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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cle ]
Journal of Social Science - Vol. 31, No. 2, pp.151-170
ISSN: 1976-2984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0
Received 07 Feb 2020 Revised 10 Apr 2020 Accepted 21 Apr 2020
DOI: https://doi.org/10.16881/jss.2020.04.31.2.151

다양한 관점 점화가 아이디어의 양과 질에 미치는 효과

이국희 ; 신나영 ; 한다혜
경기대학교 교양학부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Effects of Diverse Perspective Priming on the Quantity and Quality of Ideas
Guk-Hee Lee ; Na-Young Shin ; Da-Hye Han
Kyonggi University
Kyonggi University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한다혜,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박사과정,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1(신림동), E-mail : us01041@snu.ac.kr 이국희, 경기대학교 융합교양대학 교양학부 조교수(제1저자)신나영,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 범죄심리학과 조교수(공동저자)

초록

현 연구는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것이 창의성의 양과 질 향상에 기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참가자들과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에게 편의점으로 사용하던 학교 내 공터 활용 방안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제시하게 하는 과제를 수행한 후, 아이디어의 양을 창의성의 양으로, 아이디어 목록에 대한 제3자의 평가를 창의성의 질로 하는 평가하는 분석을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 점화는 아이디어의 양(창의성의 양) 증진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연구 1A), 제3자들은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참가자가 작성한 아이디어 목록을 이에 점화되지 않은 참가자가 작성한 아이디어 목록보다 더 창의적이라고 평가함(창의성의 질)을 확인하였다(연구 1B). 또한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참가자들은 공터의 원래 용도였던 ‘편의점’을 아이디어 목록에 포함하는 비율이 이에 점화되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낮았고, 참가자들이 재학 중인 학교에 없는 것을 아이디어로 제시하는 비율은 높았다. 추가적으로 연구자가 참가자들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창의성의 양(연구 2A)과 질(연구 2B) 모두를 증진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다양한 관점 점화가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을 동시에 향상시킴을 경험적으로 검증한 드문 연구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본 연구는 회사의 브레인스토밍 회의, 창의성을 요하는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다양한 관점을 (짧게) 점화하는 것이 창의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시사점이 있다.

Abstract

This examined whether diverse perspective priming would improve the quantity and quality of creativity. To address the study objective, participants, who were primed in diverse perspectives and those who were not, performed a brainstorming task on how to utilize optimally an empty space within a school that had previously housed a convenience store. For data analysis, the quantity of creativity was defined as the number of generated ideas and the quality of creativity was defined as a third party’s assessment of the catalogue of ideas. Diverse perspective priming increased the number of ideas (quantity of creativity) (Study 1A), and that third parties evaluated the idea catalogue developed by the participants who were primed in diverse perspectives as being more creative (quality of creativity) compared to those who were not primed (Study 1B). The group primed in diverse perspectives had a low proportion of participants who included the original use of the empty space (convenience store) in the idea catalogue and a higher proportion of participants who proposed ideas regarding what the school did not currently have, compared to the not-primed group. In addition, the results showed that the researchers’ explicit instruction to brainstorm creative ideas increased neither the quantity (Study 2A) nor quality (Study 2B) of creativity. This study is significant because it is one of few studies, in which simultaneous improvement in the quantity of ideas and creativity by diverse perspective priming was tested empirically. These findings suggest that creativity might be enhanced by the (brief) priming of diverse perspectives prior to a brainstorming session at work or before performing a creative task.

Keywords:

Creativity, Diverse Perspective Priming, Quantity and Quality of Ideas, Brainstorming, Creative People

키워드:

창의성, 다양한 관점 점화, 아이디어의 양과 질, 브레인스토밍, 창의적인 사람

1.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사람들은 새로울 뿐 아니라,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에 찬사를 보내며, 이러한 지식과 기술을 제시한 사람을 창의적인 사람이라 칭하고,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을 창의성이라고 부른다(Kim, 2006; Torrance, 1972; Torrance & Horng, 1980). 새롭지만, 공동체에 기여하지 못하는 지식은 창의성이라기보다 독특함에 가깝다(Southgate, Westoby, & Page, 2010).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새로운 컴퓨터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분명 새로운 지식 혹은 기술을 맞겠지만, 대중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를 주는 독특한 것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또한 새롭지 않지만, 공동체에 기여하는 지식이나 기술은 창의성이라기보다 대중화 혹은 적용에 가깝다(Hunter, Bedell-Avers, Hunsicker, Mumford, & Ligon, 2008). 구체적으로 스마트폰을 처음 만든 것은 창의성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색의 스마트폰을 가질 수 있도록 스마트폰의 색을 다양화하는 것은 창의성의 대중적 적용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새로움을 줄 뿐만 아니라, 유익함까지 겸비한 진정한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공유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왔다. 예를 들어, 1901년부터 2005년까지 동시대를 살았던 과학자들 중 노벨상 수상자와 비수상자를 비교한 결과 노벨상 수상자들은 과학 분야 이외의 다양한 취미를 가졌고, 그 과정에서 한 가지 관점에 매몰되는 일이 적었음이 드러났다(Root-Bernstein et al., 2008). 구체적으로 동시대 과학자들 중 노벨상 수상자들은 비수상자보다 악기 연주, 작곡, 지휘 등의 음악 활동을 취미로 하는 비율 2배, 스케치, 유화, 판화, 조각 등의 미술 활동을 취미로 하는 비율은 7배, 아마추어 배우, 무용수, 마술 등의 공연예술을 취미로 하는 비율은 22배 많았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습득한 과학 분야 이외의 다양한 관점이 그들의 창의적인 연구 수행에 기여했다.

또 다른 연구는 창의적이라고 인정받는 패션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어린 시절 이사를 자주 다닌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Leung, Maddux, Galinsky, & Chiu, 2008). 그리고 이사를 자주 다니면서 다양한 견해와 문화를 경험한 것이 이들의 창의성 증진에 유익했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창의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은 창의적이라고 평가받지 못하는 디자이너들보다 해외에서 근무한 기간이 더 길었고, 특히 근무한 곳의 문화가 디자이너의 모국어 문화권과 다를수록 창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모국어 문화권이 동양인 디자이너는 서양문화를 접할수록 모국어 문화권이 서양인 디자이너는 동양문화를 접할수록 창의성을 발휘하였다. 이는 다양한 관점을 가지는 것이 과업을 창의적으로 수행하는 것에 유익함을 보여준다(Leung et al., 2008).

