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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2, No. 4, pp.283-311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1
Received 31 Aug 2021 Revised 19 Oct 2021 Accepted 24 Oct 2021
DOI: https://doi.org/10.16881/jss.2021.10.32.4.283

성인입양인의 정체성 형성과정에 대한 맥락-패턴 분석

권지성 ; 최슬기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새뜸지역아동센터
A Context-pattern Analysis on the Identity Formation Process of Adult Adoptees
Ji-Sung Kwon ; Seul-Gi Choi
Korea Baptist Theological University/Seminary
Saetteum Regional Children’s Center

Correspondence to: 권지성,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대전광역시 유성구 북유성대로 190, E-mail : antier@kbtus.ac.kr 최슬기, 새뜸지역아동센터 생활복지사(공동저자)

초록

이 연구의 목적은 성인입양인이 경험하는 정체성 형성과정의 맥락과 패턴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이 연구에서는 20대 초반의 성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질적 연구접근 중 하나인 맥락-패턴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는 ‘사례별 맥락-패턴 분석’ 결과와 ‘통합 주제 분석’ 결과로 구성되었다. ‘사례별 맥락-패턴 분석’ 결과에서는 성인입양인인 6명의 연구참여자들이 겪어 온 생애과정에서 발달단계별 이슈들과 입양 관련 사건들에서 드러난 맥락과 패턴들을 파악하여 기술하였다. ‘통합 주제 분석’에서는 사례별 분석에서 드러난 이슈들을 정리하여, 성인입양인들의 정체성 형성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주제들로 통합하였으며, 그 결과로 ‘정체성의 다양성과 역동성’, ‘쌓여가는 것들과 갑작스러운 일들’, ‘결국, 사랑’, ‘유비무환, 입양인의 대처전략’, ‘내 편이 필요해’, ‘사그라드는 친생부모의 존재감’ 등 6가지 주제가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입양인의 건강한 발달과 정체성 형성과정을 지원하고, 성인입양인의 적응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려해야 할 실천지침들을 제언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understand the context and pattern of the identity formation process experienced by adult adoptees. To achieve this objectiv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adult adoptees in their early 20s and analyzed using the context-pattern analysis method, which is one of the qualitative research approaches. The results consisted of ‘context-pattern analysis by case’ and ‘integrated thematic analysis.’ In the result of ‘context-pattern analysis by case’, the context and patterns revealed in the developmental stage and adoption-related events in the life course of six adult adoptees were identified and described. In ‘integrated thematic analysis’, the issues revealed in the case-by-case analysis were organized and integrated into the themes commonly experienced by adult adoptees in the process of identity formation. Six themes appeared: ‘Sudden events’, ‘In the end, love’, ‘Better safe than sorry, adoptee's coping strategy’, ‘I need my side’, and ‘The fading presence of biological parents.’ Based on the results of this study, practical guidelines to be considered to support the healthy development and the process of identity formation of adoptees and ways to improve the level of adaptation of adult adoptees were suggested.

Keywords:

Adult Adoptee, Identity formation Process, Qualitative Research, Context-Pattern Analysis

키워드:

성인입양인, 정체성 형성과정, 질적 연구, 맥락-패턴 분석방법

1. 서 론

입양 현장과 입양을 둘러싼 사회적 상황이 급변하면서 입양의 장기 성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환경 변화의 출발점은 결연되는 입양 아동 수의 급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동 인구의 절대적 감소와 함께 자녀를 입양보내기로 선택하는 친생부모의 수가 감소하고, 입양을 원하는 부모의 수도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입양대상아동이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입양 법률과 정책, 제도의 변화가 입양실무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2012년에 도입된 가정법원 입양허가제, 입양부모의 자격조건 강화, 친생부모의 출생신고 의무화, 입양숙려기간 도입 등은 예비입양부모를 선정하고 입양대상아동과 결연하는 절차와 방법을 강화하였다(권지성, 정정호, 김진숙, 2018).

여기에 더하여 최근 발생한 입양아동 관련 사건들은 예비입양부모 선정 절차를 다시 강화하도록 요구할 뿐만 아니라 가정법원 판결 이후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입양기관의 사후관리 절차를 강화하고, 입양대상아동의 보호조치와 인수, 사후관리를 기초자치단체 아동보호팀의 아동보호전담요원에게 맡김으로써 아동보호의 공공화를 시도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상황에서 입양아동에 대한 사후관리 측면에 초점을 두려는 시도다. 2012년부터 가정법원 판결 이후 1년 간 4회에 걸쳐 입양기관 실무자가 입양가정과 접촉하도록 하였는데, 올해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확정 판결 후 1개월 이내 1회, 이후 5개월 이내 추가 3회, 그 뒤 6개월 이내 다시 추가 2회에, 입양부모와 아동이 함께 있는 상태에서 입양실무자(상담원)가 가정방문을 하도록 절차가 강화되었다. 이러한 변화와 관련된 이슈들은 아직 논의 중이므로 추후 탐색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그보다 사후관리의 장기적 전망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연구(권지성 외, 2018)에 의하면, 결연 확정 이후 1년의 사후관리는 입양아동의 발달단계와 적응과정을 고려할 때 너무 짧다는 것이며, 학령전기와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 전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입양 이슈들을 고려하여 장기적, 주기적으로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현재 입양제도의 현실을 고려할 때 당장 받아들여지기 어렵겠지만,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한다면, 입양인과 가족에 대한 장기 사후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입양에 대한 이론과 국내외 선행연구들이 답을 해왔지만,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그에 대한 답을 적절하게 제공하려면 입양아동과 청소년으로서 발달단계를 거치면서 입양 이슈들을 경험한 성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탐색을 해야 하는데, 그러한 탐색을 시도한 연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성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극소수에 불과하고, 탐색된 주제도 한정되어 있다. 입양의 장기 성과는 고등학교 졸업이나 대학교 졸업 여부 등 학력수준, 거기에서 이어지는 취업과 직업 유형, 소득수준, 신체건강과 정신건강 상태 등 양적 지표들을 가지고 측정할 수도 있지만, 입양인을 연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관적, 질적 지표를 파악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입양에 대한 선행연구들이 입양인의 주관적 경험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탐색해 온 것이 ‘입양인의 정체성’이다.

정체성이란 자기 내부의 일관된 동일함과 타인과 본질적인 성격의 지속적 공유를 모두 내포한 것으로(Erikson, 1994, p. 109), 객체로서의 자아와 주체로서의 자아가 동일시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본다(고혜연, 2013). 또한 여기에서 말하는 입양인의 정체성이란 ‘성인이 된 입양인으로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각 연구참여자들의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입양은 모든 청소년이 겪는 정체성 형성과정에 더해 자기 자신에 대한 전반적인 감각에 통합되는 “다름(differentness)”의 차원을 더 하게 된다(Grotevant, 1997; Sharma, McGue, & Benson, 1998; Reppold, 2009). 노벨과 가이(Norvell & Guy, 1977)의 연구에 의하면, 두 쌍의 부모(친생부모와 입양부모)가 있다는 사실은 두 부모 중 본인을 누구와 동일시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며, 이로 인해 입양인은 정체성 탐색 과정에서 복잡한 감정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친생부모에 대한 정보, 정확한 출생일과 생물학적 병력 등과 같은 정보 부재로 인한 어려움은 관계의 단절 경험,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감 등이 입양인의 존재의식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게 되며, 이는 정체성의 핵심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쉽게 답변을 할 수 없게 한다(Darnell et al., 2017). 입양인이 비입양인에 비해 정체성 발달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는 이처럼 추가적으로 다뤄야 할 이슈들과 질문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청년기 초기를 거쳐 가고 있는 성인입양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가진 정체성과 그러한 정체성이 형성되어 온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 영향을 미쳐 온 사회적 맥락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최근에 발표된 권지성, 최운선, 변미희, 안재진(2021)의 연구에서 성인입양인의 정체성을 탐색하기는 하였으나 각 성인입양인의 정체성 형성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며, 전체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통합하여 분석하고 제시하는 데 그치고 있다. 본 연구는 각 성인입양인들의 경험과 그 안에서 나타나는 정체성 형성과정의 맥락과 패턴을 개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성인입양인이 경험한 정체성 형성과정의 맥락과 패턴은 어떠한가?”


