 점검해야 한다.

셋째, 학습 상황에 대해서는 아동과 부모가 구체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지점은 달랐지만 두 참여자 모두 현재 온라인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공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는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과 그에 따른 교육 단절, 학습 격차를 언급한 선행연구와 일치한다(김지애, 2021; 손진희, 2020; 이시효, 2020; 이태인, 박경현, 최세나, 2020).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방역 역량을 재고하여 등교수업을 확대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일대일 쌍방 소통을 전제로 한 원격수업을 신속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교육의 원격수업은 상호작용이 불충분한 일방적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자기주도 학습이 어려운 아동들에게는 학습 결손을, 부모에게는 기존의 공교육이 담당했던 아동의 학습까지 지도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부모와 아동의 희생을 동반하면서 방역을 위한 수많은 기회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마스크를 어른보다 더 잘 착용하여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있고,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관리체계가 사전에 잘 마련된 경우 학교 내 코로나 전파는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Kim et al., 2020), 학교는 등교수업 확대와 더불어 수업 시간을 활용하여 아동들에게 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기술과 자세를 습득시킬 필요가 있다. 더불어 온라인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동들을 개별적으로 확인하고 지원하여 모든 아동들이 재난 상황에서도 동등한 교육, 질 높은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력의 충원 및 양질의 교육 콘텐츠 개발·보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가정에서 아동의 학습을 지원하기 어려운 아동에 대해서는 학교가 개별적인 실태를 파악하고, 학교 내 혹은 지역사회와 연계해 해당 아동을 등교시켜 별도의 공간에서 학습지도를 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넷째,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면 교류가 어려워지면서 아동과 부모 모두 친구 관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공통적으로 보고하였다. 동시에 집에 있는 시간은 증가한 반면, 가족관계에서 오는 만족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아동은 친구 관계의 만족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정 내에서도 외로움과 답답함을 겪는 등 관계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부모 역시 돌봄 스트레스와 자녀와의 갈등 악화라는 이중고를 호소하였다. 이에 따라 아동 및 보호자가 갑작스러운 일상 변화로 겪는 어려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신건강 서비스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청소년 상담복지개발원(2020)의 조사에서 아동·청소년 및 부모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걱정’을 느끼고 있으며(청소년 59.8%, 보호자 82.8%) 심리지원 서비스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아동에 대해서는 과도한 불안감을 완화하고, 줄어든 사회적 교류로 인한 발달상의 문제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부모에 대해서는 부모 역할에 대한 정서적·사회적 지지를 강화함으로써(Brown et al., 2020) 재난 상황에서 가중된 돌봄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 부모와의 심층 인터뷰 과정에서 코로나19 이후에 가족 내 규칙이 견고해지고, 가족 구성원이 원하는 바를 대화로 풀어감으로써 코로나 이후 오히려 가족관계가 돈독해졌다는 가족 사례가 관찰되었듯이, 재난 상황에서 오히려 가족 간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부모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부모 인터뷰에서 아동의 사회성 발달의 중요한 덕목인 또래 관계 형성과 가족 간의 관계 스트레스 완화를 위하여 소규모 만남의 기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음을 감안하여 이를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관계의 어려움으로부터 주위를 환기시키고, 아동들이 가까운 친구들끼리 동네에서 만날 수 있도록 돌봄 품앗이 등 지역사회 소규모 돌봄 체계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동의 갑작스러운 일상 변화와 생소하고 힘든 공부, 관계 어려움으로 인한 외로움, 부모가 경험하는 돌봄 부담과 온라인 학습지도 어려움 등은 학교 등교수업 정상화로 자연히 해결될 문제들이다. 이는 학교가 단순히 학습을 지도하는 곳만이 아니라 가정 내에서 온전히 충족시킬 수 없는 돌봄의 많은 부분을 분담해 주는 돌봄 지원 공간이자 아동이 또래와 함께 소통하고 관계 맺는 의미 있는 사회적 공간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학교는 아동의 일상 균형과 교육, 안전, 사회성 등 다각적인 측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동과 학부모의 의견수렴을 통해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하여 아동을 공교육 내에서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정책 수혜 대상이자 주체인 아동의 목소리를 경청한 본 연구는 코로나19 재난과 그에 따른 일상 변화에 대해 아동과 보호자가 서로 다른 어려움과 욕구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필요로 하는 지원 내용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아동의 참여가 아동 발달과 권리를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적 요소이자(Burkey, 1993) 유엔 아동권리협약 및 아동복지의 궁극적 목표인 아동 최선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또한, 본 연구에서 맞벌이 여부, 거주 지역, 한부모 가족 및 양부모 가족 등의 가족 형태와 상관없이 코로나19로 인한 아동의 일상 변화와 돌봄 가중 및 부담을 공통적으로 호소하였는데, 이는 재난 상황에서의 돌봄 정책은 위기 및 취약계층 아동뿐만 아니라 일반 아동들도 포함한 보편적 돌봄 체계로 시행되어야 하는 등 돌봄의 공공성 확보의 중요성을 시사해 준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 실시된 본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심각한 재난 초기에는 아동이 처한 모든 환경 차이를 상쇄시킬 만큼 강력한 혼란을 안겨준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코로나 재난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출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동이 처한 환경에 따른 집단별 차이가 극명하게 발생할 소지가 있는 만큼, 차후 연구에서는 아동이 처한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따른 일상 변화 차이에 대한 질적 종단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은 우리에게 위기이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당연시해 왔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와 패러다임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코로나19는 돌봄이 얼마나 많은 육체적, 정신적인 소모를 요구하는 일인지, 그동안의 지역사회 내 돌봄 체계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기능을 해왔는지 등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전례 없이 긴 재난 상황에서 익숙하고 당연시되었던 돌봄의 값진 의미를 깨닫는 동시에 재난 상황에서 소외되기 쉬운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아동 최선의 이익에 근거한 돌봄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아동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다양한 통로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본 논문은 월드비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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