다양한 관점이 창의적인 과업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실험실 상황에서도 검증된 바 있다. 부연하자면, 한 연구는 참가자들에게 ‘터키 어린이를 위한 신데렐라 이야기’를 창작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참가자들을 두 조건 중 하나에 무작위로 할당하였다(Maddux & Galinsky, 2009). 한 집단은 미국과 중국 문화가 융합된 45분 분량의 슬라이드쇼를 보게 하였고, 다른 집단은 미국 문화만 있거나 중국 문화만 있는 같은 분량의 슬라이드쇼를 보게 하였다. 그리고 연구에 대해서 모르는 새로운 참가자들을 모아 참가자들이 창작한 신데렐라 이야기가 얼마나 창의적인지 평가하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중국 문화가 융합되어 있는 슬라이드쇼를 본 집단이 둘 중 한 문화에 대한 설명만 있는 슬라이드쇼를 본 집단보다 더 창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창의적인 과업수행에 ‘다양한 관점’이 기여함을 다양한 연구들이 확인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첫째, 다양한 관점이 창의성의 질이 증진한다는 것은 확인하였지만, 창의적 과업수행 양에도 다양한 관점이 기여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Simonton, 1997). 그러나 창의적 과업수행의 역사적 사례를 다룬 일부 연구에 따르면, 창의성의 질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양에 비례한다(창의성의 질이 창의성의 양을 초월하여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바 있으나, 이것이 실험을 통해 경험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으며, 특히 ‘다양한 관점’이 창의성의 양과 질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인된 바 없기에 본 연구에서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셰익스피어는 20년 간 희곡 37편, 소네트 154편을 썼지만 현재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작품은 4편, 모차르트는 평생 600여곡을 작곡했지만, 세계 50대 고전음악 목록에 있는 작품은 6곡, 베토벤은 650여곡을 작곡했지만 세계 50대 고전음악 목록에 있는 작품은 5곡, 아인슈타인은 248편의 논문을 출판했지만, 노벨상에 기여한 논문은 3편 정도, 에디슨은 1,093개의 발명을 했지만, 현대인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30개 내외이다(Simonton, 1992; 1997; 2015). 이러한 예들은 창의성의 양과 (공동체가 평가하는) 창의성의 질이 높은 상관을 가짐을 보여주지만, 이러한 현상이 실험실이라는 통제된 환경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검증된 적은 없다.

둘째, 다양한 관점 점화를 45분간 진행한 후, 창의성의 질을 평가한 연구가 있었는데, 45분이라는 점화 시간을 현실에서 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Maddux & Galinsky, 2009). 예를 들어,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하는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개최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회의의 주최자는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관점을 점화시키고 싶다. 이때 45분이나 슬라이드쇼를 보여주는 것이 과연 효율적일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또 디자이너들이 과업을 수행하기 전에 창의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45분이나 되는 슬라이드쇼를 볼 시간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는 더 짧은 시간 간단한 방법으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선행연구는 그것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효과인지, 아니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슬라이드쇼가 그렇지 않은 슬라이드쇼보다 더 재미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효과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관점을 제시되는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영상을 더 재미있다고 느끼고, 더 몰입한다(Hansen & Trope, 2013). 또한 이렇게 유발된 긍정 정서는 인간의 사고를 더 확장하고(Fredrickson & Branigan, 2005), 창의성을 증진한다고 알려져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Conner & Silvia, 2015).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본 연구에서 다양한 관점 점화의 효과를 분석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영상이 그렇지 않은 영상보다 더 재미있기 때문인지 그래서 긍정정서를 불러 일으켰고, 그에 따른 사고 목록 확장 효과가 나타난 것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확인하는 작업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것이 창의적 사고 증진에 효과적임을 명확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2) 현 연구

현 연구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관점 점화가 창의성 증진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이해를 한 걸음 진전시키기 위해 이루어졌다. 이를 위한 본 연구는 먼저 창의성의 양과 창의성의 질을 함께 측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창의성의 양은 ‘학교 내 편의점으로 썼지만 지금은 공터가 된 장소의 활용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제안하는 것으로 측정하였고, 창의성의 질은 이러한 아이디어에 대한 제3자(공동체)의 평가라고 조작적 정의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참가자를 다양한 관점 점화 조건과 다양한 관점 비점화조건으로 나누어, 각 집단별로 영상을 시청하게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관점을 다양한 문화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는 것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다. 다양한 관점을 다양한 정보로 조작적 정의하는 것은 본 연구가 처음이 아니며, Leung, Maddux, Galinsky, & Chiu(2008)에 의해 사용된 바 있다. Leung et al.(2008)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집단에게는 동양 문화에 대한 정보와 서양 문화에 대한 정보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45분 분량의 슬라이드 쇼를 시청하게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Leung et al.(2008)의 연구에서처럼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기 위해 이 세상에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정보를 담은 짧은 영상을 2분 분량으로 제작하였다(<그림 1> 참조). 이는 회의 시간 전에 2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더라도 창의성이 증진될 수 있는지, 또 마감에 쫓기는 디자이너들이 과업을 시작하기 전에 2분 간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는 정도만으로도 과업의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것을 확인하는 것은 다양한 관점 점화의 일반화 가능성(적용 가능성)을 증진시킨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림 1>

다양한 관점 점화 영상의 한 장면주. (A) 다양한 관점 점화가 없는 조건 영상(https://youtu.be/q7w2fI-ptIU),(B) 다양한 관점 점화가 있는 조건 영상(https://youtu.be/3CB4acGvLS8)

또한, 본 연구는 다양한 관점 점화 조건 참가자와 비점화 조건 참가자 사이에 긍정 정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이는 다양한 관점 점화가 창의성의 양과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다양한 관점 자체의 효과인지, 아니면 다양한 관점 제시가 파생하는 즐거움이나 재미 때문인지 명확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면, 선행연구에서 확인한 다양한 관점 점화 효과가 긍정 정서의 확장 구축 이론에 종속되는 현상인지, 아니면 다양한 관점 자체의 효과인지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을 것이다(Fredrickson, 2001).