2. 문헌 검토

1) 입양인의 발달과 적응

입양인들은 발달단계에 따라 입양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마주하게 되며, 이는 입양적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그동안 공개입양 아동과 가족의 적응에 대한 연구는 적지 않게 이루어졌으나(권지성, 2004; 권지성, 안재진, 2005; 김향은, 2006; 구미향, 2008; 박미정, 2009; 변미희, 권지성, 안재진, 최운선, 2015), 연령별, 영역별로 국내 입양인의 발달과정을 분석한 선행연구는 2006년도부터 진행된 <입양아동의 발달에 관한 종단연구>를 제외하곤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입양부모와 입양기관 실무자들이 발달단계에 따른 입양아동의 적응양상과 변화에 대해 적절한 양육과 개입을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최운선, 변미희, 권지성, 안재진, 2008).

이에 비해, 해외에서는 입양아동의 발달과 적응에 관한 연구들이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으며, 입양아동의 심리적 적응을 다룬 연구(Grotevant, 1997; Sharma, 1998; Reppold & Hutz, 2009), 입양아동과 비입양아동의 발달을 비교한 연구(Mikawa & Boston, 1968; Norvell & Guy, 1977; Dalby & Haslam, 1982), 입양아동의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본 연구(Brodzinsky et al., 1992; Berry et al., 1998; Reinoso, Juffer, & Tieman, 2013) 등과 같이 다양한 주제로 연구가 진행되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입양된 아동은 비입양아동에 비해 상당한 적응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결과를 이전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Dalby & Haslam, 1982; Dickson, Heffron, & Parker, 1990; Verhulst, Monika, Herma, & Bieman, 1990, 1995).

Brodzinsky(1990)에 의하면, 입양인들은 입양으로 인해 다양한 상실을 경험하게 되는데, 친생부모의 상실, 민족적 상실, 입양 가족 내 안정에 대한 상실, 인종적 상실, 정체성의 상실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상실감은 입양인들이 입양경험을 평가하고 이해하는 방식, 입양 관련 스트레스를 다루는 대처방식에 따라 중재되며, 입양에 대한 아동의 평가는 인지수준, 기질, 자기효능감, 개인 간 신뢰, 가치 등을 포함한 다양한 변수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Brodzinsky, 1990). 또한 상실감은 입양아동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되는데, 이는 입양아동의 적응과정 중 다음과 같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첫째, 낮은 학업성취도(Brodzinsky, 1987; 안재진 외, 2017)로, 입양아동의 학업성취도는 초등학교 때까지 비입양아동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다가 중학교 진학 이후 비입양아동에 비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둘째는 문제행동(Brodzinsky et al., 1987; Sharma, McGue, & Benson, 1998; 안재진, 권지성, 변미희, 최운선, 2009)이다. 기존 국외연구의 대다수는 입양아동이 비입양아동보다 문제행동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공개입양아동의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색한 안재진 외(2009)의 연구에 의하면, 입양아동의 문제행동 수준은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심리사회적 어려움(Dalby & Haslam, 1982; Deutsch et al., 1982; 안재진, 변미희, 권지성, 최운선, 2015)으로, 국외연구들은 입양아동이 높은 수준의 우울, 공격성 등과 같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국내 입양아동 110명을 대상으로 한 안재진 외(2015)의 종단연구에 의하면, 공격성, 우울 등으로 구성된 심리사회적 적응척도에서 입양아동의 사회성이 유의미하게 높았고, 우울과 공격성은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발달과정 중 입양아동이 비입양아동에 비해 여러 문제(낮은 학업성취도, 문제행동, 심리사회적 어려움)를 보인다는 연구결과와 반대로, 몇몇 연구에서는(Mikawa & Boston, 1968; Norvell & Guy, 1977) 입양아동과 비입양아동 간에 개인 특성, 사회적 적응패턴, 학업 성적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비입양아동보다 입양된 10-11살 남자 아동이 더 많은 학교에서의 문제행동과 정서적 문제를 보였으나, 15세에 도달한 후에는 그 차이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고(Bohman, 1971; Bohman & Sigvardsson, 1978, 1980), 18세에서 22세가 되었을 때는 더 이상 다름(difference)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또한, 입양아동과 비입양아동 그리고 위탁아동의 문제행동, 정신건강을 비교하여 살펴본 브랜드와 브리니치(Brand & Brinich, 1999)의 연구에서도 대부분의 입양아동(88%)은 비입양아동과 유사한 행동문제 척도 점수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입양아동과 비입양아동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국외연구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입양아동의 발달 및 문제행동 수준이 일반아동들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된 바 있다(박미정, 2009; 최운선 외, 2008).

2) 입양인의 정체성

정체성 또는 정체감(identity)은 ‘나는 어떤 내가 되어야 할까? 어떤 것이 진짜 나일까?’라는 질문들에 대한 답, 즉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일관되고 편안한 느낌으로 다양한 자아들을 통합하는 자기 정의’라고 할 수 있다(Myers, 2011, p. 177). 입양인의 정체성도 ‘입양인의’라는 조건을 빼고 나면, 이 정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입양인’이라는 점에서 비입양인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입양인의 정체성은 주로 “입양된 사람으로서 나는 누구인가?”, “입양되었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등의 질문들과 연관된다(권지성 외, 2021). 국내에서 입양인의 정체성을 탐색한 선행연구의 대다수는 해외입양인의 정체성을 살펴본 연구(이미선, 2002; 윤인진, 송영호, 양대영, 2012; 고혜연, 2013; 유혜량, 임채완, 2016)이며, 국내 입양인들의 정체성을 연구한 것은 2021년 성인 입양인의 정체성에 관한 질적 연구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비해, 국외연구는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Cahn & Singer, 1999; Grotevant et al., 2000; Huh & Reid, 2000; Von Korff & Grotevant, 2011; Colaner & Soliz, 2015). 입양아동의 정체성 형성에 대한 여러 연구(Grotevant, 1997; Sharma, McGue, & Benson, 1998; Reppold, 2009)들에 의하면, 입양은 모든 청소년이 겪는 정체성 형성과정에 더해 자기 자신에 대한 전반적인 감각에 통합되는 “다름(differentness)”의 차원을 더 하게 된다.

추상적 추론능력이 발달하는 청소년기에 입양아동은 입양과 관련된 모든 사회적, 관계적, 법적 의미를 이해하게 되고(Brodzinsky et al., 1984), 친생부모나 입양부모의 동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해, 자신의 정체성에 통합되어야 하는 또 다른 요소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Grotevant, 1997). 이는 친생부모와 입양부모 즉, 두 쌍의 부모가 있다는 사실로, 두 부모 중 본인을 누구와 동일시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정체성 탐색 과정에서 입양인들은 복잡한 감정을 겪게 된다고 보았다(Norvell & Guy, 1977). 청소년기의 아동은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개별화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려 하며, 그 과정 속에 누구나 정체성 위기 단계에 이를 수 있으나 입양인, 특히 입양되었음에 대해 골몰하는 입양인들에게 정체성 위기는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다(Tec & Gordon, 1967).

질적 연구방법론으로 성인입양인의 입양과 정체성 경험에 대해 알아본 Darnell 외(2017)의 연구에 따르면, 입양인의 정체성을 갖는 것은 입양 이력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 달려있다.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입양인들은 친생부모에 대한 정보, 정확한 출생일과 생물학적 병력 등과 같은 정보 부재로 인한 어려움이 존재했으며, 관계의 단절 경험,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감 등이 입양인의 존재의식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게 되며, 이는 정체성의 핵심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쉽게 답변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입양인의 정체성은 사회적 맥락을 살펴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혈연관계가 지배적인 사회에서 생물학적인 관계보다는 사회적 관계에 기초한 입양은 입양인들에게 정체성의 혼란을 가중시킨다(Grotevant et al., 2000). 2000년대 이후 공개입양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비밀입양에서 공개입양으로의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의 혈연중심 문화,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존재하고 있어(중앙입양원, 2017), 오랜 기간 지속된 비밀입양의 역사를 벗어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3) 입양인의 발달 및 정체성과 관련된 요인들

입양인의 발달과 적응, 그리고 그 중에서도 정체성과 관련하여 적지 않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입양인의 발달과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입양관련 개방적 의사소통

입양관련 개방적 의사소통은 청소년의 적응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Skinner-Drawz, Wrobel, Grotevant, & Korff, 2011; Beckett & Sonuga-Barke, 2008; Brodzinsky, 2006; Wrobel, Kohler, Grotevant, & McRoy, 2003). 입양과 관련된 의사소통은 단지 입양 사실을 밝히는 것뿐 아니라, 입양 당시의 상황을 비롯해 아동이 성장하면서 갖게 되는 친생부모와 가족들에 대한 호기심을 지지해주는 것까지 포함한다(Brodzinsky, 1990). 입양부모와 입양자녀 간의 상호작용 특히, 의사소통의 패턴은 입양아동의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입양의 개방성 즉, 개방적인 의사소통과 함께 친생부모와 만남 및 정보를 갖는 것이 입양청소년들의 정서적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Grotevant, 1997; Reppold & Hutz, 2009).