2. 연구 1A

1) 방법

(1) 도구

다양한 관점 점화는 영상을 통해 이루어졌다. 먼저 다양한 관점 점화가 없는 영상은 회색 화면과 함께 배경 음악이 제시되는 영상으로 하단에 배경 음악에 대한 설명이 화면 하단의 자막으로 제시되었다(<그림 1A> 참조). 한편 다양한 관점 점화가 있는 영상은 북반구가 위에 있는 세계지도, 남반구 위에 있는 세계지도, 환경의 영향을 중시하는 동양 문화, 대상 내부의 속성에 집중하는 서양 문화 등 다양한 관점을 점화할 수 있는 이미지 및 동영상이 화면 하단의 자막과 함께 제시되었다(<그림 1B> 참조). 이 두 영상의 재생 시간은 2분으로 동일하였다.

(2) 설계 및 참가자

연구 1A는 다양한 관점 점화 (없음 vs. 있음)가 아이디어의 양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참가자간간 요인설계를 통해 진행되었다. 연구를 위해 한국 소재 대학교 학부생 100명(남: 42, 여: 58)이 참여하였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19–24세였고, 평균연령은 20.44세(SD = 1.26)였다. 참가자들을 전공별로 분류해보면, 어문계열 28명, 예체능 계열 17명, 사회과학 계열 15명, 자연과학 계열 17명, 공학 계열 23명이었다. 즉 다양한 전공의 학부생들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참가자들의 절반은 다양한 관점 점화 없음 조건에, 다른 절반은 다양한 관점 점화 있음 조건에 무작위로 할당하였다.

(3) 절차

연구 1A는 다양한 관점 점화가 있음 조건 혹은 없음 조건 중 하나의 영상을 본 후, ‘편의점으로 활용하다가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학교 내 공터 활용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구체적으로 참가자들은 다양한 관점 점화 조건에 따라 2분 간 영상을 시청한 후, 5분 동안 공터 활용 방안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쓰는 과제를 수행하였다. 이 과제를 수행할 때는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었는데, ‘동일 범주의 예시를 2개 이상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햄버거가게, 쌀국수가게’라고 음식점 범주를 2개 이상 쓴 후 ‘초밥가게’라는 음식점 범주를 또 쓸 수 없다. 이는 창의적이지 않은 아이디어를 무차별적으로 많이 적어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 과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영상이 얼마나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는지에 대한 조작점검 문항에 7점 척도로 응답하였고(1: 전혀 그렇지 않다, 7: 매우 그렇다), 곧 이어 영상을 보는 동안 얼마나 즐거웠는지에 대한 문항에 7점 척도로 응답하였다(1: 전혀 즐겁지 않았다, 7: 매우 즐거웠다). 연구 1A의 모든 절차가 수행되는데 걸린 시간은 약 10분 정도였다.

2) 결과 및 논의

(1) 조작 점검

참가자들이 다양한 관점 점화가 있는 조건 영상에서 실제로 다양한 관점이 있다고 지각했는지, 다양한 관점 점화가 없는 조건 영상에서 실제로 다양한 관점이 없다고 지각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 점화 2 (없음 vs. 있음)가 영상 내용에 포함된 다양한 관점 지각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일원변량분석(one-way ANOVA)을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 점화 있음 조건에서 영상이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다는 지각(M = 5.12, SD = 1.47)이 다양한 관점 없음 조건에서 영상이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다는 지각(M = 2.78, SD = .93)보다 강한 다양한 관점의 주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F(1, 98) = 90.729, p < .001, η2p= .481). 아울러 성별의 주효과(p = .524), 전공계열의 주효과(p = .680), 성별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608), 전공계열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328)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영상을 활용한 다양한 관점 점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2) 정서 점검

참가자들이 다양한 관점 점화가 있는 조건과 없는 조건 영상을 보면서 느낀 즐거움의 정도가 다른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 점화 2 (없음 vs. 있음)가 영상을 시청할 때 지각한 즐거움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일원변량분석(one-way ANOVA)을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 점화 있음 조건 영상을 시청할 때 지각한 즐거움(M = 3.46, SD = 1.64)과 없음 조건 영상을 시청할 때 지각한 즐거움(M = 3.38, SD = 1.96)에는 차이가 없었다(p = .825). 또한 성별의 주효과(p = .687), 전공계열의 주효과(p = .349), 성별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797) 및 전공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637)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참가자들이 시청한 점화 조건의 영상에 따라 유발된 정서에는 차이가 없음을 의미한다.

(3) 아이디어의 양

영상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과 점화하지 않은 집단이 5분 동안 제시한 아이디어의 양(공터 활용 방안)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 점화 2 (없음 vs. 있음)가 아디이어의 양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일원변량분석(one-way ANOVA)를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M = 6.04, SD = 1.95)이 기술한 아이디어의 수가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지 않은 집단(M = 4.76, SD = 1.44)이 기술한 아이디어의 수보다 더 많은 다양한 관점 점화의 주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F(1, 98) = 13.984, p < .001, η2p = .125). 더하여 성별의 주효과(p = .572), 전공의 주효과(p = .419), 성별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297), 전공과 다양한 관점의 점화의 상호작용(p = .761)은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 1A는 단기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것이 주어진 시간 내에 아이디어를 많이 떠올리는 것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조건 영상을 시청한 참가자가 지각한 즐거움과 이를 점화하지 않는 조건 영상을 시청한 참가자가 지각한 즐거움에 차이가 없었다. 이는 본 연구의 결과가 긍정 정서가 유발하는 사고-행동 목록(thought-action repertoires)의 확장에 따른 것이 아니며(Fredrickson & Branigan, 2005), 영상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것에 기인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이디어의 양이 많다는 것과 아이디어가 창의적이라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일 수 있으며, 이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이어지는 연구 1B는 연구 1A 참가자들이 기술한 아이디어 목록을 연구 1A에 대해 모르는 제3자에게 보여준 후, 이것이 얼마나 창의적인지 평가하게 함으로써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이 기술한 아이디어 목록의 창의성에 질적인 차이가 있는지 검증해보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3. 연구 1B

연구 1B는 연구 1A의 참가자들이 작성한 아이디어(아이템)에 대한 창의성을 제3자가 평가했을 때, 다양한 관점을 점화가 있는 조건과 없는 조건 간에 질적인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1) 방법

(1) 설계

연구 1B는 다양한 관점 점화 (없음 vs. 있음)가 창의성의 질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아이템간 요인설계를 통해 진행되었다. 즉 연구 1B는 연구 1A의 참가자들이 작성한 아이디어(아이템)에 대한 창의성을 제3자가 평가하였다.

(2) 참가자 및 절차

연구 1B를 위해 한국 소재 대학교 학부생 100명(남: 51, 여: 49)이 참여하였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19–22세였고, 평균연령은 20.45세(SD = .99)였다. 참가자들을 전공별로 분류해보면, 어문계열 21명, 예체능 계열 20명, 사회과학 계열 24명, 자연과학 계열 17명, 공학 계열 18명이었다. 즉 다양한 전공의 학부생들이 연구 1B에 참여하였다.

연구 1B 참가자는 연구 1A 참가자와 겹치지 않는 새로운 참가자였고, 연구 1A 참가자들이 어떤 조건에 참여했는지 알지 못했다. 연구 1B 참가자들의 과제는 연구 1A 참가자 중 10명이 작성한 아이디어를 보면서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평가하였다. 아이디어의 창의성 평가는 연구 1A 참가자가 제시한 아이디어가 전반적으로 얼마나 창의적인지 11점 척도로 평가하는 것이었다(0: 전혀 창의적이지 않다; 10: 매우 창의적이다). 연구 1B가 수행되는데 걸린 시간은 약 25분 정도였다.

2) 결과 및 논의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연구 1A 참가자가 한 명이 작성한 아이디어 세트에 대한 연구 1B 참가자들의 창의성 평가에 일관성 있게 나타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참가자의 아이디어 세트를 한 아이템으로 취급한 후, 이 아이템을 기준으로 Cronbach’s α 분석을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분석의 α값은 .941로 나타났으며, 이는 한 아이템에 대한 10명의 서로 다른 참가자들의 평가가 매우 높은 일관성을 보였음을 함의한다.

이어서 영상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과 점화하지 않은 집단이 5분 동안 제시한 아이디어의 창의성(공터 활용 방안의 창의성)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 점화 2 (없음 vs. 있음)이 아이디어의 창의성 평가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아이템 기반 일원변량분석(item-based one-way ANOVA)을 진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M = 6.16, SD = .84)이 기술한 아이디어의 창의성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지 않은 집단(M = 3.50, SD = .49)이 기술한 아이디어의 창의성보다 더 높은 다양한 관점 점화의 주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F(1, 98) = 380.871, p < .001, η2p = .795). 아울러 연구 1B 참여자의 성별(p = .368), 전공(p = .882)이 아이디어의 창의성 평가에 미치는 주효과는 없었다.

연구 1B는 제3자가 봤을 때,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이 기술한 아이디어가 그렇지 않은 집단이 기술한 아이디어보다 더 창의적임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연구 1A의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 참가자가 제시한 공터 활용 방안에는 ‘미술관, 가상현실 체험관, 여행사, 멀티미디어 장비 대여소, 요리교실, 건강검진센터, 대학홍보관’ 등 현재 참가자들이 소속된 대학에 없는 활용 방법들이 제시 되었다. 그러나 연구 1A의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지 않은 집단 참가자가 제시한 공터 활용 방안에는 ‘카페, 서점, 샤워실, 편의점, 식당, 세미나실, 독서실, 휴게실, 컴퓨터실, 실험실’ 등 참가자들이 소속된 대학에서 이미 볼 수 있는 활용 방법들이 제시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질적 차이가 연구 1B 참가자의 창의성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조건에 참여한 50명 중, 문제에 제시된 ‘편의점’을 자신의 아이디어 목록에 포함한 사람은 27명(54%)이었으나, 다양성을 점화하지 않은 조건에 참여한 50명 중, 문제에 제시된 ‘편의점’을 자신의 아이디어 목록에 포함한 사람은 46명(92%)으로 나타났으며,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χ2(1) = 18.316, p < .001). 이는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참가자가 이에 점화되지 않은 참가자보다 편의점 이외의 다른 공터 활용 아이디어를 더 많이 떠올렸음을 보여준다.

연구 1A와 연구 1B를 종합할 때, 아이디어의 양이 많은 집단이 아이디어의 창의성에서 높은 받았고, 아이디어의 양이 적은 집단이 아이디어의 창의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연구 1A 참가자별 아이디어의 양과 이에 대한 연구 1B 참가자들의 창의성 평가 간의 상관은 .403로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했다(p < .001). 이는 아이디어의 양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 아이디어의 창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4. 연구 2A

연구 1A와 1B는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아이디어의 양이 많고, 아이디어의 창의성이 높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연구 1A와 1B에는 한 가지 잠재적인 비판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참가자들은 영상을 보는 동안 이후에 진행할 과제가 창의성과 관련된 과제일 가능성이 있음을 기대했을 수 있고, 이러한 기대가 공터 활용 방안 창의성 증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지 않은 참가자들은 음악과 관련된 설명만 들었기에 이 후에 진행할 과제가 창의성과 관련된다는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었고, 이것이 공터 활용 방안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낮추는 것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연구 2A와 2B는 연구 1A와 1B에서 제시될 수 있는 이러한 잠정적 비판에 대응하고자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새로운 참가자들을 모집하여 연구 1A와 1B와 같은 실험을 다시 한 번 진행하되,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조건 참가자들은 영상을 보면서 이후 과제가 창의성에 관련된 내용일 것이라고 예측했는지 아닌지 확인하고자 한다. 또한 참가자들이 공터 활용 방안 제시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노력하라’는 지시문을 주는 조건과 주지 않는 조건을 추가한 후, 두 조건 간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에 차이가 있는지 검증할 것이다.