의사소통의 개방성이 입양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 브로진스키(Brodzinsky, 2006)의 연구에 의하면, 의사소통의 개방성은 입양아동의 사고(thought) 문제와 연관성이 높은 유일한 변수였으며, 의사소통 개방성이 낮을수록 과잉행동 장애, 주의력 결핍 등과 같은 외현화 문제가 더 높아진다고 보았다. 또한, 의사소통의 개방성은 입양 청소년의 정체성 형성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는데, 모든 청소년과 같이, 입양 청소년도 자신을 정의하는 과정을 거치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은 두 부모와의 연결 때문에 그 과정은 훨씬 복잡하다고 보았다. 입양인들은 이러한 측면을 그들의 새로운 정체성에 통합시킬 수 있어야 하며, 이는 부모와의 입양 관련 의사소통이 개방적이고, 지지적일수록 입양아동이 긍정적인 자아의식으로 통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Brodzinsky, 2011).

입양 관련 개방적 의사소통과 입양인의 자존감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본 베킷과 소누가-바크(Beckett & Sonuga-Barke, 2008)의 연구에서도 의사소통의 개방성이 낮을수록 정서적 어려움과 낮은 자존감을 가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았으며, 박미정(2009)의 연구에서도, 입양관련 개방적 의사소통은 사회적 위축과 또래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사회적 위축은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로 입양아동의 건강한 정체성 형성과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였다.

(2) 입양에 대한 부모의 태도

브로진스키 외(Brodzinsky et al., 1998)의 연구에 따르면, 입양아동이 입양을 자신의 새로운 인식에 통합하는 과정을 거칠 때, 입양부모가 고려해야 할 몇 가지 고유한 입양 관련 작업이 있다. 첫째, 입양 문제에 대해 개방적이고 정직한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양육환경을 계속 조성할 것, 둘째, 자녀가 입양 관련 상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고, 상실의 경험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슬픔을 도울 것, 셋째, 질문의 형태로 시작된 친생부모에 대한 탐색이 더 복잡한 방식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하며, 입양자녀의 발달단계에 맞춘 필요를 충족시키고 현실적으로 적합한 계획을 세울 것, 넷째, 두 가족에 대한 입양자녀의 이중 연결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두 연결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찾을 것, 마지막으로, 입양되었음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삶의 이러한 측면을 건강한 자아의식으로 통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입양아동에게, 친생부모에 대한 입양부모의 부정적인 견해를 반영한 피드백은 아동의 안정된 자아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입양가족 내에서도 갈등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여러 연구(안재진, 2013; 안재진, 권지성, 변미희, 최운선, 2010; 박미정, 2009; 구미향, 2008; Brodzinsky, 2006)를 통해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자신의 과거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어 혼란과 좌절, 슬픔, 분노 등을 느끼는 입양아동에게 이러한 감정을 완화할 수 있도록 아동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아동의 과거에 대한 정보가 결여되었더라도 입양아동의 감정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것이 입양부모의 주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3) 입양부모의 양육행동과 가족관계

입양부모의 양육행동은 입양아동의 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Hoopes, 1982). 박미정(2009)의 연구에 의하면, 입양모의 온정양육이 높다고 인지한 아동집단이 반사회, 과잉행동, 사회적 위축/또래갈등이 낮은 반면에, 학업수행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입양모의 온정양육이 친생부모로부터 분리된 상실감을 회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향(2008)의 연구에 의하면,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결속이 높을수록 위기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입양 가족관계와 건강한 청소년의 발달에 대해 살펴본 위튼과 위버(Whitten & Weaver, 2010)의 연구에서도 부모-자녀 관계의 질은 입양아동의 약물남용, 학교문제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연구방법

1) 맥락-패턴 분석방법

이 연구의 목적은 성인입양인이 경험하는 정체성 형성과정의 맥락과 패턴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연구에서는 권지성(2018)이 개발한 ‘맥락-패턴 분석방법’을 활용하였다.

이 분석방법은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을 사물-의미-본질의 층위로 구분하며, 생태체계 관점에서 개별적인 사물과 의미들을 점으로 이해하고 이것들이 서로 연결된 맥락의 구조를 밝히려 한다는 점, 발달관점에서 일정한 기간에 연구참여자들이 경험한 사물과 의미들이 시간 흐름에 따라 연결된 패턴을 발견하려 한다는 점, 그리고 구체적인 분석틀과 절차, 방법을 규정하지 않고 맥락과 패턴이라는 기본 구조 안에서 유연하게 다양한 분석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질적 연구접근들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맥락’이란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으로서 일정한 공간 내에서 특정 현상과 관련되어 있는 하위체계들과 그 연결고리를 말하며, ‘패턴’이란 ‘시간 흐름에 따른 사물과 의미들의 변화’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도 성인입양인 정체성 형성의 맥락을 생태체계 관점에서 분석하고, 시간 흐름에 따른 정체성 형성과정의 패턴을 같이 분석하려고 했기 때문에 이러한 분석방법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2) 연구참여자

이 연구의 참여자들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입양인 6명이었다. 원래는 11명의 성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으나 특성이나 정체성이 비슷한 여러 명의 연구참여자들 중에서 1명을 선택하고 나머지를 배제하면서 참여자 수가 줄어들었다.

개별 연구참여자들의 특성과 정보들은 연구결과의 사례별 분석에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다만 전체 연구참여자들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성별의 경우 모두 여성이었다. 연령은 연구 참여 당시 21-23세 사이였으며, 모두 대학 학부생이었다.

전체 연구참여자 모집과정에 대해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입양가족단체의 연구패널을 중심으로 연락하여 자발적 참여자를 모집하였는데 5명이 모였다. 이후로는 이렇게 모인 성인입양인들과 입양기관을 통해서 연구참여자들을 추가 모집하였다.

3) 자료수집 방법

이 연구에서 활용한 자료는 아동권리보장원이 구축해 온 <입양아동의 발달에 관한 종단연구>의 13차년도 주제인 “입양아동 종단연구 종합분석 및 제도 개선안 연구”(2020)에서 수집한 질적 자료들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양적 자료와 질적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기존에 축적해 온 종단자료를 종합 분석하는 한편, 입양정책의 변화를 분석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그 중에서 질적 자료만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이 연구에서 활용한 질적 자료는 개별 심층면접을 통해 수집한 것이다. 연구자 2명이 각 연구참여자들과 일대일로 만나 면접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초기에는 직접 대면으로 만나 면접을 진행하였으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만나기 어려워지면서 후반부에는 온라인 화상대화 채널을 통해 비대면으로 면접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 기간은 2020년 8월-9월 사이였다.

면접은 연구진이 미리 구성해 둔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하여 수행하였다. 각 면접은 모두 1회씩, 매회 2시간 안팎으로 진행되었으며, 면접 직후 녹음, 녹화 파일을 가지고 녹취록을 작성하였고, 그 녹취록을 중심으로 분석작업을 수행하였다.

연구 질문은 ‘성인입양인이 경험하는 정체성의 맥락과 패턴’이라는 주제에 따라 세분화되었다. 성인입양인의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 어린 시절(학령전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자신에 대한 생각의 변화, 그리고 발달단계별로, 생애 전반에 걸쳐 자신에 대한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나 조건, 하위맥락들이 무엇인지 질문하였다.

4) 자료분석 방법

이 연구에서는 권지성(2018)이 제안한 맥락-패턴 분석방법의 절차와 방법을 적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기술하자면, 첫째, 녹음파일, 녹취록, 메모와 노트 등을 여러 차례 반복하여 듣고 읽으면서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의 전체적인 맥락과 패턴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둘째, 녹취록 등 기록된 자료를 읽으면서 개별 사례에서 나타난 사물과 의미의 조각들을 점으로 표기하였다. 셋째, 개별 사례에서 찾은 사물과 의미의 조각들을 선으로 연결하였다. 넷째, 점과 선들을 서로 연결하면서 일정한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가진 맥락과 패턴을 탐색하였다. 다섯째, 사례별로 맥락과 맥락, 패턴과 패턴, 맥락과 패턴을 연결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여섯째,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의 전체적인 구조 속에서 맥락과 패턴을 재배치하였다. 마지막으로, 전체 사례들을 비교하고 개별 사례의 맥락과 패턴을 재검토하면서 떠오르는, 성인입양인들의 정체성 형성과정과 관련된 이슈와 주제들을 찾아 제시하고 기술하였다. 이후 각 사례에 대한 글쓰기와 통합 주제들에 대한 글쓰기 작업을 진행하였다.

5) 윤리적 고려

일반적으로 질적 연구에서 고려해야 하는 윤리적 이슈들은 연구에 대한 정보제공과 동의, 자발적 참여, 연구로 인한 피해와 보상, 비밀보장 등이다. 이 연구의 프로젝트에서는 이러한 윤리적 고려사항들을 포함한 연구계획서를 제출하여 남서울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1041479-HR-202007-007)를 받았으며, 심의를 통과한 뒤부터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하였다.


4. 연구결과

연구결과는 각 성인입양인이 개별적으로 경험한 정체성 형성과정의 맥락-패턴과 전체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통합한 주제 분석 결과로 구성되었다. 아래에서는 각 연구참여자 사례의 맥락과 패턴을 먼저 살펴보고, 이어서 전체 사례를 통합한 분석결과를 검토할 것이다.

1) 사례별 분석

사례별 분석은 연구참여자와 입양가족의 정보를 제시한 뒤에 생애과정에 따른 정체성 형성과정을 패턴으로 제시하고, 이어서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 하위체계들의 연결구조로서 맥락을 제시하였다.

(1) 사례1의 맥락과 패턴

사례1은 23세 여성이며 4년제 대학 재학 중이다. 그는 5세에 언니 1명과 오빠 2명(친생자녀)이 있는 가정에 입양되었고, 이후 입양을 통해 남동생 2명과 여동생 2명이 생겨 총 8남매의 중간이 되었다.

사례1의 생애과정에 따른 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학령전기에 대해서는, 다섯 살 때 입양되었지만 그 당시의 기억이 많지는 않다. 입양되어 왔을 때 친척들이 준 선물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다. 학교에서 콩쥐팥쥐 책을 읽었는데, 친구가 엄마를 팥쥐라고 해서 아니라고 답했던 적도 있다. 그리고 입양 직후에 ‘너 어디 가니?’라고 누군가 묻는 질문에 ‘우리 집’이 아니라 ‘엄마’ 집에 간다고 답해서 이상하게 여기는 반응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순간들에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 순간들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그 당시에는 스스로도 가족의 일부가 되지 않았다고 느끼고, 친구들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을 느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기에 해당하는 초등학생 때는 잘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였다. 청소년기에는 진로와 인생 고민으로 기분이 다운되었다. 그래도 교사와 친구들 덕분에 즐거웠다. 중학교를 다닐 때에는 어느 남학생이 “너희 엄마 아빠한테 버림받았으면서...”라고 상처 주는 말을 했음에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을 만큼 심리적인 탄력성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 때는 동갑 친구를 의식해서 공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고등학교 때는 재미있게 공부하였다. 청년전기로 넘어가면, 스무 살에는 대학을 다니는 게 힘들었다. 그런데 21세에 인생의 전환점이 왔다. 선교단체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던 고민이 많이 풀리게 되었다. 그는 앞으로 ‘친구 같고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하였다(<그림 1> 참조).

<그림 1>

성인입양인 사례1의 정체성 형성과정

현재 시점에서 입양에 대한 생각은 과거와 다르지 않다. 입양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에게도 입양을 권유하고 있으며, 입양은 기본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례1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입양가족 체계에서 입양부모를 보면, 보수적인 아빠와는 성향이 달라 종종 충돌하는 편이지만, 엄마는 자녀 편에서 대변해 준다. 언니 말은 잘 들으며, 동생들과도 잘 지낸다고 하였다. 언니, 오빠들과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어린 동생을 잘 돌봐준 것으로 보이며, 동생들과는 종종 싸우고 갈등도 있었지만 입양형제 중 맏이로서 동생들을 잘 건사하고자 하였다. 동생들을 입양할 때마다 가족회의를 했다는 진술은 이 가족이 민주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확대가족의 경우 입양 당시에는 사례1을 불편해 했지만 지금은 잘 지낸다고 하였다. 성인이 된 지금은 교류가 거의 없는 편이며, 명절에만 교류를 하고 있다.

입양공동체도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어릴 때는 입양단체의 지역자조모임에 자주 나갔지만 나이 들면서 교류가 점차 없어졌다. 특별히 친한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사례1만을 보면 입양공동체와는 연결이 끊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입양기관은 입양 제도와 절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연구참여자인 성인입양인들에게는 그 역할이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사례1에게도 마찬가지다. 사례1의 진술에서 입양기관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으며, 언급된 경우에도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이는 앞으로 제시될 다른 사례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입양기관이 주최한 입양가족캠프 또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거나 친생부모에 대한 뿌리찾기를 시도한 경우에만 입양기관과 접촉이 이루어졌고 면접에서 그에 대해 언급되었다.

친생모는 3세 이후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입양부모와 관계가 좋지 않을 때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한 적이 있다. 그리고 입양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볼 때 생각나곤 하였다. 친생모에 대해서는 자신을 버린 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보낸 거라고 생각하여 원망한 적은 없으며, 만날 수 있다면 만나고 싶다고 하였다. 친생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사회환경 체계와 관련하여, 친구관계는 대체로 원만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친분 여부를 떠나 입양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는 이제 입양을 완전한 자신의 일부로 수용하였으며, 그것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에게는 입양 여부를 떠나 아이를 양육할 때 입양과 연관 짓지 않았으면 한다고 요청하였다.

사례1의 정체성 형성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입양이 자신에게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5세에 입양된 연장아동으로서 처음에는 낯설고, 주변의 부정적인 인식에 힘든 적도 있었지만, 자라가면서 대처하는 힘이 커져왔고, 선교단체를 통해 고민도 해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입양가족은 형제가 7명이나 있고, 입양된 형제도 4명이나 있는 대가족으로서, 입양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친생모에 대한 생각으로도 이어져서 자신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더 나은 가정으로 보내기로 선택한 것으로 이해하며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 사례2의 맥락과 패턴

사례2는 21세 여성이다. 그는 현재 4년제 대학 재학 중이며 2학년이다. 입양부모는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고등학생인 여동생 1명과 초등학교 고학년인 남동생 1명, 총 2명의 형제가 있다. 3남매가 모두 입양자녀로 구성되어 있다.

사례2의 생애과정에 따른 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생후 한 달이 되기 이전에 입양되었다. 그는 학령전기부터 정체성과 가치관의 혼란을 겪었다고 진술하였다. 결정적인 계기는 TV 프로그램 출연이었다. 아동기에 수년간 다수의 전국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입양가족으로서 일상생활과 얼굴이 공개되었다. 이 덕분에 유명해지고, 입양을 홍보하게 된 것은 좋은 일일 수 있지만, 친구들 사이에서는 놀림과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친구들이 자신과 다르다며 피한 것이다. 사례2는 이 기간에 가치관 갈등을 심하게 겪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는 이 기간을 회고하면서 자아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였으며, 나이에 비해 성숙한 감정과 태도를 갖게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처음에 어렸을 때는 TV에 출연하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것이 좋았으나 나이가 들면서 상황을 인지하고 나서는 좋지 않았다. 특히 감정을 포장하게 되었다는 진술에서 실제의 삶과 대중에게 비쳐지는 삶 사이의 괴리가 이러한 정체감과 가치관의 혼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기인 중학생 때부터는 대안학교에 입학하여 고등학교 시기까지 마쳤다. 그때는 행복과 불행 사이를 오갔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위에서 언급한 혼란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공부에 대한 한계와 사춘기가 겹치면서 자존감도 낮아졌다고 하였다. 이 시기가 지나고 고등학생 시절은 대체로 좋았으나 고등학생 때 몸이 아프면서 힘들었다. 이 시기까지의 생애를 정리하면서, 그는 다른 사람이 못해 본 경험을 해본 것은 만족스럽다고 하였다(<그림 2> 참조).

<그림 2>

성인입양인 사례2의 정체성 형성과정

사례2는 이 시기에 대해 회고하면서 생일을 싫어해서 10월마다 집으로 내려갔다고 하였다. 생일은 친생부모와 관련된 날짜이며, 입양정체성을 흔들 수 있는 시점일 것이다. 그러나 점차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회복되었다고 하였다.