1) 방법

(1) 설계 및 참가자

연구 2A는 다양한 관점 점화 2 (참가자간: 없음 vs. 있음) ×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 2 (참가자간: 없음 vs. 있음)의 참가자간 요인설계(between-subjects design)를 통해 조건에 따라 공터 활용 방안 아이디어의 양에 미치는 효과가 다른지 검증하였다. 연구 2A를 위해 한국 소재 대학교 학부생 200명(남: 99, 여: 101)이 참여하였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19–27세였고, 평균연령은 20.57세(SD = 1.23)였다. 참가자들을 전공별로 분류해보면, 어문계열 35명, 예체능 계열 28명, 사회과학 계열 45명, 자연과학 계열 50명, 공학 계열 42명이었다. 즉 다양한 전공의 학부생들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참가자들은 네 가지 조건 중 하나에 무작위로 할당되었다.

(2) 절차 및 도구

참가자들은 다양한 관점 점화 조건에 따라 2분 간 영상을 시청한 후, 5분 동안 편의점으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공터가 된 학교 내 장소의 활용 방안을 최대한 많이 쓰는 과제를 수행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과제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 조건에 따라 절반의 참가자들에게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노력하라’는 지시문을 주었고(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 있음 조건), 남은 절반에게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 없음 조건). 또한 연구 1A와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은 같은 범주의 아이디어를 두 개 이상 쓸 수 없었다.

공터 활용 방안 아이디어 기술 과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영상이 얼마나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는지에 대한 조작점검 문항에 7점 척도로 응답하였고(1: 전혀 그렇지 않다, 7: 매우 그렇다), 곧 이어 영상을 보는 동안 얼마나 즐거웠는지에 대한 문항에 7점 척도로 응답하였다(1: 전혀 즐겁지 않았다, 7: 매우 즐거웠다). 끝으로 참가자들은 ‘영상을 보면서 다음에 이어질 과제가 창의성과 관련될 것이라고 예측했나요?’라는 질문에 ‘네/아니오’로 응답하였다. 연구 2A의 모든 절차가 수행되는데 걸린 시간은 약 10분 정도였다.

2) 결과 및 논의

(1) 조작점검

참가자들이 다양한 관점 점화가 있는 조건 영상에서 실제로 다양한 관점이 있다고 지각했는지, 다양한 관점 점화가 없는 조건 영상에서 실제로 다양한 관점이 없다고 지각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 점화 2 (없음 vs. 있음)가 영상 내용에 포함된 다양한 관점 지각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일원변량분석(one-way ANOVA)을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 점화 있음 조건에서 영상이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다는 지각(M = 4.96, SD = 1.27)이 다양한 관점 없음 조건에서 영상이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다는 지각(M = 2.36, SD = 1.04)보다 강한 다양한 관점의 주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F(1, 198) = 250.764, p < .001, η2p = .559). 아울러 성별의 주효과(p = .556), 전공계열의 주효과(p = .739), 성별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477), 전공계열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320)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영상을 활용한 다양한 관점 점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2) 정서 점검

참가자들이 다양한 관점 점화가 있는 조건과 없는 조건 영상을 보면서 느낀 즐거움의 정도가 다른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 점화 2 (없음 vs. 있음)가 영상을 시청할 때 지각한 즐거움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일원변량분석(one-way ANOVA)을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 점화 있음 조건 영상을 시청할 때 지각한 즐거움(M = 3.85, SD = 1.85)과 없음 조건 영상을 시청할 때 지각한 즐거움(M = 3.93, SD = 1.97)에는 차이가 없었다(p = .767). 또한 성별의 주효과(p = .883), 전공계열의 주효과(p = .074), 성별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254) 및 전공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195)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참가자들이 시청한 점화 조건의 영상에 따라 유발된 정서에는 차이가 없음을 의미한다.

(3) 과제 예측

다양한 관점 점화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따라 참가자들이 다음에 이어질 과제를 창의성과 관련된 것이라고 예측했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 점화 조건에 따라 ‘영상을 보면서 다음에 이어질 과제가 창의성과 관련될 것이라고 예측했나요?’라는 질문에 ‘네’라고 응답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질문에 ‘네’라고 응답한 사람은 두 조건 모두에서 없었다. 이는 참가자들의 공터 활용 방안 아이디어 제시 과제 수행이 과제에 대한 예측과 무관함을 보여준다.

(4) 아이디어의 양

다양한 영상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과 점화하지 않은 집단이 5분 동안 제시한 아이디어의 양(공터 활용 방안)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 점화 2 (없음 vs. 있음) ×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 2 (참가자간: 없음 vs. 있음)가 아디이어의 양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이원변량분석(two-way ANOVA)을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M = 7.87, SD = 1.66)이 기술한 아이디어의 수가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지 않은 집단(M = 5.77, SD = 1.73)이 기술한 아이디어의 수보다 더 많은 다양한 관점 점화의 주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F(1, 198) = 76.072, p < .001, η2p = .280). <그림 2>는 연구 2A의 결과를 도식적으로 보여준다.

<그림 2>

연구 2A의 결과주. 다양한 관점 점화가 아이디어의 양에 미치는 주효과를 보여준다.오차막대는 평균의 표준오차이다.

그러나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이 아이디어의 양에 미치는 주효과(F(1, 198) = .062, p = .803), 다양한 관점 점화와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이 아이디어의 양에 미치는 상호작용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F(1, 196) = .248, p = .619). 더하여 성별의 주효과(p = .793), 전공의 주효과(p = .406), 성별과 다양한 관점 점화의 상호작용(p = .620), 전공과 다양한 관점의 점화의 상호작용(p = .709), 성별과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의 상호작용(p = .715), 전공과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의 상호작용(p = .312)은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 2A는 연구 1A에서 관찰했던 다양한 관점 점화의 효과를 반복 검증함으로써 본 연구의 신뢰도를 증진시켰다. 또한 다양한 관점 점화가 이어질 과제가 창의성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아이디어의 양에 미치는 효과가 없음을 관찰함으로써 연구 1A와 연구 2A에서 관찰된 효과가 다양한 관점 점화 이외의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5. 연구 2B

연구 2B는 연구 2A 참가자들이 기술한 아이디어가 얼마나 창의적인지에 대한 제3자의 평가를 확인함으로써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아이디어의 양도 많지만, 아이디어의 창의성이라는 질적 측면에서도 더 우수한지 확인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1) 방법

(1) 설계

연구 2B는 다양한 관점 점화 2 (없음 vs. 있음) ×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 2 (없음 vs. 있음)가 창의성의 질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아이템간 요인설계를 통해 진행되었다. 즉 연구 2B는 연구 2A의 참가자들이 작성한 아이디어(아이템)에 대한 창의성을 제3자가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2) 참가자 및 절차

연구 2B를 위해 한국 소재 대학교 학부생 200명(남: 89, 여: 111)이 참여하였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19–24세였고, 평균연령은 20.54세(SD = 1.13)였다. 참가자들을 전공별로 분류해보면, 어문계열 26명, 예체능 계열 38명, 사회과학 계열 46명, 자연과학 계열 45명, 공학 계열 45명이었다. 즉 다양한 전공의 학부생들이 연구 2B에 참여하였다.

연구 2B 조사 참가자는 연구 2A 참가자와 겹치지 않는 새로운 참가자였고, 연구 2A 참가자들이 어떤 조건에 참여했는지 알지 못했다. 연구 2B 참가자들의 과제는 연구 2A 참가자 중 10명이 작성한 아이디어를 보면서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평가하였다. 아이디어의 창의성 평가는 연구 2A 참가자가 제시한 아이디어가 전반적으로 얼마나 창의적인지 11점 척도로 평가하는 것이었다(0: 전혀 창의적이지 않다; 10: 매우 창의적이다). 연구 2B가 수행되는데 걸린 시간은 약 25분 정도였다.

2) 결과 및 논의

(1) 설계 및 재료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연구 2A 참가자가 한 명이 작성한 아이디어 세트에 대한 연구 2B 참가자들의 창의성 평가에 일관성 있게 나타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참가자의 아이디어 세트를 한 아이템으로 취급한 후, 이 아이템을 기준으로 Cronbach’s α 분석을 수행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분석의 α값은 .925로 나타났으며, 이는 한 아이템에 대한 10명의 서로 다른 참가자들의 평가가 매우 높은 일관성을 보였음을 함의한다.

이어서 다양한 관점 점화 2 (없음 vs. 있음) ×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 2 (없음 vs. 있음)가 공터 활용 방안의 창의성 평가에 미치는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아이템 기반 이원변량분석(item-based two-way ANOVA)을 진행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M = 6.87, SD = 1.14)이 기술한 아이디어의 창의성이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지 않은 집단(M = 4.51, SD = .71)이 기술한 아이디어의 창의성보다 더 높은 다양한 관점 점화의 주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F(1, 198) = 306.176, p < .001, η2p = .610). <그림 3>은 연구 2B의 결과를 도식적으로 보여준다.

<그림 3>

연구 2B의 결과주. 다양한 관점 점화가 아이디어의 양에 미치는 주효과를 보여준다.오차막대는 평균의 표준오차이다.

그러나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의 주효과(F(1, 198) = .445, p = .505), 다양한 관점 점화와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의 상호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F(1, 196) = .005, p = .941). 아울러 연구 2B 참여자 성별(p = .715) 및 전공(p = .728)이 아이디어의 창의성 평정에 미치는 주효과, 성별과 다양한 관점(p = .951), 전공과 다양한 관점(p = .598), 성별과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p = .196), 전공과 창의적 아이디어 지시문(p = .949)이 아이디어의 창의성 평정에 미치는 이원상호작용 효과도 없었다.

연구 2B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아이디어에 대한 제3자의 질적 평가를 통해 확인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또한 연구 1B와 같이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것이 아이디어의 창의성 증진에 효과적임을 반복 검증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게다가 연구 1A와 1B를 종합해서 도출했던 ‘다양한 관점 점화는 아이디어의 양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것 모두에 기여한다’는 결론을 연구 2A와 2B를 종합하여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은 본 연구의 결과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결과임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연구 2A 참가자별 아이디어의 양과 이에 대한 연구 2B 참가자들의 창의성 평가 간의 상관은 .395로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했다(p < .001). 이는 아이디어의 양이 아이디어의 질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임을 시사한다.

추가적으로 연구 2A의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집단 참가자가 제시한 공터 활용 방안에는 ‘일일농장, 기념품 판매점, 천체관측소, 3D프린팅 공작소, 사진관, 온천, 약국, 애견 까페’ 등 현재 참가자들이 소속된 대학에 없는 활용 방법들이 제시 되었다. 그러나 연구 2A의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지 않은 집단 참가자가 제시한 공터 활용 방안에는 ‘패스트푸드점, 서점, 주차장, 체육관, 인쇄소, 문구점, 피트니스 센터’ 등 참가자들이 소속된 대학에서 이미 볼 수 있는 활용 방법들이 제시 되었다. 아마도 이러한 질적 차이가 연구 2B 참가자의 창의성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양한 관점을 점화한 조건에 참여한 100명 중, 문제에 제시된 ‘편의점’을 자신의 아이디어 목록에 포함한 사람은 62명(62%)이었으나, 다양성을 점화하지 않은 조건에 참여한 100명 중, 문제에 제시된 ‘편의점’을 자신의 아이디어 목록에 포함한 사람은 85명(85%)으로 나타났으며,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χ2(1) = 46.648, p < .001). 이는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참가자가 이에 점화되지 않은 참가자보다 편의점 이외의 다른 공터 활용 아이디어를 더 많이 떠올렸음을 보여준다.