청년 전기에 접어든 대학 입학 이후에는 대체로 잘 지내고 있으며, 대학을 다니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하였다. 그는 학부 2학년생이며, 졸업 이후 NGO에서 일하며 많은 사람과 같이 살아가고 싶다고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엄마가 되어주고 싶고, 연장아 입양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이러한 진술은 사례2가 입양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 입양 ‘때문에’ 어려움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입양 ‘덕분에’ 얻은 것이 많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사례2는 자신을 ‘자기애가 강하고, 일 중심이며, 감정에 충실한 사람’으로 정의하였다. 입양에 대해서는 크게 감사한다고 하였으며, 입양이 우리 사회에 보편화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 입양은 40% 정도를 차지한다고 진술하였다. 즉 입양이 정체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체성에 관련된 맥락의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입양부모는 자신과 얘기를 많이 하며, 자신을 이해하고 이끌어 주신다고 하였다. 또한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으며, 특히 아버지가 자신의 편을 많이 들어주신다고 하였다. 사례2는 자신이 입양되어 가족을 만나게 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하였다. 그의 세계에서 확대가족과 입양기관은 현재 별다른 의미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입양공동체의 하위맥락 안에서, 사례2의 입양부모는 입양공동체(입양가족단체)에 깊이 관여되어 있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오고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사례2에게는 큰 의미를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만나고 관계를 형성해 온 입양 친구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사례2에게는 그 친구가 여전히 중요한 친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 친구와는 이제 입양 관련 대화는 많이 하지 않지만, 한번 하게 되면 오랫동안 하는 편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가까운 친구는 아니지만 언론에 노출된 친구가 입양됨에 감사하고 건강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다.

친생부모라는 하위맥락에서는 친생모에 대한 기억과 생각들이 드러났다. 사례2는 자신을 입양 보낼 때 친생모가 스무살이었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사례2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친생모를 찾으려고 시도했지만, 뿌리찾기의 법정 연령 제한 때문에 좌절되었다. 입양기관의 상담소장이 이에 대해 매우 미안해 하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사례2는 처음에는 친생모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만나고 싶었으나 점점 좋은 생각이 안 들며 지금도 그렇다고 하였다. 여자로서, 엄마로서 이해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자신을 버린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하였으며, 그럼에도 사과한다면 받아줄 마음은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뿌리찾기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된 지금, 친생모를 만날 의향은 있지만 만났을 때 성숙한 태도를 보일 자신은 없다고 하였다.

사례2의 사회환경 맥락은 여느 대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 대학 친구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입양친구와 일반친구 사이의 차이에 대해서는 입양보다 개성, 성격의 차이이며, 주제에 따라 서로 맞는 친구가 다르다고 하였다. 더 큰 사회집단으로는 교회가 의미를 갖고 있는데, 관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으며, 가족의 일원으로서 관계가 유지되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가 부모의 입양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 사례 3의 맥락과 패턴

사례3은 21세 여성이며, 현재 4년제 대학 재학 중이다. 그는 입양부모, 고등학생인 여동생, 중학생인 남동생과 살고 있다. 동생들도 모두 입양자녀다.

사례3의 생애과정에 따른 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입양인으로서 그의 인생은 짧지만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음을 알려준다.

사례3은 생후 한 달 이내에 입양되었다. 영유아기에는 별다른 사건 없이 평범한 생활을 했다. 그런데 입양부모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자녀들의 이름을 밝혔고, 그 이후로 기사가 여전히 인터넷에 남아 있고, 사례3의 이름을 검색하면 그 기사가 뜨고 있다. 이는 그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면서 친구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입양부모의 인터뷰 당시와 그 이전에는 스스로 입양됨에 대해 말하고 다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동생들이 그 나이에 말하고 다니는 것을 보니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주변에서 입양 이야기가 들리면 입양에 대해 설명해 주곤 하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인터뷰 기사를 통해 친구들이 입양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친구들의 놀림도 힘이 들었지만, 담임교사로부터 입양아동들은 모두 불쌍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도 교사들은 편견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조금 더 큰 어려움이 있었다. 입양 자체보다는 ‘착해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였다. 그러다 한번 크게 분노를 표출한 뒤 상황이 바뀌었다. 그 뒤로 아무도 사례3을 괴롭히지 않게 된 것이다. 학교 안에서는 고아라는 소문이 돌아 잘 모르는 학생이 와서 물어본 적도 있다고 하였다. 이 당시에 사례3은 사람이 나빠야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인간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되었다고 하였다(<그림 3> 참조).

<그림 3>

성인입양인 사례3의 정체성 형성과정

고등학교 때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우선 친구들이 재미있어서 즐거웠으며, 친구들이 바뀌기도 해지만 입양 관련 소문이 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때는 좋아하는 사람들만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하였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자신을 계속 돌아보며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약속을 중시하고, 긍정적이며, 감정을 탐색할 줄 알고, 활발하다는 등의 장점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자신과 타인에 대한 깊은 생각의 결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으며, 원하던 대학과 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는 미래에 자녀를 갖게 된다면 자유롭고 존중하는 양육을 하고 싶다고 하였으며, 몸이 안 좋기 때문에 입양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또한 이를 위해 입양을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도 하였다.

사례3은 자신이 경험했던 곤경에도 불구하고, 입양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가족이 되는 또 다른 방법, 평범한 것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입양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모두 존재하며, 흠도 자랑도 아니다. 그러나 행복해 지는 길이며, 자신은 입양인으로서 받은 혜택이 많다고 느낀다고 하였다.

이러한 정체성에 영향을 미쳤을 만한 맥락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3은 면접 내내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였는데, 나중에 더 큰 성인이 되면 가족을 부양하고 싶으며, 가족을 너무 좋아하고, 지금도 행복하다고 하였다. 특히 엄마의 역량이 입양에 대한 생각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입양에 대한 지식을 지속적으로 심어주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동생들하고는 싸우면서도 의지하는 관계라고 하였다. 사례3에게 확대가족은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3은 입양 공동체(입양가족단체와 모임)에 대해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입양인들의 네트워크가 있고 함께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과 즐거움을 느낀다고 하였다. 어려서부터 입양아동캠프 등에 참여하면서 입양 친구들도 사귀면서 즐겁게 놀았고, 입양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생긴 입양 친구들과 여전히 자주 연락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 2명과는 자주 연락하고, 주로 만나는 친구는 5명이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6개월에 한번 정도는 만나는 사이다. 사례3에게 이 친구들은 일반 친구들보다 더 큰 유대감을 준다. 대화 주제도 다를 뿐 아니라 입양되어 만들어진 관계들로서 만족감을 준다. 사례3에게는 이처럼 입양공동체와 입양친구들의 의미가 각별하게 느껴졌다.

친생부모 체계와 관련하여, 친생모에 대해서는 입양 당시 연령과 미혼모였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어릴 때는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중학교를 졸업하던 시기에 입양 사례발표를 하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시점에서는 생김새가 궁금하다. 친구들과 나눴던 얘기인데, 막상 만나게 되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고, 혹시나 만남을 거절당할까 봐 불안하다. 그래서 만나기는 싫지만 보고는 싶다. 어렸을 때부터 별 생각이 없었는데, 어렴풋이 알게 되니 더 알고 싶다고 하였다.

사례3은 사회구성원들의 입양에 대한 편견을 자주 발견하였다. 어렸을 때부터 ‘입양아치고는 밝네. 잘 자랐네’ 등과 같은 어른들의 말을 종종 듣게 되는데, 그때마다 수정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막장 드라마와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서 입양에 대한 인식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 사례4의 맥락과 패턴

사례4는 현재 23세 여성으로, 대학 재학 중이다. 사례4의 가족은 입양부모와 (본인 포함) 성인인 입양 자녀 2명, 청소년기 입양 자녀 2명을 포함하여 총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례4의 생애과정에 따른 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4의 아동기는 “나의 존재에 대한 의문”, “생모의 선택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입양의 의미를 이해하는 나이가 되고, 친구들과 다름을 느끼게 되면서 첫 번째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되었다. 본인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고, 나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왜 입양되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의 끝에 스스로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로 여기게 되면서, 본인을 태어나게 한 친생부모에 대해 미움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아동기에 미혼모센터를 방문하게 되면서, 본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미혼모들의 모습 속에 생모를 투영하게 되었고, 생모의 선택이 이해되고 받아들여졌다. 각자의 입장이 있고, 각자의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누군가를 미워하는 부정적인 마음도 사라지게 되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사례4가 아동기를 돌아보았을 때, 미혼모센터 방문을 통해 이런 좋은 감정과 경험이 없었다면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거라고 고백할 정도로 사례4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경험 중 하나로 보인다.