6. 종합논의

본 연구는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것이 아이디어의 양과 아이디어의 창의성에 미치는 효과를 실험이라는 통제된 상황에서 검증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또한 이러한 효과가 다양한 관점을 하는 과정이 참가자들을 더 즐겁게 하고, 더 즐거워진 참가자의 사고 목록이 확장되는 효과 때문인지 확인해보고자 했다(Fredrickson & Branigan, 2005). 이를 위한 연구 1A는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기 위한 영상(<그림 1A>)과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지 않는 영상(<그림 1B>)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준 후, 편의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공터가 된 학교 내 장소의 활용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기술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아이디어의 양이 더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지는 연구 1B는 연구 1A 참가자들이 작성한 아이디어를 연구 1A에 대해 알지 못하는 제3자에게 보여준 후, 아이디어가 얼마나 창의적인지 평가하게 하였다. 그리고 연구 1A에서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집단의 아이디어가 그렇지 않은 집단의 아이디어보다 더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받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 2A는 연구 1A를 반복검증하면서 연구의 신뢰도를 높일 뿐 아니라, 연구 1A의 결과가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을 요하는 과제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에 영향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또한 참가자들에게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제시하라고 지시하는 것을 통해 아이디어의 양과 질이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 설계를 추가하였다.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연구 2A의 전반적인 결과는 연구 1A와 동일하였다. 즉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집단이 제시한 아이디어의 수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많았다. 아울러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조건에 참여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모두 이후에 진행될 과제가 창의성을 요구하는 과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 이는 두 집단 간 아이디어 양 차이는 다양한 관점 점화의 효과이지, 이후의 과제가 요구하는 것이 창의성임을 예측한 것에 따른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연구 2B는 연구 1B를 반복검증하면서 연구의 신뢰도를 증진할 뿐 아니라, 연구 2A에서 새롭게 조작했던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제시하라’는 지시문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이 기술한 아이디어의 창의성에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연구 2A에 대해 모르는 새로운 참가자를 모아 연구 2A 참가자들이 기술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면서 그 창의성을 평정하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집단이 기술한 아이디어가 그렇지 않은 집단이 기술한 아이디어보다 창의적이라고 평가받는 다양한 관점의 주효과가 나타났으나, 연구자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술하라는 지시를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가 아이디어의 창의성에 미치는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공터 활용 방안 문제에서 제시된 ‘편의점’이라는 활용 방안을 자신의 아이디어에 포함시키는지 아닌지의 여부에서도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이 사이에 차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집단에서는 절반 정도의 참가자가 편의점을 자신의 아이디어에 포함하였으나,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지 않은 집단에서는 85% 이상의 참가자가 편의점을 자신의 아이디어에 포함하는 경향을 보였다. 게다가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집단은 ‘미술관, 가상현실 체험관, 여행사, 요리교실, 건강검진센터, 대학홍보관, 일일농장, 기념품 판매점, 천체관측소, 3D프린팅 공작소, 온천, 약국, 애견 까페’ 등 현재 재학 중인 학교에 없는 것을 기술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지 않은 집단은 ‘카페, 서점, 샤워실, 편의점, 식당, 세미나실, 독서실, 휴게실, 컴퓨터실, 실험실, 패스트푸드점, 서점, 인쇄소, 문구점’ 등 현재 재학 중인 학교에 이미 있는 것을 기술하는 경향이 있었다.

추가적으로 이러한 효과들은 다양한 관점을 점화하는 영상이 그렇지 않은 영상보다 참가자를 즐겁게 하고, 그에 따라 긍정 정서를 가진 사람에게 나타난다고 알려진 사고 목록 확장에 기초한 것은 아니었다. 또한 참가자의 성별과 전공이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에 미치는 효과도 없었고, 성별과 전공이 다양한 관점 점화 혹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시에 관한 지시문과 상호작용하여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에 미치는 효과도 없었다. 종합하면 다양한 관점의 점화는 아이디어의 양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

1) 결과해석

본 연구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 한 가지 가능성은 다양한 관점 점화가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지식에 접근하는 것에 기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McKoon & Ratcliff, 1992; Tulving, Schacter, & Stark, 1982). 구체적으로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다양한 개념에 접근하는 신경적 경로가 비활성화 상태에 있었으나,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사람은 다양한 개념에 접근하는 신경적 경로가 활성화 상태에 있었고 그에 따라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이 모두 향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Domke, Shah, & Wackman, 1998; Perfetti & Bell, 1991).

또한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전략에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관점 점화된 사람들은 ‘공터 활용 방안 제시’라는 문제의 본질에 입각하여 과제를 수행한 반면,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학교나 편의점’과 같이 문제에 있었던 장소 관련 단서에 주목하여 과제를 수행했을 수 있다. 이는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지 않은 집단이 그들이 재학 중인 학교에 이미 존재하는 것을 많이 기술한 반면,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지 않은 집단은 그들이 재학 중인 학교에 없는 것을 많이 기술했다는 점과 전자의 집단이 문제에 있는 편의점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후자의 집단이 그렇게 하는 경우보다 많았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사람들은 ‘공터’라는 비교적 추상적인 개념으로 과제를 바라봤지만,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학교에서 편의점으로 쓰던 장소’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개념으로 과제를 바라봤을 수 있다. 브레인스토밍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할 수 있는 기준점(anchor)이 되는 개념을 추상적으로 제시하거나, 그 종류를 다양화할 때가 기준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거나 단 하나만 제시할 때보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도출되는 아이디어의 창의성이 증진됨을 확인한 연구도 이러한 해석을 지지한다(Whyte & Sebenius, 1997).

정리하면,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사람들이 선택한 기준점은 ‘공터’라는 추상적 개념이었고, 이에 따라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것, 현재 학교에 없는 것 등으로 연상의 기준점을 다양화할 수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의 질이 향상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다양한 관점에 점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문제에 제시되어 있는 ‘학교와 편의점’이라는 구체적 개념을 기준으로 연상을 시작하였고, 그 범위 이상으로 사고를 확장하지 못했으며, 이러한 인지과정의 영향으로 인해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의 질이 상대적으로 저하되었을 수 있다(Faure, 2004).

2) 시사점

본 연구는 창의성의 질을 자기보고식으로 측정하지 않았고, 제3자의 객관적 평가를 통해 측정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연구이다. 창의성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새롭고 유용한 사고’이다(Torrance, 1972; Torrance & Horng, 1980). 이러한 정의를 풀어서 설명하자면, 창의적 아이디어, 창의적 건축, 창의적 디자인이라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새롭고 유용하게 느끼는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조현아, 권낙원, 2007; Kim, 2006).