청소년기의 키워드는 “입양은 나의 한 부분”으로, 사례4는 조부모를 포함한 타인들의 입양 관련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인해 아동기에 이어 두 번째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된다.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받기 위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으나, 행동을 통해 타인의 사랑과 인정을 갈구하는 본인의 모습을 보며 진짜 나의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이 들게 된다(<그림 4> 참조).

<그림 4>

성인입양인 사례4의 정체성 형성과정

이러한 정체성 혼란의 과정 중에 온전히 본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가족의 사랑과 친구들의 지지를 통해, 자신은 있는 그대로 존재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입양은 나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금은 입양의 정당성을 찾기 위한 노력, 불필요한 죄책감과 불안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으며, 정체성 혼란을 겪는 입양아동들을 위해 다양한 입양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평안한 사람, 안정된 사람이 되어 주변과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며 입양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고자 한다.

사례4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쳐 온 맥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입양가족 체계에서 입양부모를 살펴보면, 입양모는 사례4에게 절대적인 존재이다. 어렸을 적부터 몸이 좋지 않았던 어머니를 지켜보며 유한한 존재로 느껴졌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모의 건강 상태에 예민한 편이다. 모가 없이는 본인의 존재가 무의미하다고 느끼고, 주변인들로부터 과한 애착 관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례4에게 모는 중요한 대상을 넘어, 절대적인 존재로 보인다. 부와는 성향이 동일해 서로 상처받기도, 부딪치기도 한다. 그러나 청소년기 본인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성장시켜 준 존재이기도 하다. 사춘기 시절, 정체성 혼란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사례4를 잡아주고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데 있어, 부모와의 대화가 크게 작용했다.

세 명의 동생들도 사례4에게 소중하고 든든한 존재다. 동생을 입양할 당시에 입양 절차가 빨라 가족의 일원으로 동생을 받아들일 시간이 부족해 단순히 부모가 키우는 아이라고만 생각했으나 이후 동생이 크게 다칠 뻔한 뒤로는 동생들을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현재는 다양한 입양 활동을 할 때, 본인에게 든든한 지지기반이 되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확대가족을 살펴보면, 조부모는 사례4에게 있어 이해해야 할 대상이었다. 어려서부터 조부모의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그리고 차별을 경험하면서 힘들었으나 조부모를 이해하고자 노력하였고, 현재는 잘 지내고 있다.

두 번째로, 입양기관과 입양공동체 체계이다. 사례4는 어렸을 적부터 입양캠프, 자조모임 등 다양한 입양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였다. 이러한 활동은 나만 입양된 아이가 아님을, 본인과 동일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고, 입양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그는 현재 참여자를 넘어서 아동권리보장원의 자문위원으로, 입양가족과 입양아동들의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의 입양부모에 의해 ‘구조되어’ 입양된 사례4에게 친생부모는 어렸을 적에 찾고 싶지도 찾을 수도 없는 존재였으나, 현재는 기회가 된다면 생모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생모로부터 본인의 정체성을 찾고 싶은 것이 아닌, 혹시라도 생모가 갖고 있을 죄책감과 슬픔으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사회환경 체계의 맥락을 살펴보면, 친구와 종교는 사례4의 정체성 형성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정체성 혼란 시기에 만난 친구들은 사례4의 대나무 숲이 되어줬다.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례4에게는 큰 버팀목이었다. 또한, 종교는 실수로 인해 태어난 존재가 아닌, 있는 그대로 가치 있는 존재임을 알게 해줬으며, 의기소침하지 않고 삶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을 마음의 여유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 사례5의 맥락과 패턴

사례5는 현재 21세 여성으로, 대학 재학 중이다. 현재 사례5의 가족은 부모와 성인인 친생자녀 2명, 본인과 동생인 청소년기 입양 자녀 2명을 포함하여 총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례5의 생애과정에 따른 정체성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아동기는, 사례5에게 거의 기억이 없는 시기이다. 입양 활동 관련 이야기를 나눌 때를 제외하곤 학교나 가정생활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참여한 입양 관련 활동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본인의 정체성이나 생각에 영향을 주는 것은 거의 없으나 프로그램의 즐거움과 봉사자들과 만남이 주는 기쁨이 커 꾸준히 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입양이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어렸을 적에 입양 관련 고민(친생부모, 입양인으로서 정체성 등) 또한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

청소년기의 키워드는 “나는 같으나, 다른 사람”이다. 사례5는 본인을 입양된 친구들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입양 활동을 통해 만났던 이들이 모두 입양 관련 고민을 갖고 있던 것과는 달리, 사례5는 입양이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입양에 대한 고민보다는, 학업과 대학진학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뤘고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 입양아동들의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 등에서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입양 친구들과 연락을 점차 줄여나가면서 친구들과 같은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했다. 사례5는 생각뿐만 아니라 발달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다름을 느꼈다. 생모의 뱃속에서 좋지 않은 경험으로 발달의 문제를 가진 주변 친구들에 비해, 장애를 갖고 있는 친동생(입양아)에 비하면 본인은 운이 좋았으며, 일반인과 다른 부분이 없다고 느낀다고 표현했다(<그림 5> 참조).

<그림 5>

성인입양인 사례5의 정체성 형성과정

사례5에게 입양은 현재의 삶을 만들어준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단어로만 존재할 뿐, 본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어렸을 적부터 거의 0에 가깝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청소년기 시절 사례5의 정체성 형성과정에는 입양 친구들이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와 같은 입양아동이지만, 나와는 또 다른 사람들임을 느끼는 과정을 통해서 본인의 삶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더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으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던 본인의 삶에 감사하기도 했다.

청소년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족은 사례5에게 막막함과 불편함을 가져다주는 존재다. 학업으로 바쁜 사례5에게 엄마와의 잦은 싸움, 언니의 잔소리, 입양 동생의 문제행동 등이 주는 스트레스는 이겨내기에 벅찬 부분이었다. 대학교 입학 후, 현재 가장 친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점차 안정을 갖게 되었다. 가족과 점차 거리를 두고, 많은 고민을 내려놓고 살아가고 있는 현재는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으며, 미래에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삶을 꿈꾸고 있다.

사례5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입양 가족 체계를 살펴보면, 사례5에게 있어 입양 가족은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엄마의 종교 및 정치적 성향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 간 싸움이 잦아지면서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고, 반복되는 상황 속에 모는 사례5에게 이름만 엄마인 존재가 되었다. 어렸을 적에는 엄마보다 언니를 훨씬 많이 의지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으나, 언니와 엄마 간 싸움이 잦아지면서 언니는 점점 예민해졌고, 다가가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현재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사이로 지내고 있다. 엄마와 언니에게서 벗어나 피난처 역할이 되어주는 이는 아버지와 오빠로 사례5에게 가족 구성원 중 가장 편한 존재이다. 현재 남동생은 도벽 및 복합적 행동 장애로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다. 소식을 알고 싶지 않아 현재는 연락을 끊고 있으며, 여동생과는 가끔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사례5는 사회환경 체계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 파트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으며, 동아리 활동에 대한 자부심과 즐거움이 매우 크다. 사례5가 본인의 일상이라 일컫는 친한 친구들도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스무 살 현재의 가장 친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사례5는 행복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거의 매일 만나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주고받고 있다. 친구만큼이나 남자친구로부터 받는 영향도 매우 크다. 많은 부분에서 본인을 잘 잡아주는 존재이며, 의지하는 존재이다.

다음으로 입양기관 및 입양공동체 체계를 살펴보면, 사례5는 어렸을 적부터 입양 관련 활동 중 국내입양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집단상담캠프를 고3 때까지 꾸준히 참여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1까지는 참여자로, 고2-고3때는 봉사자로 참여하였으며, 고3 때는 사례발표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2019년)에는 캠프가 진행되지 않아 해외 성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에 봉사자로 참여하였다.

앞서 생애과정에 따른 정체성 형성과정을 통해 살펴보았던 것처럼, 입양 친구들은 사례5의 청소년기 시절에 많은 영향을 준 존재이다. 현재는 청소년기 입양 친구들과는 거의 연락을 하고 있지 않으며, 입양 관련 봉사활동을 할 때 만나는 이들과는 가끔 연락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친생부모체계는 사례5에게 어떠한 모습으로서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사례5가 진술한 바가 없기 때문에 해석하기 어렵지만, 다른 사례들이 자연스럽게 친생부모에 대해 진술했던 점과 비교해 보면, 친생부모의 존재는 그에게 여전히 거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 사례6의 맥락과 패턴

사례6은 현재 23세 여성으로, 4년제 대학 재학 중이다. 사례6의 가족은 입양부모와 성인 친생자녀 1명, 입양아동 1명(본인) 등 총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례6의 정체성 형성과정에서 나타난 주제를 발달단계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아동기 시절, 학교 친구들과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사례6은 주변의 추천을 통해 대안학교에 입학했다. 팀의 막내가 되어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팀원들과 함께 생활하는 활동은 공동체 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던 사례6에게 사회성을 기를 기회가 되었으며 한국어 교사라는 꿈도 가지게 되었다. 대안학교에서 겪은 경험은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사례6의 정체성 형성과정에 상당히 중요한 경험인 것으로 보인다(<그림 6> 참조).