그런데, 실상 창의성을 측정했다고 연구들 중 일부는 창의성이 공동체적 개념이라는 것을 외면한 체 자기보고식으로 측정하는 경우가 있다(노풍두, 조용곤, 조근태, 2011; 지은림, 주언희, 2012; 최인수, 2000). 물론 새롭고 유용한 사고를 했다는 것을 어떻게 평가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는 계속 논쟁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적어도 창의성을 자신의 창의성을 자기가 보고하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김영채, 2012). 본 연구는 창의성을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평가하게 하면서 객관성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확인했다는 측면에서 향후 창의성 측정방법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관점에 점화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아이디어의 양과 아이디어의 창의성이 증진된다는 것을 발견한 본 연구는 자신의 모국어 문화권이 아닌 다른 문화권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가지게 된 디자이너들이 모국어 문화만 경험해본 디자이너보다 창의적이라는 선행연구와 연관성이 있다(Leung el al., 2008; MacKinnon, 1962; Maddux & Galinsky, 2009). 또한 작곡, 공예, 마술, 글쓰기, 미술 등의 예술적 취미생활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가지게 된 과학자들은 그렇지 않았던 동시대의 과학자들보다 노벨상 수상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도 다양한 관점 점화가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본 연구의 결과와 일맥상통한다(Root-Bernstein el al., 2008).

그러나 본 연구는 디자이너 같은 한정된 대상이 아니라, 대학생이라는 일반적 집단으로 하여금 다양한 관점을 가지도록 했을 때,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이 증진됨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별성을 가진다. 또한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와 같은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현상을 검증했다는 측면에서 선행연구의 일반화 가능성을 증진하였다.

아이디어의 양이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예측하는 요인임을 관찰한 본 연구는 작가, 미술가, 작곡가, 과학자, 발명가 중 과업의 양이 많은 사람들이 과업의 창의성도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한 선행연구의 발견과 연관성을 가진다(Simonton, 1992; 1997; 2015). 하지만 본 연구는 이렇게 특수한 집단의 사례에서 관찰되었던 과업의 양과 창의성 사이의 관계를 실험실이라는 통제된 상황에서 반복 검증하면서 선행연구가 관찰한 현상의 신뢰도를 증진시켰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본 연구는 다양한 관점 점화가 아이디어의 양과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다양한 관점 제시가 불러일으키는 긍정 정서의 효과가 아님을 확인했다는 측면에서 이론적으로 중요하다(Fredrickson, 2001).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다양한 관점을 점화시킨 조건 참가자들과 그렇지 않은 조건 참가자들의 긍정 정서에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였는데, 이는 인간의 사고-행동 목록을 확장시킨다고 알려진 긍정 정서는 본 연구가 관찰한 현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즉 본 연구에서 관찰한 아이디어의 양과 아이디어의 창의성 증진은 다양한 관점 점화에 의한 것이며, 긍정 정서에 의한 것이 아니다.

본 연구는 창의적으로 사고하라고 지시하거나 강요하는 것이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다. 이는 회사에서 회의시간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라고 지시하거나, 디자이너들에게 창의적인 디자인을 하라고 강요하거나, 건축가들에게 창의적인 건축물을 만들라고, 지시하는 것으로는 그들의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없다. 오히려 평소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을 점화시키는 것, 추상적인 개념에서 시작한 연상 작용을 다양한 차원으로 확장하고, 융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증진에 효과적이다.

본 연구는 창의성을 요구하는 과업을 시작하기 전에 관점을 다양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다양한 관점을 담은 PPT 슬라이드를 45분 간 보여주었던 선행연구와 다르게, 2분 정도의 짧은 점화만으로도 창의성을 증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측면에서 실무 현장에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으로 브레인 스토밍 회의, 창의적인 기획안 작성, 창의적인 디자인을 수행하기 전에 다양한 관점을 2분 정도만 짧게 점화하는 시간을 가지면, 과업의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것에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3) 한계와 향후연구제안

본 연구는 이렇게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부분에서는 한계가 있다. 첫째, 본 연구의 결과가 직장인, 디자이너, 공예가, 건축가 등의 실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시사점을 줌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대상이 대학생이었다는 점에서 일반화 가능성이 충분한 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물론 성인이고, 다양한 전공에서 참여하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외적 타당도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완전한 것은 아니다. 이는 현재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 디자이너들, 건축가들을 대상으로 본 연구의 효과를 반복 검증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둘째, 아이디어를 기술하는 것에 5분이라는 제한시간을 두었다는 점도 본 연구의 제한점이다. 그러나 현실의 모든 상황에 아이디어를 기술하는 것에 마감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제한시간이 5분처럼 비교적 짧지 않은 상황도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일반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제시를 위한 시간에 마감을 두지 않거나, 30분 혹은 1시간처럼 본 연구에서 제한했던 시간보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동안 고려할 수 있게 했을 때도 현 연구와 동일한 결과가 도출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창의성을 공터 활용 방안이라는 맥락에서 측정하였다. 그리고 이 과제는 다소 언어적 지식을 활용하는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창의성은 언어적 지식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공예, 작곡, 건축, 마술, 공학 등 암묵적 지식에서도 창의성이 요구된다. 향후 다양한 관점 점화가 암묵적 지식을 사용하는 과업의 창의성 증진에도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면, 언어적 지식을 요구하는 과제만 사용한 본 연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본 연구는 창의성을 측정하는 객관적 도구로 알려져 있는 토렌스 창의성 검사(Torrance Test) 점수를 창의성에 대한 조작적 정의로 사용하지 않았고(Kim, 2006; Torrance, 1972; Torrance & Horng, 1980), 아이디어의 창의성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를 창의성이라고 조작적 정의하였다. 이러한 조작적 정의의 차이점은 향후 토렌스 창의성 검사 점수와 대중이 평가한 과업에 대한 창의성 평가 점수를 비교했을 때 유의한 상관이 나올지 아닐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할 수 있다. 즉 ‘토렌스 창의성 검사 점수가 공터 활용 방안 아이디어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 점수를 유의하게 예측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토렌스 창의성 검사 점수가 창의성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를 유의하게 예측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이해와 창의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사업 재원으로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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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림 1>
다양한 관점 점화 영상의 한 장면주. (A) 다양한 관점 점화가 없는 조건 영상(https://youtu.be/q7w2fI-ptIU),(B) 다양한 관점 점화가 있는 조건 영상(https://youtu.be/3CB4acGvLS8)

<그림 2>

<그림 2>
연구 2A의 결과주. 다양한 관점 점화가 아이디어의 양에 미치는 주효과를 보여준다.오차막대는 평균의 표준오차이다.

<그림 3>

<그림 3>
연구 2B의 결과주. 다양한 관점 점화가 아이디어의 양에 미치는 주효과를 보여준다.오차막대는 평균의 표준오차이다.