<그림 6>

성인입양인 사례6의 정체성 형성과정

중학교 시절, 사례6은 또 하나의 중요한 경험을 하게 된다. 타인을 통해(학교 선생님과 엄마의 전화통화) 본인이 입양되었음을 알게 되는 경험으로, 친구들이 함께 있던 터라 더욱 놀랐다고 한다. 어렸을 적, 부모님께서 입양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흐릿하게 있으나, 정확하게 입양이라는 단어가 쓰인 적이 없고, 본인 스스로도 원하지 않았기에 잊고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래서 사례6이 정확하게 본인이 입양되었음을 알게 된 것이 바로 이 날이었다. 당시에 너무 놀라 종일 울고 있던 사례6에게 건넨 오빠의 말은(“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주시는 엄마아빠가 있는데 무슨 상관이 있어?”) 큰 위로가 되었고, 부정적인 감정에서 바로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다.

감정과 상황에 예민할 수 있는 사춘기 때에 타인을 통해 입양되었음을 알게 되었음에도, 당시 입양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은 입양에 대한 주변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가족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사례6은 인터뷰 중에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부터 입양 가족으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입양되었음을 알게 되는 여부와 관계없이 본인의 삶에는 큰 문제가 없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길 위에서 만나는 이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유롭게 활동하던 사례6에게 한국의 일반고등학교 입학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당시 아버지가 본인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 교사로 근무하셨기에, 친구들의 시기 질투가 많았다. 따돌림을 당하는 동안 힘든 시간도 분명 존재했으나, 사례6은 이 시기를 배움의 시기로 받아들였다. 경험을 통해 친구 관계에서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선생님, 선배들 등)에게 집중하며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학교, 학원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 남은 고등학교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 당시의 감정들이 잘 해결이 되었기에, 지금은 이 시기를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훨씬 많았던 시기로 기억하고 있다.

최근 사례6은 학창 시절 겪어보지 못한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거의 매일 스스로에 대한 고민(학업, 가족, 취업 등)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그러나 걱정과 혼란스러움의 끝은 항상 현재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이는 사례6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긍정적인 생각과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것에는 성취가 있다고 믿는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걱정으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겨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례6이 꿈꾸는 미래는 다양한 일들을 경험해보는 것, 그리고 해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것이다. 아동기 시절, 한국어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은 입양 관련 활동에 참여하면서 구체적인 대상이 정해지게 되었다. 또한, 사례6은 입양하고 싶은 마음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입양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사례6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입양가족 체계를 보면,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던 부친은 사례6에게 친구와 같은 존재이다. 성향이 비슷하기도 하고, 부친과 대화에는 늘 공감과 칭찬이 있어서 모친보다는 주로 부친과 대화를 많이 한다. 부친과는 다르게 모친은 과정보다는 결과 즉, 성적을 중요시하는 편이며, 사례6이 놓칠 수 있는 기준들을 잘 잡아주신다. 여느 남매와 다름없이, 사례6과 오빠도 말로 하는 표현이 서투르다. 주로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해주는 편이다. 이제는 서로를 잘 알아 표정만 봐도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느껴진다고 했다. 사례6은 친가 모임, 외가 모임에 모두 잘 참석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부터 본인을 많이 예뻐해 주시던 외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크다. 사례6에게 있어 입양가족은 다른 방법으로 가족이 된, 감사한 존재이다. 어렸을 때부터, 현재까지 입양가족과 확대가족으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다음으로, 친생부모체계를 살펴보면 사례6에게 친생부모는 가끔 생각나는 정도의 존재이다. 엄마와 가치관이 달라 말다툼이 생길 때, 생모와는 잘 맞았을까? 라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하지만, 그것이 정체성의 문제로 다가오진 않는다고 답했다.

입양됨을 알게 됐을 때부터 꾸준히 입양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사례6에게 입양공동체는 배움의 존재이다. 활동을 통해, 활동에서 만나는 입양 친구들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배워 갈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도 입양친구들과 자주 연락하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환경 체계를 살펴보면, 친구는 사례6에게 미치는 영향과 중요도가 굉장히 높다. 어렸을 적에는 친구 관계에서 몇 차례 어려움이 있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친구들이 먼저 본인을 찾는 편이다. 대안학교를 다녀 오래된 친구는 없으나, 본인의 이야기를 다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한 친구들이 있다. 현재는 친구 관계에서 오는 문제도 고민도 전혀 없다고 답했다. 현재 사례6은 다양한 활동(동아리, 운동,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2) 통합 주제 분석

(1) 정체성의 다양성과 역동성

첫 번째 주제는 성인입양인이 가진 정체성의 다양성과 역동성이다. 이 연구에서 드러난 정체성의 의미들을 고려할 때, 성인입양인들은 ‘입양인’이라는 비입양인과 완전히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성인’으로서의 정체성에 ‘입양인’이라는 하위개념을 일정 정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구성체를 기반으로, 성인입양인들의 정체성은 6인 6색, 100인 100색이라 할 만큼 다양하며, 발달단계와 생애사건들, 환경체계로 구성된 맥락에 따라 매우 역동적인 양상을 보인다. 이것은 입양인의 정체성을 몇 가지 지표나 의미, 개념으로 정리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특정 시점의 정체성이 이전과 어떻게 다르고, 이후에 어떻게 달라질지도 함부로 예측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이 연구에서도 대부분의 성인입양인들이 입양인으로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으며, 어떤 성인입양인은 입양이 자신의 삶에 미친 영향이 거의 없다고 진술한 반면에, 어떤 이는 30%, 어떤 이는 70%, 어떤 이는 입양이 내 삶의 전부라고 진술하였다. 그의 정체성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와 별도로 입양이 차지하는 삶의 영역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또한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입양사실이 공개되어 곤경에 처하게 되고 입양됨을 부정적으로 경험했던 경우에도 성장하면서 긍정적으로 변화되기도 하였고, 어린 시절에는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나 여러 가지 인생 사건들을 겪고 부정적인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2) 쌓여가는 것들과 갑작스러운 일들

두 번째 주제는 쌓여가는 것들과 갑작스러운 일들로서 정체성 형성과정의 패턴을 빗댄 것이다. 다시 말해, 성인입양인의 정체성은 그와 관련된 경험들이 쌓여가면서 서서히 형성되기도 하고, 생애과정의 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갑자기 변화를 겪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서서히 쌓여가는 패턴을 보인 것은 입양부모의 양육과 입양공동체의 교육 및 관계형성이었다. 그리고 갑작스런 변화를 보인 사건으로는 미혼모들과 만남, 입양사실의 공개, 친구 관계에서 발생한 일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모두 우리가 입양인을 통해 미리 준비하거나 대처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된다.

(3) 결국, 사랑

세 번째 주제는 ‘결국 정체성 형성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결론이다.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들에게 그 사랑의 주체는 입양모였으나 입양모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입양부나 형제자매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였고, 청소년기 이후에는 친구가 그 자리를 메우기도 하였다.

성인입양인으로서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입양부모의 사랑이 중요한 조건이 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조건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대체할만한 다른 조건들이 있고, 그것이 입양인을 전적으로 믿고 사랑해 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다수의 연구참여자들은 입양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성인입양인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좋은 친구들이 있다면 자신을 소중하게 느낄 수 있으며, 즐거움과 행복을 경험할 수 있었다.

(4) 유비무환: 입양인의 대처전략

네 번째 주제는 ‘유비무환’, 즉 준비만 충분히 해 둔다면 위기가 닥쳐도 큰 어려움 없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성인입양인들이 겪은 위기는 개별적으로 다양하지만, 크게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발생하는 친구들과 관계 이슈와 청소년기 정체성 혼란 이슈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사례들은 언론 노출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위 두 가지 사건과 연결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입양사실 공개로 인한 친구들의 놀림이나 따돌림, 청소년기에 가족과 관계가 악화되고 친생부모를 떠올리게 되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경험하는 정체성 혼란은 대체로 철저하게 준비해 두면 큰 어려움 없이 극복해 갈 수 있는 일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에 참여한 성인입양인들은 갈등 수준이나 적응 기간에 차이가 있었지만, 공개입양가족의 입양자녀들로서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 온 덕에 친구들과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으며, 결국 성인이 된 지금은 나름대로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해 가고 있었다.

(5) 내 편이 필요해

다섯 번째 주제는 ‘내 편이 필요해’이다. 이는 앞서 제시한 ‘결국, 사랑’이라는 주제와 중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범위와 관계 면에서 차이가 있다. 사랑의 대상은 아니어도 내 편이 될 수는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연구에서 성인입양인에게 ‘내 편이 되어준’ 주체는 입양부모를 포함한 가족이었다. 친한 친구들도 물론 내 편이다. 그런데 거기에 더하여 여러 삶의 현장에서 성인입양인들은 자기 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입양친구’이다. 물론 입양친구도 친구의 일부이지만, 그들은 좀 다르다. 성인입양인과 입양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통하는 점이 더 많다고 느낄 수도 있고, 공유할 수 있는 삶의 영역이 더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친하거나 통하지는 않더라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위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입양가족 모임과 캠프에서 만나는 다른 입양가족들, 선후배들, 자원봉사자들, 입양가족단체의 실무자들도 근본적으로는 성인입양인의 편에 서 있다.

그리고 다수의 성인입양인들에게는 확대가족도 지금 시점에서는 든든한 지원체계로 작동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과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도 경우에 따라 의지할 수 있으며, 나를 존중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관계망 안에서, 또는 사회에서 어쩌다 마주친 사람들이 정반대의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입양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그것을 입양인을 향하여 투사할 때, 입양인의 건강한 정체성에 생채기를 내곤 하는 것이다.

(6) 사그라드는 친생부모의 존재감

여섯 번째 주제는 ‘사그라드는 친생부모의 존재감’이다. 성인입양인들에게 친생부모의 의미는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었다. 그러나 최소한 이 연구에 참여한 성인입양인들에게는 그 의미가 매우 제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친생부모가 자신의 삶에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제는 별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심지어 궁금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친생모를 보고 싶어 했던 그들의 바람에 비한다면, 그리고 이제 합법적으로 뿌리찾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상당히 의외의 반응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하여 친생부는 절대적으로 거의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6명의 연구참여자들 중에서 친생부를 언급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5. 결 론

이 연구의 목적은 성인입양인이 경험하는 정체성 형성과정의 맥락과 패턴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이 연구에서는 20대 초반의 성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질적 연구접근 중 하나인 맥락-패턴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는 ‘사례별 맥락-패턴 분석’결과와 ‘통합 주제 분석’ 결과로 구성되었다. ‘사례별 맥락-패턴 분석’ 결과에서는 성인입양인인 6명의 연구참여자들이 겪어 온 생애과정에서 발달단계별 이슈들과 입양 관련 사건들에서 드러난 맥락과 패턴들을 파악하여 기술하였다. ‘통합 주제 분석’에서는 사례별 분석에서 드러난 이슈들을 정리하여, 성인입양인들의 정체성 형성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주제들로 통합하였으며, 그 결과로 ‘정체성의 다양성과 역동성’, ‘쌓여가는 것들과 갑작스러운 일들’, ‘결국, 사랑’, ‘유비무환, 입양인의 대처전략’, ‘내 편이 필요해’, ‘사그라드는 친생부모의 존재감’ 등 6가지 주제가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입양인의 건강한 발달과 정체성 형성과정을 지원하고, 성인입양인의 적응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려해야 할 실천지침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입양 사후서비스 체계를 입양인의 정체성 형성과정이라는 틀 내에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현행 사후서비스는 가정법원의 최종 판결 이후 1년 이내로 한정되어 있으며, 이후에는 입양인과 가족의 자발적인 접촉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다. 공개입양이 활성화되면서 이렇게 장기적으로 입양기관과 관계를 맺으며 지원을 받는 입양가족의 비율도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연결이 끊어진 가족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들 다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하며 살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가족들도 상당수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도 입양가족 사후관리 체계를 입양부모에 대한 감시체계가 아닌 건강한 입양가족을 형성하도록 지원하는 보편적, 포괄적 서비스 체계로 개념화하고, 입양가족 사후관리의 의무기한을 3년으로 연장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 사이에 입양기관과 실무자, 입양가족과 입양아동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면, 자연스럽게 장기적인 사후서비스 체계가 구축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입양 제도와 서비스체계의 공공화와 입양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재정과 인력 지원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입양 결연 건수에 따라 입양기관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미션인 것이다. 또한 입양부모의 자격을 심사하고 선정하는 데 초점을 맞춰 온 입양실무자들의 전문성도 입양아동의 발달과 입양가족의 적응을 돕는 역량을 중심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러한 틀 안에서 입양 사후서비스의 구체적인 구조와 내용을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입양인의 발달과 입양 관련 이슈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론화되어 있고, 현장에도 알려져 왔지만, 이를 사후서비스에 적용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학령전기와 초등학교 입학 직후인 아동기 전기, 중학교 2학년 시기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기, 그리고 합법적인 뿌리찾기가 가능해지는 청년기 초기에 떠오르는 입양 관련 이슈들을 입양부모와 입양아동이 미리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입양 서비스체계가 도와야 할 것이다.

셋째, 입양 사후서비스를 실행할 때는 입양아동과 가족에 다양성이 존재하고, 발달단계와 생애주기에 따라 역동성이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입양인과 입양가족은 모두 다르다. 일반적이고 이론적인 단계와 주기, 이슈들이 있지만, 각 입양인과 가족들에게 개입하고자 할 때는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입양인의 건강한 정체성 형성을 위해서는 결국 입양부모와 형제들을 포함한 가족의 사랑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따라서 입양부모들이 자녀를 건강하게 양육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출산 또는 입양한 형제들과도 건강한 관계를 형성해 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수행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연구 결과의 주제 중 ‘내 편이 필요해’에 초점을 두면, 입양가족과 입양가족 자조모임, 그 안에서도 입양친구, 그리고 입양실무자 중 적어도 한 명은 입양인의 편에 서서 절대적으로 지지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입양가족은 당연한 필요조건이겠지만, 청소년기 이후에는 충분조건이 아닐 수도 있다. 어릴 때부터 입양공동체 내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입양인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갖게 해주고, 다른 입양부모들도 전통적인 확대가족처럼 기능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앞으로는 입양실무자의 역할도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입양실무자와 입양인의 관계 강화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입양실무자들의 대다수가 사회복지사임을 고려할 때, 입양실무자들이 교육과정에서 원래 배워왔던 전문성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장을 열어주면 될 것이다.

여섯째, 입양인의 뿌리찾기 지원에 대해서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입양인이 만 18세가 되었을 때 입양아동정보체계를 통해 친생부모 정보를 확인하고, 뿌리찾기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 체계를 변경할 필요는 없겠으나 친생부모에 대한 입양인의 마음을 고려한 접근은 필요해 보인다. 이 연구에 참여한 다수의 성인입양인들은 친생(부)모를 보고는 싶지만 만나고 싶지는 않다고 하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의 현실에서 자신의 친생부모가 처한 상황을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을 것이고, 수많은 막장 드라마에서 표현되는 것과 달리 대부분의 입양인들은 입양가족과 충분히 친밀한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친생부모를 만나볼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합법적인 뿌리찾기 단계에 초점을 두기보다 입양가족의 관계형성에 더 역점을 두고, 입양인이 어릴 때부터 서서히 발달단계에 맞춰 친생부모에 대한 정보를 듣고 이해하며, 수용해 갈 수 있도록 돕는 작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성인입양인의 경험 중에서도 개별적인 생활세계를 탐색하고, 생애과정에서 정체성을 형성하는 패턴과 그에 관련된 맥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행연구들과 차별화되는 의미를 갖는다. 그럼에도 연구참여자들이 모두 청년기 초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후의 발달단계를 탐색할 수 없었다는 점, 그리고 남자 성인입양인의 참여가 부족하여 성별 편향이 존재한다는 점 등의 한계를 갖고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들을 극복하고, 성인입양인의 정체성에 대한 더욱 풍부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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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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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입양인 사례1의 정체성 형성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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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입양인 사례2의 정체성 형성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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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입양인 사례3의 정체성 형성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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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입양인 사례4의 정체성 형성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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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입양인 사례5의 정체성 형성과정

<그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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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입양인 사례6의 정체성 형성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